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김태일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내 자본시장이 경제성장 속도조차 따라가지 못 한 채 뒤쳐지는 원인을 짚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해외투자자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주주를 우선순위에 두고, 시장 불공정을 해소하는 동시에 국내를 향한 투자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게 골자다. 14일 금감원에 따르면 임잔디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지난 13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INVEST K-FINANCE: 홍콩 IR 2024’ 발표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돼있는 요인으로 △불충분한 주주환원 △불공정 거래 △거래 구조의 비효율성 △높은 해외투자자 접근성 등 크게 4가지를 꼽았다. 단적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3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조1700억달러에서 1조7400억달러로 49% 증가할 동안 코스피지수는 29.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재 지수는 그보다 떨어진 2400~2500선에서 횡보 중이다. 임 팀장은 “국내는 개인투자자 참여 비중이 높음에도 주주총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거나 더 많은 배당을 요구하기 힘든 구조”라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배당금을 늘릴 유인책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기관투자자의 불법 공매도 관행은 시장 불신을 야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앞선 개회사에서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기업 의사결정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내 자본시장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고, 연기금 등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가이드라인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금융당국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주주가치 우선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구조 구축 △해외투자자를 위한 편의성 제고 등이다. 그는 이를 다시 △스튜어드십 촉진, 배당금 지급 절차 수정, 주주 보호 확대 △공매도 개혁, 대체거래소(ATS) 개설 △외국인 투자 규정 개정, 외환시장 접근성 향상, 영문공시 강화 등으로 구체화했다. 같은 날 발표에 나선 윤재숙 한국거래소 부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조, 공시 현황 등을 설명한 후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지난 4일 코리아밸류업 지수 추종 12개 상장지수펀드(ETF), 1개 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됐고 유관기관과 함께 밸류업 ETF나 편입종목을 담는 2000억원 규모 펀드도 조성됐다. 이후 내년 1·4분기 모범 사례 기업 평가 기준, 5월 밸류업 시상 및 백서를 마련하겠단 방침을 공개했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각각 2030년까지 세계 5대 도시를 도약하겠단 ‘Global Top 5’ 비전, ‘금융기회발전특구 지정’ 사업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엔 102개 기관에서 230명이 참석했다. 유형철 주홍콩대한민국총영사,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대표, 리춘보 CITIC CLSA 대표 등이 축사자로 나섰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1-14 00:03:25금융사들이 지배구조 선진화로 자본시장에서 밸류업(가치 제고)을 꾀하고 있다.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각 금융지주 이사회가 밸류업 논의를 본격화했다. 그동안 '취약점'으로 꼽혔던 이사회 기능,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와 같은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해 주주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장 주주 환원을 높이는 것에서 나아가 '지속가능한 회사'가 되도록 지배구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체 노력뿐 아니라 당국의 규제정책에서도 예측가능성·일관성을 높이고 시대에 맞게 규제를 합리화할 때 금융지주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갈길 먼 금융사 밸류업…이사회가 나서19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 순자산을 고정시키고 시가총액에 글로벌 은행그룹의 데이터를 적용하면 주당순자산가치(PBR)는 지난해 말 기준 1.43배로 추정됐다. PBR이 현재보다 3.8배 증가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국내 4대 은행그룹의 PBR 및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38배, 8.51%로 글로벌 은행그룹 평균(1.17배, 10.21%)에 비해 낮았다. 4대 은행그룹 당기순익 합이 비슷한 규모의 글로벌 은행그룹의 약 67%, 시가총액 합계는 26%로 자본시장에서 유독 낮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지주 이사회가 나서서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리딩 금융' KB금융지주는 5월 27일 상장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계획을 공시했다. KB금융은 "이사회와 함께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논의해왔다"면서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올 4·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과 하나금융 등 다른 지주에서도 밸류업 공시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밸류업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역량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밸류업은 기본적으로 주주들의 이해를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하느냐가 포인트"라며 "어떻게 수익이 나고, 이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주주들에게 상시적으로 안내해 주주들이 조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게 하면 궁극적으로 기업 밸류업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브리프 논단'을 통해 "국내 금융그룹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진 역할이 중요하다"며 "위험가중자산(RWA)을 여하히 관리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추진하느냐가 주주가치 제고에 관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위험관리의 최적경로를 찾아내는 것이 경영진 능력"이라며 "기업가치의 저평가 원인을 논의하면서 지배구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사회는 경영진 성과평가 및 보상체계를 주주와 유인부합적으로 만들고, 주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활용해 중장기 경영계획과 경영진 승계과정을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단기성과주의 극복+금융규제 예측가능성 높여야" 기업 밸류업이 당장의 주가 제고뿐 아니라 장기적인 역량 강화를 고려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경영진이 단기업적주의에 매몰되지 않게 인사관리, 평가 및 보상, 조직체계 등을 선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주주환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사내유보금이 적어지고 금융지주 재투자, 신사업 발굴이 줄어든다면 경쟁 역량을 갖추는 데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금융지주의 장기적 경쟁 역량 향상을 통한 가치 제고까지 살펴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야 국내 금융주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금융사 주가에 더 많은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대내외 여건에 따라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당국에서도 일관적인 정책, 감독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3년 스위스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부문 경쟁력은 2022년 64개국 중 23위에서 지난해 36위로 하락했다. 2018년까지 발표됐던 금융 및 은행규제 공정성 부문은 63개국 중 59위로 중국, 인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 노력이 밸류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과 해외에 금융사 기업설명회(IR)에 동행하는 등 노력이 해외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수장이 해외에 직접 IR을 온 것이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분명한 시그널이 됐다"면서 "감독원장이 직접 지원해 주니 현지 투자자들도 새롭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외국인 주주들의 스탠스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소현 기자
