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기업의 C-레벨(분야별 최고 책임자)과 투자기관 180여명 간의 소통을 돕는다.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홀딩스, 네이버,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주요 섹터를 대표하는 50개 기업이 출동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THE C FORUM 2023'을 개최한다. 연기금, 운용사, 보험사 등 국내외 56개 투자기관에서 180여명이 참석해 C-레벨 간 기업설명회(IR)와 네트워킹을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C레벨들과의 대화의 장을 해마다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의 발전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은 "국내 기업 C레벨의 중장기 전망을 들을 기회는 국내보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많이 제공돼 아쉬움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도 기업의 장기적인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C포럼을 매년 개최함으로써 국내 투자문화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NH투자증권은 2005년 이후 미국 뉴욕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유수의 금융 허브에서 IR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글로벌 투자기관에 한국의 우량기업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6-13 18:21:11김홍곤 DGB자산운용 상무(사진)가 홍콩 권위 금융투자 전문지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올해의 최고투자책임자로 선정됐다. 해당 시상식 2019 Best of the Best Awards는 홍콩 금융투자 전문저널 Asia Asset Management(AAM)이 주최한다. 저널은 홍콩에서 아시아·태평양 국가 연기금, 공제회,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등의 동향과 업적을 평가해왔다. 17일 DGB자산운용에 따르면, 홍콩 AAM(Asia Asset Management) 측은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김 상무가 자산운용에 금융공학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AAM에 따르면 김 상무는 최근 5년간 매년 30% 이상 운용자산 증대와 수익을 달성했다. 김 상무는 과거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Allianz Global Investors)에서 글로벌 헤드직을 맡았다. 연세대학교 공학대학교에서 인공지능 박사과정을 수료해 AI와 자산운용을 접목한 자산 운용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한국 지식경영학회 종신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DGB자산운용은 대구은행을 모회사로 하는 DGB금융그룹의 계열사로 2016년 편입됐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내는 것을 추구한다. 국내 3대 연금 및 국가기관, 연기금, 공제회, 생보사의 자금을 운용하며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01-17 10:06:01"상장된 실물(대체)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높은 수익(배당)을 제공한다. 장기계약 등 실물자산 투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취약한 경제환경에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미국 누빈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최고책임자인 로젠버그 이사는 30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실물자산은 경제 성장 및 개발의 주춧돌로, 투자자들에게 상승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실물자산 투자의 장점을 설명했다. 글로벌 대체투자에서 '톱 클래스'를 차지하고 있는 누빈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규모가 우리 돈으로 1000조원에 이른다. 한화자산운용이 최근 출시한 펀드 '한화글로벌리얼에셋혼합자산 자투자신탁'의 자문을 맡았다. 로젠버그 이사는 "인프라는 많은 사람이 매일 이용하는 필수재"라며 "세상이 발전하고 진화할수록 새로운 시설에 대한 투자와 오래된 시설에 대한 보수투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프라의 사유화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면서 "상장회사가 인프라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펀드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특히 실물자산 투자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부동산 계약의 경우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포함돼 있고, 인프라 역시 장기계약에 인플레이션 조정항목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글로벌 경기가 동조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차츰 오르는 상황에서 실물자산은 좋은 투자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증시에 상장된 인프라 및 부동산 회사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할인(디스카운트)돼 있어 밸류에이션 확장 기회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로젠버그 이사는 "인프라 중심 펀드는 성장주에 집중하는 주식형 펀드로, 전체 수익이나 주가 상승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많은 경우 외부 인수나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한 높은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추지만 '리얼에셋 펀드'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고 설명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현금흐름을 재투자하기보다는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기업과 주식에 주목한다는 것이다.