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매수' 버튼을 누르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필자는 앞서 '이환주의 개미지옥' 시리즈 <상남자 '즐라탄'도 겸손해질 주식 시장.. 겸손은 쉽다> 편에서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 YINN에 투자했다 실패했던 경험을 쓴 적이 있다. YINN은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주식 중 시가총액이 높은 50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을 3배수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쉽게 말해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중국 기업이 잘 나가면 수익을 3배로, 반대로 못 나가면 손실을 3배로 보는 상품이었다. 수년 전 YINN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믿음 △저평가 △타이밍 등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과거의 한 기억 때문이다. 10여년 전 금융부 출입 당시 우리나라 대형 시중은행의 대표와 부서 저녁 자리를 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 은행장은 중국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중국의 무서운 점으로 '집단지배 체제'를 얘기했다. 상하이방, 태자당 등 중국 공산당 내에서도 파벌이 있고 절묘하게 견제와 균형을 맞추며 시스템을 통해 국가를 운영하는 중국 지도층이 절대로 만만하지 않다는 거였다. 사회주의 국가 시스템은 기업 운영의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지만 반면 국가주도로 특정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경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국과 치킨 게임을 통해 시장을 장악한 태양광 산업이나, AI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가 대표적이다. YINN을 산 것은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13억명의 내수 시장과 그들 중 선별된 엘리트가 운영하는 중국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였다. 당시 내 시나리오는 저평가된 중국 기업을 YINN을 통해 지속 저가 매수하면 언제가 다시 중국 경제가 성장할 때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상상에 기반했다. 하지만 YINN 투자를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적 제거에 나서며 집단 지배 체제가 아닌 일당 독재 체제를 굳힌 것이다. 2023년 3월 시진핑은 중국 역사상 처음으료 3연임으로 국가주석 자리를 지켰다. 애초 YINN을 매수한 가장 강력한 이유였던 '집단 지배 체제'를 통한 국가 운영이었는데 그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돌이켜 보니 한때 중국에서 최고 잘 나가는 기업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은 정부에 부정적인 말을 했다가 기업 지배권을 박탈당하는 일이 있었다. 또 여기에 더해 레버리지 ETF 상품의 특성상 비싼 수수료율과 침식효과(음의 복리 효과) 역시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아주 큰 손실을 보고 YINN을 전량 매도했다. 멘탈의 마지막 퍼즐, 상상력 앞서 주식 투자에 있어 '멘탈(정신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타고난 성격', '인내심', '겸손', '자기확신', '유연한 사고'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주식 투자 멘탈에서 중요한 마지막 퍼즐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상상력'일 것이다. 주식을 싼 가격에 사기 위해서는 분석력과 공부가 필요하다면 이를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향후 해당 종목이 어떤 시나리오를 통해 비싼 가격에 거래될 것인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봤더라도 실제로는 예측과 다르게 흘러갈 경우 빠르게 수정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4월 과거 출입했었던 생활경제부로 다시 발령받고 놀랐던 일이 있다. 바로 유통 기업 쿠팡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수년 전 생활경제부 당시 쿠팡은 만년 적자 기업이었으나 지난해 돌아와서 본 쿠팡은 전혀 다른 기업이었다. 이후 10월 4일에 '2등 기업을 응원하다'라는 기자수첩을 썼다. 쿠팡이 사실상 온라인 마켓 시장을 장악해 소비자들은 너무나 편해졌으나 향후에 요금 인상 등을해도 소비자들은 쿠팡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2등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당부였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은 현실이 됐고 쿠팡은 멤버십 요금제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쿠팡을 쓰는 회원으로서는 화가 났지만, 이때 발상의 전환을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지배적인 위치, 막대한 투자를 통한 OTT 시장 점유율 확대, 배달 플랫폼 등 신사업 확장을 고려했을 때 쿠팡의 주주라면 요금 인상도 반가운 일이 될 것이었다. 올 초 주가를 살펴보니 주가도 낮았다. 2021년 미국 주식 시장 상장 당시 40달러 후반이었던 주가는 10불 후반대였다. 상장 후 적정한 기간 조정을 거치고 저평가다 싶어 이때부터 월급이 들어오면 쿠팡 주식을 조금씩 사모았다. 피터 린치가 말한 "주변에서 좋은 주식을 찾아라"라는 조언과도 일치했다. 하지만 몇 달 정도 쿠팡 주식을 사모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물량 공세를 펼치며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간 것이다. 테무와 알리는 과거 쿠팡이 그랬던것처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경쟁자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 쿠팡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것이다. 내 생각과 시장의 생각이 비슷했던 것인지 20달러를 넘었던 쿠팡의 주가는 다시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처음 생각했던 내 시나리오를 벗어난 상황이었기에 장기 투자를 다짐했던 처음과 달리 다시 쿠팡을 손절하는 판단을 내렸다. YINN과 쿠팡 모두 결과적으로 손실을 본 투자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투자 결정까지 스스로의 상상을 바탕으로 성장 시나리오를 그려봤고, 실제 투자를 진행했고, 예상과 다른 변수가 출연해 당초의 결정을 수정했다. 주식을 하면서 매번 깨닫는 바가 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점이다. 