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 업계의 '빚 돌려막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또는 회사채 차환으로 기존 채권 상환에 급급한 모습이다. 향후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어질 경우 회사채 발행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 악순환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 HD현대오일뱅크·SK이노·GS칼텍스, 회사채 잔액 5.7조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회사채 잔액은 총 2조3400억원으로 당장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차례로 회사채 만기 총 1600억원어치가 돌아온다. 모두 2018년~2020년 사이 발행했던 물량이다. 이어 내년에만 65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CP잔액은 4000억원에 이른다. CP 만기는 주로 10일내 및 3개월 이내로 초단기채가 주를 이룬다.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 잔액은 총 2조920억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7월 27일에 2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SK이노베이션11-1'은 오는 7월 25일 만기다. 내년에는 7300억원 규모의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3개월 내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잔액도 5500억원 수준이다. GS칼텍스가 2015년 4월 28일에 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GS칼텍스의 회사채 잔액은 1조2700억원 수준이다. 500억원 규모 'GS칼텍스135-3'은 이달 28일에 만기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를 합한 3개월 내 회사채 만기는 3100억원에 달한다. 내년 만기 도래 규모는 39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아이지이는 SK E&S 자회사 시절인 2022년 4월 1300억원 규모 아이지이 제1~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녹색채권)를 이자율 4.011%로 발행했는데 오는 22일 만기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시황 반등이 더딘 상황에서 본업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29조원에 이른다. DB증권은 올해 3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3월 14일(현지 시각)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aa3’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린 바 있다. ■ 저금리 회사채 시대 끝났다… 석유수요 부진 장기화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종은 그동안 1%대 회사채를 찍어 버텼지만 이제 차환을 통해 3~4%대로 버텨야 되는 시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을 고려했을 때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일부 부문 매각을 넘어 '빅딜'을 통한 질서있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DB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유의 단기 부진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4월 관세 부과 이슈로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정제설비의 36%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은 모두 정제설비 가동률, 수요 지표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OPEC+의 예상하지 못한 증산 확대 결정으로 단기 수급은 과잉 확대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정제설비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유가가 하락함에도 수요·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해 단기 정유 실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배럴당 70달러 유가에서 석유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오히려 유가 하향 안정화 이후 수요 개선을 기대하나 유가 조정 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신규 회사채 발행은 기존 회사채 막는 차원으로 사용한다"며 "SK이노베이션 회사 자체에는 자금이 있지만 회사채 상환용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만기 회사채를 갚기 위해서 발행한 것이 맞다"면서도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현금 유동성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단기 차입금을 적절한 비율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고, GS칼텍스도 적정 수준의 사내 보유 현금 유지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현정 권준호 기자
2025-04-16 14:20:21[파이낸셜뉴스]롯데쇼핑의 자회사인 영화관 전문업체 롯데컬처웍스가 회사채 시장에서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2월 영구채를 발행한 후 약 1년 만의 조달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는 차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일 총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1년 만기 사모채로 표면이율은 연 5.6% 수준에서 결정됐다. 회사가 지난 2023년 12월 말 발행한 1년물 사모채 금리가 연 6.7%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1년 2개월 만에 조달 비용은 1.1%p 낮아졌다. 기준금리가 당시 연 3.5%에서 이달 기준 3.0%로 0.5p 낮아진 영향이다. 다만, 회사의 불안한 재무상황을 방증하듯 강제상환옵션은 이번 사모채에도 내걸렸다. 그간 회사는 최근 사모채, 영구채에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자금조달에 나서왔다. 이번 강제상환옵션의 조건은 △신용등급이 하락했을 경우 △롯데그룹에서 제외됐을 경우이다. 통상 강제상환옵션은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떨어질 경우에 발동한다. 컬처웍스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A2- 수준이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매겨지지 않은 상태다. 단기물 A2는 BB~BBB급으로 여겨진다. 회사는 자본시장에서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사모채 차환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영구채의 콜옵션 주기는 5년이지만 롯데컬처웍스는 투자자의 불안감을 반영해 콜옵션 주기를 1년6개월~3년으로 짧게 잡은 바 있다. 그렇다보니 지난 2023년 중 발행했던 총 1500억원 영구채의 콜옵션 행사일이 올해 상반기에 몰려있다. 회사는 오는 4월(400억원)과 6월(1100)에 걸쳐 총 1500억원의 영구채를 투자자로부터 다시 사들여야 하는 콜옵션을 행사해야 한다. 