그는 "주식보다는 낮고,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투자대상이 수익 허들(목표치)을 넘어설 경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로젠버그 이사는 "투자대상은 기업의 채권이나 우선주, 일반주 등을 모두 포함한다"면서 "유연한 투자가 다른 실물자산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과 낮은 변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우선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로젠버그 이사는 "수익의 특성, 만기기간, 청구 우선순위 등에 따라 '채권에 가까운' 혹은 '주식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면서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다변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고, 금리 민감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기에는 우선주나 주식청구권이 있는 전환사채, 단기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보수적인 전략을 취한다. 금리 우려가 없는 국가에 투자할 수도 있고, 금리인상에 헤지하는 성장성이나 사이클을 보이는 다른 섹터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18-01-30 18:55:20"로봇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스티브 모나한 젠라이프 최고투자.혁신 책임자(사진)는 19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금융회사들에 이 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모나한 책임자는 "금융회사들은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며 "로봇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금융회사는 새로운 기술로부터 다양한 도전을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원칙으로 '무어(Moore).크라이더(Kryder).메트칼프(Metcalfe)의 법칙'을 꼽았다. 인텔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동일한 가격으로 반도체 처리속도와 데이터 용량이 18개월을 주기로 2배로 증가한다고 주장했으며, 미국 하드드라이버 제조사 시게이트 부사장인 마크 크라이더는 저장용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2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더넷(Ethernet) 발명가인 밥 메트칼프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모나한 책임자는 이들 이론이 만나는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다고 봤다. 그는 "세 가지 이론을 바탕으로 한 경험의 데이터를 보면 AI가 어떻게 비즈니스 역량을 재구성하는지 알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 질적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데이터를 활용해 자료를 만드는 것과 비교해 AI의 속도와 규모는 놀라울 만큼 뛰어나고, AI가 사람보다 일처리에서 실수가 적다"며 "이런 측면에서 파괴(disruption)의 주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산업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시대에 금융회사는 플랫폼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나한 책임자는 "플랫폼은 변하고 있으며, 이어나갈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하다"면서 "AI는 엄청난 속도로 우리 삶에 들어오고 있으며 플랫폼이 회사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 발전을 위한 전제요건으로는 규제당국의 변화를 꼽았다. 모나한 책임자는 "금융시스템 차원에서 새로운 변화에 준비가 돼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금융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규제당국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학습에 나서고 한발짝 뒤로 물러나서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이세경 팀장 김홍재 홍창기 성초롱 박세인 강재웅 박지애 연지안 김유진 기자 최용준 오은성 남건우 김유아 송주용 권승현 최재성 수습기자
2017-04-19 19:55:30"악사그룹은 예상되는 리스크를 먼저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에 대한 선제대응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악사만의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장 세바스티앙 라가세 악사(AXA) 글로벌 다이렉트 최고위험관리 책임자(CRO.사진)가 말하는 글로벌 보험그룹 악사의 리스크 대응 기본방침이다. 라가세 CRO는 악사그룹 내 다이렉트(인터넷) 보험을 총괄하는 회사인 악사글로벌 다이렉트에서 투자 등에 대한 위험관리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1999년 악사에 합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저금리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은 저금리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우리나라의 보험사들도 지속된 저금리 상황에서 일정한 투자수익을 거두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가세 CRO는 악사의 저금리 리스크 대응 기조를 소개했다. 라가세 CRO는 "악사는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금리에 대한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도 악사 본사 및 자회사들은 투자상품 다양화나 투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저금리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악사그룹은 자산투자가 상품별로 골고루 분산돼 있으며 해외투자도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 곳곳에 나눠 하고 있다. 악사그룹의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본사가 있는 프랑스 25%,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지역에 29%, 라틴아메리카 16%, 미국 14%, 아시아.태평양 8% 등이다. 라가세 CRO는 "악사는 투자관리를 여러 부서에서 나눠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보험사들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 "또 제가 알기로 한국은 해외투자보다 로컬 중심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투자수익률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장기투자에서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서는 리스크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의 재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올해 적용한 새로운 자본규제제도(솔벤시Ⅱ.Solvency II) 도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회계제도가 바뀌는 것은 기업으로서 상당한 리스크"라면서 솔벤시Ⅱ 도입을 끝낸 악사그룹의 경험을 꺼냈다.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한국은 감독당국이 감독회계인 이 솔벤시Ⅱ 도입을 추진 중이다. 