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익성이 추락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신탁계정대여금도 6개월새 1조원 가량 증가하는 등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 후폭풍이 신탁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21일 업계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 2·4분기 국내 14곳 부동산신탁사들이 25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다.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1·4분기에는 58억원에서 2·4분기에는 44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업체별로는 금융계열 신탁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같은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교보자산신탁이 341억원에서 940억원, 신한자산신탁은 298억원에서 2015억원, KB부동산신탁 역시 571억원에서 1122억원으로 확대됐다. 비 금융계열 신탁사들의 경우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도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영업이익이 135억원에서 284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자산신탁도 흑자 규모가 195억원에서 248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 금융계열 신탁사의 경우 처음부터 책준형 사업을 많이 벌이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라며 "반면 금융계열의 경우 책준형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계열 신탁사를 중심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책준형 프로젝트가 경기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으로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인 이들 신탁사들은 공격적으로 책준형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 상품은 신탁사가 대주단으로부터 돈을 빌려 준공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시행 및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채무를 떠안는 구조다. 책준형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신탁사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행·건설사들이 도산하면서 신탁사가 자체계정으로 투입하는 자금도 급증하고 있다. 신탁계정대여금의 경우 2023년 12월 4조9000억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6조원으로 반년새 1조원 가량 급증했다. PF 구조조정 본격화로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는 사업장과 부도 건설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 사업 수주도 크게 줄고 있어 비 금융계열 신탁사들역시 실적전망이 밝지 않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탁사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상품은 손해배상 방식으로 공사 책임을 지는 구조"라며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배상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2024-08-21 09:41:04[파이낸셜뉴스]올해 내 부동산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대부분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부동산 신탁사 재무 안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신탁사의 책준 미이행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소송 확대전도 배제할 수 없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사 책임준공 기한이 올해 집중돼 있어 준공기한 준수 과정에서 신탁계정대 추가 투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중 책준형 사업장에 대한 신탁계정대 잔액은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탁계정대는 신탁계정에 대여한 자금을 말한다. 즉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탁사가 사업비와 공사비에 대여해 줄 수 있는 창구를 가리킨다. 책준형 책준 기한 도래 시점별 총사업비 규모는 올해 3·4분기 2조원, 4·4분기 2조2000억원 수준이다. 또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동산신탁사의 자기자본 대비 책준형 사업장 PF대출잔액은 14.7배에 달한다. 여윤기 연구원은 "보유 자본 대비 잠재 위험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 책준형 사업장 수는 총 626개, PF잔액은 23.9조원으로 파악된다. 한신평에 따르면 전체 시공사 책준기한 미준수 사업장 PF잔액은 약 4조3000억원, 신탁사 미준수 사업장 PF잔액은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그는 "올해 신탁사 미이행 규모는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신탁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계약서 상의 손해배상 청구 없이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탁사와 대주 간 손해배상청구권 행사 유예 합의가 이루어지는 등 소송에 앞서 준공, 분양 등 정상적인 사업종결을 위한 작업이 선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신탁사 입장에서는 손해배상 과정에서 자금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잠재적 손해배상 규모 축소 및 배상 시점의 이연이 필요한 상황이다. PF대주 입장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과정에서 소요되는 물적, 시간적 손해, 해당 여신과 관련한 건전성 재분류 및 대손비용 확대 부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란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여 연구원은 "진행 경과를 살펴보면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이 아닌 유예를 통해 사업진행 과정에서 회수되는 분양 및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PF대출을 회수한 후 최종 미회수된 대출원리금에 대해 신탁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상호간 단기간 내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다만,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부동산 개발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사업장 별 신탁사 및 대주 간 입장 등에 따라 다양한 처리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09 10:51:46[파이낸셜뉴스] 공사가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된 준공일을 맞추지 못해 시행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를 떠 안는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시공(건설)사에 불리한 '책임준공' 제도 개선을 건의해 왔다. 