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가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 핵융합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나주시청에서 핵융합 기술 및 정책 전문가, 기업, 연구기관 등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남형 핵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비츠로네스텍, 한국에너지공대(켄텍),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산업계·학계·연구계를 포괄해 국내 핵융합 분야 최고 전문가, 기업 관계자, 유관 기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에 발맞춰 지역 주도의 핵융합 기술 개발 방향을 정하고, 실증연구부터 산업화까지 연계된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전문가 집단은 전남이 보유한 에너지산업 기반, 나주 혁신도시와 한국에너지공대 중심의 연구 인프라, 국가산단 등 풍부한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해 핵융합 실증 기술, 첨단 부품 국산화, 지역 인력 양성 등 구체적 사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융합 분야 권위자인 김기만 한국에너지공대 교수는 "핵융합 기술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증을 통해 시장성과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지역 주도의 추진 체계를 마련해 산업계가 찾는 지속 가능한 핵융합 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핵융합 산업 육성은 단순한 미래 에너지를 넘어 전남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회"라며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핵융합 산업 생태계 기반을 착실히 다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인공태양에너지 기술 실현과 연관 산업 선점을 위해 지난 2021년 과기부 '초전도도체 시험설비 구축(498억원)' 사업을 켄텍에 유치했으며, 오는 2028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2023년 전라남도 인공태양 포럼 등 관련 전문가 포럼과 전남 인공태양 기업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국가 인공태양 에너지산업에 대한 국내외 연구 개발(R&D)과 산학연 협력을 선도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4-15 09:11:41[파이낸셜뉴스] 2045년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노화나 손상을 입은 피부와 뼈, 장기 등을 교체해 인간 수명을 연장이 가능해진다. 또 서울에서 뉴욕까지 2시간내 주파해 지구전체가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되며, 핵융합 발전으로 안정적 에너지를 확보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제12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를 발표했다. 국민들이 희망하는 미래상에 각계각층의 전문가 의견을 모아 8대 과학기술 도전과제와 160여개 예시적 미래기술에 대한 개발방향을 마련했다. ■질적 가치 강조한 미래전략 정칠희 삼성전자 고문을 위원장으로 있는 미래전략위원회와 실무 분과위원회가 전략안을 구성했다. 지난해 7월부터 국민 설문조사와 토론회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미래전략은 경제성장률과 세계 몇 위 등 수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안전, 건강, 풍요, 인류사회 기여 등 질적 가치를 강조했다. 미래상은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풍요롭고 편리한 사회 △공정하고 차별 없는 소통·신뢰 사회 △인류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등 네가지로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과학기술기본계획, 국가R&D 중장기 투자전략 등 5년 단위 중단기 전략·계획 수립때 '미래전략 2045'를 기본 지침서로 활용해 전략의 실효성과 실행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 8대 도전과제 과학기술 도전과제는 먼저 인류의 생존 위협 대처다. 인공강우, 태풍의 진로변경 등 기상을 조절하고 예측하는 기술 등을 개발한다. 또 인명구조, 사고현장복구에 투입될 AI 재난로봇 등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치료·예방백신 개발 플랫폼, 인체 면역증강 기술 등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이 예상된다.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미세플라스틱 친환경 처리, 플라스틱 대체신소재 개발로 제로 플라스틱 사회를 구현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난치병과 뇌질환을 극복하는 과학기술이 개발된 전망이다. 풍요롭고 편리한 사회를 위한 과학기술도 발전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으로 인류의 지적역량을 확장한다. ICT 기반으로 365일 24시간 무인으로 가동되는 농장, 양식장, 공장 등을 구현해 미래식량을 확보한다. 수소, 우주태양광, 핵융합 등 청정에너지 기술을 실현한다. 공정하고 차별 없는 소통·신뢰 사회를 만드는 기술도 나온다. 가상현실로 소통하고 사람과 기계, 동물간 뇌파통신이 가능해 색다른 경험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또 블록체인, 양자암호통신, 차세대 미래보안 기술 등을 기반으로 신뢰성 높고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8-26 13:53:43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이 29일 대전 가정로에 위치한 연구원에서 한국기계연구원을 융합연구 기반의 선도형 기술 창출 글로벌 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와 함께 운영방안 및 계획,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계산업의 핵심은 여러 가지 기술을 한데 모아 묶어내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으로,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요소기술들이 서로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며 과학기술의 발전이 일어납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과학 전 분야에 걸쳐 산재된 요소기술을 엮어 상품으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 바로 한국기계연구원이 추구하는 '혁신'입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임용택 원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축적하던 1980년대부터 선진국 수준에 이른 지금까지 발전과정을 모두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발전을 위해 내놓은 복안은 지름길을 찾기보다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할 것과 서두르지 않고 모든 단계를 차근히 밟을 것이다. 임용택 원장은 "여러 개의 학문이 융합돼 있어 한쪽 분야만 잘한다고 해서 결과물을 만들 수 없는 분야가 공학"이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을 위해 실패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임 원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양적 성장의 단계가 필수적이고 기계산업은 이미 그 단계를 거쳤기 때문에 많은 투자를 지속한다면 좋은 결과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원 경영비전과 관련, 그는 "연구원이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도전기술을 의미하는 지식(Knowledge)을 확보하고, 통합과 융합으로 혁신가치(Innovation)를 창출하며, 소통과 조화로 생동적 문화를 조성하자는 의미에서 동기부여(Motivation)를 하고, 고객지향형(Marketability) 연구개발(R&D)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KIMM이라는 영어약자에 발전전략을 담았다"며 이를 통해 융합연구 기반의 선도형 기술 창출 글로벌 기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첨단기술 혜택을 받지 못한 사회적 약자를 생각해야 할 때"라며 '국민행복 기계기술'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임 원장을 29일 대전 가정로에 위치한 연구원에서 만나 기계산업 전반에 걸친 현안과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연구원의 역할과 실천방안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기계연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국가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계분야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부상열차 개발과 같이 기존 기술을 융합·발전시켜 기술의 시장성을 높이는 연구에 전념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개발된 연구 성과의 기술이전과 기술지원으로 중소 또는 중견기업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자기부상열차 상용화는 어떤 의미인가. 