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전남)=정순민 기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남 장흥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4)의 고향(태어나서 자란 곳이라는 의미에서)은 아니다. 그는 지난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5·18이 터지기 직전인 1980년 1월 서울로 이주해 성장했다. 하지만 그의 뿌리는 장흥에 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개념인 본적지가 장흥이어서다. 그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광주,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가 다시 장흥으로 내려와 여전히 이곳에 산다. 그래서 '노벨 문학 도시 장흥'이라는 현수막 속 표현이 좀 과장됐다고 할 순 있어도 '어머니의 품 장흥에 뿌리를 둔 소설가 한강'이라는 말은 에누리 없이 맞는 말이다. 이번 주에는 한강 작가의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잔칫집이 된 전남 장흥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강을 찾아서" 천관산과 천관문학관 기암괴석과 억새 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천관산(723m)은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天冠山)이다. 천관산은 비교적 작은 산이지만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 게다가 동쪽 능선 끝자락이 곧장 바다로 연결될 만큼 해안에 인접해 있어 시원하게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이 그림 같다. 하지만 천관산이 꼭 가봐야 할 장흥 명소가 된 까닭은 이 산이 천관문학관을 품고 있어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장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장흥군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천관문학관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누구나 알만한 장흥 출신 작가로는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등이 있다. 사실 천관문학관은 지난 2008년 개관 당시 '이청준 문학관'이라는 간판을 내걸려 했으나 장흥 출신 문인들이 워낙 많다 보니 지금과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이후엔 '한강 코너'도 따로 마련돼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비롯한 선배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여기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여수의 사랑' 등 그의 대표작들이 서가에 꽂혀있어 즉석에서 꺼내 읽을 수 있고, 한 작가가 어버이날 부친에게 보낸 감사 편지 같은 것들도 전시돼 있어 한강을 느껴보기에 모자람이 없다. ■옛 장흥교도소,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장흥은 천관문학관에 이은 또 하나의 문화공간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옛 장흥교도소를 개조해 만든 '빠삐용집(Zip)'이다. 빠삐용집은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스티브 맥퀸 주연의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Zip'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간인 '집'의 의미까지 내포한 이름이다. 명칭이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영화인들에겐 꽤 유명한 장소다. 지난 2019년 옛 장흥교도소가 문을 닫으면서 이곳은 교도소가 나오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활용됐다. 한석규가 주연한 '프리즌'을 비롯해 '슬기로운 감빵생활', '지금 우리 학교는', '밀수', '모범택시' '더 글로리' 등의 감옥 장면이 다 여기서 촬영됐다. 12월 말 부분 개장을 위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빠삐용집은 옛 장흥교도소의 역사를 담은 교정역사전시관이나 아카이브 뿐 아니라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는 '감옥당' 빵집, 관광객들이 하루 묵었다 갈 수 있는 '프리즌 호텔', 각종 영화 관련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영화로운 책방', 작가들의 집필을 위한 공간인 '글감옥'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새로운 체험과 볼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유입할 계획이다. 재소자들이 실제 거주했던 감옥과 독방, 이들이 오가던 긴 복도와 운동장, 하늘 높이 솟아있는 감시탑과 높다란 교도소 담벼락 등이 그대로 남아있어 죄를 짓지 않는 한 구경하기 어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고, 감시와 처벌의 역사에 대해 짧은 공부도 할 수 있다. 이번 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김영현 옛 장흥교도소 문화재생사업단장은 "세상이 감옥 같고 삶이 형벌 같을 때 이곳이 사색과 해방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흥 9景과 장흥 9味 장흥에는 아홉개의 풍경과 아홉개의 맛이 있다. 이른바 장흥 9경(景)과 장흥 9미(味)다. 장흥 9경 중 제1경은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 숲으로 알려진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다. 억불산 자락 120ha에 60년생 이상의 편백나무 숲속에 위치한 편백숲 우드랜드는 친환경 자재로 건축된 생태건축 체험장과 목재 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억불산 정상까지 연결된 무장애 데크로드, 힐링과 휴식의 장인 치유의 숲, 천일염과 편백을 활용한 온열 치유시설인 편백소금집 등이 있어 하루 묵으면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쉬게 할 수 있다.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에선 이달 말까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숲속호흡요가, 기체조, 맨발걷기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심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이밖에도 장흥 9경에는 정남진 토요시장을 비롯해 천관산, 제암산, 탐진강, 보림사, 정남진전망대, 소등섬, 선학동마을 등이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장흥 9미의 대표 선수는 장흥삼합이다.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그리고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삼합은 이곳을 대표하는 보양식이자 건강식이다.