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청년 고독사 현장에는요, 지갑에 돈 천원 하나 없습니다. 주머니에 5만원 또는 다음 달 방값이라도 낼 돈이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았을 겁니다." 청년들이 시들어가고 있다. 채 피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있다. 주거 형태나 경제적 지위가 불안정하고 소득이 적을수록 고독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 뒤에는 빈곤과 단절이라는 그늘이 무섭게 깔려있었다. 29살 청년이 떠난 옥탑방엔.. 텅빈 냉장고와 깨끗한 양복 한벌 부산 영도구 한 옥탑방에 살던 청년 A씨, 그는 29살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지난해 4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사건을 맡은 부산 영도경찰서 권종호 경위는 "집주인이 (신고)했다. 월세가 안 나와서 가봤는데 냄새가 나고 이상한 거다"라며 "저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사망한 상태였다. 최소 두세 달 정도는 넘어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청년의 옥탑방에는 쓰다만 이력서가 놓여있었다. 권 경위는 "보통 아르바이트 정도로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열심히 살았지만 그 벽을 느낀 것 같다"고 짐작했다. 냉장고는 비어있고, 밥을 먹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한쪽 벽에는 깨끗한 양복 한 벌이 걸려있었다. 권 경위는 "양복을 (A씨) 부모님께 드렸는데 그 흐느낌이 비수 같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 생활 30년인 그는 이렇게 겪은 고독사 현장만 100건이 넘는다. 고독사 가장 많은 나이 30대.. 취업 못한 청년들의 고립 전문가들이 꼽은 청년 고독사의 공통점은 ▲취업난 ▲경제적 빈곤 ▲관계 단절이다. 결국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고독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고독사 발생 건수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최초의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3378명으로, 2017년 2412명, 2018년 3048명, 2020년 3279명 등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 사망자 수에서 매년 고독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추정된다. 고독사에 대한 우려는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고독사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30대는 본인의 고독사 가능성을 39.53%로 가장 높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0~100% 사이 고독사 가능성을 스스로 예상한 수치다. 30대 다음으로는 40대 33.16%, 50대 32.01%, 60대 이상 29.84%, 20대 29.58% 순이었다. 전체 평균은 32.3%로 집계됐다.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지난 2020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법률'이 제정되어 2021년 4월부터 시행되고는 있으나 정책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냥 쉼' 구직단념 청년 느는데.. 더디기만한 정부 정책 장기적인 청년 정책도 찾아보기 어렵다. 저성장시대 일자리는 줄고 있으며,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은 역대 최대를 찍고 있다. 지난달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은 1년 전보다 1만3000명 늘어난 3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의 '쉬는 청년' 복귀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0만명 안팎의 청년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양질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어 '구직 단념' 청년의 비율도 올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청년들이 장기 실업, 사회적 고립이 지속됐을 때 10, 20여 년 후에는 자기 전반의 삶에서 큰 상처, 흉터가 된다고 해서 '흉터효과', '상처효과'라는 표현을 쓴다"며 "그래서 국가는 조기 개입을 해야 한다. 관심을 갖고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정부의 정책 역할인데 인턴, 취업사관학교 이런 방식으로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청년들도 복지 대상으로 삼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고립청년, 은둔청년, 자립준비청년 이렇게 이름 짓기 해서 그들을 지원하는 건 또 다른 낙인감 혹 또 다른 관계의 단절을 만들어내는 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냥 청년이라면 편하게 가서 어울리다가 '내가 이런 어려움이 있구나. 그러면 도움을 좀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만한 그런 곳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전했다. 2022년 12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미래 세대가 우리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린다면 그거는 국가가 바로 망한 거나 다름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이 말의 의미를 되새겨 정부가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을 내놓을 차례다. 더 늦기 전에.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1 10:03:53[파이낸셜뉴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6일 '청년 고독사'를 비롯한 청년문제 해결책에 대해 "우선 일자리와 주거 해결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수단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주거 국가책임제’를 제안한 바 있다. 또 '광주구상'을 통해 헌법에 국민 주거권을 명시하는 개헌을 제시했거 청년 주거급여 확대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서울 청계천로 내일캠퍼스 종로점에서 열린 '청년 고독사 간담회'에서 "불과 몇 년 사이 청년 고독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인 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면서 청년들의 좌절과 우울증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고독사한 청년의 유품에서 산더미 같은 취업 준비 자료나 ‘고지서 독촉장’ 등이 많이 발견된다고 들었다. 생활고와 취업난, 사회적 고립 속에 외로움과 고통을 겪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실제 최혜영 민주당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10~30대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7년 63건 △2018년 76건 △2019년 81건 △2020년 100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청년들의 심리적·물질적 고립이라는 이중고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들은 그동안 일할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사회보장 혜택에서 소외돼왔다. 