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에서 태양풍을 동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태양 돛을 개발했다. 이 태양 돛을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에 장착해 무동력으로 장기간 우주 공간에서 이동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6월부터 '태양광 회절 추진 우주 항해 기술 연구'를 통해 태양 돛 전개장치 시제품을 개발, 전개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태양 돛은 마치 돛단배가 바람을 이용해 항해하는 것처럼 태양이 방출하는 광자를 돛에 반사 시키는 원리로 추진력을 얻어 우주선이 별도의 연료 없이 장기간 우주 공간을 항행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태양 돛은 가로·세로 각 10m 크기로 2024년 4월 NASA가 발사한 가로·세로 각 9m 크기의 우주범선 ACS3보다 크고, 두께 12μm의 알루미늄 증착 PET 필름 재질을 적용해 매우 가볍다. 태양 돛을 수납했다가 우주 공간에서 펼치는 역할을 하는 전개장치는 국내 줄자 업체의 기술이 접목돼 가로·세로 10m의 돛을 가로·세로 20cm 내로 접을 수 있고, 높이 31.4cm, 무게 10kg로 제작돼 12U 큐브 위성에 탑재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은 태양 돛 기술을 심우주 탐사 뿐만아니라 지구 저궤도에 존재하는 우주쓰레기 문제 해결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철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태양 돛 전개장치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심우주 탐사 역량을 높이고, 다방면의 우주 활동에 적용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활용 분야를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2-13 10:34:39오는 23일은 절기상 처서(處暑)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회자되는 날이다. 장맛비와 폭염으로 요란했던 여름도 계절의 엄연한 순행 앞에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한동안 쨍한 햇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기 힘들었지만 얼마 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낮에도 화려한 돛을 단 배들이 푸른 바다 위를 운행하나 싶은 쾌청한 하늘을 종종 본다. 대기가 맑은 날이 많아 밤에는 서울에서도 별이 보인다. 그야말로 '별이 빛나는 밤'이다. 밤하늘에서 느껴지는 무한에 대한 감동을 격렬한 필치로 그림에 담아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생전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말했다. 동분서주 바쁘기만 한 이들도 계절이 바뀌는 때만큼은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곤 사색에 잠긴다. 전국 각지에는 아름다운 별자리를 천체기구를 통해 관측해 볼 수 있는 과학관과 천문대가 많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체험형 전시가 많은 곳부터 고지대에 있어 운동 삼아 방문하기 좋은 곳까지, 나이와 취향에 따라 알맞은 곳을 찾아 나만의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최근 테마여행 상품을 출시한 국립광주과학관을 비롯해 천문 애호가들 사이에 알려진 천체 관측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국립광주과학관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국립광주과학관은 광주의 상징인 빛과 예술을 주제로 2013년 10월 개관했다. 최대 구경 1.2m인 주망원경을 갖춘 별빛천문대와 캠프숙박동 별빛누리관을 갖추고 있다. 본관에는 상설전시관과 360도 영상 관람이 가능한 특수영상관, 상상홀, 카페 등이 있고,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가 많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현재 별빛천문대에서는 야관천체관측 프로그램인 '별빛학교', '밤하늘관측대장'을 열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달 31일에는 특별관측 행사인 '슈퍼블루문'이 예정돼 있다. 오는 26일부터는 한국관광공사, 신안군과 함께 출시한 '별빛달빛여행'도 선보인다. 국내에서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손꼽히는 전남 신안 자은도 양산해변에 누워 천문 연구원의 설명과 함께 별자리를 찾는 상품이다. 여행 첫날 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에 관한 사전교육을 받는다. 주말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해발 1010m 조경철천문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조경철천문대는 한국 천문학계의 거장이자 '아폴로 박사'라 불리는 조경철 박사(1929~2010)의 꿈과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2014년 10월 세워졌다. 국내 시민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인 1m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운무나 불빛으로 인한 광해가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맑은 날에는 맨눈으로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청정 지역이다. 지형의 특성상 부부나 연인 등 성인들이 방문하기에 좋다. 