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한우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정남진 토요시장에 가면 장흥삼합을 하는 집들이 많다. 소고기는 별도 구매해서 음식점에서 삼합 세팅 비용을 지불하고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합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대개는 신선해서 너무 익지 않게 살짝 구워 쌈장이나 양념채소에 곁들여 먹는 게 좋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2-12 18:59:39【장흥(전남)=정순민 기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남 장흥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4)의 고향(태어나서 자란 곳이라는 의미에서)은 아니다. 그는 지난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5·18이 터지기 직전인 1980년 1월 서울로 이주해 성장했다. 하지만 그의 뿌리는 장흥에 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개념인 본적지가 장흥이어서다. 그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광주,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가 다시 장흥으로 내려와 여전히 이곳에 산다. 그래서 '노벨 문학 도시 장흥'이라는 현수막 속 표현이 좀 과장됐다고 할 순 있어도 '어머니의 품 장흥에 뿌리를 둔 소설가 한강'이라는 말은 에누리 없이 맞는 말이다. 이번 주에는 한강 작가의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잔칫집이 된 전남 장흥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강을 찾아서" 천관산과 천관문학관 기암괴석과 억새 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천관산(723m)은 호남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天冠山)이다. 천관산은 비교적 작은 산이지만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 게다가 동쪽 능선 끝자락이 곧장 바다로 연결될 만큼 해안에 인접해 있어 시원하게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이 그림 같다. 하지만 천관산이 꼭 가봐야 할 장흥 명소가 된 까닭은 이 산이 천관문학관을 품고 있어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장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장흥군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천관문학관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누구나 알만한 장흥 출신 작가로는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등이 있다. 사실 천관문학관은 지난 2008년 개관 당시 '이청준 문학관'이라는 간판을 내걸려 했으나 장흥 출신 문인들이 워낙 많다 보니 지금과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이후엔 '한강 코너'도 따로 마련돼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비롯한 선배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여기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여수의 사랑' 등 그의 대표작들이 서가에 꽂혀있어 즉석에서 꺼내 읽을 수 있고, 한 작가가 어버이날 부친에게 보낸 감사 편지 같은 것들도 전시돼 있어 한강을 느껴보기에 모자람이 없다.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옛 장흥교도소 장흥은 천관문학관에 이은 또 하나의 문화공간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옛 장흥교도소를 개조해 만든 '빠삐용집(Zip)'이다. 빠삐용집은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스티브 맥퀸 주연의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Zip'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간인 ‘집’의 의미까지 내포한 이름이다. 명칭이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영화인들에겐 꽤 유명한 장소다. 지난 2019년 옛 장흥교도소가 문을 닫으면서 이곳은 교도소가 나오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활용됐다. 한석규가 주연한 '프리즌'을 비롯해 '슬기로운 감빵생활', '지금 우리 학교는', '밀수', '모범택시' '더 글로리' 등의 감옥 장면이 다 여기서 촬영됐다. 12월 말 부분 개장을 위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빠삐용집은 옛 장흥교도소의 역사를 담은 교정역사전시관이나 아카이브 뿐 아니라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는 '감옥당' 빵집, 관광객들이 하루 묵었다 갈 수 있는 '프리즌 호텔', 각종 영화 관련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영화로운 책방', 작가들의 집필을 위한 공간인 ‘글감옥’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새로운 체험과 볼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유입할 계획이다. 재소자들이 실제 거주했던 감옥과 독방, 이들이 오가던 긴 복도와 운동장, 하늘 높이 솟아있는 감시탑과 높다란 교도소 담벼락 등이 그대로 남아있어 죄를 짓지 않는 한 구경하기 어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고, 감시와 처벌의 역사에 대해 짧은 공부도 할 수 있다. 이번 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김영현 옛 장흥교도소 문화재생사업단장은 "세상이 감옥 같고 삶이 형벌 같을 때 이곳이 사색과 해방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멋과 맛의 도시, 장흥 9景 & 장흥 9味 장흥에는 아홉개의 풍경과 아홉개의 맛이 있다. 이른바 장흥 9경(景)과 장흥 9미(味)다. 장흥 9경 중 제1경은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 숲으로 알려진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다. 억불산 자락 120ha에 60년생 이상의 편백나무 숲속에 위치한 편백숲 우드랜드는 친환경 자재로 건축된 생태건축 체험장과 목재 문화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억불산 정상까지 연결된 무장애 데크로드, 힐링과 휴식의 장인 치유의 숲, 천일염과 편백을 활용한 온열 치유시설인 편백소금집 등이 있어 하루 묵으면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쉬게 할 수 있다. 