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수도·신공항 등 굵직한 국책사업의 운명을 놓고 논란의 불씨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들 사업은 역대 정권에서도 이해당사자간 입장차가 첨예하고 국론분열이 심각했던 문제지만 현 정부에서도 여야 정치권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오히려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문화하는 문제는 가장 폭발력이 큰 매머드급 이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제안하면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문화하는 내용을 포함시키자는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일을 두고 충청권이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추미애 대표가 진화에 나섰다. 추 대표는 6일 이해찬·박범계 의원과 세종시 등이 공동 주최한 '행정수도개헌 국회대토론회' 축사에서 "그것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약간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전혀 불안해하지 마시라"며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못 박는 명문화가 될 것이라고 다짐 드리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도권에서도 명문화 요구를 들고 나올 수 있는 등 지역간 갈등 재연도 예상된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공약사안으로 2004년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따라 서울에서 충남 연기 공주시로 이전을 계획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폐기되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축소되어 현재는 서울과 세종이 정치 행정의 이원화 구조로 운영 중이다. 행정수도 명문화 문제는 지역구 정치인들도 갈등 제공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0월31일 국감에서 "서울을 수도,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하는 수도조항이 새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명문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지루한 갈등 끝에 매듭이 지어진 김해신공항도 다시 갈등을 예고 중이다. 정부가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고 지난달 국토부가 김해공항을 계획대로 확장 추진키로 했지만 정치권 일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민홍철 의원 등 김해 거제 지역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백지화하고 신공항을 가덕도에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에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대구시가 김해· 대구 공항 모두 거점공항으로 하자는 논리를 펴면서 지역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권이 지역간 이해가 첨예한 주요 국책사업에 대해 섣불리 한쪽의 편만을 들어줘서는 지역갈등 심화 등 국론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종 주요 사업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17-11-07 15:54:55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원장 최두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354명을 대상으로 11일부터 장기교육과정을 시작했다. 이날 입교한 지방공무원 354명은 앞으로 열 달 동안 공직가치, 국정과제, 지방자치원리, 지역갈등관리, 자기주도연구 등에 관한 교육을 받게 된다. 지방행정연수원은 특히 지역갈등 전문가이자 문제해결형 공직자 양성을 목표로 자기주도학습과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인 지방행정연수원은 올해 지방핵심간부 국정과제 세미나 과정을 신설하는 등 총 204개 과정에서 약 15만명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5-02-11 13:28:27【파이낸셜뉴스 양주=노진균 기자】 경기 양주시의 종합장사시설(화장장) 건립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진보당까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른바 '님비(NIMBY·지역 이기주의) 현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진보당 양주동두천지역위원회는 3일 성명을 통해 "시가 화장장을 포함한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하면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며 "시민 전체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은 화장장 건립 예정지인 백석읍 방성1리 광백저수지 일대가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도로로 회천 신도시와 연결된다는 점을 들어 의견 수렴 대상지 선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양주시의원들도 10월 30일 성명서를 통해 입지 재검토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천신도시와 옥정신도시 주민을 비롯한 양주시민들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시민들은 양주 한가운데 화장장을 짓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주시는 10월 31일 성명을 통해 "종합장사시설 건립사업에 정쟁은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각계 대표와 전문가들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설치 후보지 공모, 부지 선정 절차, 각종 타당성 조사와 용역, 공동 추진 6개 시 투자협약서 체결 등 사전행정절차를 공개적으로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방성1리 종합장사시설유치위원회(유치위)는 11월 1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성명을 규탄했다. 유치위는 "종합장사시설을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며 "모든 과정이 공개적이었고 밀실에서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뒤늦게 위치 선정 부적정을 언급하는 것은 건립사업 반대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주시는 부지 변경 요구에 "설득력 있는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00억원의 기금 등 각종 주민지원사업을 준비 중인 해당 지역 주민과 건립 사업을 지지하는 시민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지금 양주시에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닌 정치"라며 "시의원들은 전체 시민을 위한 이익과 임박한 화장 대란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에 따른 대안도 함께 제시하면 집행부에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업은 백석읍 방성리 산75 일원에 총 2092억원(국·도비 245억원 포함)을 투입해 장례식장 6실, 화장로 12기, 봉안당 2만기 등의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주시를 비롯해 남양주시, 의정부시, 구리시, 포천시, 동두천시가 