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유명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음식에서 쥐 사체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식당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2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이탈리아 음식 레스토랑 ‘올리브 가든’을 방문한 토마스 하위(54)는 수프를 먹다가 쥐 사체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프를 먹던 도중 입 안쪽이 뭔가에 찔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혹시 수프에 바늘이 들어갔나 싶어 그대로 뱉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입 안에 들어갔던 것은 바늘이 아닌 발톱까지 그대로 달린 쥐 다리였다”며 “그게 무엇인지 알고 난 뒤 너무 징그럽고 역겨워서 먹었던 음식을 모두 토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곧바로 지역 경찰에 신고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수프에 들어있는 쥐 다리를 본 경찰관들도 입을 틀어막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도착한 뒤 하위는 곧바로 파상풍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또한 해당 사건 이후 며칠 동안은 메스꺼움과 설사, 구역질을 겪었고 이후 몇 달 동안은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하위는 “이번 일을 겪은 이후 고기도 더 이상 먹지 못하고 있다”면서 “식당에 약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식당측은 쥐 다리 수프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리브 가든 대변인은 “우리는 토마스 하위의 주장에 동의하지 못하며 타당하다고 믿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24 17:54:00[파이낸셜뉴스] 연예인·유명인 뿐만 아니라 기업들을 향한 악성 댓글과 근거없는 비방이 도를 넘고 있다. 소비자 반응에 민감한 식품 등 소비재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주목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온라인 번역 시스템을 타고 악성 댓글이나 비방이 실시간 해외로 전파된다는 점에서 기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 문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소비재 관련 기업들이 악성댓글의 타깃이다. 맥도날드의 감자튀김 이물질 의혹 사건이 대표적 예다. 지난 2월 초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자튀김에서 동물 다리가 나왔다'는 글이 게재됐다. '쥐 다리다'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물질은 감자가 튀겨진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일단락됐으나,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까지 걸린 비용과 시간은 상당했다. 지난 2019년 3월에는 인터넷 육아 정보 카페 등에 "A유업 우유에서 쇳가루 맛이 난다", "A유업 목장 인근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을 것이다"라는 등의 댓글이 무더기로 게시돼 논란을 빚었다. 경찰 수사 결과 경쟁업체인 B사의 조직적 비방 댓글 작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업체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50개 아이디로 마치 소비자인양 행사하며, 육아 정보 카페를 중심으로 A사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재계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라 할지라도 인터넷상에 퍼지게 되면 영업과 채용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고 토로했다. 허위로 판명됐는데도 게시글이 버젓이 살아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연세대 바른ICT연구소는 악성 댓글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 35조3480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댓슬 작성자는 인터넷 뉴스 이용자 중 약 1%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들때문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6%에 달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6년 기술탈취 관련 소송은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있다. 