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에선 이달 말까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숲속호흡요가, 기체조, 맨발걷기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심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이밖에도 장흥 9경에는 정남진 토요시장을 비롯해 천관산, 제암산, 탐진강, 보림사, 정남진전망대, 소등섬, 선학동마을 등이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장흥 9미의 대표 선수는 장흥삼합이다. 비옥한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그리고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삼합은 이곳을 대표하는 보양식이자 건강식이다.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한우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정남진 토요시장에 가면 장흥삼합을 하는 집들이 많다. 소고기는 별도 구매해서 음식점에서 삼합 세팅 비용을 지불하고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합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대개는 신선해서 너무 익지 않게 살짝 구워 쌈장이나 양념채소에 곁들여 먹는 게 좋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2-12 09:47:47【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등단한 작가만 100여명이 넘는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될 만큼 문학인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장흥을 대표하는 문인 중에 이청준 소설가를 꼽는다. 이청준 소설가는 영화 '서편제' '밀양' '천년학'의 원작소설을 썼다.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이청준 소설가, 한승원 소설가 등 수많은 현대문학작가를 배출한 고장인 장흥은 천관산문학공원을 비롯해 천관문학관,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이청준의 눈길, 한승원의 달 긷는 집, 한승원 문학 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 곳곳에서 장흥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장흥군과 보성군에 걸쳐 있는 제암산은 철쭉군락지로 유명해 5월 초중순이면 연분홍 물결로 넘실거린다. 능선 따라 이어진 철쭉꽃 물결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이청준 소설 속 길따라 걷는 선학동 마을 이청준문학길은 회령포에서 회진면 진목리까지 이어진다. 평탄하고 한적한 도로가 여행객들과 함께 한다. 길은 점점 바다와 가까워지면서 노력도와 다도해의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덧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지로 유명한 선학동마을에 다다른다. '천년학' 원작은 이청준 단편 '선학동 나그네'로 소리꾼 유봉 밑에서 자란 동호화 송화의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선학동원 소설의 실제무대로 원래 명칭은 산저마을이었지만 영화가 개봉한 이후 선학동으로 바뀌었다. 선학동마을은 유채마을로 유명하다. 마을 주변에 유채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로 유명세를 탄 이후 마을 주민들이 유채와 메밀을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봄이면 노란 유채 물결이 넘실댄다. 가을이면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끝없이 꽃들이 피어있는 장관은 천상의 화원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아름답다. 선학동마을 유채꽃밭은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중간에 쉴 수 있는 정자도 있어 꽃밭의 운치를 더한다. 메밀꽃이 활짝 핀 10월께에 선학동마을에선 메밀꽃축제가 열린다.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선학동마을은 소설 속에선 관음봉이라고 불린 공기산이다. 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길가에 낡은 집 한 채가 보인다. 주막으로 나왔던 '천년학' 세트장이다. 여기에서 동호와 송화가 엇갈리는 장면이 이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나타낸다. 영화는 학 두 마리가 날아가는 장면으로 끝난다. 천년학 세트장에서 논과 주택 뒤로 공기산의 풍경을 바라보니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청준문학길은 선학동마을 입구에 있는 영락교회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숲길을 오르는가 싶은 지점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이청준 생가가 있는 진목마을 입구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시골 농가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진목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청준 생가에 다다른다. 생가 안에는 작품 일부와 신문에 기고한 칼럼, 영화 '천년학'의 주연배우와 임권택 감독, 이청준 소설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장흥 문학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천관문학관을 찾았다. 천관산 기슭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에는 소설 '녹두장군'의 송기숙, 아동문학가 김녹촌, 차기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승우까지 장흥 출신 작가들의 전시물이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운다. 이청준과 한승원 두 소설가의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두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관문학관은 다양한 전통 문화체험 공간으로 사전 예약만 하면 관광객, 방문객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이 편안한 집필활동을 위한 집필공간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에는 이 지역 출신의 문학가인 한승원·이청준·송기숙을 비롯해 전상국·구상·안병욱·문병란·박범신·이성복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소설가·수필가·아동문학가의 글을 자연석에 새겨 넣은 54개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능선따라 펼쳐진 철쭉의 향연, 제암산 장흥군과 보성군에 걸쳐 있는 제암산은 남도 명산 가운데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다. 제암산은 임금 제(帝)자 모양의 3층 형태로 높이 30m 정도 되는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수 십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이 정상의 바위를 향해 주변의 바위와 봉우리들이 공손히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임금바위(제암)라고 부르며 이산을 제암산이라고 한다. 