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김성수)은 지난 28일 일본 카나가와 순환기·호흡기센터와 함께 ‘제2회 ILD Center Joint Symposium’을 해운대백병원 5층 대강당에서 가졌다고 6월 30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간질성 폐질환(ILD)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양국 전문가 간 학술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카나가와 순환기·호흡기 센터는 일본 내 간질성폐질환 분야에서 임상연구와 다학제 진료를 선도하며, 환자 교육과 재활 프로그램까지 활발히 운영하는 권위 있는 전문기관이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일본 측에서 카나가와 심혈관·호흡기센터 타카시 오구라 소장을 비롯해 자이치 의과대학 마사시 반도 교수 등 8명의 호흡기내과·영상의학과·병리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해운대백병원 호흡기내과 장항제·이재하·장지훈 교수, 류마티스내과 허민영 교수,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간질성폐질환연구회 전 회장인 연세세브란스병원 박무석 교수, 현 연구회 회장인 순천향대학부천병원 박성우 교수, 전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이사장인 삼성서울병원 정만표 교수가 연자·좌장으로 참석했다. 심포지엄은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돼 △디지털 치료 기반의 재택 호흡재활 △AI를 활용한 ILD 영상진단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예후 예측 △ILD 치료의 최신 동향 등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또 병리학적 진단 접근, 급성 악화 치료 전략, 폐이식의 최신 지견 등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6-30 10:12:33'나얼의 제자' Eight'O(에이로)가 에코브릿지와 손잡고 빛나는 감성을 선물한다. 누플레이에 따르면 Eight'O는 20일 정오 각종 음원 플랫폼에 첫 싱글 'KANAGAWA'를 발매하고 리스너들을 만난다. Eight'O의 탄생을 알리는 'KANAGAWA'는 일본 카나가와 현의 아름답고 작은 바다마을 가마쿠라에 대한 그리움을 '카나가와'라는 이름의 여성에 빗대어 중의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여름의 끝자락인 지금, 잠시나마 휴식과도 같은 여행의 기분을 선물하고픈 마음을 Eight'O의 매력적인 보이스로 담아냈다. 'KANAGAWA'는 곡 전체를 감싸는 EP와 폴리신스, 따듯한 베이스 사운드 위에 레트로한 일렉트로닉 기타와 리드미컬한 드럼 연주를 얹어 80년대의 사운드를 표현했다. 이를 통해 카나가와의 골목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누플레이의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에코브릿지와 윤현상의 '오늘부터' 편곡을 맡았던 SOUNDHOOD가 Eight'O와 함께 'KANAGAWA'를 탄생시켰다. Eight'O는 작곡은 물론 작사와 코러스까지 도맡아 음악적 진정성을 녹여냈다. Eight'O는 나얼이 아끼는 제자로, 팔세토 창법을 구사하는 미성의 R&B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다. 특히 나얼과 오랫동안 협업해온 에코브릿지가 그의 제자를 프로듀싱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 Eight'O의 특별함이 담긴 'KANAGAWA'는 20일 정오부터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 가능하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누플레이
2023-09-20 10:36:36중국 남부의 호남, 귀주, 운남, 그 남쪽으로 광서성을 가로지르는 산맥이 남령회랑(南嶺回廊)이다. 그 회랑은 베트남과 라오스 그리고 태국과 미얀마까지 이어진다. 중국인들이 이곳을 '회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동하며, 살고 있는 지역의 의미로 읽힌다. 지난 7월 타계한 예일대학의 제임스 스콧(1936~2024)이 2009년에 '조미아'(Zomia·연세대 이상국 교수 번역)라고 명명했던 남중국과 내륙동남아를 연결하는 가파른 비탈의 산악이다. 한때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양귀비 재배로 소탕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북조선 동포들의 탈북 루트였다. 공자시대부터 정치권력을 피해 안식처를 찾았던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지배와 통제가 없는 무릉도원으로 여겼던 곳이다. 체구는 작지만 '잘 먹고 잘 살며', 심신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이곳의 주인공인 '야오(Yao)'다. 문자 역사를 자랑하는 한족들은 야오 사람들을 지칭하는 글자의 변천사를 보인다. 오랜 문서들은 '요(猺)', 중공시대부터는 '요(徭)', 요즈음은 '요(瑤)'라고 적는다. 개 구(狗) 변에서 두 인(人) 변, 구슬 옥(玉) 변으로 바뀌었다. 털북숭이 짐승 취급을 하다가 사람을 거쳐서 귀한 옥의 의미를 부여한다. 순제(舜帝)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내력을 전설로 이어오면서, 화전으로 곡식을 키우고 닭과 돼지와 함께 살아가는 '산악 노마드'다. 