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경제의 키워드는 '혁신'이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파괴적 혁신의 물결이 글로벌 경제로 밀려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도 혁신적인 변화 없이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변화를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폐쇄성을 넘어서 외부 자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방형 혁신이라고도 불리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전통적인 내부 연구개발(R&D)에서 벗어나 기업 외부의 다양한 자원과 아이디어를 활용함으로써 혁신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벤처투자다. 기업은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신속하게 포착하고,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자본과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오픈이노베이션 과정에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CVC는 통상 기업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털을 의미하는데,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특징이 있다. CVC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은 이미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세계적으로 벤처투자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벤처투자 중 절반가량이 CVC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점차 CVC 투자 비중이 늘고 있다. 국내 지주회사 정책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지난 2021년 큰 전환점을 돌았다.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을 통해 일반지주회사가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에 대해서는 금융보험사의 소유·지배를 제한하는 금산분리를 시행하고 있다. 즉 대기업집단이 금융기관을 사금고화하여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고, 산업의 부실이 금융으로 전이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한편, 경제위기로 벤처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CVC에 한해서는 금산분리의 예외를 허용할 필요성이 인정되었다. 여기에는 대기업 지주회사에 유보된 풍부한 유동성이 혁신적 벤처기업으로 흘러가도록 하려는 입법자의 의도가 있었다. 도입 3년 차를 맞이하는 지주회사 CVC 제도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13개 일반지주회사에서 CVC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3년에만 101개 스타트업에 1764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행위제한 규제 등 안전장치들이 잘 작동하면서 도입 당시 우려되었던 지배력 확대 등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 CVC의 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선 외부출자 한도를 50%로 상향 추진하고 있다. 실무에서는 둘 이상의 VC가 50대 50 비중으로 출자하여 공동으로 운용하는 공동펀드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지주회사 CVC는 외부출자 한도가 40%로 제한되기 때문에 공동펀드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해외 우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CVC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외투자 한도를 현행 20%에서 30%로 상향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주회사가 창업기획자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벤처기업은 창업 후 3년 정도가 지나면 자금 부족으로 도산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상 '데스밸리(Death Vally)'라고 한다. 벤처기업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들은 가장 시급히 통과되어야 하는 법안으로 지주회사 투자규제 완화를 첫손에 꼽았다고 한다. 지주회사 CVC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 신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해 본다.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2024-11-17 19:30:17[파이낸셜뉴스]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기술지주㈜의 자회사인 친환경 복합소재 전문 기업 ㈜컴퍼지트솔루션즈가 단일 소재의 이종 융점 기술을 기반으로 가볍고 강한 특성을 가진 srPET(Self-Reinforcement PET) 복합재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차세대 모빌리티 및 항공 산업용 소재로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지난 24일 열린 대한항공 임원들을 초청한 전문가 자문 간담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컴퍼지트솔루션즈가 개발한 srPET 복합재료는 기존 LMF(저융점 섬유) 기술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가볍고 강한 특성을 지닌 이 소재는 스마트해양모빌리티와 항공산업의 핵심 요구에 부합하고 탄소중립과 고성능을 동시에 실현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판단,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에의 적용이 기대된다. 이 회사 김세윤 대표는 “다가올 차세대 미래 모빌리티용 소재는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소재로 검토될 것이고, 원소재의 재활용에 의한 복합 재료화를 통해 탄소중립에 발맞춰 첨단 신소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립한국해양대와 공동연구 및 연구 기관들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보다 차별화되고 선진화된 독보적인 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srPET 복합재료가 미래의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국립한국해양대 해양신소재융합공학과 김윤해 교수는 “컴퍼지트솔루션즈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향후 스마트 해양·항공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하겠다”면서 “앞으로 스마트 해양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인재양성 및 차별화된 선진 기술개발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한국해양대 기술지주㈜ 주양익 대표이사는 “국립한국해양대의 기술을 이전 받은 학생창업 기업이 지속적인 연구협력으로 목표한 개발성과를 이루어 낸 좋은 예”라며 “이러한 친환경 소재의 개발로 해양, 항공, 자동차, 건축, 안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0-30 17:52:28【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 강원대학교기술지주회사가 도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팁스(TIPS) 운영사로 신규 선정됐다. 21일 강원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기술창업 투자프로그램인 팁스(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으로, 민간 운영사로부터 1억~2억원 정도 선투자를 받은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최대 5억원) △사업화(최대 1억원) △해외 마케팅(최대 1억원) 등을 연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원대학교기술지주회사는 이번 팁스 운영사 선정을 통해 강원지역 규제자유특구, 글로벌혁신특구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천연의약품 △천연물바이오소재 △디지털헬스케어 △세라믹 신소재 분야의 기술 기반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 △강원도경제진흥원 △더존비즈온 △강원테크노파크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상지대학교산학협력단 등 국내외 21개 창업 및 투자 전문기관과 협력해 팁스 참여기업 성장을 위한 선순환 투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장철성 강원대학교기술지주회사 대표는 “팁스 운영사 선정을 통해 강원대의 산학협력 특성화 모델인 KNU콜라보 플랫폼을 활용한 기술기반 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07-21 09:41:50[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는 제13차 정례회의에서 신한금융지주 등 10개 은행·은행지주회사를 2025년도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D-SIB) 및 금융체계상 중요한 금융기관(D-SIFI)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D-SIB) 제도는 대형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및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도록 금융안정위원회(FSB) 및 바젤위원회(BCBS)가 권고한 제도다. 