매번 분할매수, 분할매도를 다짐하고 급등주 추격 매수 금지 등의 원칙을 되새김질 하지만 막상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앞서의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실패의 경험을 통해 굳은 살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삼양식품과 옥시덴탈페트롤리움 생활경제부에서 올해 K-라면에 관한 기사를 기획으로 여러편 썼었다. 지난 5월 1일에는 불닭볶음면으로 전세계를 평정한 삼양식품에 대한 기사를 썼었다. 또 그 즈음해서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의 시가총액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기사도 썼었다.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고 그때 삼양식품의 주식을 살 생각은 전혀 못했다. 식품 주식은 재미없다는 선입견 때문에 애초에 투자 후보군으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시장이 열렸을 때 초코파이가 대흥행하며 오리온의 주가가 떡상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초코파이=불닭볶음면'으로 연결지을 상상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8월 13일 현재 삼양식품의 시총은 4조2700억원, 농심은 2조6600억원으로 1.6배 이상 높다. 삼양식품이 농심의 시총과 같아졌을 때 매수했다면 60%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현재 아주 소량이지만 미국의 셰일가스(원유) 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보유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워런 버핏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의미있는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결과론이지만 5년전 주식을 시작하고 워런 버핏의 매매를 따라했을 경우 몇 년이 지났을 때 꽤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었다. 약 3년 전 워런버핏이 일본의 상사 주식을 크게 매수했을 때 '일본 주식을 왜 사지?'라고 의아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그의 판단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버핏이 샀다가 팔긴했지만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도 그와 비슷한 시기에 샀다면 큰 수익을 안겨줬을 것이다. 워런 버핏이 몰래 사모았던 보험사 '처브'도 그와 비슷한 타이밍에 살 수 있었다면 매우 큰 수익을 보고 있었을 종목이다. 친환경이 대세인 현재 워런버핏이 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을 크게 매수했는지는 잘 모른다. 현재 옥시덴탈의 주가는 59달러 정도로 워런 버핏의 평단가는 53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다만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면 내 시나리오는 이렇다. 최근 전세계 산업계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그 방향성을 약간 선회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의 에너지 생산 한계로 인해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다시 원자력 발전 확대 및 기존 화석 연료 사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더해 AI와 자율주행 등 막대한 데이터 사용으로 인해 전력 수요는 앞으로도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전선, 발전기 업체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런 이유다. 미래에 에너지 수요가 급등하고, 중동 갈등 등으로 석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셰일가스를 통해 석유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이런 시나리오가 버핏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상상해 본다. 하지만 이미 내 계좌는 다른 종목에 처물려서 파란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13 19:51:45[파이낸셜뉴스] 쿠팡이 올 2·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유통시장에서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고, 파페치를 비롯한 쿠팡이츠·대만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은 6배 가까이 뛰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과 투자의 결과는 중소상공인 동반성장 7일 김 의장은 이번 실적에 대해 혁신과 투자의 지속으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의 2·4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늘어났고, 파페치(6300억원)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김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 고객 수(2170만명)는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며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코호트)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며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최저 가격으로 우수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강화한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로켓그로스(FLC)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3P) 비즈니스가 전체 사업의 성장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가운데, 이는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동반성장도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이후 9000개가 넘는 소상공인(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들이 사업을 크게 키우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늘어났다"고 말했다. 성장사업 부문의 가파른 상승세도 고무적이다. 성장사업 부문의 2·4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6배에 가까운 483%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다"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과 관련해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하고 있다"며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분기 영업적자에도 재무건전성 등 수익성은 강화 쿠팡은 이번 2·4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다.