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북창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인근 호텔에서 조식을 담당하는 주방장으로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 음식은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고, 매달 갚아야 할 대출 원금과 이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인건비와 식자재 값이 급등했지만 음식 값은 거의 올리지 못해 매출이 늘어날수록 마이너스"라며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조치가 지난해 9월 끝나면서 매달 대출 원금과 이자도 같이 갚아야 한다. 얼마나 힘들면 투잡을 뛰겠나"라고 반문했다. A씨는 "폐업비용이 몇천만원에 달해 돈이 없으면 폐업도 못한다"며 "폐업을 안 하면 적자가 쌓이고 폐업을 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 M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주점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B씨는 최근 직영점 3곳 중 1곳을 폐업했다.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역 인근이다. 조만간 서울 광진구 건대 직영점도 폐업 예정이다.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14개까지 늘어났던 가맹점은 현재 5곳만 빼고 모두 문을 닫았다. 김 모씨는 "전국 주점 프랜차이즈 가운데 평균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임대료도 제 때 내지 못할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며 "주변에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동종 업종들이 거의 다 망하거나 업종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는 "수원 인계동은 술집이 사라진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다. 건물 1~3층이 모두 주점으로 가득 찼던 경기도 일산은 이제 2층과 3층에 있던 주점들이 문을 닫아 공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재 주점 10곳 중 1곳 정도만 장사가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월매출 300만원 미만)뿐 아니라 일반 자영업자도, 매출이 안 나오는 사업장뿐 아니라 매출이 상당한 사업장도 문을 닫고 있다. ■"폐업도 어렵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인건비 증가와 고물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및 원금상환 부담△막대한 폐업비용 등이다. 경기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인건비와 식자재 값이 너무 올랐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인에 비해 임금이 30~40% 정도 싼 조선족 근로자를 썼는데 지금은 한국인과 크게 임금 차이가 안 난다. 시간당 1만2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조선족 근로자 중 상당수가 귀국하자 몸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의 질은 떨어지고 젊은 사람들도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하는데 내년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도 자영업자가 버티지 못하는 이유다. 이두영 신한소호(SOHO)사관학교 과장은 "오히려 필라테스, PT샵, 스튜디오 촬영 등 서비스 업종이 사각지대"라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꼭 필요한 곳 외에는 돈을 쓰려 하지 않는데 이 중 인건비가 비싼 업종은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가게에 파리 한 마리 날리지 않는다"면서 "여름휴가철인 7~8월, 추석명절이 있는 9월까지 이대로라면 버틸 자신이 없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폐업을 하고 싶어도 막대한 비용 때문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 폐업비용은 2022년 평균 2323만8000원으로 전년(557만원)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한 자영업자는 "폐업을 고민할 시점에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기 때문에 몇천만원에 달하는 폐업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밀린 인건비와 월세, 각종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신용불량자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 폐업지원금은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 사업이 자영업자에게 제공하는 철거지원금은 최대 250만원이다. ■돌아오는 건 빚폭탄뿐 폐업도 못하고 대출로 연명하면서 투잡, 스리잡을 뛰지만 돌아오는 건 빚폭탄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었던 양경숙 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대출(가계·사업자 대출)은 총 1112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 말(209만7221명, 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차주 수는 60%, 대출금액은 51% 증가했다. 원금 갚기도 막막한데 고금리로 이자비용까지 늘어나자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상환 위험차주의 전체 보유 대출규모는 15조6200억원에서 31조3000억원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이 중 2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실행한 다중채무자의 연체액은 24조7534억원으로 79%에 달한다. 다이소나 올리브영 등 종합몰이 확대되면서 영세 소상공인의 주요 창업업종인 소매·판매업 성장을 정체시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종합몰의 취급액과 가맹점 수는 2019년 대비 94.5%, 21.9%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업 자영업자들의 취급액과 가맹점 수가 각각 10.9%, 2.7%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수도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이후 자영업은 끝난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택시비 인상 이후 회식 없는 삶과 저녁 외식 감소 등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6-16 18:17:54#OBJECT0# #OBJECT1# [파이낸셜뉴스] #1. 