협력업체가 제기한 소송은 1심부터 상고심까지 모두 현대차가 승소했지만 '협력업체는 안중에 없느냐'는 등 비방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기술 탈취 의혹은 벗었지만 악성 댓글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작성자 중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현행법상 악성 댓글을 달아 적발되면 형법상 모욕죄로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인정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고, 만일 댓글 내용이 허위일 경우 처벌 수위는 높아진다. 그러나,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법조계와 경제계를 중심으로 악성댓글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3-07-12 15:41:39[파이낸셜뉴스] 최근 쥐 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뉴욕이 지하철마저 점령 당했다. 지하철에서 잠든 남성의 몸을 오르락거리는 대형 쥐의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이 공개한 영상에는 지하철 좌석에 앉아 졸고 있는 남성의 다리 위로 쥐 한 마리가 올라오더니 팔을 타고 어깨까지 단숨에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얼마 후 쥐의 존재를 인지한 남성은 깜짝 놀라 일어나 바닥으로 쥐를 떨어뜨렸다. 해당 영상은 트위터에 올라온 후 75만 5000회 이상 조회되고 있다. 뉴욕에서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던 쥐들은 코로나19 이후 실외로 나와 먹이를 찾기 시작하면서 지하철, 식당 등에 자주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뉴욕시는 쥐 떼 퇴치를 위해 거액의 연봉을 걸고 전문가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쥐보다 싫은 것은 없다”라며 “뉴욕의 쥐 떼와 싸우는데 추진력, 결단력, 킬러 본능만 있다면 꿈의 직업일 것”이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2-07 13:36:13[파이낸셜뉴스]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이라고 하는 게임이 유행했다. 아닌 게 아니라 예전에는 집집마다 쥐덫을 놓거나 쥐약으로 쥐를 잡는 때가 있었다. 그런데 요새 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진료실에 쥐를 해결해 달라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쥐’는 심한 근육 경련과 경직을 의미한다. 주로 다리 부위에 많이 나타나는데, 빳빳하게 뒤틀린 느낌이 나면서 마비가 일어나고 통증도 제법 심한 편이다. 많이 알다시피 이럴 때 응급조치는 다리 끝 발가락 쪽을 잡고 몸통 쪽으로 꺾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팔 힘이 약해 제대로 꺾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잠자다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혼자 말도 못 하고 끙끙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아예 일어나서 발등에 체중을 실어 눌러주면 더 효과적이다. 만약 어쩌다 한번 나타나는 정도라면 응급조치로 해결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다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인데, 온찜질을 해주거나 내복 같은 것으로 토시를 만들어 다리에 착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평소 혈자리를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근육과 관련이 있는 양릉천혈은 무릎 바깥쪽 아래 두 다리뼈가 만나는 교차점에 위치한다. 다리 근육에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과부하가 걸렸을 때 적합하다. 또한 발바닥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위에 있는 용천혈도 효과적이다. 용천혈은 말 그대로 샘이 솟아나듯이 기혈순환을 촉진 시기키 때문에, 하지 정맥류나 순환장애로 생긴 경직에 적합하다. 물론 쥐가 났을 때 바로 응급처치로도 적당하다. 