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5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1.5도 이내로 억제'라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가 어긋난 것이다.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에 이어 각종 기후지표도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구 기후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55도 상승했다. 175년간의 지구 평균기온 관측 기록 가운데 최고치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뚜렷한 징후들이 일제히 정점을 찍었다"며 "2024년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한 첫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며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상승 폭 1.5도'라는 제한선이 지난해 깨진 셈이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는지난 175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80만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근 10년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10년으로 기록됐다. 바닷속 열에너지 총량을 지칭하는 해양 열량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수온이 오르며 해빙(바다얼음)이 줄고 해수면 상승은 빨라졌다. 북극 해빙의 면적은 지난 18년간 역대 최저치 기록을 매년 새로 썼고, 남극 해빙도 지난 3년간 최저 기록을 경신해왔다. WMO는 "2023~2024년의 기록적인 고온은 온실가스 증가, 라니냐에서 엘니뇨로의 전환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리 기후협약에서 제시한 임계점은 장기적 목표라는 것이 WMO의 설명이다. 지난해 최초로 제한선을 넘어섰어도 기후 관리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 건 아니다"라며 "작년에 나타난 현상은 경고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5-03-19 18:21:52[파이낸셜뉴스] 최근 지구의 하늘 곳곳에서 덜컹거리는 항공기로 다치는 승객들이 급증하면서 주요국 정부를 중심으로 '난기류' 대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기류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며, 최대한 빨리 포착하고 안전띠를 오래 매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갑작스러운 난기류, 사망자까지 나와난기류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공기의 흐름을 뜻한다. 만약 비행기가 하늘에서 이러한 흐름을 만나면 크게 요동치거나 급강하·상승할 수 있다. 영국 레딩 대학교의 폴 윌리엄스 대기과학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고도 10~12km 상공에서는 거의 지구 전역에서 난기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영국 BBC는 올해 발표된 중국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매년 각국의 항공기들이 "심각하거나 그 이상의 난기류"를 만나는 빈도가 약 6만8000회라고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항공기에서 난기류로 크게 다친 승객과 승무원은 163명으로 파악됐다. FT는 난기류가 폭풍 등 눈에 띄는 기상 현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항공기에 탑재된 기상 관측 레이더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따로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대 18시간 이전에 앞으로 발생할 난기류의 약 75%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난기류는 맑은 하늘에서 발생한다. 이른바 '창천난류(CAT)'로 불리는 난기류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더러 이미 난기류에 휩싸인 다음에야 알아차릴 수 있다.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 비상 착륙한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는 미얀마 상공에서 갑자기 난기류에 휩싸여 62초 동안 2차례 치솟았다 떨어졌다. 해당 사건으로 영국인 승객 1명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난기류 사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미국 항공사의 경우 난기류에 따른 사망 사건은 1997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6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 이륙해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 항공 QR017편이 튀르키예 상공에서 난기류와 만나 12명이 다쳤다. 두 여객기가 겪은 난기류가 모두 CAT 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지구온난화로 난기류 증폭윌리엄스를 비롯한 레딩대 연구진은 지난해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 연구 레터스’에 1979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난기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CAT 가운데 항공기를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타격을 받는 '심한 난기류'의 연간 지속시간이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5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는 2022년에 미 CNN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행했고,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 년 동안 2배 또는 3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서양을 비행할 때는 10분 정도 난기류를 만날 수 있지만, 수십 년 안에는 20분, 혹은 3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난기류의 평균 지속 시간이 길어진다고 내다봤다. 이어 CAT가 2050~2080년에 급증한다고 전망했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난기류로 발생한 사고에서 승무원들이 난기류에 휩싸이기 전에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한 사례는 전체 약 28%에 달했다.