솔벤시Ⅱ는 원칙적으로 IFRS17과 마찬가지로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유계약의 장래이익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라가세 CRO는 "악사그룹은 리스크에 대해 좀 더 오픈한 상태지만 앞으로도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 기업문화를 조금 더 우호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16-12-21 17:59:35"지속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보험사들이 역마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 안전자산 중심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린 볼 송(林伯松.사진) 대만 푸본생명 투자부문 상무가 제시한 저금리 시대의 생보사 대응전략이다.린 상무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대만 ING생명과 푸본생명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한 보험사 자산운용 전문가다.그는 지난달 19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열린 '제9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대만의 저금리 대응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린 상무는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파견근무 중인 그는 자산운용 기법과 해외 투자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조언하고 있다. 대만 푸본생명이 지난해 12월 현대라이프생명에 22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8%를 확보하면서 현대차그룹(50.2%)에 이어 현대라이프생명 2대 주주에 오르면서다.푸본생명이 속해있는 푸본금융지주는 총자산 200조원의 대만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이다. 생명보험, 화재보험, 은행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푸본생명은 푸본금융그룹의 핵심주력 계열사로 자산규모가 100조원대, 임직원과 설계사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린 상무는 "대만 생명보험사들은 한국 생보사가 직면해 있는 저금리 시대를 10여 년부터 겪어왔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대 초 대만의 기준금리는 1%대까지 하락했다. 당시 대만 10년만기 국채 금리도 1.5%까지 추락했다.그는 역마진 리스크에 직면한 푸본생명의 경우 2000년대 초 전체 2%에 그쳤던 해외투자 비율을 2005년에는 31%, 지난해는 58%까지 높였다고 소개했다.또 푸본생명은 해외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평균 4%대 이상의 운용자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금리 상황에서의 푸본생명의 이런 성공적인 해외투자는장기 우량 채권 투자에 집중하고 전문인력을 확보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린 상무의 설명이다.린 상무는 "사상 최저금리 환경에 따라 생보사들에게 해외투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부문의 강화와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저금리에서 어려움을 겪는 생보사들에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다만 그는 "한국의 모든 생명보험사가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어떤 생보사는 오히려 저금리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생명 지분투자 1주년을 앞두고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보고있다고 평가했다.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의 가교 역할을 자처한 그는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푸본생명과의 제휴로 저금리와 고령화 환경을 이겨낸 마케팅 노하우와 해외 자산 투자경험 등을 습득함으로써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린 상무는 푸본생명의 경우 현대라이프생명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브랜드 전략과 소비자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그는 "현대카드의 차별적인 마케팅 기법과 카드 비즈니스 노하우 등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푸본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서로가 상대의 역량을 잘 이용해 성장하고 있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김가희 기자
2016-11-02 17:10:06"메르스 사태, 장기적으론 저가 매수 기회" 외부적 악재로 빠진 주가, 기업가치만큼 회복 전망 3조원 규모의 초대형펀드를 운용하는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사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고 했다. 과거 홍콩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등 경험을 봐도 외부적인 악재로 빠진 주가는 향후 기업가치만큼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허 CIO는 "지금 메르스 사태, 향후 미국 금리인상 등의 이벤트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 지금을 돌아보면 주식을 살 기회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8년째 금융투자업계에 몸담고 있는 허 CIO는 과거 사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경험은 현 상황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허 부사장은 "우리 펀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 30%가량 손해를 봤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경험을 살려 금융위기 이후 주식을 싸게 대거 매수했다. 지금 와서 보면 위기가 아니라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메르스 사태로 100포인트가량 빠진 후 회복세다. 기업들이 워낙 저평가돼 증시가 홍콩 사스 때보다 적게 빠졌다. 사스 당시 홍콩 상장사 매출은 30~40%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스가 지나가니 기업가치만큼 주가도 회복했다고 한다. 주식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메르스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허 CIO는 "한국 증권 역사상 위기 때 투자해서 실패한 적이 없다. 우리는 위기를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 왔다"라며 "증시가 좋을 때는 오히려 손실을 보지만 위기 때 투자하면 실패가 오히려 적다"고 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주로 가치주펀드, 고배당주펀드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운용하고 있다. 