이외의 대표적인 성과가 있다면. ▲자기부상열차는 한국기계연구원이 지난 1989년부터 25년간 연구에 매진해 실용화를 이룬 대표적인 성과다. 이는 국가 주도의 대형 국책 연구사업이 실용화되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인천국제공항뿐만 아니라 대전도시철도 2호선으로 고가방식의 자기부상열차가 결정됐고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실용화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부상 제어 및 선형추진 제어기술 등을 바탕으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개발 및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용 무분진 청정이송시스템 등 친환경 물류시스템 개발과 같은 신산업 창출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자기부상열차 이외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수력설계기술 개발이 있다. 원자로냉각재펌프는 원자로 내의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해 고온.고압의 물로 이루어진 냉각재를 순환시키는 원자로 1차 계통의 부품으로, 원전 플랜트에서 심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원전 플랜트 핵심 기자재의 경우 외국기술 도입 후 설계기술 자립까지는 보통 20년이 걸리는데, 기계연은 두산중공업과의 협력연구로 5년 만에 기술자립을 달성했다. 이에 원전 1기 기준으로 약 1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연구원의 중소기업 지원 활동과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업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효과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연구원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술 해결을 기술자문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또 시험검사지원, 기업 간 교류지원, 정보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대전지역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 운영 및 권역별 기업지원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업밀착형 지원을 수행 중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전담인력을 운영하고, 지역센터(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부산레이저기술지원센터) 및 권역별 기술교류회를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지원을 위해 고객기업 중 'KIMM-파트너' 기업을 선정해 심층지원할 방침이다. ―연구원만의 연구확산 전략이 있나. 대표적인 기술이전 사례는. ▲기계연은 기술이전을 통한 기업의 R&D 역량 제고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10년간 연구원이 보유한 우수 기술 880건을 기업으로 이전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8년 기계연 연구소기업으로 출발한 이후 연구원으로부터 다양한 기술지원과 창업보육 밀착지원을 받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제이피이'로의 기술이전 사례다. 연구원이 제이피이에 이전한 '초정밀 미세 패턴 롤 금형제조 기술'은 LCD 및 발광다이오드(LE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고기능성 광학필름을 제조하기 위한 필수 기반기술이다.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2006년부터 연구원 주요 사업으로 본격적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2008년 기술출자를 통해 제이피이를 연구소기업으로 설립해 본격적인 기술 사업화에 돌입했다. 제이피이는 2013년 매출액이 100억원에 이르는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2008년 매출액 대비 30배 이상 증가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출연연 연구소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또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정전기와 물을 사용해 유해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전기집진식 공기정화장치 기술은 '지홈'에 이전해 한국과학기술지주회사가 제1호 투자기업으로 투자를 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위한 융합연구가 활발한데. ▲최근 융합연구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혁신 키워드다. 기계라는 분야가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기술 분야로 인식될 수 있지만 현재 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개발을 분류해 보면 기계 외 타 분야의 비중이 3분의 1에 이를 만큼 융합연구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기계 분야가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연구원에서 자연스럽게 과거부터 다양한 협력·융합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출연연, 대학 등 11개 기관의 장비, 소자, 재료 관련 전문가가 협력해 반도체 칩을 층층이 쌓아올려 많은 양의 정보를 동시에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창조경제 실현 출연연 연구 성과 최고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이외에 바이오원유 제조 및 활용 고도화기술 개발, 화학물질 사고 피해 예측 및 대응기술 개발, 달탐사 선행연구 등의 다양한 융합연구과제를 현재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현안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 기계산업 총 생산액과 수출액은 2013년 기준으로 각각 110조원, 505억달러로 세계 6위와 9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후발국가 중 기계산업에서 무역 흑자를 기록한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전체적으로는 선전하고 있으나 품목 수준에서는 여전히 취약해 주력 수출 품목 중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품목은 단 1개에 불과하다. 기계산업은 세계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어 세계 1위 품목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가스터빈과 같이 그동안 우리가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못했던 선진국형 기계시스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기계산업 가치창출의 원천을 제품에서 솔루션 제공, 기술 컨설팅 등 서비스 분야로 전환하는'서비스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차별화된 서비스 역량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 ―산업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원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기계기술은 산업 발전의 근간이면서 국민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주는 중요 기술 중 하나다. 