산의 정령이 야오에게 내려준 이슬이 가계 전래의 발효차 원조인 육보차(六保茶)이며, 요순남진(堯舜南進)과 다라낭(茶箩娘) 전설이 차문화의 관념적 배경이다. 불과 물의 조화가 생명줄이고, 화전할 땅을 찾아 다닌다. 이동단위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결속력이 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강력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조도(祖圖)엔 개 중에는 으뜸인 '용견'(龍犬)이 등장한다. 개가 조상인 토템신앙이다. 주몽설화와도 통하는 물을 건너는(過海) 그림도 포함한다. 첩첩산중에서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령(anima)뿐이다. 죽은 조상이 정령에 가담한다. 사람이 죽은 자리에 묘를 쓴다. 5대까지의 묘소는 기록으로 남겼다. 성묘를 하기 위해서 과거의 터전을 찾아가는 길은 월경(越境)일 수밖에 없다. 글자가 없었던 야오 사람들은 중국의 한자를 빌려서 자신들의 내력을 기록했다. '가선단'(家先單)과 '조도'라는 이름의 공통적으로 전해지는 가보 문서다. 세월이 흐르면서 야오 사람들이 사용하던 한자의 모습도 바뀌었다. 조상의 초혼굿을 위한 제례문은 모두 칠언시(七言詩)다. 해독이 가능할 것 같지만, 음차와 새로 만든 한자들이 상당수 가미되었다. 미얀마든, 태국이든, 베트남이든, 라오스든, 광서성이든 야오 사람들의 구성진 가락이 붙은 칠언시 초혼문서의 형식은 동일하다. 굴원(屈原)의 '초혼사'보다도 자연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야오의 아이덴티티를 끊임없이 재확인하고 이어가는 문화과정이 조상을 위한 제례다. 항상 새로운 산을 찾아서 개산(開山)을 하고 화전을 일구면서 살아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 정령의 허락이 있어야 개산도 농사도 가능하다. 문화내탄(文化耐彈·cultural resilience)의 조상제사는 그 자체가 생존전략이자 삶의 구심점이다. 서양학자든 동양학자든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야오의 종교가 도교라고 규정하고, 도교의 논리로 야오의 종교를 분석하는 논문을 쓰지만, 아니다. 그것은 겉모양만 도교이고 도사라는 직함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대전통(大傳統)의 껍데기를 둘러쓴 겉모양만 본 것이다. 야오의 정신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대전통의 굴레 속에 꼭꼭 숨어 있다. 한자와 도교의 중국식 대전통은 야오의 소전통(小傳統)이 살아남기 위한 방패 역할을 해준다. 마치 누에의 번데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고치라는 방탄막을 둘러쓰고 있는 것처럼. 나는 이러한 현상을 포낭주의(包囊主義·cocoonism)라고 부른다. 자연의 은혜로 살아가는 야오 사람들의 문화에 비친 현대인류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가권력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국경이라는 괴물이 야오 사람들의 이동 루트를 점점 더 철통같이 막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오 사람들은 월경하는 성묘길을 다닌다. 닭을 키워서 조상에게 바치는 제례를 지킨다. 돼지도 새해와 추석의 조상맞이에 동원된다. 닭과 돼지를 키우는 일은 집안의 노인 몫이다. 조상 되기 전의 인생 단계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육도와 좁쌀로 만든 떡이 조상께 바치는 젯밥이다. 혼인에도 조상이 개입한다. 청혼을 받은 측은 며칠 동안 조상의 허락을 기다린다. 그동안 집안에 궂은일이 생기면 조상이 허락하지 않는 혼인이라는 판단이 선다. 산을 지고 바람을 맞으며 나무와 짐승들 사이에서 음식을 구해야 하는 야오 문화의 이해는 애니미즘(animism)의 소환 공부를 재촉한다. 국가주의에 멍든 인류문화의 모순판이 야오 사람들에 의해서 드러나는 '조미아' 문화가 탈국가 체제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국가주의의 희생양으로 세상을 떠도는 중동의 쿠르드는 인터넷상의 가상국가를 만들었다. 언젠가는 생명이 다할 국가주의를 대체할 인류의 아이디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것을 찾는 작업이 인류학자에게 부여된 사명일 수 있다. 에드워드 타일러의 '원시문화'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늘 푸른 시월 중순, 이틀간 요코하마의 카나가와대학에서 '야오의 다면성과 통일성'이라는 제목의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일본을 비롯해 중국 남령회랑의 성들과 홍콩과 대만에서 그리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 미국의 학자들과 미국에 거주하는 라오스 출신의 야오 가족도 참석했다. 야오 공동체를 형성한 식탁에서 "효이윱!"이라는 건배사로 술판이 벌어졌다. 평생 야오를 연구해온 야오족문화연구소장 히로타 리츠코(廣田律子) 교수의 각고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다. 24편의 논문과 40여명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재일교포 중국문학자인 교토대학의 김문경 교수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라오스에 근접한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서 온 사엘리오 박사의 자민속지(自民俗誌) 내용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야오의 살림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김 교수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재일교포의 삶과 겹치는 장면들을 읽었을 것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21 18:34:02중국 남부의 호남, 귀주, 운남, 그 남쪽으로 광서성을 가로 지르는 산맥이 남령회랑(南嶺回廊)이다. 