이제는 청년들의 삶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돌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일자리와 주거 해결방안이 시급하다. 저는 ‘청년 주거 국가책임제’를 제안 드린 바 있다"며 "좁고 습하고 햇빛도 들지 않는 ‘지옥고’(지하실,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하는 청년을 위한 주거 상향 지원사업 진행하겠다. 헌법에 주거권을 명시하고 청년 주거급여 대상과 금액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일자리 문제는 최근 대·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청년 고용을 통 크게 늘려달라 부탁했고 긍정적 대답 얻었다"며 "플랫폼 경제로 다양해지는 노동 형태에 대해 고용 복지를 확충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청년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도 촉구했다. 그는 "현대사회의 치명적 질병은 ‘외로움’이라는 얘기도 있다. 저는 전남도지사 시절 전국 최초로 ‘고독사 지킴이단’을 만들었다"며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1대 1로 결연하고, 전화나 방문을 통해 안부를 살피고 말벗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도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어떻게 잘 보듬어야 할지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결과 20대와 30대의 ‘우울 위험군’이 각각 30%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난 만큼, 관련 대책의 조속한 수립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이자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집필한 김완 작가,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의 김민석 팀장,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박사 등이 참여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5-26 14:45:34# 2015년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원룸에서 A(29)씨는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A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으며, ‘외롭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A씨의 시신은 월세를 받기 위해 찾아간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 올해 8월 부산 연제구 원룸에서 B(29)씨가 방 안에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가 발견했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으며, 3년 전부터 부모님께 생활비·용돈 등을 지원받고 있었으나 두 달 전 지원이 끊긴 후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던 고독사가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점점 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청년들은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세상과 작별하고 있다. ■ 고독사 늘고 있지만 정의도 통계도 없어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쓸쓸하게 맞이하는 죽음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정의가 아닌 사회 통념상 부르는 용어다. 고독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니 관련된 공식 통계자료도 없다. 고독사와 유사한 개념인 ‘무연고자 사망’ 현황으로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의 2011~2015년 자료에 따르면 무연고자 사망자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으로 해마다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서울시 복지 재단의 자료를 살펴보면 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확실 사례는 162건이었고, 이 중 남성이 84.57%, 여성이 12.96%, 신원미상이 2.47%로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고독사 의심사례도 2,181건으로 나타나 확실 사례와 합치면 총 2,343건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확실과 의심사례를 합산하여 자치구별로 20~30대 젊은 층의 고독사 사례를 보면 강남구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악구 29명, 은평구 22명, 송파구 18명, 마포구 15명, 구로구 12명, 금천구 11명 순이었다. ■ 심각해지는 청년 고독사, 증가하는 이유는?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률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청년실업률은 9.4%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체감 실업률 또한 22.5%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결혼과 출산은 물론 최소한의 인간관계조차 포기하게 되면서 고독사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사회적 시선과 각박한 현실에서 청년들의 홀로 버티기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부재도 청년 고독사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청년층 1인 가구의 주거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1699.2만 가구 중 539.8만 가구(27.2%)로 집계됐다. 20~39세 이하 청년층 1인 가구는 187만 8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1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1인 가구는 40㎡(12평) 이하의 단독·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에서는 청년층 1인 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 62.9%, 전세 21.0%로 임차 가구 비중이 84%에 달했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 중 20~29세 청년의 65% 이상이 월세에 거주하며 매달 20만~40만 원의 임차료를 지불했다. 높은 주거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청년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끝없는 경쟁 사회 속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은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가는 것이다. ■ 인간관계 회복·경제적 고립 벗어나기 위한 사회 시스템 구축해야 고독사는 연령과 상관없이 발생하며 사회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고독사 관련 데이터도 없고 사회적인 시스템도 미흡하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절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 날 수 있게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일본은 노인들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2002년 친족, 이웃, 담당 의사 연락 등이 기입된 안심 등록카드를 정비하고 단지 내 빈 점포를 활용한 고령자 교류의 장을 개설했다. 