기계연은 지난 38년간 축적해온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계부품의 신뢰성평가, 원전기기 검증과 기계시스템 안전 등 부품에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성능과 안전 평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기계부품의 신뢰성 평가는 교통수단과 각종 기계장치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의 품질과 성능을 검증해 고품질의 안전 부품이 사회와 시장에 공급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원전기기 검증과 플랜트 안전 분야에서는 대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기기 및 부품을 극한환경에서도 안전하게 본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뢰성평가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100% 국산기술로 제작한 인천공항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오는 7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될 예정이다.■나노측정 원천기술, 국제표준으로 채택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1976년 우리나라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한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기계산업 발전의 기치 아래 상공부 산하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로 설립됐으며 그동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분리 독립시키고 재료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기계연은 기계분야의 산업원천기술 개발과 성과확산, 신뢰성평가, 시험평가 등을 통해 국가 및 산업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첨단생산장비, 극한기계, 나노융합기계, 환경에너지기계, 기계시스템안전, 의료기계 등이다. 특히 세계적인 나노융합기계기술은 기계연의 자랑이다. 기계연이 보유한 나노 측정 원천기술은 국내 최초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 국제표준 기술로 채택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이런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9년간 총 85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신규 연구단에 선정됐다. 기계연의 '파동에너지 극한제어 연구단'은 향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초고속 빅데이터 처리 컴퓨터, 초정밀 안전진단, 초고해상도 의료진단 등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신시장 창출을 목표로 기존 자연계 물질의 물성한계를 극복하는 창조적 개념의 파동에너지 제어 원천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계연은 중소·중견기업 연구개발(R&D) 전진기지의 역할도 수행 중이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통합센터 운영뿐 아니라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부산레이저기술지원센터를 활용해 권역별 기업지원 시스템을 구축, 기업을 밀착 지원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약력 △58세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기계공학과 박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산업시스템공학과 조교수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현) △카이스트 기획부처장 국제협력실장 △독일 에어링겐대 생산공학연구소 훔볼트 펠로 △천안공원 이사장 △한국과학기술평가원 기계전문위원 △카이스트 글로벌협력본부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공학부 정회원 △대한기계학회 부회장 △제16대 한국기계연구원장(현) ■수상 △2007년 공업재료 및 가공기술 국제학회(AMPT) 윌리엄 존슨 금메달 △2010년 제10차 제조업 및 경영 글로벌학회 연구업적상
2014-06-29 17:45:56#1. 2025년. 대한민국 온 국민의 이목이 우주에 집중됐다. 전 국민들은 한국의 첫 달착륙선 ‘래빗호(가칭)’가 무사히 달에 착륙해 달에 태극기를 꽂는 순간을 TV를 통해 시청했다. 이제 우리도 우주선진국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음 목표는 화성이다. #2. 2035년. 남태평양 마이크로네시아에 위치한 대한민국 광구에서 ‘망간단괴’가 쏟아져 나왔다. 이 돌덩어리 속에는 망간은 물론 니켈, 코발트, 철, 구리, 아연 등이 포함돼 있다. 다양한 생물자원도 발견되는 중이다. 얼마전 발견된 박테리아는 항암치료효과가 높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 2045년. 남극이 분주하다. 남극의 이용가치가 높아지며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 다행히 50여년전 이곳에 세종기지를 건설한 우리나라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지금 이곳엔 우리 민간기업들도 진출해있다. 건물마다 펄럭이는 태극기가 우리의 위상을 증명한다. #4. 2055년. 서울 하늘이 몰라보게 맑다. 청정에너지원인 핵융합 에너지가 보편화되며 화석연료 사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를 다투는 핵융합 선진국이다. 올 해 발전소 건설 수주금액만 1조달러가 넘었다. 핵융합은 앞으로 수십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1등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1세기 말 경제대국은 무엇으로 판가름이 날 까…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들이 21세기 초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며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이러한 기술혁신들이 세계 경제 판도를 뒤바꾼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선진국들은 ‘거대과학’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국책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우주, 핵융합 등 거대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도 지난 2007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거대기술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거대과학 본격 육성에 나섰다. ■왜 거대과학인가 메가 사이언스(Mega Science) 또는 빅 사이언스(Big Science)라고 불리는 거대과학에 대한 연구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고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업이 하기 힘든, 다시말해 규모가 큰 연구를 말한다. 그래서 거대과학은 실패 위험도 크고 대신 과실도 크다. 그럼 왜 이처럼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연구에 긴 시간, 많은 돈을 들여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가. 초기 거대과학 연구는 주로 군사적 목적에서 이뤄졌다. 원자폭탄이나 대륙간 탄도탄 개발 등이 20세기 초 대표적인 거대과학 연구였고 이것을 기반으로 미국과 소련이 본격적인 우주경쟁을 시작했다. 이후 냉전시대가 종식되며 거대과학은 쇠퇴하고 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업적 연구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환경과 에너지, 질병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다시 거대과학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거대과학은 많은 돈과 인력, 시간을 들이는 만큼 기초과학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산업기술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신산업을 창출함으로써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밖에도 거대과학은 국가위상을 높여주는 역할도 해 선진국들의 경우 그에 걸맞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대과학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과학의 범주에는 우주, 핵융합, 극지와 해양연구, 생명과학 등은 물론 가속기나 연구용원자로 같은 대형 기초과학 장비들,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들도 포함돼 있다. ■우리 거대과학에 세계가 주목 우리나라도 최근 다양한 거대과학 연구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먼저 우주기술의 경우 위성체 기술은 이미 상당부분 확보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민간분야에서 소형인공위성을 말레이시아와 두바이에 수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중대형위성 기술자립화에도 나섰다. 