그 회랑은 베트남과 라오스 그리고 태국과 미얀마까지 이어진다. 중국인들이 이곳을 '회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동하며, 살고 있는 지역의 의미로 읽힌다. 지난 7월 타계한 예일대학의 제임스 스콧(1936~2024)이 2009년에 '조미아'(Zomia, 연세대 이상국 교수 번역)라고 명명했던 남중국과 내륙동남아를 연결하는 가파른 비탈의 산악이다. 한때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양귀비 재배로 소탕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북조선 동포들의 탈북 루트였다. 공자시대부터 정치권력을 피해 안식처를 찾았던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지배와 통제가 없는 무릉도원으로 여겼던 곳이다. 체구는 작지만 '잘 먹고 잘 살며', 심신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이곳의 주인공인 '야오(Yao)'다. 문자 역사를 자랑하는 한족들은 야오 사람들을 지칭하는 글자의 변천사를 보인다. 오랜 문서들은 '요(猺)', 중공시대부터는 '요(徭)', 요즈음은 '요(瑤)'라고 적는다. 개 구(狗) 변에서 두 인(人) 변, 구슬 옥(玉) 변으로 바뀌었다. 털북숭이 짐승 취급을 하다가 사람을 거쳐서 귀한 옥의 의미를 부여한다. 순제(舜帝)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내력을 전설로 이어오면서, 화전으로 곡식을 키우고 닭과 돼지와 함께 살아가는 '산악 노마드'다. 산의 정령이 야오에게 내려준 이슬이 가계 전래의 발효차 원조인 육보차(六保茶)며, 요순남진(堯舜南進)과 다라낭(茶箩娘) 전설이 차문화의 관념적 배경이다. 불과 물의 조화가 생명줄이고, 화전할 땅을 찾아 다닌다. 이동 단위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결속력이 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강력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조도(祖圖)엔 개 중에는 으뜸인 '용견'(龍犬)이 등장한다. 개가 조상인 토템신앙이다. 주몽설화와도 통하는 물을 건너는(過海) 그림도 포함한다. 첩첩산중에서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령(anima) 뿐이다. 죽은 조상이 정령에 가담한다. 사람이 죽은 자리에서 묘를 쓴다. 5대까지의 묘소는 기록으로 남겼다. 성묘를 하기 위해서 과거의 터전을 찾아가는 길은 월경(越境)일 수밖에 없다. 글자가 없었던 야오 사람들은 중국의 한자를 빌어서 자신들의 내력을 기록했다. '가선단'(家先單)과 '조도'(祖圖)라는 이름의 공통적으로 전해지는 가보 문서다. 세월이 흐르면서, 야오 사람들이 사용하던 한자의 모습도 바뀌었다. 조상의 초혼굿을 위한 제례문은 모두 칠언시(七言詩)다. 해독이 가능할 것 같지만, 음차와 새로 만든 한자들이 상당수 가미되었다. 미얀마든, 태국이든, 베트남이든, 라오스든, 광서성이든, 야오 사람들의 구성진 가락이 붙은 칠언시 초혼문서의 형식은 동일하다. 굴원(屈原)의 ‘초혼사’보다도 자연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야오의 아이덴티티를 끊임없이 재확인하고 이어가는 문화과정이 조상을 위한 제례다. 항상 새로운 산을 찾아서 개산(開山)을 하고 화전을 일구면서 살아가는 과정이 녹녹치 않다. 정령의 허락이 있어야 개산도 농사도 가능하다. 문화내탄(文化耐彈, cultural resilience)의 조상제사는 그 자체가 생존전략이자 삶의 구심점이다. 서양학자든 동양학자든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야오의 종교가 도교라고 규정하고, 도교의 논리로 야오의 종교를 분석하는 논문을 쓰지만, 아니다. 그것은 겉모양만 도교이고 도사라는 직함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대전통의 껍데기를 둘러쓴 겉모양만 본 것이다. 야오의 정신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대전통(大傳統)의 굴레 속에 꼭꼭 숨어 있다. 한자와 도교의 중국식 대전통은 야오의 소전통(小傳統)이 살아남기 위한 방패 역할을 해준다. 마치 누에의 번데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고치라는 방탄막을 둘러쓰고 있는 것처럼. 나는 이러한 현상을 포낭주의(包囊主義, cocoonism)라고 부른다. 자연의 은혜로 살아가는 야오 사람들의 문화에 비친 현대인류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가권력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국경이라는 괴물이 야오 사람들의 이동 루트를 점점 더 철통같이 막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오 사람들은 월경하는 성묘길을 다닌다. 닭을 키워서 조상에게 바치는 제례를 지킨다. 목에서 나온 계혈은 조상맞이를 위한 제례장소를 씻기 위해 뿌려진다. 돼지도 새해와 추석의 조상맞이에 동원된다. 네 발 묶인 돼지는 멱을 따서 돈혈을 받는다. 제(祭)라는 글자가 '혈식'(血食)이라는 의미가 와 닿는다. 돼지는 삼등분으로 각을 낸다. 머리를 자르고, 목 부분에서 세로로 몸통을 절반으로 가른다. 닭과 돼지를 키우는 일은 집안의 노인 몫이다. 