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웅진식품 블렌딩티 브랜드 '티즐'이 국립창극단 '만신 : 페이퍼 샤먼' 공연 협찬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만신 : 페이퍼 샤먼'은 오는 3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하는 창극 공연으로 음악감독 겸 연출가로 활동하는 박칼린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 고유의 무속 문화를 중심으로 수천 년 전부터 전세계에 존재해 온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웅진식품은 26일 '만신 : 페이퍼 샤먼' 첫 공연 관람객을 대상으로 티즐 500mL 1병을 제공한다. 웅진식품 티즐 브랜드 매니저는 "국립극장과 좋은 인연으로 손 잡고 다양한 공연 관람객들에게 티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국립극장 공연에 더욱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6-26 14:50:53중국의 경극 ‘패왕별희’부터 셰익스피어 고전 ‘리어’ 그리고 웹툰 ‘정년이’를 창극으로 선보였던 국립창극단이 이번에는 순수 창작극에 도전한다. 국내 1호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박칼린이 연출·극본·음악감독을 맡고, 명창 안숙선이 작창, 스타 소리꾼 유태평양이 작창보를 맡은 ‘만신: 페이퍼 샤먼’이다. 박칼린은 지난 5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창극 도전은 처음이라 무섭고 두렵지만 재밌다”며 “엄청나게 재미있는 퍼즐을 풀어가고 있다. 공포 속의 행복함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칼린, 첫 창극 연출 "공포 속의 행복?" ‘만신: 페이퍼 샤먼’은 지난해 4월 부임한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이 선보이는 첫 신작이다. 유 감독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우리 전통적 이야기를 창극에 담아보고자 했고,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낼 연출가로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칼린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를 둔 박칼린은 미국에서 첼로, 한국에서 국악 작곡을 전공하고 박동진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는 등 동서양의 음악적 감수성을 두루 갖춰 그만의 강점이 창극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 특히 친가와 외가에 다 무속인이 있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무속 문화를 접했다. 오래 전부터 무속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해왔고 이번에 창극단의 러브콜을 받고 원래의 아이디어를 창극에 맞게 재구성했다. 박칼린 연출은 “어릴 적 부산에서 살았는데, 동네에 무속인이 많아 자주 굿을 구경했다. 외가를 통해 북유럽 무속 문화도 자연스럽게 접했다"고 말했다. 샤먼은 ‘예민한 자’ 혹은 ‘치유사’로도 불린다. 그는 “야구에 능하면 야구선수가 되고, 음악에 능하면 음악인이 되는 것처럼 예민한 사람들이 샤먼이 되는 것은 내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며 ”무속을 치유의 영역으로 본다. 굿을 통해 상처받고 고통받은 세계 각지의 모든 생명과 영혼을 달래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이름 '실'은 박칼린의 한국 이름이기도 하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영험한 힘을 지닌 ‘실’을 통해 만신의 특별한 삶과 그들의 소명의식을 이야기한다. 1막에서는 남들과 다른 운명을 타고난 소녀가 내림굿을 받아 강신무가 되기까지를 그린다면, 2막은 만신이 된 ‘실’이 오대륙 샤먼과 함께 길을 떠나고 각 대륙의 비극과 고통을 다양한 형태의 굿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부터 서부 개척 시대 미국 원주민, 열대우림 파괴로 사라져간 아마존 원주민 부족 등 수많은 영혼을 보듬고 치유하기 위한 굿이 다양한 형태로 펼쳐진다. ■창극을 중심으로 전세계 토속음악 가미 동서양을 오가는 관계로 이번 신작은 새로운 소리와 음악으로 꾸며진다. 소리·민요·민속악을 근간으로 새롭게 작창한 소리를 중심에 두고, 무가(무속 의식에서 무속인이 구연하는 노래)와 각 대륙의 문화를 포괄하는 다양한 토속음악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극중에서 ‘실’과 신어머니가 부르는 무가는 이해경 만신에게 받은 원전 텍스트와 무속을 연구하는 이용식 전남대 교수의 연구 자료 등을 기반으로 한다. 삼신(아기를 점지하는 신)에게 비는 굿, 액을 막는 굿, 내림굿, 씻김굿 등 여러 종류의 무가를 무대화해 선보인다. 작창에 첫 도전한 유태평양은 “한국적이면서도 각 나라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음악이 준비돼 있다”며 “샤먼이 나라마다 달라도 사람의 아픔과 민족의 설움을 달랜다는 점에서 목적이 같듯 세계의 전통음악도 뿌리를 찾아가면 비슷한 느낌이 존재하더라. 아프리카 유학시절에도 느꼈는데, 이번에 민족음악 간 유사성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양 문화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어떻게 아우르냐는 물음에 박칼린은 “각 나라 특유의 사운드가 있으나, 이질감이 없다"며 "자연스럽고 편하다. 또 공연 작업 시 대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대본이 요구하는 음악과 무브먼트에 충실했다”고 답했다. 무대에는 약 4m 높이의 대형 나무가 세워지고, 언덕·돌담·개울 등의 자연적 요소로 꾸며진다. 북유럽 숲부터 한국의 작은 마을, 아프리카 해변 등 오대륙의 공간은 영상·조명 등을 통해 표현된다. ‘페이퍼 샤먼’이라는 작품 제목에 걸맞게 종이를 활용한 무대도 주목된다. 박 연출은 “무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지다. 종이는 나무에서 오며, 태우면 사라진다. 또 인류 문화와 역사를 전해온 귀중한 기록 매체이며, 인간의 운명을 뒤바꾸는 생사의 경계는 종이 한 장보다도 더 얇다는 비유도 있다"며 종이의 의미를 짚었다. ‘실’ 역에는 김우정과 박경민이 더블 캐스팅됐다. 맑은 미성을 지닌 김우정은 창극 ‘춘향’의 춘향 역과 ‘정년이’의 권부용 역을 맡아 주목 받았다. 