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핵심 사업인 메모리사업에서 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모바일 시장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서버향 제품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게 주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스템반도체사업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1조원대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되면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먹구름이 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역대급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하며 초격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300~317조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최대 매출인 2022년 302조2300억원을 넘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모리 7조원 영업익 추정삼성전자는 31일 확정실적 발표에서 "반도체(DS)부문의 일회성 비용 등은 전사 영업이익 실적과 시장 컨센서스의 차이보다 더 큰 규모"라고 밝혔다. 성과급을 비롯한 일회성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실제 실적 9조1800억원과 시장 컨센서스 10조4000억원과의 차이를 감안하면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 시 DS부문 이익은 5조원이 넘고,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1조원 중·후반대 추정) 감안 시 메모리사업부 이익은 최대 약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시장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이 수익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메모리는 전통적으로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대비 모바일 비중이 높다. 3·4분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의 경우 지속적 수요 강세를 보인 반면 모바일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이 심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수익 방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객사에 꾸준히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전분기 대비 HBM 및 서버향 DDR5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레거시 제품 중심의 재고 감축 영향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 상승했고, 메모리 매출 역시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 등은 메모리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상 최대 R&D 이어가며 '초격차' 행보삼성전자는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R&D 투자는 매년 늘리는 등 '초격차'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이 6조5700억원에 그쳤던 지난해에도 R&D에 역대 최대인 28조34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는 이익의 4배가 넘는 금액으로 사상 처음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두 자릿수(10.9%)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1·4분기 7조8200억원(역대 1·4분기 최대), 2·4분기 8조500억원(역대 분기 최대)에 이어 3·4분기에도 역대 최대인 8조8700억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하는 등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며 기술 중심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고성능 메모리· 서버 관련 제품 등 미래 지향적인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흥사업장에 건설 중인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에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기지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고,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확대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기준 최저 300조원에서 최대 317조원이 예상된다. 기존 최대 매출은 2022년 302조2300억원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0-31 09:18:02[파이낸셜뉴스] 차관급으로 격상된 확대 투자 익스프레스가 경기도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국가산단)와 용인 반도체 일반산단(일반산단)에서 열렸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국가산단 부지에서 진행된 차관급 확대 투자 익스프레스 첫 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면서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해 경기 남부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현장을 첫 번째 방문지로 정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월24일 경제단체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다"며 관계부처 차관이 현장 목소리를 듣는 투자 익스프레스를 가동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기재부 1차관을 비롯해 산업부·환경부·국토부 실장과 토지주택공사 부사장, 수자원공사 수도부문장, 한국전력 계통계획처장, 기업측에선 삼성전자 부사장, SK하이닉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경기 회복세를 가속화하려면 민관이 하나가 되어 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기재부 과장급으로 운영되던 투자 익스프레스를 관계부처 차관급 회의체로 격상,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게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연장 등 반도체 세제혜택은 단순한 기업 감세가 아니라 실질적인 투자 확대에 대한 지원"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상황에 맞는 반도체 지원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환경부, 수자원공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된 용인 국가산단·일반산단 용수 통합관로 구축 사업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당초 용인 국가산단, 일반산단은 용수관로를 각각 단일관로로 구축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이 경우 국가산단은 단일관로로 구축되면 재난상황 발생시 용수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 일반 산단은 기업 단독으로 보상절차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양 기업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수자원공사가 두 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통합관로를 복선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두 관로를 각각 구축하는 경우보다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성(복수관로 구축)과 적시성(수자원공사가 구축 담당)을 동시 달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프라 구축 지원을 포함한 정부의 반도체 관련 기업투자에 대한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기업들은 반도체 산단이 신속히 조성될 수 있도록 전력 등 핵심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였다. 