배가 차면서 팔다리가 시리고 순환이 되지 않을 때는 양기(陽氣)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마치 보일러 화력이 약하면 온 집안에 찬 기운이 맴도는 것과 유사하다. 이럴 때는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인삼차 등을 복용하면 좋은데,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부터 한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9-22 09:05:14[파이낸셜뉴스] 한밤중 잠을 자다가 갑자기 쥐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의학적으로는 '야간 다리 경련'이라고 한다. 이때의 경련은 종아리뿐만 아니라 허벅지나 발에서도 발생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격한 운동으로 근육에 무리가 갔거나 수분 부족으로 전해질이 결핍됐을 가능성,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게 원인일 수도 있다. 때로는 과도한 음주와 카페인 섭취가 수분 손실을 촉진,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마그네슘 결핍으로 이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속해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자는 도중 갑작스럽게 다리에 쥐가 난다면, 고통에 당황하지 말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하라고 조언한다. 경련이 난 다리를 가볍게 당겨 올려준 후 발가락을 손으로 잡고 위로 당긴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펴고 발등을 무릎 쪽으로 당겨 구부리면 증상이 호전된다. 예방법을 위해서는 평소 종아리와 허벅지 등을 자주 스트레칭, 마사지 해야 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과 수분 섭취, 잠자기 전 샤워 등도 도움이 된다. #건강 #굿모닝건강 #수요일 #야간다리경련 #스트레칭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9-12-17 10:15:119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정규리그 수원 삼성 대 성남 일화 경기에서 삼성 마토가 그라운드에 앉아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slee@starnnews.com이지숙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스타N포토] 신고은 '투구폼이 이정도는 되야지' ▶ [스타N포토] 신고은 '넥센이 이겨야 할텐데' ▶ [스타N포토] 신고은과 기념촬영에 기분 좋은 알드리지 ▶ [스타N포토] 신고은 '가볍게 점프하면서 긴장풀어요' ▶ [스타N포토] 강호동 '눈물의 은퇴 기자회견'
2011-09-10 19:26:35[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사혈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원이 있었다. 그런데 이 의원은 명의로 통해서 사혈요법을 배우고자 하는 의원들이 많이 찾았고, 제자들도 꽤 있었다. 어느 날 환자가 한 명 왔다. 환자인 부인은 혀가 퉁퉁 부어서 마치 나무토막 같았다. 혀가 너무 부어서 입안을 가득 채웠기 때문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입을 벌리고 자신의 손가락으로 부은 혀를 가리킬 뿐이었다. 옆에 같이 서 있던 남편은 “약은 이미 많이 써 봤고 효과가 없어서 소문을 듣고 찾아 왔습니다. 어떻게 좀 치료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명의 의원은 부인의 혀를 집어 들었다. 혀가 너무 부어 잡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의원은 진찰을 해 보더니 “이 증상은 목설(木舌)로 심장의 열독(熱毒) 때문이요. 남편이 꽤나 속을 썩인 모양이구려. 열사가 심장을 공격해서 혀가 부은 것이 출혈을 시키면 좋아질 것이요.”라고 했다. 의원은 부인의 혀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더니 혀 아래에 있는 청근(靑筋)을 찾아 삼릉침으로 5~7차례 찔러서 피를 냈다. 그랬더니 혀의 부종이 줄어들었다. 의원은 사내와 부인에게 “이렇게 해서 몇 번 치료하면 될 것이요. 몇 가지 가루약을 줄테니 집에서 차처럼 우려먹도록 하시오.”라고 하면서 몇 가지 약재를 가루로 내서 줬다. 정말 부인은 3일째 되더니 혀의 부기가 모두 빠져서 평평해 졌다. 의원의 약방에는 다양한 난치병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요통을 치료하기 위해서 오금의 위중혈을 사혈하고, 급체를 했을 때 엄지손가락의 소상혈과 엄지발가락의 은백혈을 사혈하고,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정수리의 백회혈이나 열손가락 끝의 정혈을 사혈시켰다. 