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금융권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새 정부에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등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했고, 신탁회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을 보관하거나 발행 주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정례화했다. ■은행권, 가상자산업 진출 건의 3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새로 출범할 정부에 가상자산업 진출을 요청할 예정이다. 전국은행연합회 중심으로 마련된 '은행권 주요 건의사항' 초안에 가상자산업을 은행업무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은행이 원화 기반 가상자산거래소(원화마켓)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해주는 것을 넘어 가상자산 커스터디 등 관련 서비스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근 법인계좌로 가상자산을 소유·매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 같은 논의를 뒷받침한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가 IBK기업·KB국민·NH농협·수협·신한·우리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테이블코인 분과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은행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신뢰할 수 있는 실증데이터도 축적할 예정이다. 또 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분과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IBK기업·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은 한은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을 발행해 실생활 결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자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원화는 자본거래가 엄격히 통제된 통화이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설계는 외환시장 안정성, 국채 수급, 통화정책 경로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핵심적인 정책 조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JV 설립 검토 증권 및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일부 증권사는 가상자산업계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에서는 금융그룹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처럼 은행, 증권, 자산운용, 카드사 등 복수의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이 내부적으로 기능 분리형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시너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최근 해시드오픈리서치(HOR)와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보고서를 공동작업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와 정수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은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신탁사, 커스터디사, 회계법인, 핀테크·블록체인기업 등이 각자의 인허가와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참여하면 규제 수용성과 기술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자산운용사는 단기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원화자산을 운용해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을 관리하고, 증권사는 국채·MMF 매수에 필요한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운용계좌 개설과 결제 등 실무 집행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증권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 법률 전문가들과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비공개 미팅을 진행 중이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란 새로운 금융자산에 어떤 법적지위와 규율체계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안정성과 산업성장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핵심쟁점인 발행 주체를 중앙은행으로 한정할 것인지 또는 금융기관까지 확대할 것인지 등에 따라 제도적 성격과 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소현 기자
2025-06-03 19:21:01[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들이 연금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연금 보호를 이유로 이를 엄격히 제한했던 것을 해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28일(현지시간) 연금계좌로 비트코인 투자를 금지했던 2022년 지침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당시 연금 관리자와 후원자들은 “암호화폐를 401(K)연금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할 때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401(K) 연금은 직장 연금으로 고용주들이 직원과 함께 돈을 모으는 방식을 활용한다. 노동부는 이날 이 조항 가운데 ‘극도로 신중하게’라는 용어를 뺐다. 노동부는 이 용어를 삭제하는 것은 비트코인을 권장하는 것도 배척하는 것도 아닌 중립적인 기조를 재확인하는 것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실상 대규모 연금 자금이 비트코인에 투입될 수 있도록 빗장을 풀었다. 공교롭게도 이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에게 상당한 혜택이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그룹(DJT)은 전날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위해 25억달러 자본 조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 암호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산업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한다. 이 자리에는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과 트럼프 측근들, 그리고 그 일가도 참석한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 암호산업을 미국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을 “전세계 암호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은 비록 하락하기는 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런 정책 기조에 힘입어 최근 사상 처음으로 11만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29 04:44:44'크립토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정립하자 미국 기반 은행·카드·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발행하는 것은 물론 기존 결제 인프라에 도입하고, 관련 금융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향후 3년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美 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즉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을 지지하고, SEC 등 규제당국은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범위를 확장해주고 있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존 가상자산 공약들을 대부분 이행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도 디지털자산 공동실무그룹을 결성하는 등 오는 8월 스테이블코인 법안 최종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EC 산하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인프라 토큰화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으며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의 가상자산 취급 금지규정을 삭제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크립토 야심작'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은행·신용카드 등 