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많이 했어요. 열심히 한 만큼 잘할 거라고 믿어요." 14일 오전 7시30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인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 수험생 아들을 데려다주러 온 김모씨(49)는 재수생인 첫째 아들을 배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고생한 수험생활을 끝내는 날이어서 마음이 편안하다"며 "사랑하는 아들이 시험 잘 보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전했다. 수능이 이날 오전 전국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는 의대정원이 늘어나면서 N수생이 크게 늘어 어느 때보다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험장에서 만난 수험생 가운데는 현역이 아닌 재수, 삼수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들 "긴장 말고 좋은 기운 받길" 전국 시험장 앞에는 동이 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손에 도시락 가방을 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안아주거나 등을 두드려줬다. 예년 수능날에 견줘 따뜻한 날씨에 수험생들은 가벼운 점퍼나 플리스 재킷을 걸쳤다.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수험생들끼리 '파이팅'을 외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수험생들은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경복고 앞에서 만난 재수생 박모씨(20)는 "1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수능 끝나고 논술시험이 있어서 걱정"이라면서도 "원하는 학교에 꼭 붙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고 앞에서 만난 삼수생 정모씨(21)는 "잠을 3시간밖에 못 잤다. 남들보다 시간을 많이 들였는데 대학에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여고에서 시험을 치르는 선유고 재학생 신현경양(18)은 "준비를 많이 한 만큼 후회 없이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다. N수생이 많이 응시한 데 대해서는 "지난 모의고사 때를 보면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불수능이 예상된다고 해서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는 입시제도로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보며 안쓰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의도여고 정문에 서 있던 학부모 서은정씨는 "첫째 아이도 여기서 시험을 봤다. 좋은 기운 받아서 잘 볼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 안되면 재수할 생각으로 긴장하지 말고 시험 보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구로구에서 온 학부모 이모씨는 "수능으로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 선생님들까지 너무 힘들다.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지각생 수송, 재학생들 응원도 수험표를 두고 오거나 지각하는 등 돌발상황도 벌어졌다. 입실 시간인 오전 8시10분에 가까운 시각, '수험생 호송차량'이라는 문구를 붙인 차량에서 수험생 한 명이 내려 시험장인 여의도여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차량을 운전한 권기순 여의자율방범대장은 "수험생이 112로 신고해서 여의나루역에서 내리자마자 태워 왔다"고 말했다. 여의도여고에 신분증을 잘못 전달한 학부모를 대신해 경찰이 수험생이 있는 여의도고로 배달에 나서기도 했다. 용산고 앞에는 고등학교 1·2학년이 선배들을 응원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근 배문고등학교 학생 10여명과 학부모들은 '배문고 응원합니다' '수능 만점' 등 현수막을 들고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대박" "선배님들 파이팅"을 외쳤다. 서울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수능 인파를 대비해 교통관리와 후송 지원에 나섰다. 경찰서별로 주요 지하철역을 비롯해 관내 시험장 주변 이면도로 교차로와 상습정체 교차로 등에 투입됐고, 지역경찰은 시험장 출입구 위주로 인력을 배치했다. 교통순찰대는 사이카 등을 주요 교차로에 동원하는 한편 지역경찰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수험생을 수송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정경수 서지윤 강명연 기자
2024-11-14 18:18:51[파이낸셜뉴스] 약 677조원에 이르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심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번에도 법정처리시한(12월2일) 내 처리여부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여야가 김여사특검법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데다 예산 심의과정에서 여야가 서로 '이재명표 예산'과 '대통령실 관련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어 법정처리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국회 예결특위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돌입한 가운데 벌써부터 여야가 사로의 핵심 예산 삭감을 주장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7, 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간 날선 대립각이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법정처리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현행 국회법은 예결특위가 매년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고 이후 헌법에 따라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법정처리 시한내에 예산안이 통과된 사례는 2014년·2020년 단 2번 뿐이다. 지난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여야가 합심해 시한 내 처리했지만 2021년 하루 지각한 것을 비롯해 2022년엔 22일, 지난해에는 19일이나 지각처리됐다. 2015~2019년에는 매년 늑장처리됐어도 법정 처리 시한을 최대 8일을 넘기지 않았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 확립'이라는 대전제 아래 정부 원안 통과라는 기조속에 '지역화폐사업' 등을 이재명대표 예산으로 분류하고 삭감에 주력키로 했다. 