[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임기 후반기 양극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소상공인과 청년층에 대한 맞춤형 정책 추진을 위해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당장 내년 초에 추경을 편성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 대통령실은 편성된 내년 예산안 집행 추이와 경제 상황을 살피면서 적절한 시기에 추경을 검토할 수 있음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내년 초 추경 편성은 전혀 고려한 바 없다"면서도 "양극화 타개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추경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활용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서 추경을 편성한 것은 윤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5월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59조원대 추경을 편성한 것 이후로는 전무하다. 당시 이같은 추경안으로 코로나19 방역조치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600만∼1000만원 상당의 손실보전금이 추가로 지급됐었다. 고위관계자는 "추경을 절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에선 일단 방향이 바뀌었지만 기존 건전재정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면서 "맞춤형 정책을 위해 필요한 곳에 재정 역할을 늘릴 수는 있지만 돈 뿌리기식 예산 낭비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은 추경 카드를 정책의 옵션에 올려놓은 것으로,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는 평가다. 양극화 타개를 임기 후반기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운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과 2030 청년층에 대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년에 추경을 통해 재정확대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임기 전반기 건전 재정 기조를 재정적 여건을 만들었다는 판단 아래,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에 양극화 타개를 목표로 필요시 추경으로 적절히 돈을 풀어 내수 진작과 성장률을 높여 정책 체감도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임기 후반기에는 양극화 타개로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각자 국가 발전에 열심히 동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생과 경제의 활력을 반드시 되살려서 새로운 중산층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22 10:24:57[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APT.)의 인기를 언급하며 집값이 다시 오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10월 통화정책 기조 완화에 따라,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내포된 뼈 있는 농담으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내린 한은 수장.. 집값 우려 언급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 참석한 이 총재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살릴 방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는 집값과 먹거리, 옷값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비싸다. 기본적인 것이 적당한 가격이 돼야하는 만큼 집값 잡는게 상당히 중요해 통화정책에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최근에 로제의 '아파트'로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앞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8개월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다. 따라서 이 총재의 발언은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우려가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살펴볼 수 있다. "대입, 성적순이 공정한 것 아니다" 입시제도 또 저격 또한 이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수도권 중심의 해결책에 대해서도 대학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성적순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지방 학생이 84%고, 서울학생은 16% 수준으로 각 학교는 고등학교 학생수에 비례해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이 입시에서 지역별 비례선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 중요성에 대해서는 "화폐는 민간이 컨트롤 하면 위험이 많다. 화폐 가치는 공신력이 있어야 하고, 중앙은행에 의존해야 한다"라면서도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상황을 살펴” 미국과 유럽이 도입한 이후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강연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도해 설립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다. '생각의 창'은 청년들에게 축적된 경험을 나누고,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버드대의 멘토링 시스템을 본 떠 만들었으며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회 각 분야의 전문 인사 77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31 11:05:27[파이낸셜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하고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범행 동기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크룩스의 주변인들은 그가 총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대학생이었다고 묘사했으며, 온라인에서도 그가 과격 활동이나 정치 조직에 가담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이 '외로운 늑대'형 테러라고 보고 있다. "파리 한 마리 못 죽여" vs "위장복 입고 다니는 왕따" 올해 20세였던 크룩스는 총격 사건이 벌어졌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약 1시간 만에 도착하는 앨러게니 카운티 베셀파크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부모들은 모두 사회복지사로 약 20년 가까이 행동교정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어떠한 범죄 이력도 없다. 크룩스 가족은 목장처럼 풀밭이 딸린 집에 살고 있었으며 가계 수입 역시 중산층에 가까웠다. 총격범 크룩스 역시 범죄 이력이 없었다. 