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는 최근 순천만 람사르길 인근 농경지에 철새들의 쉼터 역할을 할 '무논' 10개소, 총 6㏊를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순천만 람사르길은 연안과 내륙 람사르 습지를 연결하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생태탐방로로, 걷기 명상과 치유 경험을 원하는 웰니스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순천시에 따르면 '무논'은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물을 채워 유지하는 논 형태 습지로, 갯벌이 만조로 잠길 때 철새들에게 안정적인 쉼터와 먹이터를 제공하는 생태 기반 시설이다. 순천시는 이번 '무논' 조성이 흑두루미,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계절에 따라 순천만을 찾는 다양한 철새들의 서식지를 확장하고 종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조성된 '무논'은 세계적인 탐조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순천만 람사르길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철새 서식지 보전은 물론 탐조 중심의 생태관광과 더불어 웰니스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순천시는 이번 '무논' 조성을 계기로 생태자원 보전과 생태·웰니스 관광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과 주민 참여형 관리 체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습지 보전과 지역사회 협력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람사르 습지도시 순천의 위상에 걸맞게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습지 관리 선도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순천만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기착지로, 연간 20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계절마다 찾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5-20 12:18:34[파이낸셜뉴스] 신세계면세점은 '세계 철새의 날'(5월10일)을 맞아 인천녹색연합에 영종도 갯벌 보전 활동을 위한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2019년부터 영종도 갯벌 보전을 위한 후원을 지속해 오고 있다. 영종도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국제적으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는 중요한 철새 도래지다. 후원금은 인천녹색연합이 주관하는 다양한 영종 갯벌 보전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조류 모니터링, 지역 주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영종갯벌', 갯벌 환경정화 활동 '영종갯벌 플로깅',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주민 토론회 등이 포함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 조성을 위한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5-05-08 10:01:01【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철새인 떼까마귀에 이어 독수리가 울산의 겨울 진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16일~올해 3월 18일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와 중구 다운동 삼호섬 일원에서 독수리학교와 먹이터를 운영한 결과 약 200마리의 독수리가 울산에서 월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360마리 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2024년 105마리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다. 울산을 찾은 독수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번식기인 여름에는 몽골, 중국 동남부 등에 살다가 겨울이 되면 월동을 위해 3400km를 날아와 울산시와 경남 고성, 김해, 거제 등에 머무른다. 독수리가 울산을 찾아왔지만 먹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파악한 환경단체와 울산시는 지난 2022년부터 독수리 보호와 관찰을 위한 '독수리 학교'와 먹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와 중구 다운동 삼호섬 일원에서 매일 300~400kg씩 총 43회에 걸쳐 13.7t의 먹이를 제공했다. 먹이 일부는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이 범서식육식당, 사천식육식당, 울산보쌈이 돈육과 내장, 소 우지 등을 후원해 마련됐다. 먹이터를 이용한 독수리들은 일일 최대 200여 마리, 일 평균 99마리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수십마리의 까마귀들이 날아들어 먼저 먹이를 차지하는 등 자연 생태계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먹이를 줄 때마다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들이 몰려와 먹이를 일부 가로채다 보니 독수리가 한참을 공중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떼까마귀에 이어 독수리도 지역 생태계 관광과 체험 활동 대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녹색에너지시민촉진포럼가 운영하는 독수리 학교는 지난 1월 4일부터 3월 1일까지 삼호섬 일원에서 운영돼 독수리 먹이주기, 생태 관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총 1697명 참가했고 프로그램 평균 참가 인원은 13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90명 평균 참가 90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독수리가 또 다른 겨울 진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울산 조류사파리 탐조관광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독수리들이 더 안전하게 왔다가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4-17 14:37:47[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부산시 을숙도 생태공원 안에 유아와 가족이 함께 생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을숙도 생태공원에 지난 1일부터 ‘유아 숲 체험원’을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 체험원은 유아의 정서 함양과 전인적 성장 등을 돕고자 시 낙동강관리본부가 을숙도 피크닉 광장 일대에 조성한 것이다. 