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아세안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태국 원자력연구소(TINT)에 수출하는 '지르코늄-89(Zr-89)'의 양이 암진단 1회 사용분에 불과하지만 수백만원에 해당한다. 연구원은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태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고품질의 지르코늄-89 생산 안정화를 위해 시스템을 단계별로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정제 및 제어시스템에 이어 냉각시스템을 개발해 지르코늄-89 생산량을 30%(200mCi→ 260mCi) 증량했다.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 수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르코늄-89는 체내 약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영상용 방사성동위원소로, 반감기가 길어 의약품, 나노 바이오소재 등의 장기간 이동을 추적하는데 뛰어나다. 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에 쓰이며 종양, 면역연구 등 다방면에 활용된다. 태국 원자력연구소는 현재 유방암세포를 찾아내는 유방암 진단제 개발이 한창이다. 진단제에 지르코늄-89을 주입하면 체내에 퍼져있는 유방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확인된 암세포를 방사선이나 약물 등으로 제거한 후 다시 진단제를 투여해 치료 경과를 확인 할 수도 있다. 태국의 연간 유방암 발병률은 2020년 인구 10만명당 37.8명으로 전체 여성 암 발병 건수 중 1위에 해당한다. 이에 2019년부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및 이용연구에 대한 국제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지르코늄 수출을 의뢰했고, 올해 처음으로 관련 연구를 시작한다. 한편, 연구원은 2018년 지르코늄-89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 등 국내 연구 기관과 병원에 연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 보급을 넘어서 2022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원자력공사에, 2023년에는 파키스탄 암병원에도 수출하는 등 국산 동위원소의 수출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아울러 아·태원자력협력협정 사무국(RCARO)과 협력해 아시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30 16:01:31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팀이 암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해 대장암 세포를 죽이는 암치료용 나노물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퓨쳐켐(220100)이 강세다. 이 나노물질로 세포실험에서 암세포를 80% 이상 죽였을 뿐만아니라 동물실험에서도 대장암조직을 파괴해 7분의 1로 만들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암치료용 나노물질은 암세포에 원투펀치를 날려 죽인다. 또한 나노물질은 몸 속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처음 주입한 암세포에 달라붙어 정상 세포나 조직의 파괴를 최소화했다. 박정훈 박사는 이 나노물질은 비싸고 다루기 힘든 치료용 방사성원소를 대체한 것으로, 진단검사에 쓰이는 영상용 방사성원소도 충분히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물질 주입 18일후 관찰한 결과, 산화티타늄과 지르코늄89, 산화망간이 결합된 나노물질은 대장암 조직을 3㎣까지 작게 만들었다. 반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실험쥐와 산화티타늄·트랜스페린만으로 만든 나노물질을 주입한 실험쥐에서는 대장암조직이 450㎣까지 커졌다. 산화망간을 입힌 나노물질도 약간의 효과가 있지만 대장암조직이 99㎣까지 커졌다. 연구진은 다음으로 폐암과 간암에 이 나노물질을 사용해 실험할 예정이다. 박정훈 박사는 "암조직이 DNA가 깨지면 다 죽게 돼 있기 때문에 방사선에 의한 자외선이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다른 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화장치의 연구개발은 과기정통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개발한 원격제어 프로그램은 저작권 등록을 마쳤고, 생산 자동화장치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회사 (주)퓨쳐켐에 기술이전 하고 연구원은 2014년 퓨쳐켐과 동위원소 생산 상호협력 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023-03-09 10:45:39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희유금속 지르코늄의 비축물량를 방출한다고 6일 밝혔다. 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다. 지르코늄은 내열성과 내식성이 우수해 건설·화학·항공우주·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희유금속으로 전량 수입한다. 건설, 안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의 환경검사 강화로 인해 생산량이 줄고 있다. 또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원광석 채굴도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르코니아(지르코늄 화합물) 가격이 1년 8개월새 2배나 올랐다. 2016년 12월 t당 3만1913위안에서 올 8월 기준 6만125위안에 거래된다. 산업부는 "이번 비축물량 방출은 전략비축의 취지에 맞게 민간의 수급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한다. 공정성을 위해 신청업체의 연간 수요량 등을 고려해 적정하게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축광산물 방출은 수급위기 발생 시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정부의 긴급 조치다. 비축수행기관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비축 광산물 가격과 수급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평상시 개별기업이 겪는 일시적인 수급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티타늄, 크롬, 몰리브덴, 텅스텐 등 비축광산물을 빌려주고 일정기간 경과 후 동종의 현물로 상환받는 대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9-06 14:20:13[파이낸셜뉴스] "항균제나 구충제로 쓰이는 티몰은 1g당 551원이지만 방사선을 쪼이면 면역 조절 및 항암제의 원료인 티모퀴논으로 만들 수 있어 11만원이 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10일 방사선을 활용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민 건강은 물론 경제와 문화, 산림 자원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은 활용 분야에 따라 원자력에너지와 방사선 기술로 나뉜다. 