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작품씩 창작오페라를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게 목표입니다. 내년에는 기존에 반응이 좋았던 '레드 슈즈'를 다시 올리고 2025년부터는 새로운 창작 작품을 발굴해 소개할 계획입니다." 제14대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최상호 신임 단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창작오페라 발굴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해외 관계자들이 우리만의 오페라가 무엇인지 물을 때마다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었다. 앞으로 창작오페라 제작에 집중해 10년 안에 한국을 대표할 창작오페라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 단장은 '‘Hopera(홉페라), 심장에 희망을 품다’를 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외연 확장 △선택과 집중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객들에겐 희망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아티스트들에겐 꾸준히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1년에 4편에 그쳤던 정기공연 횟수를 내년에 6편, 2025년에는 최대 8편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공개된 내년 공연 일정에 따르면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시작으로 벤저민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하며, 현대 작곡가 코른골드의 '죽음의 도시'를 국내 초연한다. 또 기존에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창작오페라 '레드 슈즈'를 다시 무대에 올리고, 바그너의 '탄호이저'와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까지 총 6편의 작품을 제작한다. 최 단장은 "무작정 작품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여러 시대, 장르 별로 중요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공공 단체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키워드에 맞게 해외 유수 극장들과의 교류 및 협력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교류를 재개해 해외 극장의 제작 노하우는 물론, 선진화된 공연영상 제작기술을 배워 질적 발전을 도모하겠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 단장은 "현재 스페인, 일본 등의 오페라단과 협업을 논의 중인데 그밖의 어느 나라, 어떤 단체든 협업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젊은 창작자, 연주자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고 언제든 새로운 창작 의지와 기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립오페라단은 내달 27~30일 공연하는 베르디의 '맥베스'를 시작으로 '일 트로바토레'(6월 22~25일), '라 트라비아타'(9월 21~24일), '나부코'(11월 30일~12월 3일) 등 4편의 작품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연이어 올린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3-27 14:22:49[파이낸셜뉴스] 국립오페라단의 새로운 단장 겸 예술감독에 최상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13일 취임했다. 신임 단장의 임기는 2023년 2월 13일부터 2026년 2월 12일까지 3년이다. 최 신임 단장은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도독하여 카를스루에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2002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오페라단, 카셀 국립오페라단, 라이프치히 국립오페라단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스위스, 핀란드,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연주 생활을 하다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로 임용된 후 지난 23년간 후학양성에 힘써왔다. 14일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최상호 신임 단장은 “앞으로 국립오페라단이 더욱 수준 높은 오페라를 제작하고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가까이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2-14 14:16:45[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13일, 재단법인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 최상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교수를 임명했다. 신임 단장의 임기는 2023년 2월 13일부터 2026년 2월 12일까지 3년이다. 최 신임 단장은 연세대 음악대학 성악과를 거쳐 독일 카를스루에 음악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1990년부터 2002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오더 극장(클라이스트 극장), 카셀 국립극장,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에서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인 독일의 오페라극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23년간 음악원 부원장, 교학처장, 성악과장 등을 지내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문체부는 신임 단장이 세계적 오페라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신진 음악인을 양성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예술적 발전과 국제적 위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2-13 16:42:46푸치니의 오페라는 사랑과 희생의 절정에서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그러나 그 감정의 무대 뒤편엔 언제나 '질투'라는 어두운 감정이 숨어 있다. 그의 여주인공들은 사랑에 몸을 던지지만, 그 사랑은 질투라는 불씨에 자주 휘말리며 비극적 운명으로 이끈다. 푸치니의 오페라에서 질투는 단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니라, 파국을 초래하는 운명의 장치로 작동한다. 푸치니의 작품 '토스카' 속 여주인공 토스카는 연인 카바라도시를 향한 깊은 사랑과 동시에 강한 질투심을 품은 인물이다. 그녀는 연인이 그린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 너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불안을 느끼고, 모델이 누구인지 추궁한다. 이 불신을 간파한 악당 스카르피아는 그녀의 질투를 교묘하게 이용해 함정을 파고, 토스카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스카르피아를 살해하는 극단의 선택을 한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헛된 희망으로 끝나고, 토스카는 절망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만약 그녀가 질투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운명이 달라졌을까. 푸치니의 '마농'도 이와 비슷하다. 마농은 화려한 삶과 부를 갈망해 다른 여성들을 질투하고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길 원한다. 그녀는 연인 데 그리외를 떠나 더 나은 삶을 택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고 황량한 광야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질투와 욕망을 절제했더라면 그녀는 가난하지만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푸치니의 여주인공들 가운데 유일하게 질투에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나비부인'의 초초상이다. 그녀는 남편 핑커턴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으며, 그가 떠난 후에도 순정 어린 사랑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질투하지 않았기에 더욱 큰 비극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핑커턴의 변심을 조금만 의심했더라면, 그녀는 현실을 더 일찍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만을 믿은 초초상은 냉혹한 배신 앞에 무너지고, 결국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질투는 때때로 경계심을 일깨우고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기도 하다. 