서울 종로구 북창동에서 음식점을 운영중인 A씨는 최근 인근 호텔에서 조식을 담당하는 주방장으로 '투잡'을 뛰기 시작했다. 음식은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고 매달 갚아야 할 대출 원금과 이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인건비와 식자재값이 급등했지만 음식값은 거의 올리지 못해 매출이 늘어날수록 마이너스"라며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 끝나면서 매달 대출원금과 이자도 같이 갚아야 된다. 얼마나 힘들면 투잡을 뛰겠나"라고 반문했다. A씨는 "폐업 비용이 몇 천만원에 달해 돈이 없으면 폐업도 못한다"며 "폐업을 안하면 적자가 쌓이고 폐업을 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2. M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주점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B씨는 최근 직영점 3곳 중 1곳을 폐업했다.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역 인근이다. 조만간 서울 광진구 건대 직영점도 폐업 예정이다.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14개까지 늘어났던 가맹점은 현재 5곳만 빼고 모두 문을 닫았다. B씨는 "전국 주점 프랜차이즈 가운데 평균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임대료도 제 때 내지 못할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며 "주변에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동종 업종들이 거의 다 망하거나 업종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는 "수원 인계동은 술집이 사라진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다. 건물 1~3층이 모두 주점으로 가득 찼던 경기도 일산은 이제 2층과 3층에 있던 주점들이 문을 닫아 공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재 주점 10곳 중 1곳 정도만 장사가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월 매출 300만원 미만) 뿐 아니라 일반 자영업자도, 매출이 안 나오는 사업장 뿐 아니라 매출이 상당한 사업장도 문을 닫고 있다. ■비용 부담 치솟는데 매출은 급갑 "폐업도 어렵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인건비 증가와 고물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및 원금 상환 부담△막대한 폐업 비용 등이다. 경기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인건비와 식자재값이 너무 올랐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인에 비해 임금이 30~40% 정도 싼 조선족 근로자를 썼는데 지금은 한국인과 크게 임금 차이가 안 난다. 시간당 1만2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조선족 근로자 중 상당수가 귀국하자 몸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의 질은 떨어지고 젊은 사람들도 힘든 일을 안하려고 하는데 내년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도 자영업자가 버티지 못하는 이유다. 이두영 신한소호(SOHO)사관학교 과장은 "오히려 필라테스, PT샵, 스튜디오 촬영 등 서비스 업종이 사각지대"라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꼭 필요한 곳 외에는 돈을 쓰려 하지 않는데 이 중 인건비가 비싼 업종은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가게에 파리 한 마리 날리지 않는다"면서 "여름 휴가철인 7~8월, 추석 명절이 있는 9월까지 이대로라면 버틸 자신이 없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폐업을 하고 싶어도 막대한 비용 때문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 폐업 비용은 2022년 평균 2323만8000원으로 전년(557만원) 대비 약 4배 급증했다. 한 자영업자는 "폐업을 고민할 시점에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기 때문에 몇 천만원에 달하는 폐업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밀린 인건비와 월세, 각종 세금 등을 내고 나면 신용불량자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 폐업지원금은 '언 발의 오줌 누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희망리턴패키지 원스톱폐업지원' 사업이 자영업자에게 제공하는 철거지원금은 최대 250만원이다. ■돌아오는 건 빚 폭탄 뿐..공급 과잉 등 구조적 문제도 폐업도 못하고 대출로 연명하면서 투잡·쓰리잡을 뛰지만 돌아오는 건 빚 폭탄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었던 양경숙 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대출(가계·사업자 대출)은 총 1112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이던 2019년 말(209만7221명, 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차주 수는 60%, 대출금액은 51% 증가했다. 원금 갚기도 막막한데 고금리로 이자비용까지 늘어나자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의 전체 보유 대출 규모는 15조6200억원에서 31조3000억원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이 중 2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실행한 다중채무자의 연체액은 24조7534억원으로 79%에 달한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당시 대출받지 않은 자영업자가 어디 있겠냐"며 "사업자 대출은 물론 신용, 담보대출까지 끌어모아 버텼는데 대출이자는 많아지고 대출원금까지 함께 갚아야 하니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이소나 올리브영 등 종합몰이 확대되면서 영세 소상공인의 주요 창업 업종인 소매·판매업 성장을 정체시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종합몰의 취급액과 가맹점 수는 2019년 대비 94.5%, 21.9%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업 자영업자들의 취급액과 가맹점 수가 각각 10.9%, 2.7%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수도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이후 자영업은 끝난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택시비 인상 이후 회식 없는 삶과 저녁 외식 감소 등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6-16 