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1억5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파페치 영업손실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 반영이 주된 이유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이번 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OG&A)은 지난해 동기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관한 구조조정 비용, 한국 공정위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로 발생한 1억2100만달러(약 1630억원)의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약 1억2400만달러(약 1699억원)라고 밝혔다. 전반적인 쿠팡의 재무건전성은 강화됐다. 아난드 CFO는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는 매출 총이익"이라며 "2·4분기에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21억 달러 이상의 매출 총이익과 29.3%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했다. 12개월 누적 기준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5000만달러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4억2000만달러 늘었다. 2·4분기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8-07 07:47:08정부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통신사들의 OTT 결합 상품에 대한 비교 사이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OTT 요금 인상 대응책과 관련 "정부 차원에서 OTT (결합상품) 요금제 비교 페이지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통신요금 종합정보 제공포털 '스마트초이스'에 통신사들의 OTT 결합 상품 가격 비교 서비스를 신설하는 형태다. 현재 스마트초이스는 스마트폰을 함께 구매하는 이용자가 가장 저렴한 요금제와 단말기 구매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단말기 지원금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OTT 결합 상품 요금제 비교 메뉴를 추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OTT 구독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으나, 다수 OTT 업체가 해외 플랫폼인 만큼 인위적인 가격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OTT 결합 상품 요금제 비교 사이트를 만들어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OTT는 통신사, 가전, IPTV, 모빌리티 등 제휴 채널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결합 상품 형태로도 제공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양한 결합 상품들을 비교 서비스에 넣을 예정"이라며 "통신사 등 관련 업체들이 다양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 OTT 구독료는 국내외 플랫폼을 불문하고 잇따라 인상됐다. 유튜브는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 구독료를 1만3900원으로 40% 각각 올렸다. 유튜브가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올리면서 통신사 결합 상품 가격도 덩달아 뛴 상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서 추가 인원당 5000원을 내게 했으며,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0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려 쿠팡플레이도 사실상 요금이 인상됐다. 티빙도 이달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가량 올렸다. 이에 방통위는 주요 OTT의 인상 내용과 이용약관, 이용자 고지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점검에 나선 상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5-02 18:37:49정부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통신사들의 OTT 결합 상품에 대한 비교 사이트를 선보이기로 했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OTT 요금 인상 대응책과 관련 “정부 차원에서 OTT (결합상품) 요금제 비교 페이지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통신요금 종합정보 제공포털 ‘스마트초이스’에 통신사들의 OTT 결합 상품 가격 비교 서비스를 신설하는 형태다. 현재 스마트초이스는 스마트폰을 함께 구매하는 이용자가 가장 저렴한 요금제와 단말기 구매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단말기 지원금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OTT 결합 상품 요금제 비교 메뉴를 추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OTT 구독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으나, 다수 OTT 업체가 해외 플랫폼인 만큼 인위적인 가격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OTT 결합 상품 요금제 비교 사이트를 만들어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OTT는 통신사, 가전, IPTV, 모빌리티 등 제휴 채널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결합 상품 형태로도 제공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양한 결합 상품들을 비교 서비스에 넣을 예정”이라며 “통신사 등 관련 업체들이 다양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 OTT 구독료는 국내외 플랫폼을 불문하고 잇따라 인상됐다. 유튜브는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 구독료를 1만3900원으로 40% 각각 올렸다. 유튜브가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올리면서 통신사 결합 상품 가격도 덩달아 뛴 상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서 추가 인원당 5000원을 내게 했으며,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0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려 쿠팡플레이도 사실상 요금이 인상됐다. 티빙도 이달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가량 올렸다. 