허 CIO가 운용하는 2조9277억원 규모 '신영밸류고배당증권펀드'가 주로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비중 7.53%), 아모레퍼시픽우(4.77%), KT&G(4.35%), LG유플러스(3.87%), LG(3.73%), 기업은행(3.59%), LG디스플레이(3.11%), 한국전력(3.05%), SK텔레콤(3.03%), GS(2.64%) 등이다. 그는 "우리는 우량주를 싸게 사는 데 초점을 둔다. 매매차익보다 평가차익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영자산운용 주력 펀드는 삼성전자 주식을 3만원에 사서 130만원인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가능한 기업을 발굴해 우선주 등 배당투자를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LG전자 등은 보통주 대비 주가가 50% 이하인 우선주도 많다. 소액주주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일이 거의 없어 굳이 보통주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5-06-25 16:59:23조지 수다르스키 전 아부다비투자청 CIO.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 사모펀드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국민연금 등 대규모 자산 보유 기관들이 기업가정신을 갖고 사모펀드 회사와 인재 양성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조지 수다르스키 전 아부다비투자청(ADIA)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 28일 '제12회 서울 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 기조연설 직후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대담에서 한국 대체투자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1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을 이끌었던 수장답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막힘 없이 한국의 대체투자 시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한국 경제 규모에 맞는 대체투자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들이 대체투자시장 인프라 구축에 헌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담 = 신홍범 금융부장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가 트렌드다. 전망은. ▲대체투자 확대는 한마디로 아주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우선 연금펀드 등 자산 보유자들은 가능한 한 자산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체로 자산 보유자들은 원금 손실 리스크가 없는 자산인 채권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이어 채권이 익숙해지면 주식에 투자한다. 주식은 더 높은 수익을 주지만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더 많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도 익숙해지면 자산가들은 또 다른 자산 클래스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헤지펀드, 부동산, 사모, 인프라 등을 포함하는 대체투자다. 자산 클래스에서 더 많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다각화는 그래서 중요하다. 다각화의 결과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대체투자는 그만큼 리스크도 있지만 반드시 위험부담이 큰 것만도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 정부도 지금껏 채권에만 투자하다가 최근 부동산 등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도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 주식과 채권처럼 쉬운 자산 클래스에서 시작해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대체투자 영역에 들어갔다. 이런 점을 볼 때 대체투자 확대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아시아, 유럽 등 지역별로 투자종류나 목적에 대한 차이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차이와 유망하게 보는 대체투자 시장이 있다면. ▲대체투자 분야는 확인되지 않는 요소들이 많아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장 좋은 진입 방법은 이미 제도가 성숙하고 정착된 시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사모펀드를 예로 들면 미국은 사모 분야에 대해 법치를 확립했다. 이는 사모 거래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사모에 진입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미국 시장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미국이 반드시 높은 수익을 보장하진 않겠지만 가장 안전한 사모 시장이라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유럽 시장이 있다. 이와 달리 아시아 시장은 분석하기 어렵다. 아시아 시장은 자금흐름의 시스템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대답이다. 이제 투자에 가장 유망한 지역이 어디냐는 질문에 답하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투명하지 않은 시장을 찾는다. 기회라는 것이 모두에게 알려진다면 수익을 거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숨겨져 있거나 드러나지 않은 시장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는 '이머징마켓'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머징마켓은 자본시장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국가들의 신흥시장을 말한다. 훗날 사모를 위해 제일 유망한 시장은 이머징마켓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100% 확실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안전성이라는 또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들은 법에 의한 지배가 약하다. 그 결과 투자 전에 본 기회가 무척 매력적이었더라도 이머징마켓의 다양한 문제점을 겪고 나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한국도 한국투자공사(KIC)가 업무영역 확대 등 국부펀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투자자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점에서 KIC 등 다른 기관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KIC 조성 초기 시절인 5~6년 전 그곳을 방문해 당시 직원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말했던 것을 반복하고자 한다. 