발사체 분야의 경우 아직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 나로우주센터를 준공하고 나로호를 발사하는 등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달 궤도선, 2025년엔 달 착륙선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핵융합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핵 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과 반대로 핵 융합시 나오는 열을 이용하는 핵융합 발전은 연료로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사능 오염 위험도 없어 차세대 청정 에너지라 불린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난해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에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플라스마 발생실험 결과를 선보이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KSTAR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가장 가까운 모델이어서 앞으로 우리가 세계의 기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핵융합 발전은 2050년께 상용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극지와 해양 연구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있다. 정부는 남극에 제2세종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며 지난해에는 극지 연구에 필수 장비인 쇄빙선 ‘아라온호’도 진수했다. 지난해 12월 출항한 아라온호는 이달 말께 남극대륙 제2기지 건설 후보지인 케이프 벅스에 도착해 정밀 탐사를 벌일 예정이다. 해양 분야에선 조력·조류·파력발전 등 바닷물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서부터 기후변화 대응기술, 공해상의 심해저 자원 탐사 등의 분야에서 최근 연구가 활발하다. 이밖에도 대형연구장비를 활용한 거대과학도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구용 원자로 첫 수출에 성공한 ‘하나로’는 올 해 나노수준의 연구를 가능케 하는 냉중성자 실험장치를 완공할 예정이다. 또 포항방사광 가속기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설치될 예정인 중이온 가속기 등도 수준높은 기초과학 연구를 가능케 할 대형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 지난해 9월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설치돼 가동중인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 에너지 자립을 넘어 한국을 핵융합에너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한국의 태양'이라고 불린다.
2010-01-03 17:22:14필자는 지난달 일본 미토시에서 개최된 제4차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기구 이사회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공식 회의가 개최되기 전 일본의 핵융합 관련 시설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고 ITER 국제기구 사무총장과의 양자 회담, 수석대표 만찬회의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논의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핵융합 기술력이 전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에는 차세대초전도핵융합 연구장치(KSTAR)가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독자개발에 성공한 KSTAR는 대한민국 기술력의 커다란 진보이자 미래 에너지 자립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쾌거로 평가된다. 각국의 대표 및 전문가들은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KSTAR를 설계하고 제작한 한국의 독창적 기술력과 산업력, 철저한 품질관리 능력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핵융합 사업에 대한 한국정부의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지원에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또 한국의 종합적 역량과 축적된 경험이 ITER의 성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국과의 협력 강화를 앞다퉈 요청했다. 필자는 우리의 과학기술력이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감격과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반인에게 아직은 낯선 ITER 사업은 태양에너지의 발생 원리인 핵융합을 바탕으로 거대 핵융합발전소를 건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삼겠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핵융합에너지는 수소와 같은 아주 가벼운 원자핵들이 매우 큰 중력으로 압축돼 섭씨 1억도 이상 되는 고온에서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확인된 것처럼 아주 적은 양의 질량 감소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변하게 되는 것. 핵융합에너지의 가장 큰 장점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방사성폐기물 발생도 극히 적은 청정에너지라는 점이다. 화석연료의 고갈,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의 출몰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환경과 경제가 선순환하는 신규 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때다. 이러한 현실에 지구촌 에너지난을 해결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에너지를 꼽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핵융합 기술은 우주의 극한환경을 재현하는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만큼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한 나라가 단독으로 투자하기에는 비용과 위험부담이 엄청나다. 그래서 지상 최대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ITER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2007년 10월 국제기구를 갖춰 출범한 ITER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2040년 상용발전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ER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핵융합에너지의 활용 가능성을 기술적, 공학적으로도 확인하기 위해 출범한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모든 지적재산권은 ‘ITER 사업 공동이행협정’에 따라 공동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약 9%의 비용을 분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100%를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성공만 하면 무궁무진한 청정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열린 제4차 ITER이사회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은 우리나라의 남궁원 포항공대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ITER 기구의 초대 경영평가관(Management Assessor)으로 선임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참가국의 저명한 후보들을 모두 제치고 운영위원회의 만장일치 추천을 받아 선정되었다. 남궁원 교수는 앞으로 ITER 기구의 경영 상태를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평가해 효과성, 효율성 및 개선점 등을 이사회에 직접 보고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핵융합기술 역량이 세계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또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 선진국들만 참여한 국제기구에 우리가 일원으로 참여해 대등하게 발언하고 토의하고 한편으로는 이들을 앞서 이끌어간다는 사실에 강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한층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새삼 놀랐다. ITER는 라틴어로 ‘길’을 의미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핵융합 분야 초보자였던 우리나라는 과학기술력 하나로 세계 정상에 이르는 길을 닦아왔다. 자원부국이 아닌 기술강국이 에너지 주권을 행사하는 시대, 미래 에너지 자립국으로 도약하는 길, 전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위대한 길에 바로 대한민국이 중심에 서게 되기를 온 마음을 다해 염원해본다.
