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 인민군 출신을 중심으로 구성된 '탈북민 선전단'이 탈출 유도 콘텐츠와 같은 선전물을 제작해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탈북민 선전단'(단장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은 지난달 25일 결성됐다. 선전단은 이날 오전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을 방문해 자료를 전달했다. 앞서 전날 선전단 단장 외 2명은 브뤼셀로 출발했다. 이들은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 파견된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에게 제작한 자료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선전단은 이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던 북한 젊은이들에게 전쟁터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유의 길로 인도하는 게 선배 탈북민들이 해야 할 임무"라고 밝혔다. 선전단이 제작한 선전물에는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인민군에게 탈출을 안내하는 전선용 함화(가까운 적에게 큰 소리로 전달)에 필요한 구호 및 방송용 탈출 경로 안내와 탈북민들의 호소문 등 방송용 콘텐츠가 담겼다. 아울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단과 선전물도 제작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는 "파병 북한 군인들은 강요된 전쟁터에서 무엇을 위해 살고 죽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젊은이들"이라며 "이들을 '적'으로 규정하기에 앞서 잠재적 탈북민이 될 사람들임을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콘텐츠 제작은 군 출신 탈북민들, 탈북 어머니들과 민간대북방송을 진행하는 북한개혁방송·자유북한방송·강제북송피해자연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1 16:34:21[파이낸셜뉴스] 북한 주민과 한국 내 탈북민들 일부에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총알받이’로 전락할 우려가 높은 가운데 “최소한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보다 나을 수 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부에서 파병 군인의 부모를 통해 조금씩 관련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며 한국 내 탈북민과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도 파병을 신분 상승의 기회로 여긴다면 오히려 이를 반기는 병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탈북민 가운데는 “러시아에서는 삼시세끼 배불리 먹을 수 있잖아요” “오히려 북한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 일각에서도 "북한만큼 군 보급이 엉망진창인 곳이 없다. 러시아는 최소 식품 쪽으로는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만족도는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들은 오히려 러시아에 파병되면 러시아 옷도 주고, 러시아 전선에 있는 병사들이 굶는다는 이야기는 없다. 북한에선 특히 군대에 있는 사람들은 먹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감지됐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 25일 RFA에 “러시아로 파병된 병사들의 부모를 통해 북한군 파병 소식을 알고 있는 북한 주민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파병된 자식 소식을 전해 들은 부모들은 일단 외국에 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지만 부모가 아닌 일반 주민 사이에서는 “그래도 러시아에 나가면 최소한 배는 곯지 않겠지. 치즈, 우유 등을 많이 먹을 수 있으니 차라리 낫지 않겠냐”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은 지금도 대부분 부대에서 제대로 먹이지 못해 입대한 병사 부모들이 돈을 부대 주변에 있는 집에다 맡겨 거기서 자식인 병사가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데 우리 취재협조자의 아는 사람이 그 집에(브로커) 돈을 부치려고 하자 “러시아로 나가게 됐으니, 돈을 부치지 말라며 아들이 있는 부대가 러시아로 나갈 거다”라는 대답을 받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장교로 복무했던 한 탈북민은 “북한 군인들은 러시아 파병을 ‘입당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오히려 자진해서 지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만약 본인이 북한에서 아직 군대에 있었다면 당연히 파병에 지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28 15:38:49"탈북민의 목소리가 통일 정책에 필수적으로 담겨야 합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지난 15일 파이낸셜뉴스재팬과 진행한 단독인터뷰에서 자신의 탈북 경험과 남북한을 넘나든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통일 비전을 밝혔다. 태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사무처장으로 임명한 것은 탈북민의 경험을 정책에 녹여내 통일 역량을 강화하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민주평통이 정권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민적 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남갈등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언급하며 대북정책의 차이를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으로 이해하고 이를 인정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태 사무처장은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을 언급하며 자유 통일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북한 주민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남북 협력과 통일 과정을 이끌어가겠다는 독트린의 방향성에 깊이 공감한다는 것이다. 