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여 년 전 친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이에 국가가 친일파들의 행적을 조사한 뒤 이들이 일제 때 축적한 땅을 환수했는데 이 중 최소 12건이 수의 계약 형태로 친일파 후손들에게 다시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병합 가담' 고영희... 예산 땅 환수했지만 후손이 재매입 '특혜' 2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뒤늦게 친일재산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고영희 일가 땅 44만㎡가 차례로 국가에 환수됐다. 일제 침탈기 시절 지금의 기재부 장관급인 고영희는 한일병합에 가담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작위와 10만엔, 현재 가치 25억여 원을 하사받았다. 아들 때엔 자작에서 백작으로 승급하는 등 4대에 걸쳐 일제에 협력하고 부를 축적했다. 그런데 15년 전 환수된 충남 예산 땅 부지에 있는 창고 세 동은 환수 대상에서 빠졌다. 일제 침탈 시기 얻은 재산이란 점을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현재 창고 세 동 가운데 두 동은 사실상 형태만 남아 있고, 한 동은 초목에 뒤덮여 방치돼 있다. 그런데 지난달 창고용지 세 필지, 1천400㎡를 친일파 고영희의 직계 후손이 7천600여만 원에 되사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넘어갔는데, 후손 고씨 명의 창고가 땅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땅을 되팔기 좋게 사실상 특혜를 준 것이라는 게 친일파 재산조사에 참여했던 전직 조사관의 반응이다. '친일파 신우선' 고양시 임야도 17살 후손이 싼값에 수의계약 또 친일파 신우선의 친일재산으로 2009년 환수된 경기도 고양시 임야 역시 2년 만에, 당시 신우선의 17살 후손에게 수의 계약으로 4백여만 원에 팔렸다. 이번엔 묘소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정작 후손 신 씨는 몇 년 뒤 3천700만 원, 9배 비싼 값에 팔아 치웠다. 지난 2009년부터 수의 계약으로 팔린 친일 귀속재산 3백41건을 전수 조사결과 최소 친일파 7명의 재산 12필지, 1만3천여 제곱미터가, 건물과 묘소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후손에게 다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보훈부는 문제점을 인정 "친일파 자손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매수자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21 08:14:28[파이낸셜뉴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일제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 '뉴라이트'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는 건국절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요구하는 사퇴설을 일축했다. 김 관장은 1948년 정부 수립보다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2022년 발간한 책 '끝나야 할 역사전쟁'에서도 (건국절 제정을) 분명히 반대했고, 혹시 내 책을 비롯해 여러 글에선 그런 걸 발견하면 지적을 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또는 여당이 향후 건국절 제정을 추진하면 독립기념관장직을 걸고 반대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있지 않은 일을 가정해서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역사학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관장은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독립을 선포하고 1781년까지 영국과 독립전쟁을 벌인 결과 1783년 9월 3일 파리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았다. 이후 1789년 4월 30일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건국을 완성했다"며 "미국은 13년에 걸친 건국 과정이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1919년부터 1948년까지 29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1945년과 1948년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냐'라는 질문엔 "일제로부터 해방된 것과 미군정으로부터 해방돼 자주적인 독립을 한 것 둘 다 중요하지만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이 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이 없고, 수많은 강연과 수백편의 글을 통해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나에게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라고 질문해서 '일제강점기 때의 국적은 일본이지요. 그래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닙니까'라고 답변한 것을 두고,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일제의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 입에서 일본 신민이란 말을 뱉어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아무리 부인을 해도 일본에 강제로 편입돼 어쩔 수 없이 일본 국민이 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한다고 없어지지 않고, 아픈 역사는 분명히 기억하되 다시는 우리가 나라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또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두고 '편 가르기'를 한 적도 없다"며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을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관장은 "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 공개적인 토론을 요구하고, 이 시간 이후로 부당한 비방에 대해선 엄중한 법적인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사퇴 의사는 없다"며 "앞으로 내가 관장으로 재임하는 기간에 독립정신을 널리 선양하는 일과 이를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임명된 김 관장은 광복회와 야권 등으로부터 이른바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되며 사퇴 요구를 받았다.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직을 맡기 적절하지 않은 인사라는 임명을 반대하는 측의 핵심 주장은 김 관장이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8-12 17:43:26[파이낸셜뉴스] 일본산 자동차에만 ‘친일파를 청산하자’는 내용의 쪽지가 꽂아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에 나타난 독립투사'라는 제목으로 퍼지고 있다. 27일 도요타 라브4 차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CLUB RAV 4′에는 지난 23일 “대구 법원에 갔다가 누군가가 차에 이상한 걸 꽂아뒀다”는 글과 함께 차에 꽂혀있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A씨는 “신기한 경험이다. 