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의과대학에서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카데바(Cadaver·해부 실습용 시신) 강의가 진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운동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의학 강의를 제공하는 한 민간업체에서는 서울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에서 카데바를 활용한 해부학 유료 강의를 열어 왔다. 가톨릭 의대 소속 해부학 박사가 실습을 진행하면 수강자가 참관해 인체 구조를 직접 보는 식이다. 강의는 9시간 동안 진행되며 수강료는 6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업체는 강의를 홍보하는 웹 사이트 화면에 '카데바 클래스는 무조건 프레시 카데바(Fresh Cadaver)로 진행됩니다' 등의 문구를 넣었다. '프레시 카데바'는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고 살아있을 때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놓은 해부용 시신을 가리킨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연구를 위해 기증된 시신이 비의료인 대상 강의에 영리 목적으로 활용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는 해부용 시신이 모자라 의대 실습이 원활하지 않다며 정원이 늘면 상황이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논란이 일자 해당 업체의 해부학 강의 광고는 현재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현행 시체해부법에서는 '사인(死因)의 조사와 병리학·해부학적 연구를 적정하게 함으로써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고 의학의 교육 및 의학·의생명과학의 연구에 기여하기 위해 시체 해부, 보존, 연구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시체 해부가 가능한 사람을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 또는 '의과대학의 해부학·병리학·법의학 교수, 혹은 이들의 지도를 받는 학생' 등으로 정하고 있고, 연구 외에도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시체 해부 명령을 받은 경우나 형사소송법, 검역법에 따른 경우 등을 가능한 사례로 밝히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11 07:58:39[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에 따른 의대교육 부실 우려에 기증된 해부용 시신(카데바)을 의대 간 공유하고 부족하면 수입도 고려하겠다고 밝히자, 의대에 시신 기증을 서약한 가족들이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마치 도구로 보는 것"이라며 항의문을 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출신인 맹호영씨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맹호영 외 5명' 명의로 "스스로 혹은 부모님의 몸을 사후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기를 서약한 본인 혹은 가족"이라면서 "(카데바 부족 문제는)의대증원이라는 문제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언을 좌시할 수 없어 항의문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1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는 1년에 기증되는 카데바 수가 약 1200구 정도인데 실제 의대에서 활용되고 있는 카데바 수는 800구 정도이며 400구가 남아 다른 학교에 공유하고 부족하면 수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연구 목적의 해부에 필요한 시신의 수급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시체 해부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보통 해부에 사용되는 시신 기증은 고인이 의학 발전을 위해 생전 기증 의사를 밝히면 기증을 원하는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다. 이후 시신을 인계받은 의대생, 전공의 임상 교수 등의 연구와 교육에 쓰여진다. 이와 관련해 맹씨는 "너무도 잘못된 개념에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우선 박민수 차관이나 정책 관련 공직자들께서는 한번이라도 기증된 시신을 이용하는 해부나 연구 과정을 시작하는 첫 시간이나 마지막 시간, 혹은 추모식을 참관, 아니 간접적으로 현장에 대해 설명이라도 들어 보셨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부학 실습 외에도 많은 연구를 하는데 필요한 시신이지만, 특히 모든 의대생은 본과에서 첫 학년에 반드시 해부학을 이수해야만 다른 과목을 들을 자격이 주어진다"면서 "해부학 실습실에서는 환한 웃음이나 농담도, 음식이나 음료도 금지되고 이를 어길 때는 심각한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기증해주신 분들과 이를 허락해주시는 가족들 없이 의사가 되기 위해 받는 교육의 첫 단추를 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부학은 단순한 우리 몸의 구조나 명칭이 아닌 생명이 떠난 신체를 마주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다"면서 "또 400구의 시신이 남는다는 발언은 시신 처리와 교육 준비 과정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일 뿐 아니라 대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해부학은 갓 시작한 의대생들에게 생명이 떠난 고인의 몸을 통해 배우며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두려움을 배우는 매우 중요한 과정인 것을 아시는 분이라면 마치 어떤 물건의 재고가 있어 나눌 수 있듯 “남는” 혹은 “공유” 라는 표현은 하실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카데바를 의대 간 공유해도 부족한 경우 수입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전형과 