숲 현장 교육은 유아에 학습능력 향상, 환경 감수성 증진, 면역력 향상, 심리 안정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체험원은 이용자들을 위한 유아숲, 가족숲, 힐링숲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아숲 체험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탐구형 유아숲’ ‘놀이형 유아숲’으로 나눠 운영되며 오는 15일부터 체험프로그램 참여 예약 접수가 시작된다. 또 가족숲 체험은 유아를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오는 8월부터 운영되는 유료 프로그램으로, 참여 방법은 추후 확정해 공지할 예정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힐링숲 체험은 성인을 대상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을숙도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이야기가 있는 꽃차 살롱’ ‘을숙도 힐링요가’ 과정이 운영된다. 체험원의 여러 프로그램은 부산시 통합예약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 접수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대표전화로 문의할 수 있다. 시 김경희 낙동강관리본부장은 “미래 사회를 이끌 아이들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을숙도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생태환경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 및 방문객들의 체험과 교육 기회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4-13 10:54:17[파이낸셜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월31일 '전국 일제 소독의 날'을 맞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강화를 위해 축산농장과 철새 도래지, 축산 차량 등을 빠짐없이 소독하고 시군 전담관은 닭 10만 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한 일제 점검·예찰을 실시해달라"고 지시했다. 송 장관은 이날 충남 논산시청 가축 방역상황실과 논산시 거점 소독시설, 식용란 선별 포장업체를 각각 찾아 "설 연휴 기간 사람과 차량의 이동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AI 방역상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송 장관은 "충남지역은 산란계 농장과 철새도래지가 다른 시도보다 많다"며 "철새도래지 수변 3㎞ 내에 있는 위험 농장에 대해서는 전담 소독 차량을 배치하는 등 방역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용란 선별포장업체 관계자에게는 "업체에서 재사용하는 팔레트나 합판으로 고병원성 AI가 전파될 우려가 있다"라며 "농장 간 수평전파 차단을 위해 철저히 세척·소독하고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장관은 설 연휴 기간 내린 눈으로 피해를 본 논산시의 한 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고 피해 농업인을 위로했다. 송 장관은 현장 관계자에게 "피해 시설은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시설 철거와 폐기물 처리 등 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 현장 조사와 손해 평가를 신속히 완료해 재난 지원금과 재해 보험금을 조속히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5-01-31 14:16:12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탑승객 179명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9일, 사고 발생 11일 만에 희생자분들 모두가 영면에 들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편안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시길 빈다. 사고 원인으로 조류충돌, 활주로의 길이와 로컬라이저, 저비용항공사들의 무리한 운행 등의 문제가 제시됐다. 간단하나마 한국 공항의 역사와 지리적인 조건을 살펴본다. 이번 제주항공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은 새떼충돌(bird strike)로 본다. 엔진에서 깃털 흔적이 발견됐다. 무안공항뿐 아니라 울산공항, 그리고 김해공항도 그 새떼의 영향이 자주 보인다고 했다. 하필이면 새떼가 많은 곳에 공항을 만든 것은 아니다. 공항의 필요성은 항공 수요가 있기 때문인데, 당연히 인구가 많은 대도시권의 인근이 좋다. 하지만 도시권의 주거지는 물론 대규모 산업지역, 그리고 농경지에는 들어설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여유 있는 공항 대상지역은 대규모 하천변과 범람원, 해안과 가까운 평지와 간석지, 그리고 낮은 해수면의 해안 지역 등이 될 수밖에 없다. 넓고 긴 평지 공급은 이런 지역밖에 없다. 매립과 간척이 가능하므로 하천과 연안의 충분한 면적이 좋은 조건이다. 이런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어 먹잇감과 함께 철새들의 이동로와 계절 주거지로도 적절하다. 철새들을 모조리 물리칠 수가 없고 물리쳐서도 안 된다. 철새와 함께하는 공항학과 생태학, 지형학의 치밀한 조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철새의 나라다. 여름과 겨울철의 기온차가 40~50도에 이르는 4계절 지대이며, 또한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해양이 바로 접하는 자연생태의 지정학이 첨예한 지역이다. 