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는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에 상호관세가 추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상호관세 중과는 피했으나 국내 철강제품에 지난달 12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지난달 한국 철강제품 수출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제품에 대한 25% 관세조치에 이어 상호관세까지 추가로 부과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 조치가 한국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기존 무역환경이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 조치로 지난달 12일부터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적용받던 '263만t 무관세' 쿼터가 해제되고, 모든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은 약 13%로 품목별로 강관 수출이 109만t으로 가장 많았고 열연강판(50만t), 중후판(19만t), 컬러강판(15만t) 등의 순이었다. 강관은 세아제강과 휴스틸 등이, 열연강판과 후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주로 수출한다. 25% 관세로 한국산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US스틸 등 현지 철강업체가 한국 물량을 잠식하고, 일본제철 등 경쟁업체가 한국산 철강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철강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10.6% 줄었는데 1·4분기 전체로 봐도 6%가량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영향이 본격화되는 4월부터는 수출이 더욱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철강업계는 이미 중국산 저가물량 유입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내 1위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줄었으며 2위인 현대제철도 60%나 급락했다. 올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물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고부가가치 상품이 대부분이라 이익률이 높은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미 철강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자회사 현대IMC가 희망퇴직에 들어간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임원 급여도 20% 삭감했다. 이달에는 인천 철근공장 전면 셧다운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이 철근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적으로 멈춰 세운 것은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도 지난해 공장 2곳을 폐쇄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1, 2위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은 사실상 업종 전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핵심 수요인 건설분야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관세부과로 수출마저 막히면서 국내 일자리 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4-07 18:56:30글로벌 철강업체들의 감산 본격화로 지난해 4·4분기부터 후판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조선업계의 원자재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강달러 기조와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도 조선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후판(두께 20㎜) 중국산 유통 가격은 평균 톤당 74만6000원으로 9월 대비 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산 1차 유통 가격도 평균 t당 90만원으로 0.7% 올랐으며, 일본산 조선용 후판 대한국 수출 가격은 t당 6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제조국들이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산을 실시하면서 지난해 4·4분기부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후판 가격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중국산 철강재의 과잉 생산과 저가 잉여 물량 유입으로 인해 지속 하락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후판 가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철강재로, 전체 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최근까지 중국산 후판은 국산보다 약 25% 저렴한 60만원대에 공급돼왔지만, 유통 가격 상승에 따라 협상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유통 가격이 상승을 하게 되면 가격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거나 인상분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강달러도 조선업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는 후판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유통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비 조사에서 덤핑 사실과 국내 산업 피해가 확인될 경우, 조사 완료 전에도 수입 물량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환헤지를 적용하고 있다"며 "다만 후판 가격 협상의 경우 유통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보유 물량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통상 후판 가격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연 2회 협상한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올해 상반기 가격으로, 최종 가격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기존 가격이 적용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2-04 17:59:23#OBJECT0#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감산 본격화로 지난해 4·4분기부터 후판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조선업계의 원자재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강달러 기조와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도 조선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후판(두께 20㎜) 중국산 유통 가격은 평균 톤당 74만6000원으로 9월 대비 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산 1차 유통 가격도 평균 t당 90만원으로 0.7% 올랐으며, 일본산 조선용 후판 대한국 수출 가격은 t당 6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제조국들이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산을 실시하면서 지난해 4·4분기부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후판 가격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중국산 철강재의 과잉 생산과 저가 잉여 물량 유입으로 인해 지속 하락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후판 가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철강재로, 전체 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최근까지 중국산 후판은 국산보다 약 25% 저렴한 60만원대에 공급돼왔지만, 유통 가격 상승에 따라 협상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유통 가격이 