민주평통은 2만2000명의 자문위원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28개 지역협의회에서 탈북 대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며 이들을 통일 역량의 밑거름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태 사무처장은 "민주평통의 해외 조직과 글로벌전략특별위원회가 통일 비전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외 자문위원들이 각국의 오피니언 리더와 협력해 공공외교를 펼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협조가 통일에 필수적이며 글로벌 특위가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와 관련해선 남북 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게 태 사무처장의 조언이다. 그는 "대한민국은 시민단체의 활동을 강제할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임을 북한에 각인시켜야 한다. 정부가 시민단체와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에는 "해외 조직과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유튜브 등을 통해 북한 주민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각국의 오피니언 리더와 협력해 공공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원서 민주평통 글로벌특위 위원(파이낸셜뉴스재팬)
2024-10-21 14:02:20탈북자 연루 범죄 가운데 마약류 범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경우 마약류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 거주 시절의 관습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예방교육 등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탈북자 전체 수감 인원 중 마약류 사범 수감 인원 비율은 △지난해 31.99% △2022년 31.93% △2021년 30.56% △2020년 33.14%, △2019년 36.18%로 매년 30%를 웃돌았다. 5년간 평균 32.38%다. 탈북자가 저지른 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범죄 유형별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인 사기·횡령은 △지난해 11.97% △2022년 13.86% △2021년 13.89% △2020년 14.79% △2019년 10.53%로 기록됐다. 13.01%로 마약류 범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탈북자들이 마약류 범죄를 자주 저지르는 이유는 마약류를 대하는 남북한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약류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범법행위에 해당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마약류가 가정상비약, 만병통치약 등으로 취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국가 배급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필수 의약품을 구할 수 없게 돼 필로폰 등 마약류를 사용하기 시작된 것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에는 북한의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목욕탕에서 집단 성관계를 하며 마약까지 흡입한 사실이 일부 매체에 보도됐다. 북한 역시 한국처럼 남녀 혼용이 아니다. 그러나 고급중학교 남·여학생 각 3명씩 6명은 목욕탕 책임자에게 웃돈을 얹어주고 2시간 동안 전체를 빌려 쓰며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의 마약류를 대하는 인식이 한국 사회와 맞지 않는 만큼 탈북자들 재사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 감사장에서 "마약류를 가정상비약 등으로 사용하는 관습을 체화한 탈북민을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며 "한국이 남북통일을 국가적 과제로 삼는 만큼 북한의 마약류 문제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2024-10-20 19:07:00[파이낸셜뉴스]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를 건너려고 한 30대 탈북민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안보수사2대는 이 같은 혐의(절도 등)로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시께 파주시의 한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 남단까지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통일대교 남단에서 막아서는 군부대 초병의 제지도 무시하고 버스를 몰았다. 이 버스는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A씨는 10여년전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한 생활이 힘들어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범행했다"는 A씨 진술을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10-01 16:02:10[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북한 이탈 주민을 위한 정착기본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두고 통일부는 북한 주민들의 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25일 KTV에 출연해 탈북민 정착기본금 1500만원 인상에 대해 “환율을 따지면 미국 화폐로 1만달러가 넘는 금액이라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든 정보가 들어갈 것”이라며 “남한 정부가 탈북민들을 잘 돌봐준다는 아주 강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완전히 체제가 다른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들은 초기 정착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너무 많이 주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년 전인 2005년에도 1000만원이었고 이후 줄다가 올해 1000만원으로 복원됐다. 