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리그 울산HD에 몸담았던 축구선수 김기희가 최근 해당 구단을 떠난 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지능 순이지"라고 적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축구계에 따르면 김기희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울산에서 타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 2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이같은 글을 올렸다. 이 같은 글에 대해 팬들은 큰 실망감을 보냈다. 내부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전 소속팀을 향해 공개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멘트를 남긴 것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후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김기희와 한 팬의 대화 내용까지 올라오며 논란을 더했다. 게시물을 확인한 울산 구단 팬이 김기희에게 메시지를 보내 "스토리로 인해 많은 팬들이 오해하고 있는데,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기희는 "탈출은 지능 순"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당황한 팬은 "지금 제가 잘못 읽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기희는 "친구인 줄 알았다. 미안하다. 잘못 보냈다"고 했지만, 메시지를 받은 팬은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울산 팬들은 김기희의 발언이 구단과 소속 선수들을 조롱한 것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울산 핵심 수비수이자 주장인 김영권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한때 몸담았던 팀과 현재 그 팀에 소속된 동료들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키는 것은, 선수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품격이며 책임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놓고 팬들은 김영권이 김기희를 저격한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누리꾼들은 "타팀팬인데도 화나는데, OO팬들 얼마나 화날까" "프로 의식 없는 선수" "지능 높은 사람들은 글 삭제하고 사과할 행동 안한다" "팬들이 보는 SNS에 저런 글 올린것은 너무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기희는 자신의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 불미스러운 일로 울산팬 여러분께 폐 끼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가족과 지인들에게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울산팬들과 구단 동료들에게 다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진실된 모습으로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해당 사과문은 삭제된 상태다. 김기희는 지난 1월 울산HD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시애틀 사운더스에 입단했다. 김기희는 2020시즌부터 2024년까지 울산 HD에서 뛰며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다. 첫 시즌부터 울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트로피를 안긴 김기희는 2022시즌부터는 3시즌 연속 K리그1 우승에 일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09 06:54:14[파이낸셜뉴스]"솔직히 고등학교 동창 중에 저 밖에 안 남았어요." 충북 제천에서 거주 중인 한모씨(32)는 동네에 또래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한씨는 지방국립대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교사로 근무 중이다. 한씨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모두 서울로 떠났고 나만 남았다"며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공무원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도태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층들은 매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정주지를 옮기고 있다. 문제는 읍·면 단위가 아닌 지방 거점 도시 조차 청년들의 탈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과 서울에 몰려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직장 없어"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5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013~2016년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90% 이상 마무리된 2017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년층의 수도권, 서울 이동은 매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인구는 1만88명,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한 청년은 5514명이다. 그런데 2020년에는 4배 이상 늘어 지방→수도권 4만3761명, 지방→서울 2만2345명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방대 졸업생들은 해당 지역에서 터전을 잡지 않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방 대학 졸업생(취업자) 중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구한 비율은 39.5% 수준이다. 청년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은 '양질의 일자리'와 맞물려 있다. 2019년 기준 자산총액 합계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회사 2278개 중 서울에 위치한 곳은 1179개(51.8%)다. 경기 418개(18.3%), 인천 64개(2.8%)까지 포함할 경우 수도권 소재지는 1661개(72.9%)에 이른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위 1% 근로소득자 74.5%(14만5322명)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직장을 다니고 있다. 지난해 패션업을 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온 설모씨(27)는 "국립대를 나와 고향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었다"며 "대구에 패션업 종사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단을 사러 서울에 가야 하는 일이 잦다"고 토로했다. ■지방 도시에도 문제 심각 지역 소멸은 단순 읍·면 단위에만 해당된 일이 아니다. 수도권 외 모든 지역에 해당되는 현상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가 형성된 부산·울산·경남지역조차 청년층 3만635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대구·경북지역 역시 1만9898명이 수도권으로 향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영역에서 일자리 창출 부재가 지방 소멸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백원영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력의 지역 간 이동은 산업구조와 일자리의 질, 임금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산업과 연계하는 지역 고용 정책을 수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민간 일자리 추이를 보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다"며 "공공부문에서의 지방 일자리 외에는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2022-04-26 15:36:08[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3일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을 두고 ‘계엄령 수준 조세폭탄’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1일 증시 폭락을 두고 “지난 7월 31일 정부는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자신의 공언을 스스로 뒤집고 국민에게 증시 계엄령 수준의 조세폭탄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증시 폭락 원인으로 여겨지는 세제개편은 △법인세 25% △증권거래세 0.2%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10억원 등이다. 