반면 원내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은 단순 치적 홍보를 겨냥한 대통령실 관련 예산이 정부 사업 항목 곳곳에 숨어있다는 판단아래 이들 예산을 전액 삭감해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예산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김여사가 관심이 많은 '개 식용 종식 관련 예산'(3500억원)과 '마음 건강지원 사업'(7900억원) 삭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핵심 쟁점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과 ‘대왕고래’ 및 검찰·대통령실 등의 특수활동비 예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검법 등 예산과 관련없는 정치 쟁점을 놓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는 만큼 올해도 늑장 처리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쟁이 심해지면 예산안 처리도 늦어진다”며 “탄핵 국면 수준과 다름이 없어 2022, 2023년보다 더 늦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평론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현황 파악 등을 위한 우크라이나 인력 파견을 언급하며 “새로운 쟁점들이 떠오르고 있고 경기도 좋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도) 야당이 물렁하게 넘어가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지난 달 말 민주당이 ‘예산안 본회의 자동 부의’ 폐지법(국회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만큼 지각 처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11월 30일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하게 돼 있지만 민주당은 예산안과 부수 법안은 심사를 마치지 못해도 자동 부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추가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는 예산안 처리를 늦추겠다고 선전포고한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 압박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것은 돈이다. 예산안을 볼모로 잡고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06 15:04:19[파이낸셜뉴스] 앞으로 공무원이 ‘육아시간’을 사용한 날에도 초과근무가 인정된다. 하루 단위로 사용할 수 있었던 원격근무를 같은 날 재택·사무실 근무로 병행할 수 있게 되고, 육아시간, 지각·조퇴 등 신청 시 사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게 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개정안을 내달 중 시행하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23일 밝혔다. 현재는 공무원이 육아를 위해 근무시간 일부를 육아시간으로 사용하면, 불가피하게 초과근무를 했더라도 근무시간 전・후 시간외근무 명령, 즉 초과시간이 인정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공무원의 시간 외 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제공한다. 당초 육아를 병행하는 공무원에게는 시간외근무 명령을 금지해 자녀 돌봄에 전념토록 하는 취지였으나, 오전에 육아시간을 사용하고 근무시간 후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 등 실제 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차원이다. 또 재택근무 중 긴급한 사유로 사무실에 출근할 경우 ‘출장’ 처리를 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시간 단위 원격근무를 통해 근무 장소를 변경할 수 있게 된다. 본인 결혼 경조사 휴가를 현행대로 30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업무상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기간 내에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90일 이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화한다. 한편 육아시간, 지각・조퇴・외출 신청 시 사유 기재를 생략하도록 하는 등 자율적인 복무제도 활용 여건도 조성된다. 인사처는 이런 내용의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 개정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연가를 제외한 지각·조퇴 등 다른 복무상황을 신청할 때는 반드시 사유를 기재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신청 사유를 내지 않도록 했다. 지각・조퇴・외출도 공무원 개인에게 연간 부여된 연가를 시간 단위로 나눠 사용하는 것으로 연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10-23 10:37:39[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업 관리자들이 젠지(Gen Z)로 불리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관리자 75%가 "갓 대학 졸업한 직원 불만족"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교육 전문 매체 인텔리전트 닷컴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1000여명의 기업 관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의 기업 관리자가 올해 초 대학을 갓 졸업한 Z세대 직원을 이미 해고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갓 대학을 졸업한 직원 일부 혹은 전부가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절반은 Z세대 직원에게 동기 부여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고,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다(39%)는 답변도 많았다. 