만기 전 시작되는 콜옵션 행사일이 사실상 '기업들의 현금상환일'로 인식하다 보니 콜옵션 행사 자금을 구하지 못할 경우 자칫 기업의 신용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또 채권 전체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당시 흥국생명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 해당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한편 컬처웍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컬처웍스는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 부진과 대형 상영작의 부재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판관비 절감 노력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2-11 14:55:59경기침체, 고금리, 고환율 등 한국경제의 겹악재로 주택저당증권(MBS) 차환 리스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49조9640억원에 달한다. MBS 잔액은 12월말 기준으로 2003년 1조9848억원, 2010년 25조2168억원, 2020년 142조5759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탔다. 박근혜 정부 집권기 안심전환대출을 실시하면서 2013년 말 55조원 수준이었던 MBS는 2016년 말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3년 말 156조441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에는 15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채권 입찰에서 MBS의 매각불발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0년물 MBS에 대한 기관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을 앞두고 고환율, 인플레이션, 한국 경기침체 등의 우려 확산으로 MBS 투자 부담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또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MBS 가격이 떨어진 것도 부담이다. 시장에선 연기금, 시중은행 등이 보유한 MBS가 이미 채권평가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MBS로 보유한 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MBS 가격이 떨어지면 시가평가 등 자본손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채권을 보유한 기관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행이 이를 우려해 지난 2020년부터 MBS를 매입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MBS를 대량 보유한 은행들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고금리, 고환율, 내수침체 우려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세하면서 경기침체 공포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어 MBS 매각불발 장기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역사적으로 환율 상승은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에선 국내 부동산이 대규모 원화가 투입되는 자산으로, 원화가치 약세를 부동산 시장의 조정 장세의 시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담보가치마저 하락하면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하다. 김현정 기자
2025-01-01 18:03:03[파이낸셜뉴스] 경기침체, 고금리, 고환율 등 한국경제의 겹악재로 주택저당증권(MBS) 차환 리스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49조9640억원에 달한다. MBS 잔액은 12월말 기준으로 2003년 1조9848억원, 2010년 25조2168억원, 2020년 142조5759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탔다. 박근혜 정부 집권기 안심전환대출을 실시하면서 2013년 말 55조원 수준이었던 MBS는 2016년 말 1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3년 말 156조441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에는 15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채권 입찰에서 MBS의 매각불발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0년물 MBS에 대한 기관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을 앞두고 고환율, 인플레이션, 한국 경기침체 등의 우려 확산으로 MBS 투자 부담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또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MBS 가격이 떨어진 것도 부담이다. 시장에선 연기금, 시중은행 등이 보유한 MBS가 이미 채권평가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MBS로 보유한 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MBS 가격이 떨어지면 시가평가 등 자본손실이 발생하면서 해당 채권을 보유한 기관의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행이 이를 우려해 지난 2020년부터 MBS를 매입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MBS를 대량 보유한 은행들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고금리, 고환율, 내수침체 우려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세하면서 경기침체 공포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어 MBS 매각불발 장기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역사적으로 환율 상승은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에선 국내 부동산이 대규모 원화가 투입되는 자산으로, 원화가치 약세를 부동산 시장의 조정 장세의 시작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담보가치마저 하락하면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하다. MBS 시장의 또 다른 복병은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률이다. 실업률이 올라가게 되면 주택담보 상환능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 또한 MBS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MBS는 은행 등 금융사가 주택담보대출 후 취득한 주택저당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이다. 금융사는 자산유동화를 위해 통상적으로 주택저당채권을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한다.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MBS를 발행하게 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2-30 14:52:46[파이낸셜뉴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올해 누적적자가 7조원을 넘었다. 공사는 만기공사채 차환을 추진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숙 서울시의원(도봉1·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3430억원 규모의 만기공사채 차환 발행 승인신청(안)을 오는 28일 서울시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만기공사채 차환 발행은 돈 빌리는 기한이 다 된 빚을 또 다른 빚을 내 갚겠다는 뜻이다. 서울교통공사가 노후시설 개선사업을 위해 지난 2020년 발행한 공사채 만기가 도래해 총 343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다시 발행한다는 것이다. 