참여해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시는 올해 말까지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에 착수한 뒤 내년 상반기 지방재정투자심사와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승인받아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토지 보상과 실시설계에 나설 계획이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08 22:13:03【파이낸셜뉴스 하남=노진균 기자】 전력 공급의 핵심 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하남시 간 동서울변전소 증설사업을 둘러싼 행정심판 결과가 6주 뒤로 미뤄졌다. 4일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행정심판에서 1호 안건으로 상정된 해당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심리기일을 오는 12월 16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행정심판법상 행심위 판단에 따라 최대 6주까지 연기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전이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경기도에 청구한 행정심판 결과는 빨라야 다음 달 중순에나 나올 전망이다. 경기도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제출된 서류가 방대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연기 사유를 밝혔다. 한전이 9월 6일 경기도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하남시와 법리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일 일정이 무산된 것이다. 전력 업계에서는 송전망 건설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기간망인 송전망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행정심판위원회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남시는 9월 23일 한전의 주장을 부인하는 1차 답변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대리인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검토 사항과 하남시의회의 행정사무특별조사 결과 보고 등이 담긴 추가 답변서를 제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역시 같은 날 600페이지 분량의 추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정부의 동해안~수도권 HVDC(초고압직류송전)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한전이 6996억원을 투자해 하남시 감일동 산2번지 일대 연면적 6만4570㎡ 규모 변전소를 2026년까지 옥내화하고 HVDC 변환설비를 증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하남시는 올 8월 한전이 신청한 345kV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건축허가·옥내화 토건공사 행위허가·옥내화 관련 전력구 정비공사 행위허가와 500kV 동서울 변환소 본관부지 철거공사허가 등 4건의 허가신청을 불허했다.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피청구인 또는 행정심판위원회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행정심판위원장이 직권으로 30일 연장할 수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04 18:18:51【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의회가 지난 7월 후반기 운영에 들어갔지만 의장 선출 과정의 무효표 논란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간 파벌 다툼으로 3개월가량 의장 공석 사태를 빚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당 장악력 강화가 시급한 국민의힘 중앙당이 최근 직접 수습에 나서면서 의장 재선거 일정이 정해졌다. 하지만 울산시당 내 계파 간 경쟁이 극에 달해 정상화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석 사태 수습... 갈등 확대 우려도 3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의장 공석 사태는 지난 6월 후반기 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장 후보 선출이 발단이 됐다. 소속 시의원 20명 전원이 모인 의원총회에서 이성룡 의원이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10대10 동표가 나왔지만 다선 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이성룡 의원(3선)이 안수일 의원(2선)을 제치고 후반기 의장 후보로 추대됐다. 그런데 지난 6월 25일 22명의 전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안 의원이 당내 결정을 거부하고 출마를 감행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본선거에서도 11대11 동수가 나왔고 결국 이성룡 의원이 또다시 '다선 우선 원칙'으로 의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검표 과정에서 이 후보를 찍은 투표지에 도장이 두 번 찍힌 투표지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울산시의회 의장 등 선거 규정'에는 '동일 후보자란에 2개 이상 기표된 것'을 무효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다. 안 의원이 이를 근거로 자신이 의장이라며 의회의 의장 선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가처분과 '의장 선출 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8월 16일 열린 가처분 심리에서 법원은 문제가 된 투표용지를 확인한 뒤 무효표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성룡 의장은 곧바로 직무가 정지됐다. 이어 이 의장은 의회 정상화를 이유로 의장직도 사퇴했다. 문제는 이후 이 의원과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파벌 다툼이 심화되면서 의장 재선거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채 3개월째 의장 없는 의회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의장 공석이 장기화되면서 안팎으로 비판이 이어지자 당내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국민의힘 중앙당이 직접 개입했고, 결국 울산시의회는 오는 18일 의장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앞서 의장 선거 파행의 중심에 있던 안수일 의원은 당의 징계가 예상되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울산시의회는 국민의힘 19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인 상태로 의장 재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성룡 의원, 다시 기회 잡아 법원의 '의장 선출 효력 정지' 결정으로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직에서 물러났던 이성룡 시의원은 오는 18일 진행될 의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돼 또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1일 열린 국민의힘 울산시당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과 함께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기환 의원이 출마를 신청했다. 