조상되기 전의 인생 단계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육도와 좁쌀로 만든 떡이 조상께 바치는 젯밥이다. 혼인에도 조상이 개입한다. 청혼을 받은 측은 며칠 동안 조상의 허락을 기다린다. 그동안 집안에 궂은 일이 생기면, 조상이 허락하지 않는 혼인이라는 판단이 선다. 씨받이 역할을 해야 하는 데릴사위를 들이는 과정에서도 조상이 개입한다. 산을 지고 바람을 맞으며 나무와 짐승들 사이에서 음식을 구해야 하는 야오 문화의 이해는 애니미즘(animism)의 소환 공부를 재촉한다. 국가주의에 멍든 인류문화의 모순판이 야오 사람들에 의해서 드러나는 ‘조미아’ 문화가 탈국가체제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국가주의의 희생양으로 세상을 떠도는 중동의 쿠르드는 인터넷상의 가상국가를 만들었다. 언젠가는 생명이 다할 국가주의를 대체할 인류의 아이디어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것을 찾는 작업이 인류학자에게 부여된 사명일 수 있다. 에드워드 타일러의 '원시문화'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늘 푸른 시월 중순, 이틀간 요코하마의 카나가와대학에서 '야오의 다면성과 통일성'이라는 제목의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일본을 비롯해 중국 남령회랑의 성들과 홍콩과 대만에서, 그리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 미국의 학자들과 미국에 거주하는 라오스 출신의 야오 가족도 참석했다. 야오 공동체를 형성한 식탁에서 “효이윱!”이라는 건배사로 술판이 벌어졌다. 평생 야오를 연구해온 야오족문화연구소장 히로타 리츠코(廣田律子) 교수의 각고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다. 24편의 논문과 40여명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었다. 재일교포 중국문학자인 교토대학의 김문경 교수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라오스에 근접한 타이 북부 치앙라이에서 온 사엘리오 박사의 자민속지(自民俗誌) 내용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야오의 살림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김 교수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재일교포의 삶과 겹치는 장면들을 읽었을 것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20 11:27:32[파이낸셜뉴스] "어느 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을 문자로 집약시켜 그것을 물 속으로 떨어뜨려 보는 상황을 재현, 공간과 연결되는 '물의 움직임'을 이미지화하고 이를 통한 유기적인 형태를 조형화하기 위해 고심해 왔습니다. 이 모든 사고의 파편들을 '이음(Connection)'으로 연결하고 축적해 조형하는 것이 작업과정이고, 주제와도 연결이 된다고 할 수 있어요. 스테인레스 판을 절단하고 한 조각 한 조각 용접으로 이어가는 과정과 센딩 작업은 지난하고 고된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여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의 변화, 교차까지도 작품에 담고 있어요." 일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경민 조각가는 28일 'First-Class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들려줬다. 부산 출생으로 동아대 예술대학 조소학과 학사와 석사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도쿄 다마미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김경민 조각가는 전세계 작가들을 상대로 한 조각 공모전에서 수상을 휩쓴 '실력파 초대작가'로 통한다. 일본 도쿄 쿠니타치시 시청과 대학거리, 야마구치현 우베시, 카가와현 쇼도시마 토노쇼코 항구, 기후현 카가미가하라시, 시이타마현 카와고에시에 가면 '시각적인 물의 소리'를 스테인레스 재질로 표현한 그의 조각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곳의 김 조각가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테마여행을 떠나는 메니아층까지 늘어나고 있을 정도다. 김경민 조각가는 차가운 스테인레스 재질에 마음의 파동을 담아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달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김 조각가는 "'시각적 물의 소리'는 각자의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정적 파동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눈으로 보며 생각하는 상상 속의 음률"이라며 "대중들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 다른 각자의 소리를 느끼며 소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재료적 측면에서 물의 움직임이 각자의 모습이 비치는 미러로 표현된 이유도 이러한 바람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김 조각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하나의 덩어리가 볼록과 오목으로 나뉘고, 물이 흐르는 듯한 형태가 두 덩어리를 이어주는 형태로 자주 드러난다"고 설명하면서 "그것은 모든 사물이 본성은 본래 하나에서 출발하며, 나눠진 각각의 