2024-06-19 19:18:48[파이낸셜뉴스] 국내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성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사회가 지속가능한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의 중심축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변화의 시대, 이사회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상장사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등 기업 관계자 120여 명이 참석했다. 오기원 삼일PwC 감사부문 대표는 개회사에서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이번 세미나가 변화된 환경과 한국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사회 역할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김종대 인하대 명예교수가 'ESG 관점에서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이해와 이사회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개념을 설명하며 지속가능한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이사회 역할을 강조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기존 주주 중심의 시장자본주의와 달리,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 개념으로 꼽힌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박경서 고려대 교수가 '한국 기업 이사회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먼저 한국 기업 이사회의 현황과 이슈를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성, 이사회 운영 측면에서 분석했다. 박 교수는 “국내 이사회는 경영의 감시 측면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했지만, 기업 지배구조 순위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중하위권을 유지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배주주가 있는 경우 이사회 기능은 형식화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교수는 가족경영 체계에서 국내 이사회의 역할과 한계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가족 경영이 전체 기업의 95%를 차지하는 한국에서는 지배주주 대부분이 경영자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지배주주의 정보가 많고 경제적 유인도 분명해 감시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사외이사의 역할은 제한적이고 권한도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박 교수는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지막 Q&A 세션에서는 패널과 참석자 간 양방향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사회를 맡은 곽수근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김종대 교수, 박경서 교수, 조명현 고려대 교수, 최승재 변호사, 방문옥 머로우 소달리 상무가 패널로 참여해 참석자의 질문에 답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5-24 14:48:40"한국은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경험해 왔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단기주의와 같은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전체적인 성공 스토리를 가려서는 안 된다." 기업 유동성 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 특히 한국 재벌기업들과 관련된 통찰력 있는 연구를 한 헤이토 알메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어바나-샴페인 캠퍼스) 경영대학 석좌교수가 다른 국가와는 다른 소유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알메이다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본받으려 하기보다 성공한만큼 그 바탕 위에서 개선점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알베이다 교수와의 일문일답.―최근 몇 년간 미국은 기후변화, 총기규제 및 다양성과 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강한 정치적 양극화가 나타났다. 양극화가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의 심화된 정치적 양극화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문화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제에 미치는 영향들을 따져 볼 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가 있는데 그것은 정부 규제의 증가다. 최근 미국은 주요 정당 양쪽 모두가 다양한 문제에 있어 강한 극단적 입장을 채택하고 있다. 이 양극화는 한 정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그러한 극단적 정책을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문화적 양극화의 영향으로 공화당은 이민을 강하게 반대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 왔다. 이러한 반이민 정책은 특히 농업 분야와 같은 부문에 외국 노동자가 기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H1B 비자 발급 또한 극단적으로 감소했다.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보여준다는 충분한 증거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반이민 정책들은 경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정당화하기 어렵다. 이러한 양극화의 부작용은 특정 정당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도 사회정의 문제와 관련해 극단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 재정정책과 관련한 우려도 존재한다. 정치적 양극화가 팽배해질수록 정부의 경제·예산·재정 문제 등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요약하면 미국의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는 경제성장이라는 일반적 목표와는 결이 다를 수밖에 없는 정부 규제 확대를 야기해 왔다. 이러한 현상들은 그것이 이민 정책이든 다양성 관련 정책이든 양 극단에 있는 지지자들의 주장과 견해에 맞추려는 정치의 속성에 기인한다. 양쪽 정당 모두가 이러한 상황을 부채질해 왔으며, 결과적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적합하지 않은 규제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민간 부문에서도 여러 정치적 어젠다와 관련한 상당한 압력이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도 그중 하나다. 외부압력의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것들이 민간 부문의 장기가치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나.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환경과 사회 문제를 하나로 묶어 ESG라고 뭉뚱그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지 여부다. 환경 문제와 관련된 것이든 사회 문제와 관련된 것이든 주주 및 투자자 참여하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특정 어젠다를 추구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주주 및 투자자들이 기업 재무결정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매우 많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의 결정들이 환경과 사회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현재의 ESG투자 바람이 시장의 자체적인 움직에 의한 것이 아닌, 공공 부문의 시장 규제에 의한 것이라면 시장왜곡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언급된 것처럼 이러한 정부의 시장개입이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것이라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문제보다는 사회 문제가 이러한 문제점에 노출될 확률이 더 크다고 본다. 