지난해 10월 입단한 박경민은 이 작품을 통해 첫 주역으로 데뷔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5-30 16:25:43[파이낸셜뉴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이 지난 주말을 끝으로 3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끝이 아니다. 오는 16일부터 네이버TV에서 공연실황을 중계한다. 1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에 따르면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6개 장르, 27편 작품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종료된 가운데, 이중 15편이 네이버TV에서 상영된다. ‘올해의신작’은 오는 16일 오후 8시 공개를 앞둔 무용 ‘야라스’를 시작으로 연극 ‘화전’, 창작뮤지컬 ‘여기, 피화당’, 창작오페라 ‘3과 2분의 1 A’, 전통예술 ‘물의 놀이’, 음악 '인&어라운드 C(In & Around C)’ 등 15개의 작품이 상반기에 공개된다. 또 ‘공연예술창작산실’ 15주년을 기념하여 4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진다. ■ 창작산실 작품, 역사 소재, 현대사회 문제 등 돋보여 2023 올해의신작을 살펴보면, 역사적인 소재와 인물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 많았다. 연극 장르의 ‘언덕의 바리’와 ‘아들에게'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조명하고, 역사적 인물을 재해석하여 시대적인 질문을 남겼다. 연극 ’화전‘과 창작뮤지컬 ’여기, 피화당‘ 역시 각각 고려 말과 조선시대 병자호란 시대를 배경으로 동시대 공존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담은 작품들도 많았다. 창작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연극 ‘TEDDY DADDY RUN 테디 대디 런’, ‘이상한 나라의 사라’는 경계성 인격장애, 코피노, 조현병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냈다. 민감한 소재를 드러내는 방식도 주목받았다.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내거나, 영상과 웹툰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 접근성 보완, 장르·성별 경계 허문 시도 접근성 보완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들도 있었다. 특히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는 젠더프리 캐스팅, 수어통역, 터치투어, 릴렉스드 퍼포먼스 도입 등 접근성 보완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전통예술 ‘남성창극 살로메’, 무용 ‘야라스 Yaras’, 음악 ‘민요 첼로’, 음악 ‘시선 si,Sonne!’, ‘언/리더블 사운드(Un/Readable Sound)’ 등은 성별과 장르 등 기존의 형식을 깨는 파격적 시도가 돋보였다. ■ 국내외 초청, 수상 후보 등 성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남성창극 살로메’는 강동아트센터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초청받았고, 파격적인 안무로 주목받았던 정훈목 주목 댄스 시어터(JUMOK Dance Theater)의 무용 ‘야라스’는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불리는 벨기에의 브뤼셀 르140 극장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했다. 진동과 노이즈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감동을 전달하는 음악 ‘언/리더블 사운드’는 프랑스 비디오폼페스티벌과 영국 코로넷 씨어터에 초청받았다. 또 연극 ‘아들에게(부제:미옥 앨리스 현)’는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중 올해의 백상연극상과 연기상 후보에 동시 지명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5 17:51:59“초연 당시 (배역) 나이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기 어려웠지만 노인을 흉내 내기보다 소리로 표현하는 리어의 감정에 집중했습니다.” 소리꾼 김준수(33)가 2년 만에 다시 늙은 왕 리어로 돌아왔다. 개막 10여일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인 그는 “그 어떤 연기보다 리어의 감정에 집중하는 순간에 자연스러움을 느꼈다”며 50년의 세월을 뛰어넘고 캐릭터에 몰입한 비결을 설명했다. 셰익스피어 비극 ‘리어왕’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재창조한 국립창극단의 ‘리어’가 오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리어’는 한국적 말맛을 살리는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고,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한승석과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한 작품. 여기에 무용⸱연극⸱뮤지컬을 종횡무진 오가는 안무가 정영두가 연출·안무를 맡고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가 리어를 맡는 등 드림팀이 꾸려지면서 초연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했다. ‘셰익스피어 비극과 창(唱)의 한 서린 울부짖음이 최상의 조화를 빚어냈다’는 호평도 얻었다. 김준수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농익은 소리와 깊어진 연기로 분노와 회한, 원망과 자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비극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1막 후반부 증오와 광기, 파멸의 소용돌이 속 리어가 독창하는 장면은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김준수는 이 장면에 대해 “리어의 다양한 감정들이 폭발하는 신이기 때문에 가장 힘이 들고 에너지가 배가 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위해 1장부터 쌓아가는 리어의 감정선에 집중합니다. 그랬을 때 독창의 에너지가 배가되더라고요. 2막 후반부에 (막내딸) 코딜리어를 다시 만나 지난 후회와 자신의 어리석음을 노래하는 신이 있습니다. 그 장면은 할 때마다 눈물이 나고 가장 인간적인 리어의 모습인 것 같아 마음에 와닿습니다.” 