의원은 자만하지 않고 항상 신심을 다해서 조심스럽게 사혈요법을 했다. 어느 날, 약방 밖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명의 의원이 밖을 내다보자 인근 약방의 의원과 함께 한 환자가 함께 마당에 서 있었다. 그런데 옆에 환자의 입에서 연신 피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명의 의원은 깜짝 놀라며 맨발로 뛰쳐나가 “어찌 된 일이요?”하고 마당에 서 있는 의원에게 물었다. 그 의원은 “이 환자는 머리가 많이 아프다고 해서 제가 의원님께 배운 바대로 이 환자의 혀 아래에 있는 맥을 삼릉침으로 찔렀는데, 이렇게 피가 쏟아지면서 멎지를 않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명의 의원은 제자들에게 “큰일났다. 어서 뜨거운 화로와 구리젓가락을 가져오거라.”라고 소리쳤다. 제자는 어리둥절해 하면서 숯불이 담기 화로와 구리젓가락을 가져왔다. 명의 의원은 구리젓가락을 재빨리 숯불 속에 꽂아 두었다. 그리고서는 환자의 혀를 집어 들었다. 환자의 혀 아래의 한 곳에서는 마치 옹달샘에서 물이 솟구쳐 올라오듯이 피가 튀어 올라왔다. 심장박동에 따라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명의 의원은 불에 시뻘겋게 달궈진 구리젓가락을 꺼내서 혀 아래에서 피가 나는 곳을 찾아 지져댔다. 그랬더니 다행히 뿜어져 나오던 피가 서서히 멎기 시작했다. 심한 출혈은 멎는 듯했다. 명의 의원은 다시 식초에 백초상(百草霜)을 개어서 지진 곳에 발라주었다. 드디어 출혈이 멎었다. 환자는 의원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백초상은 잡초를 태울 때 굴뚝이나 부뚜막에 붙는 그을음으로 지혈작용이 있다. 명의 의원은 위급한 환자를 데려온 의원에게 “하마터면 환자를 죽일 뻔했소이다. 설하침 사혈은 잘못 놓으면 이렇게 피가 멎지 않아서 죽을 수 있습니다. 운 좋게 죽지 않아도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됩니다.”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의원은 얼굴이 창백해지면서도 이마에 난 진땀을 닦으면서 다행스러워했다. 옆에서 명의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자가 “스승님, 그렇다면 설하침은 정확하게 어느 곳을 찔러서 피를 내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바로 금진옥액혈(金津玉液穴)이다. 금진옥액혈은 혀 아래 청근(靑筋)에 위치한 혈자리다. 설하침을 놓아서 피를 내는 것은 바로 금진옥액혈을 찌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혀 아래에 있는 설하정맥은 두 개가 세로로 지나가는데, 왼쪽 설하정맥 중간이 금진혈(金津穴)이고 오른쪽이 옥액혈(玉液穴)이다. 그래서 보통 좌금진(左金津), 우옥액(右金液)이라고도 부른다. 금(金)과 옥(玉)처럼 진액(津液)을 돌게 하는 중요한 혈자리라는 의미다. 그러자 다른 제자가 “그런데 이 환자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출혈이 심한 것이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 의원은 “혀 아래 양쪽에 있는 청근(靑筋)은 찔러도 된다. 그러나 너무 깊게 찌르면 안된다. 청근 안쪽 깊숙한 곳에는 대맥(大脈)이 있다. 이 대맥은 진맥을 하는 손목의 촌구맥이나 목에 있는 인영맥, 발목의 태계혈, 사타구니의 충문혈처럼 맥동이 느껴지는 혈맥(血脈)으로 절대 침으로 찌르면 안된다. 이처럼 혈맥이 침에 찔리면 피가 멎지 않는다.”라고 했다. 명의 의원이 말한 청근(靑筋)은 바로 정맥(靜脈)을 말하고, 맥동이 느껴지는 혈맥(血脈)은 동맥(動脈)을 말한다. 혀 아래에는 두 가닥의 설하정맥이 있는데, 이 설하정맥 안쪽으로 설하동맥이 위치한다. 설하동맥은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에서 빠져나온 분지로 혈관내의 압력이 커서 출혈이 일어나면 쉽게 지혈이 안 되는 것이다. 명의 의원은 “의학 공부가 미진하거나 치료에 자신이 없다면 함부로 삼릉침을 잡으면 안된다.”라고 당부했다. 사혈요법은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을 순환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무턱대로 시술해서는 안되며, 허증(虛症) 특히 혈허증(血虛症)에는 금기시된다. 금진옥액 사혈요법은 예로부터 설종(舌腫)이나 구창(口瘡, 구내염), 후비(喉痺, 인두염), 구강건조증에 많이 사용되었다. 금진옥액요법은 요즘도 어혈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만성두통이나 어지럼증, 머리가 항상 멍할 때, 심장질환, 안구충혈, 상열감, 어깨가 뻐근하고 자주 뭉칠 때, 팔다리가 저리고 쥐가 자주 날 때, 중풍 등의 치료 및 예방 등에 효과가 있어서 한의사들에 의해서 다른 사혈요법과 함께 조심스럽게 적용되고 있다. * 제목의 ○○○○은 ‘금진옥액(金津玉液)’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보감> ○ 舌腫如猪胞, 以鍼刺舌下兩傍大脉, 血出卽消. 