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으로 인해 분명한 차이를 보였던 출생성비가 지난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것으로, 1990년대 출생성비는 110명이 넘었지만 최근 정상 범위(103~107명)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성비는 104.7명이다. 이는 직전해보다 0.4명 감소한 것이며, 국가통계포털에서 진행한 통계 집계 시작 시점인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1990년만 해도 출생성비는 116.5명에 달했다. 당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향후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1990년대 110명대였던 출생성비는 2000년대로 접어들며 110명 아래로 내려왔고, 2000년대 초중반에는 108명 안팎, 2007년 106.2명으로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 또 지난해에는 총 출생성비뿐 아니라 첫째아, 둘째아, 셋째아 이상으로 나눠 본 출생순위 별 출생성비에서도 모두 정상 범위 안을 기록했다. 첫째아의 출생성비는 104.8명으로 총 출생성비와 비슷했다. 직전해보다는 0.5명 줄었다. 둘째아의 출생성비는 104.6명으로 직전해와 동일했다. 셋째아 이상의 출생성비는 직전해보다 1.1명 감소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인 105.4명을 기록했다. 특히 셋째아 이상 출생성비의 경우 2005년 128.3명으로 집계됐지만 2010년 110.9명, 2013년 108.0명으로 점차 내려왔고 2014년 106.7명으로 정상 범위에 들어섰다. 이후 지난해 105명대까지 떨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3-01 09:32:50[파이낸셜뉴스] 여아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아들 낳겠다'며 셋째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셋째아의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지난해 107명으로 전년보다 늘어 겨우 정상범위 수준에 들어왔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출생 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생아 출생 성비는 104.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성비는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수를 말한다. 지난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 비해 4.9명 더 많이 태어난 셈이다. 전년도인 2019년에는 105.5명으로, 수치가 소폭 줄었다. 첫째아와 둘째아의 출생성비를 봐도 각각 104.8명과 104.7명으로 전년보다 1.4명, 0.6명 감소했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10년 전만 해도 전체 신생아와 첫째, 둘째아의 출생성비는 106명을 넘어서며 생물학적 정상범주인 103명~107명 수준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왔지만, 이제는 104명대에 들어서며 안정세를 찾은 모양이다. 그러나 셋째아 이상은 출생성비는 지난해 106.7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3.5명 증가했다. 이 역시 정상범위 안에 속하지만 첫째아와 둘째아에 비해 남아를 선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인위적인 성별 조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셋째아 이상 성비는 매년 줄어 지난 2014년(106.7) 처음으로 정상적인 범위에 들어왔다. 이후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다 2019년엔 103.2명으로 10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당시엔 첫째아와 둘째아보다도 출생성비가 낮았지만, 지난해 다시 106.7명으로 크게 올랐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21-02-24 09:07:37남아선호 현상이 점차 줄어들면서 지난해 출생 성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9일 통계청의 '201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여아 100명당 출생 남아의 수인 출생성비는 지난해 105.3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출생 성비는 1980년대 초반 107 안팎을 유지하다 1986년 111.7로 올라섰다. 이후 1990년에 116.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2000년대 들어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2007년 106.2로 '정상 범위'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7년 연속으로 정상 성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출산순위별로 보면 셋째아이 이상에서는 성비 불균형이 여전히 남아있어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셋째아 출생 성비는 107.8, 넷째아 이상 출생 성비는 109.8로 정상 범위보다 높았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4-09-09 11:32:04[파이낸셜뉴스] 여중·여고, 남중·남고 등 같은 성별의 학생만 다니던 '단성학교'가 남녀공학으로 바뀌고 있다. 학부모와 동문회 반발에도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게 학교 현장 분위기다. 2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에 있는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중학교(동대부속여중)은 1930년 설립돼 94년 동안 여학생들만 다녔지만 내년부터 남학생이 신입생으로 들어오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졌고, 원거리로 통학 중인 학교 주변 남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이 학교 전교생은 2022년 471명, 2023년 414명 그리고 올해 410명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동시에 인근 학교들의 성비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도 있었다. 학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여중이 있다보니 일대 남녀공학 중학교에선 한 반에 여학생이 5명 남짓할 정도로 적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동대부속여고 역시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 학교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학교 전통과 교육 등 여러 측면에서 남녀공학 전환이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라며 “학생 수 감소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문과 학부모들 반대가 있었지만 설득 끝에 남녀공학 전환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남자고등학교인 서울 장충고등학교는 개교 90주년인 지난해 여학생을 처음 받아들였다. 