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배터리) 산업의 8대 핵심광물 중국 의존도가 올 들어 급감했지만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음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96%를 넘는 등 일부 광물은 수입처 다변화가 요원한 실정이다. 국내 배터리사와 소재사들은 남미, 호주 등과 광물 개발계약을 확대하고 대체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국의 전략무기화가 우려되는 광물의 경우 민관 협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천연흑연, 中 의존도 5년래 최대24일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1월까지 8대 배터리 핵심광물 가운데 중국 의존도(수입액 기준)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은 천연흑연, 이산화망간, 황산니켈 등 3가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천연흑연이다. 천연흑연의 올해 중국 의존도는 96.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 천연흑연 중국 의존도는 87.4%였지만 2021년 88.1%, 2022년 93.8%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이산화망간, 황산니켈의 중국 의존도는 73.1%, 12.6%다. 각각 전년 대비 5%p, 12%p 이상 늘었다. 이들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늘어난 것은 중국이 제련·가공 과정에서 큰 강점을 보여 마땅히 대체품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천연흑연의 경우 일부 국내에서 나긴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안다"며 "천연흑연으로 만드는 음극재가 리튬이온을 잘 저장해야 하는데 국내 흑연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천연흑연 등 광물을 중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편이 국내에서 가공·제련해 쓰는 비용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선택은 국산화·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한 '중국 의존도 낮추기'뿐이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유럽은 핵심원자재법(CRMA) 등으로 사실상 중국산 광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압박하고 있다. ■'국산화'부터 '공급망 다변화'까지광물 국산화에 가장 앞선 곳은 포스코그룹이다. 그룹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인조흑연 음극재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인조흑연이 천연흑연보다 비싸고 생산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도 상대적으로 많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높은 성능 덕분에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이니켈계 양극재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의 국산화도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4월 포스코홀딩스가 리튬광석 공급업체 호주 필바라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설립, 지난달 말 1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연간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의 양은 2만1500t(전기차 약 50만대 분량)이다. 내년 4월을 목표로 같은 규모 2공장도 준공할 예정이다. 2공장까지 지어지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양은 4만3000t이다. 여기에 비슷한 규모로 3공장 착공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는 2공장에서 1㎞가량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현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생산한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니켈 프로젝트'(가칭) 등을 통해 리튬 외 다른 광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전환,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1만3000t이다. 내년에는 같은 규모로 2공장을 준공한다. 2공장이 지어지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은 2만6000t으로 늘어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공급망 다변화'에 승부를 걸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SK온·삼성SDI는 호주 등에서 광물을 공급받고 있거나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 감축은 위험(리스크) 감소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2-24 18:48:57[파이낸셜뉴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서주범 박사팀은 천연광물을 3D프린팅 원료로 사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개발한 원료를 바인더 분사방식(BJ) 3D프린터에 적용해 입체 형상을 출력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출력물을 고온으로 열처리할 경우 출력물의 강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기본 형태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서주범 박사는 "천연광물을 3D프린팅에 활용할 경우, 우리 생활에 밀접한 양질의 생활용품은 물론, 정교한 첨단 제품의 다품종 소량생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프린팅에 사용하는 재료는 크게 고분자 플라스틱, 금속, 세라믹 또는 복합체다. 광물로는 최근 석고, 모래, 진흙, 석분이 사용되고 있다. 천연광물은 전통 세라믹원료와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고 가공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우리 주변의 다양한 광물을 바인더 분사방식 3D프린터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원료입자의 복합화와 원료파우더 결합방법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했다. 연구진은 먼저 원료입자 제조기술을 개발해 개별 광물의 특성을 고려한 복합기술을 확보했다. 분쇄된 개별 광물을 특정비율로 혼합한 후 분쇄장비를 이용해 추가 분쇄와 균일한 복합을 유도했다. 0.1㎜ 두께로 균일하게 원료를 도포하는 BJ 3D프린터의 특성상 최종 원료의 입자를 평균 4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둥근 형태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BJ 3D프린터 내에서 입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적층제조가 가능해졌다. 또한 구형입자의 결합을 위해 접착제로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물질을 평가해 입자를 결합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0-05 09:26:40[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무부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탄자니아 흑연 광산 투자 계약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계약으로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에 사용하는 천연 흑연 글로벌 공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무부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파트너와 민간 부문의 협력은 안전하고 다각화된 핵심 광물 공급망을 촉진하는 MSP 역량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며 "해당 광물이 풍부한 국가 및 지역 사회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MSP는 안정적인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와 다변화를 위해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국제 파트너십이다. 