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인천 부평 미군부대(캠프마켓) 내 일제 잔재 건물의 철거 여부를 놓고 전문가와 주민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인천시에 철거 유예를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시는 문화재청이 지난 3일 부평 캠프마켓 내 B구역에 있는 일제 강점기 당시 조병창 병원으로 사용되던 곳에 대해 철거 유예를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당초 부평 캠프마켓 환경오염에 대한 정화작업을 실시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철거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문화재청은 공문을 통해 “캠프마켓의 역사성과 건축적 내력, 건물들이 가지는 공간적 의미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철거 유예를 요청했다. 시는 문화재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철거작업을 하려던 계획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앞서 시는 캠프마켓 B구역의 건물 31개동 가운데 환경오염이 심한 9개동을 철거하고 잔여 건축물 22개동을 토양오염 정도와 근대건축물로써의 보존가치 여부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철거를 보류했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시가 철거하겠다고 결정한 건축물 9개동 중 하나이다. 연면적 1324㎡ 규모로 근로자 병원으로 사용됐다. 병원에는 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치과가 있었으며 의사가 7∼8명에 달하고 입원실도 별도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캠프마켓 내 건물 철거 논의 당시 근대건축물을 조사해 일제강점기 조병창 관련 건축물과 미 군정기를 엿볼 수 있는 다수의 시설을 보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 캠프마켓 내 일제 잔재 건물 철거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인천시 홈페이지에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독립투사의 건물도 아닌 일본군이 썼던 건물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제 역사 공원을 만들려고 하는가”라며 철거를 주장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일제 침략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공간으로 교육적 가치가 있다”며 보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구체적인 방침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철거와 보존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구체적인 의견을 들어본 뒤 국방부와 협의해 철거·보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평 캠프마켓은 과거 일제강점기 무기·탄약을 제조·저장·보급하는 장소인 조병창으로 사용된 후 1945년부터 1973년까지 주한 미군부대로 사용된 곳으로 지난 2019년 12월 81년 만에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8-20 13:45:08[파이낸셜뉴스] 15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아파트 철거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꿈에 그리던 내 집..그런데 입주가 코앞이던 내 아파트가 사라진다면? 망원경을 챙겨 일주일에 한 번, 김진수(가명) 씨는 인천의 한 동네 뒷산에 오른다. 그가 이렇게 산에 오르는 이유는 공사가 한창인 자신의 집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그가 손꼽아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새집은 바로 인천 검단 신도시의 신규 분양 아파트. 진수씨가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건 지난 2019년. 당첨된 날, 온 가족이 함께 느꼈던 기쁨을 잊을 수 없었다. 이런 진수씨에게 지난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잘 지어지고 있던 아파트에 갑자기 공사 중단 명령이 내려졌다. 그 이유는 진수씨가 분양받은 아파트단지가 허가 없이 문화재 보호 구역 안에 지어지고 있어, 불법건축물이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곳은 문화재청. 심지어 무허가 건물이기 때문에 철거가 된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진수씨만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약 3400여 세대 입주예정자들에게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분양받을 때도, 아파트 층수가 올라가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도, 아무런 말이 없다가 입주 1년을 남겨놓고 갑자기 내려진 공사 중지 명령에 분통이 터졌다는 입주예정자들. 이곳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산 자 vs 죽은 자 문제가 된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인근에는 김포 장릉이 있다.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과 그의 부인인 인헌왕후가 묻혀있는 김포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이다. 이 김포 장릉 때문에 검단 신도시 아파트는 건설 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걸 지키지 않았다는 게 문화재청의 입장이다. 지난해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엔 문화유산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짓고 있는 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한 달 만에 약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아파트 철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창 내장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를 철거하는 일이 정말 가능한 걸까? 2017년에 개정된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조선왕릉 인근 500m 이내인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높이 20m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문화재들을 보호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이런 법을 근거로 2021년 7월, 문화재청은 김포 장릉 인근에 해당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던 3개의 