경찰과의 협력관계 강화, 신문 보급소 및 열쇠 전문점과의 협력체계 마련 등 지역 내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2004년에는 고독사 예방센터를 개설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조기 발견, 대응을 도모하기 위해 체제를 정비한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5년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15.2%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층 1인 가구가 다른 세대에 비해 많았는데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에서 활동 단체를 조직했다. 노인들의 사회통합을 위해 자원봉사활동 활성화, 지원 활동 강화를 위한 전국 규모의 지역 사회망 구축, 활동 효율성을 위한 정부 관련 부처와의 협력체계 구축에 힘썼다. 그 결과 2014년 40개였던 참가기관은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255개 증가하고, 활동에 참가하는 지방정부가 33개, 직접 활동에 참가하는 시민활동이 178개나 진행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하고, 예산 규모에 따라 지역적인 편차도 크다. 이제는 더 이상 방관만 하지 말고 청년들이 먹고 살 수 있게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도 갖춰야 한다. 고독사는 가족, 이웃과 왕래가 없고 친교 활동도 하지 않아 점점 고립되며 증가한다. 청년들에게 희생과 노력만 강조하지 말고 사회가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고독사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등한시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청년들이 고민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손을 내밀고, 사회는 내미는 그 손을 기꺼이 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 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2017-10-12 13:45:09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하루에 20시간씩 잔 적도 있고... 뭐, 눈 떠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니까.”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2021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났다. 특히 2030세대의 ‘쉬었음’ 인구는 70만명을 넘어서며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절망감에 빠진 청년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쉬었음’ 인구는 25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0.6%, 24만5000명 급증했다. 이중 청년층인 20~39세 ‘쉬었음’ 인구는 모두 74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5% 증가했다. 정부는 청년 취업자 감소 원인으로 인구감소, 산업구조 변화, 정년 연장에 따른 퇴직 감소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입장은 다르다. 취업을 위한 고용의 질이 낮고,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으로 대표되는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으로 대표되는 2차 노동시장으로 일자리가 양분된다. 80년대만 해도 두 집단의 임금 수준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근래 들어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 대비 66%로 격차가 벌어졌다. 노동시장의 비중이 대기업 정규직(10.8%) 보다 대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89.2%)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 양질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쉬거나, 고립되거나, 은둔하거나 한때 게임개발에 관심이 있었던 문희민씨(가명·34). 하지만 마트에서 5개월간 일한 것 이외 제대로 된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다. 10년째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 그의 사연은 지난 6월 7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을 통해 공개됐다. 문씨는 “자기소개서 쓰는데 경험한 게 없어서 도저히 글이 안 나오더라. 문제가 생겼는데 그걸 잘 해결한 사례를 쓰라고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라며 움츠러든 이유를 털어놨다. ‘쉬었음’이 장기화 되면서 사회적 관계도 단절되기 시작했다. 문씨처럼 제한된 장소에 머무르며 타인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회적 교류가 없는 상태를 ‘고립’, ‘은둔’이라고 한다. 청년들이 고립, 은둔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 실패(24.1%), ▲대인관계(23.5%) ▲기타(27.6%) ▲건강(12.4%) ▲가족관계(12.4%)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고립, 은둔 청년 10명 중 6명은 1년 이상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째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건 박영민씨(가명·38)도 마찬가지. 여러 차례 취업 실패를 겪은 그는 생계급여로 생활하고 있었다. 박씨는 “하루에 20시간씩 잔 적도 있다. 뭐 눈 떠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니까. 이력서를 내는데 계속 떨어지고, 시험도 떨어지고 되는 게 없다고 느껴지니까 그냥 혼자 있고 싶었던 것 같다”며 “실패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난 뭘 해도 안돼’라는 절망감이 있으니까 타임머신만 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청년 1인 가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6월 ‘2023년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인 가구 738만8000가구 중 취업 가구는 465만5000가구로 전년보다 0.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다. 문제는 청년 1인 가구(15세~29세) 취업자만 유일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청년 인구가 줄어듦과 동시에 고물가, 고금리, 취업난 등이 겹치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을 선택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탕핑족’(열심히 살아도 대가가 없기 때문에 그냥 쉬는게 낫다는 세대), 유럽의 ‘니트족’(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세대), 일본에서는 ‘사토리세대’(소극적이며 불필요하다 생각하면 관심도 보이지 않는 세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쉬었음' 사유 다 달라.. 