제 차뿐만 아니라 렉서스, 혼다에 쪽지가 꽂혀 있었다”라며 "한국의 젊은이들을 일본군의 총알받이로 내몰고 독립지사들 을 일본 놈보다 더 가혹하게 고문하고 밀고하는데 앞장섰던 친일파! 그 대가로 작위와 전답과 돈을 받아 호의호식했던 놈들이 반민족 매국 친일파가 아니었던가?"라고 적혀있었다고 쪽지의 내용을 공개했다. 종이에는 또 "그러므로 우리가 일본 놈을 욕하기 전에 반민족 매국 친일파 놈들을 처단 청산하는 것이 순서 아니겠는가? 비록 늦었지만 인간 세상이 끝나기 전까지는…"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종이를 꽂아두고 간 남성의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남성이 종이 뭉치를 들고 주차장을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의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것을 보아 중년으로 추정된다. 남성의 행동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본차 끌고 다닌다고 매국노인가” “세계화시대에 현재 수입하는 상품으로 뭐라하는 지. 반도체 제조에도 원자재로 일본산 많이 쓰는데 이것도 문제인가” “또 선택적 반일인가”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그러게 일본차를 왜 타고 다니나” “대구 독립투사” "이 시대의 애국자. 응원한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7 13:17:30[파이낸셜뉴스]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가 한 일본풍 술집 인테리어를 놓고 매국노 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점주는 한 순간에 친일파로 몰렸다며 가게 영업에 큰 지장이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안산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며 적었다. 그러면서 ‘국제선 출국(일본행)’을 뜻하는 일본식 한자 문구 ‘国際線 出発(日本行)’가 전광판에 떠 있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안산 선수가 언급한 곳은 광주광역시 첨단지구의 한 빌딩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 체인점인 ‘스페샬나잇트’다. 나베(일본식 전골) 전문 이자카야(선술집) 콘셉트로 운영되지만 한국인이 만든 국내 브랜드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하루가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데, 안산 선수 스토리는 캡처 형태로 빠르게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린다. 네티즌들은 “매국노 싫다” “나도 저기 가봤는데 직원들도 일본말로 소통하더라” “일본이 좋으면 일본 가서 살라”는 반응과 함께, 일각에선 “일본 가게에 가면 매국노인가” “그럼 본인은 독립운동가인가”라고 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이 업체 대표 권순호씨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생되는 루머와 억측으로 한순간에 저는 친일파의 후손이자 저의 브랜드는 매국 브랜드가 됐다”고 했다. 그는 “논란으로 인해 적지않은 메세지를 받았고, 순식간에 저는 친일파의 후손이 됐으며 저를 비롯한 점주님들은 매국노, 죽었으면 좋겠다는 악플들을 받고있다”며 “아직 미숙한 대표로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많이 어렵다”고 했다. 권씨는 “팬데믹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채 찾아온 불황 속에서도 노고하는 동료들과 점주님들, 그리고 사랑하는사람들이 더이상 아프지 않도록 논란이 종식되기를 진심을 담아 부탁드린다”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7 21:42:36[파이낸셜뉴스] 과거 온라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친일파 훈장' 인증 사건. 최근 들어 해당 이슈가 다시금 화제를 모으면서 국가에서 수여하는 건국훈장과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건국 훈장 받으신 할아버지" 자랑했는데 '대만주국 건국공로장' 건국훈장은 건국의 공로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데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의 훈장이다. 의미 또한 친일 훈장과 차원이 다른데, 메달의 외형마저 틀이 달라 구분하기가 쉽다. 그러나, 건국훈장 등 국가가 수여하는 훈장에 관심을 갖지 않은 이들은 이를 잘 알기 쉽지 않은데, 실제로 훈장을 구분하지 못해 친일 훈장을 인증하는 웃지 못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처음 게시물을 접한 이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나, 얼마 안 가 친일의 증거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은 점점 차가워졌다. 앞서 해당 이슈들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졌다. 당시 작성자 A씨는 "이사하다 발견했다"라며 "할아버지의 물건 같다. (훈장 뒤에) 건국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데 건국 유공자셨던 건가"라고 질문했다. A씨는 그러면서 할아버지의 훈장으로 보이는 메달을 공개했다. 당시 훈장을 처음 본 누리꾼들은 "멋있다", "조부께서 군인이셨던건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친일의 증거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선은 점점 안 좋게 굳어갔다. A씨가 공개한 훈장은 '대만주국 건국공로장'이다. 1931년부터 1934년까지 중국 동부에 있는 만주 식민지화에 공이 있는 사람들을 치하하고자 만든 훈장이다. 약 5만명에게 수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훈장은 일제와 협력해 만주를 찬탈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일종의 '친일파'라는 증거로 해석된다. 또 다른 훈장 공개했다가.. "뼛속까지 나라 팔아먹은 조부" 인증 이듬해 A씨는 자신이 공개한 훈장이 친일의 의미를 갖고 있을 줄 몰랐다며, 친일 관련 명단에서도 할아버지의 성함을 확인해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훈장을 공개했는데, 국화 문양 아래 오동나무와 이화(자두꽃)이 새겨진 금빛 훈장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훈장 역시 친일의 증거품이었다. 확인 결과, 이 훈장은 한국병합기념장(韓國倂合記念章)으로, 1910년 8월 한일 병합 조약 체결과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12년 수여한 훈장이었다. 수여 대상은 △한국 병합 사업에 직접 및 수반한 중요 업무에 관여한 자 △병합 당시 조선에서 근무하던 관리 및 관리 대우자 및 한국 정부의 관리 및 관리 대우자 △종전 한일 관계에 공적이 있는 자다. 즉, 고위 친일파에게 수여하던 훈장인 셈이다. 최근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친일파 증거인 걸 안 이상 충격이 장난 아닐 듯싶다", "우리 할아버지가 저랬으면 기분 이상하겠다", "생전에 뼛속까지 나라 팔아먹으셨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 건국훈장은 '무궁화엽환'으로 시작 훈장의 구성만 제대로 알면 두 훈장에 대해 혼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훈장의 형상은 대체적으로 4~10개 정도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중 메달 테두리의 뾰족한 부분부터 다양한 색깔과 무늬의 모양이 조합돼 있다. 