切勿刺中央脉, 血不止則死. 若誤刺, 以銅筯, 火燒烙之. 或醋調百草霜, 塗之, 須臾自消. 此患人多不識, 失治則死. (혀가 돼지의 오줌보처럼 부을 경우 침으로 혀 밑 양쪽의 큰 혈관을 찔러 출혈시키면 부은 것이 빠진다. 절대로 가운데의 혈관을 찌르면 안 된다. 만약 잘못 찔러 피가 멎지 않으면 죽는다. 잘못 찔렀을 경우 구리젓가락을 불에 달구어 지지거나 식초로 백초상을 개어 바르면 잠시 후에 저절로 피가 멎는다. 사람들이 이 방법을 몰라서 잘못 치료하면 죽게 된다.) ○ 口瘡, 取承漿, 合谷, 人中, 長强. 又取金津玉液各出血. (입이 헌 데는 승장, 합곡, 인중, 장강을 쓴다. 혹은 금진옥액에 출혈시킨다.) <양의미> ○ 木舌乳蛾, 此症爲因心經熱毒, 或因酒後溫牀厚被, 以致熱氣攻心. 故生單蛾及舌脹而紫, 吐出風痰. 急用三稜針, 刺舌下金津玉液二穴, 及刺乳蛾, 俱破出血痰, 却用膽硝丹吹入喉中, 仍用荊防敗毒散, 雄黃化毒丸, 用茶湯送下, 吹藥同前. (목설유아는 심경의 열독이 원인이 되거나, 혹은 음주 후 뜨거운 방에서 두꺼운 옷을 입어 열기가 심장을 공격한 것이 원인이다. 단유아가 생기고 더불어 혀가 팽창하면서 자색을 띠고 풍담을 토한다. 삼릉침으로 급히 혀 아래의 금진과 옥액 두 군데의 혈을 찌르고 그리고 유아 부위를 찔러 풍담을 빼낸다. 바로 담초단을 목구멍으로 불어 넣는다. 이어 형방패독산을 복용하고 웅황화독환을 찻물에 넘긴다. 취약은 앞의 방법대로 한다.) ○ 一婦人, 木舌脹滿口, 諸藥罔效, 以䤵針砭之五七次腫減, 三日方平, 血出盈斗, 服藥同前. (어떤 부인이 목설로 부풀어 올라 입안을 꽉 채웠다. 쓴 약이 모두 효과가 없었는데, 못 모양으로 된 침을 5, 7차례 쨌더니 부종이 감소했고, 3일 지나니 평평해졌다. 피는 한 말 가득히 나왔다. 복용하는 약은 앞의 방법을 그대로 섰다.) <별초단방> 金津玉液二穴在舌下兩傍脈. 主血腫雙必痺, 以三稜針血出卽愈. (두 개의 금진, 옥액혈은 혀 밑의 양쪽 옆에 있는 맥이다. 혀가 붓는 것과 후비를 주치하는데 삼릉침으로 출혈시키면 낫는다.) <사의경험방> 口乾, 五味子煎服, 金津 玉液, 以三稜刺. 舌端下屈, 揮磨下齒內齦華池. (입이 마를 때는 오미자를 달여 복용하고, 금진옥액을 삼릉침으로 찌른다. 혀끝을 아래로 굽혀 아래 치아 안쪽의 잇몸과 혀밑을 문지른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0-10 11:53:15라틴아메리카를 구성하는 인류문화의 두 생태 축은 안데스산맥과 아마존강이다. 두 축으로 엮어진 인간사가 라틴아메리카 이해의 근간이다. 종축으로 남행하는 안데스산맥은 볼리비아의 고원으로 연장되면서, '알티플라노'(고원이란 뜻)라고 불리는 해발 4000m 내외의 독특한 산악문화를 형성한다. 사용되는 주류 언어는 두 가지다. 종축에서 사용되는 케추아(Quechua)와 볼리비아로 연장된 횡축에서 사용되는 아이마라(Aymara), 두 언어의 접촉지대가 위치한 곳이 티티카카 호수다. '티티카카'는 아이마라어로 '퓨마의 바위'란 뜻이다. 이 호수는 잉카의 신 비라코차(Viracocha)가 탄생한 곳이자 태양이 탄생한 곳이란다. 그래서 잉카의 태양숭배 종교를 지탱한다. 해발 3800m인 이 호수의 바닥에서 최근 신전 유구들이 발견됐다. 1998년 람사르협약 등록지가 된 곳이 티티카카 호수다. 박사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를 전공하면서 수강한 과목의 내용에 '우로스=물에 뜬 섬마을'(Uros=a floating island village)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담당교수에게 질문을 했더니, 자신도 모르니 날더러 가보라고 했다. 나도 모르는 채로 학생들에게 우로스의 이야기를 했고, 10년 동안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1986년 12월에 찾아갔다. 가장 가까운 공항은 페루의 훌리아카이며, 두 줄 철조망으로 둘러친 운동장뿐이었으며, 곳곳에 검은색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상황이 안중에 들어왔다. 화물도 모두 내 손으로 꺼내고 들고 나와야 하는 그야말로 시골 공항이었다. 나는 훌리아카로부터 푸노(Puno)까지 완행버스를 탔다. 훌리아카의 시장을 보고 골짝의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이 염소와 닭과 함께 타고 가는 버스다. 훌리아카부터 푸노까지는 양 옆으로 야마(라마가 아님)들이 풀을 뜯는 내리막길이고, 서서히 짙푸른 티타카카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푸노항에서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며, 여러 개의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섬은 모두 물에 뜬 상태다. 무수한 세월 동안에 얽히고설킨 채로 자라는 풀들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 섬! '도토라'(dotora)라고 불리는 갈대 비슷한 풀의 원뿌리는 호수의 바닥으로부터 올라온 것이고, 매년 여름(12월부터 2월 사이)이면 불어나는 물에 떠내려온 흙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풀뿌리들과 조합된 섬이다. 