2009-07-05 16:27:43#1. 1965년 5월 18일 당시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존슨 대통령과의 공동 성명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파병 대가로 우리나라에 대학을 지어줄 것을 제안했지만 경제발전의 핵심이 과학기술에 있다고 판단한 박 대통령이 연구소 설립을 강력히 요구한 결과였다. 그 후 KIST는 우리나라 중화학공업 육성의 기반을 다졌고 이어 철강·조선·반도체 등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핵심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2. 2009년 4월 1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선 오는 7월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될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KSLV-1)의 지상 검증용 기체가 발사대에 세워져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KSLV-1은 비록 100%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은 아니지만 한국 우주개발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KSLV-1 발사 경험을 토대로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18년엔 달 탐사에 나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성장동력의 핵심인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특히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고도의 과학기술만이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반도체와 조선 등의 분야에서 당당히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제42회 과학의 날(4월 21일)을 앞두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40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아본다. ■과학기술의 태동과 산업화 착근(60∼70년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지난 1962년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제1차 기술진흥 5개년계획을 수립해 과학기술 육성에 나섰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만들 수 없던 당시 정부는 중진 공업국가군의 최상위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선진기술 도입, 과학기술인력 육성, 특성 있는 기술 개발 등을 추진했다. 1966년엔 미국의 도움을 받아 KIST를 설립했으며 이어 1967년엔 과학기술처를 출범시켜 전문 행정체제를 갖췄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흑백 TV 생산을 시작했으며 최초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2)를 이용, 원자력 기초연구도 수행했다. 1970년대는 연구개발 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중화학공업 육성에 나선 시기다. 대덕연구단지가 건설되고 다양한 분야별 출연연구기관도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설비투자가 주를 이루며 민간 연구개발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당시 과학기술처는 1972년 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 기업의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또 1977년엔 이공계 대학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학재단을 설립했다. 1973년엔 국내 첫 일관제철소인 포항제철이 세워졌고 1978년엔 고리원전 1호기가 준공돼 세계 22번째 상업용 원전 보유국이 됐다. ■핵심기술 육성를 위한 기술드라이브(80∼90년대) 8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독자기술 개발이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기술드라이브 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그 동안 과학기술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했지만 이제 ‘선도’라는 능동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특정연구개발사업’을 출범시켜 국가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80년대엔 정보기술(IT) 분야의 의미 있는 성과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 디램(DRAM)과 256K D램을 잇따라 개발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5년으로 좁혔다. 1984년엔 전전자교환기(TDX-1)가 개발돼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거대 과학에 대한 관심도 싹텄다. 정부는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기지를 설립, 앞으로 다가올 영토 및 자원 전쟁에 대비하기도 했다. 90년대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또 장기적 안목의 과학기술정책 수립 기반이 마련됐다. 선택과 집중의 대표적 예는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이었다. 1998년 과기처는 과학기술부로 승격됐으며 과학기술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도 출범했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의 전문화에 따라 해양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등이 새롭게 출범,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992년 우리나라는 우리별 1호 발사에 성공, 첫 자체 개발 인공위성을 우주에 올려놨고 같은 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1994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제품은 오늘날 우리 이동통신 기술의 근간이 됐다. 95년엔 한국 표준형 원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활짝 핀 과학기술, 그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자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달 발간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총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7년 국가 총 연구개발비 세계 7위, 경제활동인구당 상근연구원 수 8위, 국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수 12위, 미국 특허등록 건수 4위 등 세계 수위권의 과학기술 역량을 보이고 있다. 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과학분야 14위, 기술분야 21위를 기록했으나 2008년에는 과학분야 5위, 기술분야 14위로 발돋움했다. 