또 전통 창극과 차별화된 매력을 묻자 “전통 창극이 다섯바탕(흥보전,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각각의 맛이 있다면 ‘리어’는 다섯 바탕의 맛을 다 느껴볼 수 있는 응축된 에너지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리어’는 삶의 비극과 인간 본성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불리는 노자 사상과 엮어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무대도 자연스럽게 ‘물’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총 20t의 물을 채워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의 변화로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을 표현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18 13:38:43[파이낸셜뉴스] 셰익스피어 비극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 ‘리어’가 초연 2년만에 돌아온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에 따르면 ‘리어’가 3월 29일~4월 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른다. 지난 2022년 초연 당시 서양 고전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참신하게 재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용⸱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정영두가 연출과 안무를, 한국적 말맛을 살리는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았다. 음악은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준 한승석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국립창극단 ‘리어’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원작을 보면서 ‘천지불인(天地不仁, 세상은 어질지 않다)’이라는 노자의 말을 떠올린 배 작가는 삶의 비극과 인간 본성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불리는 노자 사상과 엮었다. 물의 철학을 근간으로 한 극본에 맞춰 무대도 자연스럽게 ‘물’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무대에 총 20t 물을 채워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의 변화로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을 표현했다. 배우들은 15cm 높이의 물을 헤치며 걷거나 뛰고, 넘어져 허우적거린다. 등장인물이 온몸으로 절규하는 장면에서는 사방으로 튀고 흩어지는 물이 감정을 배가시키고, 극 후반부 왕국을 놓고 벌어지는 수상전투 장면에서는 천둥과 뇌우를 표현한 조명이 어우러져 비장미와 비극성을 극대화한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왕과 그의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의 ‘작은 거인’ 민은경은 막내딸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는 1인 2역으로 극과 극의 매력을 펼친다. 이소연이 첫째 딸 거너릴을, 왕윤정이 둘째 딸 리건을 연기한다. 에드거 역의 이광복, 에드먼드 역의 김수인 등 열다섯 명의 소리꾼이 극한의 에너지와 기량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한편, 창극 ‘리어’는 오는 10월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의 바비칸센터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08 08:37:10[파이낸셜뉴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 대표공연 창극 '산전수전 토별가'가 소속 국악원 간 교류공연 일환으로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을 찾아 오는 23일, 24일 이틀간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무대에 오른다. 창극 '산전수전 토별가'는 판소리 '수궁가'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지난해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공연으로 제작돼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남원)과 국립국악원 예악당(서울) 무대에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작품의 개작과 연출을 맡은 조광화 연출은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았으며,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한국뮤지컬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조광화 연출은 "세상살이 고달파 무섭고 두려운 때에, 해학의 위로와 지혜의 힘을 드리고 싶었다"며 "서로 싸우던 토끼와 거북이가 극의 후반 팔난에 맞서 서로 연대하는 모습이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2-19 09:32:54[파이낸셜뉴스]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의 선정작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2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에 따르면 전통예술 '남성창극 살로메'와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Part.2', 무용 '어 다크 룸', 음악 'UN/리더블 사운드', 뮤지컬 '여기, 피화당' 총 다섯 작품이 오는 2월 관객과 만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고전이나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여러 장르가 융합되어 감각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인다. 2월 2~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남성창극 살로메'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남성창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무용전공자 최초로 국립무형유산원 전통공연 연출가에 선정된 김시화의 첫 창극 연출작으로, 극본 고선웅, 안무가 신선호, 의상 디자이너 이상봉 등 유명 창작진의 참여와 김준수, 윤제원, 유태평양 등 스타 남성창극 배우들의 합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기존 원작의 인물 구성을 전부 남성 배우로 바꿈으로써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전통예술 '밤쩌: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 Part.2'는 전통에 기반하여 다채로운 음악적 실험을 추구해 온 공연단체 ‘불세출’의 신작으로, 지난 2020년 선보였던 '자락: 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에 이어 3년만에 내놓은 연작이다. 