그리고 내년에 1500만원으로 증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1인 가구를 기준으로 정착지원금은 2005년 1000만원이었는데 2007년 600만원으로 급락했다. 2013년 700만원, 2019년 800만원으로 조금씩 회복되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지난해 900만원, 올해 1000만원으로 매년 100만원씩 올려왔다. 그동안의 임금·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 금액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월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2005년 1000만원은 15.6배인 반면 올해의 1000만원은 4.9배이다. 김 차관은 정착기본금에 더해지는 탈북민 재정지원책인 ‘미래행복통장’도 언급하며 “탈북민들은 남한 사회에 혈혈단신 무일푼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 자산 형성을 도와야 한다”며 “(미래행복통장의) 가입조건을 대폭 완화해 누구나 자산 형성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행복통장은 한 달에 최대 50만원씩 4년 동안 저축하면 정부가 동일한 금액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총 2400만원 지원이 이뤄진다. 김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탈북민의 날에 정착지원 강화를 약속한 것을 상기시키며 “탈북민 의료와 복지 등 여러 부분에서 종합적인 보호와 안정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들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25 14:17:51[파이낸셜뉴스] 탈북민 출신 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57)씨가 연매출 100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는 탈북민 출신 이순실이 출연했다. 그는 사업규모에 대해 "평양냉면이라든지 여러 가지 식품을 팔다보니 연 매출이 100억이 넘는다”면서 “운영 중인 공장만 5개”라고 말했다. 이씨는 조선인민군 간호장교 중위 출신으로, 11년간 북한군으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때 시집을 갔으나,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 등으로 약 6개월만에 집을 나와 ‘꽃제비’(거지)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탈북을 결심, 여러 차례 실패 끝에 2007년 한국 입국에 성공했다. 당시 나이 40세였다. 이씨는 "탈북해 중국에 가려다가 9번 북송당했다"며 "내 몸에는 아직도 보위부에서 받은 고문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했다. 2007년 11월 한국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는 이씨는 남편을 총 3명 갖게 된 사연도 털어놨다. 이씨는 “나는 남편이 많다”며 “북조선, 중국, 남조선에 각각 한명씩 있다”라며 "북한에서 남편과 살다가 중국으로 갔는데 거기서 인신매매로 팔려 갔다"고 했다. 그는 "(중국인과) 정식으로 결혼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팔려 가서 같이 살지 않았느냐"며 "한국에 와서 만난 남조선 남편은 하늘의 천사"라고 밝혔다. 이씨는 “내가 남한에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탈북민 모임 갈 때 고향 음식을 해 가면 다들 너무 좋아해서 평양냉면, 김치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는 사연을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3 16:10:37[파이낸셜뉴스] 북한 고위급 외교관을 거친 대한민국 국회의원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사진>은 22일 최근 '두 국가론'을 강조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북한과 통일하지 말자는 발언으로 고향에 돌아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탈북민과 이산가족에게 재를 뿌렸다고 주장했다. 태 사무처장은 이날 배포한 개인 명의 논평에서 "불과 몇 년 전까지 일평생 통일을 외치던 분들이 어찌 그리 쉽게 통일을 포기하자고 할 수 있는지, 정말 그동안 통일을 진정으로 염원하셨던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태 사무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기한 것은 통일이 아니라 평화적인 방법에 따른 적화통일일 뿐, 여전히 무력 적화통일 발언을 수시로 내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들고나온 이유는 한류의 영향으로 정권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내부 상황이 심각해지니, 모든 남북관계를 단절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반(反) 통일노선을 펼치는 지금,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자유 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더욱 단단히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 하지말자",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22 14:26:04[파이낸셜뉴스] 한국에 와서 첫월급을 받고 꿈같아서 울었다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전주영씨의 경험담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탈북민 전씨가 지난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전씨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월급을 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북한 함경남도의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2005년 7월에 홀로 한국에 왔다. 