세계 1위 분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디스플레이 분야는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고 있고 자동차,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들도 세계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또 전세계 선진국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지난해엔 한국 첫 우주인을 배출하기도 했고 올해 인공위성 첫 자력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2050년대 이후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핵융합’ 실험시설인 차세대초전도핵융합실험장치(KSTAR)를 건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국가 연구개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직 미약한 기초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기초분야가 뒤져 있고 소재 등 원천기술도 아직 갈길이 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과학기술 577전략’에서 오는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특히 국가연구개발예산의 50%를 기초·원천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교과부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은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기초과학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기초분야에서 주도권을 잡는 나라가 경제발전에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9-04-19 22:18:54#1. 1965년 5월 18일 당시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은 존슨 대통령과의 공동 성명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파병 대가로 우리나라에 대학을 지어줄 것을 제안했지만 경제발전의 핵심이 과학기술에 있다고 판단한 박 대통령이 연구소 설립을 강력히 요구한 결과였다. 그 후 KIST는 우리나라 중화학공업 육성의 기반을 다졌고 이어 철강·조선·반도체 등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핵심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2. 2009년 4월 1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선 오는 7월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될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KSLV-1)의 지상 검증용 기체가 발사대에 세워져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KSLV-1은 비록 100%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은 아니지만 한국 우주개발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KSLV-1 발사 경험을 토대로 우주발사체 자력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18년엔 달 탐사에 나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성장동력의 핵심인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특히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고도의 과학기술만이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반도체와 조선 등의 분야에서 당당히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제42회 과학의 날(4월 21일)을 앞두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40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아본다. ■과학기술의 태동과 산업화 착근(60∼70년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지난 1962년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제1차 기술진흥 5개년계획을 수립해 과학기술 육성에 나섰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만들 수 없던 당시 정부는 중진 공업국가군의 최상위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선진기술 도입, 과학기술인력 육성, 특성 있는 기술 개발 등을 추진했다. 1966년엔 미국의 도움을 받아 KIST를 설립했으며 이어 1967년엔 과학기술처를 출범시켜 전문 행정체제를 갖췄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흑백 TV 생산을 시작했으며 최초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2)를 이용, 원자력 기초연구도 수행했다. 1970년대는 연구개발 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중화학공업 육성에 나선 시기다. 대덕연구단지가 건설되고 다양한 분야별 출연연구기관도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설비투자가 주를 이루며 민간 연구개발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당시 과학기술처는 1972년 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 기업의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또 1977년엔 이공계 대학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학재단을 설립했다. 1973년엔 국내 첫 일관제철소인 포항제철이 세워졌고 1978년엔 고리원전 1호기가 준공돼 세계 22번째 상업용 원전 보유국이 됐다. ■핵심기술 육성를 위한 기술드라이브(80∼90년대) 8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독자기술 개발이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기술드라이브 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그 동안 과학기술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했지만 이제 ‘선도’라는 능동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특정연구개발사업’을 출범시켜 국가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80년대엔 정보기술(IT) 분야의 의미 있는 성과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 디램(DRAM)과 256K D램을 잇따라 개발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5년으로 좁혔다. 1984년엔 전전자교환기(TDX-1)가 개발돼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거대 과학에 대한 관심도 싹텄다. 정부는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기지를 설립, 앞으로 다가올 영토 및 자원 전쟁에 대비하기도 했다. 90년대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또 장기적 안목의 과학기술정책 수립 기반이 마련됐다. 선택과 집중의 대표적 예는 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이었다. 1998년 과기처는 과학기술부로 승격됐으며 과학기술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도 출범했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의 전문화에 따라 해양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등이 새롭게 출범,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992년 우리나라는 우리별 1호 발사에 성공, 첫 자체 개발 인공위성을 우주에 올려놨고 같은 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1994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제품은 오늘날 우리 이동통신 기술의 근간이 됐다. 95년엔 한국 표준형 원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활짝 핀 과학기술, 그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자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달 발간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총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7년 국가 총 연구개발비 세계 7위, 경제활동인구당 상근연구원 수 8위, 국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수 12위, 미국 특허등록 건수 4위 등 세계 수위권의 과학기술 역량을 보이고 있다. 