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당정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산불과 미국 신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한 통상리스크 현실화 등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채권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추경은 적자 국채 발행으로 이어져 채권 가격을 떨어뜨려 금리 상승재료가 된다. 3월 31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국채 선물 11조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2월 5조원 넘게 순매수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것은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매도 포지션은 국채 선물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한다. 정부는 산불, 트럼프 관세 등 위기 극복을 이유로 10조원을 필수적으로 추경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4월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미 20조원 규모의 추경을 반영한 상황"이라며 "20조원의 추경을 고려했을 경우 적자국채는 15조원 내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적자국채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궈 연구원은 10조원 추경에 대해 "예상보다 적은 규모"라며 단기적으로 채권 가격 상승 재료(금리 하락)라고 보기도 했다. 다만 "2차 추경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권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경기 둔화를 위한 재정 확장 필요성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초 향후 추가경정예산 집행도 국가신용도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 바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위험신호로 인식되는 50%를 넘어설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연초 1월 2일 "GDP 대비 부채비율 상승 가속화는 2025년 이후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 목소리를 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5년과 2016년 GDP 대비 부채비율은 국가재정법상 국가채무 기준 34%대였으나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2024년 말 47%대까지 올랐다"면서 "신용평가사는 일시적 이벤트보다는 구조적 채무상환능력 변화를 더 중시한다. 국고채 발행 급증에 따른 정부 채무상환능력의 지표 악화는 국가 신용등급 하방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3-31 14:46:51[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의 기습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단기채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단기물 신용등급이 A3급에서 디폴트(D등급)으로 '수직낙하'하면서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가 예전과 같지 않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기업어음(CP) 잔액은 213조508억원에서 211조8593억원으로 1조1915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 단기물 수요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단기물 발행 조달도 쪼그라들고 있다.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지난달 28일 A30에서 A3-로 강등된 데 이어 이달 4일 디폴트 수준으로 곧바로 떨어진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특히 단기물 시장은 비우량채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단기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비우량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에 대해 고금리를 포기하고서라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하려는 심리가 높아졌다"이라고 말했다. 채권평가사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비우량채 신용경색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이일드채권과 펀드에 대한 투자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홈플러스 단기물 신용도가 디폴트로 추락하면서 단기물 투자자는 물론 펀드 투자자도 손실을 보게 됐다. KCGI자산운용은 홈플러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난 4일에 즉시 '부실자산의 발생'을 공시했다.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투자신탁'이 담고 있는 자산 중 홈플러스 채권 8억원을 상각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해당 CP 및 전단채, 유동화증권을 판매한 증권사들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피해자 집단 고소에도 대응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이렇다 보니 단기물 시장에는 우량채 및 대기업 계열사 위주의 발행이 이어졌다.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간 발행 물량을 보면 SK하이닉스(A1), CJ제일제당(A1), 효성중공업(A2), 효성(A2), 한화솔루션(A1), 한국전력공사(A1) 등 신용도가 우량하거나 대기업 계열사, 공기업, 증권사 위주의 단기물이 주를 이루었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발 자본시장 피로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이슈가 크레딧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융대출의 유동화, 신용공여 익스포저 등 채무조정과정이 생각만큼 순탄치 않아 보인다. 금융시장의 피로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3-12 11:14:53[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시장이 혼란한 가운데, 채권금리는 투기등급 직전에 해당하는 기업의 신용도를 선반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홈플러스의 신용도가 디폴트(D, 채무불이행) 상황을 맞았음에도 홈플러스에 대규모 담보대출을 실행한 메리츠금융그룹 신용도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홈플러스 CP 금리, 이미 투기 직전 등급 반영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직전인 지난 2월 21일 회사가 발행한 CP (6개월물) 금리는 연 6.50%로 민평금리 연 5.80% 수준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됐다. 이는 A3- 기준 연 6.28%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A3- 신용도를 선반영하고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월 27일~28일 홈플러스의 단기물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단기물인 CP 신용등급 A3- 수준은 장기 회사채 BBB- 수준과 동일하게 평가된다. 한 단계만 더 떨어지면 투기등급(B) 수준이 되는 셈이다. BBB-는 정크본드(BB+) 직전에 해당하는 신용도로 채권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도 꺼리는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로 강등한 지 닷새 만인 이날 다시 회사의 신용 등급을 디폴트(D)로 강등했다. 