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환경보호를 위해 7년간 중고 제품만 사용해 온 한 채식주의자 여성의 삶이 온라인 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상하이 출신의 수이거(26)로, 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수는 자신을 환경 보호와 개인의 행복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환경적 쾌락주의자"로 정의하고, ‘자원 절약이 큰 행복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 중이다. 수는 옷과 가구는 물론 식기와 립스틱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중고로 구매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리대 대신 재활용 가능한 생리컵을 쓰고, 한 번 쓰고 버리는 화장솜 대신 세탁 가능한 천을 사용한다. 채식주의자이기도 한 수는 배달 음식을 피하고 포장되지 않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사 직접 요리해 먹는다.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식물 비료로 사용한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자연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는 수는 "처음에는 중고 물품을 쓰는 게 역겨웠지만 점차 익숙해졌다"라며 “방부제 없이 신선하고 최소한의 포장만 되어있는 농장 식품들은 한층 더 건강하고 맛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라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기색을 보였다. 수의 삶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수의 행동이 너무 극단적이고 비위생적이라는 비판과, 기후위기 시대에 넘쳐나는 물질을 현명하게 재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위대한 일이라는 칭찬이 공존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3-06 15:04:26[파이낸셜뉴스] 8살부터 채식주의 식단을 강요해 영양실조에 걸린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호주의 한 40대 부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퍼스 지방법원은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징역 6년 6개월을, 여성에게 5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했다. 17살 소녀, 몸무게가 고작 27kg 이들 부부는 17살인 딸 케이트(가명)에게 충분한 음식을 주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리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케이트는 피아노와 발레 등 여러 고급 교육을 받으면서도 음식만큼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홈스쿨링으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으며, 8살 때부터 채식을 시작해야 했다. 10대가 돼서는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됐다. 성장기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케이트는 점점 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부모는 딸의 식단을 유지했고, 주변에서 성장이 더딘 딸을 수상하게 볼 것을 우려해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나이를 2살 어리게 만들기도 했다. 딸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조언 역시 듣지 않았다. 17살이 된 케이트는 키 147.5cm에 몸무게는 고작 27kg으로 9세 아이 수준의 체격을 보였다. 오랜 시간 영양실조에 시달린 케이트는 머리카락이 쉽게 부서지고 피부가 대부분 벗겨진 상태였다. 케이트를 지도하던 발레 학원 강사들은 부모에게 영양사를 만나볼 것을 권유했지만, 부모가 이를 거부하자 당국에 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케이트는 제대로 된 정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집에서 ‘텔레토비’ ‘토마스와 친구들’ 같은 영유아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했고 제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부부도 딸의 몸을 씻겨주고 코를 풀어주고 어린이 만화를 읽어주는 등 어린아이처럼 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판에 넘겨진 부모는 변호인을 통해 “케이트가 스스로 채식을 선택해 영양이 부족한 것 뿐이며, 케이트는 하루 세 끼를 먹었고 원할 땐 간식도 먹을 수 있었다. 영양실조인 것을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판사는 이들 부부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며 “케이트의 부모가 단순히 케이트의 성장을 막은 게 아니라, 케이트가 실제 나이에 걸맞지 않게 보인다는 걸 알고 고의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케이트는 부모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트는 판사에게 보내는 편지에 “부모님이 내 식사를 준비해준 건 맞지만 얼마나 먹을지 정한 건 나였다”라며 “저의 모든 생활비는 부모님이 지불해 주시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존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채식주의 식단을 택할 때 주의할 점 채식주의는 혈압 강하,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관 건강 개선 등의 효과로 심혈관 건강을 향상시키며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해 소화 기능을 개선하고 대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식물성 식품에는 항산화 및 항염증 물질이 풍부해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항체 수치가 높아 면역력이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녹색 잎채소, 콩 등은 뇌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채식 위주의 식사에는 단점도 있다. 비타민B12와 칼슘, 철분,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결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있다. 또한 채소, 과일, 곡물 등에는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돼 있어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체중 증가와 당뇨병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기나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보다 대체 식물성 식품, 특히 유기농 식품 등은 더 비싼 경우가 있어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채식주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식습관은 아니다. 