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가 2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번 유치전에는 우리나라의 여수와 폴란드 브로츠와프, 모로코 탕헤르 3개 도시가 뛰어들었다. 특히 여수는 민·관이 함께 지난 500여일간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BIE는 26일 밤 11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콩그레에서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제142차 총회를 개막한다고 현지 파견중인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2012년 세계엑스포 유치 후보지인 여수, 브로츠와프,탕헤르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끝난후 140개국으로 집계된 BIE 회원국이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위해 한 표를 던진다. 여수와 탕헤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브로츠와프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2012 년 세계엑스포 유치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BIE 회원국 투표는 2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시작된다. 한국 유치단의 판세 분석으로는 여수가 다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여수는 2차 결선투표까지 대비하고 있다. 비밀 전자투표로 진행되는 투표는 현재 140개국으로 늘어난 BIE 회원국 대표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지며 불과 15분 만에 끝난다. 각국 BIE 대표들은 후보국이 나열돼 있는 전자투표 기기를 배정받은 뒤 오전 3시 정각에 BIE 측의 지시에 따라 제한시간(1분)안에 한국과 폴란드, 모로코 중 한곳에 투표를 하게 된다. 3개국 중 한 곳이 출석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게 되면 승부는 끝나지만 한 곳도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할 경우 최하위로 득표한 후보국을 제외하고 2차 투표에 들어가게 된다. 첫 투표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는 2차 투표에서 더 많은 표를 얻는 국가가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다. 우리나라 여수는 이날 개최지 결정투표에 앞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2012년 세계박람회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여수에서 엑스포가 개최될 경우 여수선언과 여수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배유정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프랑스어와 영어로 직접 연설에 나서 여수의 개최능력과 당위성을 강조하며 우리나라의 전통미를 보여줄 화려한 부채춤 공연 및 미래세대의 대변자인 어린이 예술단 ‘리틀엔젤스’의 공연이 이어진다. 경쟁국인 모로코는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 ‘탕헤르 엑스포는 아프리카의 꿈’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할 예정이며 폴란드는 ‘브로츠와프는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가교’라는 점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한다. /dikim@fnnews.com김두일 기자
2007-11-26 08:40:55<60> 모로코 '탕헤르·카사블랑카·에사우이라'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시로는 겁이 없는 편이다.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나 귀신의 집도 아무렇지 않게 통과하고 쥐도 뱀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바로 곤충. 곤충에 관해서는 포비아(공포증)가 있다고 할 정도로 비명을 지르게 된다. 특히 모기에 관해서는 밤에 귀에서 "애앵~"소리가 한번이라도 들렸다 하면 바로 온 집안의 불을 다 켜고 사람이 죽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살충제를 뿌리거나 기어이 모기를 찾아내 죽인 후에야 다시 잠을 잘 수 있다. 그런 시로에게 어젯밤 눈앞이 캄캄한 징조들이 보였으니 바로 숙소에 들어가기 전 복도 구석 이곳저곳에서 뒤집혀 죽어있는 커다란 바퀴벌레 사체들. 그리고 숙소 안 주방 문 뒤쪽에서도 그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안감이 커져왔다. 하지만 열흘치 숙박비를 내고 밤늦게 도착한 상황에 다른 선택지가 없어 할 수 없이 침대에 누웠다. 불안한 마음으로 쉽게 잠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 피곤했는지 그날 밤은 넘길 수가 있었다. 다음날이 밝았다. 편히 쉬려고 스페인 관광도 마다하고 달려왔는지라 아무데도 안나가고 밥이나 해먹으며 집에만 있었는데 대낮부터 부엌 찬장에, 거실 바닥에, 거대한 그 녀석들이 하나둘씩 출몰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쇼파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 나와야 했다. 탕헤르 숙소는 그야말로 바퀴벌레 천국이었다 크기가 어른 손가락 두 세개를 겹친 것 만한 거대한 크기로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눈물이 날만큼 싫고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그길로 까브리에 올라가 문을 꼭 닫고 밖에 나가지 않았다. 집 앞 대형 쓰레기통이 그 녀석들의 본거지였나보다. 길가에도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그 것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파랗게 질려 차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시로를 걱정한 탄이 왔다. "나 그 열흘치 숙박비 그거 그냥 줘버려도 되니까 제발 여기서 나가자.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여기서 일분일초도 더 못 있겠어" 하며 결국 눈물이 나왔다. 탄이 환불 이야기를 해보겠다며 갔다. 