이러한 압력들은 종종 경제적 타당성이 명확하지 않으며, 주로 정치적 고려사항에 의해 주도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인들이 정책결정을 통해 행사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투자자 및 기업들은 경제적 측면에서 이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추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Say-on-Pay(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 투표권)'의 한국판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 특유의 재벌 및 대기업 집단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이 메커니즘이 한국 기업들의 경영진 보상체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나. ▲많은 한국 기업, 특히 재벌기업들의 경우 지분구조가 총수 일가를 비롯한 소수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Say-on-Pay가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Say-on-Pay가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포함된다면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문헌에 따르면 미국에서 Say-on-Pay의 시행은 거버넌스와 경영진 보상체계, 기업 정책결정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과는 완전히 다른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식 소유가 집중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Say-on-Pay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 경영진 보수의 일환으로 성과 조건부 주식 보상(performance-vesting equity awards)을 도입해 왔다. 이러한 보상체계가 실제로 단기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재무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에 기반해 고안된 성과 조건부 주식 보상은 분명히 경영진의 단기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 사실 이론적으로 시장이 완전히 효율적이라면 애초에 이렇게 복잡한 보상체계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주식 가치가 미래의 모든 현금흐름과 기업의 결정, 그에 따른 미래가치들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단기적 주식 보상만으로도 충분히 경영진으로 하여금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기본적 목표 달성을 추구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의 주식 가격과 기업의 장기 가치 간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주식 보상만으로는 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성과 조건부 주식 보상은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론적으로는 분명히 경영진의 단기주의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방식을 채택하는 기업의 수가 전체 대비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실증연구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오히려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우리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보상받은 주식에 대한 소유권이 완전히 귀속될 때가 되면 단기주의가 더욱 심화되면서 경영자들이 단기 주가상승을 위한 여러 기업 재무적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과 조건부 주식 보상이 EPS 타기팅과 같은 단기 성과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고려했을때 경영진 보상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 기업은 독특한 소유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경영진 보상방식 결정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인 최적 계약은 보통 주주가 분산되어 있는 상황을 가정하여 설계되며, 경영진에게 효과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주요 고려사항이다. 그러나 집중적 소유구조를 가진 한국 기업들은 조금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우 최종 결정자들은 이미 회사에서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들에는 장기보유(long-term vesting) 계약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집중된 소유구조가 이미 존재하는 경우 장기보유 조항을 추가해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대주주들을 기업의 궁극적인 주인이라고 본다면 그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서 나타나는 대리인 문제가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이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게 어려운 점이다. 그룹 총수가 존재하지만, 각각의 계열사는 개별 경영진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결정이 각 계열사 혹은 그룹 전체의 가치보다 개인의 결정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경우 주식 가격이 이러한 경영진의 행동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도전을 제기한다. 이러한 독특한 과제들을 한국 기업들이 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기업의 경영진 보상은 주주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문제 및 환경문제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단기실적보다는 장기적 기업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단기 인센티브의 정도를 먼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단기 인센티브가 한국에서는 그리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 집중된 소유는 최적 보상구조의 설계를 복잡하게 할 수 있으며, 한국은 그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방식의 지배구조들을 실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재벌그룹은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한국의 경제 및 시장의 변화에 맞춰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한국적 맥락에서 분명히 존재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상당한 독점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전반적인 경쟁을 저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의 경제적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은 복잡한 과제다. 그러나 한국은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경험해 왔다. 개발도상국으로 시작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들 중 하나로 발전한 한국은 현대 경제사에서 주목할 만한 성공스토리 중 하나다. 