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26일 미 CBS방송에 출연해 난기류 증폭의 원인이 기후 변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이미 우리의 교통수단에 영향을 끼치지 시작했다"면서 난기류가 "국내외 미국인 여행자들에게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스 역시 FT를 통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와 열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난기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CAT가 지구 북반구 및 남반구 상공에서 지구의 대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제트 기류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온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빠른 공기 흐름이며, 최근 지구온난화 때문에 극지방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 CAT는 일반적으로 제트 기류 경계에서 자주 관측된다. 새로운 안전 대책 마련해야부티지지는 "우리는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폭염으로 태평양 북서부의 케이블이 녹아내리고, 허리케인이 더욱 극단적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했다"며 "난기류도 15%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기후가 진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정책과 기술, 사회기반시설도 이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카타르항공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 항공사들이 기존 장비로 감지하기 어려운 CAT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 협력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각 항공사의 항공기들 비행 중 확인한 수백만 건의 난기류 측정치를 수집 및 분석하여 CAT 발생 현황을 조종사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사들을 조율하고 있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스튜어트 폭스 비행·기술 운영 국장은 해당 체계가 "비록 이미 난기류 발생 지점을 지난 누군가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측정치가 전혀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BBC는 영국 스완지 대학에서 높은 고도로 날아다니는 새에 측정기를 부착해 난기류 지도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더욱 간단한 대책은 기내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다. FT는 현대 항공기의 경우 난기류를 만나도 기체가 파손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달 싱가포르항공 사고에서도 난기류 발생 당시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승객들은 거의 다치지 않았다. 싱가포르항공은 24일 기내 안전 규정을 강화한다며 난기류 경고등이 울리면 승무원 역시 모든 식음료 제공을 중단하고 안전벨트를 매라고 지시했다. 미 비정부기구 세계비행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대표는 각국 교통 당국이 안전벨트 관련 규정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기류 발생 빈도가 높은 고고도 비행 시 기내 안전벨트를 항상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언급했다. 샤히디는 난기류 사고를 "안전벨트로 예방할 수 있다"며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한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확실히 일종의 경고"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27 11:08:39[파이낸셜뉴스]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여파로 미국과 캐나다 5대호의 올 겨울 얼음 면적이 50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줄었다. 5대호는 슈피리어호, 미시간호, 휴런호, 이리호, 온타리오호 등 5개 거대 호수를 일컫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이하 현지시간) '그레이트 레익스 환경연구소(GLERL)'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GLERL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4일 현재 북미 5대호에 형성된 얼음 면적은 전체 호수 면적의 0.43%에 불과하다. 과거 50년간 이맘때 평균 10.6%에 크게 못 미친다. 세계 최대 담수호 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하다는 뜻으로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캐나다 남부에 극단적인 기후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레이트레익스 기상국(GLWS) 수석 기상학자 토니 슈마허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을 촉발하는 엘니뇨 여파가 이 지역 온도를 지난해 연말 사상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슈마허는 엘니뇨 외에도 화석연료 사용이 또 다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지구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최소 1.1℃ 상승했다. 미 국립기상청(NWS) 초기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기온은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미시간호 인근에 자리잡은 위스콘신주 밀워키도 지난해 12월 이전 최고 기록을 깼다. 5대호 최남단에 자리잡은 수심이 가장 얕은 이리호, 디트로이트와 접한 이리호 인근 세인트클레어호는 올 겨울들어 얼음이 전혀 얼지 않았다. 5대호의 예년보다 적은 결빙은 대설과 강풍으로 이어질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얼지 않은 수면 위를 지나면 기압차로 인해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거대한 눈 또는 비구름을 형성하고, 강풍도 동반하기 때문이다. 슈마허는 미시간, 오하이오, 뉴욕주기 올 겨울 이른바 대규모의 '호수효과 눈'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06 07:58:27[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남대, 유타주립대, 동경대, 동경공업대 등 한·미·일 8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난 60년간 증가한 동아시아지역의 호우가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동안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걸쳐 호우의 강도가 17% 증가했다. 5일 KAIST 김형준 교수에 따르면, 여름 호우는 농업 및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며 홍수나 산사태 등의 재해를 일으켜 지역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는 등 인간 사회 있어서 커다란 위협 중 하나다. 