맞춤형 고용서비스 부족 최근 정부는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해 올해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의 질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 활동 유형 중 하나로, 특별한 근로 의욕이 없다는 거다.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쉰 상태라고 하면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로 구직을 단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마다 ‘쉬었음’ 사유가 따로 있다. 왜 쉬었는지 이유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구직 의욕을 북돋아줄 정책이 필요하다. 고용서비스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홍보도 하고 직접 찾아가야 되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19 13:44:40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김모(37)씨는 이번 추석에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서 혼자 보내기로 했다. 그는 “지난주에 미리 고향에 다녀왔다"며 "꽉 막힌 도로에서 몇 시간을 답답하게 보내기보다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연휴 때는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 같은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 올해도 등장했다. 이에 홀로 명절을 보내는 1인 가구를 위한 유용한 정보 3가지를 모아봤다. 혼자서도 잘 먹어요 명절 음식이 그립다면, 편의점으로 가보자. 올해도 편의점 업계는 혼추족들을 위한 명절 도시락을 잇따라 내놓았다. 먼저 GS25는 명절 간편 도시락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을 출시했다. 소고기와 팽이, 느타리, 백목이 등 3가지 종류의 버섯, 당면을 작은 뚝배기 모양의 용기에 담았다. 동봉된 소스를 넣어 자작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다. 도시락에는 흑미밥과 오미산적, 동그랑땡, 해물 부추전, 생취나물, 무나물, 명태회무침, 볶음김치 등 각종 명절 대표 음식도 담겨있다.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1인 가구를 주요 고객으로 삼은 만큼 GS25에서 판매하는 일반 도시락 상품 대비 내용물을 약 16% 늘렸다. 오는 16일까지 앱 우리동네GS에서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을 예약 구매하면 하루 2000개에 대해 선착순으로 3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또 CU는 떡갈비를 중심으로 다양한 명절 음식들을 담은 '명절 한가위 도시락'을 출시했다. 밥 위에 올라간 떡갈비와 잡채, 전 5종,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도라지무침 등이 담겼다. 추석 연휴인 오는 16∼19일에는 명절 한가위 도시락을 비롯해 40여종의 도시락 반값 행사를 펼친다. 행사 QR코드 제시 후 하나카드 혹은 우리카드로 결제하면 할인받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고기, 전, 나물을 균형 있게 담은 '맛장우도시락 명절 하이라이트'를 선보였다.소불고기와 알떡스테이크에 계란동그랑땡과 해물완자, 오미산적 등 모둠전 4가지에 양념깻잎, 유채나물 등 나물을 추가 반찬으로 곁들였다. 이달 말까지 명절하이라이트를 구매하면 에비앙 생수 또는 펩시콜라를 증정한다. 혼자서도 잘 놀아요 극장가도 추석 대목을 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메가박스는 오는 24일까지 '추석 특선! 우리가 사랑한 애니메이션 기획전'을 개최한다. 특히 개봉 30주년을 맞이한 '라이온킹'의 국내 단독재개봉(12~18일)을 비롯해 '인사이드 아웃', '모아나', '주토피아', '코코', '엘리멘탈' 등 디즈니 명작들이 새롭게 극장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고돼 관심을 끌었다. 롯데시네마는 관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할 '2024 추석! 달, 님에게 빌어봐'를 진행한다. 오는 13~18일 특별페이지를 통해 진행될 이번 이벤트는 L.POINT 사용 고객과 영화관람 회원을 대상으로 한 경품추첨 행사로 전개된다. 우선 이벤트 페이지에 댓글로 소원을 빌고 L.POINT를 사용해 영화 관람 또는 스위트샵(매점)에서 구매한 회원을 대상으로는 L.POINT 최대 100만점(1명)이 추첨증정(50만점 1명, 5만점 30명)된다. 또 기간 내 소원을 빈 영화 관람 회원에게는 SONY ZV-1M2 올인원 브이로그 카메라(10명)가 추첨제공될 예정이다. 혼자서도 잘 다녀요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문도 활짝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추석 연휴인 14∼18일 닷새간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모두 개방한다고 밝혔다.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단,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로 진행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하는 종묘는 연휴 기간에 자유롭게 둘러보면 된다. 궁과 왕릉은 매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휴관하지만, 이번 연휴에는 닷새간 모두 문을 연 뒤 19일에 휴관할 예정이다. 주요 궁궐에서는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조선시대 왕실 호위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 의식은 연휴 기간에도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진다.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순라군의 순찰을 재현한 '수문장 순라 의식'도 오후 3시에 선보인다. 수문장 교대 의식과 수문장 순라 의식은 사전 예약 없이 자유롭게 보면 된다. 고궁을 활용한 유료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고즈넉한 밤에 창덕궁 경내를 돌아볼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를 비롯해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 등은 사전 예약을 거쳐 연휴에도 경험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13일부터 10월 27일까지 조선시대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보는 '모두의 풍속도 2024'가 열린다. 올해는 경복궁과 한복을 주제로 새로 단장한 내용을 선보인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11 10:23:20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1.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신선준 상사, 그가 두 살 때 집을 나간 친모는 27년 만에 나타나 국가보훈처로부터 군인사망보상금 1억원, 군인보험금 5000만원을 수령했다. #2. 2020년 전북에서는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연락이 끊겼던 친모가 32년 만에 찾아와 유족 급여를 받아갔다. 친모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91만원의 연금을 받게 됐고, 퇴직금 8000만원도 수령했다. #3. 