이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재검토를 밝혔지만, 대통령실이 주가 하락과 세제개편 간의 관계를 부인하자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나서 세제개편안 관철 의지를 표했다. 김 후보는 이를 두고 “정부는 아직까지도 증시 폭락을 무시하고 방관하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경제에 주식시장까지 흔들리자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냉소적 표현이 공공연히 회자된다”며 “이재명정부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믿었던 국민들만 또 다시 기만당하고, 바보가 된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정청래 신임 대표 선출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 위에 총통, 사법 위에 입법, 법치 위에 정치가 이재명 정권의 통치이념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여기에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는 정치 위에 망치의 등장을 예고한다. 날권력 휘두름의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란 척결과 추석 전 검찰·언론·사법개혁 마무리를 약속한 것을 거론하며 “한 마디로 야당은 죽이고 대한민국 국가시스템은 해체하겠다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전면전 선포”라면서 “권력 위에 국민이 있고, 권력의 힘 위에 국민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8-03 12:44:54더불어민주당이 '코스피5000' 실현을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배당소득 과세 개편을 비롯해 자본시장 제도개선 방향을 점검하며 시장 신뢰 회복과 정책 일관성 확보를 강조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거래소 주요 임원들과 자본시장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송기명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엔 새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며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디지털 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도 제도개혁의 일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개혁 입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통과했고, 하반기 국회에서는 배임, 합병·분할, 공개매수 등 자본시장 핵심 제도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전에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냉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대와 호기심으로 바뀌고 있고, 호기심이 확신으로 이어지려면 정책 일관성과 개혁 의지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제 개편과 시장 신뢰 회복방안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소영 의원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겠다는 말을 하면서 최근 당정이 추진하는 세제 개편은 반대로 역행하고 있다"며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60% 비용공제로 실질세율이 20%대임에도 문제 삼지 않으면서 배당소득 인센티브 세제 정책에 대해서는 부자감세라며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과 국민 입장에서는 새 정부가 과연 부동산 자금 이동에 대한 의지와 계획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와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이미지와 인상을 시장에 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도 세제 개편과 관련,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위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며 "세제 문제는 민감한 만큼 당내에서 합의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스닥 3000 실현을 위한 기술주 중심의 정책 지원과 시장 신뢰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오 위원장은 "소액주주 보호 관점에서 상장폐지 절차 전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형사책임, 민사책임과 분리해 실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5-07-29 18:00:17[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코스피5000' 실현을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논의가 본격화된 배당소득 과세 개편을 비롯해 자본시장 제도 개선 방향을 점검하며 시장 신뢰 회복과 정책 일관성 확보를 강조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거래소 주요 임원들과 자본시장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송기명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최근 주가 상승 배경엔 새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며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디지털 자산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 위원장도 제도개혁의 일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개혁 입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통과했고, 하반기 국회에서는 배임, 합병·분할, 공개매수 등 자본시장 핵심 제도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전에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냉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대와 호기심으로 바뀌고 있고, 호기심이 확신으로 이어지려면 정책 일관성과 개혁 의지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세제 개편과 시장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소영 의원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겠다는 말을 하면서 최근 당정이 추진하는 세제 개편은 반대로 역행하고 있다"며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60% 비용공제로 실질세율이 20%대임에도 문제 삼지 않으면서, 배당소득 인센티브 세제 정책에 대해서는 부자감세라며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과 국민 입장에서는 새 정부가 과연 부동산 자금 이동에 대한 의지와 계획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와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이미지와 인상을 시장에 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도 세제 개편과 관련,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위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며 "세제 문제는 민감한 만큼 당 내에서 합의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스닥 3000 실현을 위한 기술주 중심의 정책 지원과 시장 신뢰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오 위원장은 "소액주주 보호 관점에서 상장폐지 절차 전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형사책임, 민사책임과 분리해 실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 의원은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인 14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10억원 상당의 주식을 갖는 것이 소득세법상 대주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에 대해 숙고가 필요하다"며 "주식시장 왜곡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5-07-29 15:20:53한국거래소(KRX)와 경쟁하는 제2의 주식거래시장 넥스트레이드(NXT)가 4일 출범했다. 70년 만에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리고 복수경쟁 체제로 전환된다는 의미가 있다. 1400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편의성과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다만 경기침체와 증시 부진이 지속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어서 개장 효과가 반감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다. 