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청와대는 29일 '의견 표명(커밍아웃)' 검사에 대해 사표를 받으라고 요구한 국민청원에 대해 "검사들의 의견 표명만으로 해임 등의 징계처분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해당 청원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검사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검찰들의 자성도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검사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검찰청법 제34조제1항) 검찰청법에 따라 일정한 신분보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청법 제37조에 따르면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 등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 면직 등의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청와대는 다만 "정부는 본 국민청원에 나타난 국민들의 비판과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검사들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헌법정신을 유념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자성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권력기관 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겠다"며 "국민청원에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답변을 마쳤다. 앞서, 청원인은 검찰개혁의 시작으로 "정치인 총장을 위해 의견 표명을 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 달라"고 청원했고, 46만4412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당초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청와대는 해당 표현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부적절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는 단어라는 이유로 '의견 표명'으로 변경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0-12-29 18:23:10[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인사권·감찰권 행사를 반기를 든 일선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 3일 만에 27만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20만명 동의 충족에 따라 청와대는 곧 입장을 내놔야 한다. 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가운데,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2일 오전 7시 기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란 제목의 게시 글은 27만명 넘는 동의를 기록했다. 전체 추천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1일 오후 8시 30분 기준 21만명이 동의했는데, 지난달 30일 게시판에 올라온 지 이틀 만에 기록한 성과다. 동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1일 오전 15만명이 동의했고, 반나절 사이에 10만여명이 추가로 동의를 표시하며 지지를 받고 있다. 청원인은 “정치인 검찰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며 “감찰 중 대전을 방문해 정치하고, 그를 추종하는 정치검사들이 언론을 이용해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도 높여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검찰이 이제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규정하며 “자성의 목소리 없이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 달라. 그것이 검찰개혁의 시작”이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커밍아웃 검사’는 추 장관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비롯해 이 검사에게 지지 의사를 표시한 검사를 의미한다.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권 행사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검사는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추 장관이 이에 응수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이 검사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며 추 장관의 '커밍아웃 검사' 표현에 대해 성토했다. 최 검사는 “저도 이환우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은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검사들 역시 최 검사 글에‘'나도 커밍아웃한다’는 200개 넘는 댓글을 달았다. 이제 이목은 청와대의 입으로 쏠리게 됐다. 이 내용에 따라 정부와 검찰 간 대립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하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2020-11-02 07:15:56[파이낸셜뉴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사들의 '나도 커밍아웃'이 유행인가"라며 정부에 항의한 검사들을 비판했다. 강 전 수석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작은 검찰개혁의 움직에도 저토록 극렬히 저항하면서, 도대체, 어제 김학의 재판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들을 하였을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이모 검사! 최모 검사!"를 거론했다. 이는 앞서 검찰 내부망을 통해 실명으로 정부를 비판한 이환우(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진짜 검사들, 국민들은 '자성의 커밍아웃'을 기다리고 있다"며 검찰의 자성을 촉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환우 검사 관련 과거 보도를 인용,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에둘러 비판한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또한 이 검사를 언급하며 추 장관 측에 힘을 실었다. 