철새들이 겨울과 여름을 오가고 대륙과 해양을 오가는 길목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자연조건인 것이다. 우리나라 항공 수요 증가는 경제발전과 함께한다. 세계적 인구조밀국이며, 평지 비율이 30%인 국가이면서도 경제적인 선진국이 되면서 해외 왕래가 매우 많은 국가가 되었다. 1960년대 독일로 광부 및 간호사 파견과 1970년대의 베트남전과 중동 건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로의 이민 등으로 항공 수요는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1970년대 공항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항에서의 이별과 만남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당시 저음의 여가수 문주란은 1972년부터 공항에 관한 노래 4개를 불러 당대 큰 히트를 쳤다. '공항의 이별' '공항에 부는 바람' '공항이여 잘 있거라' '공항대합실' 등으로 문주란의 공항 시리즈는 잘 알려져 있다. 현재의 인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국제공항은 이용량이 엄청나고 흑자를 이루는 4대 공항이다. 특히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공항은 서울과 부산의 인구밀집 대도시와 최고 관광도시 제주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요청으로 건설돼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전국의 15개 공항 중 위의 4개 공항만이 흑자 공항이다. 도시 인구의 수요와 매우 밀접하다. 적자 공항을 계속 유지하기보다는 지역별 주요 거점공항을 지정하고 지역 내에서 육상 교통망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고려하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새로이 부산의 가덕도, 울릉도, 흑산도, 백령도 등에 공항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백령도 사곶해안 사빈은 6·25전쟁 때 유엔군 군용 활주로로 이용됐고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보존돼 있다. 울릉도와 흑산도는 좁은 면적으로 소형 비행기가 다닐 수 있도록 하면서 날씨 관계에 철저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초기의 민간공항은 서울 여의도공항과 부산 수영공항이 대표적이다. 당시 경기 고양 용강면의 여의도공항은 일제강점기인 1916년부터 군사공항으로 시작해 1958년 공항 기능을 상실한다. 1953년 국제공항으로 승격했지만 가장 큰 약점은 한강의 홍수가 심해지면 자주 범람해 공항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결국 1958년 서울에서 조금 멀어진 인접 김포로 공항이 이전한다. 활주로도 길어졌다. 여의도는 군사공항의 기능은 살아있었으나 이것도 1971년 성남 공군기지로 이동하면서 여의도공항은 완전히 사라지고 첨단의 대도시 권역이 되었다. 공항이 사라지면서 그 넓은 평지는 여의도광장으로 불리면서 국가적 행사도 자주 열렸다. 군용항공기 전시회도 열렸다. 현재는 국회단지, 금융지역, 아파트지역, 상가지역이 자리 잡고 있다. 영등포와 김포에 인접한 샛강지역은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성남공항의 현재 명칭은 서울공항으로 국가적, 외교적, 공공적 이용으로 요긴한 역할을 한다.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 주민들은 낮게 떠다니는 항공기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초기 부산의 공항은 수영공항이다. 1940년 동래 수영강 하류 강변이 군사공항으로 개발돼 1996년까지 사용됐다. 활주로 길이는 2012m로 내륙으로 약 500m의 활주 여유공간이 보이고, 남쪽 해안은 도로와 수영해수욕장이 있는데 만약 이쪽으로 더 연장한다면 약간의 해안 매립까지 포함해 500m를 더 연장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늘어나는 제2의 도시 부산권의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작은 공항이었다. 현재는 공항 지역이 센텀시티·마린시티 등 부산의 새로운 거주지역으로 변모하고, 행정구역은 해운대구로 수영강을 경계로 수영구와 접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제주국제공항과 대한항공이 개별적으로 이용하는 정석공항이 있다. 제주 동부에 제2 제주공항 건설에 대한 제안이 있다. 그리고 제주 서남부 송악산 인근 평탄지에는 일제강점기인 1933년 일본 군부가 만든 알뜨르비행장이 있다. 격납고 등 탐방할 수 있는 당시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되돌아보고 싶지 않지만 한국 항공사고 역사를 살펴보면 네 번의 대형 사고가 있었다. 1983년 대한항공 보잉747기가 러시아 캄차카반도에 인접해 비행할 무렵 소련 전투기에 피격돼 탑승자 269명이 사망했다. 1987년에는 북한 공작원 일당의 비밀작전으로 미얀마 안다만 해상에서 공중 폭파했고, 115명 전원이 사망했다. 1997년의 괌 사고는 악천후와 공항시설 낙후 등이 원인이 돼 214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이번 2024년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나 네 번의 대형 사고가 기록되고 있다. 두 차례는 자유권과 공산권의 지정학적 원인이었고, 나머지 두 차례는 공항 자체의 문제로 파악된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1-20 19:23:46【 울산=최수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조류 충돌과 짧은 활주로가 논란이 되자 울산공항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울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에서 가장 짧은 2000m에 불과하다. 겨울철에는 하루에도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공항 주변을 날아다닌다. 활주로 확장마저 불가능한 울산공항에서 비상시 동체착륙이 가능한지도 관심이 되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겨울 철새를 대표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지난 2003년부터 울산에 날아들고 있다. 