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가 이런 희망을 주는 일에 보탬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만난 심장질환 어린이 환자인 로타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말이다. 로타가 건강해지면 한국에서 만나자고 했던 김 여사의 약속이 허언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는 캄보디아에서 조금은 특별한 행보를 보였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해 우리나라 의료진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심장 수술 뒤 일상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만나 건강을 기원했다. 김여사는 그러나 당초 이 만남에 참석하기로 했던 로타는 만날 수 없었다. 로타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 1회성 격려 방문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김 여사는 이같은 소식을 듣고 다음날인 12일 로타의 집을 방문했다. 이날은 캄보디아 측이 마련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일정이 있었지만, 김 여사는 불참을 결정하고 로타의 집으로 향했다. 일각에서 제기할 수 있는 외교상 결례라는 비판도 감수한 행보로 보인다. 로타는 지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추가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최근에는 뇌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지만 생활고로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 여사는 로타를 만나 "잘 이겨낼 수 있지?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며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고 가족들에게 "반드시 희망은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위로했다. 김 여사의 이날 방문은 캄보디아 현지 언론인 프놈펜 포스트에 지난 14일 '한국 대통령 부인, 아픈 소년에게 희망 전해줘'라는 제목으로 기사로 실렸다. 해당 매체는 로타의 친형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의 방문에 대한 가족들이 모두 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순방 일정 마지막날인 지난 13일 김 여사는 다시 한번 예상을 깨고 헤브론 의료원을 찾아 로타의 치료를 위해 논의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로타의 사연이 알려진 뒤 국내의 후원 문의가 쇄도했고, 김 여사 등은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며 안도했다. 헤브론 병원의 건립초기부터 꾸준히 후원을 해 온 한 복지가는 김 여사와 로타의 소식을 기사로 접한 뒤 로타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이송을 위한 에어 앰뷸런스 비용과 치료 중 로타의 한국 체류 비용 등을 후원하겠다는 연락도 헤브론 병원으로 쇄도했다. 이영돈 헤브론 병원장이 로타를 위해 애써 준 김 여사와 복지가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자 김 여사는 "헤브론 의료원이 국내외에 더 많이 알려져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 전체가 희망으로 밝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11-16 11:47:52【프놈펜(캄보디아)=김호연 기자】 아세안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후 마지막 순방지인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출발해 1시간 30분여의 여정 끝에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안착했다. 한국 대통령이 캄보디아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10년 만이다. 공항에는 캄보디아 측에서 콩솜올 부총리 겸 왕실부장관, 통콘 관광부장관, 의전장 등이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맞았고, 우리 측에선 오낙영 주캄보디아대사 내외, 박현옥 캄보디아 한인회장, 강남식 민주평통 지회장, 이용만 캄보디아 한상회장 등이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100여명의 캄보디아 재외동포가 참석하는 동포간담회를 갖고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동포간담회 이후에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부부와 숙소 내 만찬장에서 친교 만찬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훈센 총리 쪽에서 공식회담과 별도로 친교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요청해 일정이 추가됐다"며 "훈센 총리가 대통령 숙소로 찾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19-03-14 18:32:13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0∼25일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3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14일 “이 대통령은 20∼22일 베트남을, 22∼23일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하고, 이어 24∼25일 태국 후아힌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0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이튿날인 21일 응웬 밍 찌엣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농 득 마잉 당 서기장, 응원 떤 중 총리 등과 면담하고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자원·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2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을 예방한 뒤 훈 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광물자원 공동연구, 양국간 범죄인 인도협정 체결 등에 합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는 24∼25일 태국 후아힌에서 열리는 한·아시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에도 참석해 올 초 천명한 ‘신(新) 아시아 외교구상’을 설명하고 북핵문제 공조, 기후변화 및 녹색성장 협력 등에 대해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은 “이 대통령은 이번 동남아 순방을 통해 신아시아 외교의 중심축인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실질협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역내 주요 지도자들과 친분을 강화하고 당면한 국제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courage@fnnews.com전용기기자