여름 호우의 강도가 과거 몇십 년간 변화돼 온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보고됐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여름 호우는 태풍, 온대 저기압, 전선과 같은 다양한 프로세스에 기인하며, 여름 호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전선이 야기하는 호우에 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또한, 호우는 기후 시스템의 자연 변동 혹은 우연성에 의한 영향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전선 유래의 호우 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추산한 전선호우의 강도변화를 살펴봤다. 온난화의 영향은 동아시아의 연안 지역에서 전선호우의 평균 강도를 약 7% 증가시켰다. 인간활동에 의해 극한 호우강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비온난화 지구보다 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전선호우의 강도 변화는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KAIST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의 강도가 최근 반세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밝히고 그러한 변화에 이미 인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겨져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동시에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가까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공동연구진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지구 메타버스 실험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2-05 15:40:11[파이낸셜뉴스] 황제펭귄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1세기 안에 90%이상 사라질 것이라고 영국 연구진이 경고했다. 지난해 남극 바다얼음이 사라지면서 남극 일부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황제펭귄 무리 5개 중 4개가 번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국 남극연구소(BAS)는 24일 환경분야 국제 학술지 '지구와 환경 커뮤니케이션즈(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발표한 눈문을 통해 남극 해빙이 사라지면서 황제펭귄이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30년대 북극 해빙 사라질 위기 BAS 해빙 물리학자 제레미 윌킨슨 박사는 "황제펭귄의 비극은 해빙 손실이 생태계 파괴로 연결된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으며, 2030년대에는 북극의 해빙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이 길을 계속갈 수 없다는 인류에 대한 또 다른 경고 신호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S 연구진은 황제펭귄이 서식하는 남극 지역의 최근 14년간 위성 사진을 분석했다. 분석을 통해 로스차일드섬, 베르디 인렛, 스마일리섬, 브라이언 반도 및 프로그너 포인트 등에서 황제펭귄 무리 5개를 발견했다. 황제펭귄 무리는 로스차일드섬에 약 630쌍으로 가장 적은 수가 있었으며, 가장 많은 집단을 이루고 있던 스마일리섬에는 약 6500쌍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이 5개 무리중 로스차일드섬에 있던 황제펭귄들만이 번식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황제펜귄 무리들은 매년 같은 장소로 번식하러 돌아온다. 남극의 겨울에 해당하는 4~11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해안에 단단히 붙어 있는 안정적인 해빙 지역에 서식한다. 펭귄들은 선택한 번식 지역에 도착하면 남극의 겨울인 5~6월 알을 낳는다. 알은 65일 후에 부화되지만 새끼는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여름에 날개를 펴며 둥지를 떠난다. 황제펭귄 30%가 해빙 사라져 영향 연구진이 분석한 이미지에서는 황제펭귄 새끼들이 방수 깃털을 발달시킬 때보다 훨씬 먼저 번식지역 해빙이 사라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 2022년 12월 초에는 남극의 해빙 범위가 2021년에 설정된 역대 최저치와 일치했다. 해빙이 가장 많이 사라진 곳은 남극 반도 서쪽인 벨링스하우젠 해 중앙과 동부 지역이었으며, 2022년 11월에는 해빙이 아예 녹아 없어졌다. 또 지난 45년간의 남극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016년 이후 최근 4년간은 얼음이 있던 해안가 면적이 가장 적었다. 그 중 더 해빙이 적었던 때는 2021~2022년과 2022~2023년이었다. 또 2018~2022년 남극 62개 지역에 분포된 황제펭귄 무리중 30%가 해빙이 사라져 영향을 받았다. 연구진은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 현재 남극의 바다얼음 면적은 1570만㎢로, 1981~2022년 평균치보다 220만㎢ 줄었다"고 말했다. 이는 2022년 8월 20일 최저치를 기록했던 1710만㎢를 훌쩍 뛰어넘었다. 즉, 한반도 면적의 10배 정도인 바다얼음이 사라진 셈이다. 현재 황제펭귄의 개체수는 대규모 사냥이나 과잉 어업, 기타 지역적인 인간 활동과 상호작용에 노출된 적이 없다. 연구진은 황제펭귄이 해빙이 사라지면 다음해에는 더 안정된 지역으로 서식지를 이동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지역 전체 해빙이 사라진다면 지금까지 황제펭귄이 해왔던 생존전략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 BAS 피터 프레트웰 박사는 "황제펭귄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이와 같은 극단적 해빙 손실 사건이 더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24 14:31:04[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기후표준전략기술연구단이 온실가스의 기후변화 기여도를 나타내는 지구온난화지수(GWP)를 정확히 산출할 정밀측정기술을 개발했다. GWP는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다른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환산한 지수다. 