천문대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4개의 돔을 갖고 있다. 각 돔 아래에는 60㎝ 망원경 관측실, 12m 천체투영실, 1m 망원경 관측실, 슬라이딩 돔 관측실이 각각 자리한다. 48석이 마련된 천체투영실에서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1층에는 조경철 박사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기념관도 있다. ■가야 설화 품은 김해천문대 경남 김해시 분성산(382m) 정상에 위치한 김해천문대는 2002년 개관한 경남 지역 유일의 천문대다. 김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모티브로 설계한 거대한 알 모양의 전시동을 중심으로 관측동과 천체투영실이 자리한다. 지름 20m의 구형 철제구조물로 이뤄진 전시동에서는 우리나라 천문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살펴보는 매직비전, 태양계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측정해보는 중력실험장치 등 천문교육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대부분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며 작동시킬 수 있는 체험형 전시다. 천체관측은 두 곳의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서 진행된다. 주관측실에는 각각 200㎜ 굴절망원경과 600㎜ 반사망원경, 보조관측실에는 소구경 굴절망원경 4대가 있다. 지름 8m의 반구형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에서는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주요 천체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사전에 들을 수 있다. 천체관측은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관측하는 주간과 은하계를 관찰하는 야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영상 풍부한 곡성섬진강천문대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곡성섬진강천문대는 섬진강 줄기를 따라 평지에 자리 잡았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600㎜ 리치크레티앙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주관측실과 다양한 중형 망원경이 구비된 보조관측실, 8m 원형돔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 VR자이로스코프, 우주엘리베이터, 4D·VR 융합상영관, 어린이체험과학관 등 체험 시설도 갖췄다. 천체투영실에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입체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빛의 왕국', '우리는 외계인' 등 8개의 상영물이 준비돼 있어 관심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천문관측은 주간과 야간 모두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을, 야간에는 달과 행성 등을 관측한다. 야간 천문관측은 주관측실에서 달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달 관측이 끝나면 보조관측실로 이동해 작은 별이나 성운, 성단 등을 관찰한다. 각각의 천체망원경들은 그날 관측 가능한 별과 성운 등에 미리 맞춰져 있어 관람이 편리하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17 18:31:52오는 23일은 절기상 처서(處暑)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회자되는 날이다. 장맛비와 폭염으로 요란했던 여름도 계절의 엄연한 순행 앞에 서서히 물러가고 있다. 한동안 쨍한 햇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기 힘들었지만 얼마 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낮에도 화려한 돛을 단 배들이 푸른 바다 위를 운행하나 싶은 쾌청한 하늘을 종종 본다. 대기가 맑은 날이 많아 밤에는 서울에서도 별이 보인다. 그야말로 ‘별이 빛나는 밤’이다. 밤하늘에서 느껴지는 무한에 대한 감동을 격렬한 필치로 담아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생전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말했다. 동분서주 바쁘기만 한 이들도 계절이 바뀌는 때만큼은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곤 사색에 잠긴다. 전국 각지에는 아름다운 별자리를 천체기구를 통해 관측해 볼 수 있는 과학관과 천문대가 많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체험형 전시가 많은 곳부터 고지대에 있어 운동 삼아 방문하기 좋은 곳까지, 나이와 취향에 따라 알맞은 곳을 찾아 나만의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최근 테마여행 상품을 출시한 국립광주과학관을 비롯해 천문 애호가들 사이에 알려진 천체 관측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별자리 여행, 국립광주과학관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국립광주과학관은 광주의 상징인 빛과 예술을 주제로 2013년 10월 개관했다. 최대 구경 1.2m인 주망원경을 갖춘 별빛천문대와 캠프숙박동 별빛누리관을 갖추고 있다. 본관에는 상설전시관과 360도 영상 관람이 가능한 특수영상관, 상상홀, 카페 등이 있고,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가 많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현재 별빛천문대에서는 야관천체관측 프로그램인 ‘별빛학교’, ‘밤하늘관측대장’을 열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달 31일에는 특별관측 행사인 ‘슈퍼블루문’이 예정돼 있다. 