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엔 군 복무 시절 부상이나 트라우마를 겪은 예비역들이 근무 중이다. 전시에 준하는 사태로 부상을 입었거나 유실지뢰 피해를 입는 등 트라우마를 간직한 군인들이다. 군 복무 중 심한 부상을 입을 경우 어떤 절차를 거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힘들다고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25일 상담센터의 이주은 운영실장과 이한 주임을 만나 부상장병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상담센터의 직장 동료인 이주은 운영실장(31)은 해병대 중위로 복무하던 2019년 8월 경기 김포 한강 하구에서 갈대 제거작업 중 지뢰가 폭발해 왼발을 잃었다. 지뢰 폭발로 몸에서 떨어져 나간 발을 보았을 때 들었던 감정은 막막함이었다. 앞으로 평생을 장애인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두려움. 상담센터는 청년 부상제대 군인을 대상으로 법률지원과 심리·재활 프로그램, 취업연계 등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는 이주은씨의 경험이 녹아 있다고 한다. 부당 당시 해병 측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부상장병에 대한 지원 인프라는 열악했다고 한다. 상시 전시상황도 아니었기에 이주은씨가 주변에 수소문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이주은씨는 "사고 직후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보상받으려면 어떠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군 생활을 하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나와 같이 복무 중에 부상을 당한 군인에게 국가는 어떠한 보상을 해주는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전역과 함께 이주은씨는 서울시와 함께 상담센터를 설립해 부상제대군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다른 부상제대 군인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 이주은씨는 "우리 사회 어딘가엔 국가를 위해 헌신해 얻은 상처와 고통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 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한씨(33)는 주변 소리에 민감하다. 스테인리스 집기류가 바닥에 떨어지는 '쿵' 하는 소리에 온몸을 흠칫한다. 고깃집에서 연탄불이 '타탁타닥' 하는 소리에도 온몸이 욱신거린다고 한다. 길을 걷다 비행기 소리를 들으면 몸을 움츠리게 된다. 세월이 흘러 강산이 바뀌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4분 인천 연평도 해병대 부대. 당시 일병이었던 이한씨는 훈련 중에 동료 병사들과 함께 바닥에 누워 쉬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검은색 물체가 해를 가렸다. 북한에서 쏘아 올린 포탄이었다. '쾅' 소리와 함께 이명이 느껴졌고 눈을 떠보니 몸이 공중에 떠 있었다. 왼쪽 다리를 잃은 맞선임, 팔 한쪽이 날아간 선임이 눈에 들어왔다. '연평도 포격전'의 기억이다. 양쪽 광대뼈와 무릎, 사타구니가 욱신거렸다. 포탄의 파편이 박힌 탓이다. 환부는 아프기보단 뜨거웠다. 살고 싶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포탄 탓에 '쿵. 쿵. 쿵' 흔들리는 지면 사이를 이한씨는 포복했다. 겨우 도랑에 몸을 숨겼다. 그곳에는 명치에 파편이 박힌 후임이 누워 있었다. 이한씨는 심폐소생술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지만, 곧 단념했다. 계속해서 날아드는 파편에 몸을 세울 수가 없었다. 숨이 멎어가는 후임에게 옆에서 "살 수 있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1차 폭격이 멈췄다. 이한씨가 도착한 의무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피로 흥건해진 바닥은 군화 바닥과 만나 '철벅철벅' 하는 소리를 냈다.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달궈진 핀셋으로 생살을 찢은 후에야 이한씨의 사타구니에서 포탄 조각을 빼낼 수 있었다. 이한씨는 2012년 2월, 만기 전역하며 자취를 시작했다. 매일 밤 불안감이 밀려왔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이한씨와 동거하며 불안함을 달래주었다. 하지만 나이가 서른살에 가까워지니 결혼 등의 이유로 친구들은 더 이상 이한씨 곁에 있을 수 없게 됐다. 이한씨는 다시 혼자가 됐고, 그날의 기억은 더욱 선명해졌다. 불안과 공포는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졌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선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2년 전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다행히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경제활동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한씨의 의지에 의해 이뤄졌다. 사회도 국가도 그 어느 누구도 이한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지 않았다. 이한씨는 "지난 10년간 혼자서 그날의 기억을 버텨온 것이 가장 후회된다"며 "조금이라도 일찍 병원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누군가와 이 같은 아픔을 공유했더라면 건강한 청춘 시절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06-25 18:40:39[파이낸셜뉴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엔 군 복무시절 부상이나 트라우마를 겪은 예비역들이 근무중이다. 