이번 기술 개발로 반도체 업계 등에서 활발히 연구 중인 친환경 대체가스의 지구온난화 영향에 대한 검증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KRISS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고분해능 분자분광학 측정기술은 최고 수준의 복사효율 측정신뢰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복사효율 측정절차를 제안했을 뿐만아니라 국가표준에 기반해 복사효율 측정절차를 마련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KRISS는 미국, 영국, 중국 등 선진 표준연구기관은 물론 국제적 연구그룹과 협력해 대체가스 GWP 측정절차를 확립할 계획이다. 임정식 단장은 "이 기술로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대체가스 개발에서 국내 산업계가 주도권을 확보할 초석이 될 것"이라며 "향후 복사효율 측정표준을 더욱 강화하고 대기수명 측정표준을 추가로 확립해 GWP 측정의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복사효율의 정밀측정을 위해 기존 가스분석기 대비 500배 수준의 분해능을 갖춘 고분해능 분광기와 측정품질 유지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이용해 육불화황, 삼불화질소, 메탄 등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주요 온실가스들과 대체가스 후보물질들의 복사효율을 분석하고, IPCC가 제시한 GWP 값의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특히 최근 산업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저탄소배출 대체가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검증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정확한 GWP 평가를 기반으로 GWP가 낮은 대체가스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면 산업부문의 탄소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한편, 온실가스가 지구 온도를 얼마나 올리는지는 크게 두 가지에 달렸다. 하나는 태양복사 적외선의 흡수척도인 복사효율, 다른 하나는 복사열을 흡수한 온실가스가 분해되지 않고 대기 중에 머무르는 시간인 대기수명이다. 복사효율이 높고 대기수명이 길수록 GWP 값이 크다. 그동안 GWP 산출에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측정절차가 미비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별 GWP 값을 제시하고 있지만, 회차별로 측정값이 상이하고 학계의 연구결과도 서로 달라 신뢰성이 부족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10 15:28:14지난 13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쏟아진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침수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한 사람이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충북 청주 오송에서는 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밀어닥친 물에 잠겨 10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 경북 등지에서도 산사태로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자연재해의 강도는 해마다 세지고 있다. 집중호우를 넘어 '극한호우'라는 공식 용어가 등장할 만큼 매우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극단적인 비가 쏟아지는 일이 잦다. 이상기후는 비단 한반도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온이 최고 56도까지 오르는 살인적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45년 만의 최악의 홍수가 인구 밀집지역을 침수시켰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극한적 날씨가 인간의 건강과 농업, 에너지, 물 공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기후의 근본원인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초래한 지구온난화다. 미국 우드웰 기후연구센터는 평균온도가 17도를 넘은 7월 날씨는 12만500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온이 오르면 공기에 수분이 많아져 일부 지역에선 폭염과 가뭄을, 다른 지역에선 폭우를 초래한다. 유럽이 폭염에 신음하는 동안 반대편 미국 동북부에서는 지난 10~11일 한 달에 내릴 비가 이틀 동안 쏟아졌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폭염과 산불, 폭우 등의 이상기후는 결국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가 원인이 된 인재(人災)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세계적인 견지에서 보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후협약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이 하나다. 우리나라도 부과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방재대책 강화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재난 매뉴얼과 재해방지 시설로는 초강력 재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지하차도가 침수돼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오송 사고도 범람과 제방 붕괴의 위험이 있는 하천 인근의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것이 큰 이유다. 해마다 반복되는 재해에 눈 뜨고 당하는 일은 더 없어야 한다. 기록적인 폭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시설물 건설기준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허술하게 쌓은 제방은 붕괴될 위험성이 당연히 크다. 물이 불어난 미호천 범람을 막으려고 모래를 쌓아 올렸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형사처벌감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안이한 행정력이 문제다. 이번 수해에서 발생한 사고도 조금만 치밀하게 대처했다면 막을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재난이 닥치면 과잉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속하고도 과감한 대응책을 구사해야 한다. 해마다 강조하는 것이지만 재난대처 능력을 다시 점검하고 매뉴얼도 그때그때 다시 짜야 한다.