이에 검사들은 "나도 커밍아웃하겠다"고 항의의 뜻을 밝히며 추 장관에 반발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0-30 07:54:12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를 공개 저격한 것과 관련해 다른 검사들이 “나도 이환우다”라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진 검사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가 OOO다’가 매우 부끄럽게 쓰인 사례”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OOO다’ 운동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이 무장과 폭력으로 대응해 12명의 출판사 직원들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우리는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샤를 아브도의 출간 정신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전세계적으로 보여준 ‘우리가 샤를 아브도다’에서 시작된 위대한 시민적 연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돈 줬다고 말만 해주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요’ 식으로 국가권력의 가장 폭력적 측면인 형사권을 남용해 왔고, 이를 개선하려는 분(조국)이 장관으로 취임하자 표창장이 위조됐다고 주장하면서 야밤에 기소부터 했다가 수차례 공소장을 변경해도 자기들이 주장한 위조 방법으로 재현도 못하는 상태”라며 “보도 내용에 따르면 법정에서 처음부터 보여줘야 하는 문서를 어디서 몰래 만들어가지고 와서 출력만 하는 등 재판부와 방청객을 바보 취급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 정부만 들어셔먼 ‘우리가 이OO냐’는 댓글놀이를 하고,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정부에서는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보니 2017년 1월 7일 출간된 ‘복종’이 몹시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0-11-02 14:19:01[파이낸셜뉴스]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특히 여권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배신자", "겁쟁이", "정치검찰" 등 최고 수위의 발언들을 쏟어내며 견제했다. 야권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제1야당에 입당하며 조직적 지지기반을 강화하자, 본격적인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는 모양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자체를 '백기 투항' 내지는 '도피성 입당'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윤 전 총장이 '120시간 노동제'와 '부마항쟁' 발언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배우자 관련 쟁점도 연일 정치공방의 중심에 서자 '바람막이'를 찾아 나섰다는 지적이다. ■與 "尹, 정치적 파산"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거세게 몰아세우며 '검증의 칼날'을 예고했다. 이재명 캠프 홍정민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개혁에 저항하며 야당을 지향하는 정치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캠프 장경태 대변인은 "국민은 겁먹은 배신자를 지도자로 뽑지 않는다"며 "윤석열 검사를 신뢰하며 중용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배반이자, 자기부정"이라고 질타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사실상 정치검사의 국민의힘 접수"라며 "정치검찰을 받아들인 국민의힘 역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역사의 공범을 자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그동안의 언동에 나타난 그의 역사인식은 얇고, 국민의 삶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며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자체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윤석열 예비후보의 국민의힘 입당은 ‘정치검찰의 커밍아웃’이자 ‘정치적 파산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尹 "제1야당에서 정정당당 경선" 이에 윤 전 총장은 지난 30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에 입당을 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또 "더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당적 없이 경청하고 싶었지만 불확실성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더 이상 입당 관련 불확실성을 가지고 가는 것이 오히려 정권교체와 정치 활동을 해나가는 데 혼선과 누를 끼치는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이 됐으니 당의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변해야 될 것은 변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즉, 자신의 입당 결심은 정권교체를 위한 것으로, 여권이 주장하는 '방패막이 구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망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야권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제1야당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지지율 반등의 전환점이 구축됐다는 분석이다. 입당 문제가 해결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친윤 그룹' 형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의 윤 전 총장 입지는 윤 전 총장의 '국민적 지지율'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입당 후에도 대선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거나 하락할 경우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이 빠르게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여권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3자 구도는 물론 양자 대결에서도 열세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 당내 경선을 통해 홍준표, 유승민, 안상수 등 쟁쟁한 정치 고수들과 직접 맞서야 하는 만큼, 경선 과정에서 본선 경쟁력에 물음표가 생길 경우 윤 전 총장 지지세는 크게 휘청일 수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7-31 00:20:53[파이낸셜뉴스] 나이키가 래퍼 릴 나스 X(Lil Nas X)와 공동으로 사람의 피가 들어간 나이키 운동화를 발매한 업체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이날 히트곡 '올드타운 로드(Old Town Road)'로 유명한 래퍼 릴 나스 X는 뉴욕 기반의 아티스트 집단 MSCHF와 협업해 '사탄(Satan·악마) 신발'을 출시했다. 이 운동화는 기존의 나이키 에어맥스97를 변형한 것이다. 사탄의 상징인 오각형 별 모양 펜던트로 장식됐으며, 빨간 글씨로 'Luke 10:18'라고 적혀있다. 이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는 성경 누가복음 10장18절을 뜻한다. 가장 논란이 된 건 MSCHF가 신발 밑창에 실제 사람 피 한 방울이 들어있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MSCHF 대변인은 "우리는 예술을 위한 희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도당 검사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바늘로 핏방울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악마의 숫자로 일컬어지는 666족이 출시된 신발은 이날 발매 직후 전량 판매됐다. 가격은 1018달러(약 115만원)였다. 나이키는 MSCHF가 나이키 신발을 가져다 썼을 뿐 공식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이키는 공식 협업이 아님에도 많은 이들이 나이키가 사탄 신발을 디자인하거나 출시했다고 믿고 있다면서 MSCHF에 소송을 제기했다. 