아이들, 청소년, 임산부, 수유부, 노인, 운동선수 등은 풍부한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므로 채식주의를 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채식주의를 실천할 때에는 영양소 섭취량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하며, 단순하게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곡류, 콩, 견과류, 씨앗 등 다양한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화된 식단은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B12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다양하게 조합해 먹어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19 07:56:03[파이낸셜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삼성전자급 기업을 6곳 키워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입으로는 친기업을 외치면서 손으로는 반기업 법안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외치면서 치킨을 뜯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한민국이 기축통화국이 된다고 했는데 이에 필적하는 허언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가 "정치의 목표 중 하나는 부국과 민복"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이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한 노란봉투법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등 언급하며 "민주당은 기업을 초토화시키는 법안을 남발했다"며 "첨단산업 특성에 맞게 주52시간 예외 조항이 시급하지만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이 대표는 재벌 체제 해체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자칭 실용주의를 믿어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김준혁 기자
2025-02-10 09:37:44[파이낸셜뉴스] 영국의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육식과 채식이 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같은 유전자 공유하는 쌍둥이 형제, '채식 vs 육식' 12주 도전 18일 영국 BBC,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 휴고와 로스는 채식주의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12주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형제는 매일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같은 양의 운동을 했지만, 식단만 다르게 실천했다. 휴고는 실험 기간 동안 엄격한 채식주의 식단을 지킨 반면 로스는 고기, 유제품,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자유롭게 섭취했다. 채식주의 식단을 선택한 휴고는 "처음 몇 주 동안은 고기에 대한 갈망이 생겨 힘들었지만, 비건 식단을 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졌고 오후에도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고 기분도 상쾌해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육식을 선택한 로스는 “에너지 레벨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경험했다"라며 "어떤 날은 ‘매우 활기차다’고 느꼈지만, ‘엄청난 침체’를 경험한 날도 있었다"고 했다. 12주가 지난 후 두 사람은 신체 변화를 확인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었다. 휴고는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심각하게’ 감소한 반면, 로스는 그대로 유지됐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면 비만·당뇨 같은 대사질환이나 알레르기 등 면역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휴고는 체중이 4파운드(약 1.8kg) 감소하고 체지방이 1% 줄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졌고, 2형 당뇨병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졌다. 반면 로스는 근육이 4.5kg 늘었지만 지방도 늘어서 체지방 비율이 13%에서 15%로 높아졌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12주간 일정하게 유지됐다. 최적의 식단은 식물성 음식과 동물성 음식을 섞는 것 12주간의 실험 끝에 두 사람은 식물성 음식과 동물성 음식을 섞는 것이 최적의 식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휴고는 “비건 식단에는 이점이 있고 고기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두 가지 식단을 섞을 것”이라며 “식단에 비건 음식을 더 많이 추가하고 좋은 고기를 선택해 조금만 먹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식단의 장점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는 "채식이 다이어트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다이어트보다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면 육식이 효과가 좋았다"라며 "12주는 짧았다. 다음에 다시 한다면 6개월 이상 비교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채식 식단을 실천하면 양을 충분히 섭취하더라도 칼로리는 낮아 체중 관리에 도움 된다. 또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가 쉽다. 이는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 체중 유지에 좋다. 다만, 극단적인 채식 식단은 비타민B12, 비타민C 등의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고기 같은 동물성 식품도 일부 섭취해야 한다. 건강을 위한다면 소고기, 돼지고기 등 적색육 대신 닭고기·오리고기 등 백색육 위주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백색육은 적색육보다 미오글로빈 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미오글로빈은 근육 세포 속 단백질로 염분과 만나면 체내 DNA 손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2-18 20:50:34[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선정적이라며 학교 도서관 비치를 반대하는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의 의견에 대해, 그런 식이라면 단군신화, 로마신화, 심지어 성경도 보지 말게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경율 회계사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의 ‘채식주의자’ 도서관 비치 반대 서명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등의 내용이 나오는 것’에 밑줄을 친 뒤 “전학연인지 뭔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적었다. 