미국은 30여개, 일본은 3개의 ATS가 전체 주식거래 시장의 11~12%를 점유할 정도로 이미 활성화돼 있다. 우리는 20년 가까이 늦은 것이다.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에 ATS 설립 근거를 마련했으나 지금껏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3년 전 설립준비위원회가 출범한 후 이제서야 대체거래소가 닻을 올린 것이다. 10개 종목으로 개장한 첫날 거래는 순조롭게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두 거래소 중 유리한 곳을 골라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낮은 가격, 거래비용, 체결 가능성 등 여러 조건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거래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이다. 거래종목은 내달 24일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돼 350개로, 같은 달 말부터는 800개 종목으로 늘어난다. 물론 한국거래소 상장사가 2600여개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다. 거래비용 부담은 덜 수 있다. 증권사가 거래대금의 0.0023%를 거래소에 내는데 이보다 20~40% 인하된다. 중간가, 스톱지정가와 같은 새로운 호가방식도 도입된다. 가격 변동폭, 거래정지와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발동 등 대부분 기준은 두 거래소가 동일하다. 국내 증시는 달라진 투자자의 눈높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 증시와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 또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명 '동학개미'들의 국장(한국시장) 이탈이 상징적이다. 올 들어 자금이 유입되고 있긴 하지만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국내주식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13%나 줄었다. 반면 해외거래는 40% 가까이 늘었다. 상장기업 실적 부진 탓이 크지만 일부 대기업의 쪼개기 상장, 무리한 증자, 저조한 배당 성향, 악재성 정보 '올빼미 공시' 등이 소액주주를 실망시켰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조롱까지 나올 정도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융당국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한다며 이런저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대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늦었지만 자본시장 선진화와 거래소 경쟁체제 도입은 반길 일이다. 내달 31일부터 1년4개월간 중단된 공매도 또한 전면 재개된다. 공매도 재개와 거래소 경쟁체제가 맞물려 차익거래를 위한 시세조종, 기관투자자의 고빈도 초단타 매매, 선행 매매 등 불공정 거래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어느 때보다 금융당국의 세심한 모니터링과 엄중한 제재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증시가 기업 자금조달 창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일관된 밸류업 정책과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25-03-04 18:10:47[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금융위기 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계엄사태로 인한 탄핵정국,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떠나는 영향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도 서학개미로 돌변, K증시(한국 증시) 이탈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의 주역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22% 내린 2399.49에 마감했다. 6개월 연속 하락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기다. 연초 대비로는 9.6% 하락이다. 코스닥은 연초 대비 21.7% 하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코스피는 끝내 2400p를 이탈한 채로 마감했다"며 "코스닥도 강보합을 보인 6월, 정확히 전월과 종가가 같은 12월을 제외하면 9개월 중 7개월 내렸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닥의 순매수를 늘린 반면, 코스피는 매도세를 강화하며 지수도 대형주 중심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2024년 상반기에 22조4000억원에 달했지만 순매도세에 힘입어 2024년 말 1조3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 모으던 상반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5.37% 상승했지만,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한 하반기에는 지수가 무려 13.76%나 추락했다. 올해 하반기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매수 우위를 보인 달은 지난 7월(1조7000억원)이 유일하다. 지난 9월에는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액이 7조9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2024년 12월 30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1963조3290억원과 340조1450억원이다. 지난 7월1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2289조6310억원과 411조604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은 326조3020억원, 코스닥 시총은 71조4590억원이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에만 국내 증시 시총이 380조원 넘게 사라졌다. 신영증권은 올해 국내 증시가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경기침체 및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통화 정책 변경에 따른 유동성 마찰로 8월 한때 급락세가 연출이 이를 방증한다. 이후 FOMC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됐다. 11월 29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전년말 대비 -7.5%, -21.7% 를 기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디커플링하고 있는 것은 정책, 기업이익 모멘텀의 부재"라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안정으로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책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유세, 상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 우려, 미국 수입 물가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2024년 4·4분기 빅배스 및 2025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런 부분들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는 전제"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 시위처럼 프랑스 국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드리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는 동급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50bp(1bp=0.01%) 높아졌다. 