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가 28일 희귀질환 및 중증난치질환 환자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료 접근성 확대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 후보는 "질병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치료비와 약값 부담"이라며 "국가가 의료 사각지대 없이 생명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희귀·중증난치질환 치료 국가 보장 강화 방안을 공개하며 "누구나 아플 수 있지만 모두가 치료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며 “더 넓고 두터운 보장을 통해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먼저, 건강보험 산정특례 적용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암·희귀질환·중증난치질환자에게 적용되는 산정특례 제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연간 진료비를 부담한 뒤 일부를 환급해주는 구조지만 이마저도 "초기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아울러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시판 중인 희귀의약품의 절반 정도만 보험이 적용되고 있어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후보는 "치료제를 포기하지 않게 하기 위해 보험 적용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체계를 공공 주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최근 5년간 판매 중단·수익성 저하 등의 이유로 공급이 끊긴 국가필수의약품이 100여 종에 달하는 가운데 이 후보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긴급도입을 확대하고 국내 생산 제약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희귀하다고 포기하지 않고, 난치라고 외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5-28 10:34:37[파이낸셜뉴스] LG화학이 성장호르몬제 치료 이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 국내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 나선다. LG화학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 및 유럽내분비학회 총회에서 ‘AI 기반 성장 예측 모델 개발’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는 아주대학교병원 심영석 교수, LG화학 DX팀 정지연 책임 등 참여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아주대 심영석 교수는 “저신장증 환아들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예상하기 위한 진료 현장의 수요가 지속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유트로핀 장기안전성 연구를 통해 누적된 대규모의 치료 데이터를 활용해 키 성장 예측 AI 모델을 고도화 시켰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여러 개의 기존 딥러닝 모델을 결합 및 재조합한 앙상블 AI 모델을 구축, 저신장증 환아 3045명의 치료 데이터를 학습시켜 예측 성능을 높였다. 550명 환아의 실제 성장치를 AI 성능 검증 데이터로 활용해 치료 1~3년차 예측 안정성 등을 평가했다. AI 기반 모델의 성능 평가를 위해 전통적 통계 기법 모델과 성장 예측 결과를 비교한 결과 AI 모델에서 더욱 정확한 예측 성능이 확인됐다. 특히 AI 기반 모델에서 첫 진료 측정값(신장, 체중, 성장호르몬제 처방 용량 등)만으로 치료 1년차 성장치를 평균 1.95cm 오차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LG화학은 성장호르몬제 치료에 따른 신장 백분위수 변화를 제시하는 유용한 진료 방안이 되도록 예측 성능을 추가 안정화해 의료 현장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 윤수영 생명과학.경영혁신담당은 “국내 저신장증 환아 데이터 중심으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특화된 성장예측모델을 개발한 것에 의미가 크다”며 “LG화학의 고객가치혁신 성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치료의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한국 소아 대상의 성장호르몬 장기 투약 데이터 확보를 위해 2012년부터 ‘LGS(LG Growth Study)’를 진행해오고 있다. LGS는 2032년까지 20년간 환아 1만명을 모집해 장기 안전성 및 유효성을 관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누적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임상의들의 논문이 왕성하게 발표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8 10:17:52[파이낸셜뉴스] 경동제약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 피투케이바이오와 안구건조증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과천시 경동제약 사옥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류기성, 김경훈 경동제약 공동대표와 박윤상 피투케이바이오 대표를 비롯해 양사 주요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연구개발 및 상용화부문에서 상호 협력한다. 공동 개발을 통한 비임상, 임상시험 등 신제품 연구개발에 긴밀히 협력해 세부 목표를 차례로 수행할 계획이다. 피투케이바이오는 2022년 설립된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케미컬 및 바이오의약품 제형화 기술, 폐흡입용 약물 전달기술,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경동제약 류기성 대표는 "피투케이바이오와의 협약으로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의 기초를 마련할 것"이라며 "경동제약 파이프라인에 안과용제까지 추가해 품목군을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매년 200만명 이상이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고령화, 스마트폰 사용, 미세먼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안구건조증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27 14:08:57[파이낸셜뉴스] 앱클론은 중국 헨리우스 바이오텍에 기술 이전한 항체치료제 'AC101(헨리우스 코드명 HLX22)'이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 위암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 ODD)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HLX22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이번 5월 유럽 EC 양측에서 모두 ODD 지정을 받은 항 HER2 표적 치료제가 됐다. 위암 치료 분야에서 기존치료제 대비 월등히 우월한 약효를 가진 혁신 치료제로서 예상보다 빠른 사업화의 큰 틀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ODD 지정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희귀의약품위원회(COMP)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EC는 HLX22가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질환에 대한 치료를 목표로 하는 희귀의약품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HLX22는 연구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게 되며 임상시험 설계 지원, 중앙화된 시판 허가 절차, 시판 승인 후 10년간의 시장 독점 보호, 규제 수수료 감면 등이 포함된다. 