2009-10-14 14:46:28[파이낸셜뉴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11-09 10:03:0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직원이 출근 마지막 날을 담은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직원이 김건희 여사 전속 사진 담당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5일 CBS노컷뉴스는 '퇴사 브이로그' 유튜브 영상으로 논란이 된 전 행정요원 A씨가 '김건희 마포대교' 사진을 찍은 담당자라고 보도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김 여사의 마포대교 사진,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사진 등 논란이 된 사진들을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내부 평가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대통령실 소속 한 관계자는 노컷뉴스에 "대학 졸업반쯤 갑자기 첫 직장으로 대통령실에 들어온 A 전 행정요원의 위세가 대단했다"며 "여성이라 김건희 전속 사진사로 배치됐는데 실세인 영부인 라인이라 생각했는지 통상의 지휘 체계를 거치지 않고 사고를 많이 쳤다"고 전했다. 또한 김 여사 전속 사진사 자격으로 해외 순방도 따라다녔으며, 근태 문제는 물론 내부에서도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다른 부서 상급자와 대놓고 언쟁을 벌이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사진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할 무렵인 2022년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A씨는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9급 행정요원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씨는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4월부터 '퇴사 브이로그'를 올려왔는데, 대통령실 내부 보안 문제뿐 아니라 겸직 허가 문제 등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돌린 상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6-06 10:57:03'대체 시장'으로서 동남아시아의 비중과 중요성이 더 커졌다. '트럼프의 관세 장벽' 속에서 중국의 동남아 지역에 대한 무역 규모가 최근 더 가파르게 늘고, 정상 외교 등을 통한 전방위 협력에도 속도가 붙었다. 공급망과 시장 다각화을 모색 중인 프랑스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으로 적극적인 구애 행보에 뛰어들면서, 몸값 올라간 아세안의 위상을 보여줬다. ■4월 중국의 아세안 수출 21% 증가 26일 중국 세관 총서 등에 따르면, 4월 중국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 대한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나 늘었다. 3월 12% 증가 보다 두 배 가까이 된다. 중국산 제품들이 트럼프 관세 장벽을 피해 동남아로 방향을 틀며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 우선 중국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8%가 늘었다. 인도네시아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육상·해상 무역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고리이자, 주요 협력국이다. 태국 27.9%, 베트남 22.5%, 말레이시아 14.9%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 대한 수출도 크게 신장됐다.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이 21% 감소한 사이, 아세안이 미국 대체 시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국의 여타 주요국과 교역도 인도 21.7% 감소, 호주 5.8% 증가 등 상황에서 아세안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대체 시장으로서 아세안의 비중 증가는 제1차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전쟁을 거치면서 중국 당국이 우회 수출을 위해 동남아에 공급망을 집중적으로 이전하는 등 대비해 온 것이 큰 배경이 됐다. 이로 인해 원부자재 및 기계류 수출이 크게 늘 수 있는 구조가 됐다. ■中공급망 이전으로 동남아 교역 확대베트남의 경우, 4월 한 달 중국산 전기제품 및 부품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 늘었고, 기계 수입은 44%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는 개인용 컴퓨터, 태국은 스마트폰 수입이 30% 가량 늘었다. 인도네시아의 중국산 전기자동차(EV) 수입도 4배 가량인 7400여대로 증가했고, 신차 판매 점유 비율도 14%로 높아졌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중국의 대미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저가의 '디플레이션 수출' 경향이 동남아 등에서 더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의 리창 총리는 25일 인도네시아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무역, 투자, 보건, 농산물 수출입 등에서 12건의 협정·협약을 체결했다. AP통신 등은 26일 "두 나라 중앙은행이 통화 결제 시스템을 위한 협력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면서 "두 정상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의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중국-인니, 포괄적 전략동반자 시동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인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등 인프라와 니켈 등 원자재 산업의 주요 투자국이다. 리 총리는 26일 제46회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이어 27일에는 중국과 아세안 및 중동 주요국 지도자들이 모이는 중국·아세안·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다. 중국은 경협과 기술협력 등을 내세우며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과 경제 협력을 통한 연대를 도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은 지난달 14~18일까지 진행된 시진핑 국가 주석의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순방에 이은 것이다.■마크롱 대통령, 동남아 중시 외교한편 동남아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다. 28일 인도네시아 방문에 이어, 30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회의)에 참석해 연설한다. 