국내에는 2016년에 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매년 D-SIB을 선정하고 있으며 선정된 은행·은행지주회사에는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는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로 선정된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서 정하는 금융체계상 중요한 금융기관(D-SIFI)으로도 선정해 자체정상화·부실정리계획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 외은지점 및 은행지주회사를 대상으로 규모, 상호연계성, 대체가능성 등 5개 부문·12개 평가지표를 측정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금융체계상 중요도)를 평가한 결과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및 KB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산업·중소기업은행의 평가점수가 D-SIB 선정의 최저 기준인 600bp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전년과 동일하게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를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지주회사로, KB국·신한·하나·농협은행을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으로 선정했다. 한국산업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법상 정부의 손실보전 조항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D-SIB으로 선정된 10개 은행·은행지주회사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른 금융체계상 중요한 금융기관(D-SIFI)으로도 선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D-SIB에 선정된 10개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에는 2025년 중 1%의 추가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2025년도 D-SIB 선정 결과가 전년도와 동일해 이번 지정으로 실질적인 자본 적립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7-10 16:16:11[파이낸셜뉴스] 지주회사의 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손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아이에스지주 계열사 3곳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아이에스동서 및 에스엘엘중앙, 손자회사인 인선이엔티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3900만원을 부과한다고 26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아이에스동서 14억7900만원, 에스엘엘중앙 2억1900만원, 인선이엔티 1억4100만원 등이다.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 이외의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직적 출자를 통한 단순·투명한 지배구조 형성이라는 지주회사 제도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아이에스동서는 일반지주회사 아이에스지주의 자회사다. 이 회사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회사 아스테란마일스톤사모투자합자회사의 주식 250억 주(지분율 60.24%)를 소유했다. 또 씨에이씨그린성장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주식 54억5150만 주를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소유했다. 인선이엔티는 아이에스지주의 손자회사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씨에이씨그린성장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주식 35억4350만 주(지분율 39.37%)를 소유했다. 에스엘엘중앙은 아이에스지주의 자회사로서,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비욘드뮤직1호사모투자합자회사 50억 주(지분율 21.67~25%)를 보유했다.공정위는 "단순 투명한 출자구조라는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한 3개 자(손자)회사의 행위제한규정 위반을 적발·제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소유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 책임성 강화 등을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들이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지주회사 등의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3-26 10:50:49[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지주회사가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 스스로가 PBR, ROE 등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1일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국내 지주사의 경우 대표적인 저평가 산업으로 2023년 3·4분기 자본총계 및 1월 26일 종가 기준 PBR 은 91개 지주회사 중 84개사가 PBR 1 이하"라며 "지주회사의 장기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주주환원 강화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주회사의 보유 자사주 비율은 8.2%로 시장 평균인 2.9%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올들어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 기업도 18개사에 달한다. 최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자회사들의 정점에 있는 회사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면서 "자사주를 보유할 경우 주주총회 의결에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자사주는 배당에 대한 권리가 없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 여력이 생긴다"면서 "지주회사 오너의 경우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가 발생해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이자비용 및 상속세 재원으로 배당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4-02-01 08:53:59그룹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가 353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는 총수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들 중 19개는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해 사익편취 행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주회사 수는 172개다. 이전 집계 당시인 2021년 12월(168개) 이후 23개가 신설되고 19개가 사라졌다.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중 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한 집단은 42개다. 기존 37개보다 5개가 늘었다. 이들 중 38개 집단은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 자산 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전체 소속 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의 절반 이상인 '전환집단'으로 파악됐다. 그룹 지배 구조를 개편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전환집단 중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은 36개다. 이들 소속 지주회사 지분 중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은 평균 46.6%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3.4%다. 일반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인 11.0%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격차는 과거보다 2018년 7.2%p에서 2.4%p로 감소했다. 전체 전환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75.6%다. 총 1563개 계열회사 중 1181개가 지주 체제 내에 있었다. 나머지 382개 계열회사는 지주 체제 외에서 있었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 가운데 체제 외 계열사는 353개 회사로 조사됐다. 이 중 226개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했다. 226개의 회사 중 지주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19개다. 