하지만 이번 'PF 대책'에도 포함되지 않아 시행사들의 파산이 늘고, 체력이 약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영리스크는 고조될 것이란 잿빛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 아파트 현장에서 시공사 채무인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4월말 부산 강서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1312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 금호건설도 지난 2월 경기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 신축사업의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612억원의 PF 대출 채무를 인수했다. 이 외에도 동양이 지난 2월 충북 음성군 물류센터에 대한 1800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 까뮤이앤씨도 같은 달 강원 양양군의 생활형숙박시설 채무(402억원)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안성시 물류센터의 책임준공 기한을 준수하지 못해 995억원 상당의 채무를 인수하는 등 시행사 부실이 시공사로 전이되고 있다. 채무 인수로 시공사가 부도 위기에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 시공능력 105위의 새천년종합건설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말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의 채무 800억원을 인수했다. 이후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건설사의 책임준공약정 금액은 2023년 12월말 기준 61조원이다. 이 중 손실이 예상되는 잠재 손실 규모는 약 3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책임준공은 신탁사도 위협하고 있다. 대주단이 채무인수를 위해 신탁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서다. 신탁사 책임준공형 사업장 가운데 23%가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책임준공은 대주단이 PF 대출시 시공사가 정한 기한 내에 준공을 약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시공사가 차주(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신탁사업장의 경우 시공사가 채무인수를 못할 경우 신탁사가 책임을 진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주단이 책임준공과 관련해 계약을 맺을 때 '천재지변·내란·전쟁' 등을 제외하고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정부에 면책범위 확대, 과도한 리스크 전가행위 방지 등을 건의해 왔지만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책임준공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책임준공은 결국 본 PF 이후의 문제로 브릿지론과 다르다"며 "연쇄도산의 고리를 막기 위해서는 책임준공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05-14 10:26:38[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준공 등 건설사에 집중된 리스크 부담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김정주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날 ‘건설·부동산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 금융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왔다. 최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는 이러한 부동산 금융화 현상의 한 단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부동산 금융화 비중은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의 73%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2015년 49%, 2020년 67%에서 상승한 것이다. 그는 "경제의 금융화가 진행되면 금융화된 자산의 거래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자 손실과 거시경제 불안이 촉발될 수 있다"며 "지금의 위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외부 충격 최소화를 통한 자산시장의 불안정 요인 발생 억제와 △ 적절한 모니터링 △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사업 참여자들 간 합리적 위험분담을 유도해야 한다"며 과도한 책임준공과 채무인수, 공사비 인상 불인정 등 건설사에 위험을 집중시킬 수 있는 현 대출약정 내용에 대한 사전 규제 마련 및 사후 통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로 우량 건설사들이 부도 상황에 놓이는 것을 막기 위해,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장치를 새롭게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4-02 13:38:56[파이낸셜뉴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서 부실이 불어나면서 지난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신탁사들은 적자로 전환됐고, 신탁계정대여금도 5조원에 육박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은 249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순이익(6426억원)과 비교하면 61.2% 급감한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KB부동산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각각 841억원, 2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는 2022년에는 각각 677억원, 303억원의 이익을 낸 바 있다. 또 무궁화신탁(감소폭 -89.3%), 코람코자산신탁(-89.1%), 대한토지신탁(-55.4%), 코리아신탁(-47.0%), 우리자산신탁(-46.6%) 등 9개사도 당기순이익이 1년새 급감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행·건설사들이 도산하면서 신탁사가 대신 투입하는 돈도 급증하고 있다. 