세계적으로 위암은 여전히 심각한 공중보건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암연구소의 '글로보칸(GLOBOCAN)'에 따르면 2022년에 약 100만건의 신규 위암 진단과 66만건 이상의 사망이 발생했고 대다수 환자는 암이 진행된 단계에서 진단돼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ER2 양성 위암은 전체 위암 환자의 12~23%를 차지하며, HER2 음성 환자보다 더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에 대한 표준 1차 치료는 트라스투주맙과 화학요법의 병용 요법이며 일부 경우 면역항암제를 병합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료 성과는 여전히 제한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크다. 이에 앱클론은 HLX22가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HLX22는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GC/GEJC)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현재 트라스투주맙과 화학요법을 함께 사용하는 3상 임상시험(HLX22-GC-301)이 진행되고 있으며 글로벌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해당 임상 3상 시험은 중국, 미국, 일본, 호주, 한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현재까지 중국, 일본, 호주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헨리우스가 발표한 HLX22와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한큐유(HERCESSI™/Zercepac®) 병용 2상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치료법 대비 생존율과 항암 효과가 유의미하게 향상됐고, 안전성 역시 양호하게 유지됐다. HLX22는 위암 외 암종으로의 환자수가 훨씬 많은 적응증 확대도 시도되고 있다. 현재 HLX22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DXd)과 병용해 HER2 저발현 및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을 중국에서 진행 중이다. 첫 환자 투여도 이미 완료했다. 앱클론 관계자는 “유럽 ODD 지정을 계기로 HLX22의 글로벌 임상 및 사업화를 한층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헨리우스에서는 HLX22의 최대 사업 매출 목표를 연간 100억달러로 보고 있고 이는 앱클론에 7000억원 이상의 로얄티를 발생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27 13:46:31[파이낸셜뉴스] 암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미국의 메이요클리닉,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적응 여부를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모델은 암환자의 조직 병리 이미지를 정밀 분석해 해당 환자가 면역항암제 치료에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npj Digit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치료 효과는 암세포가 가진 유전적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에서 면역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고빈도 마이크로새틀라이트 불안정성(MSI-H)’이라는 유전자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MSI-H는 돌연변이가 많은 세포 유형으로 면역세포가 암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기 쉬워 치료 반응이 높다. 문제는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암세포 조직 전체에 퍼져 있지 않고 일부 부위에만 존재하는 MSI-H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이번에 정재호 연세의대 교수팀이 개발한 AI 모델 ‘MSI-SEER’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선다. 암 조직 병리 이미지를 수천 개의 작은 타일 이미지로 분할한 뒤 각 영역별로 MSI-H가 존재할 확률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한다. AI는 판단의 신뢰도까지 제시해 의료진이 예측 결과를 해석하는 데 객관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연구는 AI 모델이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진단되지 않았던 MSI-H 환자를 찾아낸 사례도 보고했다. 연구팀이 임상 활용 가능성을 평가한 시험에서 기존에는 MSI-H 음성으로 판정돼 면역항암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위암·대장암 환자들에게서 AI 모델이 MSI-H 존재를 탐지했다. 정재호 연세의대 위장관외과 교수는 “암세포 내 유전적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환자 치료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며 “이번 AI 모델은 임상의가 보다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단 보조 도구로써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황태현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 외과 교수는 “이번 AI 기술은 단순한 자동 분석을 넘어, 의사의 전문성과 인공지능의 연산 능력이 협력하는 진정한 의료 AI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앞으로 이 AI 모델을 실제 임상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검증 및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7 09:49:55[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 혁신신약 ‘에페거글루카곤(HM15136)’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ESPE)와 유럽내분비학회(ESE) 공동 학술대회에 참가해 ‘에페거글루카곤’의 임상 2상 중간 분석 데이터를 구두 및 포스터를 통해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에페거글루카곤은 선천성 고인슐린증(CHI)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다. 이 질환은 인슐린이 비정상적으로 과다 분비돼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출생 직후부터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뇌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만5000~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년 약 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치료 반응이 제한적인 특정 유전자형에만 나타나고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췌장 절제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주 1회 투여로 저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에페거글루카곤을 개발 중이다. 이번 임상 2상 중간 분석은 영국, 미국, 한국 등 5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진호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연구 대상은 코호트 1에 등록된 8명의 환자이며, 8주간 치료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유효성을 평가했다. 