한기평은은 "홈플러스는 이번 기업회생절차의 개시 신청 및 결정으로 모든 금융채무가 동결되고 회생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만기 도래하는 채무의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면서 "홈플러스가 정상적인 영업지속 가능성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채무의 적기상환 훼손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대규모 담보 대출 내준 메리츠금융그룹, 신용도 영향은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대출은 기한이익상실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메리츠금융그룹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담보대출 원리금의 회수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대해 총 1조3000억원 한도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실행했다. 최초 대출원금은 메리츠증권이 약 7000억원,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3000억원 수준이다. 윤소정 한신평 연구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아직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담보권 행사 등 채권보전절차 실행은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담보자산의 우수한 LTV를 감안할 때 최종적인 손실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이 담보로 확보한 홈플러스 합정점 외 61개 점포의 감정가액 합계는약 4조8000억원 규모(업체 제시 기준)이며 담보 대비 대출금 비중(LTV)는 약 25% 수준이다. ■ 승자의 저주된 홈플러스 인수, MBK는 모럴 해저드 비판 직면 한편 MBK는 지난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유통업계와 자본시장에선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2015년 과도한 차입에 의존해 고가에 인수하면서 홈플러스가 경영 악화에 빠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의 사례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MBK가 홈플러스 납품대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채무 탕감과 조정을 위해 법원에 손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의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먹튀 매각보고서'에 따르면 MBK 인수 이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 비용은 3조964억원으로 해당 기간 영업이익(4713억원)보다 2조5000억원이 많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3-04 23:31:39[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이 1년 새 2조원 넘게 줄었다. 어쩔 수 없이 현금을 상환해야 하는 '불황형 순상환'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하락해도 팽창하던 유동화증권 시장은 성장세를 멈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PF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유동화증권 잔액은 23일 기준 40조3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42조8344억원 대비 2조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이다. PF 부실 사업장 본격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팽배하다.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던 채권금리는 여전히 고점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고금리 이자 부담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로 국내외 채권금리 하락에도 건설사들은 8~10% 수준의 고금리 이자비용을 지불하며 자금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은 이달 9개월물 전자단기사채를 8.45% 금리로 발행하기도 했다. 중견건설사 한양과 이수건설 등도 지난 9월 연 8.5% 수준의 영구채를 찍었다. 미국이 올해 들어 1%p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우리나라 비우량채권 금리는 여전히 고점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당국 주도의 부동산 PF 연착륙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경계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양호, 보통, 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로 세분화하면서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했다. 이러한 신 사업성평가기준을 적용한 이후 사업장 ‘옥석가리기’ 결과로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4년 9월말 기준 11.3%로 전년말(5.2%) 대비 6.1%p 상승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적극적인 부실 사업장 정리 및 재구조화를 통한 지속적인 부실채권 정리가 필요하다"면서도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진정한 연착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리된 사업장들은 상대적으로 정리 및 재구조화가 용이했을 수 있으나 남아 있는 사업장의 경우 정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2-24 17:13:41[파이낸셜뉴스] 미래에셋증권은 4일 계엄령 사태 관련 금일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계엄령 발표와 해제 등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다만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결국 주식 시장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련 수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안정을 보였고, 원화와 해외 주식예탁증서(ADR) 등이 변동성 확대 후 일부 안정을 보였다는 점은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간밤 MSCI 한국 증시 ETF는 1.59% 하락한 가운데 MSCI 신흥지수 ETF는 0.25% 상승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는 한국 계엄령 소식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며 하락하기도 했지만, 미국 고용 지표 개선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0월 계쩔 조정 기준 구인 건수를 발표했다. 이어 그는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준(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발언에도 변화가 제한된 가운데 보합권에서 등락했다"며 "이런 가운데 장 후반 한국 계엄령 해제 발표 소식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며 재차 상승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12-04 08:26:22한국수출입은행이 엔화 채권시장에 복귀해 65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고 21일 밝혔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안정적인 금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사무라이본드는 일본 자본시장에서 외국기관이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이다. 