전시에 준하는 사태로 부상을 입었거나 유실 지뢰 피해를 입는 등 트라우마를 간직한 군인들이다. 군 복무중 심한 부상을 입을 경우 어떤 절차를 거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힘들다고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25일 상담센터의 이주은 운영실장과 이한 주임을 만나 부상 장병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재초작업중 밟은 지뢰에 발목 잃어" 상담 센터의 직장 동료인 이주은 운영실장(31)은 해병대 중위로 복무하던 2019년 8월, 경기 김포 한강 하구에서 갈대 제거 작업 중 지뢰가 폭발해 왼발을 잃었다. 지뢰 폭발로 몸에서 떨어져 나간 발을 보았을 때 들었던 감정은 막막함이었다. 앞으로 평생을 장애인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두러움. 가족들의 감정 동요가 더 큰 문제였다. 이주은씨는 "한쪽 발을 잃은 나의 모습을 본 어머니의 감정적 동요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지원은 군 내부에는 전무하기 때문에 스스로 이겨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상담센터는 청년 부상제대 군인을 대상으로 법률 지원과 심리·재활 프로그램, 취업 연계 등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는 이주은씨의 경험이 녹아 있다고 한다. 부당 당시 해병측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부상 장병에 대한 지원 인프라는 열악했다고 한다. 상시 전시 상황도 아니었기에 이주은씨가 주변에 수소문 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이주은씨는 "사고 직후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보상받으려면 어떠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군 생활을 하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나와 같이 복무 중에 부상을 당한 군인에게 국가는 어떠한 보상을 해주는 것인가였다. 전역과 함께 이주은씨는 서울시와 함께 상담센터를 설립해 부상제대군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다른 부상제대 군인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패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 이주은씨는 "우리 사회 어딘가엔 국가를 위해 헌신해 얻은 상처와 고통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 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평도 훈련중 느닷없이 날아논 포탄 이한씨(33)는 주변 소리에 민감하다. 스테인리스 집기류가 바닥에 떨어지는 '쿵'하는 소리에 온몸을 흠칫한다. 고깃집에서 연탄불이 '타탁 타닥'하는 소리에도 온몸이 욱신거린다고 한다. 길을 걷다 비행기 소리를 들으면 몸을 움츠리게 된다. 세월이 흘러 강산이 바뀌었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인천 연평도 해병대 부대. 당시 일병이었던 이한씨는 훈련 중에 동료 병사들과 함께 바닥에 누워 쉬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검은색 물체가 해를 가렸다. 북한에서 쏘아 올린 포탄이었다. '쾅' 소리와 함께 이명이 들렸고 눈을 떠보니 몸이 공중에 떠 있었다. 왼쪽 다리를 잃은 맞선임, 팔 한쪽이 날아간 선임이 눈에 들어왔다. '연평도 포격전'의 기억이다. 양쪽 광대뼈와 무릎, 사타구니가 욱신거렸다. 포탄의 파편이 박힌 탓이다. 환부는 아프기보단 뜨거웠다. 특히 사타구니에 박힌 파편 사이로 피가 보글보글 솟구쳐 뜨거움이 허벅지를 통해 온몸으로 퍼져갔다. 살고 싶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포탄 탓에 '쿵. 쿵. 쿵' 흔들리는 지면 사이를 이한씨는 포복했다. 겨우 도랑에 몸을 숨겼다. 그곳에는 명치에 파편이 박힌 후임이 누워있었다. 이한씨는 심폐소생술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지만, 곧 단념했다. 계속해서 날아드는 파편에 몸을 세울 수가 없었다. 숨이 멎어가는 후임에게 옆에서 "살 수 있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1차 폭격이 멈췄다. 이한씨가 도착한 의무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피로 인해 흥건해진 바닥은 군화 바닥과 만나 '철벅 철벅'하는 소리를 냈다.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달궈진 핀셋으로 생살을 찢은 후에야 이한씨의 사타구니에서 포탄 조각을 빼낼 수 있었다. 그 순간 북한의 2차 폭격이 시작됐다. 천장은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흔들렸다. '더 이상 희망이 없겠다'고 체념하던 순간 기적적으로 폭격이 멈췄다. 전역 후에서야 정신과 진료, "좀 더 일찍 도움 받았더라면" 이한씨는 2012년 2월, 만기 전역하며 자취를 시작했다. 매일 밤 불안감이 밀려왔다. 혼자 침대에 누우면 천장이 무너질 것 같았고, 갑자기 지나가던 차가 자취방을 덮칠 것 같았다. 밤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갔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이한씨와 동거하며 불안함을 달래주었다. 하지만 나이가 30살에 가까워지니 결혼 등의 이유로 친구들은 더이상 이한씨 곁에 있을 수 없게 됐다. 이한씨는 다시 혼자가 됐고 그날의 기억은 더욱 선명해졌다. 이 모든 불안과 공포를 이겨내는 것은 오롯이 이한씨 개인의 몫이었다. 불안과 공포는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졌다. 