그는 2022년 베셀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2년제 지역 대학인 앨러게니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5월에 학교를 졸업하고 2년제 학위인 '준학사(Associate Degree)' 학위를 받았으며 올해 가을에 인근 피츠버그의 4년제 대학에 입학해 기계 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크룩스가 지난 3월에 갑자기 입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졸업 이후 고향의 요양원에서 영양 보조사로 일했다. 크룩스의 동창이었던 마크 시가푸스는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크룩스가 따돌림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크룩스가 친절하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인 학생이었다며 "확실히 괴짜 같은 구석이 있었지만 학교 총기난사범처럼 꺼림칙한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파리 한 마리도 해치지 못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동창인 잭슨 쾰러는 크룩스가 학교에서 잔인하게 따돌림 당했고, 학교에 위장복이나 사냥용 복장을 입고 왔다고 주장했다. 쾰러는 크룩스가 종종 학교 식당에 혼자 앉아있었으며 코로나19에 매우 민감해 의무 착용 기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크룩스가 극단적인 정치 세력에 동조한 정황이 없다고 지적했다. 크룩스는 17세였던 2021년에 민주당과 연계된 투표율 개선 운동에 15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이듬해 주정부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자신을 공화당원으로 등록했다. WSJ는 3곳의 사설 조사 업체에 의뢰하여 크룩스의 온라인 활동 흔적을 조사했지만 체스 프로필, 컴퓨터 코딩 수업 계정, 게임 계정 몇 개가 나왔을 뿐이었다. WSJ는 크룩스가 정치·사회 관련 게시물을 올리거나 기타 조직과 연관된 흔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유달리 총에 관심, 사건 당일 폭발물 용도에 주목 다만 크룩스는 총과 사격에 관심이 많았다. 크룩스와 그의 아버지는 피츠버그 인근의 '클레어턴 스포츠맨 클럽' 회원이었고 해당 클럽에는 약 183m 길이의 사격 연습장이 있다. 크룩스는 13일 트럼프의 단상에서 최소 120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트럼프를 향해 6~8발의 사격을 가했다. 당시 그가 사용한 총기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소총인 'AR-15'의 파생 제품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아버지가 2013년에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였다. 크룩스의 대학 동창이던 제임슨 마이어스는 CBS를 통해 그가 대학 소총 사격 팀 소속이었으며 1학년 당시에 선수 선발 시험에 응시했으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크룩스가 이듬해 시험에 재도전하지 않았다면서 크룩스가 "절대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 좋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크룩스는 구독자가 1160만명에 달하는 유명 총기 리뷰 유튜브 채널 '데몰리션 랜치(Demolition Ranch)'에서 공식 판매하는 30달러짜리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채널을 운영하는 맷 캐리커는 15일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며 전 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상품의 구매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같은 날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크룩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데이터 접근에 성공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사법 당국 관계자는 FBI의 데이터에서 범행 동기를 파악할 만한 증거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FBI는 크룩스의 차와 집 등을 수색하는 한편 목격자 등 약 100명을 심문했으며 수백 건의 미디어 자료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CNN에 따르면 크룩스는 범행 전날 클레이턴 스포츠맨 클럽에서 아버지와 함께 사격 연습을 했다. 그는 범행 당일 아침에 인근 공구 매장인 '홈 디포'와 총기점에 들러 각각 사다리와 탄약 50발을 구입했다. 크룩스는 자신의 차를 몰고 버틀러의 트럼프 유세장까지 이동한 다음 유세장 인근에 차를 세웠다. 이후 발견된 그의 차량에서는 사제 폭발물 2개가 발견되었으며 그의 자택에서도 비슷한 폭발물이 하나 확인되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차량 트렁크에 폭발물을 설치한 뒤 기폭장치는 따로 챙겨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사 당국은 크룩스가 총격 당시 주위 분산을 위해 차량을 터뜨리는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폭발물 제조를 배운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사 중 난관에 부딪친 당국인 일단 크룩스가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개인적 반감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자생적인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형 범인이라고 보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16 09:12:50[파이낸셜뉴스] 고용노동부는 경기 화성시에서 발생한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와 관련해 중앙사고수습본부 1차 회의를 25일 오후 화성시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주재하며 행정안전부·환경부·외교부·법무부·소방청·경찰청·경기도·화성시 관계자가 참석한다. 고용부는 전날(24일) 화재 발생 직후 산업안전보건본부에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중산본), 경기고용노동지청에는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지산본)를 설치했다.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수본도 구성했다. 고용부는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전담팀도 마련했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2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된 상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6-25 08:42:18[파이낸셜뉴스] 고용노동부는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와 관련해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중산본)를 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중산본은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에 꾸려졌다. 고용부 경기지청에는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지산본)가 구성됐다. 