형태가 또 다시 하나로 만나게 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대 조소학과에 입학하면서 쇠를 그라인딩할 때 튀어오르는 굉장히 화려한 불꽃에 매료돼 석조각, 소조(흙), 목조각 가운데서도 철조 조각을 선택하게 됐다는 김 조각가는 "기법보다 동물의 형상을 주제로 자연의 현상과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을 갖고 형상과 연계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나 이후 재료적인 물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스테인레스 재질로 내면의 소리를 표현할 수 없을까 하고 고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연적인 현상보다 좀더 깊이있게 인간 내면의 소리와 '이음(연결성)'이라는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이것이 발전되면서 모든 사물이 각자의 '울림'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명성을 얻고 있는 김 조각가는 2017년 '우베 국제비엔날레' 대상 수상을 비롯해 나가노시 야외 조각상, 코에도 카와고에 트리엔날레 대상, 오이타 아시아 조각전, 도쿄 쿠니타치 아트 비엔날레 시민상 수상 등을 휩쓸었다. 우베 국제비엔날레에는 세계 29개국 작가들이 출품한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앞서 한국에서도 부산 미술대전 우수상 수상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등의 경력을 자랑한다. 김 조각가는 지난 1998년 부산에 있는 갤러리 스페이스 월드(Space world), 2000년 갤러리 messa 전시와 2020년 일본 도쿄 가든 테라스 키오이쵸 초대전, 지난해 카나가와현 히라츠카미술관 기획초대전, 도쿄 IRIYA 갤러리초대전까지 지난 20여년 동안 수많은 기획·초대개인전을 열어오며 주목받고 있다. 여류 작가로 대작을 완성하는데까지 6개월 이상 몰두, 무거운 재료를 다루는 일까지 직접 하고 있다는 김 조각가는 일본과 함께 한국에서의 작품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스테인레스에 이어 티타늄 재질을 사용한 소품 제작이라는 '또 다른 진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조각가는 "너무 유행에 따라가기 보다 자기의 고집이 묻어나는 세계를 고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에서 펼치는 활동에도 일본에서 일구어왔던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을 첫걸음으로 해서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세계를 고수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피력했다. 이어 "본격적인 한국진출 선언 이후 현재 굴지의 기업 등에서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의향을 전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격려와 위로를 받고 힘과 용기를 얻어갈 수 있는 조각공원을 한국에 만들어야겠다는 개인적인 꿈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3-08-28 11:25:31【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의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이 대부분 올 7월께 끝나지만, 결국 상환 만기를 늘려주거나 탕감해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자잿값 급등 등으로 소상공인 영업 여건이 회복되지 않아서다. 12일 요미우리신문은 대부분 3년 만기로 설정한 중소기업 전용 대출인 '제로제로 대출' 만기가 임박했지만 아직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 5년까지 상환을 연장해 주거나 일부 탕감을 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접수 종료까지 실행된 제로제로 대출은 약 245만건, 약 42조엔 규모다. 3년간 상환유예를 조건으로 대출받은 기업이 많아 올해 7월께부터 상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끝났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도쿄상공리서치가 2022년도의 전국의 기업 도산을 분석한 결과 제로제로 대출을 이용한 기업의 도산은 541건으로, 전년도 150건의 36배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6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12월에 전국 약 5000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과반수가 제로제로 대출을 이용했고, 그중 25.8%가 '상환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제로제로 대출받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상환 불능이 된 대출금의 일부는 최종적으로 국가나 도도부현이 세금으로 메워주게 된다. 이에 중기청은 올해 1월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금 상환을 최장 5년간 유예하는 새로운 차환 보증제도를 시작했다. 대출처 지원 강화에 나서는 금융기관도 있다. 도쿄나 카나가와 등의 약 1만개 회사에 합계 약 3378억엔의 제로 제로 융자를 실행한 조난신용금고는 기업들의 신규 사업이나 판로 확대를 뒷받침하는 대응을 시작했다. psy@fnnews.com
