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마지막으로 찾은 게 일년은 족히 넘었다. 몇년 전까지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대형마트에 들러 사재기하는 게 일상이었다. 동네 슈퍼보다 저렴한 가격과 원하는 건 다 있는 마트의 경쟁력은 유통채널의 정점이었다. 물론 시식의 즐거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형마트를 찾는 게 연례 행사가 됐다. 굳이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차를 몰아야 하는 수고가 필요 없어졌다. 아내는 언제부턴가 저녁마다 휴대폰 장보기 앱을 켠다. 내일 아침을 책임질 쌀이 떨어져도 느긋하다. 밤늦게 마켓컬리나 쿠팡 로켓배송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어김없이 문 앞에 도착해 있다. 가격은 또 어떤가. 대형마트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다. 마트의 전유물이던 생선,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도 새벽배송으로 모두 해결된다. 이러니 할인행사나 김장 때 외에는 대형마트를 갈 일이 없다.실제로 대형마트의 현실은 참혹할 정도다. 최근 5년간 '빅3'로 불리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35개 점포가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는 이마트 상봉점, 홈플러스 서대전점과 안양점이 폐점했다. 2019년 407개였던 마트 3사의 점포 수는 현재 372개로 바뀌었다. 필자가 유통 담당기자였던 2010년대 초만 해도 대형마트는 초성장기였다. 롯데마트가 해외 100호점을 중국 지린성에 개점, 출장을 다녀온 기억이 있다. 웬만한 큰 동네마다 대형마트 입점은 수순이었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뛸 정도였다. 아파트 단지에 '이마트 입점 환영' 현수막이 걸렸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랬던 대형마트가 이제는 애물단지다. 덩치까지 크니 수익성이 낮아도 폐점하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유통기업들이 대형마트를 도심 물류센터로 바꾸려는 고민을 할까 싶다. 새벽배송과의 경쟁력에서 밀린 대형마트는 적자를 걱정할 처지다. 대형마트의 위기는 유통산업의 필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 지난해 12.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쿠팡을 필두로 하는 이커머스의 확장은 대형마트의 내리막과 정비례하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년간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았던 휴일 의무휴업 폐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기치로 정치권이 밀어붙였던 유통산업발전법 말이다. 당시는 앞서 말했듯 대형마트의 성장기이자 호황기였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마을을 지켰던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들이 망할 거라는 사회적 여론이 뜨거웠다. 하지만 그때도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상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유통업계의 극한 반발에도 휴일 의무휴업은 강행 처리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달 둘째·넷째 주 일요일마다 대부분의 대형마트가 문을 닫고 있다. 토·일요일은 대형마트의 매출이 집중되는 날이다. 가뜩이나 적자점포가 속출하는 지경인데 지금도 야당과 진보 진영은 의무휴업을 평일로 바꿔 달라는 요구에 꿈쩍도 안한다. 이 정도면 의무휴업 자체를 폐지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산업이 망가져도 정치는 '모르쇠'다. 휴일 의무휴업을 고집하는 논리는 궤변인 상황이다. 대형마트의 현실 속에 소상공인 보호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 대형마트 종사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통하지 않는다. 평일로 대체하거나 유연근무제 등 보호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되레 일자리만 줄었다. 대형마트 점포 축소로 사라진 일자리만 대략 5만개다.정치는 실험이 아니다. 더욱이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입법이라면 확증편향이나 가설은 독이다. '내 생각이 맞겠지'라는 무모함으로 추진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화만 입는다.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생활경제부장
2024-11-13 18:22:45[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평산책방 직원 피습사건과 관련해 재단법인 평산책방 이사회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사회는 10일 성명문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평산책방을 다녀간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평산책방에서 무차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당시 20대 괴한은 퇴근하려던 40대 여직원에게 '오늘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느냐',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면서 만류하던 직원에게 주먹과 발길로 마구잡이로 폭행을 가했다"라며 “무려 8분간 살의가 번뜩이는 끔찍한 폭행이 자행되었다”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피해직원은 왼쪽 팔이 부러지고 갈비뼈와 척추뼈가 골절되었으며, 뒷머리에 혹이 올라온 상태다. 이사회는 “현재 피해자의 상태는 참혹하다”라며 “부기가 너무 심해 수술도 못하고 있다. 완치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이번 피습사건이 공권력의 이름으로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가하는 무도한 모욕주기 시기와 온전히 겹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라며 "공권력이 키워낸 증오와 적대심의 구조가 무분별한 개인의 증오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개탄과 우려를 멈출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오는 더 큰 증오를 부른다. 