2021년 경남 거제도 대양호 사고로 김종안 선원이 실종, 54년 만에 나타난 80대 친모는 사망금과 보험금 3억원 가량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주장, 소송까지 불사해 도마 위에 올랐다. 1인 가구의 사후 재산을 두고 양육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던 부모들이 나타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례가 계속되자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는 상속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지난 8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바로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피상속인에게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같이 상속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법정 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2019년 사망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오빠 호인 씨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입법을 청원, ‘구하라법’으로 불리게 됐다. 구하라법은 20,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정쟁에 밀려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개정안은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 행위, 또는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를 '상속권 상실'이 가능한 조건으로 적시했다. 실제 상속권 상실을 위해서는 피상속인의 유언 또는 공동상속인 등이 청구하고 가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개정안은 오는 2026년 1월부터 시행된다. 헌법재판소가 직계 존·비속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난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소급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인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 행위를 했거나 ▲그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권이 상실된다. 피상속인의 유언이 있거나 공동상속인이 청구할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상속권 사실을 선고할 수 있다. 1인 가구 사망 후 재산 상속은 어떻게 진행될까. 법무법인 세종 최철민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구했다. Q. 1인 가구가 사망한 이후 재산은 어떻게 되나.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이 없으므로, 1) 직계존속(부모), 2) 형제자매, 3) 4촌 이내 방계혈족(3촌, 4촌) 순으로 상속인이 됩니다(민법 1000조).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연고자(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사람, 피상속인을 요양간호한 사람 등)가 상속재산을 분여받을 수 있고(민법 제1057조의2), 분여되지 아니한 상속재산은 국가에 귀속됩니다(민법 1058조). Q. 살아있을 때 기부를 하고 싶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나. -특정 개인 또는 단체에 재산을 증여할 수 있고(민법 제554조), 재산을 출연하여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43, 47조). 증여를 함에 있어 특별한 형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수증자(증여를 받는 사람)가 승낙하기만 하면 되지만, 부동산의 경우에는 등기를 하여야 하므로 증여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유언장은 어떤 방식으로 작성해야 하나. -우리나라 민법은 유언의 방식을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로 한정하고 있고(민법 제1065조), 자필증서 또는 공정증서에 의하여 유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민법에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않은 유언은 무효입니다(민법 제1060조). Q. 재산 상속과 관련해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의사항은?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적극재산 및 소극재산(채무)을 모두 상속받게 되므로,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지는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피상속인의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법원에 신고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19, 1030, 1041조).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고, 이 경우 제한 없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게 되므로(민법 제1025, 1026조),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03 10:37:26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최근 30대 초중반 청년층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모에 의존하는 이들을 말한다. 최근 그 비율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남녀간 비중의 크기는 남성(68~73%)이 여성(56~6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령대별로는 20대 중후반 보다 30대 초중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취업난] "엄마, 나 취업할 때까지 여기 살게" #1. 30대 박지영(가명)씨는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다. 그는 "초반 계획했던 것과 달리 시험에 매번 낙방하면서 학원비, 생활비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르바이트는 짬이 날 때마다 하고 있다"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는 부모님 밑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가 되면 대부분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성인 자녀의 독립을 당연 시 여기며 학비나 생활비는 스스로 충당하게 한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2000년대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학비, 생활비를 부모가 부담하는 것이 보편적 문화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들에게 취업의 기회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아 부모 의존이 장기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신입직원 채용에서 대졸자를 우대하고 연령을 30세 초반까지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캥거루족 생활이 길어지면 비정규직 등 일자리를 전전하고 정상적으로 사회에 편입되기 힘든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른 청년층의 취업난은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고, 부모세대의 노후 대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거비, 생활비 부담] "집밖은 비싸도 너무 비싸" #2. 