사람과의 접촉이 무서웠다.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었고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했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선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 2년 전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다행히 정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경제활동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한씨의 의지에 의해 이뤄졌다. 사회도 국가도 그 어느 누구도 이한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지 않았다. 이한씨는 "지난 10년간 혼자서 그날의 기억을 버텨온 것을 가장 후회된다"며 "조금이라도 일찍 병원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누군가와 이 같은 아픔을 공유했더라면 건강한 청춘 시절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23-06-22 16:05:27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사진)의 5월 한달간 매출이 전년동월보다 15% 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와 함께 외식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삼계탕은 외식 전문점과 견줘 손색없는 맛과 품질, 합리적 가격, 조리 편의성 등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약 30% 증가하며 150만봉 가량 판매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 5~7분 정도만 조리하면 맛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데다 외식 삼계탕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 인기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닭 한 마리가 들어간 '비비고 삼계탕'은 국내산 닭과 수삼, 찹쌀, 마늘 등이 진한 육수와 어우러진 제품이다. '비비고 누룽지닭다리 삼계탕'은 진하게 끓여낸 닭 육수에 닭 통다리와 잘게 찢은 닭 안심살을 넣고, 누룽지, 귀리를 듬뿍 담아 식감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계탕 판매량이 6~8월에 60% 이상 집중되는 만큼 CJ제일제당은 이 제품들을 앞세워 시장 지위를 더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비비고 삼계탕은 최근 3년간 닐슨IQ코리아 기준으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삼계탕 등 국물요리 제품은 풍성하고 좋은 재료로 깊이 우려내,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에게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 취향과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지속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2023-06-06 18:40:26[파이낸셜뉴스] 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의 5월 한달간 매출이 전년동월보다 15% 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와 함께 외식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6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삼계탕은 외식 전문점과 견줘 손색없는 맛과 품질, 합리적 가격, 조리 편의성 등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약 30% 증가하며 150만봉 가량 판매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 5~7분 정도만 조리하면 맛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데다 외식 삼계탕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점이 인기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닭 한 마리가 들어간 ‘비비고 삼계탕’은 국내산 닭과 수삼, 찹쌀, 마늘 등이 진한 육수와 어우러진 제품이다. ‘비비고 누룽지닭다리 삼계탕’은 진하게 끓여낸 닭 육수에 닭 통다리와 잘게 찢은 닭 안심살을 넣고, 누룽지, 귀리를 듬뿍 담아 식감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계탕 판매량이 6~8월에 60% 이상 집중되는 만큼 CJ제일제당은 이 제품들을 앞세워 시장 지위를 더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비비고 삼계탕은 최근 3년간 닐슨IQ코리아 기준으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삼계탕 등 국물요리 제품은 풍성하고 좋은 재료로 깊이 우려내,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에게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 취향과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지속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06-06 09:16:29'다른 모든 과학은 진보하고 있는데도 정치만은 옛날 그대로다. 지금도 3000~4000년 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미국의 제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말했다. 