유럽 정상이 이 회의에서 연설하기는 처음이다. 동남아 중시 외교의 색채를 분명히 한 것이다.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도착 직후 소셜미디어에 "국방, 혁신, 에너지 전환, 문화 교류 등 주요 분야에서 유대 강화를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대화와 협력을 믿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동남아를 둘러싼 미중 격전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국가'로서의 입지 부각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중 사이에 끼인 동남아 국가들의 주권 존중을 강조하며 어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26 18:04:36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서로 최대 무역 상대다. 지난해 양측의 교역액은 약 9800억달러(1396조9000억원)였다. 아세안의 대미 수출 비중은 2000년 24%에서 2023년 14.9%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중국과 아세안의 무역은 같은 기간 3배로 늘었다. 2023년 아세안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의 15.9%로 2010년 11% 보다 5%p 가까이 늘었다. 수입은 24%로 2010년 13%에서 11%p 상승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높아지고, 14억명의 중국과 6억 9800만명의 아세안의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세 나라 순방에서도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협력의 가속화 등 경제공동체 구축에 속도를 내기 합의들을 이뤄냈다. 베트남 북부와 중국 남부를 잇는 여러 철도 개발 등 물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캄보디아와 푸난테코 운하 건설 사업을 합의한 것 등은 지역 경제 공동체 구축의 예다. 하노이에서 베트남과 중국 두 나라는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지속 심화를 위한 내용을 담은 '중·베트남 운명공동체 구축 가속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중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역할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유교·이슬람 문명 대화'를 비롯한 문화·관광·인적 교류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이브라힘 말레시이아 국왕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을 지지하며 무역·투자 협력를 확대하자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는 '전천후 운명공동체'를 구축에 합의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세안+3 거시경제연구소'(AMRO) 수석 이코노미스트 앨런 응은 "중국이 아세안에 상품 판매만 아니라 더욱 통합된 지역 경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AMRO 측은 팬데믹 이후 중국의 아세안 직접 투자가 두 배로 증가했다고 추정하면서 이 지역에 중국산 태양광 패널,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이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석우 기자
2025-04-20 18:18:41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운명공동체 구축'을 기치로 내세우며 주변국들과 '반 관세 연대'를 위한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과 관세 전쟁 속에서 첫 대상지는 동남아였다. 시 주석은 18일 4박 5일동안의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3개국을 순방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올해 첫 해외 순방이었다. 지난 8·9일 베이징에서 핵심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12년 만에 열린 '주변외교회의'를 주재한 직후 시작한 주변국 정상 외교를 위한 순방이었다. 시 주석은 9일 "주변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자"면서 방향을 제시했다. 이들 국가들과 공급망 등 협력 강화로 관세 전쟁 등 각종 리스크를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소원했던 한국, 일본을 비롯해 북한, 러시아 등과도 적극적인 주변국 외교를 펼칠 것이란 전망들이 커졌다. ■패권경쟁 격화 속에 공동 대응과 연대 구축 시도 14일 첫 방문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 주석은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및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자 무역 체제를 확고히 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 안정과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 및 연대로 대미 의존도를 줄여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시 주석은 2023년 12월 베트남을 방문했고,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9년·12년 만에 찾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시 주석이 당근(유인책)과 채찍(징벌)을 흔들면서 이들이 미국 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고,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 시도를 막으려 한다"라고 그의 순방을 평가했다. 격화되는 무역 전쟁 및 지정학적인 패권경쟁 속에서 이들과 공동 대응과 연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으로서는 이들이 중국 편에 서지 않더라도, 최소한 미국에 기울어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선에 동참하지 않도록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 정부가 '핵심 표적'인 중국 고립을 위해 무역 협상을 활용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미국 당국은 70여개 국가들과 협상하며 중국산 상품의 중간 기착지가 되지 말 것, 중국산 저가 산업용품 수입 거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심은 관세를 낮춰주는 조건으로 무역 상대국들에게서 중국과의 무역을 제한한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세를 미끼로 중국 포위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경협 확대 속에 중국의 전방위적 영향력 확대 이번 순방 기간 시 주석은 이들에게 '선물'을 안기면서 매력 공세를 퍼부었다. 