릴 나스 X는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나이키는 자사 스우시 로고와 관련해 나이키가 명백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이키가 이 제품을 허가하거나 승인했다는 잘못된 믿음에 따라 나이키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시장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반응이 발생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사탄 신발과 나이키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릴 나스 X는 논란이 일자 전날 유튜브에 "릴 나스 X가 사탄 신발에 대해 사과한다"는 제목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영상을 클릭하면 최근 발매한 싱글 '몬테로(Montero)'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뜬다. 지옥에 떨어져 악마와 랩댄스를 춘다는 내용이다.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인 릴 나스 X는 종교계 반발과 관련해 "동성애자에게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설교 때문에 10대 내내 나 자신을 증오하면서 보냈다. 나는 당신이 내게 가르친 것과 같은 분노를 느끼기를 바란다"고 트윗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1-03-30 15:18:56[파이낸셜뉴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정치판'이 되면서 정작 들려야 할 시민들의 낮은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국민청원 도입 당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 청원추천 1위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 청와대 국민청원의 역할은 위 두 단어로 압축된다. 신문고와 청원권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은 신문고 역할을 통한 청원권 보장보다는 시사 논쟁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행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치문제, 사법부 판단에 대한 청원 글이 다수 올라온다. 우선 정치적으로 화제가 된 사안에 대한 글이 높은 추천수를 기록하고 있다. '커밍아웃검사 사표 수리 요구' 청원은 18일 기준 44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청원 추천수 1위를 기록했다. '정경심 교수 무죄 주장' 청원에는 8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치개혁'으로 분류되는 글의 청원 참여도가 높다. 사법부 담당 사안이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원이 몰리는 문제도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이 '3권(입법, 행정, 사법) 만능창구'처럼 쓰이는 것. 청원답변 190호 글인 "'국민 민폐' 전OO 재수감을 촉구합니다" 청원이 대표적이다. 청원인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재수감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보석 취소나 인신 구금은 사법부의 권한"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이 제한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 큰 소리에 묻히는 낮은 목소리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약자들의 호소마저 묻힐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권/성평등 카테고리의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바로 잡아주세요' 청원이 있다. 지난 5일 청원인은 본인을 창원시 진해구에 사는 20대 지체장애인 회사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두 차례나 콜택시를 2~3시간 기다렸다는 점,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저상버스 배차간격이 너무 크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모니터링 △교통약자 콜택시, 저상버스 확충을 요구하며 "제발 정부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바로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청원에는 193명이 참여해 정치이슈 관련 청원에 비해 참여인원이 현저히 낮다. 다음달 5일까지 20만명 이상의 참여를 받지 못할경우 청와대 답변을 들을 수 없다. 오는 29일 마감되는 '어느 마루시공자의 호소' 청원도 이와 비슷한 사례다. 이 청원인은 마루시공자의 불안정한 고용상황,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공비 등을 알리며 정부의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청원 역시 430여명이 참여해 답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 국민청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대학 법대 교수는 "A라는 청원이 올라오면, 'not A'라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세력 과시'의 양상을 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20만명 이상의 청원참여를 받아야만 답변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장애인이나 천막농성 노동자 등 약자의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1-18 15:24:33[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일선 검사들과의 소통을 위한 대안을 내놨지만 검사들의 집단반발을 봉합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히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 3일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 생각한다"고 밝힌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윤 총장이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을 찾아 초임 부장검사들을 만나기에 앞서 추 장관이 윤 총장의 내부결속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선제대응'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추 장관이 지휘권과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두고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개 저격'한 이후 윤 총장이 아닌 평검사들로 바뀐 대립구도를 전환해 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추 장관은 법무부를 통해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해당 청원은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면서 항의표시를 한 검사들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으로, 현재 40만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화살돌리기'는 먹히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이 일선 검사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이유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나도 커밍아웃한다"며 쓴 글에 달린 항의 댓글엔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포장한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 "형사소추에 정치권력이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그 일" "모든 정치적 개입을 검찰개혁이라는 단어로 억지 포장" 등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우려 표명이 많은 상황이다. 