30대 김한별(가명)씨는 홀로 살기에 나섰다가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취업 후 2년 동안 자취를 했는데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로 월세는 물론 생활비도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부모님에게는 죄송하지만 돈을 더 모으고 독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한 청년층이라 하더라도 비싼 주거비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물가상승은 물론 주택가격의 급등, 과도한 임대료 등으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임금을 주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난, 전세난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한국처럼 가족주의 정서가 강한 환경에서는 부모와 동거하며 외부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자녀의 자산형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도 있다. [비혼주의] "결혼은 사치...평생 엄빠랑 살지뭐" #3. 30대 성진우(가명)씨는 최근 2년 다닌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주변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청년들이 당장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고용불안·주거 문제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비혼을 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을 하지 않는 생애미혼율은 14%에 달했다. 2013년 약 5%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년간 무려 3배나 늘어난 것이다. 비혼주의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달라져 이러한 성향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미혼남녀의 인식을 보면 결혼을 사치라고 느끼거나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혼인을 하더라도 그 시기가 늦어졌고, 아예 비혼으로 마음을 돌리는 경우도 증가했다. 앞서 설명한 취업난, 주거비·생활비 부족, 비혼주의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독립심 부족, 부모세대의 과잉 자녀보호 심리, 높은 대학진학률·고학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캥거루족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독립 못하는 자식, '은퇴 준비' 못하는 부모 캥거루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데는 청년의 독립시기가 지연될수록 부모 의존 성향이 심화되어 사회진출이 곤란해질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28일 본지에 “캥거루족의 증가 현상은 사회구성원 개인을 중심으로 보면 정신 및 신체적 건강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 캥거루족 청년층의 증가 현상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되어 빈곤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니트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부모 세대에게는 노후보장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부모 세대의 경우 노동시장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중요한 시점에서 자신들의 노후설계와 준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자식의 경제적 기반을 위해 시간적 비용적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에 불안과 불만족을 발생시키는 등 중대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결국 일자리 문제를 떼놓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7 09:44:55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20대들의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회생은 소득으로 빚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채무는 면제해주는 제도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20대 1인 가구 청년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적 기반 취약한 20대 1인 가구 직격탄 지난해 29세 이하 청년이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건수는 3278건으로 전년 2255건보다 45.3%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년 새 83.4% 는 것이다. 특히 전체 회생 신청 인원 가운데 20대의 비율은 2021년 상반기 10.3%에서 하반기에는 17.0%까지 높아졌다. 사회초년생인 이들이 과도한 빚을 지게 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 대학 만능주의로 인한 ①학자금 대출, 경기침체 장기화로 오는 ②고용악화, 주식·가상자산에 따른 ③ 빚투(빚내서 투자), ④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까지. 상당수 청년은 학자금 대출을 시작으로 빚의 굴레에 빠지기 시작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학생 수는 전년보다 1676명 늘어난 41만1093명으로 조사됐다. 학자금 대출의 경우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과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로 나뉘는데 지난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은 24만950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소득을 담보로 빚을 지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다. 일자리도 부족하다. 지난 1분기 20대 이하 청년층의 임금 근로 일자리는 308만6000개로 1년 전보다 10만2000개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는 357만9000개로 26만3000개 늘어났다. 20대 인구는 점점 줄고, 60대 이상은 늘어나 노동시장의 양극화도 심각해졌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노동시장에서 만드는 20대 일자리는 줄어들고, 대신 고령층이 주로 가는 정부 주도 공공 일자리만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저출생 고령화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일자리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유행이었던 빚투와 영끌도 청년층 개인회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상화폐와 부동산으로 벼락부자를 꿈꾸던 이들이 빠르게 오르는 금리와 급격하게 떨어지는 자산가치로 빚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돈벌이로는 집은 물론 저축도 못 해요." 물류회사에 다니며 월 200만원을 받는 윤민석(가명·26)씨는 한 달에 월세, 공과금, 식비 포함 100만원 가량의 생활비만 지출한다. 나머지는 대출 이자를 갚는다. 문제의 발단은, 2년 전 코인회사에 다니며 직접 보고 듣던 이야기였다. 단번에 수천, 수억원을 벌었다는 투자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혹한 것이다. 