당 소속 시의원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로 의장 후보 선출이 진행됐다. 김기환 의원은 탈당한 안수일 의원 진영이다. 동표가 나오면 이번에는 같은 다선이지만 연장자인 김 의원이 유리했다. 다만 안 의원이 탈당해 불리한 상황에서 투표가 진행됐고, 이성룡 의원이 10표를 얻어 9표를 얻은 김기환 의원을 1표 차로 제치고 국민의힘 의장 후보로 다시 선출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재선거에서도 이성룡 의원이 다시 의장에 선출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파행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로 나선 두 후보에게 '후보자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의장 선거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으며, 당적 이탈과 변경 등 해당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 단속에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선거에는 무소속 안수일 의원도 참여하기 때문에 안 의원이 후보로 나오거나 김기환 의원이 총회 결과에 불복하고 출마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안수일 의원 진영과 이성룡 의원 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내 형성된 계파 간 경쟁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자칫하면 사태 수습은커녕 오히려 갈등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당 측 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의원의 의장 선거 출마, 총회 결과에 불복해 야당과 합세한 국민의힘 반란표 등 돌발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선거 투표권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2명이 누구를 지지할지도 변수다. ■오는 2026년 울산시장 선거 전초전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를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의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지역 정가는 오는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지목했다. 차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장의 정치적 입지는 2년이 채 남지 않은 기간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 김두겸 울산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사업, 예산 등에 대해 울산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그 역할의 중심은 의장이다. 의장 또한 출신 지역의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노리려면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해 줄 울산시장과의 상호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 울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내부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는 점도 시장과 의장의 협력 강화를 요구하게 만든다. 김두겸 시장이 당선됐던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김 시장은 5선 의원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및 서범수 의원과 경쟁을 벌였다. 또 본선에서는 갑자기 보수 진영의 박맹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시의장 재선거는 사실상 당내 울산시장 선거 경선의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음 시장 선거에는 서범수, 박성민 등 재선 의원들이 도전할 것으로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3선인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까지 4파전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계파를 형성한 시의원들도 다가올 지방선거의 구·군 단체장 또는 시의원 공천을 위해 리더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파 간 갈등에서는 친한파인 서범수 의원과 친윤인 박성민 의원 간 미묘한 신경전도 반영돼 있다는 게 정가의 시각이다. 의장 후보인 이성룡 의원은 울산 중구가 지역구로, 박성민계로 분류된다. ulsan@fnnews.com
2024-11-03 18:12:02환경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시행을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전국으로 보증금제를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발표 1년10개월여 만에 느닷없이 축소한 탓이다. 카페 점주 등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은 "정책이 계속 바뀌는 데다 지역마다 다르게 시행하면 사람들이 따를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계속 정책 바뀌어 지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내년 말까지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전국으로 의무화하겠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서 돌려받는 제도다. 김 장관은 "현재 제도를 획일적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단계적·점진적으로 이행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농어촌 주민의 제도 이용 어려움 △보증금센터의 행정비용 △매장의 인건비 부담 등을 들었다. 국회는 여야 합의로 2020년 5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도입에 관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의결해 같은 해 6월 9일 개정안을 공포했다. 2년 뒤인 2022년 6월 10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환경부는 시행 한 달여 전 "시간이 필요하다"며 6개월 뒤로 미뤘다. 환경부는 같은 해 12월부터 제주와 세종에서부터 일회용 컵 보증제를 시행하면서 고시를 내고 2025년 말까지 전국 확대 방침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본격적인 전국 시행 이전에 준비와 대비를 해온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러운 '철회'로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나모씨는 "처음 매장 내 일회용 컵 이용을 규제한다고 해서 급하게 유리컵을 주문했었다. 계속 정책이 바뀌어 지친다"며 "실제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지키는지 수많은 카페들을 감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자체가 지역 내 카페 전체 규제 혹은 일부 카페거리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대한 부분 시행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에서도 불만이 컸다. 