정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가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우리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니어스 액트는 미국 내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등이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BoA 역시 달러가 예치된 계좌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BoA토큰) 발행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지니어스 액트 최종 통과 전부터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수익성이 높은 동시에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 AI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피델리티는 실물자산 등 토큰화된 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 접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은 결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정책 토론회 발제를 통해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잇달아 스테이블코인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결합, 글로벌 결제와 환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준비자산으로 단기 미국 국채를 편입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더욱 촉진하면 미 국채에 대한 추가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게 코빗 리서치센터의 관측이다. iM증권 리서치본부도 "미국 재무부는 지니어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오는 2028년 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약 2300억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미 국채 매도 규모가 1110억달러였다"며 "테더와 서클의 총 미국 국채 보유액이 1260억달러인 것에 비춰 봤을 때 중국과 일본의 매도로 인한 수요공백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5-27 18:27:54#. 유명 벤처캐피털(VC)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테더(USDT)와 서클(USDC)이 달러자산과 연계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한 후 연간 4~5%대 이자수익을 누리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비교해 가격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외 제도권 편입까지 앞두고 있어 향후 분산투자 형태로 예치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비트코인에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코인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달러 등 법정화폐와 일대일로 연동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초월한 결제·송금은 물론이고 '이자농사(Yield Farming)'의 핵심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가 늘고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농사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중개자가 없는 디파이 플랫폼에 맡겨 스마트컨트랙트(블록체인 기반의 계약)에 따라 이자나 다른 보상을 얻는 투자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편입을 기반으로 투자수요까지 끌어올리면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5일 글로벌 시총 집계 플랫폼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총은 2조1400억달러(약 2928조원)로 금·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애플에 이어 세계 5대 자산에 올랐다. 지난 22일 12만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비트코인은 은을 비롯해 아마존·구글·사우디아람코의 시총보다 몸집을 키우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열기는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2300억달러 규모였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미국 국채 수요 증가 등으로 오는 2030년 1조6000억달러(약 22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 3위인 테더는 원화 기반 가상자산거래소(원화마켓)인 빗썸에서도 거래량 1위이다. 빗썸 내 테더의 24시간 거래량은 코인게코 기준으로 7528만달러에 이른다. 대규모 스테이블코인 매매는 바이낸스 등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통해서도 활발히 이뤄진다. 원화마켓에서는 원화(KRW)로만 가상자산을 사고팔 수 있지만,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으로 비트코인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크립토VC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코인 결제통화로 활용하면서 달러자산 확보 수단으로도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이자농사를 통해 최대 30% 안팎의 수익을 실현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코빗 리서치센터는 '광의의 스테이블코인'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코빗 리서치센터 최윤영 공동센터장은 이선영 연구원과 공동집필한 보고서를 통해 "과거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담보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수익형 구조, 실물자산 연계, 다양한 담보방식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자 지급, 실물자산 연동, 자동 수익분배 등 금융기능이 추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5-25 18:21:27최근 20~30대 투자자 사이에 '이자농사'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과 수익률 때문이다. 은행 예·적금과 달리 테더(USDT)가 달러를 담보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하면 4% 안팎의 이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은행권도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달러 보유하면서 이자 받아 25일 해시드오픈리서치(HOR)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투자 경험이 있는 응답자 300명 중 20~30대는 172명으로 57.3%에 이른다. 응답자 중 과반인 61%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총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며,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도 각각 32%, 16%에 달했다. 이들이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매매하는 이유는 '달러 보유 목적'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중 37.7%를 기록했다. HOR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하려는 투자자들은 과거에는 은행을 통해서만 달러 거래 및 송금이 가능했지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 앱을 통해 어디서든 미국달러 확보와 송금 등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들의 또 다른 투자 목적은 스테이블코인 이자농사이다. 특히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 예치이자를 획득하는 투자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HOR에 따르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할 경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는 각각 4.1%, 4.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HOR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예치이자율이 최근 원화 등 법정화폐 예금이자율보다 높아진 이유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경기둔화로 낮아진 반면 디파이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출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요공급에 따른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진출 잰걸음 스테이블코인이 다양한 목적의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 시장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코빗 리서치센터 최윤영 공동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최근에는 이자 지급기능을 포함한 수익형 설계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거나 준비자산 운용수익을 자동분배하는 형태로 설계된다"고 전했다. 