05:14:0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 시기 정부의 일자리 보조금 등 31억원을 조직적으로 허위 수령한 주범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박현 부장판사)은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3)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유령회사를 설립해 가짜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처럼 꾸미는 수법 등으로 31억원 상당의 각종 일자리 보조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부가 코로나19 시기 고용난을 해소를 취지로 진행한 각종 일자리 보조금 사업을 악용한 것이다. A 씨는 공범 2명과 함께 유령회사 2곳을 설립해 허위로 직원을 고용한 것처럼 꾸며 청년디지털일자리지원금과 특별고용촉진장려금 등 약 2억7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필라테스업체 운영자 등 여러 사업자와 결탁해 직원을 고용한 것처럼 꾸며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 보조금 10억여원 상당을 챙기기도 했다. 공범들은 이들에게 가짜 직원 명의를 대가를 받고 빌려줬다. 이어 나중에 유령 업체나 보조금 수령업체에서 퇴사했다고 속여, 1억4000여만원 상당의 실업급여를 타내기도 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각종 일자리 지원보조금 신청을 대행하며 수수료를 받아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A 씨의 보조금 편취 범행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이었고, 부정수급 액수가 31억원 상당으로 매우 크다"며 "피해 금액 대부분이 환수되지 않아 중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8 05:49:22[파이낸셜뉴스] 할인 이벤트로 수강료 수천만원을 미리 받은 뒤 폐업한 30대 여성 필라테스 학원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김예영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배상신청인에게 43만2000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학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피해자 67명으로부터 99회에 걸쳐 총 6822만9508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기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등 무리하게 학원을 운영해왔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학원 개업 전 개인회생으로 채무가 남아있던 A씨는 다른 사람에게 4000만원을 빌려 지난 2018년 4월 서울 송파구에 필라테스 학원을 열었다. 개업 1년 뒤인 2019년 5월 학원 규모를 확장해 고정지출이 증가했지만 매출이 늘지 않아 2019년 하반기부터 가족과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운영비를 충당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020년 여름경부터는 정상적으로 학원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다. A씨는 수강권을 판매한 뒤 곧바로 폐업하지 않았고, 코로나 이전에는 사업을 확장하는 등 영업이 잘되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2019년부터 학원이 적자임에도 할인 이벤트를 통해 수강료를 선납받은 뒤 돌려막기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다" 꼬집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7번에 걸쳐 '그룹레슨 이벤트', '신년 이벤트', '5주년 이벤트' 등 파격적 할인을 내걸어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등 폐업 직전까지 수강생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학원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임대료 체납 규모가 커지고 있었지만 폐업을 공지할 때까지 강사나 수강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을 양도하려 했지만 임대인의 재계약 불가 통보로 갑작스럽게 폐업했다는 A씨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도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미납 임대료와 관리비가 보증금을 초과했다. 3월 초에는 임대료 연체시 계약을 자동 해지하고 건물을 즉시 인도기로 임대인과 합의한 뒤 필라테스 기구를 인터넷에 중고로 내놓았지만 강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학원을 양도하겠다고만 언급했다"며 "이미 선납 받은 강습료가 1억원에 이르러 이를 승계하는 방식의 양도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고도 했다. 또 재판부는 "사업이 부진해 범행에 이르는 과정에서 코로나 유행 등 A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도 작용했다"면서도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현재 환불해야 할 금액이 4200여만원에 이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피해를 회복할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며 A씨를 법정에서 구속하지 않았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12-15 16:04:59"내년부터는 제가 직접 매장에 나가거나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해야죠. 인건비가 올라가는 만큼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서울 동작구서 필라테스 시설 운영하는 A씨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A씨와 같은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임에도 이들은 매년 오르는 인건비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그간 요구해 왔던 '업종별 차등적용'이 무산되며 일각에서는 35년간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는 최저임금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올해 9620원 대비 240원(2.5%) 오른 금액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두 번째로 낮지만,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푸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의 코로나19와 물가 급등으로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난 탓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고정비가 