제목인 ‘밤쩌’는 세습무들이 동해안 오구굿을 부르는 은어 ‘밤저’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것으로, 보통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민속문화로써 굿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담고 있다. 오는 2월 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월 2~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무용 '어 다크 룸'은 커다란 사회 안에서 자기 존재의 분실을 다룬 이야기이다. 경쟁주의가 만들어낸 각자도생의 개인주의와 자존감 상실의 상태, 그리고 관계를 통한 개인의 불안정한 심리에서 오는 소외감, 나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서성이는 우리의 모습을 그린다. 최진한 안무가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이 정말 어두운 방인가요?“ 라는 질문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음악 'UN/리더블 사운드'는 소리가 발생하며 생기는 진동과 노이즈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한국 전자 음악씬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가재발(이진원)이 사운드에 그래픽, 영상, 라이팅 등의 비주얼 요소를 결합한 ‘오디오 비주얼’로 관객들에게 독특한 분위기와 메세지를 전한다. 오는 2월 2~4일 Thila그라운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2월 7일부터 4월 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첫선을 보이는 ㈜홍컴퍼니의 뮤지컬 '여기, 피화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영웅소설 ‘박씨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작자미상으로 알려진 ‘박씨전’의 작가를 둘러싼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하여 단순한 고전의 재연이 아닌, 극중극의 형식을 차용하여 뮤지컬적 판타지를 더한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피화당’은 병자호란이 끝나고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세 여성이 생계를 위해 글을 쓰며 숨어 사는 동굴을 지칭한다. 올해로 15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 2023년 5월, 6개 장르(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의 최종 실연심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했다. 총 27개의 선정작들은 1월부터 3월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5 09:16:01[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이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11일 국립극장에 따르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지난 8월 9~10일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Trojan Women)을 현지에서 올렸다. 양일간 페스티벌 시어터를 찾은 관객과 세계 공연예술 관계자들의 호평이 잇따른 가운데 11일 마지막 공연을 앞뒀다. 이번 공연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한국 특집 주간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 프로그램으로 초청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시즌’의 일환이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3000년 전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우리 고유의 판소리로 풀어낸 작품으로, 2016년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 제작했다.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했다. 음악은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작품은 패전국 여인들의 고통을 그리는 동시에 전쟁의 비극 속 소외된 약자의 설움과 반복되는 폭력에 굴하지 않는 용기, 강인함에 초점을 맞췄다.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 2018년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2022년에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원이 주최하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40여 년 역사상 첫 창극 공연을 선보였다.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뜨거운 만큼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에든버러 공연을 향한 현지 언론과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공연에 앞서 영국 가디언지는 48개국 2000여 명 예술가가 참가하는 올해 축제에서 ‘꼭 봐야할 50개 작품’으로 ‘트로이의 여인들’을 선정했다. 