중간 분석 결과 에페거글루카곤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했고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없었다. 생체 징후, 심전도, 안전성 실험실 검사 등에서도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당 저혈당(70mg/dL 미만) 및 심각한 저혈당(54mg/dL 미만)의 발생 빈도와 시간이 각각 72.3%, 87.5% 감소하는 등 탁월한 유효성도 입증했다. 약물의 평균 반감기 역시 89시간으로, 주 1회 투약이라는 제형의 타당성도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의 안토니아 다스타마니 박사는 “에페거글루카곤은 저혈당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하루빨리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장은 “에페거글루카곤은 현재 임상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치료 접근성이 낮고 부작용 우려가 큰 기존 치료제와 달리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삶의 질 개선과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6 16:50:31[파이낸셜뉴스] 유전 질환 치료는 원하는 유전자만 정확하게 바꾸는 ‘유전자 정밀 편집’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세포 내 자가포식 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성공률이 낮았던 유전자 정밀 편집 효율을 크게 높였다. 한국화학연구원 남혜진 박사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동현·배상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양한 자가포식 유도 방법(영양결핍, 약물처리)을 통해 정밀한 ‘상동 재조합(HR, Homologous Recombination)’ 기반의 유전자 교정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존에 비해 유전자 교정 효율은 최대 3배 높았고, 생쥐 모델을 통한 생체 실험에서도 기술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즉 세포가 손상된 성분을 제거·재활용하는 과정이 HR 기반의 유전자 교정 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선 세포에게 영양분이 없는 식염수만 주거나, 세포의 성장 신호 물질(mTOR) 억제제를 투입함으로써 자가포식을 유도했다. 그러자 DNA 손상 복구에 작용하는 다양한 핵심 보조 인자들이 유전자 가위 효소인 ‘Cas9’ 주변에 많이 모여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나아가 기존 유전자 가위의 변형 버전인 nickase Cas9(nCas9)이나 불활성 Cas9(dCas9)의 경우도 동일한 자가포식 유도 효과가 관찰돼, 이번 기술이 다양한 유전자 편집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실험 결과, 자가포식이 유도된 세포에서는 HR 편집 효율이 1.4~3.1배 높아졌고, 삽입할 DNA의 크기나 타깃 유전자 발현 수준에 상관없이 일관된 성능 향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자가포식 결핍 세포에서는 정밀 유전자 편집 효율이 높아지지 않았다. 이는 세포가 HR 방식, 즉 원하는 대로 DNA를 정확하게 복구할 때 자가포식 기능이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결과다. 질병모델 실험에서도 청각장애 유발 유전자인 MPZL2 변이를 보유한 환자 유래 세포에 본 기술을 적용하자, 정상 유전자가 도입된 RNA의 발현량이 증가했다. 또 자가포식 유도가 생체 환경에서도 HR 기반 정밀 유전자 편집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정밀 치료시대를 여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편집 기술의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성과”라며, “향후 희귀 유전 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2025년 4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IF: 16.7))’에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23 14:24:30[파이낸셜뉴스] 아리바이오는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지난 22일 판교 본사를 방문해 신약 개발 기업과의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치매치료제 개발의 퍼스트 무버가 되고자 연구개발에 힘쓰는 바이오벤처 기업을 격려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원 방향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정부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K-블록버스터 신약을 누적 2개 창출해 제약바이오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국은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에 진입하며 국산 치료제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아리바이오는 국내 신약 개발 기업으로서는 전례 없는 규모로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3상을 수행 중이다. AR1001은 국가가 주목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유력 후보 물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인 영국의 글로벌데이터 (GlobalData)는 아리바이오의 AR1001을 복용 편의성, 유효성과 안전성, 약가 경쟁력, 시장가치 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며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선정했다. 이 내용은 지난 1월에 발간된 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공식 발표됐다. 이번 간담회는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과 임강섭 보건산업진흥과장,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이사, 프레드 킴 미국지사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이사는 간담회에서 AR1001 글로벌 임상3상은 현재 13개국 200여개 임상센터에서 1450명 이상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투약 종료 및 톱 라인 발표, 2026년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청 (FDA) 승인 신청과 2027년 출시 등 향후 상용화 일정도 소개했다. 