초초상은 그 감정조차 품지 않았기에, 더 깊은 절망에 빠진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인간 감정의 본질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 감정은 무대 위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도 반복된다. 오페라를 제작하는데도 다양한 억측, 가십, 질투들이 난무하는 데 우리의 일상에서는 오죽할까. 푸치니의 여주인공들이 사랑과 질투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었듯, 우리도 언제든 같은 위험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질투에 흔들리기보다 그것을 뛰어넘어 진정한 가치를 지켜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5-05-12 18:02:13[파이낸셜뉴스] 한국현대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이 스페인에 간다. 29일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갈라콘서트 형식로 단장한 한국현대창작오페라 '천생연분'과 한국 가곡으로 구성한 '갈라 콘서트'가 내달 스페인에서 공연된다. 한국-스페인 수교 75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갈라 콘서트'는 오는 5월14일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미러홀에서 스페인 관객들과 만난다. 유명 오페라 속 아리아를 시작으로 한국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한곡 가곡도 준비했다.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줄리에타 역을 맡아 라이징스타로 떠오른 소프라노 오예은이 '그리운 금강산'을 부른다. 이어 국립오페라단 '피가로의 결혼'에서 케루비노 역의 사랑스러움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쳤던 메조소프라노 김세린이 '진달래 꽃'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소프라노 김효주, 테너 강도호, 유신희, 바리톤 김원, 정제학, 베이스 윤희섭이 무대를 꽉 채울 예정이다. 5월18일 수도 마드리드서 공연 5월18일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모뉴멘탈 극장에서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질 '천생연분'은 독일에서 초연한 이후 싱가포르, 홍콩, 도쿄 등을 거쳐 이번이 7번째 해외투어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겨냥해 만든 국립오페라단의 야심작으로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세계 초연됐다. '천생연분'은 오영진의 희곡 '맹 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주제인 권선징악 대신 신분을 뛰어넘으려는 계급 타파 의식과 주체적 삶으로서의 여성상을 보여준다. 또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를 한국 전통혼례를 통해 풀어내서 국적에 상관없이 관객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보편성을 갖췄다. 이번 공연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현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는 점이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스페인 밀레니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국악기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오케스트라를 위해 국악기 중 일부는 타악기로 변경하는 편곡을 거쳤다. 한국인 출신 현지 오케스트라 및 합창 단장을 섭외해 한국어 발음과 합창곡 연습을 선행 중에 있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은 “사랑, 결혼이라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담고 있는 '천생연분'을 스페인 관객들에게 소개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예술의 독창성과 다채로운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과정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4-29 12:11:57베를린 문화예술계가 위기에 처했다. 베를린시 정부는 문화예술 예산에서 약 1억3000만유로를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총 예산의 약 12~13%를 차지하는 비용이다. 독일 문화예술계는 예산 축소라는 혼란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산 삭감으로 올해 소규모 스튜디오와 극장은 파산할 가능성이 있으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을 공연하는 것으로 유명한 베를린 앙상블은 5~6개에 작품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베를린은 유럽 문화의 중심지다.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고 새로운 에너지로 신선한 작품이 탄생된다. 그러나 지금 예술기관들은 예산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개별적으로 정치권과 협상에 나서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 모든 기관이 서로 경쟁자가 됐다. 우리끼리 싸우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의도인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같은 베를린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이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한다. 올해 예산은 전체 국가 예산 대비 1.05%로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산 문제뿐만 아니라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주도로 진행된 주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례를 봐도 지방 이전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19년까지 통폐합을 거쳐 153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수도권의 전국 경제성장 기여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이라고 다를 순 없을 것이다. 특히나 문화예술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 적절한 인프라도 없는 상황에서 문화적 수요 등도 먼저 검토하지 않은 채 단순히 자리만 옮기는 것으로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이전에 대한 신중함이 요구되는 바다. 베를린에서는 구조 개편과 예산 절감이 해답이 아니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베를린이 유럽의 문화 수도로 계속해서 남을지, 아니면 예술가들이 떠나는 황량한 도시로 전락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렸다. 한국 역시 문화예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근본적이고도 장기간에 걸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K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예술도 그 위상을 지속적으로, 더 높게 이어갈지, 화려한 과거로 남겨 놓을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5-04-07 18:28:53[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네번째 '오후 3시의 예술정책 이야기'를 열고 공연예술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다. '오후 3시의 예술정책 이야기'는 지난 6일부터 오는 4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문체부가 추진 중인 예술정책을 주제별로 깊이 있게 소개하고 예술계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네번째 토론회에서는 상반기 발표 예정인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2025-2029)' 중 2개 전략 △세계 무대를 향한 핵심 플레이어 육성 △지역 중심 공연예술 지원체계 혁신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토론에는 박인건 국립극장장과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김주원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 강양원 아르코예술극장장, 김명규 조선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김신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이사 등이 참여한다. 