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8일 창립 71주년을 맞아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고 최종건 SK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의 생가를 복원해 'SK고택'(古宅)으로 개관한다고 밝혔다.SK고택은 1111㎡ 크기 대지 위에 75㎡ 크기의 한옥 형태의 기념관, 94㎡의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한옥 기념관은 최 창업회장이 회사를 설립하고, 최 선대회장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수출과 사업 고도화에 전념한 1950~1960년대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내부는 실제 사용했던 유품과 시대상을 반영한 전시품으로 채웠다는 게 SK의 설명이다. 처마에는 '학유당'(學楡堂)이 새겨진 현판이 붙었다.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부친인 최학배 공의 '학'(學)자와 '느릅나무 유'(楡)에서 따왔다.직물을 보관하던 창고는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SK가(家)의 사업보국과 인재양성에 대한 경영철학을 조명하고 도전과 혁신의 역사를 다양한 시청각자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창업회장이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을 입버릇처럼 말했던 모습을 전시관에서 살펴볼 수 있다"며 "평생 인재보국을 실천한 최종현 선대회장의 어록인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등도 전시관을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고택 관람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15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4-08 18:21:31SK그룹의 모태기업은 선경직물로 1939년 조선의 선만주단과 일본의 경도직물이 합작해 세웠다. SK그룹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은 18세에 선경직물 사원으로 들어가 6·25 때 잿더미가 된 회사를 인수, 대재벌의 주춧돌을 놓았다. 최종건이 1955년 빨면 줄어드는 양복 안감의 단점을 개선해 내놓은 '닭표안감'은 전국산업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날개 돋친 듯 팔렸다. 2년 후 발매된 화려한 문양의 '봉황새 이불감'은 예비 신부에게 인기가 높아 출시 3개월 만에 요즘 아파트처럼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였다. 그는 195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데 이어 데도론, 크레폰, 앙고라, 깔깔이, 양단, 뉴똥 등 새로운 직물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잘 구겨지지 않고 때가 잘 타지 않는 이 화학섬유들은 무명 옷을 빨아 다리미로 다리느라 생고생을 했던 당시 여성들에겐 '복음'과도 같았다. 선경직물의 첫 광고(사진)는 1965년 8월 29일자 신문(조선일보)에서 확인된다. 시중에서는 데도롱, 데드롱, 데도론 등으로 불리던 테토론(tetoron)이다. 테토론은 나일론보다 덜 질기지만 더 가볍다. 테토론에서 업그레이드된 섬유가 폴리에스터이며 테토론도 폴리에스터의 일종이다. 중소기업이던 선경직물은 수출전선에 뛰어들었다. 예고 없이 선경직물을 방문한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회의 의장이 "앞으로 수출을 해보시오!"라고 짤막하게 한마디 했다고 한다. 일본 무역상이 제품에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라고 써달라는 요구도 했다지만, 1962년 4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은 1969년 833만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원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던 선경은 1960년대 말 꿈에 그리던 원사 공장을 짓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나갔다. 명실공히 '한국의 섬유왕'이 된 최종건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첫걸음이 정부 소유의 워커힐 인수였다. 박정희는 최종건에게 세계 최고의 호텔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종건의 꿈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석유업 진출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폐암을 얻었다. 투병 중에도 선경석유를 세우는 집념을 보였지만 1973년 11월 48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동생인 고 최종현 회장은 198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을 설립함으로써 형의 꿈을 대신 실현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3-30 18:18:17[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 무산에 대해 일본의 불참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16일 김창룡 한국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차관은 17일 미 워싱턴 DC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를 마친 뒤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공동 회견 무산 이유를 해명했다. 이날 3국 장관들은 함께 회견을 열어 회의 결과를 알릴 예정이었으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만 단독으로 회견을 진행했다. 최 차관은 회담 전에 "일본측이 우리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 회견을 통해 한미일 차관협의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 한미일 차관협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공동 회견이 시작되기 약 1시간 40분 전에 단독 회견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셔먼은 회견에서 한일 차관들이 불참한 이유를 두고 “한동안 그래왔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양자 간 이견이 일부 있었다"며 "그러한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강조햇다. 셔먼은 한일 간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3국 차관들이 3시간 이상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와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을 지적했다. 차관급 인사인 김 청장은 경찰청장으로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독도를 찾아 독도 경비대원들을 격려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두고 한국에 엄중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공동 회견에서 독도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한일 간 대립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공동 회견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11-18 09:20:45[파이낸셜뉴스] 2022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수임할 예정인 프랑스를 방문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22(현지시간) 필립 에레라 프랑스 외교부 정무총국장 및 로버트 말리 미국의 이란 특사와 면담을 가졌다. 