이야기를 하고 온 탄은 집주인이 자기가 관리하는 다른 숙소가 마침 비었다며 그 곳은 괜찮을 거라고 보고 결정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동네는 치가 떨려 너무 싫어서 당장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사실 돈 낸 것이 아까워서 일단은 가보기로 했다. 계단으로 4층을 올라와보니 새로운 집은 처음 것보다는 컨디션이 나아 보였다. 일단 복도에 벌레사체가 없었고 샤워실과 화장실, 주방과 보일러 등이 무난해보였다. 방도 깔끔하고 가구가 별로 없어서 바퀴벌레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아 보였다. 이곳도 역시 세탁기는 없었지만 며칠 지내기는 가능할 것 같아 보였다. 결국 남은 기간을 여기서 묵기로 결정했다.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쪼그라든 시로를 위해서 탄이 스페인에서 사온 돼지고기를 구워주었다. 시로의 신경은 여전히 날카로워진 상태여서 작은 것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불안했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며 이곳은 안전하다는 확신이 생기며 조금씩 나아졌다. 유럽에 비해 모로코는 훨씬 저렴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숙박비며 물가가 그리 저렴하지 않았고 환경이 열악해서 휴식은 커녕 집안에서 매일 불안해하며 긴장속에 지내야했다. 일년 내내 온화한 날씨로 건물의 만듦새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이 무척 설레고 즐거울 때가 있었는데 긴 여행으로 지친 우리는 낯선 환경에서 오는 긴장과 불안, 어려움들 때문에 더 이상 여행이 즐겁지가 않았다. "거기까지 갔는데 그 곳을 안가고 왔다고?"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위한 여행을 하지는 말자고 서로에게 이야기 했다. 남들이 좋다는 유명한 곳을 도장깨기하 듯 다니는 것 보다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로코에서는 만날 사람이 없었고 이집트에서의 나쁜 기억때문에 카우치서핑을 하기도 겁이나서 우리가 가보고 싶은 몇군데만 가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이번 여행계획을 세울 때는 모로코에서 남아메리카로 차를 보내서 남미로 갈 생각도 했었지만 실제로 일년 가까이 걸려 모로코까지 와보니 이제 이 여행을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옮긴 집에서 며칠을 더 머물렀다. 창문에 방충망이 없어 모기나 바퀴벌레 같은 곤충이 들어올것이 두렵다고 탄에게 말했더니 인터넷으로 저렴한 모기장을 주문해주었다. 모기장 속에 들어가서야 시로는 벌레에 대한 불안을 이기고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그 곳에서 밀린 영상작업도 하고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와서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하면서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동 없이 며칠 쉴 수 있었다. 여행을 통틀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탕헤르를 떠나는 날이 왔다. 드디어 이곳을 벗어나는 구나 싶고 두번 다시 오고싶지 않았다. 우리는 남쪽의 '에사우이라'를 향해 출발했다. 남쪽으로 가는 길에 우리는 수도 라바트를 거쳐 카사블랑카에 왔다. 카사블랑카는 우리에게 아주 특별한 도시이다. 우리 여행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하얀색 포터 시티밴에게 스페인어로 '하얀 집'이라는 뜻의 까사-블랑카의 앞글자를 따 "까브리"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하얀 색깔과 우리의 집과 발이 되어주고 있으니 딱 맞는 이름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이름을 가진 까브리가 드디어 자기 이름을 따온 도시에 온 것이다. 까브리가 고향에 온 듯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곳은 프랑스에서 만난 귀한 친구 베르나르씨의 고향이기도 했다. 모로코가 프랑스의 식민지였을때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곳 까사블랑카에서 보냈다고 들었다. 어릴적 프랑스로 이주하기는 했지만 까사블랑카를 고향같이 느끼는 듯 했다. 프랑스에 함께 있을 때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베르나르씨가 이야기한 빵집,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그가 좋아한 풍경을 우리도 볼 수 있어 좋았다. 까사블랑카를 떠나 남쪽으로 쭉 내려가서 에사우이라에 도착했다. 나는 해산물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곳 시장에서 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영상을 보고 큰 기대를 하며 찾아왔다. 근처에 까브리를 잘 세워두고 성문같은 높은 문으로 걸어갔다. 근처에 배낭을 메고있는 여행자들이 많이 보였다. 문을 지나 시장으로 들어가자 양옆에 늘어선 오래돼 보이는 상점들과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국적이어서 마치 인디애나 존스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시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 너무 신기했다. 에사우이라 시장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모로코에서 납작복숭아며 애플망고 등 한국에서 무지 비싼 과일들이 엄청 저렴하고 좋아서 실컷 먹을 수 있었는데 시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시장 안쪽에 수산물 파는 곳을 찾아왔다. 대서양에서 잡힌 각종 해산물들이 가득가득하다. 커다란 생선들과 새우, 크랩 등 다양한 종류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 중 한 가게에서 큰 게를 두마리 샀다. 2만원에 쪄주고 위층의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곧 잘 찐 게를 가져다주었다. 엄청 큰 킹크랩 크기의 게 두마리라 푸짐은한데 게 껍질이 두꺼워서 먹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먹을 때는 웬만한 것은 손으로 깔 수 있었는데 여기 게는 종류가 완전 다른 것인 것 같다. 톱니가 있는 쇠집게 비슷한 장비도 있었지만 어림없었다. 우리가 낑낑대고 못 먹고 있으니 보다 못한 종업원이 깨줄까 물어보고는 가져가더니 망치로 깼는지 다리며 껍질을 부숴서 다시 가져다 주었다. 