총수 일가가 체제 외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간접적으로 출자한 것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2-17 18:03:49[파이낸셜뉴스] 그룹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가 353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는 총수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들 중 19개는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해 사익편취 행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주회사 수는 172개다. 이전 집계 당시인 2021년 12월(168개) 이후 23개가 신설되고 19개가 사라졌다.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82개 중 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한 집단은 42개다. 기존 37개보다 5개가 늘었다. 이들 중 38개 집단은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 자산 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전체 소속 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의 절반 이상인 '전환집단'으로 파악됐다. 그룹 지배 구조를 개편해 지주회사 체재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전환집단 중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은 36개다. 이들 소속 지주회사 지분 중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은 평균 46.6%로 나타났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3.4%다. 일반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인 11.0%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격차는 과거보다 2018년 7.2%p에서 2.4%p로 감소했다. 전체 전환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75.6%다. 총 1563개 계열회사 중 1181개가 지주 체제 내에 있었다. 나머지 382개 계열회사는 지주 체제 외에서 있었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 가운데 체제 외 계열사는 353개 회사로 조사됐다. 이 중 226개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에 해당했다. 226개의 회사 중 지주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19개다. 총수 일가가 체제 외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간접적으로 출자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하림 총수 2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은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 100%인 에이치피피도 지주사 세아홀딩스 지분 9.38%를 갖고 있다. 에코프로 총수 일가 회사인 이룸티앤씨는 에코프로의 지분을 5.37% 보유했다. 공정위는 이를 사익편취 행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례로 꼽았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12-17 15:05:08[파이낸셜뉴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한다.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출범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완성하고,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8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각각 열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활동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도 사내이사에 선임돼, 정지선 회장과 함께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가 별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 지주회사로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현대백화점그룹 내 27개 자회사(국내 기준)를 편입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내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각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재무·투자·사업개발·법무·홍보·인사 등의 경영자문과 업무지원을 주요 업무로 하고, 단일 컨트롤 타워로서 그룹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및 리스크 관리도 맡게 된다. 또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미래사업이 될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고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제인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그룹의 경영 효율화는 물론,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는 자회사들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체제 구축으로 경영 효율성이 제고되고 각 계열사간 시너지 또한 극대화돼 '비전 2030' 달성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11-08 11:09:45[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주요국들의 경제 분절화 움직임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기업의 리쇼어링을 지원하고 정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국 특수는 옛말'이라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올 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고위험·고성장 첨단기술 분야 성장을 위해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일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글로벌 무역 파고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종화 고려대 교수(前 한국경제학회장)과의 대담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 특히 고품질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이 중국의 (소비재 산업) 경쟁력이 커져서 어려워한다. 무역장벽 문제도 있어서 (중국에서) 나오려고 한다"라며 "중국에서 체계적으로 엑시트(exit·퇴장)하는 걸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국에 가면 한국 기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중국에서 나오려면 세금 등 법적인 문제가 많다고 한다"면서 이날 참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기업 지원대책을 요청했다. '각자도생'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강해지는 가운데 국가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고위험·고성장 첨단기술 분야의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인내 자본 형성을 위해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투자가 안 된 부분에 투자하고 투자된 것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역(逆) 임대형 민간투자사업(리버스 BTL)' 방식을 제안했다. 이어 최 회장은 "그동안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전 세계에 통용되는 제품을 대량으로 싸게 잘 만들면 수출이 잘 돼 왔지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며) 이제는 작게 쪼개진 시장에 맞춤형 솔루션 어프로치(solution approach) 수출 전략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저탄소 친환경 제품과 새로운 수출 지역으로 우리 경제의 자원과 자본을 재배치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 또한 최 회장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해서 정부가 직접 투자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한다"라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정부가 직접 하는 모양새를 보이면 세계무역기구(WTO)가 공기업(state-owned company)으로 보고 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투자는 WTO 제재나 보조금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부 지원방법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산업 경쟁력과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총재는 "인구가 감소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려면 젊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기업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고령의) 부모가 아프면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해외 노동자를 데려와서 요양 분야 등에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1 16: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