또 아리바이오 미국지사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FDA와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드 킴 지사장은 “글로벌 임상3상과 함께 신약 허가 신청 준비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며 “허가 신청을 위해 전임상부터 모든 임상 단계의 자료 준비와 허가용 의약품 생산을 이미 시작했고, 임상3상이 완료되면 최대한 빠르게 FDA에 신약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23 09:18:38[파이낸셜뉴스] 고려대 화학과 김종승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광견병 바이러스(RABV)를 정밀하게 표적해 치료할 수 있는 '나노테라노스틱(Nanotheranostic)' 기술을 개발했다. 21일 고려대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기술을 실험한 결과,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경세포만을 골라서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 치료법이 매우 효과적이면서 동시에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안전한 방법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번 연구는 이차 근적외선 빛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바이러스의 특정 부분을 표적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김종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명적인 뇌 감염 질환인 광견병을 안전하고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빛을 활용한 중추신경계 치료 기술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견병은 사람이나 동물의 신경계를 공격하는 무서운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대부분 살아남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광견병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까지 들어가면 치료가 더욱 어렵다. 약을 많이 쓰면 부작용 위험이 커지고, 뇌는 외부 물질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뇌혈관장벽'이라는 강력한 방어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빛을 이용해 병든 세포를 없애는 '광역학 치료'라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반적인 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몸속 깊숙한 곳까지 빛이 잘 닿지 않고, 뇌처럼 중요한 장기는 뇌혈관장벽 때문에 치료 물질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한 '나노테라노스틱 프로브'를 만들었다. 이 프로브는 '이차 근적외선(NIR-II)'이라는 특별한 종류의 빛을 사용한다. 이 빛은 기존의 빛보다 우리 몸 조직을 훨씬 깊숙이 통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뇌처럼 깊은 곳에 있는 바이러스도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 프로브는 광견병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당단백질'이라는 부분만 정확하게 찾아가 달라붙는 '앱타머'라는 똑똑한 장치를 달고 있다. 앱타머는 마치 자물쇠에 꼭 맞는 열쇠처럼 특정 물질에만 결합하는 특징이 있어서, 나노 프로브가 건강한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경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이 나노 프로브는 '형광 이미징'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몸속에서 프로브가 어디로 이동하고 바이러스 감염 부위가 어디인지 실시간으로 아주 선명하게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에 최근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5-21 13:18:52[파이낸셜뉴스] 샤페론은 차세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NuGel)’의 국내 임상 2a상 연구 결과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영향력 지수 5.7)’에 게재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논문 발표를 통해 샤페론은 새로운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 외용 치료제 누겔의 임상 효과를 입증했으며, 세계 최초로 혈액 내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정밀 의학 기반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과 반복되는 습진이 특징인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10~20%가 경험할 만큼 흔하지만 유전적 및 환경적 원인이 다양해 치료가 어렵다.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는 장기 사용 시 부작용 위험이 크고, 최근 허가 받은 일부 신약 역시 발암 가능성 경고문 부착 조건으로 판매가 승인되는 등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누겔은 피부세포와 선천면역세포에 존재하는 GPCR19 수용체를 자극해 염증성 질환의 핵심인 염증 복합체를 조절하는 신개념 외용제다. 기존 약물과 달리 T 림프구 전체를 직접 억제하지 않아 발암 위험이 낮고, 장기간 사용에도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동물실험과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이미 확인됐지만, 이번 임상 2a상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임상 시험은 19세 이상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80명을 위약, 누겔 0.3%, 누겔 0.5% 세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4주간 하루 2회 도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평가지표는 EASI(습진 면적·중증도 지수), IGA(임상 평가 지표) 변화였으며 혈액 내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료 가능성도 함께 평가됐다. 시험 결과 심각한 약물 관련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특정 바이오마커를 보유한 환자군에서 누겔 0.5% 사용 시 EASI 점수가 50% 이상 개선돼 시판 중인 치료제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 해당 바이오마커 조합은 치료 반응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예측할 수 있었고 예측 정확도는 0.92로 매우 높았다. 이는 혈액검사를 통해 해당 바이오마커가 확인된 환자에게 누겔을 적용하면 맞춤형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샤페론은 최근 해당 바이오마커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샤페론 관계자는 “이번 논문에서 70% 이상의 환자가 바이오마커 양성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환자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와 높은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기존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소 치료제 대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현격히 낮고 맞춤형 치료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도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에서 약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2a상 대비 용량을 높이고 치료 기간을 8주로 늘려 FDA 임상 2b상 파트 2를 진행 중”이라며 “지난 1월에 발표된 임상 2b상 파트 1 결과를 통해 특정 환자군 100%에서 임상 증상의 50% 이상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내년 초 종료되는 2b상 최종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에 발표된 임상 2a상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국내 5개 대학병원과 차병원의 바이오마커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0 10:3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