이에 방통위는 주요 OTT의 인상 내용과 이용약관, 이용자 고지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점검에 나선 상태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주요 OTT의 요금 인상 내용과 이용약관, 이용자 고지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5-02 14:15:43플랫폼 구독료가 지난해 말 이후로 일제히 오르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인상된 가격 기준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프리미엄 멤버십 기준), 쿠팡 와우 등 3개만 구독해도 한 달에 최대 4만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한다. 가격 인상으로 구독 중단이 우려되지만 다양한 콘텐츠와 혜택에 따른 '락인'(Lock-in) 효과로 쉽게 구독을 끊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플랫폼사들이 유료 멤버십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할인율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19일 CJ ENM의 OTT 티빙은 오는 5월 1일부터 연간 이용권을 정가에서 25% 할인가로 제공해 왔지만, 신규 구독 회원부터 정가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연간 이용권 신규 구독 시 27% 할인된 가격에 결제할 수 있지만,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기본 할인가가 적용된다. 유튜브도 2020년 9월 이전부터 프리미엄 구독을 시작한 국내 회원들에게 이달 결제일부터 기존(월 8690원)보다 인상된 가격(월 1만4900원)을 적용한다. 지난해 구독료 인상 공지 당시 장기 고객을 대상으로 한 3개월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기존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하고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월 5500원)를 포함, 스탠더드 요금제(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로 개편했다. 계정 공유 단속도 함께 강화하면서 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도 최근 신규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가량 올렸다. 전반적으로 구독료 부담이 커지면서 플랫폼 신규 가입자 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요 플랫폼 두 개만 구독해도 만 원이 훌쩍 넘는 구독료를 매달 내야하기 때문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구자윤 기자
2024-04-21 18:26:36[파이낸셜뉴스] 플랫폼 구독료가 지난해 말 이후로 일제히 오르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인상된 가격 기준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프리미엄 멤버십 기준), 쿠팡 와우 등 3개만 구독해도 한 달에 최대 4만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한다. 가격 인상으로 구독 중단이 우려되지만 다양한 콘텐츠와 혜택에 따른 '락인'(Lock-in) 효과로 쉽게 구독을 끊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플랫폼사들이 유료 멤버십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할인율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19일 CJ ENM의 OTT 티빙은 오는 5월 1일부터 연간 이용권을 정가에서 25% 할인가로 제공해 왔지만, 신규 구독 회원부터 정가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아울러 연간 이용권 신규 구독 시 27% 할인된 가격에 결제할 수 있지만,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기본 할인가가 적용된다. 유튜브도 2020년 9월 이전부터 프리미엄 구독을 시작한 국내 회원들에게 이달 결제일부터 기존(월 8690원)보다 인상된 가격(월 1만4900원)을 적용한다. 지난해 구독료 인상 공지 당시 장기 고객을 대상으로 한 3개월의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다.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신규 고객 대상으로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인상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기존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하고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월 5500원)를 포함, 스탠더드 요금제(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7000원)로 개편했다. 계정 공유 단속도 함께 강화하면서 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도 최근 신규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가량 올렸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적용되고, 이전까지는 변경 전 요금으로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구독료 부담이 커지면서 플랫폼 신규 가입자 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요 플랫폼 두 개만 구독해도 만 원이 훌쩍 넘는 구독료를 매달 내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플랫폼 자체가 일상 속으로 녹아든 만큼 쉽게 이용률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사가 구독료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그만큼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는데다 락인된 이용자들이 많아서 즉각적인 구독 취소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구독료가 오르면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플랫폼이나 결합 상품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구자윤 기자