권력에 눈이 먼 통치자들이 한 나라를 어떻게 망하게 했을까. 이 책은 아집과 독선으로 지나친 권력욕을 불태우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만 숱한 통치 사례를 세계 역사의 주요 사건을 토대로 생생히 보여준다. 아둔함의 원형 트로이의 목마, 면죄부를 판매한 레오 10세 등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들과 미국을 잃어버린 대영제국의 독선을 통해서 '민(民)'의 뜻을 거역하는 위정자들은 결국 파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원전 930년경 솔로몬왕의 아들로 태어나 이스라엘 민족을 갈가리 찢은 레호보암을 비롯해 역사의 시계를 멈추려 했던 프랑스 샤를 10세 등 권력에 눈이 먼 오만한 통치자들을 살펴본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유괴한 것이 발단이 된 트로이 전쟁에서 국익에 반하는 정책을 추구한 트로이 목마사건, 개혁보다 타락을 선택한 르네상스 시대 교황들, 대통령이 무려 다섯 번이 바뀔 동안 베트남에서 악전고투를 계속했던 미국 정부의 독선까지 정치인들의 뿌리 깊은 독선의 역사를 들여본다. 조용철 기자
2019-10-16 18:41:35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이 때론 멋지다가, 때론 귀엽다가, 때론 짠하기까지 한 다채로운 매력으로 수많은 ‘랜선 연인’을 탄생시키고 있다. 섬세한 연출과 감성을 저격하는 시적인 대사, 깊이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tvN ‘남자친구’가 종영을 앞두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특히 매 순간 터져 나오는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매력이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이에 수현과 진혁의 매력만점 순간들을 모아봤다. ■심멎 유발 ‘용기’ 6회, 수현이 용기 있는 한 마디로 심멎을 유발했다. 속초 동화호텔 오픈기념 간담회장에서 최이사(박성근 분)가 심어놓은 기자는 수현에게 스캔들의 주인공과 어떤 사이냐고 물으며 함정을 팠다. 이에 진혁은 답변하기 어려울 수현을 위해 괜찮다고 웃으며 뒤돌아 섰지만, 그런 진혁의 뒷모습을 보던 수현은 이내 “썸 타는 사이입니다”라며 당당하게 관계를 인정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는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이 처음으로 낸 용기의 순간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엄지를 치켜 세우게 만들었다. 4회, 진혁은 수현을 향한 당찬 발걸음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수현은 진혁과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다 사진을 찍혀 스캔들 기사에 휘말렸고 회사는 수현의 가십으로 어수선해졌다. 더욱이 수현은 직원들 앞에서 해명을 촉구하는 최이사로 인해 궁지에 내몰렸다. 이때 진혁은 “대표님!”이라며 수현을 불러 세운 뒤, 당당하게 그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 데 이어 “저 돈 좀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살 테니까 라면 드시러 가시죠”라며 스캔들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홀로 벼랑 끝에 내몰린 수현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민 진혁의 단단한 눈빛과, ‘나의 이 감정이 뭐냐고 묻진 마세요. 아직은 나도 모릅니다. 지금의 나는 당신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는 것, 그것입니다’라는 내레이션은 심장 떨림을 배가시켰다. ■광대 승천 유발 ‘주사’ 11회, 수현이 취중진담이 섞인 애교 주사로 시청자들 무장 해제 시켰다. 진혁과 포장마차에 간 수현은 술을 잘 마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내 취기가 오른 수현은 귀엽게 입을 삐죽거리는가 하면, “나 요즘 진혁 씨가 옆에 있어서 되~게 좋아요”라며 해맑게 미소 짓는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에 더해 수현은 취하니까 더 귀엽다는 진혁의 말에 “내가 좀 귀여운 스타일이지. 사실 내가 되~게 귀여운 스타일인데 사람들이 좀 몰라”라며 소근거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무엇보다 술에 취한 수현의 표정과 말투는 보는 이들의 입가에 자동 미소를 유발했다. 2회, 진혁이 오징어를 손에 쥔 귀여운 만취 주사로 시선을 강탈했다. 수현은 취한 진혁의 모습을 보고 지나쳐 가려 했으나, 내리는 빗방울에 차를 돌려 진혁을 태웠다. 이후 진혁은 지퍼 달린 넥타이를 자랑하는가 하면, “물론 전 둘다 잘 어울립니다. 남자는 수트지!”라고 말하는 등의 주사로 웃음을 선사했다. 더욱이 진혁은 집으로 돌아갈 수현 걱정에 주머니에서 오징어를 꺼내 들었고, 손에 달라는 수현의 말에 “더럽구나? 