여름에 호수의 수위가 상승하면 섬이 같이 뜬다. 섬 위에는 집도 있고, 손바닥만 한 채전에 퀴노아콩과 감자꽃도 피었고, 오리집도 있고, 개집도 있다. 밭의 흙은 새까맣다. 집은 바닥과 벽 그리고 지붕이 모두 도토라로 엮은 거적때기를 이용했다고나 할까. 가장 큰 섬에는 학교도 있다. 우로스 공동체인 것이다. 모든 것이 풀로 되어 있다. 우거진 도토라 사이에 조금씩 지붕이 보이는 정도의 낮은 집들이다. 이곳의 가장 강력한 금기는 당연히 불을 다루는 것이며, 가장 이외에는 아무도 불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케추아 말이 전혀 통하지 않은 채 손짓발짓으로 섬을 둘러보는데, 나를 따라다니던 카란사 영감님은 한사코 날더러 나가라는 시늉을 한다. 영감님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야마의 털실로 항상 뜨개질을 한다. 귀밑까지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짠다. 하룻밤이라도 지낼 욕심으로 못 알아들은 것처럼 버텼다. 해가 지면서 배들이 모여든다. 배도 도토라로 만들었다. 도토라는 취사를 위한 연료이기도 하고, 하얀 색의 어린 줄기는 샐러드로 일품이다. 집 옆에는 도토라를 잘라서 말리는 건조장이 있다. 건물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나, 도토라로 용마루를 이은 정도이고, 그 아래에 도토라를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다. 고기 잡으러 나갔던 아들 내외도 돌아오고, 푸노에 나갔던 딸들과 부인도 돌아오고, 방은 금세 삼대가 이룬 가족원으로 가득 찼다. 방 안의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는 결코 수용될 수 없었다. 그제서야 카란사 영감님이 한사코 나가라는 시늉을 했던 의도를 알았다. 더 이상 다니는 배도 없다. 방 안에 별다른 가구는 없다. 화덕을 가운데로 두고 여성들(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은 모두 모자를 쓴 채로 앉아서 잔다. 주변으로 남자들이 누웠는데, 손바닥만 한 빈틈도 없다. 해가 지면서 어두워진 호수 위로 후두둑 후두둑 찬비가 흩뿌린다. 카란사 영감님이 저녁을 먹으라고 접시를 내민다. 작은 동물 다리 한 개와 감자 세 알이 올려졌는데, 다리도 감자도 왜소하다. 손가락으로 집어서 먹고 밖으로 나가서 호수의 물에 손을 씻으면 된다. 감자는 작은 덩어리들이 약간 쫄깃한 듯한 맛이 있다. 수확한 감자를 그대로 보관하면 모두 썩어버리기 때문에, 그것들을 밭 위에 널어둔다. 가끔 주둥이에 멍에를 씌운 야마를 그 위로 걷게 한다. 야마의 발굽이 감자의 껍질을 벗기는 효과를 내면서 낮에는 마르고 밤에는 어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마련된 감자는 장기간 보관되며, 이것이 '추뇨'라고 불리는 주식이다. 우로스에는 야마가 없다. 가능한 한 무게가 덜 나가는 삶을 사는 곳이기 때문에 가축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좀 떨어진 타켈레 섬에는 야마를 많이 기른다. 나그네는 도토라 건조장을 하룻밤 숙소로 택했다. 도토라는 묶음으로 재여 있었다. 한 묶음을 빼니 공간이 생겼다. 영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티티카카 호수의 여름 밤을 앞뒤가 트인 도토라 덤불 속에서 보내게 되었다. 카란사 영감님이 야마 털실로 짠 폰초를 갖다 준다. 잠이 올 리는 없고 호수 쪽을 보는데 물속에서 무엇인가가 상하로 왕복운동을 한다. 달빛에 어렴풋하게 비치는 실루엣은 두 마리의 쥐가 장난치는 모습이었다. 저녁으로 얻어먹었던 것! 아침에 일어나니 학교에서 종 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작은 배를 저어서 등교한다. 수년 전에 그곳을 다녀온 아내의 말을 들으니, 이제 그곳에도 호텔이 생겼다고 했다. 푸노국립대학에 근무하는 이영미의 건안을 빌어본다. 푸노의 광산에서 독점하는 물 때문에 티티카카의 일부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간이란 종은 '제 눈에 못 박기'를 하는 줄도 모르고 '나만 잘살기'에 몰입하고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2024-10-07 18:12:53라틴아메리카를 구성하는 인류문화의 두 생태축은 안데스산맥과 아마존강이다. 두 축으로 엮어진 인간사가 라틴아메리카 이해의 근간이다. 종축으로 남행하는 안데스산맥은 볼리비아의 고원으로 연장되면서, ‘알티플라노’(고원이란 뜻)라고 불리는 해발 4000m 내외의 독특한 산악문화를 형성한다. 사용되는 주류 언어는 두 가지다. 종축에서 사용되는 꿰추아(Quechua)와 볼리비아로 연장된 횡축에서 사용되는 아이마라(Aymara), 두 언어의 접촉 지대가 위치한 곳이 티티카카 호수다. ‘티티카카’는 아이마라어로 ‘퓨마의 바위’란 뜻이다. 