호남정맥의 한 줄기를 이룬 제암산은 평소에도 여행객들이 많이 찾지만 봄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으로 북적인다. 4월 하순부터 5월 초중순까지 피어오르는 화려한 진분홍빛 자생 철쭉을 보기 위해서다. 사자산 하단부에서 시작되는 철쭉은 사자산 등성이와 곰재, 제암산 정상을 지나 장동면 큰 산에 이르기 까지 만발한다. 그중에서 사자산~간재3거리~곰재~곰재를 잇는 능선이 제암산의 가장 유명한 철쭉군락지이다. 진분홍빛 철쭉 길 20만㎡의 너른 땅에 소나무 몇 그루를 빼고는 잡목 하나 없는 철쭉 밭은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이다. 제암산 산행 코스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동면 감나무재에서 출발해 작은산~큰산~제암산 정상~곰재~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종주코스는 제암산 철쭉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작은산부터 시루봉까지는 철쭉군락으로, 곰재 일원이 잘 다듬어 놓은 철쭉밭이라면 이곳은 자연미 넘치는 철쭉 밭이다. 제암산 정상은 다가설수록 더욱 높고 힘차게 솟구치고 주변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심심찮게 나타난다. 정상은 제암단이라 하여 예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보성과 장흥뿐만 아니라 고흥, 강진, 영암,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호남정맥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곰재를 지나면서 철쭉능선이 시작된다. 철쭉 군락지는 양쪽 사면에 넓고 길게 형성돼 있다. 간재에서 계속 능선길을 따르면 사자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yccho@fnnews.com
2022-05-19 16:35:01[파이낸셜뉴스] 세종시 금강보행교와 옥천 전통문화체험관을 중심으로 세종시와 옥천군의 다양한 관광 명소를 연계해 두 지역을 더욱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재미난 스탬프 투어 챌린지가 열린다. 윤승환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스탬프 투어 챌린지는 이달부터 10월 28일까지 옥천군과 세종시 내 스탬프 스팟 관광지를 방문하는 체험형 이벤트”라며 “새로운 관광지에서 특별한 추억도 만들고, 방문 스탬프를 모아 경품 이벤트에도 적극 참여해 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금강보행교와 옥천군의 떠오르는 숙박체험 관광지인 전통문화체험관은 올해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선정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지만 잠재력을 가진 유망 관광지를 말한다.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옥천은 대천리 신석기 유적에서부터 석탄리 안터 고인돌유적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의 생활 터전으로 자리해 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유물들은 현재 옥천향토전시관에 보관 전시 중이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은 유구한 역사와 풍요로운 자연 환경 속에서 피어난 옥천의 전통문화를 즐기면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 나가기 위해 2020년 문을 열었다. 전통체험관 1개동과 전시시설 1개동, 숙박시설 2개동, 커뮤니티센터 1개동,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여유롭게 하룻밤 머물다 가기 좋다. 고시산관이라는 이름의 숙박동은 사방이 한옥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4인실 10실, 8인실 3실로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딱이다. 체험관에서는 공예, 다도, 요리 등 유아에서부터 성인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들이 있어 가족들이 함께하기에도 좋다. 부채 꾸미기, 한지 등 꾸미기, 마패 만들기, 기와 컬러링 등 다양한 자율체험이 가능하며 유료, 무료 선택해서 체험할 수 있다. 옥천관 대청마루에서는 나라별 전통음식을, 보청마루에서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이웃나라들의 전통의상과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야외에서는 고리 던지기, 투호, 윷놀이 등 옛 놀이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옥천읍 향수길 100 ■세종 금강보행교 세종시의 랜드 마크가 될 금강보행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금강 위를 걸을 수 있는 다리다. 이곳에서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까지 이어진다. 금강보행교는 총길이 1,446m, 폭 12m의 복층 원형 다리로, 길이 1446m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에서 착안했다. 원형의 주교량과는 시작과 종점 지점에 접속교를 설치해 연결이 되어있다. 중앙공원 쪽 접속교 하부는 운동시설을 설치하고, 상부에는 아치형 전망대를 조성했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중앙공원과 금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금강보행교는 상부는 폭 12m의 보행자 전용, 하부는 폭 7m의 자전거 전용으로 나뉘어 있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간의 사고 발생을 방지했다. 보행길 곳곳에 분수대, 연못, 공연장 등 보행 편의를 위한 휴게 시설과 다양한 이벤트, 놀이 체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상부는 ‘자연’과 ‘사람’, 2개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자연누리길은 ‘봄 향기, 여름 풀빛, 가을 소리, 겨울 풍경’이라는 4계절을 주제로 눈꽃정원, 한글나무, 낙하분수가 펼쳐져 있다. 사람누리길은 ‘사람의 일생’을 주제로 ‘아이 꿈, 청춘 열정, 가족 사랑, 황혼 낭만’을 뜻하는 빛의 시소, 흔들흔들 징검다리, AR(증강현실) 망원경 등이 설치되어 있다. 주변으로 보행교 북측에는 클라이밍 체험시설과 익스트림 경기장이 있고, 보행교 남측 하부에는 어린이 물놀이 시설도 갖춰져 있다. 금강보행교는 밤에 더욱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금강과 어우러진 수많은 경관조명으로 세종시의 야경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금강보행교 이용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도전! 스탬프 투어 챌린지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실시하는 ‘도전! 스탬프 투어 챌린지’는 10월 28일까지 옥천군과 세종시 내 스탬프 스팟 관광지를 방문하는 체험형 이벤트다. 애플리케이션 ‘워크온(walkon)’을 이용해 총 10개 스팟 중 세종 금강보행교 스탬프를 포함한 2개 이상 스탬프를 얻으면 경품 응모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방문자 GPS를 활용한 방문기록으로 스탬프를 획득할 수 있다. 