우리는 이 기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날아오는 모든 부당한 정치적 음모와 음해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라며 "경찰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경찰의 수사 상황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이에 분명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 양산경찰서는 이날 평산책방 직원을 폭행한 혐의(상해)로 조사 중인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창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10 13:35:30[파이낸셜뉴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60대 운전자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를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모두 13명이다. 이 중 9명이 숨졌다. 믿을 수 없는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은 영안실을 찾아 오열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사고 발생 현장 주변으로 사람들이 쓰러져있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6명은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됐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현장을 찾은 유가족은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임시영안실에 모인 유족들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오전 1시50분께 장례식장에 도착한 여성은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며 길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사망자 빈소는 장례식장 2~5층에 차려질 예정이다.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는 않았다. 참혹한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입을 모아 "쾅, 쾅, 쾅 소리가 나길래 (길에) 나와보니 사람들이 길가에 누워있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2~3명 정도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편의점 앞에 사람들이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시청역 7번 출구 앞 인도와 차도를 가르는 안전펜스는 전면 파손됐다. 사망자들은 모두 남성이다.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이다. 이들은 영등포병원 장례식장과 국립중앙의료원,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각각 옮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27분께 시청역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구급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37대, 소방대원 134명을 급파했다. 60대 남성 A씨가 몬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해 다른 차량을 들이박은 후 횡단보도·인도로 돌진하면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현재 A씨의 음주운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차량 운전자 A 씨는 급발진에 의한 사고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02 05:28:12[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4·10총선의 슬로건을 '못살겠다 심판하자'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홍보본부 합동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키워드는 심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웅현 홍보본부장은 "민주당의 정책과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심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서글프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심판을 이야기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공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0.73%p 차이로 당선됐지만 그 이후 2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참혹하다"며 "심판해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본부장은 "어렵게 만들어온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그 와중에 검사 출신이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내려와 윤석열 정부 시즌2를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분야 실정은 '이채양명주'로, 경제·사회 분야 실정은 '출물성혁주'로 요약해서 공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채양명주'는 △이태원참사 △채상병사건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을, '출물성혁주'는 △저출산 △고물가 △저성장 △혁신 동력 쇠퇴 △주가 정체 등을 일컷는 말이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5대 국가 비전은 '12345'로 발표했다. 한 본부장은 이에 대해 "출생률 1% 회복, 물가 상승률 2% 내 관리, 성장률 3% 회복, 혁신성장 4대 강국, 코스피 5천 시대"라고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잘못된 정권을 심판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에 '경제 폭망 민생파탄' '못 살겠다 심판하자'를 메인 슬로건으로, '심판해야 바뀝니다'와 '보트 포 체인지'를 보조 슬로건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2024-03-15 13:24:08[파이낸셜뉴스] 경기도 화성시의 합법 개 번식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동물학대 실태가 드러났다. 1일 동물구조단체 위액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제 저녁 늦은 시간, 믿을 수 없는 제보를 받았다"라며 "허가를 받은 번식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동물 학대와 방치, 그리고 끝없는 위반사항들을 고발한다"라며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번식장 내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 한 장에는 배가 절개된 한 강아지의 모습이 담겨있다. 위액트는 이에 대해 "(번식장에서) 죽은 어미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냉동실 안에 겹겹이 쌓여있는 신문지 뭉텅이들이 보였다. 단체에 따르면 이는 안락사 시키거나 죽은 개들의 시체로, 번식장은 냉동고가 가득 차면 한꺼번에 뒷산에 묻어왔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울타리마다 최대 8마리의 개들이 사육되고 있는 사진도 보인다. 