그 수는 해마다 13~15만 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동틀 무렵 울산공항 주변 농경지와 인근 경주지역 들녘으로 날아가 먹이 활동을 한 뒤 울산철새공원인 삼호대숲으로 돌아온다.또 활주로 바로 옆 하천 둑에는 망원경까지 갖춘 탐조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담벼락과 40m 떨어진 하천에는 청둥오리 등 철새 수백 마리가 날아온다. 현재 울산지역은 떼까마귀를 비롯해 해마다 97종 14만 2165마리가 날아오는 철새의 천국이다. 조류 사파리까지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항 조류 충돌 발생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 13건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건, 2023년 1건인 울산공항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는 지난 2022년에는 2건, 2021년에는 5건, 2019년 4건 발생했다. 다행히 조류 충돌 관련해서 피해 사항은 없었다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설명이다. 울산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재활동 인력 4명을 투입하고 있다. 일직 1명, 교대 2~3명으로 운영 중이며 새를 쫓아내기 위해 폭음 경보기, 엽총, 전용 방재 차량 등을 활용하고 있다.2000m에 불과한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안전성과 아울러 국제선 취항의 걸림돌이 되어왔기 때문이다.울산시가 최대 500m의 공항 활주로 연장을 통해 중형 기종의 이착륙이 가능한 국제선 공항을 모색했지만 연구 용역 결과 최종적으로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활주로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두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데, 북쪽은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와 해발 444m의 동대산, 629m의 삼태봉에 가로막혀 있다. 남쪽으로도 이미 조성된 주택과 아파트, 물류 단지, 자동차 매매 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확장을 하려면 민간토지 수용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도심 소음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짧은 활주로는 이번 제주항공 사고를 통해 동체 착륙 가능한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울산공항을 취항하는 항공기는 이번 사고 비행기와 비슷한 180석 규모의 중소형 항공기들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활주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동체 착륙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 상황과 비행기의 종류, 사고 상태 등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ulsan@fnnews.com
2025-01-07 18:49:19"조류충돌로 항공기 앞에 달린 기상레이더와 조종사 창문이 다 파손돼 통합조종을 못하고, 계기판을 다 볼 수 없었던 적도 있다. 당시 안전하게 착륙을 해내긴 했지만 조류충돌은 항상 조심하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전직 기장 A씨) 부산 가덕도, 제주 제2공항 등 국내 신공항 예정지들이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철새도래지 인근에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원인 중 하나로 조류충돌이 거론되면서 철새도래지에 건설을 추진 중인 신공항의 안전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류와 충돌 위험에도 신공항 허가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신공항들은 사업 초기부터 조류충돌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조류충돌 사전검토 결과나 대안 등을 제시하면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공항 건설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부산 가덕도신공항은 당초 공항 배치를 두고 세가지 대안(완전 육상 배치, 완전 해상매립 배치, 육해상 배치)이 나왔다. 이 중 철새도래지를 통과하는, 영향이 가장 작을 것으로 보이는 육해상 배치(가덕도 중앙 동서방향 배치)가 채택됐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이 위치 역시 조류이동성 등 간접영향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제주 제2공항은 조류충돌 평가기준으로 20년이 지난 2003년 자료를 활용했지만 2023년 3월 조건부 협의로 평가를 통과하고 지난해 9월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논문을 쓸 때도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근 10년 이내 자료를 인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그 이전에 나온 자료를 활용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군산 새만금 신공항은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금강 하구 부근에 건설이 예정됐다. 새만금에서 다수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곳인 만큼 철새 기착지가 자연스레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서식지 충실도가 높은 개체가 있어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022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금란도 일대에서 번식하는 개체군은 서식지 충실도가 높은 개체군으로 판단돼 이들의 주요 이동경로는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주변을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검토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인력 부족…충돌 시 피해 우려조류충돌 사고 위험지역에 공항이 들어서고 있는 것에 비해 인력과 설비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전국 14개 지방공항의 조류퇴치 전담인력은 총 100명에 불과하다. 