수은은 투자자 수요를 고려해 만기를 3년, 5년, 7년으로 다양화했다. 만기별 금액은 3년물 250억엔, 5년물 334억엔, 7년물 66억엔 규모다. 이 가운데 5년물은 그린본드로 발행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해당 그린본드의 발행대금은 탈탄소 및 친환경 프로젝트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이후 수은의 엔화채권시장 첫 복귀가 된 이번 발행은 새로운 한국물 벤치마크를 제시함으로써 한일경제협력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수은 관계자는 "일본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기관이 투자에 참여, 대외신인도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견조한 수요를 이끌어냄으로써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고 전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2024-11-21 18:25:27[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국내의 통화정책 속도가 다소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대선 결과가 11월 FOMC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2025년까지 연준의 인하 경로를 고려하면 연준의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은 한은의 추가 인하를 조심스럽게 하는 요인"이라면서 "금리 인하로 민간소비 및 건설 투자 등 경기가 개선될 수 있지만, 한은은 낮은 금리 기조로 인해 부동산으로 돈이 몰려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채권 시장은 상승재료(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하락재료(금통위 기준금리 인하)가 뒤섞에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금리 인하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외 채권 시장은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국 국채 10년물은 6일(현지시간) 연 4.4%까지 올랐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지난 6일 트럼프 당선 소식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국고채 10년물 금리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 6.1bp(1bp=0.01%p) 오른 연 3.134%에 장을 마쳤다. 통상 미국 국채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강한 동조화를 이룬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 채권시장은 장기물 중심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재정 적자가 향후 10년간 8~15조 달러가 증가하기에 미국 채권 시장 약세(채권 가격 하락, 채권 금리 상승)는 예상된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채권 오버슈팅(급한 금리 상승)이 빠르게 안정되며 결과적으로 통화정책(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트럼프 집권 2기인 만큼 외려 시장이 빠르게 적응하며 금리 슈팅 후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적응력은 강화됐다"면서 "미 국채 금리의 피크아웃 임박은 채권시장 숏베팅(가격 하락, 금리상승 ) 압력이 장기화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의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통화정책(기준금리 인하) 시행에 의한 안정성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부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07 14:17:46우리나라 채권시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채권 시장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역대 규모의 국채 발행에 대한 금리 상승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긍정적인 요소라고 짚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자 증권업계에선 채권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기업 조달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201조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이 가져올 채권금리 상승 효과를 일부 상쇄할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내년 예정된 200조원 넘는 국고채 발행은 채권 가격을 끌어내려 금리 상승의 재료가 될 것이란 경계감이 시장에 팽배했다. 미국의 빅컷(한번에 기준금리 50bp 인하) 기대감에도 우리나라 채권 시장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발표에 따르면 한국 편입 비중이 약 2.22%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550억~660억달러의 자금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채 순증 규모는 83조7000억원으로 2024년 대비 33조8000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WGBI 편입으로 내년 3월 이후 약 2년에 걸쳐 74조~88조8000억원가량(환율은 현재가 활용)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해당 부담은 사실상 '상쇄'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내년 채권시장의 수급 우려는 사실상 일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달 11일 금통위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결정은 외환시장에도 우호적 재료라는 점에서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을 지지하는 재료"라고 부연했다. 이어 "실제 편입 시기는 내년 11월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편입 사례 및 최근 외국인 동향 등을 감안하면 실제 자금유입은 내년 3월부터 의미 있는 유입이 시작돼 12~24개월에 걸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내년 실제 자금유입부터는 10년 구간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만 잘 넘기면 2025년 하반기부터는 외국인들의 신규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은 내년 11월 이후부터 유입되겠지만, 액티브 자금은 그 전부터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기재부도 2025년 국채 발행 시 상반기 발행 비중을 올해보다 줄이고 하반기에 발행을 더 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편입은 자본유입 확대, 대외신인도 제고를 통한 이른바 '원화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WGBI 편입 발표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외환시장 안정"이라면서 "또한 외국인들의 국고채 투자에서 장기투자 성향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WGBI 내 만기별 비중을 보면 3~10년물 비중이 46%로 절반을 차지한다"며서 "WGBI 편입은 중앙은행, 국부펀드 외 금융기관의 국고채 장기투자를 견인할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채 금리 하향 압력은 금융시장의 금융채·회사채 시장으로까지 호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보험사들의 장기채 조달 상황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특성상 20년 이상의 초장기물 위주의 조달을 진행한다. 