건설사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만일 허가 없이 건설된 장릉 인근 검단 신도시 아파트들이 그대로 들어서게 되면, 조선왕릉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지위를 잃고,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네스코 보고서를 보면, 조선왕릉은 한국의 전통 사상이 담긴 풍수 경관을 표현한 문화재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등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왕릉 자체를 잘 보존하는 일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경관이 훼손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장릉의 경우, 풍수적으로 조산이 되는 계양산이 보이는 경관이 중요한데, 아파트들이 건설되면서 계양산을 가리게 되어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만일, 아파트가 철거되지 않으면 정말 조선왕릉은 세계문화유산에서 제외되는 걸까? ■억울하다는 건설사 그리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 이후, 내부 마감 공사만 남았던 공사는 그대로 멈춰졌다. 건설사 측은 신도시 개발 계획에 따라 택지를 분양받아 매입했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했다며 억울함을 표현했다.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서를 제출하고 분양을 실시할 때도 아무런 말이 없다가 왜 그제야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냐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에 확인 결과, 김포 장릉의 경관에 문제가 생겼단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고 한다. 당시 검단 신도시 아파트는 벌써 20층 정도 올라간 상태였다. 공사를 진행하던 건설사들은 이런 문제를 정말 몰랐던 것일까? 또한 문화재청은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왜 더 일찍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일까? 아파트에 대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은 바로 지난 12월. 법원이 건설사 손을 들어주면서부터다.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공사가 재개된 것이었다. 소중한 세계문화유산의 명예가 걸린 상황에서 법원은 어째서 건설사의 편을 들어주었던 것일까? 법원의 판결은 이번 사건이 건설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까? 만일 건설사만의 잘못이 아니라면 이 사태는 도대체 왜 생겨난 것일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이미 20층 높이로 지어진 아파트를 부분 철거하지 않으면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지도 모르는 유례없는 상황. 문화재청 측은 2017년 바뀐 문화재보호법 관련 고시를 증거로 철거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건설사와 지자체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건설사 측은 2019년에 관할 지자체에서 받은 건축사업승인서를 내밀며 허가받은 건물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허가를 내준 지자체 또한 문화재보호법이 변경되기 전 이미 2014년 허가가 난 사업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3401세대의 입주예정자들이다. “분양은 정부 기관에서 정해준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고 당첨이 됐는데 어느 누구하나, 우리들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거죠.”(입주예정자 인터뷰 중) 과연 논란에 휩싸인 검단 신도시 아파트들은 철거가 될 것인가, 아니면 세계 유네스코 등재 취소라는 결말을 맞을 것인가? 15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철거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그리고 입주예정자와 건설사 및 관계 당국의 상반되는 의견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는 한편, 입주예정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이 사건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논란의 진실을 추적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1-15 14:44:55【 용인=장충식 기자】 인구 100만명의 경기도 용인시가 내년 특례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처인구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995년 완공된 종합운동장이 2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무허가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을 놓고 처인구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직접 나서 지금의 종합운동장 부지에 개발 위주보다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심 평지형 공원인 '어울림파크'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사업성이 높은 주상복합 개발을 요구하는 등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6년 무허가 건축물 종합운동장 용인시는 지난 1985년 당시 처인구 마평동 704번지 일원 6만2443㎡의 부지에 48억여원을 들여 지상 2층 1만1000석 규모의 종합운동장을 건립했다. 이후 관련 시설도 추가로 설치돼 1998년에는 종합운동장 부지 내에 1270㎡ 규모의 씨름장이 조성됐고, 2004년에는 883㎡ 규모의 게이트볼장도 설치됐다. 현재는 용인도시공사가 1999년 10월부터 용인시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용인실내체육관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종합운동장은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돼 준공 승인이 날 수 없는 무허가 건물이다. 용인시가 무허가로 종합운동장을 건립한 배경에는 하천부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마평동 758-1번지를 비롯해 운동장 내 국토교통부 소유 토지 4필지 때문이다. 