상승을 하게 되면 가격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거나 인상분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상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강달러도 조선업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는 후판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유통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비 조사에서 덤핑 사실과 국내 산업 피해가 확인될 경우, 조사 완료 전에도 수입 물량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환헤지를 적용하고 있다"며 "다만 후판 가격 협상의 경우 유통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보유 물량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통상 후판 가격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연 2회 협상한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올해 상반기 가격으로, 최종 가격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기존 가격이 적용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2-04 15:10:39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치 경신을 앞두면서 국내 산업계에 복병으로 떠올랐다. 철강·자동차·전자부품 등 주요 업종에서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하락 및 실적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저현상 심화로 일본 기업과 경쟁 강도가 높거나 기술수준이 비슷한 주요 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0엔 안팎에서 등락하며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종가 기준 100엔당 865.83원을 기록했다. 지난 16일(856.80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1월 10일(854.31원) 이후 1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엔저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철강업종이 엔저 심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은 '역대급 엔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열연코일, 중후판 등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철강 고객사들도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부담이 크게 낮아진 일본산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한국 철강재 수입규모의 35%가량을 차지해 중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수입국이다. 철강업계의 글로벌 수출경쟁력 하락도 불가피하다. 일본은 동남아·유럽·중동 등에서 강관, 열연, 후판, 판재, 봉형강 등 주요 철강제품군에서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TV·스마트폰·가전·자동차 등 전자제품 회로에 안정적 전류흐름을 제어하는 부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도 엔저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기(24%)는 무라타(34%)에 이은 MLCC 업계 2위다. 삼성전기도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평균판매가격(ASP)을 따라 낮출 수밖에 없어 실적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에 비해 시장지배력이 낮은 한국 자동차 산업도 엔저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한일 간 자동차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엔화약세로 인한 일본 자동차의 상대적 가격하락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이 우위를 점한 전기차에 비해 양국 간 기술 차별화 수준이 낮은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일본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한일 간 수출경합도가 낮아 제한적 영향이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엔저현상 심화로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일본 키옥시아의 수혜 가능성을 내다봤다. 비교적 가격탄력성이 높은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중심으로 키옥시아 제품 판매량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영권 홍요은 기자
2023-11-20 18:26:22[파이낸셜뉴스] 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치 경신을 앞두면서 국내 산업계에 복병으로 떠올랐다. 철강·자동차·전자부품 등 주요 업종에서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하락 및 실적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저 현상 심화로 일본 기업과 경쟁 강도가 높거나 기술 수준이 비슷한 주요 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달러당 150엔 안팎을 등락하며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종가 기준 100엔당 865.83원을 기록했다. 지난 16일(856.80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1월 10일(854.31원) 이후 1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올린 것과 달리 일본 중앙은행(BOJ)은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 타개를 위해 초저금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엔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선 철강 업종이 엔저 심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은 '역대급 엔저'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열연코일, 중후판 등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철강 고객사들도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진 일본산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한국 철강재 수입 규모의 35% 가량을 차지해 중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수입국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일본산 철강 수입 규모는 43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3만t)보다 약 31만t(8%) 가량 증가했다. 한국 철강업계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 하락도 불가피하다. 일본은 동남아·유럽·중동 등에서 강관, 열연, 후판, 판재, 봉형강 등 주요 철강 제품군에서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4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853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5% 감소했다. TV·스마트폰·가전·자동차 등 전자제품 회로에 안정적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부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도 엔저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기(24%)는 무라타(34%)에 이은 MLCC 업계 2위다. 