단기주의와 같은 과제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전체적인 성공스토리를 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리 =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대담 = 김환기 美 베일러 경영대학 재무전공 교수한미재무학회(KAFA)는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2024-03-24 19:00:20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발표된 지배구조 모범규준(best practice)에 맞춰 어떤 부분을 수정·보완할지 이행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허점 메우기'에 나섰다. 4대 금융지주는 이사회 구성부터 지원·평가 체계까지 시행 중인 내용이 많은 만큼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고 지방 금융지주는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요약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직후부터 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평가·CEO 선임절차 보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 보완할 점과 이행 계획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내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부족한 부분을 '핀셋 보완'하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수 차례 언급한 CEO 승계절차 보완점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금융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 후보자군 육성·관리를 위한 '퓨처 그룹 CEO 코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경영현안주제 발표 △이사회-후보자 간 관계 강화활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 후보군에 대한 지원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보다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이 1개월 가량 늦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체계와 경영승계 절차를 개선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에서 △자기평가 30% △동료평가 60% △직원평가 10%로 된 이사회 평가 프로세스를 올해부터 △동료평가 90% △직원평가 10%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모범관행에 "사외이사 평가 시 개별 항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초과해서 객관성이나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은행 지배구조 모범사례 TF 권고사항을 반영해 올해 안에 종합적인 경영승계계획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12월 이사회사무국을 전략기획부에서 분리·독립시킨 후 CEO 경영승계프로그램 고도화를 추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KB금융지주 등이 운영한 이사회 전문성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를 활용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모범관행 기본방향 모두 중요한 사안이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3월 중 로드맵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CEO 사법리스크와 관련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승계에 대한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지주·은행 이사회 '기초부터 점검' 농협·BNK·DGB·J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지원조직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CEO 선임절차까지 전반적으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수 자체는 늘고 있지만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 BNK금융도 이사회운영위·임원후보추천위·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산하 3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이사회 사무국이 있지만 전략기획부에서 사외이사 지원 업무를 할 뿐 전담 조직은 없다. 은행 이사회도 이사회 수 자체가 적고 사외이사 전담 지원조직이 없다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이에 모(母) 회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사의 수가 적어서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유명순 행장을 포함해 5명, 우리은행 이사회는 조병규 행장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는 Sh수협·DGB대구·JB전북·BNK경남(각 7명)보다도 작은 것이다. 특히 은행 이사회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 없이 감사위원회는 은행 감사부가, 보수위원회는 인사부가 도맡아서 일을 처리하는 문제가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8 19:07:03[파이낸셜뉴스] 하이투자증권이 한샘에 대해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1월 한샘의 최대주주 조창걸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652만주를 1조4400억원에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매각했다"며 "이처럼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게된 요인의 하나로는 26.7%의 자사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의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주주들의 이익이 최대주주로 이전하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라며 "이에 따라 IMM PE는 자사주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IMM PE가 한샘 경영권을 인수한 뒤인 2022년 1~6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180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지난해 3월에는 주당 5만5000원에 181만주를 공개매수해 지분율이 36%로 올랐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공개매수에 자사주 74만주가 참여했는데, 지배주주 비용이 아니라 배당가능이익을 바탕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대리인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29.5%를 소각해야 확실한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3-18 08:55:51[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단기성과 우선주의에 따른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비자권익 침해가 우려된다며 올 한해 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2일 은행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이날 인사말에서 "올 한해 은행산업의 위기 대응능력 제고와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에 초점을 두고 감독·검사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문화가 은행에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안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은행권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당기 성과 위주의 조직문화와 기존 금융 관행에 안주하면서 장기 성장 비전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은행산업의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확립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그는 당부했다. 금감원은 △가계·기업 부실위험 누증 △국제정세 불안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취약계층 금융애로 증대 △플랫폼 확대 등 은행산업 구조 변화 등을 4대 리스크로 선정하고 감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에 대한 충당금 적립 수준을 점검해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금감원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투자 손실 발생과 관련, 5개 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판매시스템 차원은 물론 개별 판매과정에서 다양한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3-12 14:48:12[파이낸셜뉴스] 2년간의 활동을 마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다음달 3기 체제에 돌입한다. 3기 출범이 2주 가량 남은 상태에서 새로운 후보 거론이 없어 이찬희 위원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2기 준감위의 숙제인 지배구조 개선과 컨트롤타월 부활 여부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못해 3기 위원회로 공을 넘겼다. 23일 오전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준감위 2기 마지막 정기회의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연임 의사에 대해 스스로 밝히면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오히려 누가 될 것"이라며 "이사회가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준감위 2기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삼성 준감위원장의 선임 권한은 7곳의 삼성 관계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에게 있다. 