이에 연 17~19%대 고금리 리볼빙과 카드론 2700만원을 받았지만, 이 돈이 사라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들의 평균 채무액은 7159만원이었고, 채무액을 구간별로 보면 3천만∼6천만원 미만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6천만∼1억원 미만(35%), 1억∼1억5천만원 미만(11%), 1억5천만원 이상(6%) 순이었다. 대책 필요하지만, "코인 투자실패 구제해주나" 지적도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들이 빚더미를 떠안는 건 불행한 일이다. 빚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늘어날수록 경제성장의 동력이 약화되고 저출산 문제도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원의 개인회생·파산,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 등 다양한 채무조정 제도를 확대해 청년들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일을 해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근본적인 해법도 중요하다. 다만, 알아서 빚을 탕감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부추기는 건 조심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개인회생이 늘어난 데는 서울회생법원이 2022년 하반기부터 채무자가 갚을 돈을 산정할 때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생긴 손실금을 제외해 준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일확천금을 노린 투자의 실패까지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는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1 13:39:40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 “2030년이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인구절벽’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인구학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인구 미래 공존’ 저서에 한 말이다. ‘인구절벽’이란 일하고, 소비하고, 투자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3040세대의 혼인율 저하, 저출산의 영향으로 20년 뒤 생산가능인구가 10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전망이 현실화되면 고령인구 사회가 불가피하다.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것에 비해 의학 기술 발달로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있으니, 고령인구 사회는 한국이 맞이해야 할 당연한 미래일지도 모른다.결혼해서 애 낳고 힘드게 사느니, 나홀로 편하게 살고 싶다는 '3040 비혼세대(1인가구)', 이들이 20년 뒤 겪을 세 가지 사회문제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1. 빈곤 (하류노인) 3040 시절이 영원하다면 비혼도 상관없다. 간과하고 있는 건, 청년 1인 가구와 노인 1인 가구가 생활 만족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경제적 활동이 자유로운 청년 1인 가구에 비해 노인 1인 가구는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빈곤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의 빈곤율은 72.1%였다. 독거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이 빈곤 상태다. 은퇴시기가 빨라지고, 소득이 줄어들며 노후 준비가 넉넉지 못한 것이다. 실질적 1인당 노동 소득이 ‘43세’에 정점에 이르고, 60세 전후로 ‘적자’라는 ‘국민이전계정’ 조사 결과만 봐도 노인 빈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2016년 발간된 ‘2020 하류노인이 온다(후지타 다카노리 지음)’에는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다 어느 순간 하류로 전락한 고령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실제 사회복지 전문가로 노인 복지 현장에서 일한 저자가 '하류노인'들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직장인이며 개중에는 임원과 공무원도 있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이들도 질병이나 사고, 자녀 문제, 황혼 이혼 등의 함정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바닥 인생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저자는 하류노인의 확산을 막으려면 제도 홍보와 생활보호제도의 일부 보험화,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 노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2. 임대주택 난민화 "비혼, 마음먹으면 무주택자여도 근심 걱정 없죠.“ 몇 년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A씨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비혼 무주택자는 천국"이라며 "혼자 월세 50 오피스텔 살아도 엄청 넓고, 좀 낡았다 싶으면 새 오피스텔 역 5분 거리 이사 다니니까 황제처럼 사는데 부족한 게 하나 없다. 근심 걱정 없이 산다"고 비혼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기서 질문! “평생 젊게 살 것 같나요?” 이미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29.1%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에선 독거 노인들이 집을 구하는 것조차 어렵다. 65세 이상 회원의 방 찾기를 전문으로 지원하는 ‘R65부동산’에 따르면 부동산의 25.7%가 ‘고령자가 입주 가능한 임대 주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28.3%는 ‘최근 1년간 나이를 이유로 고령자 입주를 거절한 적 있다’고 답했다. 36%는 ‘거절한 적은 없지만, 불안하다’고 했다. 고령자가 입주한 뒤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한 부동산은 57.3%였다. 그 이유는 1위가 ‘고독사에 의한 사고물건화’(56.25%), 2위가 ‘집세 체납’(42.6%), 3위가 ‘사후처리’(37.5%) 순이었다. R65부동산은 고령자 입주를 기피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사고물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고물건’은 극단적 선택이나 살인 등이 일어나 심리적 하자가 있는 주택을 말한다. 사망 이유가 ‘자연사’라면 심리적 하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사고물건이라 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노인의 고독사=사고물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R65부동산은 “고독사로 방치되지 않도록 ‘지켜보기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사후 처리의 경우 사무위임 계약 약정을 하면 된다”며 “집세 체납의 경우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인 경우가 있으므로 치매라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 고독사 2040년이 되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가 1029만가구를 기록,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인 가구 천만 시대’가 열리게 된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이들도 있지만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별해서 혼자 사는 경우도 많다. 