올라가니까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며 "매출에서 인건비가 40%가량 차지하는데, 그렇다고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실제 지난 2014년 521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10년간 꾸준히 오르면서 2023년 9620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은 연평균 7.14%가 오르면서 연평균 경제성장률(2.47%), 연평균 물가상승률(1.56%)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 사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올해 1·4분기 기준 1033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연체율도 1%로 지난해 4·4분기보다 0.35%p나 증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소상공인 체질이 허약해졌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계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업종별 차등적용도 주장했지만, 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저임금법 4조 1항엔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처음 시행된 1988년 이후 업종별 차등적용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이에 따라 사업주의 지불능력을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적용 등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의 변화뿐 아니라 일괄적 적용이 아닌 업종별, 지역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른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이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 보호라는 역할을 이젠 다했고 앞으로는 진정한 고용의 사다리 역할이 될 수 있는 제도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08-07 18:33:07[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타격 입었던 헬스·요가·필라테스 업종이 헬시플레저 열풍에 다시금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매장 수가 증가했을뿐 아니라 월 평균 매출도 20% 이상 올랐다. 30일 핀다가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분석한 전국 헬시플레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헬스 요가 필라테스 업종의 매장 수는 총 2만6735곳으로 2021년 1만9503곳에 비해 약 37% 증가했다. 올해 전국 월 평균 매출(1309만원)도 2021년(1058만원)보다 약 24% 늘어났다. 연령대별 결제 비율은 40대(27.3%)-30대(25.6%), 50대(21.2%), 20대 이하(17.2%), 60대 이상(8.7%) 순으로 높았다. 2030세대는 42.8%를 차지하며 헬시플레저에 대한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는 운동과 자기관리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시간대별 결제 비율은 서울 3대 오피스 상권(여의도, 광화문, 강남)을 기준으로 저녁 시간(오후 6시~오후 9시)이 37%로 가장 높았고, 점심 시간(오전 11시~오후 2시) 30%, 아침 시간(오전 5시~오전 10시) 10%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전년과 비교해 점심시간 결제 비율은 3%p 증가한 반면 저녁시간(-3%p)과 아침시간(-2%p)은 오히려 감소했다. 점심시간에 운동할 결심을 한 직장인이 늘어난 것은 예전과는 다르게 점심시간을 직장 동료와 친분을 쌓는 시간으로 쓰기 보다 혼자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려는 니즈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핀다는 지역별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전국 17개 시도 단위로 보면 매장 수 상위 3개 지역은 경기(7824곳), 서울(7122곳), 부산(1514곳)이었다. 월평균 매출액 상위 3개 지역은 서울(2400만원), 경기(1663만원), 인천(1576만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충남(34.2%), 충북(33.9%), 경북(28.7%)에서 높았다. 시군구(행정동 단위) 기준으로 보면 총 매출액 순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497.9억원), 경기 용인시 기흥구(190.1억원), 경기 안양시 동안구(188.4억원)가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매장 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505곳), 경기 용인시 기흥구(312곳), 경기 고양시 덕양구(301곳)가 가장 많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총 매출액과 매장 수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한 한편, 충남 천안시 서북구(240곳)는 비수도권으로는 유일하게 매장 수 순위권에 올랐다. 핀다 황창희 오픈업 프로덕트오너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운동을 통한 자기관리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속에 자리잡으면서 관련 업종도 활황을 맞이하는 중"이라며 "매장 수가 급격히 늘고 업계 내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폐업률도 가장 높은 편인 만큼 창업 전 신중한 의사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3-06-30 09:30:28[파이낸셜뉴스] #운동하는 이유는 체중 조절, 스트레스 해소, 자기관리 심리 등 다양해요. 월급의 10% 정도를 운동에 할애하지만, 여기에 쓰는 돈은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냥 나를 위한 투자다, 이런 느낌? 헬스, 필라테스 테니스 등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20대 직장인 김모씨) #배가 나온 어른들을 보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나이 먹으면 몸 만들기 힘들어질 것 같기도 하고... (20대 직장인 성모씨)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 속에서도 MZ세대의 자기관리를 위한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의미의 '헬시플레저'형 소비가 MZ세대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18일 신한카드가 MZ세대의 소비문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운동 영역별 MZ세대 이용 금액 증가율은 2019년 상반기에 비해 스포츠센터가 150%, 온라인PT가 373%, 실내외골프장이 202%, 테니스장이 336%씩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챙기는 것이 MZ세대에서 하나의 문화가 된 만큼, 운동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가 설정한 MZ세대의 범위는 1980~2005년생이다. 