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둔화,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온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에서 '탈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배터리 공급망의 '혈관' 역할을 하는 소재사들은 벌써 글로벌 고객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4분기 배터리 소재를 판매하는 에너지사업 부문 매출은 3154억원,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6.8% 줄었고, 영업이익은 2061.5% 감소해 적자로 전환했다. 아직 2·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2·4분기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매출액 5797억원, 영업손실 575억원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적자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소재사들이 핵심축인 배터리 공급망에서 '탈중국' 기조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이달 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대표적이다. OBBBA에는 중국을 비롯한 금지외국기관(PFE) 조항이 도입됐다. 당장 2026년부터 미국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원재료 중 비(非)PFE 비중을 60%로 높여야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비중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데, 오는 2030년에는 85%를 달성해야 한다. AMPC가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탈중국'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독립적 공급망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우리나라뿐이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광산부터 시작해서 전구체 등 중간소재, 양극재까지 자체적인 공급망을 완성한 만큼 하반기 긍정적인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음극재 사업도 미국이 최근 중국산 흑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점이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탈중국 기조는 국내 소재 업체들의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일본 주요 배터리사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엘앤에프는 이달 SK온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도 올 하반기부터 SK온에 최대 6000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탈중국 공급망 기조가 빨라지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국내 소재 업체들을 찾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에도 이러한 부분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7-22 18:23:24[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온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하반기 실적 반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에서의 '탈 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이미 배터리 공급망의 '혈관' 역할을 하는 소재사들은 벌써 글로벌 고객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올해 2·4분기 배터리 소재를 판매하는 에너지사업 부문 매출은 3154억원,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6.8% 줄었고, 영업이익은 2061.5% 감소해 적자로 전환했다. 아직 2·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엘앤에프와 에코프로비엠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2·4분기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매출액 5797억원, 영업손실 575억원으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적자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배터리 소재사들의 본격적인 실적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소재사들이 핵심축인 배터리 공급망에서의 '탈 중국' 기조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이달 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대표적이다. OBBBA에는 중국을 비롯한 금지외국기관(PFE) 조항이 도입됐다. 당장 2026년부터 미국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원재료 중 비(非) PFE의 비중을 60%로 높여야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비중은 단계적으로 올라가는데, 오는 2030년에는 85%를 달성해야 한다. AMPC가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탈 중국'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독립적인 공급망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광산부터 시작해서 전구체 등 중간소재, 양극재까지 자체적인 공급망을 완성한 만큼, 하반기 긍정적인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음극재 사업도 미국이 최근 중국산 흑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점이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탈중국 기조는 국내 소재 업체들의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일본 주요 배터리사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엘앤에프는 이달 SK온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도 올 하반기부터 SK온에 최대 6000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탈 중국 공급망 기조가 빨라지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국내 소재 업체들을 찾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에도 이러한 부분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7-22 16:00:38[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게 '탈중국' 압박을 받고 있는 애플이 중국산 희토류를 이용한 부품 대신 약 7000억원을 들여 미국산 부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미국 희토류 채굴·가공업체인 MP머티리얼스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을 통해 애플에 희토류 자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캘리포니아주 건설 예정인 시설에서 재활용 희토류를 가공하고, 이를 텍사스 공장에서 자석으로 제조해 2027년부터 애플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는 전체 구매 규모가 5억달러(약 6938억원)라고 주장했다. MP머티리얼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애플이 선급금으로 2억달러(약 2775억원)를 지불한다고 밝혔다. 애플 측은 계약 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번 계약이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석은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 수 있으나 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영구자석은 주로 희토류 중 하나인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NdPr)'를 이용해 생산한다. 애플은 해당 제품을 아이폰에서 진동과 촉감을 전달하는 햅틱 엔진을 비롯해 다른 오디오 장비나 마이크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제품을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은 희토류 자석 역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구입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77%가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은 올해 2~4월 사이 미국과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지난 4월 4일 부터 희토류 7종의 수출에 허가 제도를 도입해 수출량을 통제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합의에서 관세율 인하에 합의했으나 아직 희토류 문제에 대해서는 앙금이 남아있다. 