정치적인 불확실성 장기화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며 "증시 장기 침체는 주식투자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및 자영업자 환경 악화로 내수 침체를 부추기고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이고 슬픈 표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정치로는 싸워도 경제 이슈는 협치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주식 큰 손 '국민연금' 부담 커져 외국인의 순매도세 압력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률이 연초대비 -3.73%인 것 대비 선방했지만 국민의 노후자금조차 국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을 보여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10월 말 기준 국내주식 수익률은 -0.87%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이 26.52%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올해 1월 단기적으로 -5.98%의 손실을 낸 바 있지만 이후로는 9월까지 수익을 기록(누적기준)해 왔다. 6월 말 기준으로는 수익률 8.61%를 기록키도 했다. 국내주식 시가총액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전망이 어두운 것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4월에 11만5000원을 제시한 후 행보다. 김광진 연구원은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기존 46조원에서 35조1000억원으로 낮췄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이익 하향에 따른 것이다. DS는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MX는 기존 11조8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낮췄다"며 "DS는 전통 수요처 부진 심화를 고려해 가격 전망을 더욱 보수적으로 수정했다. 내년 수요에서 변화가 없다면 디램은 2025년 3분기, 낸드는 2025년 1분기부터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iM증권은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으로 24조4000억원을 제시키도 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당시 1개월 간 발표된 애널리스트들의 2025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들의 중간 값은 37조9000억원였다. 송명섭 연구원은 "iM증권은 시장의 컨센서스는 아직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적 컨센서스 하향에 따른 주당가치 하락이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컨센서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25년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며 "iM증권은 최근에 시작된 스마트폰, PC의 과잉 재고 축소가 2025년 말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의 현재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역시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iM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2-31 07:08:57[파이낸셜뉴스] 북미펀드로만 빠져 나간돈이 10조원을 넘었다.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사자 영향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월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탄핵정국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재산 지키기 차원에서 '서학개미'를 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북미펀드 1년 수익률 40% 육박 14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2023년 12월 29일 해외 공모펀드형 기준 북미 펀드 설정액은 11조7943억원으로 2024년 11월 29일 21조8145억원으로 증가했다. 10조202억원 증가다. 북미 펀드 수익률은 연초 대비 32.01%, 1년 39.63%, 3년 41.20%에 달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미펀드는 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일부 배당 주 펀드 펀드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돼 10조202억원 증가했다"며 "2023년 6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해당 기간 동안 북미펀드 설정액은 총 11조1531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해외 펀드는 그동안 해외 펀드 성장을 주도해 왔던 해외 대체 투자 유형이 아닌 해외 주식형 펀드, 해외 재간접형 등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성장률 기준으로 2018년~2022년 사이 국내 펀드 설정액 증가율은 평균 7.9% 증가했다. 해외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17.7% 증가했다. 2019년에는 해외펀드 성장률이 33.0%에 달했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설정액 증가 규모로도 한 해 동안 49조4000억원 증가하며 49조2000억원 증가한 국내펀드보다 2000억원 많았다. 2020년 이후 해외펀드 성장률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12.6%, 2021년 17.1%, 2022년 9.0%, 2023년 8.7%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2024년은 전년도 대비 두배 수준인 16.7% 성장했다. 오 연구원은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해외 주식형을 비롯해 해외 재 간접형, 해외 파생상품형 등의 유형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며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로 해외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해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 증가가 있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증가 규모는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인 2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추진과 미국 우선주의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보다는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지속될 것으로 봐서다. ■ K주식,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약세도 '한 몫' 신영증권은 올해 국내 증시가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경기침체 및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통화 정책 변경에 따른 유동성 마찰로 8월 한때 급락세가 연출이 이를 방증한다. 이후 FOMC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됐다. 11월 29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전년말 대비 -7.5%, -21.7% 를 기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디커플링하고 있는 것은 정책, 기업이익 모멘텀의 부재"라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안정으로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책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유세, 상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 우려, 미국 수입 물가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2024년 4·4분기 빅배스 및 2025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런 부분들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는 전제"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 시위처럼 프랑스 국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드리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는 동급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50bp(1bp=0.01%) 높아졌다. 