2022년 신입생이 123명까지 내려가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상담실로 쓰던 공간을 화장실로 고치는 등 여학생 학습 여건도 마련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남녀공학 전환 예정인 학교는 32곳이다.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83개 단성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각 교육청도 남녀공학 전환에 지원금을 지급하며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3년간 6억원을 주기로 했다. 학생 상담인력 등 인건비 9000만원과 탈의실·보건실 등 시설비도 추가 지원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4 21:19:58[파이낸셜뉴스] 중국 지방정부들이 성비 불균형 속에 결혼과 출생 감소를 동시에 겪자 '노총각'의 혼인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남서부 윈난성 다리(大理)바이족자치주(다리주) 민정국은 최근 주(州) 내 35∼55세 미혼 남성 3만3000여명을 조사했다. 일부는 정부 주선 방식으로, 일부는 자유연애 방식으로 고령 청년의 혼인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리주 민정국은 지역 공산주의청년단위원회와 부녀연합회 등 조직이 혼인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조직을 통해 농촌 청년을 상대로 결혼관 등 가치관을 교육하는가 하면, 일명 '공익 중매'나 무료 결혼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여기에 대중문화활동센터나 공원 등 시설을 활용해 미혼 남성들에 만남의 장소를 만들고, 연령·취미별로 정기적인 만남 행사를 기획해 짝을 찾을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리주 총공회(공식 노조)는 올해 13회의 데이트 행사를 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중국 당국이 이렇게 남성들의 결혼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범죄 예방과도 연관이 있다. SCMP는 늘어나는 미혼 남성 수가 사회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리수줘 시안교통대학 교수는 2015년 중국공산당 문건에서 "'잉여 남성' 현상이 여성 납치나 포르노 중독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선 수십 년에 걸친 한 자녀 정책과 뿌리 깊은 남아선호 문제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2000년 중국 인구 조사에서는 여아 100명을 기준으로 볼 때 남아가 117명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결혼과 출생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만8000건 줄어든 343만건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신생아는 902만명으로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 경제 둔화 속 직업 안정성과 미래에 대한 우려로 독신을 선택하거나 결혼을 미루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26 05:58:08[파이낸셜뉴스 홍성=김원준 기자] 충남도는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말 기준 지역 성평등지수 측정 결과’ 전국 중상위 등급에 올랐다고 18일 밝혔다. 성평등지수는 ‘양성평등기본법’ 제19조에 따라 국가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점검하기위해 여성가족부가 매년 조사·공표하는 것이다. 지표별 연도 말 기준 정보(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17개 시도의 성평등 수준을 상위, 중상위, 중하위, 하위 4등급으로 나눈다. 이번 2022년 성평등지수는 셋째아 이상 출생성비 등 사회 변화에 부합하지 못하는 지표는 삭제하고 노동시장 직종분리, 노인 돌봄 분담, 경력단절여성 수급률 등을 추가해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를 반영한 개편 지표로 측정됐다. 이번 개편은 10여 년 전 결정한 지표로 측정을 계속하면서 최근 변화된 사회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새로운 성평등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별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하위권을 벗어나 부산, 대구, 경기와 함께 중상위 등급을 기록했다. 충남도는 지난 2017년 이래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등급이 2단계 상승했다. 특히 충남도는 돌봄 분야와 양성평등 의식 분야 성평등지수가 전국 17개 시도 중 상위등급으로 나타났으며, 경제 활동과 의사결정 분야도 전년 대비 개선됐고 기타 분야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남도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충남 가족센터 설치, 여성인력개발센터·대학과 협업해 여성직업교육훈련 실시, 지역 맞춤형 도민 양성평등 교육·홍보 등을 추진하며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종규 충남도 여성가족정책관은 "이번 등급 상승은 그간 추진해 온 여러 성평등 정책과 사업들이 사회 변화에 발맞춰 발전해 왔다는 의미"라면서 "앞으로도 성인지 관점을 반영한 성평등한 충남을 만들기 위해 시군과 지속 협력하고 개선이 필요한 분야는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6-18 08:43:26[파이낸셜뉴스]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20%가량 많아 미혼남녀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남아선호사상,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혼 남성, 여성보다 20% 더 많아…결혼하기 불리한 구조"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449호) '한국의 출생성비 불균형과 결혼성비'(조성호 부연구위원)를 보면 2021년을 기준으로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이 가능한 많은 미혼 남녀가 매칭이 되더라도 남성이 남게 되는 것으로 보면, 인구학적으로 보면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그만큼 결혼하기에 불리한 구조인 셈이다. 이같은 불균형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특히 심각했다. 