고용부는 사고를 인지한 직후 경기지청장을 비롯해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을 지원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1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1명이 심정지, 6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6-24 15:12:12【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가 다양해진 복지예산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적재적소에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제공하는 맞춤형 복지체계 구축에 나선다. 12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우수한 자녀양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집·다함께돌봄센터 등 보육시설을 확대하고 출산가구 전월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첫만남이용권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노년층의 사회참여와 소득창출을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사회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소득층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와 장애인 시설·활동에 대한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시는 전체 예산의 40%에 달하는 복지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시민체감도 향상을 위해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출산과 육아, 노인의 사회참여, 저소득층 자립, 장애인 활동지원 등 적재적소에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복지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어린이집·다함께 돌봄센터 보육시설 확대…출산·양육부담 경감시는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우수한 보육시설 구축에 힘쓰고 있다. 고양시 어린이집은 총 553곳이며, 이 중 올해 상반기 개원 3개소 포함 104곳이 국공립어린이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장항지구 및 원당 등 총 2곳에 신규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중 7월 개원 예정인 장항지구 국공립어린이집은 입주민의 기자재비 자발적 기부로 설치되는 전국 최초 민관협업어린이집이다. 우수한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열린 어린이집도 전체 어린이집의 40% 이상으로 확대한다. 시간제보육기관은 기존 7개 독립반에 통합반 20개를 추가 지정했다.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을 위한 다함께 돌봄센터도 지속적으로 확충한다. 다함께돌봄센터는 현재 고양시에 총 5곳(중산, 대화, 원당, 향동, 덕은)이 있으며 올해 3곳(장항지구 2곳, 화정), 내년 3곳, 2026년 4곳을 신설하여 총 15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출산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전월세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대상은 중위소득 150% 이하의 무주택 출산가구 중 전월세 자금 대출을 받는 가구다. 최대 100만원 한도에서 최대 4년간 대출이자를 지원하며 3년간 3100가구에 30억4291만원을 지원했다. 저출생 위기와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 출산시 지원하는 첫만남이용권 금액을 첫째아 2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출산지원금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넷째자녀 이상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노년층 일자리 도내 최다 8,380명…사회참여·소득창출 확대고양시는 노년층의 사회참여와 소득창출을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 고양시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올해 총 8380명으로 경기도내 시군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공익활동형 6000명, 사회서비스형 1270명, 시장형 840명, 취업알선형 270명 등이다. 공익형·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의 경우 지침에 따른 근로시간 및 임금에 제한이 있다. 시는 연중 지속 운영이 가능하고 자율성이 높은 시장형 일자리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2023년 588명에서 올해 840명으로 증가했다. '실버신선야채고양'시장형 사업단의 경우, 초기투자비 1억 6백만원에 대해 도비지원 50%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저소득층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일자리·자산형성 지원시는 고양지역자활센터를 거점으로 슈퍼사업단, 세척사업단 등 14개 자활근로사업단을 운영하여 경제적 자립 및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희망저축계좌,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자산형성지원 9개 사업으로 중산층 진입을 위한 목돈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 중 생활복지119사업 '고양뚝딱'은 취약계층의 가정 내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생활밀착형 사업이다. 저소득층의 일자리 제공을 통해 자활근로자가 △전등·스위치 교체 △수도꼭지·샤워기 교체 등 가구 내 필요한 수리를 처리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사회진출 초기 목돈 마련을 위한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디딤씨앗 통장사업도 확대 운영한다. 아동복지시설 및 기초생활수급자의 아동이 일정금액을 적립하면 본인 적립금의 2배(최대 10만원까지)를 정부에서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신규가입연령을 만0세~17세로 완화해 대상인원이 4800여명으로 늘어났다. 시는 지난해 장애인사회복지시설 18개소에 환경개선사업을 실시했고, 장애인편의시설 3,900개소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향후 장애인 편의개선 정책개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발달장애인과 가족 간의 이해, 휴식을 위한 시간, 상담, 힐링체험 등을 지원하고 발달장애인 주간·방과후 활동서비스 지원도 확대했다. 주간활동 기본형은 월 132시간, 확장형 월 176시간, 방과후 활동은 월 66시간으로 확대했다. 