한국 국채 금리는 아직 튀지 않고 있지만, 정치적인 불확실성 장기화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며 "증시 장기 침체는 주식투자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및 자영업자 환경 악화로 내수 침체를 부추기고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이고 슬픈 표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정치로는 싸워도 경제 이슈는 협치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정치 위기가 장기화되거나 정치적 분열이 지속돼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또는 재정 관리가 약화될 경우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됐지만 선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적 위험에 대한 투자자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정치적 체제 내의 긴장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퇴진에 대한 정치권과 대중의 압박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지속적으로 높은 재정 적자로 정부 부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중기적으로 신용 등급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경제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부동산 부문 약세의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최근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정치적 변동성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은 이번 사태가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이 한국 신용도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전망이 붙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앤디 리우 S&P글로벌 전무는 "계엄령 선포 이전에는 이러한 정치적 문제에 대한 한국의 리스크가 기업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 재무, 정책 리스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혼란이 추가로 발생하고 적시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요 법안 처리, 취약한 경제 성장 전망,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 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을 포함한 수많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2-13 07:50:23[파이낸셜뉴스] "코스피 하단 2250 하단 전망을 제시했는데, (저점으로 예상한 2025년 1·4분기) 예상보다 도달 속도가 더 빠를 가능성은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지난 9일 긴급진단 보고서를 통해 밝힌 시각이다. 탄핵정국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 속 진단으로 이목을 모았다. ■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의 디커플링..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 11일 NH투자증권은 2024년 말, 2025년 초 및 2025년 1·4분기 코스피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디커플링하고 있는 것은 정책, 기업이익 모멘텀의 부재"라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안정으로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책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유세, 상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 우려, 미국 수입 물가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2024년 4·4분기 빅배스 및 2025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런 부분들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는 전제"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 시위처럼 프랑스 국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드리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는 동급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50bp(1bp=0.01%) 높아졌다. 한국 국채 금리는 아직 튀지 않고 있지만, 정치적인 불확실성 장기화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며 "증시 장기 침체는 주식투자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및 자영업자 환경 악화로 내수 침체를 부추기고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만에 하나 큰 폭 하락장이 오면 실기하지 말고 즉각 증안펀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연기금과 기관도 지수 방어를 해야 한다"며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이고 슬픈 표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정치로는 싸워도 경제 이슈는 협치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 정치 위기 장기화시 하방 위험 증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정치 위기가 장기화되거나 정치적 분열이 지속돼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또는 재정 관리가 약화될 경우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됐지만 선포됐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적 위험에 대한 투자자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최근의 사건들이 정치적 체제 내의 긴장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퇴진에 대한 정치권과 대중의 압박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지속적으로 높은 재정 적자로 정부 부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중기적으로 신용 등급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경제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부동산 부문 약세의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최근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정치적 변동성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은 이번 사태가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이 한국 신용도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전망이 붙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앤디 리우 S&P글로벌 전무는 "계엄령 선포 이전에는 이러한 정치적 문제에 대한 한국의 리스크가 기업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 재무, 정책 리스크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혼란이 추가로 발생하고 적시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요 법안 처리, 취약한 경제 성장 전망,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 인구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제약을 포함한 수많은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2-10 09:36:20[파이낸셜뉴스] "난 한 놈만 패." 1999년 개봉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무대포(유오성 배우)가 남긴 명언이다. 여러 명과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던 천 명이던 난 한 놈만 패"라는 유명한 대사였다. 싸움에서도 그렇지만 투자에서도 한 놈만 패는 전략은 유효하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부동산에만, 주식을 하는 사람은 주식만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투자의 고수들이 "자산이 늘어나면서 투자 전략을 다양화했지만 결국은 본인이 가장 잘하는 분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 말한다. 부동산으로 범위를 좁히더라도 한 놈 패기 전략은 비슷하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하는 사람, 땅에 집중하는 사람, 경매로 저렴하게 나온 물건만 사는 사람 등 한 가지에 집중한다. 주식의 경우도 미국 주식만 하는 사람, 상장지수펀드(ETF)만 투자하는 사람, 기업공개(IPO) 공모주만 투자하는 사람 등 전략이 다양하다. 