이중 방사선 기술은 공업과 환경, 생명공학과 농업, 방사선기기와 방사성 동위원소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선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극대화한 한계돌파형 기술인 '대체불가 방사선 강점 기술'에 R&D를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다른 기술로 대체가 불가능한 방사선 기술과 기존 제조 공정의 효율을 혁신할 수 있는 방사선 기술을 의미한다. 우선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입자 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으로 폐암간암유방암을 진단하는 플루오린-18(F-18), 전립선암과 림프종을 치료하는 구리-67(Cu-67) 등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해 국내 병원은 물론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는 저마늄-68(Ge-68)과 지르코늄-89(Zr-89)을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정병엽 소장은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소는 태양에서 쏟아지는 방사선에도 견딜 수 있는 우주용 전자부품 개발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475억원을 투입하는 내방사선 국가전략반도체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주항공, 모빌리티, 국방, 원정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방사선에 의한 오동작이나 고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신약개발과 백신, 육종, 문화재와 산림 보호, 산업과 축산 악취 처리, 전고체 배터리, 보안검색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 소장은 "전북 정읍에 연구소가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입주 공간에 16곳 모두 찼으며, 4개 기업이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골이라 할 수 있는 곳에 기업들이 모이는 이유는 방사선을 연구 시설이 접적돼 있어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소기업 10곳 중 7곳이 정읍 방사선연구소에서 탄생했다. 대표적으로 1호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는 2015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서울프로폴리스, 아큐스캔, 라비, 바이오메이신, 해븐코리아, 이피에스 등이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10 14:57:40[파이낸셜뉴스] 반도체와 2차전지의 핵심 기술에 적용되는 차세대 소재 관련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ETF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KoAct’의 다섯 번째 ETF로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를 14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첨단산업 소재 관련 ETF는 부품, 장비 등과 함께 구성되거나 양극재와 음극재 등의 기존 소재에 집중했다면, 이번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는 반도체와 2차전지의 차세대 소재와 공급망 관련 기업에만 투자하는 국내 첫 ETF다. 반도체 작동 속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미세화 공정이 한계에 달했고, 2차전지 또한 안정적인 에너지 저장기술의 핵심인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이는데 어려움이 예상되는 등 주요 첨단산업이 기술적 난관에 맞닥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각 분야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차세대 소재 개발과 적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기능성 신소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는 △새로운 기술변화로 신규 도입되는 소재 △기술난이도가 올라가면서 더 많이 채용되는 소재 △이러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가공되는 소재공급망에 투자한다. 이처럼 이 상품은 반도체와 2차전지의 핵심 기술에 적용될 차세대 소재를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대한민국 주요 산업의 변화에 미리 투자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한편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의 포트폴리오에는 동진쎄미켐(7.0%), 티이엠씨(7.0%), 원익QNC(6.0%), 레이크머티리얼즈(6.0%) 등 반도체와 2차전지의 핵심소재를 생산, 유통하는 업체가 담겨 있다. 총 보수는 연 0.5%다. 현재, 반도체는 공정이 머리카락의 10억분의 3정도까지 미세화되면서 발열, 크랙(Crack)과 같은 문제로 불량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미세공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발열을 낮춰주거나 절연막을 형성해주는 신규 소재들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반도체 선폭이 미세해지면서 얇아진 트랜지스터들의 전류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하프늄, 지르코늄과 같은 생소한 소재를 활용한다. 이외에도 정밀한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에 들어가는 소재도 바뀌고 있다. 이같이 반도체분야는 발전 과정에서 항상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고 적용돼 왔다. 2차전지 또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충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새로운 소재를 연구해 발굴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전망이 하향되면서 2차전지 소재업체의 매출 전망도 하향되고 있지만, CNT(Carbon Nano Tube)도전재, 실리콘 음극재, 황화리튬과 같은 신소재 배터리 기술이 개발될수록 고기능성 소재들의 수요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산업자원통상부에서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하는 등 희토류와 같이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자원의 공급망을 국산화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희귀가스, 흑연, 희토류 등 185개 자원 및 소재의 국산화 및 자급화를 추진하는 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략솔루션총괄은 “반도체, 2차전지 산업은 기술 발전에 따라 핵심소재의 변화와 수요 증가 역시 빠르게 진행돼 온 만큼 차세대 소재 개발과 관련된 기술력과 공급망에 특화된 