변이를 배울 기회를 우선하기보다는 단순히 수가 부족하면 “수입”해 숫자를 채우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몰이해에 대한 실망과 함께 이런 분들이 과연 의학교육과 수련 정책에 얼마나 신중하실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암담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본인이나 가족은 단 한 분이라도 의학교육을 위해 시신 기증 서약은 하셨는지 알고 싶다"면서 "실습 후의 시신이 피부, 근육, 신경, 혈관, 뼈, 두개골 부터 발끝까지 어느 것 하나 성하게 남는 것이 없는 줄 가장 잘 알면서도 우리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한다는 가치 아래 모인 연세대 의대를 신뢰하고 존중해 시신 기증을 약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아는 다른 시신 기증자 가족분들도 대개는 '나를 치료해준 고마운 병원'과 '나의 자식을 의사로 만들어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준 고마운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한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씀하신다"면서 "전국의 모든 의과대학이 다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증된 시신이 부족해 고민하는 학교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신 기증자와 그 가족을 존중하고 감사히 여기는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마치 도구로 보는 듯한 표현을 하는 사람이나 정부 부처는 의학교육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29 13:30:55LG생명과학은 필러 브랜드 '이브아르'(YVOIRE)가 지난 19일 서울 반포대로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아시아 의료진을 대상으로 'LG생명과학 아시아 카데바 워크샵'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LG생명과학 이브아르는 중국, 대만, 인도, 파키스탄 등 총 5개국 아시아 의료진 30여명을 초청하여 워크샵 프로그램을 이론과 실습 파트로 나눠 진행했다. 이론 파트에서는 이탈리아 성형외과 전문의 살바토레 푼다로가 연자로 나서 이브아르 필러 제품의 특성과 해부학적 접근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한국 성형외과 전문의 조수영 원장이 아시안과 코카시안의 해부학적, 심미적 차이점에 대해 강연했다. 또한 트레이너인 살바토레 푼다로가 카데바 해부 시연을 비롯해 해부학적으로 안전하게 필러를 주입하는 기술 등에 대한 강의를 하고, 참석한 의료진이 직접 카데바 해부와 필러 주입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 마케팅 담당자는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필러 시술을 위해 실용적인 해부학 교육에 초점을 맞춘 카데바 워크샵에 대한 해외 의료진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계속 해외 의료진과의 활발한 학술 교류를 꾀하여 글로벌 필러 브랜드로서 필러 기술 향상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생명과학 카테바 워크샵은 LG생명과학이 마스터즈 코스와 더불어 전세계 의사들에게 이브아르와 필러 관련 학술적 정보 및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 방법을 심층 있게 전달하고자 만든 프로그램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6-11-23 10:34:24라온시큐어 자회사인 라온메타는 산업분야 확장현실(XR) 솔루션 전문 기업 삼우이머션, 가상현실 의료교육 시뮬레이터 전문회사 브이알애드(대표 와 메타데미 내 메타버스 기반 헬스케어 실습 콘텐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라온메타는 삼우이머션이 보유한 실제 물리치료 과정의 핵심인 근막치료점 실습과 근육 및 근육 작용에 대한 실습 콘텐츠와 브이알애드의 해부용 시신(카데바) 없이 실습이 가능한 두경부해부학 실습 콘텐츠를 메타데미에 선보인다. 라온메타는 최근 공식 오픈한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비롯해 물리치료, 간호술기, 두경부해부학 등 다양한 헬스케어 실습 콘텐츠들을 제공하게 됐으며, 반복적인 실습이 필요한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의 기관과 실습생들이 메타데미의 다양한 실습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우이머션은 국내 최다 XR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관공서, 교육기관, 대기업 등 800여개 고객사에 XR 기술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물리치료 실습 콘텐츠를 선보인 뒤 반도체 장비 분해·조립 등 직무 훈련, 산업안전 실습 콘텐츠 추가를 협의할 예정이다. 브이알애드는 의료 분야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외 100여개 기관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며, 미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콘텐츠를 수출하고 있다. 라온메타는 브이알애드가 보유한 4명 이상 동시 협업이 가능한 중증외상 실습 콘텐츠와 구강방사선 실습 콘텐츠 등의 추가도 추진하고 있다. 윤원석 라온메타 메타데미사업본부장은 ”삼우이머션, 브이알애드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확장현실(XR) 기반의 우수한 콘텐츠들을 메타데미에 선보이며 더욱 탄탄한 헬스케어 실습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며 “메타데미는 국내 최고의 콘텐츠 전문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최고 수준의 실습 콘텐츠들을 계속 추가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메타버스 기반 실습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9-02 09:07:30[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에서도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카데바(Cadaver·해부 실습용 시신) 강의가 유료로 진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의학 강의를 제공하는 사설업체 A사는 최근까지 ‘스페셜 카데바 코스’라는 이름의 유료 수업을 진행해 왔다. 