2024-04-21 15:22:11부회장 승진 18년 만에 신세계 회장에 오른 정용진 회장은 주력회사인 이마트가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대에 올라섰다. 정 회장은 업계 1위 자리를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을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신세계 유니버스'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신세계를 어떻게 구해낼지, 그동안 정 회장의 발언을 통해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예상해봤다.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는지 분명한 답 내놔야"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는 시장과 고객의 물음에 2024년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으로 기존 유통강자들이 위협받는 가운데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무한경쟁 속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특히 신세계의 주력인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낸 상황이다. 실제로 회장에 오른 첫날 정 회장은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신세계건설 문제와 이마트 수익개선, 온라인 사업 실적개선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이마트는 가격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점포 확대 등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은 통합 소싱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소비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가능하다" 정 회장은 또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가능하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경영 의사결정에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익성이 나빠진 사업은 과감히 통폐합하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신세계건설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며 레저사업을 일원화했으며, 반려동물용품 전문매장인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테넌트사업부로 통합한 바 있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을 인수한 바 있어 또 다른 인수합병을 진행할지가 관심사이지만 이전에 인수한 기업들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 정 회장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신세계의 모습은 무엇일까.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 회장은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를 사업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사업장의 개념을 단순히 돈을 쓰는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시간을 쓰러 오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SSG닷컴·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스타벅스 등을 묶은 온·오프라인 통합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하며 이를 구체화했다. 아직 초기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올해도 '신세계 유니버스' 확대를 위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공고히 만드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 정 회장은 2020년부터 신년사를 통해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는 단어를 3차례나 사용했다. 지난해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자리에서도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혁신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는 말은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경영에도 적극적이었던 정 회장이 지속적으로 이 같은 행보를 이어나갈지도 관심사다. 또 SNS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3-10 18:34:21[파이낸셜뉴스] 부회장 승진 18년만에 신세계 회장에 오른 정용진 회장은 주력 회사인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시험대에 올라섰다. 정 회장은 업계 1위 자리를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해 사업을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신세계 유니버스'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신세계를 어떻게 구해낼 지, 그동안 정 회장의 발언을 통해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예상해봤다.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는지 분명한 답 내놔야"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는 시장과 고객의 물음에 2024년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으로 기존의 유통 강자들이 위협받는 가운데,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무한경쟁 속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특히 신세계의 주력인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인해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낸 상황이다. 실제로 회장에 오른 첫날 정 회장은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신세계건설 문제와 이마트 수익 개선, 온라인 사업 실적 개선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이마트는 가격경쟁력을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점포 확대 등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은 통합 소싱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소비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가능하다" 정 회장은 또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하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익성이 나빠진 사업은 과감히 통폐합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신세계건설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며 레저사업을 일원화했으며, 반려동물용품 전문매장인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테넌트사업부로 통합한 바 있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미래먹거리 발굴이라는 과제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을 인수를 진행한 바 있어, 또 다른 인수합병을 진행할 지가 관심이지만 기존에 인수한 기업들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 정 회장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신세계의 모습은 무엇일까.