스코틀랜드의 문화예술전문지 리스트는 별 다섯 개 평점과 함께 “전쟁의 비참함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라며 소리꾼들이 노래하는 동안 모든 감정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쏟아져 내린다”라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지 역시 별 다섯개 최고 평점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찬란하게 빛났다”라고 극찬하며 “에우리피데스의 대서사시를 예술적으로 변용해 고대 그리스 신화가 어떤 문화권에서든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총괄 프로듀서인 로이 럭스포드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완성된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이라며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고전의 참신한 재해석이 돋보였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축제 현장에 함께한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전 세계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창극이 지닌 강력한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K-팝, K-드라마에 이어 우리 공연예술의 세계화 전망도 밝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8-11 15:06:07[파이낸셜뉴스]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을 이끌어갈 새로운 예술감독에 유은선(61)과 김종덕(56)씨가 각각 임명됐다. 국립중앙극장(이하 국립극장)은 12일 공개 채용 절차에 따라 선발된 전속 단체 두 신임 감독의 임기는 오늘(12일)부터 2026년 4월 11일까지 3년이라고 밝혔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재)국악방송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세종문화회관 전문위원, 국악 작곡가, 공연 평론가 등으로 활동하며 전통예술 분야 전문가로서 역량을 쌓아왔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은 세종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한편 천안시립무용단 상임안무자, (사)대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전국무용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다.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은 “역량 있는 전문가들을 국립극장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임명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이 새롭게 변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2 14:12:07뮤지컬이라고 하면 19세기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로 대표되는 대사, 노래, 춤이 결합된 공연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이 결합된 연극이나 이야기가 결합된 무용 공연도 뮤지컬에 포함할 것인지, 서양 음악이 아닌 월드뮤직을 기반으로 한 공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의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 자리에서 뮤지컬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것을 굳이 서양의 기준에 맞춰보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에게도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된 창극이라는 멋진 공연장르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얼마전 국립창극단이 창극 '정년이'를 무대에 올렸다. 전통의 판소리 다섯마당 작품들뿐만 아니라 창작 창극을 통해 동서양의 다양한 소재의 창극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나 이번에는 여성국극을 다룬 웹툰 '정년이'를 창극으로 무대화하여 젊은 세대들에게도 주목을 받았으며, 개막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한때 낡은 전통처럼 취급받았던 판소리와 창극이 웹툰이라는 콘텐츠와 결합하여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으며 창극의 관객층을 점점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멍석을 한 장 깔아놓고 박자를 넣어주는 고수와 함께 모든 역할을 혼자 연기하며 이야기를 펼쳐낸다. 오로지 소리꾼의 소리 하나만으로 공간을 만들고 시간을 보여주며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반면에 창극은 분창을 통해 여러 소리꾼들이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고, 여기에 국악관현악의 반주가 들어가며, 무대장치를 통해 스펙타클을 만들며, 의상·분장을 통해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점점 동시대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한국적인 음악극의 공연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뮤지컬과 비교해본다면 쇼뮤지컬(Show-Musicla)이 드라마 중심의 북뮤지컬(Book-Musical)로 발전된 것과 달리 판소리는 처음부터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서 소리를 활용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우리는 아무래도 쇼(Show)보다는 이야기(Story)를 더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 보인다. 음악에 있어서도 여러 소리의 기법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창극의 음악은 멜로디와 화음을 기본으로 하는 뮤지컬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창극은 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재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인들을 갖추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창극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를 소리에 담아낸 감동적인 공연예술장르로서의 '창극'의 매력에 한껏 빠지게 될 것이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3-27 18:5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