이 호수는 잉카의 신 비라코차(Viracocha)가 탄생한 곳이자 태양이 탄생한 곳이란다. 그래서 잉카의 태양숭배 종교를 지탱한다. 해발 3800m의 이 호수의 바닥에서 최근에는 신전 유구들이 발견됐다. 1998년에는 람사조약으로 지정된 곳이 티티카카 호수다. 박사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를 전공하면서 수강한 과목의 내용에 '우로스=물에 뜬 섬마을'(Uros= a floating island village)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담당교수에게 질문을 했더니, 자신도 모르니 날더러 가보라고 했다. 나도 모르는 채로 학생들에게 우로스의 이야기를 했고, 10년 동안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1986년 12월에 찾아갔다. 가장 가까운 공항은 페루의 훌리아카이며, 두 줄 철조망으로 둘러친 운동장뿐이었으며, 곳곳에 검정색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상황이 안중에 들어왔다. 화물도 모두 내손으로 꺼내고 들고 나와야 하는 그야말로 시골 공항이었다. 나는 훌리아카로부터 뿌노(Puno)까지 완행 버스를 탔다. 훌리아카의 시장을 보고 골짝의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이 염소와 닭과 함께 타고 가는 버스다. 훌리아카부터 뿌노까지는 양 옆으로 야마(라마가 아님)들이 풀을 뜯는 내리막길이고, 서서히 짙푸른 티타카카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뿌노항에서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며, 여러 개의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섬은 모두 물에 뜬 상태다. 무수한 세월 동안에 얽히고 설킨 채로 자라는 풀들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룬 섬! ‘도또라'(dotora)라고 불리는 갈대 비슷한 풀의 원뿌리는 호수의 바닥으로부터 올라온 것이고, 매년 여름(12월부터 2월 사이)이면 불어나는 물에 떠 내려온 흙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풀뿌리들과 조합된 섬이다. 여름에 호수의 수위가 상승하면 섬이 같이 뜬다. 섬 위에는 집도 있고, 손바닥만한 채전에 뀌노아콩과 감자꽃도 피었고, 오리집도 있고, 개집도 있다. 밭의 흙은 새까맣다. 집은 바닥과 벽 그리고 지붕이 모두 도또라로 엮은 거적대기를 이용했다고나 할까. 가장 큰 섬에는 학교도 있다. 우로스 공동체인 것이다. 모든 것이 풀로 되어 있다. 우거진 도토라 사이에 조금씩 지붕이 보이는 정도의 낮은 집들이다. 이곳의 가장 강력한 금기는 당연히 불을 다루는 것이며, 가장 이외에는 아무도 불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꿰추아 말이 전혀 통하지 않은 채 손짓발짓으로 섬을 둘러보는데, 나를 따라다니던 까란사 영감님은 한사코 날더러 나가라는 시늉을 한다. 영감님의 손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야마의 털실로 항상 뜨개질을 한다. 귀밑까지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짠다. 하룻밤이라도 지낼 욕심으로 못 알아들은 것처럼 버텼다. 해가 지면서 배들이 모여든다. 배도 도또라로 만들었다. 도또라가 취사를 위한 연료이기도 하고, 하얀 색의 어린 줄기는 샐러드로 일품이다. 집 옆에는 도또라를 잘라서 말리는 건조장이 있다. 건물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나, 도또라로 용마루를 이은 정도이고, 그 아래에 도또라를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다. 고기 잡으러 나갔던 아들 내외도 돌아오고, 뿌노에 나갔던 딸들과 부인도 돌아오고, 방안에는 금새 삼대가 이룬 가족원으로 가득 찼다. 방안의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는 결코 수용될 수 없었다. 그제서야 까란사 영감님이 한사코 나가라는 시늉을 했던 의도를 알았다. 더 이상 다니는 배도 없다. 방안에 별 다른 가구는 없다. 화덕을 가운데로 두고 여성들(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은 모두 모자를 쓴 채로 앉아서 잔다. 주변으로 남자들이 누었는데, 손바닥만한 빈틈도 없다. 해가 지면서 어두어진 호수 위로 후두둑 후두둑 찬비가 흩뿌린다. 까란사 영감님이 저녁을 먹으라고 접시를 내민다. 작은 동물 다리 한 개와 감자 세 알이 올려졌는데, 다리도 감자도 왜소하다. 손가락으로 집어서 먹고 밖으로 나가서 호수의 물에 손을 씻으면 된다. 감자는 작은 덩어리들이 약간 쫄깃한 듯한 맛이 있다. 수확한 감자를 그대로 보관하면 모두 썩어버리기 때문에, 그것들을 밭 위에 널어둔다. 가끔 주둥이에 멍에를 씌운 야마를 그 위로 걷게 한다. 야마의 발굽이 감자의 껍질을 벗기는 효과를 내면서 낮에는 마르고 밤에는 어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마련된 감자는 장기간 보관되며, 이것이 ‘츄뇨’라고 불리는 주식이다. 