베트남과 공급망 강화·철도 협력 협정 등 45건의 협정에 서명했고, 말레이시아와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경협 강화를 중심으로 31개 협정을 체결했다. 두 나라의 교역액은 지난해 2120억 달러(약 302조3000억원)였다. 캄보디아와는 37개 협정이 서명됐다. 중국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49%)의 표적이 된 캄보디아의 농산물 수입 및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훈 마네트 총리도 무역·투자나 공급망, 인프라 건설 협력에 의욕을 보였다. 한발 더 나아가 양국은 18일 '푸난 테코 운하'사업에 합의했다. 19일 AP통신은 프놈펜에서 타이만 연안까지 180㎞ 길이를 메콩강 지류를 이용해 물길로 잇는 이 사업에 중국이 12억달러(1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다. 중국도로교량공사(CRBC)이 시공을 맡는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투자처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캄보디아 전체 외채 110억달러(15조6000억원)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빌린 것이다. 응위옌 커 장 ISEAS 객원 연구원은 중국 펑파이신문에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글로벌 무역의 혼란기에도 중국이 지역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이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생산 기지를 통해 우회 수출을 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46% 등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했지만, 중국은 인프라 및 기술협력 등 경협 확대를 내세우며 매력 공세를 퍼붓고 있어 대조적이다. ■때리는 미국 vs 당근 흔들며 매력 공세 펼치는 중국 이들 국가들은 시 주석을 최고 의전으로 극진하게 맞았다. 시 주석은 18일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 등의 환송을 받으며 프놈펜 국제공항을 거쳐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전날에도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훈 센 등 국가 지도자들이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베트남도 이례적으로 국가주석인 르엉 끄엉이 하노이 국제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맞았다. 시 주석은 14~15일 하노이 방문 동안 서열 1~4위 지도자 모두와 만남을 가졌다. 말레이시아도 16일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에서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 주최의 환영식을 여는 등 최고 국빈 영접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중국이 안정적 파트너이자 자유무역·다자주의 등 국제질서의 수호자로 더는 신뢰할 수 없는 미국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들 동남아 3국도 시 주석의 '보호무역주의·패권주의 반대' 명분에 힘을 실으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첫 순방국 베트남은 공동성명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패권주의·일방주의에 반대한다고 거들었다. 말레이시아도 공동성명에서 "WTO 규칙에 위배되는 자의적 관세 인상 등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거부한다"고 힘을 보탰다. 캄보디아도 무역·관세전쟁이 모든 국가의 이익을 훼손하고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균형 외교로 중미 사이 실리 얻으려는 동남아 하지만 세 나라는 입으로는 시 주석에 동조하면서도, 미국과는 각각의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는 등 미중 사이에 균형을 시도하면서 최대의 이익을 얻어내려는 실리 외교를 펼쳤다. 베트남은 지난주 미국과 무역 협상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자국 관세 인하, 미국산 구매 확대 등을 약속했다. 미국 요구에 응해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으로 들여와서 '베트남산'으로 생산국 표시만 바꿔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불법 환적 단속 강화에도 착수했다. 말레이시아도 텡쿠 자프룰 아지즈 무역장관이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 등과 만나 관세 협상을 진행한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미국 산업에 위협이 아니라 뒷받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면서 미국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대표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 역시 훈 마네트 총리 명의로 미국산 19개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하면서 무역 협상 의사를 트럼프 정부에 최근 전달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4-20 18:18:39【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에 도착해 미국의 관세 및 일방주의 행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도 "다자무역 체제가 충격받고, 일방주의가 세계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중국은 세계의 안정적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49%의 관세 폭탄이 예고된 캄보디아는 중국과의 무역·산업 공급망·농업·인프라 등 분야의 협력을 중국에 요청했다. 시 주석은 앞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순방 때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 순방에서도 산업 공급망, 인공지능, 보건, 해관검역, 언론 등 30여 개 분야의 협력 문서를 양국은 체결하는 등 선물 보따리 풀기에 나섰다. 또, 양국은 이번 순방을 통해 ‘신시대 전천후 중-캄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을 공식화하며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 이날 시 주석은 프놈펜 왕궁에서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캄보디아 왕국 민족독립 대훈장'을 수훈했다. 이는 외국 정상에게 수여되는 캄보디아 최고 등급 훈장이다. 