공모주 투자의 경우 일반 개미가 사기 전에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경쟁률을 미리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어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사전 수요 예측에서 투자금이 몰린 상장 주식(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기관이 사고 싶어하는 주식)은 공모 첫날 따상, 따따상 등 하루 만에 쏠쏠한 수익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의 경우 1주를 배정 받기 위해서는 그 10배, 때론 수십배의 증거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는 기회비용이 크다. 하지만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상장 하루 이틀의 급등 장세에서 상승만 먹고 빠질 수 있다'고 믿는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많다. 사람이란 참 신기하게도 투자를 하기 전에는 '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라고 생각하지만 공모주 첫날 하루 만에 수십퍼센트 수익이 찍히는 걸 보면 욕심에 눈이 멀어 며칠만 더 버텨볼까 하다가 크게 물리고 마는 것이다. 상장일에 50% 올랐지만..고점 대비 40% 하락 더본코리아는 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당일 공모가는 3만4000원이었지만 장중 한때 89.71%오른 6만4500원을 찍고, 종가는 공모가 대비 51.18%오른 5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상장 후 약 2주가 지난 22일 현재 주가는 3만8950원을 기록해 고점 대비 40% 가까이 하락했다. 더본코리아가 상장하고 주식시장이 열린 총 13일 동안 더본코리아의 차트를 살펴보면 단 3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10일이 시초가 대비 종가가 하락한 파란색 기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 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에는 772.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미투자자들은 더본 코리아 주식을 받기 위해 총 11조8238억원을 계좌에 집어넣고 기다렸다. '한국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가 만연한 가운데 모처럼 한국 주식 시장에 순풍이 부는 듯했다. 하지만 뜨거웠던 청약 열기와 달리 상장 후 주가는 흘러내렸고 지난 21일에는 4층(4만원) 바닥이 뚫리면 3만원대를 기록했다. 22일 현재 종가는 전날보다 1.52%(600원) 하락한 3만8950원이다. 사실 공모주 투자는 욕심을 줄이면 매주 좋은 투자 전략 중 하나다. 공모주 청약을 하고 주식 배정을 받는 기간이 약 30일, 한 달이 안 된다고 가정하고 기대 수익률을 30%라고 가정해 보자. 이를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36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물론 투자금 대비 아주 소량의 주식만 받을 수 있으므로 과장이 들어간 수치지만 주식투자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큰 스트레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공모주 투자를 '치킨값 벌기 투자'로 생각하면 잃은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상장 당일 상한가에 달하는 수십퍼센트의 상승을 한 번 경험하면 도파민이 과다 분비 되면서 그 다음날도 또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상승하던 차트가 하락 전환하고, 차트 기둥이 파란색으로 물들면 과감하게 매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내 손가락이 쉬이 움직이지 않게 된다. IPO도 백종원 대표도 죄가 없다 공모주가 상장 후에 급락을 거듭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이 시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IPO도 죄가 없다. 물론 더본코리아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일부 시세차익(큰 하락에도 불구하고 더본코리아는 아직 공모가 3만34000원 보다는 높은 주가다)을 얻게된 백종원 대표도 잘못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나라 IPO 시장의 구조적인 후진성에 있을 것이다. 창업주 입장에서는 기업을 상장 시키면 각종 규제와 공시의무, 금융당국의 간섭, 주주들의 개입 등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하려는 것은 개미투자자의 주머니에서 투자금을 두둑히 챙겨 가라는 심산인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개미투자들 사이에서는 대주주가 개미투자자를 '현금 자판기'로 여긴다는 자조가 나온다. 상장 기업의 유상증자도 마찬가지다. 추가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목적이 신규투자 등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방만한 경영을 통해 은행에서 막대한 빚을 진 뒤에 그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유상 증자를 하게 되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추가 발행되는 시총만큼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개미 입장에서도 성장성 없는 빚 돌려막기 유상증자라면 미래가 밝지 않은 것이다. 또 IPO를 진행할 경우 창업자는 공모주 가격을 뻥튀기하려는 유인이 크다. 보통 IPO를 앞두고 비슷한 업종의 시가총액 등을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를 뻥튀기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중식집을 상장시키면서 30만원짜리 미쉐린 식사를 파는 식당의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가져다가 중식집의 주식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상장 규모가 클 수록 본인들이 확보하는 수수료 수익이 커질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금융감독원 같은 금융감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공모가 산정 기준에 대해 미국처럼 엄격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장해도 문제.. 경영권 프리미엄이 뭔가요? 주식이 상장을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이상한 관행도 문제다. 쉽게 말해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한 주의 가치와 개미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한 주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이 아닌 민주주의로 바꿔 말하면 부자의 1표와 가난한 자의 1표는 같지 않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한 '한국주식 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다. '고려아연'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영권 분쟁 전 고려아연의 1주 가격은 5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1주의 가격은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적대적인 M&A를 통해 주식 가격에 거품이 붙었다고는 해도 고려아연의 사업이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의 이 같은 급등락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고려아연의 평소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것이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으면 평소에 주가를 관리할 필요성이 적어지게 된다. 나중에 경영권을 팔 때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비싸게 프리미엄을 붙여서, 시장 밖(장외 블록딜)에서 팔면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그 주식의 가격이 실제 그 주식의 진짜 가격이고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할인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말 자체가 없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매입하려면 대주주, 개미주주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에 매수해야 한다. 자본시장 선진국은 대주주 주식과 일반주주 주식을 다른 가격에 살 수 없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22 17:3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