어떤 기준을 내세우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수도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모씨(30)는 "시행 대상에 포함된 카페는 포함되지 않은 곳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아니고 다 다르면 누가 정책을 따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도 "실효성 없다"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실효성과 현실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30대 직장인 김현주씨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막 던져보기' 식으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사무직이 아니라 현장에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어려운 편인데 일회용 컵에 값을 매긴다고 바로 텀블러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정부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박모씨(30)는 "보증금제를 전국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다가 지자체 자율로 맡기면 어떤 지자체에서 굳이 보증금제를 채택하겠나"라며 "설익은 정책을 일단 내놓고 계속 말을 바꾸니까 혼란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일회용품 보증금제를 시행하기 전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유료로 일회용품을 제공하면 소비자랑 마찰이 생긴다. 고객이 불만을 표출하거나 제도를 따르지 않겠다고 하면 그 리스크와 갈등은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보증금제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홍보와 캠페인 등을 통해 일회용 컵 보증금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식부터 자리잡혀야 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송지원 기자
2024-10-30 18:18:43[파이낸셜뉴스] 환경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시행을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전국으로 보증금제를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발표 1년 10개월여 만에 느닷없이 축소한 탓이다. 카페 점주 등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은 "정책이 계속 바뀌는데다 지역마다 다르게 시행하면 사람들이 따를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계속 정책 바뀌어 지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내년말까지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전국으로 의무화하겠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서 돌려받는 제도다. 김 장관은 "현재 제도를 획일적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보다는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농어촌 주민의 제도 이용 어려움 △보증금 센터의 행정 비용 △매장의 인건비 부담 등을 들었다. 국회는 여야 합의로 2020년 5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도입에 관한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의결해 같은 해 6월 9일 개정안을 공포했다. 2년 뒤인 2022년 6월 10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환경부는 시행 한 달여 전 “시간이 필요하다”며 6개월 뒤로 미뤘다. 환경부는 같은 해 12월부터 제주와 세종에서부터 일회용컵 보증제를 시행하면서 고시를 내고 2025년 말까지 전국 확대 방침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본격적인 전국 시행 이전에 준비와 대비를 해온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러운 '철회'로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나모씨는 "처음 매장 내 일회용 컵 이용을 규제한다고 해서 급하게 유리컵을 주문했었다. 계속 정책이 바뀌어 지친다"며 "실제로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지키는지 수많은 카페들을 감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자체가 지역 내 카페 전체 규제 혹은 일부 카페거리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대한 부분 시행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에서도 불만이 컸다. 어떤 기준을 내세우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수도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모씨(30)는 "시행 대상에 포함된 카페는 포함되지 않은 곳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아니고 다 다르면 누가 정책을 따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도 "실효성 없다"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실효성과 현실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30대 직장인 김현주씨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막 던져보기'식으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사무직이 아니라 현장에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어려운 편인데 일회용 컵에 값을 매긴다고 바로 텀블러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정부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박모씨(30)는 "보증금제를 전국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했다가 지자체 자율로 맡기면 어떤 지자체에서 굳이 보증금제를 채택하겠나"며 "설익은 정책을 일단 내놓고 계속 말을 바꾸니까 혼란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일회용품 보증금제를 시행하기 전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유료로 일회용품을 제공하면 소비자랑 마찰이 생긴다. 고객이 불만을 표출하거나 제도를 따르지 않겠다고 하면 그 리스크와 갈등은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보증금제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홍보와 캠페인 등을 통해 일회용 컵 보증금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식부터 자리잡혀야 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송지원 기자