특히 응답자 7명 중 1명은 내년에는 Z세대 직원 신규 채용을 자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매체에 따르면 관리자의 절반 이상은 Z세대가 직장생활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관리자들은 "잦은 지각, 부적절한 옷차림과 언어 사용 등 문제에 대해 Z세대와 씨름을 벌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뉴욕포스트 "Z세대 게으르고 워라밸 고집한다는 편견 있어" 매체는 “Z세대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게으르며 워라밸에 대한 고집이 있다는 대중의 인식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학생들이 실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지 못한 교육 시스템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였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인텔리전트 닷컴의 후히 응우옌 경력 개발 고문은 Z세대를 향해 "직장에서 사려 깊은 질문을 하고, 피드백을 구한 뒤 이를 적용해 개인 성장에 대한 동기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기한을 준수하며, 프로젝트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평판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7 13:40:39【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경북 도내 5개 노선 철도 동시 개통으로 철도 교통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올해 말 동해선(포항~삼척) 등 일반철도 3개 노선, 대구권광역철도(구미~경산) 등 광역철도 2개 노선의 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개통을 앞둔 철도는 △동해선(포항~삼척) △중부내륙선(이천~문경) △중앙선(도담~영천) △대구권광역전철(구미~경산) △대구도시철도1호선(안심~하양) 이다. 우선 오는 11월 개통을 앞둔 중부내륙선(이천~문경)은 총 연장 93.2㎞, 총 사업비 2조5482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4년 11월 착공해 10년 만에 전 구간 개통을 한다. 올해 말 2단계 충주~문경 구간(39.2㎞)이 완전히 개통하면 문경에서~판교까지 KTX-이음(EMU260) 운행으로 1시간 30분대로 수도권 진입이 가능하게 된다. 철도 불모지 동해안에도 철마가 달리게 된다. 동해중부선(포항~삼척) 철도는 2009년 5월에 1단계 구간(포항~영덕) 착공 이후 15년 만에 동해중부선의 전 구간 개통이 이뤄진다. 동해중부선은 경북 포항에서 강원도 삼척까지 166.3㎞를 잇는 철도사업으로 총 사업비 3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1941년 중앙선 개통 이후 마지막 남은 단선 구간의 복선화(고속화) 사업을 완료하고 개통을 앞둔 중앙선(도담~영천) 이다. 기존 단선철도를 복선전철화하는 사업으로 2015년 11월 착공 이후 9년 만에 개통한다. 비수도권의 전국 최초 광역철도인 대구권광역철도(구미~경산)가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대구권광역철도는 경부선 유휴 선로를 활용한 연장 61.85㎞, 총 사업비 2092억원을 투입해 2019년 4월 착공 이후 5년 6개월여 만에 개통하게 된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도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기존 대구 안심까지 이용되던 1호선을 경산 하양까지 8.89㎞를 연장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3728억원을 투입해 5년 만에 개통에 이르게 됐다. 오전 5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출퇴근 10분, 평소 16분 간격으로 평일 296회, 휴일 264회 운행된다.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구간인 국도 4호선의 대체 교통수단으로서 경산산업단지 통근자 및 인근 대학생의 등하교를 책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구와 경북 8개 시·군을 연계한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을 확대 구축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역민의 교통비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09-26 10:02:12[파이낸셜뉴스] 여야가 16일 끝내 22대 국회 개원식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역대 '최장 지각' 개원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 '노란봉투법' 등 곳곳에 놓인 지뢰밭 탓에 개원식을 아예 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최악 대치...의미 없는 여야 회동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마주 앉았지만, 개원식과 본회의 등 국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개원식은 여러 사정상 당분간은 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식했다"고 전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요구하는 오는 18일과 25일 본회의 개의에 대해서도 추 원내대표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이들은 이날 공개적으로 신경전을 벌이면서 국회의 대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박 직무대행은 회동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 탓에 상임위와 개원식이 파행을 빚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하면서 막장 드라마를 뺨치는 집안 진흙판 싸움에 여념이 없다. 제대로된 집권여당 모습인지 국민들보기 민망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방송 4법 노란봉투법 등 숙의도 제대로 안된 정쟁 요소 가득한 법안만 밀어붙이고 있다"며 대치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부터 생각하라고 맞섰다. 추 원내대표는 또 "남의 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거친 언사를 하는 게 과연 기본 도리에 맞는 것인지 유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18일·25일 본회의 개의 여부를 고심할 우 의장도 이날 여야 모두를 질타하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우 의장은 "여야 모두 국회 운영의 기본원칙을 지키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상초유 '개원식 패싱' 현실화?22대 국회는 이날부로 1987년 개헌 이후 개원식 최장 지각 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간 가장 늦게 문을 연 국회는 임기 시작 48일 만인 2020년 7월16일에 개원식을 열었던 지난 21대 국회였다. 사상초유의 '개원식 패싱' 사태가 벌어질 경우에는 4년 내내 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지는 등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분간 여야 협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야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꼽힌다. 