중국은 합의 이후 희토류 수출 허가를 대폭 늘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허가 제도는 유지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희토류 의존에서 벗어나고, 미국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외신들은 14일 보도에서 미국 국방부가 MP머티리얼스의 NdPr 판매시 최저 가격(kg당 110달러)을 보장하고 부족한 금액을 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NdPr의 시장 가격은 kg당 63달러 수준이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앞서 MP머티리얼스의 지분 15%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아이폰의 약 80%을 중국에서 만드는 애플은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탈중국 노력으로 불편한 상황에 처했다. 애플은 지난 2월 발표에서 앞으로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약 69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예정돼 있던 지출이지만, 일부는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등 외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오래전 알린 바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6 09:14:49지난 한 달 간 반도체 및 이차전지 관련 소재·부품·장비 종목들이 강한 주가 상승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가속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첨단산업 수요 증가 등으로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장비업체로 꼽히는 피엔티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4만750원에 거래되며 지난 9일 장중 저점(3만4200원) 대비 19.15% 급등했다. 동진쎄미켐 역시 지난 2일 2만99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9일 종가 2만5750원 대비 약 16% 넘게 올랐다. 원익머트리얼즈도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가 2만원대로 올라섰다. 증권업계는 이번 소부장주 강세를 일시적인 테마 장세가 아닌, 구조적인 흐름에서 비롯된 주가 재평가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첨단소재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중첩되면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동시에 갖춘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한국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이나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정학 리스크를 분산하고 AI, 전기차 등 첨단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서버 및 반도체 수요 급증은 고순도 화학소재와 정밀가스, 특수가스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트렌드가 단기 유행이 아닌 산업 구조의 핵심축이 되는 만큼, 관련 소재·부품 기업들은 단기 수주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확보한 상태"라고 평가한다. 정부 역시 소부장 산업의 수출 확대와 공급망 주도권 확보에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까지 첨단소재 및 기초화학 중심의 공급망 전략 개편안을 마련하고, 반도체·배터리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유망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책을 상반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고평가 우려보다는 밸류에이션 재조정 흐름이 더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피엔티는 올해 들어 미국 고객사와의 신규 수주를 기반으로 생산라인 풀가동에 돌입했으며, 동진쎄미켐은 올해 1·4분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단기 차익보다는 향후 1~2년 후 실적에 투자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06 18:12:09#OBJECT0# [파이낸셜뉴스] 지난 한 달 간 반도체 및 이차전지 관련 소재·부품·장비 종목들이 강한 주가 상승 흐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가속화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첨단산업 수요 증가 등으로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장비업체로 꼽히는 피엔티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4만750원에 거래되며 지난 9일 장중 저점(3만4200원) 대비 19.15% 급등했다. 동진쎄미켐 역시 지난 2일 2만99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9일 종가 2만5750원 대비 약 16% 넘게 올랐다. 원익머트리얼즈도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가 2만원대로 올라섰다. 증권업계는 이번 소부장주 강세를 일시적인 테마 장세가 아닌, 구조적인 흐름에서 비롯된 주가 재평가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첨단소재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중첩되면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동시에 갖춘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한국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이나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정학 리스크를 분산하고 AI, 전기차 등 첨단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서버 및 반도체 수요 급증은 고순도 화학소재와 정밀가스, 특수가스 등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트렌드가 단기 유행이 아닌 산업 구조의 핵심축이 되는 만큼, 관련 소재·부품 기업들은 단기 수주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확보한 상태”라고 평가한다. 정부 역시 소부장 산업의 수출 확대와 공급망 주도권 확보에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까지 첨단소재 및 기초화학 중심의 공급망 전략 개편안을 마련하고, 반도체·배터리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유망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책을 상반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고평가 우려보다는 밸류에이션 재조정 흐름이 더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피엔티는 올해 들어 미국 고객사와의 신규 수주를 기반으로 생산라인 풀가동에 돌입했으며, 동진쎄미켐은 올해 1·4분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단기 차익보다는 향후 1~2년 후 실적에 투자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5-06 06:47:00지난 6일, 서울 강남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포스코퓨처엠 전시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배터리를 전담하는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관계자와 반갑게 인사한 김 부사장은 특히 '흑연'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5일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구매 및 공급망 부사장도 포스코퓨처엠 부스를 찾았다. 그는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기술, 사업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포스코퓨처엠이 공개한 차세대 양극재, 음극재 기술에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포스코퓨처엠을 향한 글로벌 완성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음극재를 모두 다뤄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넓고, 기술력도 상당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 6일 포스코퓨처엠 부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흑연에 가장 큰 관심을 가졌다. 