운항편수가 가장 많은 김포공항은 23명, 제주공항 20명, 김해공항 16명 순으로 배치됐다.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4명이 근무 중인데 사고 당일 조류퇴치를 담당했던 전담인력은 1명에 불과했다. 국내 공항 중 조류 탐지레이더가 설치된 공항은 단 한 곳도 없고 조류를 탐지할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김포·김해·제주공항 등 3개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사이 조류충돌 사고는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에서 기록된 조류충돌 사례는 2019년 91건에서 지난해 130건까지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58건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새의 이동경로와 비행기 경로를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만큼 조류 퇴치대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무안국제공항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제선 운항이 거의 없어 퇴치요원 활동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조류퇴치 활동을 더 자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쫓아내도 새들은 다시 몰려오기 때문에 여전히 장비나 시설, 인력들이 다 따라가지 못한다"면서도 "지역별로 활동하는 새들의 천적을 조사해 드론 형태를 만들고 비행기 이착륙이 많은 시간대에 정기적으로 운영해 주면 퇴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2025-01-02 18:10:42[파이낸셜뉴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초기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거론되면서 동물보호단체가 철새 등의 동물을 축출 대상으로 삼는 일각의 시선에 우려를 표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지난 12월 31일 성명에서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파손이 사고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면서 "우리는 철새와 같은 동물을 축출 대상으로 삼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에서 600여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고, 미국에서도 1만건 넘는 유사 사례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안공항을 비롯해 새만금 국제공항,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지에 대해서도 조류 충돌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며 "조류 충돌 예방 인력 보충 등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사의 모든 희생자들을 마음 깊이 애도한다"며 "동물과 인간 모두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터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항공청 보고서에 따르면 야생동물과 민간 항공기의 충돌 사례는 1990년 2088건에서 지난해 1만9367건까지 늘었다. 이중 조류와의 충돌은 1만8394건으로 전체의 95%에 달했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기 ‘블랙박스’로 불리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를 각각 수거해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항공기 사고 규명에 결정적인 블랙박스 해독에는 짧게는 일주일, 통상적으로는 약 한 달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사고기 기체 제작사인 보잉도 참여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1-01 08:41:22무학은 우리나라 대표 철새 도래지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의 안전한 월동을 돕기 위해 16년째 먹이 나눔 행사를 진행하며 환경보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학은 지난 22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 위치한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월동 중인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를 위한 먹이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주남저수지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재두리미 약 1300여 마리가 주남저수지를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최재호 무학 회장(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장)과 임직원, 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 무학 임직원 좋은데이 봉사단, 창원상공회의소 직원 등 총 30명이 참여했다. 무학은 매년 초 이 행사를 진행했으나 올겨울에는 쿤부리큰기러기,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 재두루미와 같이 먹이를 먹는 오리과의 겨울 철새들이 대거 몰려와 먹이 부족 문제가 심화하자 연말에 먹이 나눔 행사를 빠르게 진행하게 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봉사자들은 주남저수지 인근 백양 들판에 우리 지역에서 재배된 벼 1000㎏을 뿌려주며 혹한기 재두루미가 안정적인 월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무학과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2000㎏의 먹이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권병석 기자
2024-12-23 19: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