단체는 현장을 급습했다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번식장 내부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액트 측은 "너무 많은 아이들이 안쪽에 있다. 피부 상태며 미용 상태며 모두 열악하다"라며 "사료를 바닥에 던져 싸움이 나고 서로 물고 뜯다 죽어간다"라고 했다. 이어 "해당 번식장은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개는 근육이완제로 살해하고, 사체를 불법적으로 소각하고 매립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사체처리비가 적은 작은 개만 동물병원을 통해 합법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위액트는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허가 번식장 폐쇄를 위해 위법사항 현장 확인 및 개들에 대한 소유권 포기 진행을 요청해달라며 민원 동참을 호소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01 14:48:42[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진행중인 가운데, 러시아군 참호에 숨어들어 적군을 제압하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전투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이 근접한 거리에서 러시아군을 총으로 쏴 제압하는 모습, 확인사살을 하기 위해 쓰러진 러시아군에게 재차 총을 쏘는 모습 등 참혹한 백병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러시아군 참호를 공격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 “남부의 적 진지에 후방에서 접근해 러시아 점령군 10명을 사살했다”며 1분 57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이 러시아군의 비좁은 참호에 잠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이들은 러시아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이동하고, 불과 수m 앞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은 확인사살을 위해 쓰러진 러시아군을 향해 재차 총격을 가하기도 한다. 텔레그래프는 이 동영상에 대해 “남부 전선에서 벌어진 잔인한 참호 근접 전투”라며 러시아가 광범위하게 만든 참호와 지뢰밭, 대전차 장애물이 우크라이나군의 전진을 어렵게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적은 쉽게 진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힘겨운 싸움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반격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남부 자포리자주 중부의 피아티카트키 마을을 수복하는 등 지난 2주간 113㎢에 달하는 점령지를 되찾았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20 13:44:58[파이낸셜뉴스] 엄마의 상습적인 외박으로 1년에 60여차례 혼자 방치돼 사망한 2살 아들의 발견 당시 사진이 재판에서 공개됐다. 두살 아들 남겨두고 외박한 20대 엄마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4)의 아들 B군(2)이 숨졌을 당시 모습과 자택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B군은 상의만 입은 채 천장을 본 상태로 숨져 있었다. B군의 얼굴과 목 주변에는 구토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었고 얼굴과 몸 부위가 변색한 상태였다. 그는 당시 키 75㎝, 몸무게 7㎏로 또래 평균보다 발육도 매우 좋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주거지 상황을 보면 거실에 30병가량의 빈 소주병이 있었고 밥솥에는 누렇게 변한 밥이 있어 위생적으로 좋지 않아 보인다"라며 "냉장고 상태도 참혹했고 싱크대에는 전혀 정리되지 않은 설거짓거리가 가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과 전문의 소견으로도 또래 평균보다 발육이 좋지 않은 B군은 62시간 넘게 극한 상황에서 버틸 체력이 없었다"라며 "아이를 장기간 방치했을 때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피고인 진술로 미뤄봤을 때 미필적 고의는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죽은 아이 옆에는 김에 싼 밥 한공기만..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부터 지난 2월 2일 새벽까지 사흘간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아들 B군을 방에 혼자 두고 외박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사망할 당시 B군은 혼자서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생후 20개월이었다.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1년간 60차례나 아들을 혼자 집에 두고 상습적으로 집을 비웠다. 검찰은 이 기간 B군이 총 544시간 동안 혼자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1년간 제대로 분유나 이유식을 먹지 못한 B군은 또래보다 성장이 느렸으며 출생 후 영유아건강검진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16 14:03:06軍 '3축 체계' 강화 방침에 "바지저고리 무리의 가소로운 객기" [파이낸셜뉴스] 11일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 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우리 군을 폄하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였다. 매체는 "최근 우리 공화국(북한)의 무진막강한 국력 앞에 기겁한 윤석열과 군부 호전광들이 범 본 할미 창구멍 틀어막듯 정신없이 헤덤비며 우리 첨단무기들에 대한 요격 및 타격능력강화 놀음에 매달리고 있다"고 '불마당질을 자초하는 망동'이란 논평에서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지난달 25일 열린 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제90주년 열병식 뒤 남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를 막는 방법은 '한국형 3축 타격체계' 구축밖에 없다며 이를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떠들었다며 이죽거렸다 매체는 "이처럼 윤석열 패당과 남조선(남한)의 군부 호전광들이 그 무슨 요격·타격능력 강화를 떠들며 대응책 마련에 광분하고 있는 건 동족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과 대결본색의 발로"라며 "저들 내부에 만연되고 있는 불안과 공포를 잠재워보려는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매체는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 혁명무력이 상대할 대상도 안 되는 바지저고리 무리들이 가소로운 객기를 부리며 계속 볼썽사납게 놀아댄다면 참혹한 재앙을 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라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또 매체는 "당당한 '핵보유국'을 상대로 그 무슨 요격·타격능력 강화란 잠꼬대 같은 나발을 불어대며 조선반도(한반도)의 첨예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는 대결 광신자들의 행태야말로 불마당질을 자초하는 어리석고 무지한 망동이 아닐 수 없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재차 주장하기도 했다. 