국내 예·적금 금리가 2~3%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이자농사 등 투자흐름은 시중은행에 당장 위협요소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공동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투자 열풍은 전통적 금융 생태계에 위협이자 기회 요인"이라며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과 맞물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서비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5-05-25 18:18:27[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인 '오피셜 트럼프'의 고액 투자자 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야당 인사들은 트럼프가 공직자 신분으로 대놓고 부패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2일 백악관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스털링으로 향해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착륙했다. 해당 골프장은 트럼프가 소유한 시설이다. 트럼프는 이날 골프장에서 오피셜 트럼프 고액 보유자들과 함께 비공개 저녁 만찬을 진행했다. 메뉴에는 스테이크와 넙치 구이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오피셜 트럼프’ 투자자 만찬 강행NYT가 입수한 행사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만찬장 연단에 올라 "전임 정부는 여러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올해 2번째 취임식을 치른 트럼프는 첫 번째 대통령 임기 중이었던 2019년 발표에서 "나는 가상자산의 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가상자산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바꿨다. 그는 동시에 가상자산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 자원으로 비축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22일 만찬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를 탄압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모두를 추적했으며 그건 솔직히 망신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으로 변화가 다가왔다며 "가상자산은 상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 모인 모두를 돕기 위해 일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모임은 미국 가상자산 기업 파이트파이트파이트 유한책임회사(LLC)가 주최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공지를 통해 오피셜 트럼프를 많이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지 당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오피셜 트럼프 보유자들의 보유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위 220명을 이달 22일 골프장 만찬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220명 중에서도 최상위 25명의 특별 손님들은 만찬 이전에 트럼프와 미리 만났다. 아울러 만찬 다음날 백악관을 관광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오피셜 트럼프의 전체 물량 가운데 80%는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와 CIC디지털 LLC가 공동 보유하고 있다. CIC디지털과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 모두 트럼프의 부동산 기업인 트럼프오거나이제이션의 계열사다. 트럼프는 취임식 사흘 전이었던 지난 1월 17일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피셜 트럼프 출시 소식을 알리고 해당 가상자산이 자신의 공식적인 '밈 코인'이라고 선언했다. 밈 코인은 인터넷이나 기타 매체에서 유행이나 유머, 각종 사회 이슈들의 이름과 이미지를 따서 장난처럼 만들어내는 가상자산이다.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는 지난달 공지 당시 트럼프가 일정상 만찬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미리 고지했다. 야권 반발, 韓 인사들도 행사 참석민주당을 비롯한 미국 야권에서는 트럼프가 공직자이자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사적인 모임에 나간다며 반발했다. 22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는 약 100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상자산 부패를 멈춰라" 혹은 "참여자 명단을 공개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동참한 민주당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오리건주)은 "이건 가상자산 부패 클럽"이라며 "에베레스트산만큼이나 거대한 부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행사가 "난잡한 부패 잔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가상자산을 통해 자기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 데 미국 대통령직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만찬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참석권을 따내기 위해 오피셜 트럼프에 투자한 돈이 1억4800만달러(약 2034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한 언사"라고 강조했다. 레빗은 "대통령은 미국을 공식적으로 섬기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기 전에도 매우 성공적인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유명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상자산 '트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중국계 투자자 저스틴 선은 NYT를 통해 "트럼프와 만나고 그와 가상자산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한국 가상자산 기업 하이퍼리즘의 오상록 공동대표와 나수경 이사도 참석했다. 오 대표는 NYT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모금 행사와 비슷하다"라며 "트럼프는 항상 그의 후원자들에게 잘 대해 준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된 영상에 의하면 트럼프는 최상위 25명의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가상자산의 리더가 되길 원하며 우리는 모든 것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이번 행사에 거물 급 가상자산 관계자 외에도 다양한 인플루언서나 트럼프 지지자들이 오직 트럼프와 만나기 위해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23 14:12:1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국민연금이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공약하며 국민연금도 투자토록 하겠다는 입장에 비판이 제기되자 반박하면서다.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 디지털자산에 투자한다는 선언은 투기적 몰입이 아니라 국제 최적화 모형을 준수하는 통제되고 과학적 분산투자 전략”이라며 “감정적 거부감으로 디지털자산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금융 흐름에서 낙오돼 통화주권을 상실하고, 국민 자산 성장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라고 밝혔다. 앞서 디지털자산위는 전날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과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을 통해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서 제도권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로써 가치안정성을 확보해 적격자산이 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가상자산의 변동성을 부각하며 위험한 투자를 종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선대위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디지털자산위는 우선 디지털자산이 주식·채권·부동산 등 전통적 자산과 다른 요인으로 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헤징(가격변동 손실 방지를 위한 위험분산)을 노리려면 분산투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같은 이유에서 전 세계 주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도 가상자산 직·간접 투자를 시작한 상황도 강조했다. 