신탁계정대여금이 2022년 2조5000억원에서 2023년에는 4조9000억원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계정대여금이 투입된 사업장의 경우 비 아파트가 대부분”이라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책임준공형 신탁 부실이 실적 악화의 주범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품은 신탁사가 대주단으로부터 돈을 빌려 준공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시행 및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채무를 떠안는 구조다. 책준형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신탁사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책임준공형 신탁 확대로 중소 건설사들의 개발사업 참여가 늘어났다”며 “결과적으로 건설사 부실이 신탁사 부실로 연결되고, 다시 금융기관 손실 확대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탁업계·건설협회 등은 지난해 정부에 책준형 리스크 차단을 위한 대책을 건의한 바 있다. 대주단의 시공사 및 신탁사에 대한 책임준공·채무인수 기한 동시 연장, 대주단도 손실 부담 등이 골자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02-21 09:53:48[파이낸셜뉴스] 건설공제조합이 프로벡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를 지원하고자, 책임준공보증 출시를 위한 규정 개정과 조직 정비 등 제반 준비를 마쳤다고 27일 밝혔다.조합은 금융기관이 연말 회계연도 결산을 위해 중단(북 클로징)한 PF대출 실행이 개시되는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보증을 취급할 예정이다. 책임준공보증은 조합의 우수한 신용도(AA+, 나이스신용평가)와 약 20년간 공사이행보증 상품을 운영하며 축적한 보증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사가 부담하는 책임준공의무(약정된 기한까지 목적물을 준공할 의무)를 보증하는 상품이다. 시공사가 약정한 기일까지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6개월을 가산한 기간 내에 보증시공을 완료하고, 만일 보증시공을 완료하지 못하면 미상환 PF대출 원리금을 보증금액 한도에서 보상하게 된다. 조합 측은 “조합의 책임준공보증은 기존 신용보강 상품 대비 우수한 신용도 및 상품 구조로, 대주단의 신용보강 수요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PF자금조달 시장에서 고금리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상황을 해소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합은 신용보강 시장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만큼 우선 회사채 BBB+ 등급 수준 이상 및 시공능력순위 100위 이내 시공사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사업장에 한하여 보증을 취급할 방침이다. 향후 시스템 확보 및 경기상황 등을 감안해 차츰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조합은 전했다. 해당 상품은 조합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PF사업 구조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긴밀한 업무협의가 필수적이다. 조합은 “전담부서 신설 예정으로, 출시 후 상품 관련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해당 부서로 문의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3-12-27 13:24:21[파이낸셜뉴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제310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책임준공보증을 도입하기로 하고 기본요율을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운영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합은 관련 규정 개정 및 후속 절차를 준비 연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책임준공보증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의 자금 경색을 완화해 조합원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정부의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상품이다. 시공사인 조합원의 공사비 확보를 돕고 불리한 계약조건을 개선해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조합은 “대주 및 시행사 등 사업 참여자들의 금융편익도 높여 PF 시장 정상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초기에는 리스크관리를 위해 시공사와 사업장을 한정해 보증을 취급하고 심사 역량과 경험을 축적한 후 점진적으로 보증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3-10-12 14:58:19#. 금융지주 A사의 부동산신탁사는 최근 '책임준공 토지신탁(책준형 토지신탁)' 관련 부서 직원들을 타 부서로 배치하는 등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솔산업개발이 지난달 20일에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이 회사의 연립주택 사업을 맡은 신탁사는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책준형 토지신탁을 앞다퉈 수주했던 신탁사들은 '올 것이 왔다'며 초긴장 모드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A사, B사 등 문제가 연이어 터질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공사비 급증, 미분양 증가 등에 따른 주택사업장의 부실이 신탁사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신탁사가 준공을 떠안는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 건설사나 시행사(디벨로퍼)들이 비아파트 상품을 공급할 때 주로 이용해 왔다. 신탁사에 시행을 맡기고, 그 대신 신탁사가 자금을 조달해 준공까지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중소 건설사뿐 아니라 비아파트 시장도 한계에 몰리면서 신탁사의 부실 뇌관이 되고 있다. 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책임준공확약 업무처리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책준형 토지신탁이 신탁사 부실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빠른 시일 안에 표준규약을 내놓을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우선 미분양, 준공지연 등에 따른 손실 발생 시 신탁사가 일부만 책임지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불명확한 손해배상 이행시기도 명확히 규정해 손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대주단과 신탁사가 서로 나눠 부담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이행시기도 정확하지 않고, 준공지연 등에 따른 손실을 신탁사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책준 이행기간도 공사기간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책준 이행기간은 시공사가 사업 초기에 정한 기간에 플러스 6개월이다. 