스탬프 투어 챌린지 스팟은 옥천군의 전통문화체험관, 정지용문학관, 육영수 생가, 향수호수길, 장령산자연휴양림과 세종시의 금강 보행교, 세종호수공원, 베어트리파크, 고복자연공원 총 10곳이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팟 별 관광 정보도 제공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4-26 09:58:46【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남도로 떠나는 문학 여행'을 주제로, 정남진 장흥 문학 기행과 고흥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을 3월 추천 관광지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장흥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한강 등 많은 문인을 배출한 문학의 명소다. 천관문학관과 천관산 문학공원, 이청준 생가, 한승원 문학산책로, 소등섬 등 문학의 발자취에 따라 여행이 가능하다. 이청준 원작, 임권택 연출 영화 '축제'의 무대였던 마을의 근처에 있는 소등섬은 집 한 채 면적의 좁은 바위섬이다. 꼭대기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연출한 풍경인 듯 아름다워 감탄을 자아낸다.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 된 선학동 마을도 장흥에 위치한다. 이청준의 향기에 취해 그의 생가를 구경하고 한승원 문학 산책로로 발길을 옮기면 또다른 문학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 곳에선 한승원의 문학과 맨부커상을 수상한 그의 딸 한강에 대한 발자취도 느낄 수 있다. 천관산 입구에 조성된 '천관 문학관'에선 장흥 출신 문인의 전시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쉽게도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잠시 운영 중단됐지만, 코로나가 완화되면 꼭 찾아봐야 할 문학기행 명소다. 천관산 문학공원은 운영 중이다. 고흥에는 조종현-조정래 부자와 조정래의 아내 김초혜 시인의 자취를 한데 모은 가족문학관이 있다. 고흥은 조종현의 고향이다. 가족문학관은 조정래 문학의 시원(始原)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입장료 2000원으로 가족문학관은 물론 고흥의 모든 역사·문화를 간직한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고흥갑재민속전시관도 즐길 수 있다. 유미자 도 관광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치고 우울한 마음을 남도로 떠나는 소소한 문학기행으로 달래면 좋겠다"며 "철저한 관광지 방역 태세 점검과 소독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여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 월별 추천 관광지의 자세한 내용과 영상은 전남도 종합 관광정보시스템인 '남도여행길잡이'에서 볼 수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1-03-02 16:33:10【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전남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다수의 현대문학 작가 배출지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이청준, 한승원의 소설이 탄생한 문학의 길을 걷다보면 작가의 눈에 비친 장흥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장흥 출신 문인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천관문학관과 장흥 출신 문인을 포함해 한국의 대표 문인 54인의 글을 자연석에 새겨 꾸민 천관산문학공원은 장흥 문학기행의 중심이다. ■문학의 고장 전남 장흥을 찾아서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수많은 현대문학작가를 배출한 고장인 장흥은 '정남진 장흥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돼 있다. 장흥군 내의 대덕읍 연지리, 관산읍 삼산리·방촌리, 안양면 기산리 등이 속하는데 면적은 58만㎡ 규모다. 천관산 문학공원을 비롯해 천관문학관,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한승원의 달 긷는 집과 문학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등 곳곳에서 장흥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장흥 출신 문학인들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소설가 이청준의 수필 '이야기 서리꾼'과 '아름다운 흉터', 소설 '선학동 나그네' 등이 있다. 아동문학가 김녹촌의 동시 '겨울 아이들' '들국화' '연', 시인 이성관의 동요 '반딧불', 시인 이대흠의 '동그라미' '아름다운 위반', 수필가 엄현옥의 '얼룩동사리를 생각하며' 등도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다. 이청준, 한승원 문학길은 기존 문학 탐방길과 연계하고 두 작가의 작품 속 배경을 반영해 자연친화적 탐방길로 조성됐다. 코스는 한승원 문학비를 출발해 한승원 생가, 한재공원, 면소재지, 영화 '천년학' 세트장, 선학동 산길, 이청준 생가 및 묘소까지로 12.5km에 이른다. 한승원 생가를 지나 국내 최대의 할미꽃단지가 있는 한재공원에 올라서면 득량만의 넘실거리는 쪽빛바다와 탁 트인 들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촬영 세트장을 지나 유채와 메밀밭이 조성된 선학동을 거치면 이청준 생가 및 묘지까지 이어진다. ■소설가 한승원 집 앞 해변산책로를 따라 장흥군 대덕면에서 태어나 1968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가증스런 바다'가 입선돼 문단에 오른 소설가 한승원. '포구의 달'(1983년), '불의 딸'(1983년), '아제아제 바라아제'(1985년), '해산 가는 길'(1997)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현재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에 '해산토굴'이라는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토속적인 인간의 삶과 원초적인 생명력, 그리고 한(恨)의 공간으로서의 자연을 그려낸 그의 작품세계는 그의 집필실에서 바라보는 수문(水門) 여다지해변을 연상시킨다. "앞엔 바다, 뒤에는 산을 둔 언덕에 토굴을 지어 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소망이 실현된 그의 집 앞 해변산책로는 찾는 이들에게 소설가 한승원과 그의 작품, 그리고 그를 소설가로 키운 남해바다의 감성적 풍경을 펼쳐놓는다. 한승원 작가의 딸인 한강 작가가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장흥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인 천관문학관은 다양한 전통 문화체험 공간으로 사전 예약만 하면 방문객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또 작가들이 편안한 집필 활동을 위한 집필공간도 마련돼 있다. ■장흥읍내 내려다보이는 사자산에 올라 장흥 문학여행을 마친 뒤에는 인근에 있는 사자산에 올라보자. 사자산은 제암산, 억불산과 더불어 장흥의 삼산(三山)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누워서 고개만 들고 있는 거대한 사자 모양을 닮았다고 해 사자산이라고 불린다. 