우선 조직이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안정성이다. 나는 KIC의 CIO들을 알고 있었지만 3년이 지나자 그들의 임기는 모두 끝나버렸다. 3년마다 새로운 CIO가 부임했는데 이런 순환보직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법적·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한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나의 경험에 비춰보면 아부다비투자청에서 10년 이상(정확히는 11년) 일한 덕분에 우수한 지역인재들을 이끌 수 있었다. 또 15~20년간 같이 근무한 동료들도 있었다. 이는 그 기관이 얼마나 안정돼 있는가를 증명해준다. 아울러 팀에 대한 보상(인센티브 지급)도 중요하다. 구성원들은 조직의 충성심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을 때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KIC와 아부다비투자청 등 국부펀드 간 협력 가능성과 기대효과가 있다면. ▲과거 협력 시도가 몇 차례 있었던 걸로 안다. 그런데 기관 간 협력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각 기관은 서로 다른 비밀과 보안 수준을 갖추고 있고 각각의 국부펀드는 국가적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자기 국가의 임무를 함께 나눈다는 걸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아부다비투자청이 KIC의 적합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친구가 있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두 기관이 각기 다른 국가 기관이어서 어쩌면 보다 넓은 범위의 협력으로 가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양 기관은 국부펀드에서 협력을 시작해서 외교나 경제 관계에 관한 다른 협력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합작 투자를 할 수도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국이고 아부다비는 산유국이다. 분명 훌륭한 합작투자와 협력을 위한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도 사모펀드가 인수합병(M&A) 등 투자은행(IB)의 주요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라는 장점과는 별개로 투자금 회수 어려움 등 이에 따른 문제점도 나오는데 앞으로 전망은. ▲사모펀드는 은행, 투자은행, 소비자신용기관 등 각종 금융서비스 업체에 투자할 수 있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물론 펀드 매니저들이 금융서비스 산업에 관해 잘 알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문제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우리도 KB국민은행 등 여러 한국 기관에 사모 거래를 통해 투자한 바 있다. 만약 사모펀드가 자산관리라는 역할을 떠나 단순히 M&A 등 IB업무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에 국한한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만약 투자자라고 해도 자산 관리자가 좋은 투자처나 회사의 출구전략(company's exiting) 등을 찾는 데 투자하길 원하지 다른 곳에 돈이나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사모 시장이 활발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시장에서 사모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국 시장엔 실제 활성화된 사모펀드가 얼마 없다. 한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적어도 15개 이상의 시장 참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선 사모 회사를 만들고 공동체에 기여할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자들이 사모펀드를 키울 의지가 있어야 한다. 투자자 측면에서 한국 시장은 양분화돼있다. 국민연금이라는 거인이 있고 KIC라는 두 번째로 큰 투자가가 있다. 또 여러 보험사들과 더욱 작은 규모의 연금 펀드가 있다. 만약 한국의 자산 소유자들이 시장 변화를 위해, 혹은 변화를 위한 촉매 역할을 위해 더 많은 사모 운용사를 원한다면 이들 자산 소유자들부터 신규 매니저 양성을 도와야 한다. 신규 매니저는 회사에서 교육받아 성장한 뒤 회사를 떠나 다른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그렇게 사모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한국도 이런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 특히 대형 자산 보유자들은 한국 공동체와 경제를 위해 이 같은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신규 사모펀드 회사는 그들이 관리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조성되기 전까진 만들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모 활성화의 요점은 규제나 기간 내의 문제라기보다는 의지와 자금 지원, 그리고 기업가정신에 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데 실제상황은 어떤가. ▲사실이다. 카타르와 마찬가지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데 인구는 적어서 쓸 수 있는 돈이 무척 많다. 국외 지출은 물론이고 국내도 인프라, 호텔, 숙박시설, 교통시설, 2020 월드컵 시설 등으로 지출이 많다. 같은 일이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도 일어난다. 기름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이 경제활동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 두바이의 민주화는 곧 두바이의 개방을 뜻한다. 외국인 근로자, 기업 본부, 다국적기업 등이 두바이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이런 조건들로 인해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투자와 거주에 좋은 환경을 갖춰나가고 있다. 정리=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김종욱 수습기자