미혼 남성의 과잉 비율은 서울이 2.5% 수준이었고 부산도 16.2%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경북(34.9%), 경남(33.2%), 충북(31.7%)은 30%를 넘었다. 결혼성비의 불균형은 남녀 간 미혼율의 차이로도 나타났다. 2020년 시점에서 1985년생(당시 35세)의 미혼율은 남성이 46.5%로 29.1%인 여성보다 훨씬 높았다. 남아선호사상·출산율 급감 영향…"1980~1990년 출생성비 불균형 탓" 이처럼 미혼 남녀의 성비 불균형이 큰 것은 남아 출생이 여아 출생보다 많은 상황이 오래 이어졌기 때문이다. 출생성비(출생 남아가 여아보다 많은 상황)는 1970년대부터 자연성비를 초과하기 시작하는데,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까지 높은 수준이었다가 2007년부터 자연성비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결혼성비 불균형이 1990년대 초반 나타났고,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악화됐다. 남아 출생이 많았던 이유로는 남아선호사상과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자녀의 성 선택 욕구 증가(가족계획사업), 초음파 검사 등 자녀의 성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공급 등의 요인이 꼽힌다. 보고서는 '1970년부터 30년 이상 출생성비가 자연성비를 넘어서는 수준이 지속됐다"며 "이들이 재생산 연령대에 접어들었을 때 결혼성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성비의 불균형이 특히 심각한 지역은 1980~1990년대 출생성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불균형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17 14:27:13[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목전에 둔 가운데 여성 비하 논란이 총선 정국 한 복판에서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후보들의 당선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지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해당 이슈가 총선 패턴상 지지층 결속력 맞대결이 주요 관전포인트인 만큼 여야 지지층의 성향을 떠나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고군분투'중인 여성 후보의 당선을 높이는데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놓고는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 전국 254개 지역구에 출마한 685명의 후보들 중에서 여성 후보는 97명으로 14.2%에 달한다. 이는 1118명이 출마해 213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던 직전 21대 총선에 비해 쪼그라든 수치다. 단순 숫자로는 직전보다 116명이 줄었으며, 비율로는 19.1%에서 4.9%p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 등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제외한 이른바 지방에서 출사표는 낸 여성 후보자는 단 4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이 29명, 인천 3명, 경기가 21명으로 과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다. 지방의 경우,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광주·전남·전북에선 각 6·3·2명의 여성 후보자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보수 지지층이 두터워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선 3·8명의 여성 후보자가 나서 여의도 입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는 중이다. 또 중원권인 대전·세종·충남·충북의 경우, 각각 22·7·31·21명의 후보자 중 여성 후보는 불과 대전 2명, 세종은 아예 없으며, 충남·충북 각 1명씩에 그쳐 '여성후보 빈곤' 양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중 국민의힘 충북 청주청원의 김수민 후보는 바닥표심을 훑으면서 막판 승기 잡기에 나선 것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 유성을 황정아 후보와 대덕의 박정현 후보, 녹색정의당은 충남 천안병 한정애 후보가 최종 필승을 위한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한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여성의원 비율이 낮은 만큼, 거대 양당에서 수도권 외 지방에 경쟁력 높은 여성 후보들을 좀 더 많이 배출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후보의 경우 의정활동 섬세함을 비롯해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 강화, 지역내 양육 등 저출생 분야에서 비교적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야 일부 후보자들의 여성 비하 및 관련 막말 논란 등이 이번 총선에서 핫이슈로 부상한 것을 놓고 여성 후보들의 약진 가능성과의 연관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 국회 관계자는 "편향적인 남녀 국회의원 성비만을 보더라도 여성 의원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어 여성문제, 성평등 논란 등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될 소지가 크다"며 "이는 국민을 대신해 법을 만드는 입법안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앞으로 여성 의원들의 국회 진출 확대가 정책적으로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 관련 민감 이슈가 여성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보다는, 총선 구도 자체가 여야 지지층간 맞대결 구도이고, 특히 이번 선거에선 여당의 '이재명·조국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이 정면 충돌한 상황에서 여성 관련 이슈가 승패를 가늠할 수준까지 파괴력을 가질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04-07 18:27:27[파이낸셜뉴스] 임신 32주 전 태아의 성별을 의료인이 확인시켜주는 것을 제한한 법률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성별을 알더라도 낙태 가능성이 없는 등 현시점에서 더 이상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다. 이로써 병원에서 부모의 태아 성별 확인이 37년만에 자유로워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28일 의료법 제20조 2항에 대해 청구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의 태아 성(性)을 임부와 그 가족 등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벌칙을 다룬 의료법 제88조의2는 이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의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적시했다. 