민주당은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열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김건희 여사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과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일정 자체가 '원천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역시 이날 "위헌적, 불법적 청문회에는 응할 수 없다"며 불출석을 선언했다. 민주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방송 4법'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역시 화약고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독주에 권한쟁의심판 등 각종 대응법을 마련하고 있다. 국회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윤 대통령이 먼저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직접 야당 대표와 영수회담도 열고 소통하며 논의해야 한다"며 "특검은 '어떤 형태로 하면 받겠다'라던지, '민생지원회복금과 맞바꾸겠다'라던지 대화를 하는게 정치다. '무조건 거부하겠다'라는 태도로는 아무 변화도 이끌 수 없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7-16 17:14:52[파이낸셜뉴스] 지각하고 수업태도가 좋지 않다며 학생 엉덩이를 야구방망이로 때린 고등학교 교사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3∼4월 경기 평택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로 일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의 엉덩이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모두 6차례 때렸다가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주 약한 정도로 때렸으므로 학대는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1심 법원은 그가 피해자의 안정을 위해 무급휴직과 전근을 했고, 법원에 합의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공탁한 점을 반영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가 판결에 불복했지만, 2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7-04 12:26:14#OBJECT0# [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의 시가총액에 지각 변동이 나타났다. LS그룹은 시총이 2배 가까이 늘었고, HD현대그룹과 SK그룹 등도 급증했다. 인공지능(AI) 테마가 국내 증시를 집어 삼키면서 반도체·전력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반면, 포스코그룹과 LG그룹, 카카오그룹 등은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 LS, 시총 증가율 1위 27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공정자산 기준 상위 15대(농협 제외) 대기업 집단 가운데 올해 들어 시총(우선주 포함)이 증가한 그룹은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시총 증가율 1위를 기록한 곳은 LS그룹이다. 연초 6조8631억원이던 LS그룹의 시총은 13조714억원(26일 기준)으로 90.45% 급증했다. 2위는 HD현대그룹(47조3063억원)으로 39.88%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SK그룹이 35.73% 증가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이 약진을 펼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AI 열풍에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주가 호황기를 맞이한 것이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의 시총은 올해 초 2조1960억원에서 6조6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LS그룹 시총 증가분의 약 65%가 LS일렉트릭에서 나온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연초 2조8873억원이던 시총이 10조8682억원으로 약 5배 확대됐다. SK그룹 역시 AI의 수혜를 입었다. SK그룹 시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면서 경쟁력이 부각된 덕분이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03조6675억원에서 172조5365억원으로 66.43%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평균판매단가(ASP) 경쟁 우위를 유지시켜주는 고부가 제품 라인업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2018년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를 앞설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26.55%)과 두산그룹(23.66%), 한화그룹(15.73%) 등도 시총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AI 모멘텀이 없었음에도 달러 강세와 판매 호조에 따른 호실적, 주주환원정책 부각으로 시총이 빠르게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시총 증가율은 시장을 주도했던 AI 테마의 수혜를 누가, 얼마나 입었는 지에 따라 결정됐다”며 “AI 모멘텀이 없었던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은 대표산업인 자동차와 방산이 실적 성장을 이끌면서 시총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LG, 2차전지에 발목 시총이 줄어든 곳도 있다. 포스코그룹, LG그룹, 카카오그룹, 롯데그룹, 한진그룹, 신세계그룹 등이다. 시총 감소율 1위는 카카오그룹이다. 연초 51조4914억원에서 36조6743억원으로 28.77% 축소됐다. 성장성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계열사 카카오페이의 적자 장기화도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그룹의 시총은 올해 초(91조612억원)와 비교해 23.82% 감소했고, LG그룹(159조2604억원)도 16.17% 줄었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시총 증가율 1위를 차지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2차전지 소재 등 친환경 소재사업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그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2차전지업종이 크게 위축되면서 계열사의 주가가 급락했고, 그룹 전반에 주가 약세가 나타났다. LG그룹 역시 2차전지의 업황 부진에 따른 충격을 받았다. 