삼성전기도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평균판매가격(ASP)을 따라 낮출 수밖에 없어 실적 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에 비해 시장지배력이 낮은 한국 자동차 산업도 엔저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한일간 자동차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자동차의 상대적 가격 하락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이 우위를 점한 전기차에 비해 양국간 기술 차별화 수준이 낮은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일본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는 반도체산업은 한·일간 수출경합도가 낮아 제한적 영향이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엔저 현상 심화로 낸드플래시 업계 2위 일본 키옥시아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을 내다봤다. 비교적 가격탄력성이 높은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중심으로 키옥시아 제품 판매량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저 현상이 심화될 경우 우리나라 전반적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국무역협회는 엔·달러 실질 환율이 10% 상승할 시 국내 수출물량을 0.86%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대비 원화 가치의 상대적 고평가 현상이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 등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보다 900원대로 재차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영권 홍요은 기자
2023-11-19 03:35:03#OBJECT0#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철강재 내수 출하량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장기적 하강 국면에 들어서고, 태풍 힌남노로 인한 수해와 파업 등 생산 차질이 겹친 결과다. 올해 철강 공정 정상화가 이뤄진 가운데 함께 하반기부터 일부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소폭 개선되면서 출하량도 일정 부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체 출하량 전년 대비 7.2% 감소 17일 한국철강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내수 출하량은 전년 대비 7.0% 감소한 4970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580만t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철강사들의 전체 출하량도 감소했다. 지난해 총 출하량은 7220만t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이 가운데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8.8%였다. 국내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태풍 수해와 파업 등 대내외적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작년 9월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최대 4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당시 포스코는 쇳물 생산 이후 처음으로 고로 전체 공정을 중단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그룹도 각각 공장 침수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 등의 여파로 잠시 공정이 멈추기도 했다. 내수 출하 1위 '열연강판'→'철근' 품목별로 살펴보면 내수 출하 비중 1위 품목은 기존 열연 강판에서 철근으로 변경됐다. 철근은 주로 건설업계에 쓰이는데,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요 제철소들이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건설업계로 직접 출하하는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기존에는 철강사들이 철강재를 유통업계에 우선 공급한 후 건설사가 유통가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간접 출하되는 경우가 있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건설업계 중에서도 수요가 집중되는 중대형 건설사에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직접 출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그 뒤로는 열연강판, 중후판 순으로 내수 출하 비중이 높았다. 열연강판의 경우 지난해 매월 평균 300만t 수준의 생산이 이어졌지만 태풍 수해 이후 지난해 9월에 246만t을 기록해 71만t이나 줄었다. 이어 10월과 11월은 각각 224만t, 208만t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조선산업에 쓰이는 중후판의 경우 지난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출하 비중이 늘어났다. 중후판 출하에서 조선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42.2%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일부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개선되면서 출하량도 일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건설 분야에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되면서 침체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시장과 조선업 분야는 양호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과 러우전쟁,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 등 거시변수도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8-16 15:52:30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리막을 보이던 중국 철강가격이 최근 반등세를 보여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 국내 철강업계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달 28일 t당 451달러에서 이달 6일 454달러로 소폭 상승한 후 유지하고 있다. 철근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417달러에서 424달러로 올랐으며, 12일에는 429달러까지 인상됐다. 통상 철강 재고가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지는데, 최근엔 재고 확대에도 시장 수요 증가와 낙관적인 시황 전망 등에 힘입어 철강 가격이 오른 것이다. 실제 중국 내 열연강판, 냉연강판, 중후판, 선재, 철근 등 5대 철강제품 재고는 2월말 기준 20개 주요 도시에서 1905만t으로 같은달 20일(1735만t) 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재고의 하락 반전은 철강 수요의 회복을 시사하는데, 재고 증가에도 가격이 상승한 것은 향후 제품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는 철강제품 인상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생산과 수요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 가격은 한국을 포함한 국제 철강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가 분석한 스틸 벤치마커는 이달 11일 서유럽 열연강판 가격을 2주전 대비 3.7% 오른 t당 499달러로 제시했다. 미국의 경우 t당 651달러로 같은 기간 2.5% 올랐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도 중국의 철강제품 가격 인상이 국내에서도 가격 반등의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반색하고 있다. 