책준 이행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6개월+α'로 하자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또 책준형 토지신탁 수주 시 일반 관리형 토지신탁과 구별되는 심의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포함될 전망이다. 규약 마련에 속도를 내는 것은 책준형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책준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 3월 말 기준 17조9650억원으로 전년 말(18조1298억원)보다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미분양 증가, 공사지연 등으로 '신탁계정대여금(신탁사가 고유계정에서 빌려준 사업비)'은 2022년 12월 말 2조5831억원에서 올 3월 2조9718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자금을 빌려준 사업장이 미분양 리스크 등에 노출되면 자금회수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B신탁사의 관계자는 "시공사 디폴트에 경매로 넘어가는 물량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사 및 시행사 폐업·부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우솔산업개발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파주시 연립주택 사업을 맡은 신탁사가 이행책임을 지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도처리된 건설사는 6개 업체다. 폐업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는 올해 1·4분기 119개, 2·4분기 129개 등 상반기에만 248개 업체에 달한다. 한 신탁사의 고위 임원은 "공사비 급등 등 바뀐 환경에 감당을 못한 중소 건설사나 시행사가 그냥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중소 건설사 육성과 부동산 개발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주요 사업장별 사태 파악 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3-07-09 18:32:00[파이낸셜뉴스] 부동산 분양 경기 둔화와 시중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신탁사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책임준공' 관련 문제로 시공사와 부동산신탁사 간의 분쟁은 확대되고 있다. 건설사 중에선 이미 신용등급 강등을 맞은 곳도 나오고 있다. 신평업계는 부동산 경기 하강 리스크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부동산경기 하락→부동산 신탁사 신용등급 하락 압력 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부동산신탁사의 올해 1·4분기 순이익 규모는 1668억원으로 전년(1875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신탁원본도 전년 말 대비 0.5%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저하된 결과다. 신평업계는 책임준공확약을 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시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은 책임준공기한까지 준공하지 못할 경우, PF 대주의 확정 손해에 대해 부동산신탁사가 민법상의 손해배상을 부담하는 것이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6년 이후 부동산신탁사 신탁원본 성장을 견인하던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원본은 지난 2022년 4·4분기 이후 신규 PF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신탁사 책임준공확약은 시공사 책임준공확약 혹은 연대보증이 함께 공여되기 때문에 책임준공기한을 초과하더라도 시공사가 우선 완공된 부동산과 채무를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시공사가 부실화 돼 채무인수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부동산신탁사는 해당 사업장을 준공 시킬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대주의 손해에 대해 배상한 뒤 완공된 부동산의 환가 처분 등을 통해 신탁계정대를 회수해야 한다. 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부동산 신탁원본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신탁사업을 둘러싼 사업 환경은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분양 경기가 저하되고 있으며 인건비 및 건재자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하고 시공사의 부실위험도 상승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나이스신용평가가 유효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6개사의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개별 사업장 예정 공정률 및 실제 공정률 분포도를 보면 전년 대비 예정 공정률이 현저하게 저하된 사업장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PF 리스크' 건설사도 신용 리스크 압력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0에서 A-로, 한깅송영의 신용등급을 BBB0에서 BBB-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원은 "태영건설은 과중한 PF 보증 규모로 인한 재무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공영은 외부 차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방 현장의 부진한 분양 실적으로 인한 사업 및 재무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또 롯데건설(신용등급 A+), HDC현대산업개발(A0)에 대해서는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롯데건설은 계열 지원 등에 힘입은 유동성 부담 완화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PF 보증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이후 영업 및 재무적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재무안정성 회복 여부와 사고 현장에 대한 최종 행정 처분 결과를 신평사로서 모니터링한다는 입장이다. 