김 차관은 "조성 초기단계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신속하게 조성되어 우리 반도체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절차 신속 추진, 인프라 구축 등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0-15 16:23:01【파이낸셜뉴스 요코하마(일본)=강중모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초격차' 성장을 이어간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 상위 20개 기업 중 17개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한 삼성바이로오직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을 선점해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0일(현지시간)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진)은 일본 요코하마 로얄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존림 사장은 올해 '바이오재팬 2024' 방문을 계기로 다양한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링을 진행하고 이를 수주 성과로 연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은 한국과 비교하면 역사가 깊고 매출 규모도 크다. 또 기술력과 누적된 연구·개발(R&D) 실적도 탄탄하지만 CDMO 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만큼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아직 없다. 이런 이유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일본 시장을 겨냥한 존림 사장의 계획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존림 사장은 "이미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 상위 기업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한 만큼 확장을 한다면 그 다음으로 시장이 큰 일본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많은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기업과 협업 관계에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고 글로벌 20~40위 일본 기업들을 거래처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일본 CD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3억달러(약 16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연평균 6.8% 성장을 통해 오는 2030년에는 195억달러(약 26조3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차도 없기 때문에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과 한국 CDMO 기업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본 시장 공략으로 일본 거래처를 확보할 경우 일본 바이오 시장과 CDMO 시장 확대 수혜를 실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본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바이오재팬 행사장에 파트너링룸을 확보하고 올해는 최초로 존림 사장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CPHI 2024' 대신 바이오재팬에 방문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벌였다. 최근 일본이 CDMO 시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후지필름이나 AGC바이오 등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에 대해 존림 사장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쟁력, 지금까지 '트랙 레코드'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품질 전략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 거래처들로부터 재계약 및 대규모 계약을 따내고 있다. 현재 세계 1위인 생산능력은 내년 4월 18만리터 규모 송도 5공장을 완성하면 78만4000리터까지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일본 후발주자가 쉽게 쫓아올 수 없다는 게 존림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을 짓는 속도도 빠르고 직원들의 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해 매출은 23% 증가했고 올해도 10~15%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어떤 CDMO 기업도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스토리도 일본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강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13년 만에 글로벌 규제기관 제조 승인 건수 300건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역사가 긴 경쟁사와 비교해도 매우 빠른 성장 속도다. 또 창립 이후 누적 수주액 140억달러(약 18조9000억원)를 돌파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간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0-10 15:51:52삼성전자 위기론이 엄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3·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7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2·4분기에 10조원을 겨우 넘겼으나 1분기 만에 도로 한자릿수 영업이익으로 내려갔다. 공급자 주도로 물건을 많이 팔았지만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12∼16주로 증가한 게 3·4분기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이날 잠정실적 발표 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지금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장의 이례적인 사과 발언 자체가 삼성의 긴장감을 반영한다. 4·4분기와 내년 시장 상황이 더 문제다. 반도체 시장에 혹한기가 몰아친다는 산업환경 비관론이 더욱 우려된다.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악화가 이런 비관론의 전조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지난달 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겨울론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내린 바 있다. 문제는 삼성의 위기 원인을 반도체 위기론이라는 외부환경 변수에서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글로벌 반도체 경쟁업체들은 실적 면에서 훈풍을 타고 있어서다. 이달 말 3·4분기 실적발표를 예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삼성의 반도체 부문을 추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SK하이닉스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기존 주력 매출처였던 범용 D램, 낸드 시장의 수요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세계 선두를 달려 기존 매출처의 수요부진을 만회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도 HBM 판매 호조에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오히려 삼성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요가 견조하고 이익률도 D램보다 크게 높은 HBM 시장에서 삼성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의 5세대 HBM3E 제품이 여전히 엔비디아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 문제에 봉착하면 스스로 솔루션을 찾아내던 예전의 삼성 모습을 발견하기 힘들 정도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6만원 선이 흔들리고 있다. 주가 부침은 기업의 내부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한다. 첨단기술 산업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경제안보 시대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이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 그리고 국부에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초격차 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창의적 혁신이 발현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전 부회장이 언급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도 시급한 과제다.