먼저 싱가포르 테마섹은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과 웹3(web3,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반 3세대 인터넷), 호주 AMP연기금과 미국 미시간주 연기금은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와 비트코인 투자기업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영국 연금 전문업체 카트라이트는 자산의 약 3%를 비트코인에 할당했다. 특히 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디지털자산 ETF를 출시하고 토큰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글로벌 기술주 중 하나로 블랙록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디지털자산위는 “국민연금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주장과 달리 이미 간접적으로 디지털자산과 연계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투입은 무모한 베팅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 이론에 충실한 투자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현행 가상자산 간접투자를 넘어 직접투자도 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게 디지털자산위의 구상이다.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해 안정성을 확보한 후 국민연금이 국내외 규제를 반영한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토록 입법과 감독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5-17 17:35:43[파이낸셜뉴스] “디지털자산이 적격자산으로 편입되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가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내놓은 입장이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자산을 제도권에 들이면 가치안정성을 확보해 건전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있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자산위는 16일 기본법 제정과 함께 자본시장법과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완전히 편입시키는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3일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 주최 컨퍼런스와 14일 금융투자협회 컨퍼런스에서의 의견수렴을 언급하면서다. 먼저 디지털자산의 가치안정성과 환급 가능성 확보를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하여금 스테이블 코인과 일반 가상자산을 분류하지 않고 함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코인과 가상자산 유통 방식이 같고, 별개로 제도를 마련하면 규제비용만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앞서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통한 안정적인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을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종합하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가치 변동성을 잡은 기초 위에 가상자산들도 함께 제도권에 편입시키겠다는 것이다. 기본법 제정과 더불어 안정성 확보 방안으로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허용을 내세웠다. 이 또한 이 후보의 공약에 포함돼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을 기초·신탁자산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법과 ETF를 통해 디지털자산이 제도권에 안착하면, 신뢰 제고로 보관리스크가 줄고 회계처리도 간소화되면서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국내외 가격차도 해소될 것이라는 게 디지털자산위의 기대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5-16 15:01:02[파이낸셜뉴스] 배우 황정음(41)이 자신이 사실상 소유한 기획사의 공금을 횡령, 암호화폐에 투자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제주지법 제2형사부 임재남 부장판사는 황정음의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황정음은 지난 2022년 초쯤 자신이 속한 기획사가 대출받은 자금 중 7억원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받아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을 비롯해 2022년 12월까지 회삿돈 43억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 기획사는 황정음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가족법인으로, 황정음은 횡령액 중 42억원가량을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정음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선 다툼이 없다"며 "다만 피고인은 회사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코인에 투자하게 됐고, 법인이 코인을 보유할 수 없어 일시적으로 본인의 명의로 투자했는데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획사의 수익은 피고인의 활동에서 발생하기에 궁극적으로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사정도 있다"며 "코인은 매도해 일부 피해액을 변제했고, 나머지도 부동산을 매각해 변제하려고 하는 점과 범행 동기를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다. 황정음 측은 피해액 변제를 위한 속행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수용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5-15 17:37:01블록체인 게임 코인으로 쓰이는 위믹스(WEMIX) 상장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는 가운데, 위믹스 투자자들이 총 2000명의 실명 탄원서를 공개하며 닥사(DAXA) 결정을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탄원서를 사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위믹스 투자자들은 최근 네이버 카페 '위홀더'에 공개한 '위믹스 상폐' 관련 탄원서를 통해 "닥사는 공공기관도, 법적 강제력도 없는 민간 협의체에 불과함에도 국내 주요 거래소의 상장·폐지 권한을 좌지우지하는 절대 권력처럼 군림하고 있다"라며 "이 권력은 이번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에서 명백히 남용됐다"고 비판했다. 투자자들은 위믹스가 해킹 사고 직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 보안업체와 함께 신속하게 대응했고, 피해 물량의 3배 규모인 약 3000만개 규모의 위믹스를 자체 시장 매입(바이백)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책임을 넘어선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위메이드가 단 한 번의 대면 소명할 기회조차 없이 이메일과 온라인 회의로만 상폐 결정이 내려졌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유의 종목 연장을 두 차례나 반복하다 명확한 해명도 없이 결국 상폐라는 최악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라며 "이 모든 과정은 투자자 입장에서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절차적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닥사와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프로젝트에 비해 위믹스 같은 국내 프로젝트에 훨씬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유사한 해킹 피해가 발생한 글로벌 코인인 로닌(Ronin), 갈라(GALA), 알렉스(ALEX) 등을 비교 사례로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수백억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은 이 해외 프로젝트들은 바이백 조치를 이후 정상적으로 거래가 재개된 반면, 위믹스는 신속한 대응 처리에도 국내 거래 지원이 종료되는 이례적이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통보받았다"라고 했다. 이는 단순한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엄격하고 일방적인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뚜렷한 '역차별'의 증거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투자자들은 △닥사의 위믹스 상장폐지 과정과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한 공개 △상장폐지 결정의 재검토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5-05-08 19:0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