장흥읍쪽 봉우리가 사자머리 같다고 해서 사자두봉, 정상은 남릉과 더불어 꼬리 부분이라 하여 사자미봉이다. 곰재를 사이에 두고 제암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동서로 400m의 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산행 코스는 여러 개가 있는데, 제암산이나 곰재와 연결한 종주코스가 인기다. 산행 기점이 공설공원묘지 주차장인 경우 간재골짜기의 제암산 임도를 따라가다가 간재에 도착한 후 오른쪽의 사자산 꼬리와 패러글라이더 이륙장을 거쳐 사자두봉에 이르게 된다. 정상은 거대한 암반으로 이뤄졌으며, 장흥 읍내와 남해로 빠져나가는 탐진강이 멀리 내려다보인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0-02-20 20:49:47천관산 괴석에 오르면, 저 멀리 넘실대는 한려해상 【 장흥(전남)=조용철 레저전문기자】본격적인 여름 휴가시즌이다. 여름 휴가하면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동해안 서울에서 일직선으로 남쪽을 향해 선을 그으면 만나는 곳이 '정남진' 장흥이다. 전남 장흥 한가운데 우뚝 솟은 천관산에 오르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 해수욕장을 손쉽게 떠올리지만 수많은 인파를 피해 어딘가 여유로운 느낌의 전남 장흥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서울 광화문에서 일직선으로 남쪽을 향해 선을 그으면 만나는 곳이 '정남진' 장흥이다. 전남 장흥은 천관산 정상에서 넘실대는 한려해상을 바라보거나 편백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췄다. 편백숲 우드랜드, 소등섬, 해양낚시공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부하다. 여기에 한여름 더위를 물리치는 정남진장흥물축제(7월 31일~8월 6일)까지 더해진다. ■호남의 5대 명산, 천관산 장흥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천관산이다. 기암괴석과 억새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천관산은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 억새밭과 기암괴석, 비단 같은 단풍, 탁 트인 다도해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천관산은 산세가 뛰어나 지제산(支提山), 천풍산(天風山), 신산(神山)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러왔다. 일반적으로 천관산에 오르려면 탑산암을 출발해 연대봉에 이르는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코스를 이용하지만 날이 더운 관계로 천관산 문학공원 인근에서 출발하는 짧은 코스를 이용했다. 이 길을 따라 30여분가량 오르자 한 줄기의 바람과 함께 탁 트인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피로감은 상쾌함으로 바뀐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신록의 신선함과 생동감, 여름에는 기운 넘치는 초원 능선, 가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능선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거듭한다. 동쪽 능선 끝자락은 곧장 바닷속으로 빠져들 만큼 바다와 인접해 있어 천관산 능선 어디서든 시원하게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을 볼 수 있다. 천관산 주변에는 신라 통영화상이 창건했다는 천관사와 조선시대 실학의 대가 위백규 선생을 비롯해 여러 학자들이 수학하기도 했던 장흥 위씨 제각 장천재, 고려 인종왕비 공예태후 이상 5현조를 배향하고 있는 사당 정안사, 동백숲과 비자림숲으로 유명한 천관산자연휴양림, 600여기의 자연석 돌탑과 전국 유명 문학작가의 문학비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이 있어 볼거리도 풍성하다. 피톤치드·음이온 샤워를 즐길 수 있는 편백숲 우드랜드 ■편백나무숲에서 '피톤치드 샤워' 천관산을 오르면서 피곤이 몰려온다면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진 편백나무 숲으로 가보자. 전남 장흥군에는 100㏊에 이르는 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이름하여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방문객들은 숲 아래 마루, 나무 등걸에서 휴식하며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와 함께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체험하며 힐링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1∼2시간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자보면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에서 건강체험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생태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편백 톱밥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는 우드랜드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찜질방인 편백소금집이 개방돼 있어 휴양과 건강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한껏 개운해진 몸을 이끌고 사계절 감성돔의 짜릿한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해양낚시공원을 가보자. 장흥군 회진면 대리 앞바다는 감성돔의 포인트로 유명세가 자자한 곳으로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들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소록도와 금당팔경 등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며 안전하게 낚시를 할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가족단위의 낚시객들이 많이 찾는다. 콘도식 낚시터, 부잔교식 낚시터, 낚시교, 해안데크, 정자 등의 시설도 갖춰져 있다. 남포마을 바로 앞에 떠있는 작은 무인도인 소등섬에서 붉은 아침해가 떠오르는 광경도 장관이다. 남포마을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가 촬영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안성기, 오정해, 한은진, 정경순 등이 출연한 영화 '축제'는 장흥군 회진면 출신의 작가 고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한여름 더위를 썩 물러가게 갈 국내 최대의 물놀이 축제인 '2015 정남진장흥물축제'가 31일부터 8월 6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시원하게 펼쳐진다. 군민과 관람객이 하나가 되어 물싸움을 벌이는 개막 퍼레이드 '살수대첩'을 시작으로 7일간의 신명나는 한판이 열린다. '물의 나라 생명의 땅, 장흥 부활'을 주제로 한 창작 댄스컬 주제 공연으로 화려한 축제의 막이 오른다. 해양낚시공원 ■문학관광기행특구, 장흥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등 수많은 현대문학작가를 배출한 고장인 장흥은 '정남진 장흥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장흥군 내 대덕읍 연지리, 관산읍 삼산리.