연세대 의대 해부교육센터에서 열린 강의는 올해만 4차례 열렸고, ‘어깨와 무릎 집중 과정 증상과 해부학적 연결 고리를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5시간30분씩 이뤄졌다. 대상자는 물리치료사와 트레이너 등 비의료인이며 수업료는 50만원이었다. 문제는 시신 해부를 집도한 강의 담당자의 신분이다. 현행 시체해부법에 따르면 의대 소속 해부학·병리학·법의학 전공 교수가 직접 해부하거나 이들의 지도에 따라서 의학 전공 학생이 해부할 때만 시신 해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강사는 해부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학교에서 조교 활동을 해온 연구원으로, 시신 해부를 진행할 법적 자격이 없는 인물이었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지난달 11일 수업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글과 홍보 이미지가 일부 남아있지만, 접속 시 모든 사이트와 게시물이 비공개 처리돼 있다. 연세대 의대 측은 해당 강의가 열린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이 학생 강의로 등록하고 진행했다는 사실 정도까지만 파악된 상황”이라며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카데바 유료 강의 논란은 앞서 가톨릭대 의대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마찬가지로 민간업체 B사가 헬스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강의였고 인당 60만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수업은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에서 가톨릭대 의대 소속인 현직 해부학자가 맡았다. 당시 B사는 홍보 과정에서 ‘무조건 프레시 카데바(Fresh Cadaver)로 진행된다’는 문구를 사용해 더 큰 비난을 샀다. ‘프레시 카데바’란 포르말린 등 화학적 약물 처리를 하지 않고 살아있을 때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놓은 시신을 말한다. 해당 강의는 이미 작년에 2차례 진행됐고, 오는 23일 예정이던 강의는 취소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를 받는 B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14 21:09:46[파이낸셜뉴스] 젊은 의사와 의대생이 모인 단체가 기증받은 해부용 시신(카데바)으로 비의료인 대상 유료 해부학 강의를 연 민간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운동 지도자를 대상으로 의학 강의를 제공하는 A사를 시체해부법 위반 혐의로 1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공의모는 "'핸즈온'이라는 용어는 '직접 해보는' 이라는 의미로, 비의료인이 교육 목적으로 시신을 직접 해부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상 시체를 취급할 때 시신과 유족에 대한 정중한 예의를 지켜야 하고 유족에 대한 예우도 다루고 있지만 이 강의는 비의료인을 상대로 상업 목적으로 진행됐다"며 "의학 발전을 위해 숭고한 뜻으로 시신을 기증한 고인과 유족들에 대한 예우를 지키기 위해 고발했다"고 말했다. 법상 시체 해부는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가 해부하는 경우' 또는 '의과대학의 해부학·병리학·법의학 교수가 직접 해부하거나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에게 자신의 지도하에 해부하게 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A사는 서울 가톨릭대 응용해부연구소에서 카데바를 활용한 해부학 유료 강의를 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A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3일 예정됐던 핸즈온 카데바 클래스가 취소됐다"고 안내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6-11 09:50:56[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20일 전후로 일제히 사직한 전공의들이 석 달이 지난 5월 20일 복귀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올해 수련 조건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 전공의 1만여명 가운데 의료 현장에 남은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으로, 내년도 전문의 2900여 명이 배출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해 의료공백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 복귀 시한 넘겨..전문의 부족사태 우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봐야 할 3·4년차는 2910명으로 이 중 48%인 1385명이 필수의료 분야다. 진료과별로는 △내과 656명 △응급의학과 157명 △외과 129명 △소아청소년과 124명 △산부인과 115명 △신경외과 95명 △신경과 86명 △심장혈관흉부외과 23명이다. 하지만 복귀하지 않은 고연차 전공의들이 내년 초 시행되는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주요 수련병원 100곳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일 전공의 출근자는 사흘 전보다 31명 증가한 659명이었다.