오는 26일부터는 한국관광공사, 신안군과 함께 출시한 ‘별빛달빛여행’도 선보인다. 국내에서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손꼽히는 전남 신안 자은도 양산해변에 누워 천문 연구원의 설명과 함께 별자리를 찾는 상품이다. 여행 첫날 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별자리에 관한 사전교육을 받는다. 주말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총 3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해발 1010m에서 떠나는 은하수 여행, 조경철천문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조경철천문대는 한국 천문학계의 거장이자 ‘아폴로 박사’라 불리는 조경철 박사(1929~2010)의 꿈과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2014년 10월 세워졌다. 국내 시민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인 1m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운무나 불빛으로 인한 광해가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맑은 날에는 맨눈으로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청정 지역이다. 지형의 특성상 부부나 연인 등 성인들이 방문하기에 좋다. 천문대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4개의 돔을 갖고 있다. 각 돔 아래에는 60㎝ 망원경 관측실, 12m 천체투영실, 1m 망원경 관측실, 슬라이딩 돔 관측실이 각각 자리한다. 48석이 마련된 천체투영실에서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천문대 1층에는 조경철 박사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기념관도 있다. 가야 설화와 함께 떠나는 천체 여행, 김해천문대 경남 김해시 분성산(382m) 정상에 위치한 김해천문대는 2002년 2월에 개관한 경남 지역 유일의 천문대다. 김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모티브로 설계한 거대한 알 모양의 전시동을 중심으로 관측동과 천체투영실이 자리한다. 지름 20m의 구형 철제구조물로 이뤄진 전시동에서는 우리나라 천문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살펴보는 매직비전, 태양계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측정해보는 중력실험장치 등 천문교육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대부분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며 작동시킬 수 있는 체험형 전시다. 천체관측은 두 곳의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서 진행된다. 주관측실에는 각각 200㎜ 굴절망원경과 600㎜ 반사망원경, 보조관측실에는 소구경 굴절망원경 4대가 있다. 지름 8m의 반구형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에서는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주요 천체와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사전에 들을 수 있다. 천체관측은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관측하는 주간과 은하계를 관찰하는 야간으로 나눠 운영한다. 영상물과 함께 즐기는 별자리 탐방, 곡성섬진강천문대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곡성섬진강천문대는 섬진강 줄기를 따라 평지에 자리 잡았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600㎜ 리치크레티앙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주관측실과 다양한 중형 망원경이 구비된 보조관측실, 8m 원형돔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실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 VR자이로스코프, 우주엘리베이터, 4D·VR 융합상영관, 어린이체험과학관 등 체험 시설도 갖췄다. 천체투영실에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입체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빛의 왕국’, ‘우리는 외계인’ 등 8개의 상영물이 준비돼 있어 관심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천문관측은 주간과 야간 모두 가능하다. 주간에는 태양을, 야간에는 달과 행성 등을 관측한다. 야간 천문관측은 주관측실에서 달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달 관측이 끝나면 보조관측실로 이동해 작은 별이나 성운, 성단 등을 관찰한다. 각각의 천체망원경들은 그날 관측 가능한 별과 성운 등에 미리 맞춰져 있어 관람이 편리하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17 07:50:04프랑스 보르도 와인중에는 라벨에 멋진 범선이 그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프랑스 보르도 생 줄리앙 지역의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 '샤또 베이슈빌(Chateau Beychevelle)'과 그라브 뻬삭-레오냥 지역의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 '샤또 말라르틱 라그라비에르(Chateau Malartic Lagraviere)'입니다. 