이경숙 시의원은 “2020년 공사채 발행 때는 발행금리가 1%대였지만 이번 공사채 예상금리는 3%대”라며 “서울교통공사 적자만 가중할 것”이라 비판했다. 새로 발행할 공사채의 만기일은 5년 뒤인 2025년 6월·11월이며 예상금리는 3.356%다. 연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승인을 거쳐 내년 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숙 시의원은 “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사업은 도시철도법에 따른 시민의 교통복지와 이용자 권익보호 성격 사업이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올 한해 2158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 갚아야 할 부채 규모는 약 7288억원이다. 올해까지 누적적자는 7조3360억원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11-06 14:45:17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이하 이지스밸류리츠)가 단기자금 조달에 나선다. 올해 리파이낸싱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자본시장에서 조달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밸류리츠는 이달 중 1000억원 규모로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이달 27일 만기도래하는 5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나머지는 운영자금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이달 차환하는 단기사채를 내년 초 무보증사채로 차환할 계획이다. 금리 상황을 보고, 내년에 더 저렴한 금리로 조달을 이어가려는 복안이다. 현재 국내외 기준금리는 이하 기조로, 내년 조달 비용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큰폭의 하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거 대비 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지스밸류리츠는 올해부터 차입금 리파이낸싱이 본격화되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오는 회사채 500억원 차환에 이어 다음달 만기를 맞는 이지스25호펀드의 트윈트리 담보부차입금 4026억원 역시 차환 약정 중에 있다. 김 연구원은 "이지스밸류는 리파이낸싱 부담, 자본축적이 어려운 리츠의 구조적 특성, 제한적인 담보제공여력 등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각 자산단 담보부 차입은 2020년에서 2021년 실행됐으며 만기가 2024년~2027년까지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지스밸류리츠는 자(子)리츠 또는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투자를 통해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 종로구 트윈트리타워, 이수화학 반포사옥 등 오피스 3개의 데이터센터 2개(분당 Hostway IDC), 북미 소재 13개의 DC 포트폴리오, 물류센터 1개(경기도 이천YM물류센터)를 직·간접적으로 투자 및 운영하고 있다. 오피스에 특화되어 있으나, 기타 상업용시설도 알파자산으로 보유하는 멀티섹터리츠에 해당한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감정가액(지분율 감안) 기준 규모(AUM)는 약 1조4000억원이다. 김현정 기자
2024-11-04 18:03:32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 문제로 공사중단까지 우려됐던 동부 이촌동 이촌르엘 리모델링 사업이 전단채 발행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3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조합이 이 기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공사비와 공사기간 조정 등에 극적으로 타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촌현대아파트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1700억원 규모의 3개월물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통해 기한이익상실(EOD) 우려가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이날까지 기존 PF 대출 협약에 따라 분양을 하거나 대출을 차환하지 못하면 대주단인 금융기관이 EOD 선언을 해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혀왔다. EOD 우려가 있던 PF를 상환을 통해 해소한 만큼 당장의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조합은 지난 2021년 4월 롯데건설과 시공 계약을 맺고 이듬해 8월 착공해 올 9월말 기준 공정률 10.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현재의 최고 15층, 8개동, 653가구 단지에서 최고 27층, 9개동, 75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4월 조합에 내년 2월이었던 준공을 2027년 5월로 미뤄달라고 했다. 또한 도급계약서상 공사비를 3.3㎡당 542만원, 2727억원에서 926만원, 4981억원으로 각각 올려달라고도 했다. 공사 첫삽을 뜨기 까지 인허가 기간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고,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염토가 많이 나오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기존 건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건물을 짓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비용들이 땅 밑에서나 설계를 변경하는 와중에 발견됐다"면서 "주차장 증축, 오염토 등 불가피하게 비용이 증가되는 측면이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은 롯데건설이 요구하는 공사비 전액을 올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공사기간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측간 갈등이 불거졌다. 이 와중에 조합이 약정금 3000억원에 대한 대출 연장을 위해 추가적인 연대보증을 요구하자 롯데건설은 급기야 지난달 말부터 공사현장에 '공사중지 예고'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양측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자 서울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장 최초로 갈등 중재를 위한 코디네이터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번 조합의 전단채 발행 과정에서도 코디네이터의 조율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개월간의 시간을 벌었지만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평행선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공사비, 공사기간 등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이견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10-21 18:05:06[파이낸셜뉴스] 동두천드림파워가 이달 400억원에 가까운 사모채 차환에 성공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두천드림파워는 지난 22일 391억원 규모 사모채 1년물을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3.6% 수준에서 정해졌다. 이는 이달 만기를 맞은 사모채를 차환하기 위한 용도이다. 기존 사모채 표면이자율은 연 4.75~4.80%였다. 회사는 이번 차환을 통해 조달 비용 1%p 이상 낮출 수 있게 됐다. 