2023-07-16 18:45:02[파이낸셜뉴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가 지구환경과 인류건강을 위해 전 메뉴에 사용되는 번(버거용 빵)을 100% 식물성으로 전격 전환한다. 19일 신세계푸드는 20일부터 ‘노브랜드 버거’에서 판매하는 모든 버거에 100% 식물성 재료로 개발한 ‘베러 번(Better Bun)’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베러 번’은 번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버터,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재료를 대신해 100%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것으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패티, 토마토, 양상추, 소스, 치즈 등 다양한 버거 재료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노브랜드 버거’의 100% 식물성 번으로의 전환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 저감화에 기여하고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버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버거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식문화가 확산되는 점에 주목해 자체 개발 및 테스트 해 온 100% 식물성 번을 전 메뉴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노브랜드 버거’를 지구환경, 인류건강, 동물복지에 앞장서는 버거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04-19 10:49:25[파이낸셜뉴스]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9일부터 수소불화탄소(HFC) 감축을 위한 '오존층 보호 등을 위한 특정물질의 관리에 관한 법'이 시행된다고 18일 밝혔다. 오존층 보호법은 '키갈리 개정서'에 따른 것으로 지구온난화물질인 HFC류에 대한 국내 소비량 감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법 시행 이후 산업부는 내년부터 2045년까지 기존 사용량의 80%를 감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기업들과 간담회 등을 갖고, 감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제2종 특정물질(HFCs)을 제조·수입·판매하고 있는 자는 오는 6월19일까지 제조업 허가, 2023년도 제조수량·수입 허가 및 판매 계획 승인 등을 받아야 한다. 한편 '키갈리 개정서'는 2016년 10월 열린 몬트리올 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기존 오존층파괴물질 외에 강력한 지구온난화물질인 수소불화탄소(HFC)까지 감축하기 위해 채택됐다. 개정서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전세계 137개국에서 참여했다. HFC는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의 대체물질로 사용됐으나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 발견돼 규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4-18 11:21:41[파이낸셜뉴스]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2040년 내 지구의 지표 온도가 산업혁명 시대 이전 대비 평균 1.5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사회가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 195개국이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IPCC)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총회에서 통합적인 단기 기후 행동의 시급성을 강조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4년 5차 보고서를 낸 이후 9년 만이다. IPCC의 평가보고서는 국제사회에서 각종 기후변화 협상을 진행할 때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IPCC는 1990년부터 기후변화 근거와 관련 정책 방향을 담은 평가보고서를 5~6년 간격으로 발간해왔다. 2014년 승인된 제5차 평가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됐다. 6차 평가 주기는 2015년 시작됐는데 이날 나온 종합보고서는 2018~2022년 출간된 6개 실무그룹·특별보고서를 포괄한 것이다. IPCC는 2040년 내에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국제사회가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협의한 목표치다. 전 지구 지표 온도를 1850~1900년과 비교해 2011~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1.1도로 상승했다. IPCC는 1995~2014년 대비 2081~2100년 평균온도를 추정해 21세기 안에 지구 온도가 1.4~4.4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온이 올라갈 경우 이상기후의 강도와 범위가 더 넓어지고 식량안보나 기대수명 등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IPCC는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의 화석연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잠재 배출량은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남은 탄소 허용 배출량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IPCC는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남은 탄소 배출 허용량을 500GtCO2 수준으로 추정한다.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60GtCO2eq였던 점을 고려하면 관련 정책이 강화되지 않는 이상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IPCC는 "2020년까지 시행된 정책들을 보면 2030년에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명시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시기보다 3.2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수요관리 △에너지 및 자재 효율성 △순환 자원 흐름 △저감 기술 △생산 공정의 혁신적 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다. 이에 기후 탄력적 개발로의 경로 전환을 위해 정책적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IPCC는 강조했다. 기후 탄력적 개발은 지속 가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온실가스 완화 및 적응 조치를 적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국제 기후변화 협상의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파리협정의 장기 온도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하는 체계인 '전지구적 이행점검'을 실시할 때 이 보고서가 중요한 투입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3-20 23: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