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긴 했지만 세척이 안되었는지 모래같은 것이 씹히기도 하고 파리가 너무 덤벼서 맛있게 먹기는 좀 힘들었다.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다. 역시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고 싼건 싼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식당을 나와 입가심으로 길가 쥬스가게에서 생과일 주스를 샀다. 다양한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준다. 오렌지주스는 15, 복숭아주스는 20디르함으로 두 잔에 약 4500원 정도였다. 갓 짠 생과일주스를 마시니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동쪽으로 약 3시간을 달려 마라케시에 도착했다. 콘도에 숙소를 잡았는데 바퀴벌레도 없고 시설이 좋아 더 묵고 싶었지만 다른 손님이 바로 예약이 돼 있다고 해서 하룻밤만 지낼 수 있었다. 마라케시는 야시장도 유명하고 모로코의 관광도시 중 하나였지만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아 우리는 그냥 하루 쉬고 다시 동쪽의 사막으로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https://youtu.be/XwR3jS5eHYc?si=jmEmcSdq5b22ZUQk>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4 12:50:58<59>스페인-모로코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발렌시아의 주요 관광지로 중앙시장이 유명하다는데 하필 오늘이 일요일이라 휴무여서 대신 옛시장(Mercat de Conlon)이라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시장 근처의 가로수들은 키 큰 오렌지 나무였다. 높은 나무에 오렌지가 여러개 달려있는데 여기 사람들은 왜 따먹지 않는지 궁금했다. 붉은 벽돌과 대리석으로 외관을 마감한 시장건물은 시장이라기보단 성당이나 박물관 같이 멋있었다. 1916년에 개장했다고 하는데 시장 안을 들어가자 싹 리모델링 했는지 너무나 깨끗하고 현대적이었다. 내부에는 식당과 벼룩시장같은 가판대, 옷가게 등이 있었다. 사실 시장이라고 하기에는 파는 것이 별로 없어 관광지 또는 현대적인 쇼핑몰 같이 느껴졌다. 밀이 좋아서 인지 유럽에 오니 확실히 빵 맛이 좋다. 프랑스에서도 갓 구워나온 바게트를 사서 둘이 그 자리에서 다 먹어버릴 정도로 맛있었는데 시장 안에 빵집에 진열된 빵과 케이크도 몽땅 다 사고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웠다. 발렌시아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iOverlander 앱에서 괜찮아 보이는 차박지를 찾아왔다. 무르시아(Murcia) 근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무료 주차장으로 넓은 주차장에 캠핑카들이 꽤 있어 안심이 되었다. 한쪽 구석에는 물을 쓸 수 있는 수도시설도 있다. 다른 차들 옆에 껴서 주차하고 밥도 해먹고, 주변에 개울가가 있어 산책도 할 수 있었다. 도로와 많이 떨어져있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정말 스페인은 여러모로 캠핑카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싶었다. 넓은 공원 무료주차장에 캠핑카들이 정박해 있다. 스페인은 여러모로 캠핑카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우리는 스페인에 온지 사나흘만에 모로코로 건너가기로 했다. 사실 스페인에 온 것은 처음이라 여기저기 보고싶은 마음도 한켠에 있었지만 긴 여행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튀르키예에서처럼 어딘가에서 조금 길게 머물며 쉬고싶은 마음이 컸는데 유럽은 숙박비가 너무 비싸서 장기숙박이 부담스러웠고 모로코는 아무래도 아프리카니까 유럽보다는 저렴하겠지 싶어 어서 가고 싶었다. 어차피 모로코에 갔다가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와야하니 저렴한 나라에서 재충전을 하고나서 나중에 스페인을 천천히 보자는 마음이었다. 무르시아에서 남쪽 항구로 이동 중 페리티켓을 판다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항구에서 표를 살 수 있는지, 어디서 사야하는지 모르고 무작정 가던터라 일단 가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km 앞의 주유소와 편의점 등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주유소 뒤쪽 넓은 공터 한구석에 컨테이터 박스로 만든 티켓부스가 있었다. 하지만 부스엔 아무도 없어서 다시 주유소쪽 상점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다행히도 그곳에서 표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영어를 하실 수 있는 친절한 사장님이 모니터 화면을 보여주시며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티켓가격이 500유로였는데 450유로에 왕복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으니 완전 잘됐다. 게다가 오픈 티켓이어서 1년안에 언제든 원하는 때에 돌아올 수 있다니 더 바랄것이 없었다. 잔뜩 기분 좋아진 우리는 'Vamos(가자)!"를 외치며 항구로 향했다. 그러나 배를 타기 전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다시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로 간다는 것은 두가지를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돼지고기와 맥주를 사야했다. 가는 길에 작은 도시에 있는 까르푸를 찾아갔다. 경험상 공산품은 대체로 가격이 비슷한것 같아 과일, 채소, 계란, 우유 등을 제외한 식료품을 스페인에서 구입했다. 특히 이베리코 돼지고기와 소세지가 완소품이었다. 우리의 작고 소중한 냉장고에 돼지고기를 가득 채워놓으니 부자가 된 듯 뿌듯하고 마냥 행복했다. 모로코에서 구할 수 없는 돼지고기 구입 여행 초에는 차에 농산품이나 축산품이 있으면 빼앗기거나 걸릴까봐 먹어치우기도 하고 잔뜩 긴장했으나 지금까지 차로 국경을 넘으며 단 한번도 차에 있는 물건 때문에 문제가 생긴적이 없어서 이제 많이 대담해졌다. 우리가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행기 여행과는 달리 차로 이동할 때는 검역에 딱히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알헤시라스(Algeciras)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를 둘러보니 역시나 매표소가 따로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미리 표를 사오기를 정말 잘했다 싶었다.