김 회계사는 “나아가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서적도 모두 불태우고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모두) 구속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단군 신화는 뭔가? 이건 곰, 호랑이 수간을 연상한다. 단군도 구속수사해야 한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성경도 오만 패륜과 부적절한 묘사가 판을 친다. 정신분석학은 또 뭐냐”라며 “신성한 조선땅에서 문학예술과 철학을 금하노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전학연의 주장을 비판했다. 앞서 전학연은 '채식주의자 도서의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 반대 서명'에 1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학연은 성명문을 통해 "청소년 보호법 제9조 제1항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인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에 해당한다"라며 "노벨상 작가 작품이라는 이유로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며 ‘채식주의자’의 초중고 학교 도서관 비치를 극렬히 반대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4 06:56:49[파이낸셜뉴스]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지적하며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전학연은 22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전학연은 “한강 작가의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실제 작품의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소식만으로 대단히 기쁜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강의 책을 읽은 사람 중에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한강의 대표작 중 하나인 ‘채식주의자’에서 형부가 처제의 나체에 그림을 그리고 촬영하며 성행위 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처제는 갑자기 채식을 한다며 자해하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나무가 되겠다고 굶어 죽는 기이한 내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학연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청소년보호법 제9조1항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이 포함되어 있고, 이에 해당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한다”라며 "'19금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한 영화가 될 수는 없다. 영화에 관람 불가 등급이 있듯 도서에도 미성년 보호를 위해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학연은 “(22일 오후 7시 기준으로) 하루 만에 1만474명이 서명했다”라며 교육부와 산하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를 향해 '채식주의자'가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지 않도록 바로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3 10:23:03[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가운데 '채식주의자'가 성남 한 학교에서 폐기된 것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졸업 후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두둔하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임 교육감은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다만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런 느낌을) 느끼면서 읽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도 교육청은 지난해 9∼11월 각 교육지원청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이 담긴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각급 학교가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유해 도서를 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약 2490개교가 총 2517권을 성교육 유해도서로 판단해 폐기했다. 학교당 1권을 폐기한 셈이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도 폐기된 도서 중 하나였다. 한 학교는 '채식주의자'를 폐기했고, 다른 두 학교에서는 열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내용 중 성과 관련된 내용이 학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 교육감은 "그 판단은 그냥 존중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며 "노벨상 받았으니까 또 사 놔라, 하고 지시하는 것도 사실은 교육청으로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0-22 15:01:06[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지난해 경기지역의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데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검열이 아닌 각 학교의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지만 민망한 내용이 있다”라고 말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도교육청의 도서 검열과 관련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는데 채식주의자 읽어봤나. 유해한 성교육 도서 같나"라고 물은 뒤 "도 교육청이 성교육 유해도서 선정 공문을 내려 보내면서 관련 기사를 붙임자료로 보냈는데 이건 보수 기독교 단체와 국민의힘에서 유해도서라고 주장하는 책들 찍어내기 하라는 그런 이야기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임 교육감은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다만,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내용이 있었다"라고 답했다. 또, "교육적으로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이해가 간다. 내 아이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읽으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정을호 의원은 도 교육청이 공문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을 문제 삼았고,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도 교육청이 3차례 발송한 공문에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심각한 경우 폐기 가능' 등의 문구가 담긴 것을 지적했다. 