전씨는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 본 후 안정적인 직장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에 들어와 배려받고 살고 있으니 사람 도와주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후 요양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회자가 ‘첫 월급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자 전씨는 “지금 생각하면 또 운다. (당시) 187만 원을 받았다. 처음에는 손에 (돈이) 안 쥐어져 있으니까 안 믿겼다”고 말했다. 월급이 지급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돈이기에 처음에는 의심했다고 전씨는 말했다. 전씨는 “(돈이) 통장에 있다길래 그 길로 바로 통장을 가지고 은행에 확인하러 갔다. 가서 봤는데 187만 원이 들어왔다”며 “‘이게 진짜일까’라는 생각에 돈을 다 뺐다. 그 당시에는 5만 원짜리 지폐도 없어서 만 원짜리를 봉투 서너 개에 담아서 집에 왔다”고 회상했다. 집에 돌아간 그는 받은 월급을 쫙 펴놓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 전씨는 “남을 도와주고도 이렇게 돈을 받는구나. 북한에서는 이게 꿈같은 일”이라며 “북한에서는 한 달 월급이 1달러다. (당시 환율 고려했을 때) 계산해 보면 내가 145년을 벌어야 이 187만 원을 벌 수 있는 것이었다. 땅을 딱 쳤다”라고 했다. 이어 “직장에 출근해서 사람들 모였을 때 첫 월급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월급이 적냐’고 물었다. 그래서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팀장님이 ‘열심히 하면 더 나온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래도 ‘더 하자’라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버는 최저임금이 북한에서 145년 벌어야 쥘 수 있는 돈’이라고 말하자 웃었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11 17:39:02[파이낸셜뉴스]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탈북민 김영철씨(55)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은 적이 있다”며 남한에서 처음 고기를 맛본 때를 설명했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도소매 장사를 하던 김씨는 42살이던 2011년 가족 9명과 북한을 탈출해 14년째 남한에 살고 있다. 그는 현재 경기 김포에서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김씨는 “북한에는 숯이 없고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으니 고기를 구워도 부뚜막 연탄불에 구웠다. 그런데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보니 숯불고기를 먹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탈북 후 90일간 조사를 받았다. 그러다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고깃집엘 데려가서 그때 숯불고기를 처음 먹었다”고 설명했다. 유명 한우집서 소고기…"맛 없었다" 김씨는 “유명한 한우집이라며 국정원 선생님들이 한우를 구워주는데 피가 ‘뻘깃뻘깃’ 하더라. 그런데 그게 다 익은 거라며 빨리 먹으라더라. 소고기는 더 구우면 질겨진다면서”라고 전했다. 결국 국정원 관계자들의 권유에 한우를 한 점 입에 넣은 김씨의 반응은 그러나 예상 밖이었다. 김씨는 “한우를 먹었는데 맛이 이상하더라 비릿하고. 우리 다 맛없어서 안 먹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원 선생님들이 본인들도 잘 먹지 못하는 고급 한우라며 재차 권했지만, 맛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다음 날, 국정원 관계자들은 김씨 일행을 데리고 이번엔 돼지고기집을 찾았다고 한다. 부위도 모르는 처음 본 삼겹살…"무진장 먹었다" 김씨는 “그때 삼겹살을 처음 봤다. 분명 돼지고기인데 그런 부위는 처음 봤다. 설명해줘도 모르겠더라”라고 밝혔다. 김씨는 “삼겹살은 무진장 먹었다”며 “아마 국정원 선생님들도 놀랐을 것이다. 한우는 안 먹는데”라고 전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후로 6개월 간 돼지고기만 먹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 10년 이상 거주한 탈북민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면서 탈북민 지원 정책도 이같은 환경 변화를 반영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월 30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8월호를 보면 김영수 북한연구소 소장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 현안진단과 개선 방향'에서 "최근 입국하는 (탈북민) 숫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10년 이상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비율이 72.0%에 달하며 5년 미만 거주자는 8.1%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입국 탈북민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3년~2011년 연간 2000~3000명 수준이었으나 이후 연간 평균 1300명대로 감소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에는 63명, 2022년 67명, 2023년 197명, 2024년 6월 말 현재 105명을 기록하고 있다. 김 소장은 "이 숫자는 정착 연한 10년 이상 탈북민이 지원 정책의 주 대상이란 점을 단적으로 나타낸다"며 "갓 정착시키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오래 정착한 사람들이 안고 있는 정착의 문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3 06: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