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배가 회사별로 여러종류가 있나보다. 우리가 구입한 표는 그 중 가장 크고 배가 많은 발레아리아의 표였다. 발레아리아 로고가 있는 입구로 들어와서 배에 승선할 수 있었다. 표를 확인하고 승선 후 출항까지 약 1시간반 정도 걸렸다. 까브리는 배 아래쪽 주차장에 잘 세워두고 우리는 배위로 올라왔다. '이 바다가 지브롤터 해협이라니 정말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곧 우리가 이번 여행의 종착지라고 생각하던 모로코에 도착한다니 기분이 묘했다. 배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서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수고했다고 위로하고 치하해주었다. 탄이 눈이 촉촉해지는 것 같아 보였다. 배가 무척 큰데 손님은 그렇게 많지 않아 여유롭게 이곳저곳 구경하며 왔다. 드디어 배가 모로코 항구에 도착하고 우리는 까브리를 다시 타고 배에서 내려서 드디어 모로코에 왔다! 하는 기쁨을 만끽하려 했으나 차로 다가온 공무원인 듯한 분께 여권을 보이자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당연히 모로코에서 출입국수속을 할거라 생각했는데 배에서 도장을 받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배에 이상한 박스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던데 아무도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별생각없이 그냥 내린것이 낭패였다. 결국 퇴근하고 집에가던 출입관련 사무직원이 다시 돌아와 우리를 데리고 빈 배로 올라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통과되기까지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권에 도장을 받고 서류(아마도 차 관련)를 받은 후 드디어 항구를 떠나 조금 달리니 모로코 국경 검문소가 나왔다. 다른 차들 뒤에 까브리를 세우고 입국심사를 기다리는데 옆쪽에 꽤 높은 철조망에 사람들이 올라가고 매달려있는 것이 보인다. 왜들 저 높은 곳을 기어올라가고 넘어다니는지 궁금했지만 알수없었다. 뭔가 밀수를 하는 사람들이라기엔 너무 대놓고 넘어다녀서 좀 이상할뿐이었다. 입국수속이 생각보다 오래걸렸지만 오래 여행을 하다보니 다른나라 사람들이 느리고 일을 천천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빨리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한국이 비정상적으로 이상하게도 빨리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바꾸니 기다림에도 '그러려니~'하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 차례에 별 문제없이 입국을 마치고 국경을 나오니 작은 환전소가 길을따라 줄지어 있다. 이곳에서 모로코 디르함(MAD)으로 환전을 하면 된다고 한다. 배에서 내리기 전까지 표구입이며 수속들이 빨라서 오늘 예약한 숙소에 일찍 가게될 줄 알았는데 벌써 해가 지고 있다. 서둘러 가야겠다. 모로코에서 보는 석양이 아름답다. 지브롤터 해협이 얼마나 좁은지 저 멀리 바다 건너에 스페인이 보인다. 한참을 달려 탕헤르(Tangier)에 왔다. 유럽인, 아랍인, 유대인이 어울려 사는 도시라고 한다. 모로코는 못사는 나라인줄 알았는데 해변에 굉장히 시설좋은 농구코트가 있고 가로수며 공원이 너무나 잘되어 있어서 놀랐다. 아프리카에 대한 내 잘못된 선입견이 있었나보다. 거리의 상점도 명품매장과 비싼 자동차 매장등이 즐비한 것이 유럽의 세련된 도시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화려한 시내를 지나 우리가 예약한 숙소를 찾아갔다. 온라인에서 주차가 가능하고 세탁기와 주방이 있는, 개중 저렴한 숙소를 찾아 열흘간 예약을 했다. 머물다가 괜찮다 싶으면 1~2주 더 있을 생각이었다. 한밤중에 겨우 도착한 숙소는 지저분한 뒷골목의 어떤 연립주택같은 곳의 1층이었다. 집앞에 수거용 쓰레기통이 늘어선 것이 좀 마음에 걸렸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집에 들어갔다. 저렴한 숙소는 항상 엘레베이터없는 4~5층 건물의 꼭대기인 경우가 많아 짐을 가지고 오르내리기 힘들었는데 1층이라니 다행이다 싶었다. 가격이 싸니까 시설이 그렇게 좋을 것이란 기대는 안했는데 그래도 주방과 화장실은 사용할 만 했다. 다만 분명히 세탁기가 있다는 글을 보고 예약한 건데 세탁기는 없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저녁을 대충 해먹고 바로 잠을 청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7RS0day0vLE?si=lJM27eWuPZve502K>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17 10:45:44【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비야디(BYD) 등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업체들이 해외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 시장 석권을 위한 포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의 중국산 전기자동차(EV) 등에 대한 징벌적 추가 관세 부과를 피하면서, 해외 시장 장악을 위한 지역적 전략 거점 마련에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수출국으로 등극한 중국의 자동차제조사들은 올 들어 태국,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튀르키예, 파키스탄, 멕시코 등에 해외 공장을 가동하거나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중국 신에너지차들은 2023년에도 약진을 거듭했다. 6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 120만대3000대의 중국산 신에너지차들이 해외로 수출됐다. 2022년에 비해 78% 늘면서 시장 판도를 바꿔 놓았다. 해외 거점 지역에 공장 설립을 통해 이 기세를 더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전체 차량 생산은 연간 3000만대를 넘어섰다. ■현지 공장 설립 등 현지화 공들여장링신에너지자동차 공정연구원의 류쥔위 연구원은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 등 중국 신에너지차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내연기관차들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면서 "세계 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도 현지화는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신에너지차의 대표 기업 BYD는 올 들어 태국, 우즈베키스탄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브라질 공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가동된다.