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과학분야 14위, 기술분야 21위를 기록했으나 2008년에는 과학분야 5위, 기술분야 14위로 발돋움했다. 세계 1위 분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디스플레이 분야는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고 있고 자동차,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들도 세계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또 전세계 선진국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지난해엔 한국 첫 우주인을 배출하기도 했고 올해 인공위성 첫 자력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2050년대 이후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핵융합’ 실험시설인 차세대초전도핵융합실험장치(KSTAR)를 건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국가 연구개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직 미약한 기초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기초분야가 뒤져 있고 소재 등 원천기술도 아직 갈길이 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과학기술 577전략’에서 오는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특히 국가연구개발예산의 50%를 기초·원천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교과부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은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기초과학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기초분야에서 주도권을 잡는 나라가 경제발전에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9-04-19 21:57:12우리나라가 미래 청정 에너지원인 ‘핵융합’ 개발을 연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보유하게 됐다. ‘에너지 독립국’으로 가는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과학기술부는 14일 대덕연구단지 내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에서 12년간 3090억원을 들여 개발한 ‘KSTAR’에 대한 완공식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는 2040년 한국형 핵융합 발전소 건설의 초석이 될 KSTAR는 기존 선진국의 핵융합 연구장치와 달리 전체가 고성능 초전도 자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우리나라 등이 참여해 오는 2015년 완공 예정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과 가장 흡사한 선행 모델이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왜 핵융합인가 핵융합 에너지는 흔히 ‘인공태양’에 비유된다. 스스로 빛을 내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태양과 같은 원리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배출이 없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핵융합 발전의 첫단계는 토카막(초전도 자석으로 된 핵융합장치)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주입, 초전도 자석의 전류를 급격하게 변화시켜 플라스마를 만든다. 이때의 온도는 수백만도에 이른다. 핵융합은 또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도 내뿜지 않는다. 100년 내로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에 들어선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환경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핵융합 개발에 적극적이다. 핵융합 기술을 선점할 경우 막대한 산업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핵융합에너지가 상용화되면 발전소 건설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만 2조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때 우리나라는 축적된 핵융합 기술과 설비 수출로 3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KSTRA는 무슨 역할을 하나 KSTAR는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수적인 초고온 고밀도 플라스마의 장시간 운전기술(3억도, 300초)을 확보하는 실험을 수행한다. 2040년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 국가핵융합연구소 신재인 소장은 “KSTAR는 초기부터 산·학·연 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하에서 전체 공정이 국내에서 자체 개발돼 관련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STAR엔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등의 기술력이 들어갔다. 또 국내 연구진이 KSTAR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체 제작기술과 3차원 곡면형상의 진공용기 제작 및 단열차폐기술 등은 ITER 건설에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며 2800여억원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연구소는 앞으로 KSTAR를 국내 핵융합 기초연구 및 핵심기술 개발의 중심장치로 운영하고 미국, 일본, EU 등 해외 공동투자를 유치해 국제공동연구장치로 활용, KSTAR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21년 핵융합에너지기술 5대 강국에 진입하고 2036년까지 핵융합 발전소 건설능력을 확보해 2040년대에 핵융합 발전소를 완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7-09-13 21:04:53<표+사진. 사진은 정과부 화상에> 우리나라가 미래 청정 에너지원인 ‘핵융합’ 개발을 연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보유하게 됐다. ‘에너지 독립국’으로 가는 첫 신호탄을 쏟아 올린 것이다. 과학기술부는 14일 대덕연구단지 내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에서 12년간 3090억원을 들여 개발한 ‘KSTAR’에 대한 완공식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는 2040년 한국형 핵융합 발전소 건설의 초석이 될 KSTAR는 기존 선진국의 핵융합 연구장치와 달리 전체가 고성능 초전도 자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미국과 EU, 우리나라 등이 참여해 오는 2015년 완공 예정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과 가장 흡사한 선행 모델이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왜 핵융합인가 핵융합 에너지는 흔히 ‘인공태양’에 비유된다. 스스로 빛을 내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태양과 같은 원리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배출이 없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핵융합 발전의 첫단계는 토카막(초전도자석으로 된 핵융합장치)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주입, 초전도 자석의 전류를 급격하게 변화시켜 플라스마를 만든다. 이때의 온도는 수백만도에 이른다. 핵융합은 또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도 내뿜지 않는다. 100년내로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에 들어선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있는 가운데 환경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핵융합 개발에 적극적이다. 