2014-09-10 15:09:54"삼성전자는 20여년간 매년 이익이 늘고 흑자를 내면서 세계 일류기업이 됐죠. 현대자동차와 네이버도 삼성전자 같은 장기 성장주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이규홍 NH-CA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상무·사진)는 삼성전자를 잇는 일류기업으로 자동차, 정보기술(IT), 화장품업을 꼽았다. 그는 종목을 선택할 때 경쟁력이 높은 강한기업을 선호한다고 했다. 강한업체는 불황을 견디는 힘이 있고 경쟁자들이 고사한 후 호황기가 올 때 주가나 실적이 좋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1990년대 초부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년 이익이 늘고 흑자를 내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현대차도 기술력 향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이 CIO는 "최근 현대차 주가는 환율(2·4분기 어닝쇼크) 때문에 주춤하지만 매수와 매도결정은 투자자마다 다를 수 있다"며 "현대차는 우수 연구진을 갖춰 경쟁력을 향상되고 있다. 외적환경이 받쳐주면 주가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인터넷시장을 평정하며 꾸준히 성장한 네이버도 눈여겨 보고 있다. 유선시장에 이어 무선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뛰어나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인'은 사용자 4억5000만명을 확보하며 지속성장하고 있다. 지인기반 SNS '밴드'도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주로는 LG생활건강이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경쟁력 향상 등으로 급성장한다고 했다. 화장품 주가는 수년간 많이 올랐지만 아직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국내 화장품은 중국인들에게 인기여서 면세점 매출 중 화장품 비중은 50% 이상이다. 그는 "한국은 춥고 건조한 겨울과 덥고 습한 여름이 공존해 기초화장품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의대를 진학했던 최고 인력들도 포진했다"며 "이 같은 큰 흐름을 읽어야 장기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CIO가 이같이 폭넓은 시각으로 시장을 읽게 된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력이 바탕이 됐다. 직장 초년시절을 종합상사에서 출발해 현장 이해도도 높다. 증권사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펀드 운용 애널리스트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또 10년 이상 JP모간, 이스트스프링 등 글로벌운용사에서 선진 운용기법도 익혔다. 지금은 NH-CA자산운용 2대 주주인 프랑스 아문디자산운용의 투자철학과 프로세스를 접목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매니저들의 보텀업(상향식) 종목선택과 포트폴리오 컨설팅을 이원화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며 "3~5년 이상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강한 운용사를 만드는 것이 최상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NH농협금융지주의 목표 중 하나가 그룹의 자산운용역량 강화다. 여기에 일조하기 위해 강한 운용역량을 쌓고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CIO는 "국내에선 중위험 중수익 상품, 특수자산펀드, 인프라, 부동산펀드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2대 주주인 아문디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라인업도 글로벌주식·채권펀드 해지펀드, 원자재 등으로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4-08-04 17:54:48"삼성전자는 지난 2년 동안 영업이익이 매년 10조원씩 늘어나는 폭발적 성장 후 지금은 숨고르기 중입니다. 현 시점에서 새 성장 진로를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죠."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상무·사진)는 최근 이슈가 된 삼성전자에 대해 시총 200조원, 연간 영업이익 30조원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싸다고 진단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만난 이 상무는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4~15배인데 삼성전자는 7~8배로 디스카운트돼 상승여력이 여전하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130만원대를 견조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 상무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시장이 성숙국면 초입이어서 과거처럼 큰 초과이익을 내기는 어렵다. 애플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신성장사업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800만대를 생산할 정도로 급성장한 시총 2위 현대차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2월 KTB자산운용에서 자리를 옮긴 이 상무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그로스(Growth)주식운용본부'를 이끌고 있다. 주요 상품은 '삼성코리아대표펀드'(2007년 1월 설정)이며 16일 기준 설정액은 1조520억원이다. 고수익을 내던 이 펀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여 이 상무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펀드는 16일 제로인 기준 3년 수익률 -12.84%, 5년 64.19%, 설정 이후 98.81%다. 장기성과는 높지만 최근 수익률 하락이 반영된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은 저성장 기조로 흐르는 경제구조 변화를 분석해 새 투자종목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처럼 경제 사이클상 상승 트렌드, 경기민감주, 방어주에 관심을 두는 기계적인 패턴은 지양하고 있다. 성장률 3~4%, 물가 1~2% 시대의 투자관점은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 그는 "산업 구조적 변화, 생활의 변화에 투자 아이디어를 녹여야 한다"면서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지면서 종목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일례로 1인가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이 산업 지형도도 바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말 영화를 보고 오후 4~5시 할인점에 갔는데 사람이 적은 것을 보고 놀랐다"며 "혼자 사는 소비자는 싸게 대량구매하지 않는다. 퇴근하면서 2만~3만원짜리를 모바일로 주문한다"고 말했다. 여행문화가 바뀌는 것도 하나의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다. 요즘 여행은 패키지가 아닌 개별·자유 여행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으로 해당 국가의 숙박시설, 항공권 등을 예약하면서 여행산업 지형도도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생활의 변화, 신종산업 발굴 등은 주니어 매니저들이 더 빨리 잡아낸다"면서 "매니저들과 회의하면 계급장 떼고 얘기하자고 한다. 요즘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4-07-16 17: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