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에서는 해당 정부와 협약이 마무리돼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7월 4일 방콕 남부 라용 지역에 첫 동남아 공장을 완공해 생산을 시작했다. 연 15만 대의 생산능력으로 소형 해치백인 돌핀 모델과 다목적 스포츠차(SUV) 아토3(ATTO3) 등을 출시하고 있다. BYD는 태국에서 돌핀 모델 가격을 14만∼16만밧(529만∼604만원), 아토3 모델은 10만∼34만밧(378만∼1284만원)까지 떨어뜨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 점유율은 46%, 중국 전기차 전체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동남아지역 전기차 판매의 70% 이상이 중국 브랜드라는 점도 중국 신에너지차들의 기세를 보여준다. BYD는 이곳을 인도네시아와 다른 동남아 주변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BYD 태국·우즈벡 공장 양산 시작EV 등 신에너지차를 중점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태국 정부 정책에 올라탄 BYD는 2023년 국내외에서 300만 대가 넘는 자동차를 팔았다. 해외 시장 비중은 10%로 작년 초보다 두 배나 늘렸다. 상하이자동차그룹도 8월 동부 렘차반 조립공장에서 소형 해치백 빙고 EV 등을 연 1만대 규모로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광저우자동차그룹과 장안자동차그룹 등도 태국 공장 신설 방침을 세우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 있다. 중앙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BYD 우즈베키스탄 공장은 6월 27일 신에너지차 송 플러스 DM-i 챔피언 시리즈의 공식 출고를 시작했다. 2023년 9월 BYD와 우즈베키스탄 국영자동차그룹 우즈오토모터스가 합작 설립해 지자흐 지역에서 EV와 PHV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5만대 생산 능력으로 30만 대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BYD는 밝혔다. 남미 시장 거점은 브라질 바히아주 카마카리에 자리잡았다. 올해 말 또는 2025년 초 가동이 목표이다. 돌핀 해치백·미니, 송 플러스 SUV, 위안 플러스 크로스오버 등의 모델을 연간 15만 대 생산한다. 미국 포드사가 공장으로 쓰다가 철수한 장소를 BYD가 주정부로부터 임대했다. BYD 서남아 거점으로는 파키스탄이 낙점됐다. 연 10만대의 EV조립공장 설립를 위해 8월 파키스탄 민간전력사 허브파워의 자회사 메가모터와 손을 잡았다. 카라치 포트 카심에 2026년 상반기까지 설립된다. 카므란 카말 허브파워 최고경영자(CEO)는 8월 외신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대상 수출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BYD는 모로코 정부와 탕헤르에 배터리, EV 등을 생산하는 공장 설립 계약도 체결한 상태로 추가 거점들도 즐비하다. ■브라질 내년 공장 가동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있는 튀르키예에도 2026년까지 BYD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가 들어선다. BYD는 튀르키예정부와 연 15만대의 EV 및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는 10억달러(1조3827억원)규모의 신공장 건설 협약을 지난 7월 8일 체결했다. 이스탄불 대통령궁에서 열린 건설 협약식에는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참석해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에너지 차량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는 왕찬푸 회장의 말에서도 BYD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1996년 발효된 튀르키예·EU 관세동맹으로 튀르키예에서 제조된 자동차는 EU 수출에 추가 관세를 면할 수 있다. BYD는 유럽 진출의 또 하나의 축으로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를 낙점하고 첫 유럽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게드 공장에서 연간 20만대 가량 생산할 계획인 BYD는 저가 모델인 소형 EV 시걸의 유럽 버전을 2만 유로 이하에 내놓겠다는 생각이다. 국영 창청자동차(GWM)도 헝가리에 EV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중국은 튀르키에와 헝가리 등을 생산 거점 삼아 유럽연합의 규제를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헝가리는 ''유럽 내 중국이 심은 트로이 목마''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과 밀월 관계 속에 있다. ■中자본·기술 유치 러브콜BYD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멕시코의 실리콘밸리' 과달라하라 인근 지역을 공장 부지로 고려해 왔지만 11월 5일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설립 계획을 멈췄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등이 멕시코산 중국 EV에 100%이상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등 미국 대선에 따라 정책 변동성이 큰 탓이다. 샤오마즈싱의 리청쉐 매니저는 "동남아에서 중앙아·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유럽지역까지 중국 자동차관련 기술과 공장 유치를 위한 현지 정부들의 유치 열기가 뜨겁다"면서 "AI 등으로 스마트 수준을 높인 중국 신에너지차들의 해외 거점 확보와 진출이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e@fnnews.com