2024-10-08 18:07:462015년 6월 말. 삼성그룹을 출입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삼성전자 2·4분기 잠정실적 발표였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 발표 하루 전에 '어떻게 써야 하나'라는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는 후배기자의 말에 덩달아 걱정이 몰려왔다. 당시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발표내용은 당연하게 신문 1면과 3면을 장식했다. 남들과 좀 더 다른 기사, 반 발짝 앞선 기사를 쓰기 위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팀 후배들과 적잖은 토론을 벌였다. 그때 삼성전자 실적 기사를 쓸 때마다 단골로 등장한 말이 바로 '초격차'와 '삼각편대'이다. 초격차는 말 그대로 후발주자가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격차를 의미한다. '기술격차'에 초(超·뛰어넘다)를 붙인 이 단어는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이 2020년 내놓은 저서 '초격차'에서 쓰면서 널리 회자됐다. 사실 2000년대부터도 삼성전자 내부에선 '초격차'를 외치고 있었다. 실제 파이낸셜뉴스 기사를 찾아보니 지난 2009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국내 임원과 해외법인장을 포함,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품(DS)부문 경영전략회의'에서 '초격차'라는 말이 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당시 DS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 반도체사업담당 권오현 사장, LCD사업부 장원기 사장, 종합기술원 이상완 사장, 감사팀 윤주화 사장, 일본본사 이창렬 사장, 중국본사 박근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윤우 부회장은 "지금은 소위 '초격차 확대의 시대'"라며 "내부 효율과 스피드 경영을 가속화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고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지금은 삼각편대가 기흥·화성-평택-용인을 잇는 '반도체 삼각편대'라는 말로 자주 쓰인다. 10년 전만 해도 반도체-TV·가전-스마트폰을 삼각편대로 지칭했다. 2015~2016년 당시에는 반도체보다는 스마트폰이 사업실적이 더 뛰어나 삼성전자의 든든한 맏형 역할을 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이 실적을 끌고 반도체가 밀고, TV·가전이 따라오는 식이었다. 한 부문이 어려워도 다른 부문이 실적을 뒷받침하면서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10년 만에 다시 들여다본 삼성전자는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모건스탠리의 판단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비록 반도체의 겨울은 당장 오지 않겠지만 삼성전자 전체를 보면 걱정이 한가득 몰려온다. 삼각편대가 무너진 것은 물론 그동안 맏형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삼성전자에 노조가 생겨 휴게시간 준수, 휴일근로 거부 등 준법투쟁으로 반도체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1분 1초가 급한 삼성전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6년 전 삼성전자와 '반도체 직업병'에 대해 합의한 반도체노동자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가 최근 또다시 직업병 이슈 몰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4년여간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다. 1심에서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2심으로 이어졌다. 생각지도 않았던 삼각위험이 삼성을 짓누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흔들린다고 대한민국이 흔들리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를 나가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등 대기업의 위상이 곧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것을 몸으로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의 큰 축이 흔들리는 것으로 결코 국민 개개인도 행복하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봄이 빨리 오길 바란다. 스프링 이즈 커밍(Spring is Coming)이 현실화되어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다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삼성전자 반도체인의 신조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요즘이다. courage@fnnews.com
2024-09-29 18:08:50[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 휴머노이드 후각디스플레이센터(HIC)는 포항공과대학교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B-IRC)와 지난 26일 부산대 삼성산학협동관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MoU는 첨단 바이오 분야와 후각 디지털화 기술의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양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 기관은 이를 통한 창의적인 인재양성 및 혁신적인 연구 성과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대 HIC는 2024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선도연구센터(IRC)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혁신연구센터로, 후각의 디지털화 실현을 목표로 세계 최초의 후각표준화센터를 설립 중이다. HIC는 의료 진단, 도시 및 산업 환경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후각 빅데이터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 대한민국의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계획이다. 포스텍 B-IRC는 생체막엔지니어링 기반의 신개념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산·학·연·병 협력을 통한 상용화 연구, 기업친화적 글로벌 혁신인재 양성에 주력해 국가 미래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 및 전 인류의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주력하고 있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양 대학은 후각 디스플레이 기술과 유전자·세포 치료제 기술을 융합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후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바이오 기술과 디지털화된 후각 기술의 결합으로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할 전망이다. 오진우 부산대 HIC 센터장은 “이번 협약은 부산대와 포항공대가 바이오와 디지털 후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 대학의 협력은 국가 전략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 대학은 이번 MoU를 기반으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해 국가 전략기술 고도화 및 연구 자립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09-27 11:06:09[파이낸셜뉴스]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신입사원까지 인력 재배치에 나서며 '품질 초격차' 강화를 위한 조직 대수술에 단행한다. 