실제 크레딧 시장에 나온 싱글 A급 이하 기업들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회사채 공모 시장에는 싱글 A급에 해당하는 한화에너지, 롯데하이마트, 대한항공, LS, 팬오션, SKC, HD현대, 키움에프앤아이, HK이노엔, 세아제강 등이 공모채 수요예측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BBB+ 등급인 한진, 풀무원식품 등도 회사채 발행 채비를 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0-10 18:08:50[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연말 빅컷(한번에 기준금리 50p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미국채 급등이 급등하자, 국내 채권 시장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 채권금리와 강한 동조화를 이루는 만큼, 경계감은 커진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금리가 미국 빅컷을 선반영한만큼, 향후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8bp(1bp=0.01%p) 떨어진 연 2.932%에 마감했다. 1년물과 2년물은 각각 0.9bp, 1.9bp 떨어졌고 5년물도 2.0bp 떨어졌다. 10년물 이상 장기물도 모두 2bp 이상 하락했다. 우리나라 채권 금리는 당장 전날 급등한 미국채 금리를 따라가지 않은 모습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물가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감안하면,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유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10월, 11월 연속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라고 본다"면서 "다만 11월 인하의 변수는 가계부채 둔화와 주택 가격 안정 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예상과 달리 가계 부채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지연될 경우 11월 인하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다만 이 경우에도 내년 2.5% 수준까지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대로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시장지표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실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날 발표한 '2024년 11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64%는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투협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과 9월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 1%대 진입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난 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으로 최근의 빅컷 기대감이 꺾인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일부 증권사 일부 리서치센터에서는 금통위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달까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14회 회의 연속 금리 동결이다. 지난 2023년 1월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3.5%로의 인상 이후 2년 가까이 동결인 셈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하나증권은 8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 배경(금융안정 강조)을 감안할 때 10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안정과 관련된 데이터의 안정 추세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먼저 시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으로 약 731조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점, 달러원 환율도 미 연준의 빅컷 인하 기대 소멸로 1350원 부근까지 재차 상승한 점을 거론하며 "10월 동결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번주부터 가격롱(상승) 재료를 찾기 어렵단 심리로 인해 장기채권에 대해서는 추가 금리 상승(가격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10월 금통위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3.5%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 동결은 물가 안정자신감 확보와 동시에 경기 모멘텀 위축 전환에 대한 대응을 위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집값 안정화 의지 및 대출 규제책으로 정책 효과가 나오고 있기에 추세적 안정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0-08 18:19:28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부실채권(NPL) 매입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매입규모도 2위 업체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유암코는 지난해에 이어 NPL 매입 '2조 클럽'에도 입성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으로 올해들어 3·4분기까지 은행권 NPL 누적 매입규모는 유암코가 2조4082억원으로 압도적 1위다. 2, 3위인 하나F&I 1조1022억원, 대신F&I 1조327억원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 이어 우리금융F&I 8117억원, 키움F&I 6684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새마을금고 부실채권) 29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130억원 순이다. NPL 투자사들의 올해 누적 매입규모는 6조3262억원이다. 앞서 유암코는 은행권 기준 NPL을 2017년 1조7700억원, 2018년 2조1000억원, 2019년 2조원, 2020년 1조3700억원, 2021년 1조1664억원, 2022년 1조2485억원, 2023년 2조1267억원어치 사들인 바 있다. 이상돈 대표가 이끄는 유암코는 올해 3·4분기에만 새마을금고 300억원을 포함해 9317억원 규모의 NPL을 사들였다. 대신F&I는 4839억원, 키움F&I 4093억원(새마을금고 291억원 중 87억원 낙찰), 우리금융F&I 833억원, 하나F&I 812억원 순이다. 새마을금고 65억원, 대구은행 103억원 규모 NPL 등은 유찰됐다. 3·4분기 NPL 물량은 2조266억원이다. 강동훈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하나F&I는 올해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도 1조2096억원을 매입했다. 주성균 대표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대신F&I는 2023년 6429억원을 매입한 후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올해 1조원 규모 투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미 이에 육박한 수준으로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최동수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우리금융F&I는 올해 3·4분기 누적 매입 규모가 811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 8122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지주사 계열 NPL 전업사들이 바젤3 규제에 맞춰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11 18: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