전 연구원은 "일부 건설사의 등급 하락에도 업종 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7-05 10:29:44[파이낸셜뉴스] 부동산신탁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책임준공확약이 늘어나면서 위기시 재무부담 문제가 대두된다. 자기자본 대비 노출된 사업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자가 다수일 뿐만 아니라 위험사례 및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에 따라선 부동산신탁사의 부채비율이 195%에 달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책임준공형 리스크 부각 23일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금융 및 구조화평가본부 금융1실 수석연구원은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이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관련 높은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평소같으면 차입형이 미준공위험과 미분양위험으로 리스크가 높지만 위기 상황인 만큼 책임준공형 상품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책임준공형 사업에서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부동산신탁사는 대체시공사 선정 및 신탁계정대 투입 등 대응을 해야 한다. 2016년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형 상품 출시 후 책임준공 기한을 이행하지 못한 사례가 없는 만큼 파장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 수석연구원은 "책임준공 기한은 준수했지만 시공사 리스크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신탁사의 재무적 부담(신탁계정대 발생)이 나타난 사례가 2건 있다. 해당 부담액(신탁계정대 발생액)은 지금까지 진행된 책임준공형 전체 사업규모의 0.3%에 불과하다"면서도 "위기 상황에서의 위험은 책준형 상품이 높을 것"으로 봤다.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실행된 PF 대출잔액은 많게는 19.4배에 달한다. KB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신영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같은 대표 부동산신탁사 기준으로도 그렇다. PF약정액 기준으로는 많게는 38배에 달한다. 부동산신탁사의 보유 자본 대비 잠재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의 시공사 시공능력이 열위에 있는 것도 잠재 리스크다. 2022년 전체 사업비 기준 시공능력 100위를 하회하는 시공사 중 책임준공형 사업장이 70% 수준이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의 21%는 시공능력이 500위를 하회하는 건설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책임준공형 개발사업은 PF대주 등 다수의 사업참여자들이 존재해 시공사 선정 등에 있어 부동산신탁사의 통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준공위험을 부동산신탁사가 보완하기에 시공사 선정은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분양리스크 상승시 부채비율 84%..최대 195% 이에 그는 KB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신영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공정률 10%p 이상 미달, 분양률 60% 미만, 책임준공 2023년 9월 30일까지로 가정했다. 잔여 사업비는 베이스 시나리오에서 20% 상승, 시공사 리스크 상승 및 분양 리스크 상승 시나리오에선 30% 오르는 것으로 가정했다. KB부동산신탁 등 9곳 부동산신탁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2022년 9월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베이스 시나리오에선 52%, 시공사리스크 상승 시나리오에선 71%로 뛴다. 분양 리스크 상승 시나리오에선 84%로 증가한다. 분양 리스크 상승 시나리오에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95%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됐다. 여 수석연구원은 "시공사 대체 등에 따라 증가하는 사업비가 과거 경험적 수준을 상회한다. 책임준공형 사업에서 발생하는 신탁계정대의 부실률이 차입형 개발신탁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재무적 부담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악화되는 경우에는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미이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부동산신탁사의 재무적 부담이 분석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상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형은 연대보증이 아닌 손해배상이다. 사업 문제가 생겨 생긴 손실과 관련 대주단이 부동산신탁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입증해야 한다. 사업 손실이 부동산신탁사의 배상으로 100%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책임준공형 사업이 크게 늘어난 만큼 부동산신탁사의 보유 자본 대비 잠재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생긴 사업장에서 부동산신탁사가 해결을 위해 대체 시공사를 선정할 때 공사비 증액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에 시행사, 신탁사가 합의해 기존 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용을 전달, 공사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기존 시공사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시공사가 협조하지 않아 법정공방을 가면 사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대체 시공사가 대형사가 아닌 만큼 잔여 사업비 20% 이내 상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직접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사업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부분이다. 상승폭이 30%까지 가면 '디폴트'"라며 "공사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통제가 심해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 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대비 외국인의 인건비가 30~40% 수준였지만 최근 60%선까지 올라왔다. 외국인 유입을 정부차원에서 활성화해 공사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2-23 06: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