이중 '건국훈장'을 예시로 들면 건국훈장은 맨 위 '무궁화엽환'을 시작으로 '태양지', '대지', '서지', '자옥', '승환', '태극' 등의 7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각 특징마다 '국위 선양', '국민의 높은 기개', '노고가 찬연히 빛남', '노고의 결실', '민족의결속', '대한민국'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건국훈장'은 1949년 4월 27일 대통령령 '건국공로훈장령'이 공포되면서 제정됐다. 다만, '건국공로훈장령'은 1963년 12월 14일 '상훈법'이 제정되면서 폐지됐다. 건국훈장은 1등급 '대한민국장'부터 △2등급 대통령장 △3등급 독립장 △4등급 애국장 △5등급 애족장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2021년 1월 기준 대한민국장을 수여받은 인물은 총 59명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승만, 김구, 안중근, 윤봉길, 엄홍도, 유관순 등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또한 1983년 수여받았으나 취소됐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훈장으로는 '무궁화대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이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23 10:19:23[파이낸셜뉴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보훈부 국정감사에 출석, '한국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단 입장을 재차 밝히고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것과 역사적 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백 장군은 친일파가 아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13일 국정감사 때도 "법이 역사적 진실을 마음대로 재단할 순 없다. 역사적 진실을 왜 권력이 정하느냐"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날도 '백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거냐'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에 "진실을 겁박한다고 (거짓이) 되는 거냐. 법도 잘못됐으면 개정하지 않느냐"며 "(백 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보훈부가 이념논쟁을 벌여선 안 된다'는 취지의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지적엔 "이념논쟁이 민생과 꼭 구별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이념'은 국가의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였던 2004년 국회를 통과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반민족규명법)은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소위 이상 장교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사람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함에 따라 백 장군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선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은 "그 법(반민족규명법)엔 흠결이 많다고 본다"며 "앞으로 국민 의견을 많이 수렴해 더 완벽히 보완할 과제가 국회의원들에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올 7월 박 장관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백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란 건 직을 걸고 얘기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0-26 14:48:05[파이낸셜뉴스] 경기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시민들과 함께 행사하던 중 한 남성에게 폭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고양시병 당원협의회는 지난 7일 일산호수공원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인 걷기 행사 도중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당원협의회에 따르면 당협은 지난 3월 말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일산호수공원에서 ‘일산사랑 토요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김종혁 당협위원장, 손동숙 시의원과 당원 80여명이 참여해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행사 참가자들을 따라와 “일본 오염수는 너희가 다 처먹어라. 친일파 놈들아 선거비용 물어내라”고 소리지르며 돌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 의원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유이나 폭력은 안 된다. 봉사하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라”며 제지하자 이 남성은 주먹으로 손 의원의 머리를 때리며 갑자기 달려들었다. 그는 당시 주변에서 자신을 말리는 일반 시민들까지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 중 한 명이 경찰에 신고하자 폭행을 행사한 남성은 “흥분해서 그랬다”며 당원들이 폭행 피해자들을 챙기는 사이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의원은 이 사건으로 고양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혁 위원장은 “해당 남성의 사진이 현장에 있던 당원들에 의해 다수 확보된 상태”라며 “당협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11 08:05:0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친일파 이해승 후손이 소유한 임야를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법정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부가 이해승의 손자인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을 상대로 홍은동 임야 2만7905㎡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했다. 이우영 회장의 할아버지인 이해승은 철종의 아버지 전계대원군의 5대손으로 국권침탈 당시 기여한 공으로 1910년 일제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 지위인 후작 작위를 받았다. 그의 친일 행적이 확인되면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행위자로 지목받기도 했다. 이 땅은 이해승이 1917년 취득해 1957년 손자인 이 회장에게 소유권을 넘긴 것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1966년 경매에 넘겨져 제일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었으나 이듬해 이 회장이 다시 사들였다. 정부는 이해승이 친일 행적을 벌인 만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관련 재산이 국가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지 않았다.