특히 그는 흑연의 탈중국 방안, 흑연 가격 경쟁력, 협조 방식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질문했다고 한다. 흑연은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중국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광물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는 중국에서 수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흑연은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점유율을 크게 가져가고 있어서 기업들의 탈중국 고민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다루는 만큼 이야기 할 수 있는 게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에는 토미 호세아 GM 해외사업부문 구매 및 공급망 담당 부사장이 부스를 찾았다. 그는 전시관을 관람하며 포스코퓨처엠의 차세대 양·음극재 기술, 그룹 차원 구축 원료-소재-리사이클링 밸류체인, 원료 공급망 다변화 전략 등을 주의 깊게 살폈다. 엄 사장과 부스 내 전시된 GM 전기차 '리릭'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호세아 부사장은 배터리 소재 기술력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했다고 전해졌다. 글로벌 자동차사들이 포스코퓨처엠에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넓은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정책 변화로 비중국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소재를 모두 다루는 점이 강점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포스코퓨처엠이 전면에 내세운 리튬망간풍부(LMR) 양극재에도 글로벌 관심이 이어졌다. LMR 양극재는 니켈과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망간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개선한 제품으로 LFP 양극재와 달리 재활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재활용을 고려했을 때 LFP 양극재와 유사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미 지역 글로벌 완성차를 비롯, 복수 완성차 업체들이 LMR 양극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안으로 LMR 양극재 양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엄 사장은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자동차사와 배터리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수주와 투자 관련 구체적인 논의들도 활발하게 진행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권준호 기자
2025-03-09 21:19:52[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과 LG화학이 함께 설립한 고려아연의 2차전지 소재사업 핵심 계열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 양산체제에 본격 돌입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22년 8월, 고려아연이 자회사 켐코를 통해 LG화학과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는 지난해 3월 연간 2만t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생산된 시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해 품질 검증을 받는 등 마무리 절차를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첫 양산과 함께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늘려 하반기부터는 최대 생산 체제로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은 그간 중국에 전구체를 비롯한 양극재 소재를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무려 97%에 달한다. 하지만 기술 및 원가경쟁력을 갖춘 한국전구체가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측은 우리나라 국가첨단전략산업인 이차전지의 국내 자체 공급망에 기여를 위해 전구체 국산화에 총력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양산은 전구체 국산화에 기여함은 물론, 국내 기업 간 협력으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균 한국전구체 대표는 “전구체는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여서 완제품을 만드는 고객사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전구체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함께 전구체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전구체의 경우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품 품질 승인까지 절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고려아연과 LG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1-21 15:21:41[파이낸셜뉴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6개국이 트럼프 2기 대응책의 일환으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앞세워 중국을 대체·보완하는 생산·투자거점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코트라는 '미국 신정부 출범 계기 아시아 주요국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관세부과 예고에 따라, 반도체, 재생에너지, 전자제품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문의가 증가한 상태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반도체 공급망 주요국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까지 반도체 산업에 가세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잇는 상황이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반도체 수출 5위 국가로, 글로벌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P) 공정의 13%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수출경합도는 지난해 3·4 분기 50.5로, 2019년보다 6포인트 상승해 대만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탈중국' 행렬이 거세질수록,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반도체 생산시설 이전, 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은 지난해 12월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문했던 국가들로, 반도체 및 인공지능(AI)산업과 관련된 주요 투자 후보지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태국 정부는 디지털 허브 육성, 외국인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LA를 방문, 주미 태국대사 등을 소집,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베트남도 단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AI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유치했으며, 스페이스X와의 위성통신 개발협력을 추진하는 등 첨단산업분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팜 민 찐 총리와의 면담에서 2050년까지 1000억 달러의 반도체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베트남의 역할을 강조했다. 베트남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도 빠르다. 베트남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약 5억6000만달러(2023년 2월 기준)다. 인도는 보편관세 부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신정부의 출범을 기회로 평가한다. 