현재 한국,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프랑스, 호주, 핀란드, 독일, 노르웨이, 이탈리아, 인도, 에스토니아와 유럽연합(EU)이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서 지난 3일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 소유사 호주계 광산회사 블랙록마이닝(BRM)과 4000만달러(약 53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BRM의 흑연 매장량은 세계 2위 규모인 약 600만t이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그룹이 소유하는 BRM 지분은 총 19.9%가 됐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산업용 흑연의 글로벌 판매권 계약도 체결, 흑연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9-07 13:41:29[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을 맞아 호주 퍼스에서 '제6차 한-호주 FTA 공동위원회'를 열고 핵심광물·청정에너지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고 2일 밝혔다. 산업부는 FTA 공동위에서 상품무역·서비스무역·투자 등을 논의했다. 또 에너지·탄소중립, 핵심광물 공급망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호주 측에 액화천연가스(LNG),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등에 대한 협력을 당부했다. 산업부는 서호주 주 정부와 '청정에너지 개발·가공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협약은 청정수소·수소화합물·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및 교역 확대, 자원의 청정 가공, CCUS, 재생에너지 관련 인적·정보교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호주는 청정수소·암모니아 생산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되는 만큼 산업부는 핵심광물, 수소, CCS,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세계 불확실성의 위기 속 양국 간 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공급망, 청정경제, 디지털, 방산 등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기업에 보다 안정적인 교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정부가 면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9-02 13:53:26[파이낸셜뉴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내추럴 스킨케어 브랜드 버츠비가 친환경 실천 목표를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30일 버츠비는 설립 40주년을 맞아 친환경 가치가 단순히 선언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모든 패키지에 재활용·재사용·생분해 가능한 소재만을 사용하고, 2025년까지 버진 플라스틱 생산 33% 절감, 가상전력구매합의에 따라 100% 재사용 전력 활용 등을 약속했다.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오래도록 보존하겠다는 의지다. 버츠비는 브랜드명부터 '버트의 꿀벌들'(Burt's Bees)이라는 뜻으로, 1984년 미국의 양봉업자 버트 샤비츠와 그의 연인이던 록산느 큄비가 설립했다. 양봉을 통해 얻은 꿀과 비즈왁스 등의 천연 재료로 립밤 등 제품을 선보이며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버츠비는 1994년 본격적인 내추럴 뷰티 앤 퍼스널 케어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1999년부터는 유럽과 북미 등지와 홍콩, 대만 등 아시아까지 진출하며 세계로 진출했다. 국내에 소개된 건 2009년이다. 노란색 베이스 립밤 말고도, 2011년 6종류 꽃에서 영감을 얻은 틴티드 립밤, 2022년 '병풀' 성분을 담은 레스큐 오인트먼트 시카 라인을 선보이며 대표적인 내추럴 스킨케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버츠비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공생하는 '양봉'의 정신이 브랜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단 제품의 주원료 자체를 꿀과 비즈왁스 등 벌에서 얻는다. 버츠비의 모든 제품은 95% 이상 자연유래 성분으로 만들어지며 대표상품인 립밤, 컬러립밤, 멀티밤 등의 제형은 100% 자연유래 성분이다. 파라벤 7종, SLS계계면활성제, 광물성 추출물을 포함한 화학성분 일체의 사용을 지양한다. 포장재에서도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2022년 기준 버츠비는 포장에 있어 재활용 소재 사용율을 평균 60%까지 끌어올리고, 버진 플라스틱(재활용된 물질 없이 원유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직접 생산되는 플라스틱) 생산은 13%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3년 하반기에 출시한 버츠비 시어 라인 제품들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어버터를 생산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공정무역을 통해 수급한 시어버터로 만들었다. 또한 원료 산지 커뮤니티 내의 여성 및 어린이 인권 신장뿐 아니라, 식수 확보·생물다양성 보존 문제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8-30 08:21:51[파이낸셜뉴스] 미 대선이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제정책 기조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한국 경제계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민주 '법인세 28%' VS 공화 '포괄 감세'한국경제인협회는 13일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2024년 대통령선거 정강(정책방향)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정책에서 양당이 큰 온도 차를 보였다면서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산업 정책의 경우 민주당은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자 중심 정책을, 공화당은 규제 완화와 감세, 기술혁신 장려 등에 각각 방점을 두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법인세 인상·인하 여부는 국내 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행 21%의 법인세율이 내년 말 일몰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28%까지 높일 것이라 정강에 명시하고 있다. 공화당은 정강 상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포괄적인 감세 의지만을 공표하고 있으며,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언론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15%까지 감세를 목표로, 최소한 20%까지 낮추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에너지 정책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야다.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모토로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미국산 저탄소 자재 사용 의무화 등 환경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린뉴딜 프로젝트에서는 2만명 이상의 고용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규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원전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에너지 생산 허가 절차도 간소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정강에는 청정에너지 개발 촉진이 포함됐으나 이번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한경협은 언급했다. 