통계청 기준전체 인구의 32.5%가 MZ세대에 속하는 만큼, 전체 소비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용, 체형관리, 마사지 등 '셀프기프팅(나를 위한 선물을 준다는 뜻)' 영역의 소비도 늘었다. 여기에는 프로필사진, 바디 프로필 등을 통해 '지금의 나'를 기록하는 사진관도 포함된다. 지난해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고객 기준 MZ세대 사진관 이용 비중은 전체 이용고객 중 80%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MZ세대의 사진관 이용률은 2019년 대비 287% 증가했다. 이외에 미용, 사진관, 체형관리, 마사지를 모두 포함한 셀프기프팅 영역의 MZ세대 이용 건수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MZ세대의 소비 특성은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쓰는 것'"이라며 "MZ세대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소비 트렌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05-18 10:02:27"사람들을 꾸준히 운동하게 만들어서 인류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하겠다." 장민우 버핏서울 대표(사진)는 20일 최고급 피트니스 '버핏그라운드 신도림'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버핏서울은 경기침체기 투자가 말랐던 상황에서 벤처캐피털들이 찾아와 투자를 받아달라고 말하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버핏그라운드 신도림'은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28층에 위치해 있다. 장 대표는 "원래 쉐라톤호텔이 있던 자리라 호텔사우나가 있던 곳에 사우나를 그대로 운영한다"며 "넷플릭스의 화제작 '피지컬:100'과도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이 피트니스는 고급 호텔의 피트니스 시설에 고층의 탁 트인 시야가 주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아무리 좋은 시설도 '꾸준한 운동'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계 맺기'를 통해 회원들을 운동장(그라운드)으로 불러내고 있다. 그는 "바쁜 현대 서울사람들은 평일 저녁 퇴근 후 운동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어느 주말 헬스장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보고 빈 공간과 평일에 운동을 하지 못해 찌뿌둥한 현대인을 맺어내면 수익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헬스장을 돌며 한적한 유휴공간을 빌렸다. 빌린 자투리 공간에서 자신의 의지로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말마다 그룹운동 수업을 열고 운동의 재미를 알려줬다. 수강생과 강사, 수강생 간의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 자신의 의지로 헬스장에 오기 힘들다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올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그렇게 코로나19 여파로 망해가던 헬스장 3곳을 인수했다. 3곳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직접 개발한 앱을 통한 운영 역량을 입증한 결과 31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이어졌다. 누적 투자금은 총 76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힘들었던 헬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헬스장 사업은 신규점을 열 때 초기투자비용이 과다하게 필요하다. 운영과정에서 추가 수익이 필요해진 사업자는 회원에게 개인수업(PT) 수강을 강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헬스장은 빽빽해지고 강요에 가까운 영업에 회원들이 이탈한다. 하지만 버핏서울은 앱 개발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헬스장 운영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 장 대표는 "사람들에게 '관계 맺기'를 통해 동기부여를 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특히 PT 수강권 판매 이외에도 요가, 필라테스, 골프 등 유명 그룹수업 운영사와 연계해 수익원을 다양화하며 수강생의 부담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2-20 18:32:43[파이낸셜뉴스] "사람들을 꾸준히 운동하게 만들어서 인류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하겠다." 장민우 버핏서울 대표는 20일 최고급 피트니스 '버핏그라운드 신도림'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버핏서울은 경기침체기 투자가 말랐다는 상황에서 벤처캐피탈(VC)들이 찾아와 투자를 받아달라고 말하는 몇 안되는 곳이다. '버핏그라운드 신도림'은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28층에 위치해 있다. 장 대표는 “원래 쉐라톤호텔이 있던 자리라 호텔사우나가 있던 곳에 사우나를 그대로 운영한다”며 “넷플릭스의 화제작 '피지컬100'과도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이 피트니스는 고급 호텔의 피트니스 시설에 고층의 탁트인 시야가 주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아무리 좋은 시설도 ‘꾸준한 운동’의 충분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계 맺기'를 통해 회원들을 운동장(그라운드)으로 불러내고 있다. 그는 “바쁜 현대 서울 사람들은 평일 저녁 퇴근 후 운동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어느 주말 헬스장이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보고 빈 공간과 평일에 운동을 하지 못해 찌뿌둥한 현대인을 맺어내면 수익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헬스장을 돌며 한적한 유휴 공간을 빌렸다. 빌린 자투리 공간에서 자신의 의지로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말마다 그룹운동 수업을 열고 운동의 재미를 알려줬다. 