2023-06-12 18:02:34【도쿄=박소연 기자】 일본의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이 대부분 올 7월께 끝나지만, 결국 상환 만기를 늘려주거나 탕감해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자잿값 급등 등으로 소상공인 영업 여건이 회복되지 않아서다. 12일 요미우리신문은 대부분 3년 만기로 설정한 중소기업 전용 대출인 '제로제로 대출' 만기가 임박했지만 아직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 5년까지 상환을 연장해 주거나 일부 탕감을 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접수 종료까지 실행된 제로제로 대출은 약 245만건, 약 42조엔 규모다. 3년간 상환유예를 조건으로 대출받은 기업이 많아 올해 7월께부터 상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끝났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미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도쿄상공리서치가 2022년도의 전국의 기업 도산을 분석한 결과 제로제로 대출을 이용한 기업의 도산은 541건으로, 전년도 150건의 36배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6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12월에 전국 약 5000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과반수가 제로제로 대출을 이용했고, 그중 25.8%가 '상환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제로제로 대출받은 기업이 도산할 경우 상환 불능이 된 대출금의 일부는 최종적으로 국가나 도도부현이 세금으로 메워주게 된다. 이에 중기청은 올해 1월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금 상환을 최장 5년간 유예하는 새로운 차환 보증제도를 시작했다. 대출처 지원 강화에 나서는 금융기관도 있다. 도쿄나 카나가와 등의 약 1만개 회사에 합계 약 3378억엔의 제로 제로 융자를 실행한 조난신용금고는 기업들의 신규 사업이나 판로 확대를 뒷받침하는 대응을 시작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6-12 10:35:36【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 맨션의 임대료가 6개월 연속 올라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도쿄 칸테이에 따르면 도쿄 23구의 3월 분양 맨션의 평균 임대료는 1㎡당 4053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30엔(0.7%) 높아진 수준이며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또 비교 가능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3개월 연속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이사철에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맨션이 높은 임대료를 형성했고, 공급이 늘었다"며 "반면 오래된 물건은 약세를 보였고, 성장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분양 맨션 임대료는 맨션의 소유자가 맨션을 빌려줄 때 설정하는 임대료를 말한다. 전용면적 30㎡ 미만의 주거용과 사무소, 점포용을 제외한 패밀리 타입만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도시권별로는 수도권(도쿄·가나가와현·사이타마현·지바현)이 25엔(0.7%) 오른 3476엔으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중 도쿄도는 33엔(0.8%) 상승한 3947엔, 카나가와현은 2568엔(0.7%) 상승한 48엔, 사이타마현은 2024엔(2.4%) 상승한 1929엔, 치바현은 65엔(3.5%) 오른 17엔이었다. 킨키권(오사카 주변)은 55엔(2.6%) 상승한 2211엔이었고, 중부권은 같은 기간 46엔(2.3%) 오른 2006엔을 기록했다. 전근이나 입학에 따른 이사 수요가 높아지는 3월은 건축연수 5년 이내의 물건이 비교적 높은 임대료로 거래된다. 이에 따라 건축연수가 6년 이상인 물건에서는 임대료가 보합세를 보였고, 일부에서는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타카하시 마사유키 도쿄 칸테이 주임 연구원은 "고 물가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세입자 측에서 집세를 깎는 움직임이 있다"며 "특히 건축연수가 낡은 물건은 임대료 인하 압박이 많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사 수요가 진정되는 4월 이후에는 전체 임대료 상승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4-15 10:43:34【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의 오피스 임대료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1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85년 2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9월 도쿄 오피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빌딩(건축 후 1년 이상의 빌딩)의 지수는 149.12로 전년동기대비 