운동장을 준공하려면 국토부 소유 토지를 매입하거나 건축법에 따라 협의 후 건축해야 하지만, 주경기장을 무단으로 건축 사용해 정상적으로 준공 승인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종합운동장 부지는 체육용지와 도로, 논, 하천 등이 혼재해 있는 불법 건축물로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이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수십년이 지나 담당 공무원들 조차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용인시 센트럴파크형 '어울림파크' 조성 추진 이에 대해 용인시는 무허가 불법 건축물 문제를 해결하고, 처인구 시민들에 대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심 평지형 공원인 '어울림파크'조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용인종합운동장을 철거한 후 용인시의 랜드마크가 될 센트럴파크 방식의 도심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용인 어울림파크에는 지상 공원(5만㎡), 랜드스케이프 지상 주차장(150대), 노면 주차장(100대), 경안천 연결 통로, 체육시설 및 부대 편의시설이 조성된다. 또 랜드 스케이프된 구조 안에는 별도의 공간을 조성, 그동안 스타디움에 입주해 있던 단체를 입주시키게 된다. 용인 어울림파크는 명칭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지어준 이름으로, 6만2443㎡ 규모의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조성돼 오는 2022년 7월 준공 예정이다. ■문제는 시민 갈등, 공원 vs 주상복합으로 개발 문제는 용인시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해당 지역인 처인구 시민들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용인시 관내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자족형 생활 공원 도시 용인을 만들겠다는 시의 계획에 찬성한다"며 개발보다는 녹지를 확장하기로 한 결정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시의 적절한 정책이다. "용인의 이미지를 친환경 녹색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반면, 어울림파크 조성에 반대하는 용인시민교통연대 등은 "이미 처인구에는 경안천 생태공원, 중앙공원 등 33만㎡가 넘는 공원이 확정돼 있다"며 "용인시는 터미널 이전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지 않고, 주민들이 원하지도 않는 엉뚱한 사업을 금싸라기 땅에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찬민 전 시장 당시 추진됐던 버스터미널 이전 및 대형 쇼핑센터 건설계획에 대한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용인시의 공원화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정 전 시장은 터미널을 종합운동장 지하로 이전하고 지상에는 백화점 등 복합쇼핑몰과 호텔, 공공청사를 유치하는 개발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실현되지 못했다. 여기에 처인구 지역 주민들은 최근 정부 경강선 연장선 건설과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서 처인구지역 도로계획이 모두 탈락하면서,'공원화'보다는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군기 시장 "공원화 포기 없다, 주민들 설득할 것" 공원화 추진에 대해 백군기 시장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용인시는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하지만, 도심 속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길만한 공간이 매우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처인구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 시장은 "'채워넣기'가 아닌 '덜어내기'의 새로운 개발 방식으로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도시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아파트나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고밀도 개발이 되면 중앙동 일원 구도심과 재래시장이 슬럼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종합운동장을 전면 철거하고, 공용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연구용역 결과 투자해야 하는 재원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용인시의 고질적 고민인 난개발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대신 "어울림파크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먹거리가 풍부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두 공간의 연계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jjang@fnnews.com
2021-10-19 18:10:24【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철거 여부를 두고 민민간 찬반 갈등을 겪고 있는 부평 미군부대(캠프마켓) 내 1780호 건축물(일본 육군 조병창 내 병원 건물)의 앞으로 처리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 및 조율에 나선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캠프마켓 1780호 건축물에 대한 철거 및 보존 여부에 대한 소통·협의를 위한 현안 소통간담회 첫 회의를 오는 6일 개최한다. 당초 국방부는 캠프마켓 내 1780호 건축물을 철거키로 하고 철거 작업을 착수했으나 일부 시민단체(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의 철거 작업 중단 및 보존 요구에 철거작업을 중단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캠프마켓 부평숲 주민 추진위원회)는 건물의 철거 및 오염물질의 완전 정화를 요구하고 있어 민민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시는 두 시민단체를 비롯 대표적인 이해관계자, 인천시, 분야별 전문가의 4개 그룹별 대표 4명과 갈등관리전문가 등 총 18명이 참여하는 소통간담회를 개최해 이해관계자간 의견을 교환하고 쟁점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캠프마켓 갈등영향분석 연구 용역’ 갈등관리전문가에게 사회를 맡겨 소통간담회를 진행한다. 