매체는 또 우리 정부가 지난달 26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해군 이지스구축함(KDX-Ⅲ)에 함대공 요격미사일 SM-6를 탑재하기로 한 것에도 꼬투리를 잡았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우리 측의 외교·안보정책 방향 등에 대한 비난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10일 취임식 및 북한에 대한 "담대한 계획" 등을 언급한 취임사와 관련해선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5-11 17:33:34"어려운 환경 속에서 꽃피운 어린이들의 사랑스러움, 보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허호 사진작가(63·사진)는 3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로 16년째 전 세계 어린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그는 41년차 작가다. 허 작가는 대상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카메라 앵글을 들이댄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 아이들의 표정에는 사랑이 묻어난다. 엄마가 찍은 아이 사진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허 작가는 "내 마음속 태도에 따라 사진도 달라진다"며 웃었다. 그는 한 언론사 사진기자로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1990년대는 스튜디오를 열고 당시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현대자동차, SK 등의 광고 사진을 찍었다. 가장 화려한 곳을 비추던 그의 카메라가 개발도상국 빈민가 골목으로 향한 것은 2005년부터다. 캠패션 후원자인 아내의 권유를 받고 필리핀으로 촬영을 떠나면서 사진가로서 두번째 삶이 시작됐다. 현지의 뒷골목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다. 사진가로서 흥미로운 소재였다. 그러나 컴패션이 한국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세워진 단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막중해졌다고 허 작가는 귀띔했다. 컴패션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25개국 어린이를 후원자와 일대일로 맺어 양육하는 기구다. 1952년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했다. 이후 전 세계로 확대돼 현재 220만여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다. 허 작가는 그동안 니카라과, 볼리비아, 아이티 등 20개국을 넘나들며 아이들을 만났다. 한 해에 열세번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적도 있다. 때로는 지구 반대편 고산지대에서 고산병과 싸우며 어린이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그는 열악한 현지 상황과 빠듯한 일정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피사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랑은 그가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궁극적인 가치다. 허 작가는 "어려운 아이들이지만 사진을 찍을수록 불행해 보이지 않고 주변 환경을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며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오히려 스스로가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아이와 후원자들의 눈빛과 행동에서 진정성을 느끼며 '나는 얼마나 진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처음에 허 작가는 비참한 가난의 모습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사진 속 어린이들은 낡은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가난의 참혹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표정은 그 누구보다 환하다. 현지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웃음이 그를 변화시킨 것이다. 카메라를 든 지 40년이 넘었지만 '좋은 사진가'가 되기 위한 허 작가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허 작가는 "북한의 상황과 지역 환경을 촬영해 보고 싶다"며 "해외에서 헌신하는 선교사들의 삶도 조명해 보고 싶은 주제"라고 덧붙였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2-04-03 18:57:08[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영애가 러시아 침공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1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한국 유명 여배우 이영애씨의 편지와 기부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기부금은 러시아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필요에 따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노마렌코 대사에 따르면 이영애는 이날 수표 1억원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이영애는 "저는 전쟁을 겪은 참전 용사의 가족으로서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서 빨리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되길 간절히 소원하며 우크라이나 국민 모든 분들의 안녕과 무사를 기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시는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마시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영애는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다"며 "항상 신의 가호가 있기를 소망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영애의 아버지는 6·25 참전용사이며, 시아버지는 육사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3-01 23:3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