내 손이 더럽고 내 주머니가 더럽고, 이걸 쭉쭉 찢은 내 손이 더 더럽고”라며 서운함을 토로하는 모습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이때 진혁의 발그레한 볼과 풀린 눈, 혀가 풀린 귀여운 말투는 수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광대까지 승천케 만들었다. ■맴찢 유발 ‘짠내’ 13회, 수현은 진혁모(백지원 분) 앞에서 소리 없이 오열하는 모습으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진혁모는 수현과 진혁의 관계를 들먹이며 아들의 취직자리를 부탁하고, 진혁의 노력을 짓밟는 말을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후 수현과 마주한 진혁모는 “우리 진혁이랑 제발 좀 헤어져 주세요”라며 눈물로 애원했고, 이에 수현은 진혁모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고개를 돌려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숨을 죽인 채 사시나무처럼 떨며 오열하는 수현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9회, 진혁은 수현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쓸쓸한 뒷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화호텔 속초로 발령 받은 진혁은 수현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가슴 아픈 내기를 했고, 수현과 함께 했던 곳들을 찾아 다니며 과거를 회상하는 등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수현과 함께 앉았던 바다 앞 벤치에 앉아 그가 앉았던 자리를 바라보는 진혁의 애틋한 눈빛과, 쓸쓸한 뒷모습은 시청자들까지 마음 아프게 했다. 이처럼 ‘남자친구’ 수현과 진혁은 매 순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방출하며 눈길을 단단히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송혜교-박보검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꽉 채우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고 설레게 만들고 있는 바.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남자친구’에서 수현과 진혁이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23 14:10:39▲ 사진= OCN '라이프 온 마스' 영상캡처 '라이프 온 마스'가 원작과 같은 결말로 해피엔딩을 담으며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방송한 OCN 주말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한태주(정경호 분)와 이용기(박성웅 분)의 우정을 담으며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다. '라이프 온 마스'는 2018년 형사 한태주(정경호 분)가 1988년으로 돌아가며 펼치는 복고 수사극으로 추리극의 재미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한 분위기까지도 연출해 장르극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작품은 영국 동명의 원작 설정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나라가 마주했던 특수한 시대적 상황까지 녹여내며 역사적 의미까지 담았다. 극 중 서울 올림픽 부터 80년대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각색한 에피소드들로 한국적 정서를 섬세하게 연출해 리메이크 작의 좋은 예시로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그때 그 시절의 아날로그 수사 현장을 고스란히 재현해내며 몰입도를 고조시켰다. 특히 가장 중요한 사건인 연쇄살인 미스터리 뿐만 아니라 한태주가 겪는 혼란들로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해 전개를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더불어 작품은 한태주가 오가는 과거와 현재가 꿈인지, 현실인지에 초점을 맞추며 여타 타임슬립 장르와 차별화를 두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태주는 여전히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혼란을 느꼈다. 이 가운데 어머니(문숙 분)는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조언, 이후 한태주는 2018년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1988년으로 돌아왔다. 위기에 처한 강력3반 사람들을 구했고, 안민식 과장을 체포했다. 이후 한태주는 전출명령을 받고 현실로 돌아갈 마지막 기회임을 눈치채며 고민에 빠졌다. 결국 한태주는 "웃으면서 살아갈 곳이 현실이다"라는 낯선이의 말에 따라 전출명령서를 찢은 후 1988년에 남을 것을 택했다. 더불어 극 말미 한태주가 죽은 줄 알았던 김현석(곽정욱 분)의 전화를 받으며 또 다른 시작을 암시,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과학수사를 외치는 현대의 형사가 맨몸으로 사건과 부딪히는 서부경찰서 팀원들과 우정을 그린 '라이프 온 마스'는 시공간을 초월한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특히 정경호와 박성웅의 연기 앙상블이 극의 완성도를 고조시키며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성장 드라마처럼 남다른 교훈을 전달했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두 시점의 유기적 관계가 눈을 뗄 수 없는 흡인력을 선사했다. 이처럼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와 긴장감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라이프 온 마스'는 종영 후에도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 마음 속에 남을 전망이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2018-08-06 12:05:57손담비 눈물 셀카(사진=손담비 트위터) 손담비가 휴지를 이용한 눈물 셀카를 공개했다. 12일 손담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주 컴백 떨리네요~”라는 글과 함께 눈물 셀카를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손담비는 길게 찢은 휴지를 눈 밑에 붙인 