2024-10-06 19:25:45"제 나이도,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도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중절모를 쓰고 가죽 채찍을 휘두르며 모험을 즐기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42년 전 '레이더스'(1981)를 시작으로 존스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81)가 오는 28일 국내 개봉하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하 인디아나 존스5)를 통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시리즈에서 기술의 힘을 빌려 젊은 인디와 나이든 인디를 모두 연기한 그는 16일 화상 간담회에서 "시리즈 4편까지는 인디가 크게 나이가 들지 않지만 5편에서는 나이듦을 인정하고 싶었고 그래야 시리즈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손자, 딸, 할아버지 3대 유사가족의 모험담 "17세에 개봉 첫날 영화를 본 게 아직도 생생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77)을 대신해 '인디아나 존스5'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60)의 말이다. '포드 V 페라리' '로건' 등을 연출한 맨골드 감독 역시 '인디아나 존스'의 광팬이었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 시리즈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스필버그가 연출한 '레이더스'가 1981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후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이 연달아 제작됐다. 10년 뒤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에서는 인디가 1편의 여주인공 매리언과 결혼에 이르렀다. 그동안 인디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영화는 1944년 젊은 인디의 활약상을 도입부에 배치하고 곧바로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1969년으로 넘어간다. 극중 포드는 근육이 빠진 상반신과 희끗희끗한 머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포드는 "1944년과 1969년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달 착륙에서 보듯 과학이 진일보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과거보다 미래를 본다. 고고학자인 인디는 이제 퇴물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디아나 존스5'는 은퇴를 앞둔 대학교수 인디와 노쇠한 그를 찾아온 친구의 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의 만남으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올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남우조연상을 탄 키 호이 콴이 시리즈 2편에서 연기한 꼬마 운전수처럼 10대 소년 테디(에단 이시도르)가 가세하며 손자·딸·할아버지로 이뤄진 유사가족이 완성된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첫 공개돼 아쉽다는 반응도 얻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적 캐릭터의 귀환이 반가운 게 사실이다. ■"시간의 의미 되짚는 가족오락영화" 영화는 움직이는 기차 위와 모로코의 좁은 골목을 아슬아슬하게 누비는 무모하고도 아찔한 모험을 통해 고전적 방식의 영화적 재미와 스릴을 안긴다. 포드는 극중 삼륜차를 타고 탕헤르 거리를 질주하고 말을 타고 뉴욕의 지하철을 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액션을 소화했다. 그는 "배우의 안전을 고려해 못하게 한 장면도 있는데 그때는 정말 화가 났다"며 "스토리와 연결된 액션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의 중심에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발명품이 있다. 일종의 타임머신과 같은 이 유물은 시간의 의미를 되새긴다. 과거를 되돌리고 싶은 헛된 욕망은 갈등의 주된 원인이다. 맨골드 감독은 "이번에도 영화의 주제와 밀접한 유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나이가 든다. 제임스 본드나 이단 헌트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나이듦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나이듦을 수용하고, 시간의 흐름이 인디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인디아나 존스5'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바닷속 모험도 다루며 볼거리를 강화했지만 같은 상황이 공간만 바뀌어 반복되면서 지루한 감도 있다. 하지만 후반부 놀라운 반전이 준비돼 있고 뭉클한 감동도 준다. 포드 역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됐다"며 만족해 했다. 그는 "(인디는) 내 연기 인생에서 아주 의미가 큰 캐릭터"라며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가족오락영화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다"고 말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매력을 갖췄으면서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인간애와 같이 보편적인 주제도 다뤄 세대를 이어 사랑받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계속 새로운 영화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19 18:45:10“제 나이도,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도 외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중절모를 쓰고 가죽 채찍을 휘두르며 모험을 즐기는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왔다. 42년 전 ‘레이더스’(1981)를 시작으로 존스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81)가 오는 28일 국내 개봉하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하 인디아나 존스5)를 통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번 시리즈에서 기술의 힘을 빌려 젊은 인디와 나이든 인디를 모두 연기한 그는 16일 화상 간담회에서 “시리즈 