시는 지난 달 9일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의 캠프마켓 1780호 건축물 철거 중단 기자회견 이후 소통간담회를 조속히 개최하고자 했으나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시는 이번 간담회에서 1780호 건축물에 대한 관계자별 입장과 쟁점을 확인하고 추진경위와 국방부, 문화재청, 인천시 등 소관부처별 업무권한, 사실관계 등 객관적 사실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는 논의 후 현 상황에서 ‘합의 가능한 것’과 ‘이견이 큰 것’을 분류해 이견이 큰 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재논의해 개선방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간담회 결과에 대해 진행 중인 캠프마켓 갈등영향분석 연구용역 과업과 2023년도 시민공론화 의제 설계에 반영해 활용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소통간담회는 기본 2회 이상 4회 이내 부시장 또는 담당 국장이 주재하고, 간담회 진행 상황에 따라 개최 횟수도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12-02 10:56:09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 작업에 나선 가운데 유족들은 반대 의사를 밝히며 나흘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측은 철거를 위해 현장에 두 차례 발걸음했으나 유족의 반발로 돌아갔다. ■광화문 방문한 서울시 측…입장차만 확인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세월호 유족들이 기억공간 철거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기억공간 철거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유족 측은 광화문 광장 공사 이후 기억공간을 재설치해달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위한 협의체나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요청하고 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광화문 광장 공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공사가 완료된 이후 기억공간을 작게나마 보존·재설치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한다면 유족들은 온몸으로 막아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처장은 세월호 희생자 진윤희 양의 엄마이기도 하다. 서울시 측은 기억공간을 두 차례 방문해 유족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모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첫 방문에서 기억공간 철거 관련 공문의 요지만 구두로 설명한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어 오전 11시께 두번째 방문에선 김 과장과 유족이 대화를 나눴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김 과장은 '강제 철거를 진행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리한 몸싸움 없이 이해와 설득을 통해 철거를 진행할 것"이라며 철거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반면 유족 측은 "서울시에서 계속 찾아오는 게 세월호 가족들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항의했다. ■"철거 계획 변함 없어"…유튜버, 경찰과 실랑이도서울시는 유족의 반발에도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19년 4월 개관한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은 조성 당시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 하고 설치·운영한 가설 건축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된다"며 "전임 (박원순)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선 기억공간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 유튜버 10여명이 모여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확성기를 들고 "코로나19 방역법을 위반하지 말라" "세월호 참사를 유족이 이용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경찰은 유튜버들의 난입을 막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세우고 기억공간 출입을 제한했다. 한편, 서울시 측은 지난 23일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하기 위해 직원들을 보냈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1시간 30분가량 대치를 이어가다가 서울시 측이 철수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1-07-26 13:22:28비무장지대(DMZ) 내 위치한 감시초소(GP)의 완전 파괴가 30일 모두 완료됐다.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11개씩 시범 철수하기로 한 GP 중 보존을 합의한 각각 1개를 제외한 20개의 GP의 철수 작업은 끝났고 검증작업만 남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을 기해 GP 시설물 철거 작업이 완료된다"고 말했다. GP 시범철수는 이행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비무장지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로를 겨누는 상황이 종료된 것은 한반도 평화국면의 상징이 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GP 철수는 우리에게 불공평하고, 결국 안보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론도 비등했다. 올해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남북군사합의서에 화두가 됐는데 그 중에서도 GP 시범철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함께 가장 '뜨거운 감자'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우리측은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일부 GP에서만 폭약을 사용하고 대부분 중장비를 사용해 철거을 했고 GP 하부에 지하시설이 많은 북측은 대부분 폭약을 이용해 파괴했다. 철거와 파괴가 끝난 만큼 이제 남북 상호 검증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상호 검증과정에서는 과연 해당 GP들을 다시 쓸 수 없을 정도로 철수·파괴가 됐는 지를 확인하게 된다. 국방부 측은 검증일정에 대해 "검증 일정과 절차는 북측과 협의 중에 있고, 구체화가 되면 그때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북측과 일정 조율이 끝나지 않았지만 일정만 나오면 검증은 비교적 빨리 끝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군사당국이 협의하고 있지만 북한이 GP 시범철수에 자신이 있다면 남북 군 관계자는 물론 철거 전문가와 기자들까지 검증작업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DMZ 공동유해발굴구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지뢰제거도 이날 작업이 종료됐다. 남북은 지뢰제거 작업이 끝나면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도로개설 작업을 연말까지 이어간다. 공동유해발굴지역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폭 12미터, 길이는 3km다. 과거 6·25 전쟁 당시 격전지에 개설되는 만큼 원활한 유해발굴 지원은 물론 남북을 잇는다는 상징적 측면이 있다는 관측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8-11-30 13:4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