채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울먹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그녀는 ‘눈물이 주르륵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적혀 있는 종이를 들고 깨알 같은 신곡 홍보를 하고 있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손담비 눈물 셀카를 접한 네티즌들은 “손담비 눈물 셀카도 어쩜 이리 예쁠까”, “손담비 눈물 셀카 신곡 홍보 깨알같네”, “이번 앨범도 대박나세요”, “얼굴에 휴지 붙여도 아름답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손담비는 12일 신곡 ‘눈물이 주르륵’의 음원을 공개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victory@starnnews.com김지이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2-11-12 20:36:49■우연에 의미를 덧칠하라,인연 이뤄질테니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는데, 갑작스럽게 햇살이 쏟아져서 눈의 동공이 잠시 적응을 하지 못한다. “와, 겨울에도 이런 날씨가 있네.” “아, 놀고 싶어.” 동료 연구원들이 이렇게 외쳐댔다. 그 중 한 사람은 난데없이 “요즘 정말 심심해 죽겠어” 하고 말한다. 심심할 겨를이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니 안 어울리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 시간에 매어 몸은 바쁜데 정신적으로는 허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는 매운 낙지볶음으로 허한 마음을 활활 불태워 버리자고 제안했다. 서른 중반이 되도록 아직 제대로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는 그는 매운 양념에 밥을 비비면서 털어 놓는다. “인위적으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져요. 대화도 너무 현실적이고요. 제가 너무 몽상가일까요. 우연히 그러나 뭔가 운명적인 느낌이 오는 그런 만남을 아직 기대하고 있거든요. 이 사람 놓치면 후회하겠구나 하는 직감 말예요.” “왜 우리에겐 소설 같은 우연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 하고 다른 사람이 거들었다. 그러고 보니 소설이 흥미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우연의 묘미 때문인 것 같다. 이를테면 어머니가 집에서 바느질을 하다가 난데없이 바늘이 뚝 부러지고 그 순간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음을 맞는다거나, 전당포에 맡겨진 백 년 넘은 러시아제 괘종시계가 어느 날 문득 멈춰버리는데 그 날이 러시안 차르의 마지막 날이었다거나 하는 우연의 요소들 말이다. 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마송이 그린 ‘그라디바’는 소설 속에 나오는 불가사의한 우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다. ‘그라디바’는 빌헬름 옌센(W. Jensen)이라는 대중 소설가가 1903년에 쓴 소설 제목인데, 책의 내용이 특이했다기보다는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가 잠재적 욕망에 관한 강연회에서 종종 그 소설의 내용을 예시로 든 것 때문에 잘 알려지게 된 책이다. 주인공인 고고학자는 뮌헨 박물관에서 ‘그라디바’ 라는 고대 그리스 부조상의 여인을 보고 넋을 잃는다. 특히 발가락 끝으로 내딛는 우아한 발걸음의 모습에 반해 자리를 뜰 줄 모르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단지 작품 속 여인일 뿐인데, 꿈에서까지 그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생생히 나타나는 것이 기이해서 그는 2000여 년 전 그녀가 살았던 폼페이의 폐허를 방문한다. 헛된 줄 알면서도 그는 그녀의 흔적이라도 찾으려는 듯 화산 폭발로 모두 화석이 되어버린 아무도 없는 옛 도시의 유적 속을 거닐고 있었다. 바로 그 때 멀리서 어느 낯선 소녀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소녀는 그라디바의 발걸음과 매우 유사하게 걷고 있었고, 얼굴마저 똑같이 닮아 있었다. 마치 그라디바가 다시 살아나온 것 같았다. 고고학자가 무의식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석상의 여인은 소녀와의 그 우연한 만남을 통해 현실 속의 실제 여인으로 바뀐다. 마송의 그림 우측에는 벽난로가 있는데, 마치 폼페이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이글이글 끓어오르고 있다. 좌측으로는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 벽이 ‘쩍’ 하고 갈라져가고 있다. 그림 전체에서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괴력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중앙에서는 돌이던 여인이 피와 살점을 지닌 몸으로 변성하고 있다. 꿈의 여인이 진짜 여인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우연한 만남은 수 겹으로 쌓여온 마음속 염원이 외부세계로 전해졌다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비의 날갯짓 하나가 일으킨 파동이 점점 커지면 어마어마한 회오리를 일으킬 수 있듯, 아주 미미한 인간의 염력도 겹겹이 쌓이게 되면 우주에까지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다다(Dada) 예술가인 한스 아르프는 모든 것을 제거한 무(無)의 상태에서 오직 우연의 가능성만을 남겨둔 채 작업을 시도하였다. ‘우연의 법칙으로 배열된 사각형들의 콜라주’가 그 한 예다. 이 작품은 아르프가 커다란 양면 색종이를 손으로 죽죽 찢은 뒤 바닥에 떨어뜨려 배열된 모습 그대로를 풀로 붙여 만든 작품이다. 