수강생과 강사, 수강생간의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 자신의 의지로 헬스장에 오기 힘들다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올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그렇게 코로나19 여파로 망해 가던 헬스장 3곳을 인수했다. 3곳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직접 개발한 앱을 통한 운영 역량을 입증한 결과 31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이어졌다. 누적 투자금은 총 76억원에 달한다. 장 대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힘들었던 헬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리스크를 줄이는데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헬스장 사업은 신규점을 열 때 초기 투자 비용이 과다하게 필요하다. 운영과정에서 추가 수익이 필요해진 사업자는 회원에게 개인 수업(PT) 수강을 강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헬스장은 빽빽해지고 강요에 가까운 영업에 회원들이 이탈한다. 하지만 버핏서울은 앱 개발을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헬스장 운영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줄이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 장 대표는 "사람들에게 '관계맺기'를 통해 동기부여를 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특히 PT 수강권 판매 이외에도 요가, 필라테스, 골프, 등 유명 그룹 수업 운영사와 연계해 수익원을 다양화하며 수강생의 부담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3-02-05 14:02:15국내 애슬레저룩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선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운동이나 레저 활동 때만 입는 옷이 아니라 일상복으로 인식될 만큼 애슬레저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초반 트렌드를 주도하던 안다르가 주춤하는 사이 젝시믹스는 3년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안다르는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다시 추격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신제품 개발 및 글로벌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젝시믹스, 3년 연속 매출 1위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1위 업체 젝시믹스의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초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217억원을 기록했던 젝시믹스의 연매출은 2020년 1094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고, 2021년도 1453억원으로 성장했다. 2022년은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409억원으로 2021년 연간 매출액의 97%를 달성했다. 업계는 젝시믹스의 2022년 연매출이 2000억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슬레저(athletic+leisure)룩은 운동과 일상 생활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 의류를 뜻한다. 트레이닝복부터 레깅스, 요가복, 스니커즈 등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상이 포함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2020년엔 3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홈트레이닝 등의 열풍으로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애슬레저룩이 유행할 초기 업계 1위를 달렸던 안다르는 2022년 17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매출 33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9년에는 721억원으로 116%나 증가했다. 2020년에도 7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꾸준한 신장률을 보였다. 2021년 에코마케팅의 계열사로 편입 후엔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경영 효율화와 재고 자산의 질적 개선을 위한 유통 채널 재정리 등을 통해 흑자 전환까지 이뤄냈다. 안다르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운동복의 일상복화 유행 확산 애슬레저룩은 경기 불황기에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운동복과 일상복으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서다. 실제 조깅할 때 입는 팬츠라는 뜻의 '조거팬츠'는 완전히 일상복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다르가 지난 13~18일 공식 온라인몰 구매 고객 중 무작위 206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 11%만이 '운동복'이라고 응답했다. 2배를 넘어선 25%는 조거팬츠를 오로지 '일상복'으로만 인지하고 있었다. '운동복과 일상복 모두(64%)'라고 답한 응답자까지 감안하면 10명 중 9명이 운동 외에 일상생활에서 조거팬츠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안다르는 업계 1위 탈환을 위해 제품 품질 향상을 내세웠다. 안다르는 글로벌 스판덱스 브랜드 라이크라컴퍼니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최고 등급 원사를 사용하고 있다. 젝시믹스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업계 1위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젝시믹스는 일본, 중국, 대만, 몽골,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총 55개국에 진출해 있다. 특히 2019년 10월부터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는 꾸준히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현지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의 요가·필라테스웨어 카테고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법인 1~9월 매출만 43억원을 기록했다"면서 "일본법인은 물류, 배송 등을 현지에서 일원화해 빠르게 현지 소비자들을 대응하고 있으며, 시부야·신주쿠 등 일본 전체인구의 30% 정도가 밀집된 간토지방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도 진행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01-30 1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