최 차관은 이날 필립 에레라 프랑스 외교부 정무총국장을 면담하고 △양국 관계 현안 △오커스(AUKUS) 출범 △우리 신남방정책과 프랑스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협의 방안 및 △한반도 정세, 이란 관련 현안 등 주요 지역 정세에 관해 논의했다. 특히 최 차관은 종전선언 추진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프랑스 측은 깊은 공감과 함께 지지를 표했다. 이번 최 차관의 프랑스 방문은 한-불 양자 관계의 발전 방향 및 이란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현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한편 최 차관은 파리를 방문한 로버트 말리 미국의 이란 특사와 조찬 협의도 가졌다. 이번 협의를 계기로 말리 특사는 이란핵합의(JCPOA) 협상 관련 최근 동향을 공유했으며 최 차관은 이번 유럽 순방 결과를 설명했다. 양측은 지금까지와 같이 이란 현안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수시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1-10-23 21:59:08[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최종건 1차관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지로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기니만 해양안보 협력을 포함한 양자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최 차관은 지난 18일부터 양일간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주바이루 다다 외교국무 장관, 로티미 아미치 교통부 장관, 바샬 살리히 마가시 국방부 장관 등 주요 인사를 면담·접촉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 차관은 '다다' 외교 국무장관과의 면담에서 수교 이래 40년간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양국관계가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평가하고 금번 방문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해나가면서 실질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양측은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이중과세방지 협정, 투자보장협정 개정 등 제반 협정을 재정비해 나가자고 논의했다. 최 차관은 특히 기니만 내 선원 납치가 빈발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다다' 장관은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논의된 현안을 심층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한국에서 제6차 한-나이지리아 공동위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오는 12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유엔(UN)평화유지장관회의, 한-아프리카 포럼 등 계기를 활용해 고위급 교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최 차관은 이어 '아미치' 교통부 장관 면담을 통해 기니만 해상안보 강화를 위한 나이지리아 국내 정책과 입법 현황 및 정부 내 업무 분장 등에 대해 청취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21-08-20 14:45:49[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최종건 제1차관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서아프리카 협력 거점국인 세네갈을 방문해 마키 살(Macky Sall) 대통령을 예방했다고 18일 밝혔다. 최 차관은 이 밖에 아마두 옷(Amadou Hott) 경제계획·협력부장관 면담, 맘므 바바 시세(Mame Baba Cisse) 외교차관 면담 등의 일정을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개발을 동시에 이룩한 국가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깊은 신뢰를 쌓아왔다고 평가하고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보건·개발·경제·방산·국제무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방역정책과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로의 도약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위해 한국이 특별히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 차관은 특히 오는 12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포럼 및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에 세네갈의 참석을 요청했으며 살 대통령은 내년도 아프리카연합 의장국 수임 시 한-세네갈 협력을 넘어 한-아프리카 간 협력 확대에도 관심을 가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의 이번 세네갈 방문은 2016년 임성남 전 제1차관의 방문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진 차관급 방문으로, 서아프리카 협력거점국인 세네갈과의 내년 수교 60주년 계기 협력 강화의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21-08-18 12:27:36[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최종건 제1차관이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모로코를 방문해 '나세르 부리타(Nasser Bourita)' 모로코 외교·아프리카협력·재외국민장관을 예방하고 교민·기업인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부리타 장관과 △양국 관계 전반 △경제·통상, 개발, 보건 분야 등 양국간 실질협력 △중동·아프리카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모로코에 상주공관을 설치했으며 내년 수교 60주년 앞두고 있는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이에 부리타 장관도 양자 관계를 보다 포괄적이고 다층적으로 진화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 차관은 모로코 방문에 이어 세네갈과 나이지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21-08-17 12:55:08[파이낸셜뉴스] 최종건 제1차관이 오는 14~21일 아프리카 3개국 모로코, 세네갈, 나이지리아를 방문한다. 외교부는 12일 자료를 배포하고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차관급의 첫 아프리카 방문으로 각국 외교장관 등 고위급 예방 및 면담, 우리의 개발협력사업 현장 방문, 현지 진출 우리 기업 간담회 등의 일정 추진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방문이 외교다변화와 경제외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방문하는 △모로코는 북미·유럽 수출관문이자 제조업 거점국 △세네갈은 아프리카내 우리 원양산업기지로 수산업 중심지이자 아프리카 최초 항공기(KA-1S 훈련기 4대) 수출국 △나이지리아는 사하라 이남 최대 경제대국으로 우리 기업 최대 해외건설 수주국이라고 예를 들었다. 최 차관은 이번 순방에서 모로코 및 세네갈과는 양·다자간 교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나이지리아와는 기니만 해양안보 협력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도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인 세네갈 방문 시 올해 12월 서울 개최 추진 중인 제5차 한-아프리카포럼에 외교장관 참석을 요청하는 등 포럼 개최 관련 협조 확보에 나선다. 