올해 초 100조350억원이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76조7520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코스피시장 시총 3위인 현대차와의 격차가 2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삼성증권 조현렬 연구원은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보수적 판매전략 변화와 메탈 가격 반등 실패로 하반기에도 의미있는 주가 반등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가오는 미국 대선 이벤트는 2차전지에 대한 변동성을 키우는 리스크로 보수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6-27 16:20:11[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가 첫 본회의를 열고 정식 개원했지만, 출발부터 '반쪽 개원'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연속으로 파행 운영된 것이다. 이에 더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원 구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여야 대치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5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국회를 단독으로 개원했다. 야당은 이날까지 원 구성 협상에 나설 예정이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되며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원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회법 개정 이후 법정 시한 한 번도 못 지켜 국회는 1994년 지각 개원을 막기 위해 국회법을 개정했다. 개정 국회법은 국회의원 임기 개시 7일째에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선출된 후 2일 이내에 상임위원을 선임해야 하며, 국회는 그 다음 날까지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 22대 국회의 경우 6월 5일까지 의장단을, 7일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이 도입된 이후 국회법은 한차례도 지켜지지 않았다. 15대 국회는 원 구성까지 39일이 걸렸다. 16대, 17대 국회는 의장이 법정 시한 내 선출됐으나 원 구성은 각각 17일, 36일이 걸렸다. 18대 국회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문제로 대립이 격화되며 첫 번째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보냈다. 의장단 선출을 위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두 번째 임시국회를 소집해 표결했으며, 원 구성까지 88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20대 국회의 경우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기긴 했으나, 14일 만에 개원하며 법 개정 이후 최단기간 개원을 알렸다. 헌정사상 첫 '반쪽 개원'이 시작된 것은 지난 21대 국회부터다. 21대 국회 당시 여야 원구섭 협상이 결렬되자,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6월 5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선출했다.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장에 입장은 했으나 표결에 불참했으며, 자당 몫의 국회부의장 선출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기세를 이어 같은 달 15일 일부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하고, 29일에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마저 차지하며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했다. 이후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해 임기 시작 47일 만인 7월 16일에 개원해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은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썼다. 22대도 '반쪽'...헌정사 첫 野 단독 개원까지 일각에서는 이번 22대 국회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5일 개원은 했으나,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두고 극한으로 대치하고 있어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관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 배분안을 제출할 계획이나, 국민의힘은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이 경우, 국회의장이 강제로 상임위를 배정해 상임위원장 선출을 끝낼 수 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법대로 원 구성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법정 시한을 앞두고 22대 국회 원 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데 유감을 표한다. 마지막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6-07 17:04:49[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GNSS 지각변동 감시시스템에서 국토의 일 단위 변화량을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GNSS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GPS와 유사한 항법위성체계의 통칭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위치기준이 정립돼 우리나라 주변에 강진이 발생하는 경우 국토에 미친 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20년 구축돼 내부 연구용으로 운영해 왔다. 전국 상시관측소에서 GPS 등 항법위성의 신호를 24시간 수신해 국토의 정밀한 위치를 계산하고 지각변동량을 분석한다. 이번 개편으로 일반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관측기간 등 기본 분석값을 제공한다. 국토부 외 기관의 관측소까지 추가로 연결해 더욱 조밀한 분석도 가능해졌다. GNSS 지각변동감시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누적된 국토의 지각변동량을 확인한 결과, 우리 국토는 동남쪽인 하와이 방향(방위각 110도 11분 7초, 연간 이동속도 3.18cm/year)으로 연 3.1cm 가량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일 단위 계산결과도 확인 할 수 있어 우리나라 주변에 지각변동을 유발하는 강진이 발생하는 경우 국토에 미친 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일 단위로 계산한 정밀좌표는 국가기준점의 위치가 안정적인지 감시하고, 향후 지각변동량 누적 시 기준 좌표계를 변환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4-06-03 10: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