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친일재산은 취득·증여한 때를 기준으로 국가의 소유가 되는데,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경우'는 귀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친일재산인 것으로 모르고 경매를 통해 땅을 취득한 제일은행은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만약 이 땅을 정부가 환수하면 이 회장과 제일은행의 과거 소유권이전등기가 순차적으로 말소되고 이는 제일은행의 정당한 권리를 해치는 것이라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이에 따라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판결에 불복한 정부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10-06 07:26:10[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 강점기)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고 발언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장관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장관이, 일제 강점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장관은 "백선엽이 스물몇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거의 나이가 똑같다.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 부친은 1920년 함경도 흥남시에서 태어난 후 흥남시청 농업과장으로 근무하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흥남철수작전 때 남한으로 피난했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문 전 대통령이 쓴 책에도 이런 상세히 나와 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9-06 15:18:26[파이낸셜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6일 "백선엽 장군은 최대의 국난을 극복한 최고의 영웅"이라며 "가당치도 않은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백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은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장관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백 장군이 독립군 토벌 활동을 한 전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복무할 당시 나이가 22살이었다"며 "그 당시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고 거기 있던 사람들은 항일하던 중국인 내지는 비적들"이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5일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는 2019년 3월 당시 보훈처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가 정한 명단을 기준으로 보훈처와 현충원 홈페이지의 안장자 기록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1920년생인 백 장군은 생전에 일부 단체에서 '백선엽이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군 토벌에 나섰던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내가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하고, 간도특설대로 발령받아 부임해 간 1943년 초의 간도 지역은 항일 독립군도, 김일성 부대도 1930년대 일본군의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밀려 모두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없을 때였다"고 회고하고 "독립군과 전투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다만 백 장군은 1993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간도특설대 근무 시절 조선인 항일 독립군과의 전투가 있었던 것처럼 기술한 데 대해선 "1930년대 간도특설대 초기의 피할 수 없었던 동족 간의 전투와 희생 사례에 대해 같은 조선인으로서의 가슴 아픈 소회를 밝혔던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록에 의하면 간도특설대는 만주국 산하에 동원되어 중일전쟁을 돕고 독립운동을 탄압한 친일 무장 조직임은 분명하지만 1943년 이후만을 놓고 보면 간도성에서 거의 소멸된 한인 항일 무장 세력 대신 주로 열하성과 하북성의 중국 공산당 팔로군 빨치산과 그 협력자들을 상대한 것도 사실로 알려졌다. 당시 백 장군은 부대 내에서 토벌 작전시 화력 지원을 담당하는 박격포 소대장 보직이었으므로 직접 촌락에 투입되어 협력자를 색출하며 학살을 자행하는 임무와는 거리가 있었다. 백 장군 본인이 간도특설대 복무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으나 적극적인 친일 행위는 아니었다고 강변하는 이유다. 한편 박민식 장관은 야당 단독으로 국회 정무위 소위를 통과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억지 유공자는 명예도, 존경도 없다'는 글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에 대해 "'깜깜이' 법안"이라고 지적하고 "민주유공자법은 국민도, 소관 부처인 보훈부도 그 대상이 누구이며 그 공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도 민주유공자법은 "'운동권 셀프 특혜법' 논란으로 사실상 철회됐던 법안이기에 이해충돌의 의심을 살 우려가 크다"며 "유공자는 국민의 존경을 받을 공적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이 법안이 이대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유공자'란 단어에 담긴 사회적 함의는 유명무실해지고, 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존경도 사라질 것"이라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반드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 또는 유족·가족에 대해서도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이 법안은 지난 4일 여당(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표결에 불참했으나 국회 정무위 법안 소위를 통과했다. 박 장관은 "민주유공자법안은 주무 장관인 보훈부 장관도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법안"이라며 "지금 상태라면 제가 장관을 그만두더라도 거부권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는 대상자에 대한 세부 내용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했으나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이 법안이 이대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유공자'란 단어에 담긴 사회적 함의는 유명무실해지고, 유공자에 대한 국민의 존경도 사라질 것"이라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반드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7-06 17:3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