5.65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오피스 임대료는 4.56p 하락한 2021년부터 낙폭을 키워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있었던 2011년 하반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경신한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 쇼크와 지진으로 2009~2011년 3년 연속 하락 이후 하반기에 2년 연속 감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오피스 임대료 급락의 배경은 재택근무 정착과 경기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함께 사무실 공간을 통폐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히타치 제작소는 도쿄와 카나가와현의 오피스 면적을 20% 줄였고, 후지쯔나 NTT도 오피스 줄이거나 합치기로 했다. 히라야마 시게오 도시미래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기업의 오피스 통폐합 검토 움직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특히 세계 경제 동향에 민감한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사무실 이전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이는 일본 기업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도쿄의 신축 빌딩 지수는 166.95로 지난해에 비해 0.44p 하락했다. 도쿄 중심부의 5개구(치요다·주오·미나토·시부야·신주쿠)의 신축 빌딩의 공실률은 9월 현재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내년에는 도쿄에서 대형 빌딩의 개업도 잇따를 예정이다. 오피스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공급이 증가하면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니케이는 "재택근무 정착과 세계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경기 불안으로 기업들이 오피스 투자에 신중하고 있다"며 "내년 빌딩 대량 공급을 앞두고 임대료 하락 압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서비스 대기업인 존스랑그라사르(JLL)의 다이토 유토 수석 이사도 "당분간 도쿄 오피스 임대료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11-03 09:32:02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고 3일 주장했다. NHK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이날 일본 카나가와현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에서 가장 문제가 된 보상 또는 배상 문제 관련, 국민 개개인에 대한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진다는데 동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판결이 이같은 동의를 완벽하게 위반한 것이며 일본은 받아 들일 수 없다"며 "한국에 모든 필요한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1일에도 자민당 외교 부회(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0% 한국 측이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생각할 문제다. 그런 생각으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하며 각국의 일본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의 정당성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향후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지켜볼 방침이지만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한일청구권 협정에 근거해 해결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협정에선 분쟁 발생 시 협의를 하고, 해결되지 못할 경우 '중재'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아사히는 그러나 "한일청구권 협정에 근거한 협의나 중재가 열린 전례가 없다"며 "(이를 위해선) 한국 측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이를 얻기는 매우 어렵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했다. 일본 측이 이전부터 거론해 온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도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 역시 이날 "지금까지 일본이 ICJ에 제소해 실제로 재판이 열린 사례는 없다"면서도 일본이 제소를 거론하는 것은 한국이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차원이라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강제징용 피해자뿐 아니라 한국인 군인·군속 문제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11-03 21: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