방촌리, 안양면 기산리 등이 속하는데 면적은 58만㎡ 규모다. 천관산문학공원을 비롯해 천관문학관,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이청준의 눈길, 한승원의 달 긷는 집, 한승원 문학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등 곳곳에서 장흥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장흥 출신 문학인들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이청준의 수필 '이야기 서리꾼'과 '아름다운 흉터', 소설 '선학동 나그네', 김녹촌의 동시 '겨울 아이들', '들국화', '연', 동요 '산새발자국', 이대흠의 시 '동그라미', '아름다운 위반', 수필 '거미의 일기장', 엄현옥의 수필 '얼룩동사리를 생각하며', 이성관의 동요 '반딧불' 등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문학관광기행특구 활성화를 위해 문학테마파크 조성, 문학패밀리파크 건설, 문학현장 개발 등의 다양한 문학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ccho@fnnews.com
2015-07-30 16:53:59편백나무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백나무 향 가득한 전남 장흥 우드랜드에서 한 여행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청록의 계절 5월이 세월호의 슬픔과 함께 저물어 간다. 이럴 땐 숲으로 가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 뭔가를 퍼내고 싶을 땐 숲보다 좋은 곳이 없다. 응어리진 마음이 새소리 바람소리에 씻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정갈해지고 몸까지 청량해진다. 편백나무는 치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5월의 막바지, 여행 테마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숲 체험이다. 몇 해 전부터 전남 장흥은 대표적인 숲 여행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억불산 자락에 자리한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어서다. ■편백숲 우드랜드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진 편백나무. 전남 장흥군에는 100㏊에 이르는 편백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바로 그곳.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에서 건강체험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생태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편백 톱밥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는 우드랜드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편백소금집(찜질방)이 개방돼 있어 휴양과 건강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편백나무 향 가득한 우드랜드는 맑고 상쾌한 바람으로 가득하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걸으면, 녹음은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햇살은 몸에 가득 봄기운을 불어넣는다. 편백숲 산책로의 끝에 우드랜드의 명물로 꼽히는 '비비에코토피아'가 자리하고 있다. 한때 누드 삼림욕장으로 소개되면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공식적인 용도는 '풍욕(風浴)'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부직포로 만들어진 가벼운 옷을 걸치고 숲의 기운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곳이다. 비비에코토피아는 체험객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주변을 대나무로 된 차폐막을 설치해 주변 공간과 구분했다. 나무벤치나 해먹에 누워 1시간쯤 조는 듯, 명상하는 듯 눈을 감고 있으면 풍욕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천관산 자락에서 바라본 남도의 풍경 ■호남의 5대 명산, 천관산 기암괴석과 억새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천관산(해발 723m)은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이라 불린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모든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신록의 신선함과 생동감, 여름에는 기운 넘치는 초원 능선, 가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능선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거듭한다. 동쪽 능선 끝자락은 곧장 바닷속으로 빠져들 만큼 바다와 인접해 있어 천관산 능선 어디서든 시원하게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을 볼 수 있다. 언제 와도 싫증나지 않는 산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다. 장흥 위씨의 종갓집인 방촌리 '존재고택' ■문학관광기행특구, 장흥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등 수많은 현대문학 작가를 배출한 고장인 전남 장흥은 '정남진 장흥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 천관산문학공원을 비롯해 천관문학관,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이청준의 눈길, 한승원의 달 긷는 집, 한승원 문학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등 곳곳에서 장흥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장흥 출신 문학인들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청준의 수필 '이야기 서리꾼'과 '아름다운 흉터', 소설 '선학동 나그네', 김녹촌의 동시 '겨울 아이들'과 '들국화', 동요 '산새발자국', 이대흠의 시 '동그라미'와 '아름다운 위반', 수필 '거미의 일기장', 엄현옥의 수필 '얼룩동사리를 생각하며', 이성관의 동요 '반딧불' 등이다. 장흥군은 문학관광기행특구 활성화를 위해 문학테마파크 조성, 문학패밀리파크 건설, 문학현장 개발 등의 다양한 문학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집 앞에 펼쳐진 원림이 일품인 고영완 가옥 ■고택과 정자의 고장 장흥에는 또 정자와 고택이 많다. 예로부터 나라의 곡창이었던 전라남도는 땅이 비옥해 물산이 풍부했다. 여유 있는 백성들은 음풍농월을 즐겼고, 선비들의 풍류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특출났다. 남도의 소리가 빼어난 것도 그 때문이며, 뛰어난 시화가 널려 있는 것도 그런 연유다. 장흥에 있는 여러 건축물 중 가장 도드라지는 곳은 고영완 가옥이다. 이 집은 경사가 급한 비탈을 따라 세 단계로 지어졌다. 제일 아랫단에는 대문과 하인방을 배치했고 그 윗단에는 마당과 창고.관리사를 배치했다. 