누군가가 종이를 찢어 바닥에 버렸다면 이는 아무 의미 없는 행위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에 예술적 창조 혹은 예술적 반항이라는 의미를 덧씌울 줄 아는 예술가였기에 우연의 행위는 예술작품으로 남겨질 수 있었던 것이다. 우연이란 일상에서 늘 스치고 지나가버리는 아주 가벼운 사건들에 불과하지만 우연을 인연으로 해석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다. 한 때 유행처럼 읽혔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저자인 밀란 쿤데라는 주인공들의 생각을 통해 우연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그 어느 누구와도 결코 깊고 오랜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남자가 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는 왠지 모르게 떨쳐버릴 수 없게 된, 마음속에 커다란 한 자리를 차지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런데 그녀와의 인연이란 고작 몇 번의 ‘시시한’ 우연들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가령 그 여자가 일하는 술집에 그가 들어선 순간 여자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우연, 그리고 남자가 6호실에 머물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여자는 자신이 예전에 살던 건물의 번지수가 6인 것을 기억해 낸 우연, 또 여자가 늘 즐겨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곤 하던 바로 그 벤치에 그가 앉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우연 등이었다. 남자에겐 지극히 사소한 사건들이 여자에게는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의미로 해석되었던 것이다. 우연은 주변에서 심심할 새도 없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둔하게도 그것이 지나가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뿐이다. 소설에서는 자주 있는 우연의 일치가 실제 생활에서는 좀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연의 의미를 자기에게 맞게 해독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아니 우연의 의미를 내 것으로 가지고 갈 용기가 없다거나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이란 가벼운 듯 보이지만 그 의미를 해독하는 순간 무거운 필연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myjoolee@yahoo.co.kr ■작품설명=앙드레 마송, '그라디바', 1939, 캔버스에 유채, 97x130㎝, 개인소장(위쪽 작품). 한스 아르프, '우연의 법칙으로 배열한 사각형들의 콜라주', 1916∼17, 색종이 콜라주, 48.5x34.5㎝, 뉴욕현대미술관
2007-12-13 15:30:56[파이낸셜뉴스] 손흥민에 대해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팬에게 철퇴가 내려졌다. 자신의 양쪽 눈을 찢는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영국 축구팬이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메일은 7일(현지시간) "지난 5월 크리스털 팰리스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눈찢기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벌인 로버트 갈랜드(44)가 3년 동안 모든 축구 경기 참관을 금지당했다"고 전했다. 동양인을 상대로 눈을 찢는 행위를 펼치는 것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 가운데 하나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토트넘 구단은 "시즌 초 손흥민에 인종차별을 한 첼시 팬의 사례처럼,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갈랜드는 애초 인종차별 행위 혐의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벌금형(1천384파운드)과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사가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해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갈랜드는 결국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더불어 국제 대회 기간 여권까지 반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더글러스 매케이 검사는 "인종차별 행위는 경기와 선수는 물론 팬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라며 "왕립검찰청(CPS)은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에 대한 기소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스포츠 종목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즌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들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로 2024 경기 자체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에 해외여행 자체도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08 21: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