이날 시 주석과 훈 마넷 총리는 수도 프놈펜 평화궁에서의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중국과 캄보디아는 글로벌 남반구의 중요한 세력으로서, 평화·협력·연대를 공통 가치로 삼고, 모든 형태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아세안, 란창-메콩 협력체(LMC) 등 지역 협력 틀 내에서 긴밀히 공조하며, 동남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 마넷 총리는 "중국은 캄보디아의 가장 믿음직한 친구이며, 중국이 이룬 경제·사회 발전 성과를 축하하고,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 아래 제2차 100년 목표가 차질 없이 실현되리라 믿는다"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인류 운명공동체, 세 가지 글로벌 이니셔티브, 일대일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어 훈 마넷 총리의 아버지이자 전 총리인 훈센 상원의장과의 회동이 이어졌다. 시 주석은 "세계는 다극화, 경제 세계화, 문명 다양화라는 대세 속에 있으며,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 어떤 나라도 고립된 섬으로 되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무역전쟁은 다자무역체계를 훼손하고 세계 경제 질서를 교란하며, 각국은 단결하여 국가 안보와 발전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고, 상호 존중·호혜상생·공동 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훈센 상원의장은 "중국은 세계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이니셔티브는 국제사회 공동이익 수호와 평화·안정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은 각국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고 국제 정세를 불안하게 하며, 이에 맞서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과 캄보디아 양국은 이번 정상외교를 계기로 '철의 우정'에서 '전천후 운명공동체'로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이는 미중 전략경쟁의 한가운데에서 중국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는 외교 행보"라고 분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4-18 02:20:33【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을 위해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 보따리를 풀며 우군 다지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이번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은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특히 베트남 순방을 두고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지난해 8월 방중 이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시 주석이 답방하면서 베트남과 중국 언론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럼 서기장과 시 주석은 양일간의 국빈방문 일정 내내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면서 양국 서열 1위 간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베트남·중국 철도협력, 남중국해 공동개발 나서자" 15일 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시 주석은 전날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공산당 중앙당사에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이번 회담이 끝나고 올해로 75주년을 맞는 베트남·중국 관계의 발전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지속 심화 및 전략적 수준의 베·중 운명공동체 가속 구축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담 후 또럼 서기장과 시 주석은 양국 간 체결된 45건의 협력문서에 대한 소개를 함께 듣는 모습을 연출하며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베트남 정부의 숙원사업인 북남 고속철도 사업 중 라오까이~하노이~하이퐁 철도 프로젝트 협력을 비롯한 인프라·과학기술·연구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은 또럼 서기장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라며 "양국은 전략적 결의를 강화하고, 일방적 괴롭힘에 공동으로 반대하며,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서기장 등 베트남 지도자들은 관세 등 미국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베·중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더불어 중국과 철도 등 산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양국은 정부 간 철도 협력위원회를 설립하여 철도협력을 촉진하기로 결정했다. 또럼 서기장은 라오까이~하노이~하이퐁 철도 프로젝트 진행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양국은 외교·안보·국방에서도 더욱 다가가기로 합의했다. 고위급 교류를 정기적으로 유지하고 외교, 국방, 공안 부처 간 전략적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며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대화가 오갔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지역의 공동개발을 조속히 시작하며,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체결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럼 서기장도 "베트남은 중국과의 해상분쟁을 적절히 처리하고 해상안정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아세안과 미국 보호주의 맞설 것" 한편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 '더 스타'에 기고문을 게재해 반트럼프 전선 구축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술탄 이브라힘 국왕의 초청으로 12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말레이시아 및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함께 지정학적 대립, 진영 간 갈등,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에 맞서 평화와 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따를 것"이라면서 "중국·말레이시아는 높은 수준의 운명공동체 및 중국·아세안 운명공동체를 함께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아세안 순회 의장국이다. 이번 시 주석의 국빈방문은 아세안과의 미국 관세폭탄에 대한 공동전선 구축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june1112@fnnews.com
2025-04-15 18:2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