우로스에는 야마가 없다. 가능한 한 무게가 덜 나가는 삶을 사는 곳이기 때문에, 가축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좀 떨어진 타켈레 섬에는 야마를 많이 기른다. 나그네는 도또라 건조장을 하룻밤 숙소로 택했다. 도또라는 묶음으로 재여 있었다. 한 묶음을 빼니 공간이 생겼다. 영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티티카카 호수의 여름 밤을 앞 뒤가 트인 도또라 덤불 속에서 보내게 되었다. 까란사 영감님이 야마 털실로 짠 폰쵸를 갖다 준다. 잠이 올리는 없고, 호수 쪽을 보는데, 물 속에서 무엇인가가 상하로 왕복 운동을 한다. 달빛에 어렴풋하게 비치는 실루엣은 두 마리의 쥐가 장난치는 모습이었다. 저녁으로 얻어먹었던 것! 아침에 일어나니 학교에서 종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작은 배를 저어서 등교한다. 수년 전에 그곳을 다녀온 아내의 말을 들으니, 이제 그곳에도 호텔이 생겼다고 했다. 푸노국립대학에 근무하는 이영미의 건안을 빌어본다. 푸노의 광산에서 독점하는 물 때문에 티티카카의 일부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간이란 종은 ‘제 눈에 못박기’를 하는 줄도 모르고 ‘나만 잘살기’에 몰입하고 있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9-30 14:04:42[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여성 생존 전투 서바이벌 '사이렌: 불의 섬'에 출연한 소방관 정민선씨가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정씨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생은 룰렛이다. 누군가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처럼 누군가는 암에 걸린다. 센 놈이랑 붙자더니 진짜 센 놈과 붙게 됐다"라며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알렸다. 정씨는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그 길로 나와 진료실 앞 의자에 앉아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왜 나여야 했는지에 대해 미동도 없이 내내 생각했다"라며 "나랑은 상관없는 일, 절대 내가 겪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한 일에 상관이 있어지고, 겪게 되니 한동안 웃음이 나왔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정씨는 암 수술을 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심한 부작용으로 입원과 응급실 진료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칼슘 저하증으로 얼굴과 손발 근육이 굳어 마비되고, 전기충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한번 쥐가 난 팔다리는 진정되는 법이 없어 잠을 잘 수가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면역이 뚫려 독감에, 장염에, 이석증에 보초 없는 성처럼 매일 무너졌다. 그리고 그 횟수만큼의 주삿바늘 자국과, 팔이 그냥 없어져 버렸으면 좋을 만큼의 혈관통에 시달렸다"라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고, 호르몬 불균형에 몸무게가 끝도 없이 늘었다. 아무리 걷고 뛰어도 예전 같지 않음에 단 한 번도 우울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내 몸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무기력이 끓어올랐다”라고 투병의 고통을 전했다. 하지만 정씨는 포기하지 않고 회복에 전념 중이다. 그는 “증상의 주기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아무 제약 없이 운동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던 일상들을 천천히 되찾는 중”이라며 "아프지 않은 건, 건강하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혹시 잃어가던 것이 있다면 붙잡길 바란다. 절대 늦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검진 하시라“고 당부했다. 정씨는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이렌: 불의 섬'에서 소방관 팀에 소속돼 한계를 뛰어넘는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사랑받은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9 08:3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