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 회장은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를 사업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사업장의 개념을 단순히 돈을 쓰는 소비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시간을 쓰러 오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SSG닷컴·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스타벅스 등을 묶은 온·오프라인 통합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하며 이를 구체화했다. 아직 초기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올해도 '신세계 유니버스' 확대를 위한 계열사간 시너지를 공고히 만드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 정 회장은 2020년부터 신년사를 통해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는 단어를 3번이나 사용했다. 지난해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자리에서도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 혁신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하라는 말은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경영에도 적극적이었던 정 회장이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보를 이어나갈 지도 관심사다. 또 SNS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갈 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1등 기업'으로 다시 한 번 '퀀텀 점프' 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3-10 11:53:56[파이낸셜뉴스] "완전히 새로운 유통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입니다. 직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3만9000명을 새로 채용하겠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서울 중구 웨스틴호텔 쿠팡 기자간담회.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발표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택배업체를 거치지 않고 24시간 이내 자체 직원이 직접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선언에 택배업체들과 대형마트의 반응은 비슷했다. 대다수가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오래가지 못하고 망할 것"으로 봤다. 쿠팡은 창립 후 12년간 '마이웨이'를 걸었다. 전국 물류 인프라에 수조원을 투자, 대규모 적자를 감수해왔다. 하지만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론칭 8년 만에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지난 11일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과 비교해 영업적자 규모를 10분의 1 수준인 847억원(6714만달러)으로 줄인데 이어 2014년 로켓배송 런칭 후 처음으로 835억원 (6617만달러)규모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상장 후 매 분기 2500억~6000억원의 손실을 낸 쿠팡의 적자 규모도 처음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위기설 돌 때마다 보란듯 물류 투자 늘렸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생태계' 혁신을 쿠팡의 약진 비결로 꼽는다. 경쟁업체들이 기존 오프라인 점포영업에 안주하고, 복잡한 거미줄 유통망을 거쳐가는 느린 택배 배송에 안주할 때 전에 없던 과감한 투자로 시장이 움직이는 법칙을 바꿨다는 것이다. 쿠팡은 2014년부터 8년간 전국 30개 지역에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100개 이상 구축했다. 국민의 70%는 물류센터 10km 반경 안에 거주 중이다. 여러 물류 거점에서 직매입한 제품을 고객에게 빠르게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기존 택배업계의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없던 일이다. 새로운 배송모델 도입에 따른 투자 확대로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6년 5652억원, 2018년 1조970억원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중간에 "투자금이 끊긴 것 아니냐"는 위기설도 나왔다. 그럴 때면 쿠팡은 오히려 투자를 확대했다. 세쿼이어캐피탈,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부터 2014~2018년까지 34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2019년엔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을 론칭했다. 지난해 3월 뉴욕증시 상장 이후 1조8000억원을 조달해 신규 물류 인프라를 경남 창원·광주광역시 등 지역으로 넓혔다.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70만평에서 지난해 말 112만평으로 늘었다. 서울 여의도 면적(87만7250평) 보다 28% 넓다. 직원 수는 2015년 5465명에서 지난해말 6만5772명(국민연금 가입자 수 기준)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은 국내 3위 고용 창출 규모다. 직원의 업무 강도를 낮추는 한편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쿠팡은 2020~2021년 물류와 자동화 기술에 1조2500억원을 투자했다. 집품과 운반 작업을 담당하는 무인운반 로봇(AGV), 제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오토 소터 같은 자동화 IT기술을 도입해 로켓배송 물량은 늘리고 비용 절감을 노린 것이다. ■8년간의 투자 끝에 '효자' 된 로켓배송 쿠팡이 새롭게 진출하는 지역은 '쿠세권'(로켓배송이 되는 권역)으로 변신하고, 신규 소비자들은 쿠팡의 충성 고객이 됐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로켓배송 주문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 청라였다. 뒤이어 경기 남양주 다산동과 경남 양산 물금읍이 상위 3개 지역으로, 새롭게 주거 단지가 조성돼 빠른 배송 인프라가 절실한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경쟁업체들도 수년 전부터 새벽배송을 운영 중이지만 가장 저렴한 가격(1만5000원 이상 구매)으로 전국 단위의 무제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쿠팡이 유일하다.