특히, 중국의 뒤를 이어 글로벌 제조업의 새로운 허브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본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조기 정상회담 추진과 외교적 해법 모색을 도모하고 있다. 동시에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은 모니터링 강화와 신중한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아시아 시장의 변화는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진출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현지 기술 협력 강화 및 가치사슬 참여 확대, 신성장 분야 선제적 진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1-15 16:03:01【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중국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우려, 중국 내 경영 환경의 악화가 맞물리며 '탈중국'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비슷한 흐름 속에서 리스크 분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 있다가 철퇴 맞을라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사장 100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 중 40%가 중국 내 사업 전략을 재검토 중이거나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이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인식한 결과다. 내년 1월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1월에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기간 동안에는 최대 60%까지 인상할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관세 인상으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재발할 경우 제품이나 중간재·원료 등의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거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무기기 업체인 '리코'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사무기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는 "공급망 재구축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재검토 필요성을 느끼는 경영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규제 강화와 비용 상승이다. 제조 비용 증가, 환경 규제 심화, 중국 정부의 기술 이전 요구는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 축소나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도 유사한 흐름 속에서 중국 사업을 재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56.2%가 공장 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졌으며 24.6%는 향후 5년 내 사업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생산비용 상승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동남아시아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세폭탄 무섭지만 규제완화 기대아울러 닛케이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 취임이 자사 경영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 또는 '약간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8.9%로, 트럼프 1기 정권 취임 직전(2016년 12월 37.0%)을 상회했다. 차기 정권에 대한 우려 사항으로는 '수입품 관세 강화'(68.3%)가 가장 높았고,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43.4%), '인플레이션 재점화'(36.6%)가 뒤를 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기대하는 것으로는 규제 완화가 40.0%로 가장 많았다. 일본 3대 편의점 중 한 곳인 '로손'의 다케마스 사다노부 사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세계의 기술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업적 기회를 찾기 위해 '트럼프 알현'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 경영자들도 트럼프의 언행을 주시하며 유연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2024-12-30 18:10:35【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중국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우려, 중국 내 경영 환경의 악화가 맞물리며 '탈중국'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기업들 역시 비슷한 흐름 속에서 리스크 분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 있다가 철퇴 맞을라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사장 100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 중 40%가 중국 내 사업 전략을 재검토 중이거나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이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인식한 결과다. 내년 1월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1월에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기간 동안에는 최대 60%까지 인상할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관세 인상으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재발할 경우 제품이나 중간재·원료 등의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거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무기기 업체인 '리코'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사무기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는 "공급망 재구축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재검토 필요성을 느끼는 경영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규제 강화와 비용 상승이다. 제조 비용 증가, 환경 규제 심화, 중국 정부의 기술 이전 요구는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 축소나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도 유사한 흐름 속에서 중국 사업을 재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56.2%가 공장 가동률이 60% 이하로 떨어졌으며 24.6%는 향후 5년 내 사업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생산비용 상승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동남아시아로 생산 거점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2.0, 관세폭탄 무섭지만 규제완화 기대 아울러 닛케이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 취임이 자사 경영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 또는 '약간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8.9%로, 트럼프 1기 정권 취임 직전(2016년 12월 37.0%)을 상회했다. 차기 정권에 대한 우려 사항으로는 '수입품 관세 강화'(68.3%)가 가장 높았고,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43.4%), '인플레이션 재점화'(36.6%)가 뒤를 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기대하는 것으로는 규제 완화가 40.0%로 가장 많았다. 일본 3대 편의점 중 한 곳인 '로손'의 다케마스 사다노부 사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세계의 기술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업적 기회를 찾기 위해 '트럼프 알현'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 경영자들도 트럼프의 언행을 주시하며 유연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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