기업들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KoAct테크핵심소재공급망액티브는 정부의 자원 자립화 정책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차세대 소재 밸류체인을 선별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액티브하게 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5-14 14:44:31[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POSTECH) 신소재공학부·친환경소재대학원 강병우 교수팀이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탄산염을 잘 활용해 특별한 장비 없이도 고에너지·고효율의 전고체 나트륨-공기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다른 금속-공기 배터리보다 3.4V의 더 높은 방전 전위로 인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였으며, 100사이클에 걸쳐 0.1㎃㎠에서 86%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 . 12일 POSTECH에 따르면,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로 알려진 '금속-공기 배터리'는 지구상에 풍부한 산소와 금속으로 전력을 만드는 배터리다. 금속-공기 배터리는 금속과 산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인해 탄산염이 형성되는데, 이 탄산염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골칫덩이다. 때문에 정제된 산소를 사용하거나 대기 중 산소만 선별해서 활용할 수 있는 산소 투과막 등 추가 장비가 별도로 필요하다. 연구진은 천덕꾸러기였던 탄산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트륨계 산화물 '나시콘'을 사용했다. 나트륨과 지르코늄(Zr) 등 여러 원소로 구성된 나시콘은 고체 상태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고체 전해질로 전기화학적·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 나시콘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나트륨 금속이 있는 전극을 공기로부터 보호하고, 배터리가 작동할때 형성되는 탄산염이 분해되는 것을 촉진했다. 그 결과, 탄산염의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증가했다. 또 배터리를 충방전할 때 발생하는 전압 차이가 크게 줄어 에너지 효율까지 끌어올렸다. 뿐만아니라 나트륨 이온을 전극 내부로 빠르게 전달해 전기를 출력하는 성능까지 향상됐다. 결국, 산소를 선별하는 별도 장치 없이 금속과 공기만으로 배터리를 구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강병우 교수는 "차세대 고에너지 금속-공기 배터리의 고질적 문제였던 탄산염 활용법을 찾았다"며, "대기 중에서 안정하고, 넓은 전압 범위를 가진 고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 플랫폼으로 차세대 전고체 금속-공기 배터리 분야를 이끌어가겠다"는 말했다. 한편, 강 교수는 박희택 박사(현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과 함께 이번에 개발한 나트륨-공기 배터리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5-12 14:08:29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방사성동위원소와 유전자 가위를 결합해 양전자 단층촬영(PET)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 간경화 질환이 있는 실험쥐에 새로 개발한 바이오 소재를 투여해 72시간 동안 이동경로와 치료효과를 파악했다. 23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유전자 가위 중 하나인 '카스12a'(Cas12a) 단백질과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접목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개발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가위를 치료제로 승인하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의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교체해 질병을 억제하는 도구다. 유전자 가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 RNA와 표적부위를 인식하고 잘라내는 효소단백질로 구성돼 체내에서 움직인다.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체내에서 오래 머물지 않아 안전한데다,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하지만 유전자 가위는 분자 크기가 크고 구조가 복잡해 다른 물질과 결합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적절한 배양 온도, 시간 등 최적의 조건을 찾아 유전자 가위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르코늄-89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간경화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했다. 이 유전자 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 캡슐화해 정맥주사로 간에 전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23 18:22:03[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방사성동위원소와 유전자 가위를 결합해 양전자 단층촬영(PET)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 간경화 질환이 있는 실험쥐에 새로 개발한 바이오 소재를 투여해 72시간 동안 이동경로와 치료효과를 파악했다. 23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유전자 가위 중 하나인 '카스12a'(Cas12a) 단백질과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접목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개발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가위를 치료제로 승인하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동식물의 유전자에서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교체해 질병을 억제하는 도구다. 유전자 가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 RNA와 표적부위를 인식하고 잘라내는 효소단백질로 구성돼 체내에서 움직인다.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체내에서 오래 머물지 않아 안전한데다,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하지만 유전자 가위는 분자 크기가 크고 구조가 복잡해 다른 물질과 결합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적절한 배양 온도, 시간 등 최적의 조건을 찾아 유전자 가위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르코늄-89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간경화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했다. 