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주한규 원장은 2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교과서에 탈핵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와 학생들에게 부정 인식을 주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위해 우선 교과서에 나와 있는 잘못된 내용이 무엇인지 분석 한 뒤 차후 교육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한규 원장은 이에 앞서 "원자력연구원 원장 임기인 3년 동안 원자력연구원을 맡으면서 연구원의 사명과 시대적 소명에 맞는 방향으로 변모 시키겠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지난 5년간 사회 인식과 정부 기조가 탈원전에 있다보니 원자력연구원의 연구자들 사기가 많이 죽어있었다"며 연구원의 부활을 위해 3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주한규 원장은 "원자력으로 탄소중립 미래를 선도하는 세계적 연구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을 실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힘들고, 원자력이 들어가야한다는 것이 주 원장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까지 가능한 원자로 등 원자력 활용을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원자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음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핵심기관으로 탈바꿈이다. 원자력연구원 정관에 설립 목적에는 에너지 확보라는 말이 있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데 원자력이 기여해야한다는 것이 주한규 원장의 의지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2~93%다.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고 우라늄도 수입하고 있다. 원전에서 연료비 비중이 5%가 채 되지 않는다. 주 원장은 "원자력은 준 국산에너지"라며, "원전을 준 국산으로 보면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져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전을 늘려야하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지지와 이해가 필수다. 주 원장은 "이를 위해 원전 현안이 나오면 연구원이 적극 대응해 올바른 사실을 전파하고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으면서 국민인식을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언급한 교과서의 부정적 원전 내용 개선에도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주 원장은 "원자력 안전성 증진에 관련해 원전은 오랜 가동이력으로 생명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EU 택소노미에서 1조키로와트시 당 0.5명의 치명률 나왔다"고 말했다. 1조키로와트는 우리나라가 40년간 원전 발전한게 4조키로와트다. 그러면서 "국내에는 한명도 없었으니 그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원전의 안전을 지속하기 위해 "원전의 내재적·외부적 안전장치를 강화해 안전성 높이는데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연구원을 원자력과 양자 활용 기술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에너지 공급에 관련된 연구만하는게 아니라 방사선 입자 빔과 양성자, 중성자 빔 등 이런걸 통해서 국민 건강과 의료 진단, 치료에 사용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주한규 원장은 "특히 정읍에 첨담 방사선 연구소가 있는데 우수한 기술개발 성과를 많이 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핵융합과 관련해 플라즈마 발생 지속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관이지만, 고에너지의 중성자를 열과 전기로 바꾸는 전환 시스템은 원자력연구원의 주특기로 이 부분도 집중 연구할 계획으로 잡아놨다. 주한규 원장은 또 "연구원의 성과를 현실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구를 계획하고 진행할때 사회나 국가가 필요한 것보다 연구원들이나 그룹이 잘할 수 있는 것을 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끝까지 가지않고 보고서나 논문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주 원장은 이에 대해 "종이 원자로는 많은데 실제 원자로는 많지 않아, 탑다운으로 실제 필요 과제를 분석해서 집중 투자해 실물화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현재 건설중인 문무대왕연구소를 원자력연구원이 제2 도약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여기에 대전 본원에서 확장할 수 없는 SMR 등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2-21 15:29:50[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담방사선연구소에서 나노물질의 표면 성질을 바꿔 종양까지 약물을 실어나르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전까지는 나노물질이 간에 쌓이기만 할뿐 종양까지 온전히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물질은 나노입자에 결합시키는 동위원소에 따라, 진단용 뿐만아니라 치료용 나노의약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100~200 nm(나노미터) 크기로 조절한 철 나노입자 내부에 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를 안정하게 결합하고, 고분자로 코팅해 표면 전하를 중성으로 만들었다. 이 나노물질을 실험쥐를 통한 실험 결과, 간에 오래 머물지 않고 통과해 종양에 도달했다. 서울대 방사선의학연구소 강건욱 소장은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 나노물질은 간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돼 의료용 소재로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음전하 혹은 양전하를 띠는 기존의 지르코늄-89 표지 나노입자는 혈청 단백질과 엉겨 뭉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뭉쳐 커진 입자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에 잡혀 간에 쌓인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나노입자는 고분자를 코팅해 표면 성질을 바꾸는 과정을 거쳐 중성에 가깝게 바꿨다. 이렇게 만든 나노입자는 혈청 단백질과의 결합이 줄고, 입자끼리 뭉치지 않게 돼 무사히 종양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철과 천연물인 글루탐산을 조합해 럭비공과 같은 타원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종양에 잘 안착하지 못하는 기존의 원형 입자와, 이동성이 떨어지는 막대형 입자의 단점을 극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지 영국왕립화학지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B(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B)'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이달 초 온라인으로 우선 게재됐다. 한편, 지르코늄-89는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동위원소로, 반감기가 3.3일로 몇 시간에 불과한 기존 동위원소들보다 반감기가 길다. 이 때문에 지르코늄-89와 결합한 물질의 체내 움직임을 장시간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수입에 의존했던 Zr-89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생산하기 시작해 정기적으로 국내 연구기관 및 대학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0-13 13: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