2024-10-30 15:56:10저마다 직업에는 그 나름대로의 윤리강령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정 직업군에는 더 높은 윤리적 가치를 요구한다. 대표적 직업군에는 군인과 공무원 그리고 최근 의정갈등을 빚고 있는 의사 등이 있다. 이들 직군에 높은 윤리의식을 부여하는 이유는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성과 본분을 다하지 않을 경우 사회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다. 바로 사명감이다. 군인에게는 '군인복무규율'이, 공무원에게는 '국가 공무원 복무규정', 의사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등이 있다는 것은 일반인조차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에선 윤리의식과 사명감보다는 금전적 이익과 편의를 좇아 직업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 우선 군인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명예·충성·용기'를 핵심으로 하는 복무규율을 준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군인들이 고된 최전방 근무를 기피하고, 안락한 후방이나 복지 수준이 높은 기관으로 전출을 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위급 장교가 전방부대 근무 대신 편한 교육기관이나 외교업무로 전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전투력 약화와 조직 내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사명감 대신 개인의 편의와 안전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국가안보에 지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공익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공직사회에서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연금 혜택만 바라고 공직에 입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공무원이 업무강도가 높은 부서나 현장 근무를 기피하고 편한 부서로 이동을 선호하면서 행정서비스 공백이 발생하기도 한다. 행정고시 출신 5급 사무관 사이에서 유행하는 '중국산고기'가 이를 대표적으로 알려준다. 중국산고기는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다. 민원인 응대업무가 많거나 공무원들이 선호하지 않는 부처를 말한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 역시 높은 사명감이 요구된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수익성 높은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몰리며 공공의료 분야가 위축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 병원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의학과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런 선택은 지방 의료공백을 심화시키고, 중증질환이나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사 본연의 사명감이 금전적 이익에 의해 흔들릴 때, 사회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의정갈등의 불씨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의대 증원 확대에 앞서 직업적 소명보다는 개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양상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공성을 띠는 직업들이 사명감을 잃고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할 때다. 국방력 약화로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지고, 의료공백으로 인해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으며, 공공서비스의 질이 저하돼 시민들의 불편이 커진다. 또한 이런 행태가 만연할 경우 젊은 세대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어 사회 전반에 '책임감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직업의 선택에 자유가 있는 국가에서 모든 탓을 이들에게 돌릴 순 없다. 그렇기에 국가인 정부가 사명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고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위험이 큰 직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등의 현실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나아가 사회 전반에서 사명감을 실천하는 직업인들을 존경하고 지원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이 같은 노력 없이는 직업인들의 이기적인 선택을 막을 수 없으며,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정신도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kjw@fnnews.com
2024-10-28 18:09:08행정안전부가 소속 공무직 근로자 2300여명의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키로 했다. 행안부는 공무직과 체결한 단체협약을 반영한 운영규정을 최근 개정, 시행 중이라고 한다. 공무직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여러 직무를 맡아 일하는 무기 근로 계약직이다. 전국적으로 40여만명에 이른다. 행안부 소속 공무직은 서울과 세종청사 등 전국 정부청사에서 환경미화,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다. 이들의 정년이 65세까지 연장되는 것은 중앙정부에선 처음이다. 대구, 대전 서구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다자녀 공무직 계속고용(1~10년) 제도를 앞서 시행 중이다. 현재 근로자 법정정년은 만 60세다. 중앙정부의 공무직 정년연장은 의미가 크다. 첫째, 정부 차원의 계속고용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고령층의 안정적 일자리를 공급·유지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다. 둘째, 근로자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납세와 부양을 책임지는 생산가능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950만명에 이르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의 은퇴도 본격화한다. 이들의 지속가능한 노동과 납세를 위한 고용을 유지하면서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문제는 정년연장과 청년고용 확대의 양립이다. 기업들은 경직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속의 일괄적 정년연장을 반대한다. 물론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층 신규채용의 문턱도 높일 수 있다. 법정정년이 늘어나면 사정이 나은 대기업 정규직만 혜택을 누리는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공무원과 민간기업을 포함해 정년연장은 언젠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퇴직 숙련공 재고용은 이미 사례가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최장 2년 고용을 연장했고, 동국제강은 정년을 만 62세로 올렸다. 노후소득원인 국민연금 수급 시기는 오는 2033년이면 만 65세로 올라간다. 60세에 은퇴하면 5년간 소득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연금을 조기 수령하는 은퇴자가 10만명이 넘는다. 행안부의 이번 공무직 정년연장에서도 국민연금 수령까지의 소득절벽을 고려했다고 한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연령을 59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개혁안도 현 고용방식을 바꾸지 않고선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계속고용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한다. 국회도 정년을 2033년까지 65세로 올리는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70세 미만 고령 근로자의 계속고용·정년연장·폐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유연한 고용정책을 의무화한 일본도 갈등을 겪고서야 제도를 정착시켰다. 우리도 이제는 고용시장 개혁과 더불어 정년연장 문제를 더 미루지 말고 공론화에 부쳐야 한다.