헌재는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고자 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욕구로, 성별을 비롯해 태아의 모든 정보에 접근을 방해받지 않는 것은 부모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라며 “낙태를 유발시킨다는 인과관계조차 명확하지 않은 태아의 성별고지 행위를 규제한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이거나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법수단으로서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부모가 성별 때문에 낙태를 하더라도, 국가가 개입하고 규제해야 할 단계는 낙태 행위가 발생하는 단계”라며 “헌재에서 헌법불합치결정을 받은 낙태죄 조항에 대한 개선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있을 수 있다는 아주 예외적인 사정만으로, 모든 부모에게 임신 32주 이전에는 태아의 성별 정보를 알 수 없도록 한 것은 낙태할 의사가 없는 부모까지 규제한 과도한 입법”이라며 “필요최소한도를 넘어 부모의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따라서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고,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했고, 결국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소수 의견을 낸 이종석·이은애·김형두 재판관은 과거보다 가능성이 낮아졌어도 태아 생명을 보호할 책임이 국가에 있다며 성별고지 제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위헌결정으로 해당 조항을 한 번에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입법자가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개선입법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병원에서 태아의 성별을 확인하지 못해 헌법소원을 낸 A씨 등은 “자녀 성별 선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에 비춰볼 때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수단의 적합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32주까지 부모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고 부모의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헌재는 2008년 임신 기간 내내 성별 고지를 금지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듬해 결정 취지를 반영해 임신 32주가 지나면 성별을 고지할 수 있도록 대체 법안이 입법됐다. 그러나 저출산이 심해지고 남아선호가 거의 사라지면서 부모의 알권리를 위해 태아의 성별 고지를 보다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37년간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했지만, 그 사이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로 남아선호사상은 확연히 쇠퇴하고, 성비불균형은 해결돼 출생성비는 출산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 자연성비에 도달했다”며 “현실에서 태아의 부모는 의료인으로부터 성별을 고지 받는 등 심판대상조항은 거의 사문화됐다”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2-28 16:21:14[파이낸셜뉴스] 한국에서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약 80만명의 남성들이 결혼 상대를 찾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학술저널 더컨버세이션은 더들리 포스턴 미국 텍사스 A&M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의 ‘한국의 성 불균형은 남성에게 나쁜 소식이다. 남성 수가 여성보다 많고, 결혼 전망은 암울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소개했다. 포스턴 교수는 80년대와 90년대 출생성비를 지목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아보다 남아가 더 많이 태어나고, 그 비율은 여아 100명당 남아 약 105~107명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30~40년 전 출생성비는 이를 훨씬 웃돈다. 실제로 한국의 1985년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0명, 1990년에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5명으로 늘었다. 이후 2000년대 초까지도 남아가 훨씬 많이 태어나다가 2010년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지난 2022년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명 수준에 머물렀다. 포스턴 교수는 “한국에서 출생률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남아선호 사상’은 여전했기 때문에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성별 균형이 깨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1960년 여성 1인당 6명이었던 출생률은 1972년 4명, 1984년 2명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2년 한국의 출생률은 0.82명으로 해가 갈수록 출생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포스턴 교수는 “아들에 대한 문화적 선호는 출생률이 감소하는 만큼 빠르게 바뀌지 않았다”며 “많은 한국인은 아들을 가질 수 있도록 임신 초기 단계에서 태아의 성별을 식별하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는 소년들은 성인이 돼 결혼할 한국 여성을 찾는 데 실패할 것”이라며 “198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의 출생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약 70만~80만 명의 남자아이가 추가로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포스턴 교수는 “이처럼 남자가 많은 출생성비는 국가 자체의 문제로 이어진다”며 “결혼 시장과 관련된 장기적인 사회 문제는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한국에 남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09 18: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