관계사 등에서 추천한 후보를 이사회가 찬반 투표를 거쳐 결정하는 구조다. 오는 26~31일까지 관계사들이 향후 2년간 3기 삼성 준감위를 이끌어갈 위원장 인선 등을 의제로 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삼성 준감위 3기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위원장의 경우 연임이 가능하며, 위원장이 위원을 선임한다. 3기 체제가 당장 2주 뒤면 시작되는 상황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가 없어 재계에서는 이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기 준감위에 대한 내부 평가에 대해 이 위원장은 "1기가 아주 긴급한 큰 수술을 했다라고 한다면 2기는 체력을 회복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시간"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삼성 전반의 준법경영 문화의 정착과 준법경영에 대한 인식 확산을 성과로 꼽았다. 삼성 관계사의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논의에 있어 "정경유착 고리 끊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 존재감을 보인 바 있다. 2기 준감위의 '숙원 사업'이었던 삼성 지배구조 개선과 컨트롤타워 부활 등에 대해선 "노력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출범한 2기 준감위는 결국 답을 내리지 못하고 공을 3기에 넘기게 됐다. 이 위원장은 2020년 취임 일성으로 "지배구조개선 문제는 삼성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미전실) 폐지 이후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삼성이 국내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세계적 기업이 돼야 국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라는 함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다음달 5일로 연기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1심 선고에 대해서 이 위원장은 "준감위의 기본적 역할 수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고 결과에 따라)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둬야 할지에 대해선 약간의 고민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1-23 14:53:03[파이낸셜뉴스]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스페셜 시튜에이션펀드(MBKP SS)가 22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세에 맞춰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에 입장 표명이다. 자신들의 지분 매입이 경영권 분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투자자의 공개매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주체인 MBKP SS는 “한국앤컴퍼니는 부실한 지배 구조와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탄탄한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임에도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MBKP SS는 특히 조현식·조희경·조희원 등 한국타이어가(家) 세 남매가 한국앤컴퍼니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향후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MBK는 “한국앤컴퍼니의 3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까지 MBKP SS와 협력·지원하려고 한 이유는 단 하나,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를 확립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에 주주 가치 및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30% 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했다.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상장 폐지나 인수·합병(M&A)과 같은 일반적인 목적보다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국내 자본 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 매수가 시도됐다는 점은 자본 시장의 외연을 더욱 넓힌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계에선 MBKP SS의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MBKP SS가 조 회장 측 지분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면 현재 유통되는 주식의 90% 이상을 매입해야 되서다. MBKP SS측은 공개매수 참여 주식 수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엔 단 1주도 매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재 조 회장과 우호 지분은 47.16%에 달하며, 이에 맞서는 조 고문 삼 남매의 지분은 30.35%에 불과하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소식 직후엔 상한가를 기록하며 2만2000원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조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더 확보하자 현재는 1만6000원대까지 밀려났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12-22 14:18:44[파이낸셜뉴스] "대표적 '소유-지배 분산기업'으로 불리는 은행지주에서 최고경영자(CEO)나 사외이사 선임 시 경영진의 참호구축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 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각별히 노력해 주길 바란다." 1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의사회 의장과 만나는 정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사회가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 소통 정례화' 방안 일환으로 진행했다. 이 원장과 이사회 의장들은 내부통제 및 소비자보호 강화, 잠재 리스크 대응 등 은행지주그룹이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특히 이날 최종안을 발표한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best practice)'과 관련해서도 주요 내용을 논의하고 향후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안에는 △사외이사 지원체계 구축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개선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 체계 강화 등 내용이 담겼다. '주인 없는 회사'인 금융지주 수장이 '제왕적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지적에 금감원과 은행권이 지난 5개월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마련한 안이다. CEO 및 사외이사의 연임 문제와 '거수기 사외이사'의 역할론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의 운영 및 개선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이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금일 모범관행을 바탕으로 이사회가 과제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대규모 금융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금융권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하됐다며 이사회의 역할 강화도 촉구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을 가지는 이사회가 주도해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 문화와 성과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CEO 권한의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준법 의식 결여로 경영진의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지 이사회가 감시 기능을 충실히 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아직까지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예상치 못한 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자본·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의 확충과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12-12 10: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