시는 고양형 복지정책 개발 및 복지사업 추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고양시민복지재단을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7월까지 경기연구원에서 타당성 검토용역을 마치고, 경기도 2차 설립협의를 거쳐 2025년 6월 출범할 예정이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6-12 09:18:14[파이낸셜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와 채상병 사망 사건을 털고 나가야 한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디올백이든, 주가조작이든, 채상병 외압이든 본인과 부인하고 관련된 문제는 '특검이든 무엇이든 진짜 반성하고 법대로 하겠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무리한 기술적인 것 몇 가지를 빼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좀 털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동안 국정 기조는 옳았는데 그건 안 바꿔도 되는데 자세만 좀 고치고 소통만 더 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 굉장히 큰 오산"이라고 지적하며 "옛날에 뉴라이트 같은 건 이제는 진짜 쓰레기통에 던지고 버리고 보수도 어렵게 사시는 중산층, 서민의 문제들, 거기에 우리가 직접 해결하겠다 이런 자세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파격을 보이시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사과 또 앞으로 3년 동안 새로운 국정에 대해 밝히시면 국민들 마음이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진작 소환 조사했어야 한다"며 "진작 소환 조사했어야 하고 (김 여사도) 당당히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늦더라도 검찰도 정공법대로,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가는 게 맞고 김 여사가 그 절차에 응하는 게 맞다"며 "우리 국민은 (김 여사에 대해) 대통령 부인으로서 지위와 역할은 인정하면서 본인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검찰이 부르면 당연히 가서 수사 받고 이런 것을 보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전당대회는 당의 얼굴, 당의 상징을 뽑는 건데 국민들 눈에 보시기에 국민의힘이 진짜 반성하고 변화하고 있느냐. 그걸 상징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면서 "제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씀을 드렸고 지금 굉장히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남은 도전이라고는 2027년 대선 딱 하나인데 그 전에 당의 변화를 위해서 이번 전당대회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그 점을 고민하는 것이지 (전당대회) 룰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 의원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는 본인 자유"라면서도 "당 대표를 지낸 분이 책임지고 물러났는데 또다시 출마한다, 그걸 국민이 당의 변화로 보겠느냐"고 일갈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07 13:43:02[파이낸셜뉴스]'영끌족’이라 불리며 빚을 내서 집을 산 30·40세대가 고금리 기조에서 소비를 가장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중산층임에도 주택담보대출 등 단기금융부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기에 지갑을 닫은 것이다. 절대 소비 수준이 높은 30·40세대의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전체 민간소비는 20%가량 더 둔화됐다. 26일 한국은행은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금리상승 시 30·40대, 소득 중상위층, 소비 상위층 비중이 집중된 '손해층'의 소비 위축이 가장 컸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금리 상승에 따라 저축을 늘리고 현재 소비를 줄이는 ‘기간 간 대체’ 효과가 가계 전체적으로 나타나 민간소비가 제약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가계 실질 이자율이 금리인상 이전에 비해 약 2~3%p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실질금리도 1.5%p 내외 상승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금리 인상 이전의 추세를 상당폭 하회한다는 것이다. 정동재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소비품목 및 가계 특성과 무관하게 소비가 광범위하게 부진한 가운데, 가계 순저축률이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계가 고금리를 좇아 예금, 채권 등 이자부 자산을 늘리고 대출금 등 이자부 부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간 간 대체 효과로 민간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가계가 금리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따라 금리변동이 개별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가계의 금리 익스포저를 측정한 결과 주택 등 비유동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현금·저축 등 유동성 자산이 작아 단기 금융부채 비중이 높은 계층(손해층)이 금리 상승 시 가장 크게 손해를 본 집단으로 드러났다. 두 종류의 자산을 모두 많은 그룹(이득층)은 금리 상승에도 소비를 늘렸는데 여기에는 60대, 고소득 및 고자산층 비중이 컸다. 손해층에서는 30·40세대 비중이 가장 높았고 소득은 중산층, 소비는 상위층에 집중됐다. 이득층과 비교할 때 연령대가 젊고 소득수준은 낮으나 주택보유비중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특징으로 주택구매를 위해 부채를 크게 일으킨 영끌족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손해층의 주택보유비중은 79%로 전체 그룹(69%)보다 10%p 높았고 수도권 비중도 6%p 높은 57%로 집계됐다.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중도 전체 그룹이 50.4%인데 반해 손해층은 58.8%에 달했다. 정 과장은 “금리 상승 손해층에는 부채를 많이 보유한 가계일수록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주택을 많이 구입했을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적인 소비 수준이 높은 30·40대가 고금리에 지갑을 닫게 되면서 민간소비는 기간 간 대체만을 고려했을 때보다 20% 이상 추가로 위축됐다. 금리 상승 손해층에 30·40세대 등 소비 성향이 높은 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반면 금리 상승 이득층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아 금리 상승기에도 소비 증가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가 안정되면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민간소비가 늘어날 수 있으나 30·40세대의 부채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만큼 가계부채가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소비활동이 왕성한 경제주체의 부채 확대는 가계의 금리 리스크 노출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소비여력을 제한하면서 내수부문의 역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2-25 13:31:36[파이낸셜뉴스]'영끌족’이라 불리며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던 30~40세대가 고금리 기조에서 소비를 가장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중산층임에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등 단기금융부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가 더 컸다. 25일 한국은행은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경제전망 핵심이슈) 보고서를 통해 금리 상승에 따라 재무적 이익과 손해를 보는 가계가 뚜렷하게 구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민간소비의 부진 양상을 볼 때, 금리상승에 따라 저축을 늘리고 현재소비를 줄이는 ‘기간 간 대체’ 효과가 가계 전체적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가계 실질 이자율이 금리인상 이전에 비해 약 2~3%p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실질금리도 1.5%p 내외 상승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금리 인상 이전의 추세를 상당폭 하회한다는 것이다. 