임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를 비롯한 성과 관련된 사고와 학교폭력 등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이런 문제가 독서에서 생길 수 있지 않냐는 문제 제기가 학부모, 종교 단체에서 나왔다“라며 ”도 교육청이 주의를 환기하고 독서 지도를 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했다"라고 말해 검열이 아닌 각 학교 도서관운영위원회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반박했다. 앞서 도 교육청은 지난해 9∼11월 각 교육지원청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이 담긴 공문을 전달하면서 각급 학교가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유해 도서를 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약 2490개교가 총 2517권을 성교육 유해도서로 판단해 폐기했다. 이 중 한 학교는 채식주의자 내용 중 성과 관련된 내용이 학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채식주의자를 폐기했고, 다른 두 학교에서는 열람 제한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2 14:27:24【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에서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광주광역시는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및 광주독립영화관 활성화를 위해 한강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 두 편을 특별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오는 25일과 11월 5일 두 차례 걸쳐 광주시 동구에 위치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되며, 영화관 누리집에서 예매 가능하다. 상영 일정은 25일의 경우 오후 5시 30분 '흉터', 오후 7시 '채식주의자', 11월 5일은 오후 5시 '흉터', 오후 6시30분 '채식주의자'다 특히 11월 5일에는 영화 상영 후 씨네토크 프로그램이 마련돼 한강의 문학세계와 영화 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갖는다. 부커상을 수상한 동명 소설 원작의 '채식주의자(2010)'는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억압과 인간 본성의 대립을 담은 작품으로 선댄스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흉터(2011)'는 중편소설 '아기 부처'를 원작으로 한다.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 때문에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 사이의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묘사한 작품이다.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등 한강 문학의 감성을 영화적 언어로 풀어낸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김성배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이번 특별 상영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한강의 문학적 성취를 축하하는 동시에 그녀의 작품이 던지는 인간성과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21 15:08:26[파이낸셜뉴스] "'채식주의자'는 “미국 문학계에 파문을 일으키면서도 독자들과 공명할 것으로 보인다."(美 뉴욕타임스) 지난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에 이어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는 상처 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 작가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영혜, 육식 거부..폭력에 저항하다 이 소설은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소설은 영혜를 둘러싼 세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되며 영혜는 단 한번도 주도적인 화자의 위치를 얻지 못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 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는 모든 세대 독자를 아우르며 더 크나큰 공명을 이룬다. 영혜가 채식을 하게 되는 계기 중 하나는 동물에 대한 폭력이다. 이는 채식을 선택하게 된 이후 아버지가 영혜에게 가하는 폭력으로 이어진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면서 폭력과 폭력적 시선 속에 살게 되다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곡기를 끊으며 자신을 '나무'라고 말하는 영혜의 모습이 '정상'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졌을 만하다. 영혜 매제·언니 시점서 전개..인간 연약함 '폭로' 이 소설은 영혜의 매제 시점에서도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영혜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녀에게서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얻는다. 특히, 영혜의 몸을 캔버스로 삼아 나체에 꽃무늬를 그리는 장면은 예술과 욕망의 경계를 허무는 행위로, 주인공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를 대상화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억압이 발생한다. 이 파트에서 한 작가는 예술과 인간 욕망의 관계, 그것이 어떻게 여성의 몸을 이용해 표현되는지를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이밖에 영혜의 언니 인혜의 관점에서도 전개된다. 인혜는 동생을 이해하려 하지만 결국 영혜가 정신적으로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서 독자는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틀 사이의 충돌이 한 사람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특히 영혜가 채식주의에서 나아가 나무가 되겠다는 비현실적인 결심을 하고 몸이 쇠약해져 가는 모습은 인간이 사회적 규범과 자신의 본성 사이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선택을 강요받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림원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산문 혁신가" 한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 스웨덴 한림원은 '채식주의자' 등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한 작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며 노벨 문학상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한림원의 평가처럼 그간 한 작가는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작가로 꼽힌다. ‘채식주의자’ 외에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2014)’,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만남을 그린 ‘희랍어 시간(2011)’ 등의 작품을 썼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18 18:4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