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5.1% 수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늘어난 31명은 17일과 20일간 출근자 수의 차이로, 정확하게 복귀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복귀 인원이 대략 그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미복귀 사태에 대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전공의들 입장은 변함이 없고 같이 싸우는 학생들의 입장은 오히려 더 강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불이익' 압박에도 복귀 전공의 소수 정부가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에 불이익이 없도록 전공의의 병원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소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복귀한 전공의가 아주 극소수에 그친다"며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선 처분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는 "현장을 떠난 사유가 개인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도 "복귀 전공의와 미복귀 전공의 사이 분명한 차이를 둬야 하는 부분 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과의 소통과 관련해선 "의대 교수나 의사협회와는 비공식적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공의들과의 대화는 현재 어렵다"며 "전공의들은 대화에 참여할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집단 사직이 발생한 지난 2월 19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접수된 환자 피해 신고가 720건이라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전공의들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 전면 백지화 등 국민 눈높이에 안 맞고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형식과 의제에 제한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박 차관과 대통령실 관계자 등이 전공의 복귀가 늦어지면 손해배상 책임 등을 묻겠다는 방송 발언과 관련, 공갈협박 수준의 무책임한 말이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하고,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 성혜영 대변인 겸 기획이사, 채동영 홍보이사 겸 공보이사는 이날 오후 3시 의협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대통령실 관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카데바 수입, 전세기 이송, 무자격 외국의사 수입 등을 말한 박민수 차관의 해임과,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잘못된 정책을 밀어 붙인 대통령 관계자의 처벌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21 14:48:54[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총장을 상대로 내년 대입전형 변경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각하되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충북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정부와 충북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의대 입학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맞춰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바꾸려는 충북대 총장의 계획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준성 충북대 의대 학생회장은 "충북의대에는 당장 신입생 200명이 들어갈 공간 자체가 없다"며 "현 정원 49명에 맞는 강의실과 실습실을 운영 중이기에, 그 어떤 강의실, 실습실도 200명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카데바(해부용 시신) 1구에 8명씩 붙어서 해부 실습을 하고 있고, 임상실습을 위한 병원 환경도 부족하다"며 "증원 강행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와 의학교육의 퇴보는 자명하다"고 했다. 노정훈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공동비대위원장도 "학생들은 의학교육의 당사자로서, 의학 교육을 퇴보시키는 졸속적 증원 정책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학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왜곡하고 묵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은 학생들과 교수들은 원고 적격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며 "대학 총장들에게 행정소송을 제기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소송 제기 의사가 없어서 민사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충북대를 비롯해 강원대, 제주대도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성균관대·동국대·단국대·인하대·울산대 등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의 의대생들도 소송전에 합류할 예정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4-22 16:53:5727년 만에 단행된 의대정원 확대의 후폭풍이 교육·산업계에 몰아치고 있다. 의대 증원 뒤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의대 신규 정원 2000명 확대로 인해 우리나라 입시업계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000명 의대정원 확대로 인해 명문대 이공계 저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까지 의대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또 다른 대학교에서 편입학 등을 통해 연쇄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전조현상은 이미 올해부터 나타났다. 2024학년도 대입 정시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명문대 첨단학과에서도 합격생이 무더기로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대학의 의약학계열에 중복 합격한 뒤 의대나 약대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합격자 25명 중 23명(92%)이 등록을 포기했다. 