외교부는 "최 차관의 이번 방문은 중견 선진국으로서 아프리카로의 외교 다변화 구현 및 아프리카 국가들의 협력 확대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측은 보건·교육·기반시설·제조업 등 우리 강점 분야에서 방문국들과의 코로나19 이후의 상생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1-08-12 15:49:12【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김나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이 불발된 가운데 21일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이 만난 자리에서 한일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 지속 의지를 나타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일본 도쿄 미나토구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협의회 직후 열린 3국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그동안의 실무 (협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안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이) 지속해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오늘은 한미일 차관급 협의체가 복원된 매우 좋은 날"이라며 "지금 이 시기는 상호간에 공통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좀 더 진전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지금부터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간, 특히 한일 간 협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외교당국간 소통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양측은 문 대통령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주한 일본대사관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를 둘러싼 인사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현재까지 일본 측으로부터 소마 공사에 대한 인사 조치에 대해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은 3국간 북핵 공조에 대해 "문제 인식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일치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는 긴 게임"이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한미일의 전략적 공조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북한의 반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 3국 차관 협의를 통해 한미일 3국의 공조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셔먼 부장관은 "(3국의) 긴밀한 협력은 북한에 우리가 함께하고 있고 대북 정책에 있어 연대하고 있다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 문제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고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라지만, 어느 정도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너무 많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이라고 덧붙였다. 얼어붙은 한일관계에 미국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셔먼 부장관은 한일관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는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권 시절이던 2017년 10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후 약 3년 9개월 만이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처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나경 기자
2021-07-21 17:13:34【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김나경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0일 한일 정상회담 무산과 관련, "(양국간)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으나 정상회담의 성과로 올릴 만큼 (협의가)완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일본 방문을 위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런 설명과 함께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정상회담 불발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18일까지 90% 정도로 회담이 실현되는 쪽이었는데 19일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졌다"(이날 요미우리신문)고 했다. 최 차관은 "발언의 본질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고 게다가 그것이 그들의 소위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큰 문제"라며 "우리가 요구했듯 응당 조치가 곧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구상에 대해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한 소마 총괄공사에 대한 인사이동를 검토하고 있다. 여름 정기 인사 때 교체로 가닥을 잡았으나 사실상 경질성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은 이어서 이날 오후 4시부터 도쿄 미나토구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담을 실시했다. 정상회담 불발 후 갖는 회담인 만큼 양국 관계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바로 다음날인 21일, 역시 도쿄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실시한다. 한미일 3국 차관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미일 3국간 북핵 공조방안 논의와 더불어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 '성과'를 내세운 한국 정부와 '의례'에 집착한 일본 정부가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양측이 회담의 시간, 회담 의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에 따라 '올림픽 외교'라는 좋은 기회도 살리지 못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권에서의 관계 개선은 이제 무리일 것"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애초부터 방일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보좌진이 방일 성과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고, 일본 측에 방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보여줌으로써 양보하도록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측은 수출규제를, 일본 측은 위안부 징용 피해자 문제를 앞세우면서 양측이 주요 의제를 놓고 대화를 주고 받는 가운데, 일본 외교관의 부적절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한국이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나경 기자
2021-07-20 14:3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