또 우리 기업의 관심이 높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 대한 공화당 정강 상 직접적 언급은 없으나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 무효화를 직접 언급, 전기차 육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다만 IRA 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로 의회 선거 결과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 '청정에너지' VS 공화 '석유·가스·원자력'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에너지 사업의 분야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민주당의 경우 청정에너지 망을 중심으로, 공화당은 원자력 및 전통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에너지 관련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 기업들도 관련 기회 포착을 위해 미국 대선의 추이와 결과를 면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경협은 지적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정강 상 대중국 정책에 대한 강경 기조를 채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세부 전략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위험 완화' 노선을 통한 대중 관계의 안정성 유지를, 공화당은 ‘중국으로부터의 전략적 독립’을 천명했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핵심광물,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대중제재를 확실히 하되, ‘완전한 분리’ 대신, 필요 시 새로운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반면 공화당은 최혜국대우 지위 철회, 중국산 필수 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인의 미 부동산 및 기업(산업) 구매 금지,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강력한 제재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트럼프의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알려진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 부과는 공화당 정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핵심첨단기술 분야, 공급망 부문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견제, 공화당은 중국에 대한 배타적 무역·투자 제재의 과감한 실행을 공표한 것이라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한경협은 공화당은 정강 상 첨단 분야에 대한 대중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첨단기술, 필수 재화 관련 미국 진출 기업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무역·통상 분야에서는 공화당이 다양하고 강력한 무역 정책을 제시한 반면 민주당은 별도 정책기조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8-13 13:42:07요즘 각국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섬에 살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일랜드는 국가가 지정한 섬에 주택을 사서 이주하는 국민에게 최대 9만2000달러(약 1억2722만원)를 지원한다. 일본의 도시마촌도 섬 이주자에게 최대 50만엔(약 44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렇게까지 특별한 지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섬의 영토적·지정학적 가치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유인도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국가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인정받게 되면 광물자원, 원유, 천연가스의 개발과 관리 권한을 가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섬을 국방의 전초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조그만 섬일지라도 사람이 살고 있다면 해양영토를 넓히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간 육지에 비해 저평가되었던 섬의 경제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오늘날 섬은 관광, 어업,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 등 전통적 산업을 넘어서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등의 광물이 풍부하고 태양열, 풍력, 조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의 거점이 되고 있다. 섬의 환경적 가치도 매우 크다. 1835년 다윈이 갈라파고스섬에서 희귀한 동식물들을 관찰한 후 '종의 기원'을 집필한 일화는 유명하다. 섬은 이처럼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섬은 지구 면적의 5%를 차지하지만 조류, 파충류, 식물의 20%가 서식한다고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희귀생물의 멸종을 막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섬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섬 인구가 점차 줄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 7년간 우리나라의 섬 인구는 5.7% 감소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 인구감소율보다 약 8배 높은 수치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내다보고 섬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1986년 '섬 발전 촉진법' 제정을 시작으로, 섬 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 왔다. 2000년대 이후 섬 지원정책은 한층 발전됐다. 2011년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여 정주생활지원금 및 해상운송비 지원, 노후주택 개량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섬진흥원'을 설립해 섬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10명 미만 주민이 거주하는 섬의 전기·식수·접안시설 등을 지원하는 '작은 섬 공도방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국토 최외곽에 위치해 국경수비대 역할을 하는 섬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도 올해 초에 제정했다. 이처럼 우리 섬 정책은 소외되는 섬이 없도록 지난 40여년 동안 그 범위를 점차 넓혀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 섬이 달라지고 있다. 해저 관로, 해수 담수화 등 현대식 상수도 시설이 유인도의 약 70%인 334개 섬에 설치됐고 도로 포장률도 2006년 50.1%에서 2023년 약 70%까지 높아졌다. 서해5도 주민에게 지급되는 정주지원금은 2011년 5만원에서 2024년 최대 16만원까지 인상됐고, 여가·복지 시설은 2011년 7개에서 현재 33개로 약 5배 확충됐다. 이 밖에도 숫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보고 느껴야 할 섬의 변화된 모습들도 많다. 이처럼 변화된 섬의 모습과 갈수록 커지는 섬의 가치를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바로 올해로 5회를 맞은 '섬의 날' 행사이다. 오는 8월 8일부터 11일까지 보령시에서 '우리 섬, 좋다'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우리 섬의 무한한 가능성과 실제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충청남도, 보령시가 함께 준비했다. 이번 여름, 행사장에 방문하시어 우리 섬의 매력에 빠져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2024-08-04 18:32:16[파이낸셜뉴스] 국내 장례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생체보석을 활용한 보석장’이 서울 강남에 자리할 전망이다. 생체보석 제조 전문기업 비아생명공학은 서울 도심 속 유명 사찰 ‘대한불교조계종봉은사’와 생체보석 공급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비아생명공학은 하반기 개관 예정인 봉은사 시왕전에 위패(오마주)를 공급한다. 이로써 비아생명공학은 봉은사 시왕전을 이용하는 불교 신도들에게 생체보석 대표 브랜드 ‘비아젬’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신도 수도 무려 40만에 달한다. 봉은사는 신라 원성왕(794년) 때 창건돼 역사만 12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현재는 서울 강남의 중심에 위치해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비아젬은 머리카락이나 탯줄, 손발톱, 분골 등의 생체원료를 활용한 생체보석이다. 