지난해 철광석 등 원료값 인상에도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해 수익성 악화를 고스란히 떠안았던 철강사들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 정상화를 예고했었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열연, 철근, 형강 등 주요 제품의 t당 가격을 1~3만원 정도 올리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하지만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영향이 전 산업계에 본격 확산되면서 가격 정상화 계획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특히 철강제품 성수기인 3월 들어서는 오히려 유통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 철강사 관계자는 "중국의 철강 가격 회복은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 정상화에 '청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0-03-17 17:23:36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앞으로 최장 90일이 걸리는 까다로운 수출허가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전자·철강·화학·자동차 등 1100여개 품목의 일본산 수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심사를 해도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 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한 우리 기업의 해당 품목은 1100여개로 추산된다. 일본은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전략물자를 무기 제조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수출할 수 없도록 통제하는 캐치올 제도에 따라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은 개별 물품마다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우대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물품을 수입할 때마다 목적과 용도, 최종 수요지 등을 일일이 알려야 한다. 수입물품을 대량살상무기(WMD)나 WMD를 운반할 용도 등으로 쓰지 않고 민간용으로만 쓴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보내야 한다. 일본 기업도 수출을 위한 서류를 일본 정부에 제출하고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전략물자는 전자, 통신, 센서, 첨단소재, 자동차부품, 발전설비, 항공우주용 엔진, 특수강, 공작기계, 의료장비, 화학소재, 항법장치, 화학 등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핵심 품목이다.특히 반도체웨이퍼, 공작기계, 탄소섬유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반도체웨이퍼 또는 소자의 측정용 품목 대일본 수입 의존도는 67.5%에 달했다. 또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의 일본산 수입 비중은 무려 82.8%였다. 반도체 디바이스, 전자직접회로 조립용 기계의 일본산 비중도 52.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일본 수입비중이 70% 이상으로 의존도가 품목은 2018년 기준 석유화학 중간원료(98.8%), 자일렌(95.4%), 수치제어반(91.3%), 기타 사진영화용재료(87.5%),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82.7%), 톨루엔(79.3%), 철 및 비합금강중후판(74.7%), 빌레트(74.6%), 광택제(74.3%), 도료(70.8%) 등이 있다. 90일의 심사를 거쳐도 수입을 지연시키거나 허가를 내주지 않는 식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추가 압박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9-08-02 18:30:30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생산자 물가가 5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3.81(2010년=100)로 한 달 전보다 0.1%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0월(-0.4%)부터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소폭 반등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57.32달러에서 지난 1월 59.09달러로 상승한 이후 지난 2월에 다시 64.59달러로 오름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유가는 1개월 정도 이후에 생산자물가에 반영된다. 따라서 3월 생산자물가에도 상승한 유가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공산품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상승했다. 전력, 가스 및 수도와 서비스 생산자물가도 각각 전월대비 0.1%, 0.2% 상승을 나타냈다. 반면 농림수산품의 경우 농산물 출하량 증가 및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3.6% 내렸다. 세부적으로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 중에서도 경유 6.1%, 나프타 7.3%, 휘발유 4.5%, 등유 4.7% 등의 상승(전월대비)이 두드러졌다. 화학제품 중에서는 에틸렌 8.8%, 테레프탈산 4.6% 등이 상승했다. 1차 금속제품 중에서는 니켈괴 10.9%, 중후판 2.3% 등이 올랐다. 반면 주요 품목들이 하락세를 보인 전기 및 전자기기의 경우 5개월 연속 하락세(-0.4%)를 지속했다. 전월대비로 D램 -6.9%, 휴대용전화기 -3.4%, TV용 액정표시장치 -1.5% 등의 모습이었다. 농림수산품 중에선 딸기 -19.9%, 수박 -15.6%, 배추 -18.0%, 피망 -23.5%, 닭고기 -8.6%, 돼지고기 -3.5% 등이 전월대비 하락했다. 서비스 세부 품목에선 전월대비로 택시가 6.0%, 국내항공여객 30%, 주거용부동산관리 10.1%가 오른 반면 카드가맹점수수료는 -9.1% 떨어졌다. 택시의 경우 최근 요금 인상이 반영된 것이다. 반대로 카드가맹점수수료는 최근 수수료 인하 정책의 영향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 생산자물가는 0.2% 하락했다. 28개월 만에 하락 반전이다. 유가가 최근 상승했지만 전년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99.73로 보합세를 보였다. 전달까지 국내공급물가도 3개월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원재료가 전월대비 0.1%, 최종재는 0.1% 하락했다. 중간재는 전월대비 보합세였다. 국내출하에 수출까지 더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총산출물 물가지수는 98.89로 0.1% 상승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9-03-19 16:08:25이베스트투자증권은 19일 미국이 한국산 열연강판에 최대 60.93% 관세부과를 확정한 것에 대해 "지난 도금강판 및 냉연강판 관세 부과 때와는 달리 수출규모를 감안할 때 우리 철강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6일 미국 상무부(DOC)가 도금강판, 냉연강판에 이어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비율을 최종 판정한 이후, 이번달 1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관세 부과에 찬성 판정을 내렸다. 이에 포스코는 반덤핑 관세율 3.89%, 상계 관세율 57.04% 등 총 60.93% 관세율 적용받게 됐고, 현대제철 또한 반덤핑 관세율 9.49%, 상계 관세율 3.89% 등 총 13.38% 관세율 적용받게 됐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 반덤핑 및 상계관세율 60.93%는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가 부과된 7개국(한국, 호주, 브라질, 일본, 네덜란드, 터키, 영국)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브라질 업체들은 각각 30%대, 10%대의 반덤핑 및 상계 관세, 일본 업체들은 4~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 철강 업체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규모는 418만톤으로 전체 수출량의 13%(미국13%, 동남아시아 22%, 중국 12%, 일본 11%, 기타 42%)에 해당하며, 열연강판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7억639만달러로 보통 대미 열연강판 수출 중 포스코가 75~80%(지난해 기준 85만톤)를 차지한다. 배 연구원은 "세부적으로 열연 28%(115만톤), 강관 27%(111만톤), 중후판 7%(28만톤), 냉연 4%(18만톤) 차지하며 열연의 규모가 작지 않아 지난 도금강판 및 냉연강판에 대한 높은 관세율 부과 때보다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재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자국 산업의 보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철강 업체들의 다변화된 수출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m@fnnews.com 김가희 기자
2016-09-19 08:2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