핵융합 기술을 선점할 경우 막대한 산업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핵융합에너지가 상용화되면 발전소 건설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만 2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때 우리나라는 축적된 핵융합 기술과 설비 수출로 3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KSTRA는 무슨 역할을 하나 KSTAR는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수적인 초고온 고밀도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3억℃, 300초)을 확보하는 실험을 수행한다. 2040년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 국가핵융합연구소 신재인 소장은 “KSTAR는 초기부터 산·학·연 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하에서 전체 공정이 국내에서 자체 개발돼 관련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STAR엔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등의 기술력이 들어갔다. 또 국내 연구진이 KSTAR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체 제작기술과 3차원 곡면형상의 진공용기 제작 및 단열차폐기술 등은 ITER 건설에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며 2800여억원의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연구소는 앞으로 KSTAR를 국내 핵융합 기초연구 및 핵심기술 개발의 중심장치로 운영하고 미국, 일본, EU 등 해외 공동투자를 유치해 국제공동연구장치로 활용, KSTAR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21년 핵융합에너지기술 5대 강국에 진입하고, 2036년까지 핵융합 발전소 건설능력을 확보해 2040년대에 핵융합 발전소를 완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2007-09-13 11:29:24【대덕=이재원기자】 2045년 7월 서울. 직장인 김융합씨(32)가 출근길에 나선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김씨는 자신의 전기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여의도로 향했다. 김씨는 문득 3년 전의 출근길이 떠올랐다. 3년 전 지구는 바닥을 드러내는 유전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원자력발전의 원료인 우라늄 매장량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석유값도 ℓ당 10만원을 돌파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문을 닫는 공장도 속출했다. 하지만 2045년부터 이 같은 걱정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발전소가 무공해 에너지를 저렴하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핵융합 발전으로 인해 산성비도 없어졌고 지구 온난화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만 줄을 잇고 있다. 이 모두 핵융합연구센터(NFRC)가 50년간 일궈낸 노력의 산물이다. ■핵융합 에너지란 핵융합 에너지는 흔히 ‘인공태양’에 비유된다. 스스로 빛을 내며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태양과 같은 원리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핵융합 발전의 원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다. 질량은 수소의 2배다. 그리고 바닷물 1ℓ에 0.03g이 들어 있다. 삼중수소는 중성자가 두 개 더 있다. 질량은 수소의 4배다. 삼중수소는 리튬을 핵융합장치에서 핵변환시켜 얻을 수 있다. 현재 지구엔 1500만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 남아 있다. 핵융합 발전의 첫단계는 토카막(초전도자석으로 된 핵융합장치)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주입, 초전도 자석의 전류를 급격하게 변화시켜 플라스마를 만든다. 이때의 온도는 수백만도에 이른다. 플라스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충돌하면 헬륨과 중성자가 생성된다. 이때 헬륨과 중성자의 질량 합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질량 합보다 작다. 여기서 남은 질량이 변환된 에너지를 우리는 핵융합 에너지라 부른다. 남은 질량은 작지만 변환된 운동에너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리고 이 운동에너지는 중성자를 열 변환기에 강하게 부딪치게 하고 열 변환기는 물을 끓여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핵융합 에너지는 청정 원료만 사용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는 물론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당연히 에너지원도 무한하다. ■선진국은 지금 핵융합 연구중 선진국들은 지난 1960년대부터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은 1961년 플라스마연구소를 설립, 다양한 방식의 핵융합로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도 우리나라보다 일찍 실험장치를 완공했다. 이런 선진국들이 최근 핵융합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사업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 러시아, 중국과 우리나라 등 7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향후 총 6조원가량을 투입, 2017년까지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ITER를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20년간 약 50억달러의 연구비로 핵융합발전의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ITER 참여의 장점은 선진국들이 축적한 각종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분담금(9.09%)만큼의 지분이 보장돼 관련 기술 개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분만큼 납품 권한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분담금의 78%가 현물 분담이다. NFRC 신재인 소장은 “국내 장비업체들이 직접 제작해 납품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선점하는 등 대부분의 비용을 국내에 투자한다”면서 “현금분담금 또한 파견되는 우리 인력의 인건비와 훈련비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KSTAR로 핵융합 강국 간다 우리나라도 핵융합 프로젝트를 12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 중심엔 ‘차세대초전도핵융합장치(KSTAR)’가 있다. 오는 9월14일 완공될 KSTAR는 ITER와 동일한 초전도자석을 사용하는 가장 진보된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 연구장치이다. 최첨단 기술이 총망라된 우리 기술의 결정판이라는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는 고효율의 플라스마를 장시간 가동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KSTAR 운영 경험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기술의 파급성에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KSTAR는 수많은 기술 개발 성과를 얻어냈다. 실제 KSTAR는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 자석 제작 기술를 갖고 있다. 초전도 도체 제작 기술도 세계 수준이다. 특히 상용 핵융합로 개발의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약 3000억달러로 추산되는 핵융합발전소 건설의 한 축에 서게 됐다. 이들 장비나 부분품들에 대한 연구와 생산 모두 국내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NFRC KSTAR 사업단장인 박주식 단장은 “KSTAR엔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고려제강 등 국내 기업들과 원자력연구원 등의 다양한 기술진들이 참여했다”면서 “초전도·초고온·극저온·빔기술 등 핵융합 원천기술과 플라스마 같은 파생기술의 실용화를 통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또 “KSTAR의 제작 경험은 ITER 건설에도 중요하게 활용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21년까지 핵융합에너지기술 5대 강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7-07-30 06:5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