현대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미등록률이 지난해 36.4%에서 올해 65%로 2배가량이 됐다. 미등록 합격자 대부분은 중복 합격한 의약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공계 두뇌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다. 2000명에 달하는 신규 의대정원은 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인 이공계생의 절반 가까이가 의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텄다는 분석도 있다. 2000명이 증원되면 전국 의대 입학정원은 기존 정원까지 합쳐서 총 5058명이 된다. 이는 2024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자연계열 학과 모집인원 총합인 5443명의 93%에 달하는 인원이다. 또한 새로 늘어난 의대정원 2000명은 서울대 자연계열 입학생 수(1844명)를 넘어서고, KAIST 등 4개 과학기술원의 신입생 규모(1700여명)도 넘는다. 최근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삭감되면서 국내 석·박사급 고급 브레인들이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와중에 의대 증원을 계기로 뒤늦게 진로를 바꾸려는 이공계 출신 직장인과 연구원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수출산업의 기둥으로 대접받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산업 등은 모두 고급 이공계 인재 육성 덕분이었다. 일각에선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생명공학과 연계된 의과학산업 분야를 육성할 필요성도 제기한다. 의대 신설이 논의 중인 KAIST나 포스텍 등이 연구 중심인 의과학대학으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공계 유출뿐만 아니라 의대들도 해결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증원된 2000명의 의대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할 의대 교수진과 각종 시설을 먼저 갖춰야 한다. 그러지 못한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까다로운 평가에서 불합격돼 의대를 졸업하고도 의사자격증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의대생 증가로 수년 내 의료실습용 시신인 '카데바'조차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잠재워야 한다. 지방 국립대들은 이번 배정을 통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많은 200명대의 정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서울 소재 의대들은 단 한 명도 배정을 받지 못했다. 정원이 급증한 지방 의대 졸업생들을 지역에 정착시킬 묘책도 내놔야 한다. 일본처럼 학비지원을 한 뒤에 지방에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지역의사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2000명의 의대 증원은 향후 5년간 계속 유지돼 1만명에 가까운 신규 정원 의대생이 배출된다. 기존 정원까지 합치면 2만5000명이다. 한번 증원한 대학의 정원은 폐교가 되지 않는 한 사실상 줄이기 쉽지 않다. 이를 감안하면 10년 뒤에는 5만명까지 늘 수도 있다. 10년 뒤를 바라보는 정부의 촘촘한 의료 및 이공계 공동 육성 대책이 함께 나오길 기대해본다. rainman@fnnews.com
2024-04-01 18:21:09[파이낸셜뉴스] 전국 의대 학생들이 다음 달 1일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취소를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한다. "카데바 한구에 24명이 실습.. 불가능" 29일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대리해 다음 달 1일 정부를 상대로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카데바(해부용 시신) 한 구를 8명이 보는데 증원되면 최대 24명이 봐야 해 해부 실습도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는데 지금 막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측에서 제기한 의대 증원 철회 행정소송 법률 대리인이기도 하다. 현재 전국 40개 의대 입학 정원은 3058명으로, 6개 학년 학생 수는 1만8000여명이다. 이에 의대협은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소송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신임 회장도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요구했다. 임 회장은 지난 26일 "전공의, 의대생, 교수님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행정처분이나 민·형사 소송 등 불이익이 생기면 분명한 투쟁을 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정부는 "반지성적 요구" 비판 의대 정원 확대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를 향해 정부는 "반지성적 요구"라고 비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의료계에 적정 증원 규모를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이제 와서 정책 결정 과정을 다 무너뜨리고 의대 증원을 제로로 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힘에 기반한 반지성적 요구"라고 지적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3-29 19:5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