4편까지는 인디가 크게 나이가 들지 않지만 5편에서는 나이듦을 인정하고 싶었고 그래야 시리즈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손자, 딸, 할아버지 3대 유사가족의 모험담 “17세에 개봉 첫날 영화를 본 게 아직도 생생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77)을 대신해 ‘인디아나 존스5’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60)의 말이다. ‘포드 V 페라리’ ‘로건’ 등을 연출한 맨골드 감독 역시 ‘인디아나 존스’의 광팬이었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 시리즈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스필버그가 연출한 ‘레이더스’가 1981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후 ‘인디아나 존스와 마궁의 사원’(1984),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1989)이 연달아 제작됐다. 10년 뒤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에서는 인디가 1편의 여주인공 매리언과 결혼에 이르렀다. 그동안 인디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영화는 1944년 젊은 인디의 활약상을 도입부에 배치하고 곧바로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1969년으로 넘어간다. 극중 포드는 근육이 빠진 상반신과 희끗희끗한 머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포드는 “1944년과 1969년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달 착륙에서 보듯 과학이 진일보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과거보다 미래를 본다. 고고학자인 인디는 이제 퇴물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디아나 존스5’는 은퇴를 앞둔 대학교수 인디와 노쇠한 그를 찾아온 친구의 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의 만남으로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올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남우조연상을 탄 키 호이 콴이 시리즈 2편에서 연기한 꼬마 운전수처럼 10대 소년 테디(에단 이시도르)가 가세하며 손자·딸·할아버지로 이뤄진 유사가족이 완성된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첫 공개돼 아쉽다는 반응도 얻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적 캐릭터의 귀환이 반가운 게 사실이다. “시간의 의미 되짚는 가족오락영화” 영화는 움직이는 기차 위와 모로코의 좁은 골목을 아슬아슬하게 누비는 무모하고도 아찔한 모험을 통해 고전적 방식의 영화적 재미와 스릴을 안긴다. 포드는 극중 삼륜차를 타고 탕헤르 거리를 질주하고 말을 타고 뉴욕의 지하철을 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액션을 소화했다. 그는 “배우의 안전을 고려해 못하게 한 장면도 있는데 그때는 정말 화가 났다”며 “스토리와 연결된 액션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의 중심에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발명품이 있다. 일종의 타임머신과 같은 이 유물은 시간의 의미를 되새긴다. 과거를 되돌리고 싶은 헛된 욕망은 갈등의 주된 원인이다. 맨골드 감독은 “이번에도 영화의 주제와 밀접한 유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나이가 든다. 제임스 본드나 이단 헌트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나이듦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나이듦을 수용하고, 시간의 흐름이 인디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인디아나 존스5’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바닷속 모험도 다루며 볼거리를 강화했지만 같은 상황이 공간만 바뀌어 반복되면서 지루한 감도 있다. 하지만 후반부 놀라운 반전이 준비돼 있고 뭉클한 감동도 준다. 포드 역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됐다”며 만족해 했다. 그는 “(인디는) 내 연기 인생에서 아주 의미가 큰 캐릭터”라며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가족오락영화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다”고 말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고전적인 매력을 갖췄으면서도 고리타분하지 않고, 인간애와 같이 보편적인 주제도 다뤄 세대를 이어 사랑받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계속 새로운 영화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18 21:18:05국가철도공단이 모로코 철도청(ONCF)에서 발주한 모로코 고속철도 3공구(누아서~마라케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의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모로코 최북단이자 유럽의 관문인 탕헤르에서 남서부 해안 아가디르까지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공단은 누아서에서 마라케시까지 203㎞ 구간의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전체 3개 공구 중 1공구는 프랑스기업 엥젤로프, 2공구는 프랑스 기업 세텍이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공단이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으로 국내 도화엔지니어링과 모로코 씨아이디(CI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수주에 성공했다.김한영 이사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한국이 고속철도 설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폴란드 고속철도 사업 추가 수주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용준 기자