반면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비판에도 전날 지방검찰청 순회 행사에서 "살아 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자의 비리에 대해서도 검찰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를 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이라는 설명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0-11-04 15:49:15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최근 연일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는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서는 감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해명하고 나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제 업무는 ‘감찰정책연구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조사’에 한정되고 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 발령이 나지 않고 있어 수사권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검 감찰부로 진정서를 보내면서 저를 특정해 보내는 분들이 제법 계신 것으로 안다”며 “의료영역에서야 진료의사를 환자가 지정하는 특진제도가 있지만, 수사나 감찰은 이해관계 대립하는 상대방이 있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특정해 검사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고소장, 고발장을 대검에 보내도 제게 배당되지 않는다”면서 “‘왜 다른 검사가 처리하느냐’, ‘무슨 야료가 있는 것 아니냐’ 그리 오해하고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검찰 내부망에서 어떤 동료 분의 직무유기 운운의 댓글, 최소한 그걸 인용한 몇몇 언론사들의 기사 취지는 아마도 제가 직무유기하고 있다는 취지인 듯 보인다”면서 “색안경을 쓰고 절 보는 분들에게 무슨 말을 한들 들으시겠냐 싶어 그냥 내버려둘까 싶다가 이 참에 절 믿고 절 수신인으로 해 대검 감찰부로 진정서나 고소장을 보내시는 분들에게 오해하지 마시라고 해명하는 기회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 부장검사는 최근 검사들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커밍아웃과 관련해 “‘잃게 표현의 자유가 확대됐구나’ 싶어 감개무량하다가도 위태위태하다 싶어 조마조마하고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2014년 제주지검장 공연음란 사건 때 사표수리에 대한 해명을 법무부에 요구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가 동료들에게 지탄을 받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늘 있어 왔던 저에 대한 거친 언행들에 대해 상황이 상황인지라 속이 상한 일부 동료들의 화풀이로 이해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이를 기쁘게 소개하는 기사들을 보니 일부 검사들도 잘 모르는 내부 사정을 대검 감찰부로 진정서, 고소장을 보내는 일반 시민들이 어찌 알겠나 싶어 이 참에 좀 설명을 풀어놓는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0-11-04 09:45:28[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도 했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를 통해 최근 40만명 이상 동의한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과 관련,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추 장관의 소통부족을 비판하는 일선 검사들의 '온라인 연판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무장관과 일선 검사들의 대립 강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임 부장검사들게 "부원들에게 친한 형이나 누나와 같은 상담자 역할을 하고 정서적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며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인사권과 지휘권, 감찰권 남발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공개저격한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성토 글이 300개가 넘은 상황이다. 추 장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실명 비판 댓글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 검사 수가 2000여명이라는 점에서 상당수의 검사들이 추 장관의 행태에 반기를 든 셈이다. 추 장관은 이에대해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이 검사에 대해 보도했던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는 글을 올리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검찰과 장관간 양보없는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같은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 검사 글에 '커밍아웃'을 한 검사들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총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추 장관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지난주 대전 검찰청 방문을 시작으로 일선 검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윤 총장의 '내부결속 다지기'가 이번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윤 총장이 강연한 대상은 지난 8월 인사에서 부장검사로 승진한 사법연수원 34기 등 신임 부장검사 30여 명이다. 강연시간은 1시간 가량이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팀웍을 잘 만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관리자로서 부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정한 일의 분배가 중요하다. 사건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후배를 지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 후 참석자들과의 만찬도 이어졌다. 진천 법무연수원엔 '채널A 강요미수' 사건으로 감찰이 진행 중인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 중이다. 윤 총장은 또 다음달 9일 신임 차장검사 교육에도 참석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최재성 기자
2020-11-03 19: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