정동재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소비품목 및 가계 특성과 무관하게 소비가 광범위하게 부진한 가운데, 가계 순저축률이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계가 고금리를 좇아 예금, 채권 등 이자부 자산을 늘리고 대출금 등 이자부 부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간 간 대체 효과로 민간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가계가 금리 익스포저에 따라 금리변동이 개별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가계의 금리 익스포저를 측정한 결과 주택 등 비유동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나 유동성 자산이 작아 단기 금융부채 비중이 높은 계층(손해층)이 금리 상승 시 가장 크게 손해를 본 집단으로 드러났다. 두 자산을 모두 많이 보유한 그룹(이득층)은 금리 상승에도 소비를 늘렸는데 여기에는 60대, 고소득 및 고자산층 비중이 컸다. 손해층에서는 30~40세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소득은 중산층, 소비는 상위층에 집중됐다. 이득층과 비교할 때 연령대가 젊고 소득수준은 낮으나 주택보유비중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손해층의 주택보유비중은 79%로 전체 그룹(69%)보다 10%p 높았고 수도권 비중도 6%p 높은 57%로 집계됐다.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중도 전체 그룹이 50.4%인데 반해 손해층은 58.8%에 달했다. 정 과장은 “변동금리 부채가 많을수록 익스포저는 음(-)의 값을 나타낸다”며 “금리 상승 손해층에는 부채를 많이 보유한 가계일수록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주택을 많이 구입했을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뚜렷한 양극화에 금리인상의 소비 둔화는 기간 간 대체만 고려했을 때보다 20% 이상 추가로 위축됐다. 금리 상승 손해층에는 30~40세대 등 소비 성향이 높은 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반면 금리 상승 이득층은 한계소비성향이 낮아 소비 증가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향후 물가가 안정되면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민간소비가 늘어날 수 있으나 30-40세대의 부채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만큼 가계부채가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소비활동이 왕성한 경제주체의 부채 확대는 가계의 금리 리스크 노출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소비여력을 제한하면서 내수부문의 역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2-25 10:57:00[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삶,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일상 뒷편에 숨겨진 문제들을 연속 보도합니다. 이는 사회에 전하는 일종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1 20대 대학생 A 씨는 중·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A씨는 "저 같은 학생을 두고 흙수저 중에서 '흙'도 없는 그냥 '수저'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 크고 작은 알바를 계속하다 보니, 생활력은 강해졌지만, 공부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제 이 생활이 끝날지,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 서울의 명문 사립대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B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끊었던 용돈을 다시 지원받기로 했다. 그는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집에서 도와주고 있다"면서 "취업하면 다시 다 갚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취업이면 취업,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례에서 본 20대 청년들 삶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은,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경제력으로 취업 준비를 더욱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학자금 걱정 없이 오로지 대학 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그저 옛말일 뿐이고 계층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계층 사다리'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사회문제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계층 상승의 주요 통로가 되는 교육 기회조차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결정되면서 균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사회 가치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발선 다른 흙수저는 금수저를 이길 수 있을까 금융자산이 적은 부모를 둔 '흙수저' 청년이 상대적으로 자산 수준이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금수저’보다 대기업·정규직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8%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흙수저는 첫 직장에서 받는 급여도 금수저보다 11%나 적고 근무 연수가 길어질수록 임금 격차는 벌어지는 만큼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지난해 1월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해당 논문은 부모 소득이 아닌 자산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부모 재력에 따라 자녀의 일자리 수준이나 임금이 달라지는 이른바 ‘흙수저 디스카운트’를 실제 데이터로 입증했다. 