국고채금리가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점차 낮아진 결과다. 동두천드림파워는 동두천 복합화력발전소 공동개발 사업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국서부발전,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이 체결한 동두천 복합발전사업 공동개발 주주협약에 따라 2011년 설립됐다. 한국서부발전의 지분은 (보통주 기준) 33.6%, 삼성물산은 31.2% 수준이다. 이 외에 HDC가 14.2%, 부산은행(신탁업자 지위)은 11%, GS에너지가 10.0%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23 13:36:59[파이낸셜뉴스] 프로잭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정기예금 등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의 절반이 3개월 안에 만기를 맞는다. 약 70조원 이상의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고금리 장기화,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차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림자금융'의 비대화가 금융시스템의 불안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코스닥CKECK에 따르면 석 달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증권은 약 72조3920억원(1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동화증권 잔액(158조3470억원)의 45% 수준이다. 유동화증권은 대출채권, PF 대출채권, 매출채권, 정기예금, 회사채, 주식, 수익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사채(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형태로 발행된다. 은행,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이 신용공여를 통해 신용도를 보강해주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기초자산을 살펴보면 정기예금 약 40조원, PF 대출채권 약 38조원, 대출채권 약 23조원, 매출채권 약 19조원, 회사채 약 17조원 수준이다. 이 밖에 수익증권은 약 8조원, 신용파생은 약 4조7000억원, 주식이 1조5000억원 등이다. 특히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이다. PF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은 총 38조3610억원으로, 이 가운데 58%에 해당하는 22조5320억원의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몰려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PF 대출채권 유동화는 올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 및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신규사업 감소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계속되면서 유동화증권에서의 조달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유동화증권에도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강제상환옵션은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는 일종의 특약이다. 유동화증권은 원활하게 차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용보증을 제공한 금융사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증권사의 신용공여 등 보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의 역할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고금리 장기화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면 부동산 PF의 구조과정은 필연적"이라며 "부동산 PF 잠재부실 정리가 본격화되면 많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은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7-17 10:42:59고금리 매력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비우량채의 차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고금리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 선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우량 기업들은 차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우량채 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이 큰 손이 된 만큼 기업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선호도를 무시할 수 없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효성화학이 공모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주문 건수는 '0'이었다. 전액 미매각이다. 1년 6개월물 500억원어치를 목표로 금리를 6.5~7.5%로 제시했지만 기관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효성화학은 수년째 적자를 내면서 부채비율이 500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을 BBB+급 이하 채권을 담아야 하는 하이일드펀드조차 등을 돌렸다. 시장은 추가 청약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효성화학을 담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에 기대가 큰 이유는 그간 제때 팔리지 못해 주관사들이 떠안은 채권을 개인 투자자들이 소화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들어온 자금은 총 380억원에 그쳤다. 미매각으로 발행금리는 2년물 기준 최상단(7.021%)으로 확정됐고, 개미들이 대거 몰렸다. 같은 달 HL D&I한라(BBB+)의 회사채를 소화한 것도 개미들이었다. 3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50조원을 넘는다. 원화채권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비우량채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이 비우량채의 안정적인 수급을 받쳐주는 세력이 될 수는 없다. 하이투자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국고채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캐리 수익률이 높은 초장기 채권을 선호했고, 크레딧 시장에서는 짧은 만기에도 캐리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의 영구채, 신종자본증권, 만기 1년 이하 고등급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선호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금리인하 베팅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초장기 국고채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크레딧(비우량채)은 현재 1~2년 듀레이션에서 1년 이하 크레딧으로 듀레이션 축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만기가 짧을수록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할 것이란 진단이다.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차환 주기는 짧아질 수밖에 없고, 차환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4-09 18: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