먼저, 문체부가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의 전반적 수립 방향을 설명한 뒤,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 전략 방안을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공연예술 분야별 맞춤형 해외 진출 지원 방안 △경력 단계별 청년예술인 역량 강화 방안 △서울아트마켓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연계 개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어 '지역 중심 공연예술 지원체계 혁신'을 주제로 토론한다. △중앙과 지역이 협업해 국립공연장 수준의 지역 거점 공연장을 육성하는 방안 △지난해 출범한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 사업의 효과와 개선 방안 △지역대표 국제공연예술축제의 규모 확장을 통한 분야별 시장 거점 조성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체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에 분야별 맞춤형 해외 진출 지원과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언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한국 공연예술의 미래 성장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정책을 담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3-27 09:05:12[파이낸셜뉴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를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솔리스트는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 인재들에게 공연 출연 기회와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로, 지난 2023년부터 매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2023년 14명, 지난해에는 10명이 선발됐다. 올해 신규 선발된 솔리스트는 2월부터 11개월 동안 '피가로의 결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등 네 편의 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에 출연할 수 있고, 각종 지역 공연과 기획 공연에도 참여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오페라 코칭과 음악 연습 등 기본 역량 강화 프로그램 혜택, 월 250만원의 고정 수당과 별도의 공연 수당을 지원받는다. 이번 솔리스트 과정에는 대학원 졸업 이상의 전문 성악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나이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단, 학교 졸업 공연을 제외한 전막 오페라 공연에 세 작품 이상 출연한 경험이 있고 국립오페라단 공연과 연습 참여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 참가신청서는 국립오페라단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오는 20일과 24일에 각각 1차, 2차 대면 오디션을 실시한 뒤 27일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겸 예술감독은 "국립오페라단이 해외 오페라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솔리스트 제도가 지속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올해도 성실한 오페라 인재들이 선발돼 다양한 무대에서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1-03 10:54:14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단순한 희극 오페라가 아니다. 이 작품은 18세기 계급 사회의 몰락과 새로운 경제 질서를 예고한 작품이다. 사랑과 질투를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 경제적 변화와 계급의 균열을 드러내는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피가로의 결혼' 초연 이후 3년이 지난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폴레옹이 이 작품을 두고 "(프랑스) 혁명 이전의 혁명"이라고 평한 것이 얼마나 정확한 말인지 알 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알마비바 백작은 자신의 하인인 피가로와 수잔나가 결혼하려고 하자 신부와 먼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봉건적 권리인 초야권을 행사하려고 한다. 구시대 인물 백작과 그를 막기 위한 피가로 사이 갈등은 그 당시 전통적 권력 구조에 대한 신흥 중산층 및 노동 계급의 도전을 은유한다. 당시 유럽은 산업혁명으로 경제구조가 변하고 있었다. 자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증산층이 부상한 반면, 귀족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피가로는 이 변화의 상징적 존재로, 기득권에 도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현대의 경제 관련 사건들과도 맞닿아있다. 2021년 1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해 게임스탑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를 폭등시킨 일명 '게임스톱 사건'이 있었다. 가격을 올리려는 개미 세력과 내리려는 기관 세력이 붙으면서 가격이 초 단위로 등락을 거듭했다. 사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단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게임스톱 사건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단합한 개인 투자자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사건은 기존 금융 권력에 대한 도전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협력과 재빠른 정보 공유를 통해 헤지펀드의 공매도 전략에 맞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액 투자자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 거대 권력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피가로와 수잔나가 힘을 합쳐 백작을 굴복시킨 것처럼 다시 한번 협력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소액 투자자들이 협력해 전통적인 시장 질서가 무소불위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 시대의 변화를 담은 예술적 선언이다. 오늘날에도 피가로는 우리에게 말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며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만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라는 것을!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2024-12-30 18:23:46[파이낸셜뉴스] 국립오페라단이 세 번의 문화나눔콘서트로 2024년 연말을 따뜻하게 마무리한다. 6일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올해 문화나눔콘서트는 오는 7일 충북 청주 혜능보육원, 16일 경기 용인 처인노인복지관, 18일 서울 강남구 세움복지관에서 진행된다. 문화나눔콘서트는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문화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오페라가 가지는 매력을 알리자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혜능보육원에는 국립오페라단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도 전달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해 12월 21일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발달장애인과 함께 문화나눔콘서트인 '오페라 여행'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올해는 더 다양한 관객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횟수를 늘려 준비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오페라단 솔리스트,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청년교육단원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총 15명의 성악가와 2명의 오페라 코치(피아니스트)가 세 번의 공연에 참여한다. 특히 7일 혜능보육원 공연에는 청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테너 오종봉이 함께 한다. 공연 레퍼토리는 오페라 아리아, 중창을 비롯해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가곡들로 선곡했다. 아울러 청년교육단원인 오페라 코치가 직접 오페라 감상 요령과 작품을 간략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문화 향유에 있어서 소외되는 계층과 지역이 없도록 문화나눔 공연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06 17: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