이 유전자 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 캡슐화해 정맥주사로 간에 전달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PET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유전자 가위의 작용 여부를 알 수 있었다. 박정훈 박사는 "이 새로운 소재는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추적해 유전자 가위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특정 DNA로 찾아가는 유전자 가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소재를 약물 전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스(JCR,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발표, 1월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포항공과대학(POSTECH) 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서 주관하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 누리집에도 논문이 등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23 14:05:13[파이낸셜뉴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 연구팀은 금속유기구조체(MOF)를 활용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빠르게 치유하는 원천기술을 고안하고 효과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세균,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 및 치료하는 항생제는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데 공헌을 한 약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의 발생 비율이 증가하며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피부에 바르는 국소항생제(연고)나 경구용 알약, 주사 등 다양한 형태의 항생제의 경우 오남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 중 국소항생제의 경우 일반인이 쉽게 구비할 수 있어 자연히 아물 작은 상처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된다. 또 의료기관조차도 피부 조직검사, 단순 절제술 등 감염 위험이 낮은 상황에서도 국소항생제를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경각심이 낮은 실정이다. 연구팀은 기체, 분자 등의 저장과 분리에 주로 응용되는 금속유기구조체를 활용, 상처 치유를 방해하는 주요 염증 매개체의 양을 조절해 항생제 없이 피부 상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 결과, 연구팀은 생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적용 가능한 ‘지르코늄 금속유기구조체(Zr-MOF)’를 통해 산소 종(ROS), 질산 산화물(NO), 사이토카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상처 치료 효능이 두 배 가량 향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없이 빠르고 효율적인 상처 치유가 가능한 원천기술을 고안하고 효용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적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진다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 억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찬영 교수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국소항생제 오남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과발현 물질을 제거하는 원리기 때문에 비슷한 접근이 필요한 다른 치료에도 확장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15 11:41:55SK온이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 전도도를 갖는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공동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고체전해질이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론상 배터리 용량을 25%까지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SK온은 8월 31일 단국대 신소재공학과 박희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개발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관련 연구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표지논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SK온과 단국대 공동연구팀은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SK온에 따르면 이 고체전해질은 리튬이온 전도도를 크게 높이고, 대기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리튬이온 전도도는 전해질 내 리튬이온의 이동속도로, 속도가 빠를수록 이차전지 배터리 출력이 커지고 고속으로 충전된다. 양측 연구팀은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인 리튬-란타넘-지르코늄-산소(LLZO)의 첨가물질 조정을 통해 리튬이온 전도도를 기존보다 70% 개선했다. 또 미세구조 제어기술을 활용, 안전성을 높였다. SK온 관계자는 "고체전해질은 통상 수분(H2O)과 이산화탄소(CO2)에 취약해 장시간 대기에 노출되면 전해질로서의 기능이 떨어지지만 이번 고체전해질은 매우 우수한 안정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용량도 늘릴 수 있다. 액체전해질을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LiB)의 사용 전압은 최대 4.3볼트(V)지만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최대 5.5V까지 늘어난다. 이를 배터리 제작에 적용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배터리 용량을 최대 25%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최경환 SK온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장은 "이온전도도와 대기안정성을 모두 갖춘 이 고체전해질은 고품질 전고체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혁신기술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압도적인 미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차세대 배터리 분야의 성장 기회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8-31 18: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