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제품을 산 고객은 1788만명, 유료 와우 멤버십 회원은 900만명이 넘는다. 넷플릭스(500만명), 멜론(500만명) 등 다른 구독 서비스 유료 회원의 2배 이상 수치다. 올 2·4분기에도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의 무료배송과 무료 비디오 시청(쿠팡플레이), 특별 할인 등에 65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같은 '규모의 경제' 효과로 쿠팡은 지난 1·4분기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상품 커머스 부문에서 처음으로 조정 EBITDA 순이익(238만달러)을 냈다. 2·4분기 순이익 규모는 978만달러로, 3개월 만에 2.4배 늘었다.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로켓배송 모델이 오랜 투자를 거쳐 수익을 내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쿠팡의 성장은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국의 전통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줬다. 쿠팡이 최근 발간한 ‘2022년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소상공인 수는 15만7000명이다. 쿠팡의 매출은 2019년 말 7조1530억원에서 지난해 22조2257억원으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소상공인들의 거래금액과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쿠팡은 지난해만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5800억원을 투자해 판로확대를 지원했다. 쿠팡은 오는 2024년까지 신규 물류센터를 추가 건립하는 투자를 지속한다. 쿠팡은 한국 시장이 세계 3위 규모의 이커머스 시장이며 2025년 2900억원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 성장 기회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번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술과 프로세스 혁신을 추구해 고객에게 놀라운 경험을 창조하겠다"며 "고객이 관행처럼 받아들이는 ‘트레이드 오프’를 깨는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2-08-12 15:43:45"생필품이 가전제품처럼 고가도 아닌데 쿠팡이나 다른 마트와 가격을 따져가면서 사는 건 너무 피곤해요." 지난 16일 오후 롯데마트 은평점은 주말을 앞두고 장을 보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수산코너와 과일코너에서는 특가를 알리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매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가공·생활용품 진열대 곳곳에는 '500개 상품에 대해 엘포인트(L.POINT)를 5배 적립해준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매장에서 만난 고객 대부분은 할인행사에 무관심한 듯 카트에 물건을 담았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30대 여성고객은 "생수나 휴지처럼 부피가 큰 물건을 사거나 당장 급하게 아이 기저귀가 떨어졌을 때는 쿠팡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지 않은 건 마트에서 사는데 보통 생필품이 가전제품처럼 고가도 아니지 않나. 몇 십원, 몇 백원 쿠팡과 하나하나 가격을 따지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라고 전했다.유심히 안내판을 들여다보는 고객도 있었다. 50대 여성고객은 "롯데 포인트(엘포인트)는 영화관이나 백화점에서도 적립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곳도 많아서 금방 모으고, 또 금방 현금처럼 쓴다.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마트랑) 똑같이 싸게 파는데 포인트 적립을 5배 해주면 당연히 포인트 받으러 롯데(마트)에 계속 올 것"이라고 부연했다.최근 유통가에서는 최저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마트가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을 정조준해 '최저가 보상제' 카드를 꺼내 들자 마켓컬리, 롯데마트도 '쩐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가공·생활용품 500개를 골라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보다 비싸면 차액을 'e머니'로 보상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15일부터 이마트가 선정한 500개 상품을 이마트와 같은 값에 판매하고, 포인트 5배 적립 혜택을 더했다. 이마트 은평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주말에 대비해 장바구니를 채우려는 고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가공·생활용품 진열대 곳곳에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이라는 빨간색 문구가 붙어 있다. 생활용품 코너 판매직원은 "아직은 최저가 보상제를 물어보거나 실제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물건을 고르면서 가격표를 자세히 보거나 휴대폰으로 가격비교를 하는 고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약 1시간 동안 이마트 은평점에서 최저가 보상제 상품과 쿠팡의 판매가격을 비교해봤다. 우선 이마트 상품과 쿠팡 로켓배송 상품은 대부분 판매단위가 달라 단순 비교가 쉽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상품은 쿠팡과 가격이 같거나 더 저렴한 것이 많았다. 기자는 이날 이마트에서 '매일바이오 플레인 저지방 요거트'(450g)를 2970원에 샀다. 같은 시각 쿠팡 판매가(2260원)를 확인하고, 다음 날 오전 이마트 앱에서 차액(710원)에 대한 보상신청을 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을 최저가로 샀다'는 문구가 떴다. 재차 확인해보니 해당 상품은 쿠팡의 '로켓와우(유료 멤버십 회원)' 전용상품으로 최저가 비교대상이 아니었다.품절상품 제외, 카드할인 제외, 멤버십가격 제외 등 최저가 보상제의 조건을 따져가며 구매하는 것이 피곤하다는 소비자의 심정에 공감이 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 시행 이후 하루 평균 200명이 보상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외부 전문업체에 가격조사를 맡겨 경쟁사보다 비싼 품목이 있으면 다음 날 바로 가격을 조정한다"고 강조했다.일각선 최저가 전쟁이 '승자 없는 출혈경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업계는 이를 통해 얻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 혜택을 시작한 후 4월 셋째주 초 기준 이마트 앱의 신규회원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1-04-18 18: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