건강이나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 각종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 부모의 금융자산 보유 정도에 따라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4분위(상위 25%)인 부모를 둔 자녀 대비 1분위(하위 25%)인 부모의 자녀가 대기업·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7.6%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1분위 부모의 자녀는 첫 일자리에서 받는 임금도 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10.7% 적었다. 금융자산 2분위(하위 25~50%) 부모의 자녀도 4분위 부모 자녀보다 대기업·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6.7%포인트 낮고 첫 일자리 임금도 5.3% 적었다. 다만 부모의 부동산 자산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의 금융자산이 자녀의 첫 직장이나 첫 월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구직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동성 제약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려면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청년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 없이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첫 직장이나 첫 임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흙수저(1분위 부모의 자녀)는 금수저(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직장 1년 차 임금이 6.5% 적은데 5년 차에는 12.8% 적은 수준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을 제약하고 사회계층 세습화로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지방'에서 '플렉스방'까지…MZ세대 소비 놀이도 양극화 흙수저 금수저 양극화 현상은 MZ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 볼 수 있는 '소비 인증샷 카톡 대화방'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나 '거지방'은 흙수저들의 팍팍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절약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서로를 위로한다. 반면 오마카세를 즐기는 등 돈 자랑이나 과시를 의미하는'플렉스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20대 대학생은 이 플렉스방에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이라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모 잘 만나, 하는 일이라곤 '돈 쓰는 일'"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생을 살아가는 출발선이 다른 환경이 빚어낸 갈등이다. 일종의 사회 현상인 셈이다. 다만 기회가 불평등하다고 결과가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누구나 비슷한 출발선에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보장받는 평등과 빈곤의 대물림 때문에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게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출발이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의 규칙을 어기고 질서를 해치는 사람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최모씨는 "출발선에서의 불공평은 인정한다. 그렇기에 자수성가 사업가들은 존경받는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과정이 불법이고, 그 명분으로 가난을 삼는다면 누가 박수를 쳐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저도 흙수저지만 매일 어제보다 더 괜찮은 내일을 꿈꾸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위법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력하면 삶의 질 개선" …'계층 사다리' 복원할 수 있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이 줄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작 국내 중산층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낮아졌다. 보조금 같은 정부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진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높아졌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등을 떼고 남은 소득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75~200%)을 적용한 중산층 비중은 61.1%(2021년 기준)로, OECD 평균(61.5%)과 유사했다. 미국(51.2%)과 영국(58.3%), 이탈리아(58.6%)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믿음은 줄었다.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줄었다.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크게 위축(41.7%→30.3%)됐다. 통계청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사회 조사’를 비교한 결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 확대와 대물림되는 교육 격차가 이 같은 기대를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계층 사다리 복원…대기업·정규직 진입 발판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교육 과정에서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1차 노동시장 진입의 유연화 정책 등을 제언했다. 앞에서 살펴본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에서 출발하더라도 이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노동시장 내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정규직 등 1차 노동시장으로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정책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영욱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를 통해 중산층 비중은 유지돼 왔으나, 이 같은 정책이 계층 상향 이동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이전지출은 국가가 가구에 지급하는 각종 수당, 보상금 등 현금성 지원을 말한다. 노동소득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퇴하는 고령층의 고용기간 연장, 여성 배우자의 취업 장애 요인 해소 등을 통해 가구 내 취업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공교육의 내실화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교육이 계층 대물림이 아닌, 계층이동 사다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1 10:5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