2022-03-10 18:37:33[파이낸셜뉴스]국가철도공단이 모로코 철도청(ONCF)에서 발주한 모로코 고속철도 3공구(누아서~마라케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의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모로코 최북단이자 유럽의 관문인 탕헤르에서 남서부 해안 아가디르까지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공단은 누아서에서 마라케시까지 203㎞ 구간의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전체 3개 공구 중 1공구는 프랑스기업 엥젤로프, 2공구는 프랑스 기업 세텍이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공단이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으로 국내 도화엔지니어링과 모로코 씨아이디(CI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수주에 성공했다. 경쟁사보다 높은 기술점수를 받은 덕분이다. 공단은 최종 계약 체결 즉시 24개월간 과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한영 이사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한국이 고속철도 설계를 수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입찰 예정인 폴란드 고속철도 사업 추가 수주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2-03-10 10:42:32[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국가철도공단은 모로코 철도청(ONCF, Office National des Chemins de Fer)이 발주한 100억원 규모의 ‘모로코 고속철도 3공구(누아서~마라케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수주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모로코 최북단이자 유럽의 관문인 탕헤르(Tanger)에서 남서부 해안 아가디르(Agadir)까지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공단은 누아서에서 마라케시까지 203km 구간의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공단이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으로, 국내 도화엔지니어링과 현지 CID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지에 이미 진출해 있던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수주에 성공했다. 최종 계약 체결 즉시 24개월간 과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체 3개 공구 가운데 1공구와 2공구는 각각 프랑스 업체인 INGEROP과 SETEC이 수주했다. 공단 컨소시엄은 그동안 축적한 고속철도 사업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제안서와 최고 전문가를 제안인력으로 투입했으며 경쟁사보다 높은 기술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김한영 공단 이사장은 “이번 사업 수주는 한국이 고속철도 설계를 수출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향후 입찰 예정인 폴란드 고속철도 사업 추가 수주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2-03-10 10:08:13‘007’ 시리즈의 24번째 이야기 ‘007 스펙터’(감독 샘 멘데스)가 3년 만에 전 세계 팬들을 찾았다. ‘007 스펙터’는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악명 높은 조직 스펙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마주하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다뤘다. 지난 2006년 ‘007 카지노 로얄’을 시작으로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에 이어 ‘007 스펙터’의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다니엘 크레이그는 설원과 사막, 절벽, 도시의 지붕, 고공의 헬리콥터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리얼 액션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007’ 시리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배우의 자리는 프랑스 출신의 배우 레아 세이두가 꿰찼다. 그는 기존 시리즈의 본드걸이 가지고 있는 ‘조력자’의 이미지를 벗고 제임스 본드의 ‘파트너’로서 활약을 펼쳤다. ‘007 스펙터’에서 가장 먼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멕시코 전통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이다. 성대하면서도 장엄한 스케일 속 펼쳐지는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의 고공 헬기 액션 신은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로마의 도시, 오스트리아의 설원, 북아프리카 탕헤르와 사하라 사막 등 다양한 배경을 담은 ‘007 스펙터’의 영상은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서서히 드러나는 제임스 본드의 과거와 그 속에 숨겨진 비밀, 해체 위기에 놓인 MI6의 존속 여부 등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끝까지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와 더불어 그간 압도적인 능력으로 미션을 해결하는 위트 넘치는 스파이로서의 모습이 아닌 복잡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스파이로서의 숙명과 위치에 대한 고뇌 등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순정남’ 제임스 본드의 모습은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를 안겨준다. 이처럼 사상 최악의 적과 싸우면서 동시에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제임스 본드의 활약상은 오는 11일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러닝타임 148분. /fn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5-11-06 18:3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