이에 이때는 ‘나는 솔로’, ‘나 혼자 산다’ 같은 인기 프로그램에 노인들이 출연할지도 모른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고독사 예방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독사는 연평균 8.8% 증가했다. 고독사 증가세는 '80세 이상 남성'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여성은 60~69세(11.4%)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고독사의 원인은 △1인 가구 증가 △가족 및 지인과의 소통 부족에서 오는 사회적 관계 축소 △사회 안전망 부족 △지역 사회 연대감 약화 △경제적 어려움 △정신적 문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허준수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외국 같은 경우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망이 잘 구축돼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세대간의 벽이 굉장히 높다. 독거 노인도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결혼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은 많은 반면 1인 가구, 독거 노인을 위한 장치는 부족하다"며 "정부에서 노인 개인별 상황에 맞는 제도를 고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노인 안에서도 다양한 특성의 사람들이 있지 않나.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제적,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13 13:51:10[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일각에서 티메프 사태와 일본도 사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현안 팔로잉으로 연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대표가 현안 팔로잉으로 국민적 관심을 일으키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당 대표로서 팔로잉에 치우져 있는 바람에 정책이슈나 현안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당 내부에선 "(한 대표에게)시간을 줘야 한다"면서도 내심 당초 원외 대표로서의 정치적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연일 현안을 팔로잉하고 메시지를 내며 신임 여당 대표로서의 존재감 부각과 함께 집권 여당 수장으로서 다양한 정책 드라이브 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티몬사태 등 각종 현안 적극 드라이브 시동 '긍정평가' 우선 한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를 제안하고 당정 협의회를 통해 재발방지 및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이외에도 한 대표는 취약계층 전기료 지원과 반도체 특별법 당론 추진, 청년 고독사 문제 해결, 일본도 사건 등 민생 현안 문제를 언급하며 집권 여당 대표로서 정책 주도권을 잡기 위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특히 한 대표는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나름의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등 연일 이슈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한 대표의 메시지 배경에는 한 대표 앞에 놓인 타임라인 때문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9월부터 예·결산 심사일정이 포함된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10월 국정감사, 11월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정국으로 모든 정치 이슈가 원내 이슈로 빨려 들어가는 만큼, 취임 직후부터 강하게 이슈 파이팅을 하며 정기국회 전까지 중도층 확장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원내 관계자는 "한 대표가 맞이할 시간들은 한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라며 "후반기 국회의 이슈는 원내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맥락을 뒷받침 했다. 한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근거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고 있어, 당분간 민생현안 챙기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민심과 당심을 따르는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 대표의 메시지 방향은 당분간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현안 해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며 반대 의사를 표명한 근거를 '국민 눈높이'로 삼은 것도 이와 같은 결로 해석된다. 당 내부선 집권여당 대표로서 정책이슈 주도권 잡기를 원해 하지만 당내부에선 집권 여당 수장으로서 현안 팔로잉에 치우쳐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산과 정책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한 대표가 이슈 메이킹을 통해 정국을 주도해야 하는데, 민생 현안을 따라가기에 바쁘다는 지적인 셈이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를 평가하기엔 이른감이 있지만, 이슈 메이킹에 아쉬움이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처럼은 아니어도 정국을 이끌어갈 이슈를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 한 대표의 정치적 숙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대표가 지속적으로 원내대표 소관 영역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했다. 취약계층 전기료 지원책이나 티메프 사태 등 원내대표실과 협의해 진행해야 할 현안을 한 대표가 직접 다루며 영역이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전기료 지원을 공식화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거나 공식 석상에서 원내 이외의 발언을 자제하는 등 불편한 기류도 감지됐기 때문이다. 당내 한 의원은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의 메시지 교통정리가 안된 것 같다"며 "한 대표가 추 원내대표와의 대화가 더 필요해보인다. 원내 소관 현안은 원내에게 위임해도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 대표에게 어느정도 시간을 주며 정치력과 리더십 발휘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대표가 취임한 지 한달도 안 된 만큼 한 대표의 리더십 등을 평가할 시점은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에게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취임 100일, 6개월 등 시간이 흐른뒤 평가해도 늦지 않다. 한 대표의 정치적 능력이 평가받을 시간은 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3선 의원도 "한 대표에 대한 평가의 시간은 곧 올 것"이라며 "지금 (지도력을)평가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8-12 17: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