맨 윗단에 본채와 양옥이 있는데 안채는 앞면 다섯 칸, 옆면 두 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이다. 이 집은 고영완의 할아버지 고재극이 1852년 건립했다. 이 집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집 앞에 펼쳐진 원림(정원) 때문이다. 원림에는 연못이 있고 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있다. 못 둘레에는 소나무.느티나무.배롱나무.대나무 등이 숲을 이루는데 특히 배롱나무 군락이 붉은 꽃을 피우는 7~8월에는 가지에서 핀 꽃과 연못에 비친 꽃이 서로 마주 보며 절경을 연출한다. 존재고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161호로 장흥 위씨의 종갓집이다. 방촌리 마을 깊숙한 곳에 있어 주위의 경치가 아름답다. 바깥마당에는 연못이 있고 집 뒤로 대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부춘정은 청영 문희개가 정유재란 뒤 고향에 돌아와 세운 것으로 창건 당시에는 청영정(淸潁亭)이라 불렀다. 동백정은 문화재자료 제169호로 세조 4년인 1458년 축조됐다. 정면 네 칸, 측면 두 칸에 팔작지붕인데 청주김씨 문중이 소유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세조 4년(1458년) 의정부 좌찬성 동촌 김린(1392~1474)이 관직에서 은퇴한 후 은거하기 위해 지었다고 전한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레저전문기자
2014-05-22 17:09:51▲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노래와 고향을 찾아 12월 멋진 여행을 떠나보자. 멋진 신세계가 펼펴지는 충북 옥천의 장계관광지.한국관광공사는 ‘노래와 문학의 고향을 찾아서’라는 테마 아래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충북 옥천)’, ‘문향의 고장을 거닐다, 주실마을(경북 영양)’, ‘살아있는 문학의 숲(전남 장흥)’, ‘그리움도 사무치면 노래가 될까? 함안 처녀뱃사공 노래비(경남 함안)’ 등 4곳을 선정·발표했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충북 옥천 ▲ 옥천향교가 있는 충북 옥천 교동리 들녘에 자리한 우물. 충북 옥천군은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의 고향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로 시작되는 이 시는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르는 채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의 노래로 먼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이 노래는 시인의 고향을 되찾아주었다. 옥천군 하계리에 시인이 나고 자란 생가가 복원되었고 그의 문학을 조명할 수 있는 문학관이 만들어진 것. 이제는 옥천 어디에서나 시인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옥천의 옛 중심지였던 구읍과 보은 방면 37번 국도변에 자리한 장계관광지를 잇는 ‘향수 30리 길’은 시인의 길이다. 길가 상점의 간판에, 장계관광지 내 곳곳에 정지용 시인의 시들이 새겨져 있다. 길을 걷다 문득 마주치는 시어들은 옥천여행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043)730-3412 ■문향의 고장을 거닐다-주실마을 ▲ 경북 영양의 봉감모전오층석탑. 경북 영양 주실마을은 한양 조씨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 주실이란 이름은 마을의 모습이 배의 모습을 닮아 그리 붙여졌다고 한다.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은 이 마을 입구 주실교 건너 우측에 위치해 있다. 호은종택(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은 주실마을의 입향조인 조전의 둘째 아들 조정형이 지은 것으로 경상도 북부 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에 발을 들이기 전 필히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호은종택과 마주하고 있는 문필봉을 찾아보는 일이다. 호은종택의 대문을 등지고 맞은편을 보면 여러 개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중 대문과 일직선상에 놓여있는 봉우리가 바로 주실마을의 문필봉(文筆峰)이다. 영양군 문화관광과 054)680-6067, 조지훈문학관 054)682-7762, 영양산촌생활박물관 054)680-6046 ■살아있는 문학의 숲-전남 장흥 ▲ 편백향이 진하게 풍기는 전남 장흥의 편백나무 숲. 전남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장흥은 여러 문학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 이청준과 한승원, 송기숙과 이승우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흥을 여행하는 길은 단순한 여행길이 아니다. 문인들의 발자취를 밟으며, 그들의 생명력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눈길’의 배경이자 이청준 선생의 생가가 있는 진목마을부터 이청준 문학자리와 한승원 문학 산책로, 천관산 문학공원과 천관문학관까지 장흥은 발길 닿는 곳 모두 우리의 문학과 닿아 있다. 한해를 보내는 12월, 이번 장흥 여행에서는 발걸음을 조금 늦추고 그들이 건져 올린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보자.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그리움도 사무치면 노래가 될까-함안 처녀뱃사공 노래비 ▲ 처녀가 감싸고 있는 경남 함안의 노래비.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질수록 추억이 그리운 12월이다. 송년회가 시끌벅적하게 열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마음은 번잡한 일상을 조금은 비켜서고 싶어진다. 이럴 땐 가족과 소중한 추억여행을 나서는 것이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인 추억도 아련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와 문학은 마음속의 울림을 만든다. 그래서 그 작품의 고향을 찾아가는 문학기행이나 노래기행을 나서기도 한다. 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처녀뱃사공’ 노래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처녀뱃사공’ 노래의 발상지는 함안군 법수면 악양루 앞의 나루터다. 함안군 가야읍에서 악양루로 향하다 보면 악양루 입구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서 있다. 남강이 흐르는 법수면과 대산면을 잇는 악양나루터에는 처녀뱃사공이 노를 저었다. 6·25전쟁이 막 끝난 1953년 9월 유랑극단 단장인 윤부길이 그 모습이 궁금해 사연을 듣게 된다. 그 애절한 사연을 가사로 쓰고, 1959년 한복남의 작곡으로 민요가수 황정자의 입을 통해 노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처녀뱃사공’ 노래는 1975년에는 최고의 인기를 끌며 전국에 알려졌다. 함안군청 문화관광과 055)580-2301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2010-12-02 18:4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