모양과 색, 보석의 강도 등 광물학적 특성이 천연보석과 똑같은 인공보석으로, 생체원료에서 원소를 추출해 보석 원재료와 합성해 비아젬을 만든다. 내포물이 있는 천연보석보다 투명도와 선명도가 높다. 비아젬 오마주는 고인의 사진이나 유언, 유족의 그리움을 담은 글귀 등이 새겨진 위패에 생체원소를 넣은 젬스톤을 박아 놓은 형태로 제작된다. 서울 도심에 자리한 봉은사에 비아젬 오마주를 공급하게 된 비아생명공학은 불교계를 시작으로 국내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사찰에 위패를 모시면서 고인을 기리는 문화를 가진 불교계가 고인의 생체원소를 담은 비아젬을 품으면서 장례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아생명공학 관계자는 “서울 대표 전통 사찰 봉은사에 비아젬 위패를 공급하게 돼 사업적 의미가 크다”며 “이를 시작으로 비아젬을 활용한 새로운 장례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선진 장례문화를 확산시키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22 09:39:36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사용후배터리 시장을 구축해 배터리 산업 성장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핵심과제인 핵심광물 확보부터 공급망 안정까지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제도 마련을 통한 생태계 조성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시장은 가야 할 길"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등 주요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로 사용후배터리는 2030년 전 세계적으로 1300만개, 국내에서도 42만개 정도 발생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단기적인 수요둔화(캐즘)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는 게 미래 경쟁력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광물 수요는 2025년이면 2022년 대비 3배가량 증가하고 이후 2030년에는 2022년의 7~8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5년을 기점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리튬은 광산 개발 및 확장 프로젝트가 활발하지만 개발기간 후 급격한 수요 증가 시 2025년 부족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하는 황화광 부족 등으로 인해 황산니켈 부족 현상도 부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배터리 핵심광물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면서 공급망 이슈도 우려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높아 공급망 리스크가 가중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수산화리튬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전체의 79.6%인 49억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 81.1%에서 2022년 87.9%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수입망 다변화 조치에 따라 지난해 80%를 하회했지만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서는 지난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배터리 핵심광물인 리튬, 니켈 등은 호주와 인도네시아 같은 자원보유국에서 생산·공급되고 있지만 핵심광물 제련·가공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중 디커플링 및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활용으로 고순도 핵심광물 확보이런 가운데 전기차 사용후배터리가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 및 공급망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원재료 회수·재활용을 통해 폐기물을 감축하고, 핵심소재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사용후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 농도는 광산 채굴한 리튬 대비 4~5배 수준의 고순도 물질"이라면서 "재활용 시 천연광물 상태에서의 공정보다 정제비용도 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2030년 기준 국내 사용후배터리를 모두 재활용하게 되면 국내 보급 전기차의 43%인 17만대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핵심광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후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EU, 미국 등 주요국은 배터리의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성 강화를 위해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강화정책을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EU는 2031년부터 신품 배터리 제조 시 재활용된 핵심광물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북미에서 재활용된 핵심광물 사용 시 전기차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현재 국내 사용후배터리 관리체계는 지자체 반납의무 대상 사용후배터리에 한해 관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용후배터리 전반의 관리체계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용후배터리에 대한 민간의 자유로운 거래시스템을 도입해 향후 발생 가능한 신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7-21 18:04:20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해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력 에너지 사업과 수소, 재생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사업까지 포괄하는 자산 100조원의 종합에너지 기업이 탄생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최대주주인 SK㈜에 교부하는 방식이다. 양사의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등 급변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로 출발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으며 전기차 배터리, 소형모듈원자로(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국내 최대 에너지 회사다. SK E&S는 199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래 전 세계를 무대로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도시가스를 비롯해 저탄소 LNG 밸류체인,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의 4대 핵심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은 외형적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면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털 에너지 &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 E&S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이 올 초부터 진행하고 있는 그룹 리밸런싱(재구조화) 작업도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등 3사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간 합병을 의결했다. 이번 3사 합병으로 SK온은 원소재 확보 경쟁력 및 사업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리튬, 니켈 등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 신규 진출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동시에 SK엔텀의 합병으로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역량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7-17 18:2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