2024-10-21 18:46:11【 수원=장충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8대 78이라는 의석수를 나눠 가진 '여야 동수'로 시작한 제11대 경기도의회가 74대 76, 77대 76으로 엎치락뒤치락하다 후반기에 다시 76대 76으로 동수를 이뤘다. 그러나 여야 동수의 반복은 팽팽한 기싸움으로 이어져 모든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양당 모두 처음 겪는 여야 동수 상황에서 '협치'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후반기 도의회는 K-컬처밸리 행정조사 특별위원회 파행, 10년 만의 인사청문회 무산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결국 '직무유기'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엎치락뒤치락 '기막힌 여야동수'2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민주당 고(故) 김판수 도의원의 공석으로 경기도의회가 또다시 여야 동수를 이뤘다. 현재 도의회 의석수는 민주당 76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이다. 2022년 7월 출범한 제11대 경기도의회는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여야 동수'라는 기막힌 결과로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다수당이 사라진 양당체제에서 누가 우위를 선점할지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오갔다. 전반기 도의회의 경우 국민의힘의 내분으로 민주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후반기 도의회는 새로운 양당 대표단 선출 등을 원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도의회의 여야 동수 역사는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다. 처음 78대 78이었던 의석수는 지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한때 변화를 겪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의원 2명과 지병으로 별세한 의원 1명 등 모두 3개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으며, 국민의힘에서 1석, 민주당에서 2석 등이 줄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이었던 도의원 2명이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여야 동수는 민주당 74명, 국민의힘 76명으로 바뀌며 국민의힘이 제1당이 됐다. 하지만 4·10 총선 결과, 보궐선거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77대 76으로 다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바뀌었다. 1석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후반기 도의회에서도 의장을 배출하며 남은 임기를 시작했지만, 투병 중이던 김 전 도의원이 별세하면서 의석이 1석 줄었다. 돌고 돌아 결국 76대 76이라는 여야 동수가 또다시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별세한 김 전 도의원의 지역구인 군포4선거구와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뒤늦은 사퇴로 공석이 된 성남6선거구 등 2석의 경우 내년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도의회 여야 동수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증인채택 갈등…K-컬처밸리 특위 파행경기도의회 여야 동수가 '저주'로까지 표현되는 이유는 힘의 균형이 불러온 갈등 때문이다. 우선 경기도 최대 현안인 K-컬처밸리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운영을 둘러싼 파행만 봐도 그렇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는 지난 6월 28일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2016년 5월 체결한 'K-컬처밸리 사업 기본협약'을 해제하고 공영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전체 공정률이 3%에 불과했기 때문이지만, 이후 고양시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9월 23일 '경기도 K-컬처밸리 사업협약 부당해제 의혹 행정사무조사'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하고, 검증에 나섰다. 특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7명씩 모두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오는 12월 21일까지 90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도가 K-컬처밸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주관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 중재안과 관련한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결과 통보 전에 협약 해제를 한 이유, CJ라이브시티가 주장하는 전력 미공급 등 공사 지연 책임소재 문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특위는 회의 2번 만에 증인 채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파행됐다. 국민의힘에서 전임 지사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도지사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양당은 증인채택에 대한 논의를 나중에 하는 것으로 특위 운영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는 상태다. ■10년 만에 인사청문회 무산…직무유기 비판여야 동수의 부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의회 여야가 K-컬처밸리 특위 운영을 두고 싸움을 벌이는 동안 경기도의료원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들에 대한 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10년 만에 무산됐다. 도의회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는 2014년 9월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최초로 도입됐다. 도의회는 지난달 29일 도가 요청한 경기도의료원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하고 처리 기간을 넘겼다. K-컬처밸리 사업 협약해제 문제로 인사청문회가 뒷전으로 밀린 데다, 인사청문특위 구성 등 청문회 관련 조례 개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특위 위원 선정에 대한 당내 갈등 등이 겹치며 2개 상임위원회 모두 의사일정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불구하고 양당은 각각 성명을 내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이로 인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갈등으로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것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 파행 속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8일 경기도의료원장에 이필수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에 김민철 전 국회의원을 검증 없이 임명했다. jjang@fnnews.com
2024-10-20 19: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