약점으로 지적하던 '수율(양품 비율)'을 끌어올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신입사원을 제조기술담당으로 재배치한 것을 두고 '성과 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분석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최근 상반기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공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AVP사업팀 내 평가 및 분석 직무 합격자는 AVP사업팀의 후신인 AVP개발팀으로 발령받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인력 재배치를 통해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과 제조기술담당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AVP사업팀 내 패키지개발 직무 합격자도 △TSP총괄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 중 하나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이다. TSP는 패키지 외에도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패키지 개발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제조기술담당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 수율을 관리하는 조직이며, 반도체연구소는 선행연구와 선단 공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AVP사업팀 합격자들 중 패키징 업무가 이관된 메모리사업부 등 일선 사업부가 아니라 TSP,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로 재배치된 점을 봤을 때 패키징보다 공정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VP사업팀 합격자들 역시 이번 조치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공채 지원자들은 공채 지원 당시 희망 사업부와 직무를 함께 선택해 지원한다. 사업부 별로 목표달성 장려금(TAI) 등 성과급의 차등이 있어 같은 직무여도 사업부별로 경쟁률이 다르다. 삼성전자 재직자는 "개별적으로 직무가 바뀌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대규모로 소속 사업부나 조직이 대폭 바뀌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직무가 같아도 사업부마다 업무의 조금씩은 성격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피플팀 관계자도 소속의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패키징 사업의 강화를 위해 AVP사업팀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모집했다. 이후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취임하면서 AVP사업팀이 AVP개발팀으로 재편되면서 정예화됐다. 일선 사업부와 패키징 사이의 '유기적 연결'을 강조하며 AVP사업팀의 일부 기능이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등으로 이관됐다. 이후 부문장 직속 조직이었던 AVP개발팀은 두 달만에 후공정 담당 조직인 TSP총괄 산하로 소속이 재차 변경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9-23 15:08:18[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50년을 맞아 삼성 반도체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반도체인의 신조'를 새로 만든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신(新)조직문화'(C.O.R.E. 워크) 조성을 제시한 바 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Execute)는 의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DS인의 일하는 방식'을 제정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삼성은 1983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한 '도쿄 선언'을 계기로 반도체 사업에 속도를 냈다. 당시 "3년 안에 실패할 것" 등의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으나, 삼성은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비트(Mb)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이같은 성과 뒤에는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의지를 다지고자 만든 10가지 행동 다짐인 '반도체인의 신조'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은 저서 '초격차'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삼성 반도체 임직원은 아침마다 반도체인의 신조 10개 항목을 외치고 일을 시작했다"며 "그중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와 '큰 목표를 가져라'는 지금도 내 삶의 신조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기남 고문 역시 2019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1986년 1Mb D램 개발을 꼽으며 "삼성전자 반도체인의 신조 1번 항목인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를 가슴에 품은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전 국회의원은 2020년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당시 자신의 SNS에 반도체인의 신조를 공유하며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반도체인의 신조는 지금도 삼성 반도체 사업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최근 삼성 반도체가 겪는 위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9-23 08:47:50한국 의료기기 수출이 2019년 이후 매년 8% 이상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코로나19 특수 품목인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한 한국의 의료기기 수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6억 달러(약 4조9000억원)에서 2023년 50억 달러(6조8000억원)로 꾸준히 늘어 연평균 8.4%씩 성장했다. 레이저기기, 임플란트, 초음파 영상진단기, 치과용 엑스선 기기 등이 수출 주도 품목이다. 의료기기 수출은 현재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10개 주요 품목 중 9개 품목이 중소·중견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액수로도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성장산업으로 의료기기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트라는 향후 경쟁 심화에 대비해 초격차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품목으로 △임플란트 △엑스선기기 부품 △치과용 엑스선 기기 △치과용 기기 △콘택트렌즈 등을 꼽았다. 또한 잠재유망 품목은 성장성이 높으나 수출 경쟁력 개선이 필요한 품목으로 △전기식 진단기기(체성분 분석기, 환자 감시 장치, 혈압 측정기) △안과용 기기 △카테터와 캐뉼러 △주사기 △컴퓨터 단층촬영기(CT)가 지목됐다. 향후 수출 주력 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신시장 개척 지원이 필요한 품목들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04 18:09:15[파이낸셜뉴스] 한국 의료기기 수출이 2019년 이후 매년 8% 이상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코로나19 특수 품목인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한 한국의 의료기기 수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6억 달러(약 4조9000억원)에서 2023년 50억 달러(6조8000억원)로 꾸준히 늘어 연평균 8.4%씩 성장했다. 레이저기기, 임플란트, 초음파 영상진단기, 치과용 엑스선 기기 등이 수출 주도 품목이다. 의료기기 수출은 현재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10개 주요 품목 중 9개 품목이 중소·중견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액수로도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성장산업으로 의료기기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트라는 향후 경쟁 심화에 대비해 초격차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품목으로 △임플란트 △엑스선기기 부품 △치과용 엑스선 기기 △치과용 기기 △콘택트렌즈 등을 꼽았다. 또한 잠재유망 품목은 성장성이 높으나 수출 경쟁력 개선이 필요한 품목으로 △전기식 진단기기(체성분 분석기, 환자 감시 장치, 혈압 측정기) △안과용 기기 △카테터와 캐뉼러 △주사기 △컴퓨터 단층촬영기(CT)가 지목됐다. 향후 수출 주력 품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신시장 개척 지원이 필요한 품목들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임플란트, 치과용 엑스선기기와 같은 제품들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에도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출 확대의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면밀하게 선별해 차세대 수출주도 품목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8-04 15: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