베이슈빌은 1600년대 초 프랑스의 유명한 해군 제독이자 공작 지위를 가진 에페르논(Epernon)이 소유했던 와이너리의 와인으로 당시 배들은 그의 영지 옆을 지날때 배의 돛을 절반 정도 내려 존경과 충성심을 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어로 '돛을 내리다'라는 뜻의 '바수 부아(Baisse Voile)'에서 와인의 이름 베이슈빌이 왔습니다. 말라르틱 라그라비에르 라벨에도 노란색 바탕에 멋진 범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1700년대 영국 해군을 상대로 연승을 했던 마우레스 드 말라르틱 백작의 범선입니다. 말라르틱 백작은 캐나다와 모리셔스 제도의 식민 총독을 지낸 프랑스의 저명인사였습니다. 당시 식민도시였던 캐나다의 말라틱(Malartic)시는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도시입니다. 베이슈빌과 말라르틱 라그라베이르는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의 국력을 상징하던 귀족들이 소유했던 유명 와이너리였지만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 이후 일반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비운의 와이너리이기도 합니다. 사실 프랑스 시민혁명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사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 근대 세계사를 바꾸다 근대 이후 바다의 주인을 떠올리면 누구나 영국의 '로열 네이비(Royal Navy)'를 먼저 꼽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시민혁명 이전에는 프랑스 해군이 영국 해군 못지 않게 강했습니다. 프랑스 해군은 1690년 영국 앞바다 비치헤드(Beachy Head)에서 영국 해군에게 궤멸적인 패배를 안겼으며, 1700년대 후반에는 미국 독립전쟁을 도와 체서피크(Chesapeake) 해전에서 영국 해군을 대파합니다. 영국은 이 패전으로 미국을 놓아주게 됩니다. 그러나 프랑스 해군은 나폴레옹 황제 시대인 1805년 트라팔가(Trafalgar) 해전에서 영국의 명장 넬슨이 이끄는 영국 해군에게 전멸을 당하게 됩니다. 거의 '학살을 당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의 뼈저린 패전이었습니다. 이 단 한번의 패전으로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나폴레옹 시대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영국 해군을 쉽게 물리쳤던 프랑스 해군에게 불과 십여 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1789년 프랑스는 시민혁명이 일어나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정부가 들어섭니다. 이들 혁명세력은 귀족을 악마처럼 여겨 닥치는대로 단두대에 올렸습니다. 어느 나라나 왕정시대 군대를 이끄는 사령관과 장교들은 귀족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조리 처형당하거나 지위를 잃게 되자 프랑스 해군의 전투력이 급락했던 것이었습니다. 트라팔가 해전은 프랑스 해군과 영국 해군이 맞붙은 게 아니라 프랑스 해군이 전투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다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학살당한 전투였습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대양으로 나오며 시작된 '대항해 시대'에 바다를 지배한다는 것은 바로 '세계의 주인'을 의미했습니다. 1492년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삼고 바다를 지배했던 시기에는 '아르마다(Armada)'가 있었습니다. 펠리페 2세가 편성한 무적의 해군 아르마다는 이름만으로도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1588년 자만에 넘친 모습으로 영국을 침범한 아르마다는 영국의 화공과 태풍에 생각지도 못한 참패를 당하고 주요 식민지이던 네덜란드마저 독립을 허용하게 되면서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스페인이 사라진 이후 1600년대 초 대양 해권을 쥔 나라는 네덜란드였습니다. 인도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향신료 무역과 해양 물류를 휩쓸며 바다를 경제적으로 장악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항해조례'를 트집삼아 네덜란드에 전쟁을 걸고 결국 1600년대 후반 네덜란드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립니다. 네덜란드가 운영하던 북아메리카 대륙 등 모든 식민지와 대양의 헤게모니를 차지한 영국은 이 때부터 제국주의 틀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유럽대륙에는 프랑스가 있었습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강력한 영국의 경쟁자로 등장해 제국주의 패권을 놓고 1688년부터 100년 넘게 전쟁을 벌이지만 프랑스에서 갑작스런 시민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주저앉고 맙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죠. ■유럽 이전엔 명나라가 바다의 주인이었다 유럽이 대항해시대를 열며 바다를 지배한 것 같지만 앞서 바다를 호령한 '바다의 왕자'는 명나라 였습니다. 명나라는 3대 황제 영락제가 1405년부터 1433년까지 28년 동안 '정화 함대'를 띄워 인도양과 남아프리카 지역까지 샅샅이 훑고 다닙니다. 8000톤급 초대형 선박 60여 척과 소선 100여 척을 거느린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였습니다. 함대의 중심이 되는 기함은 '서양보선', '서양취보선' 등으로 불렸는데 그 크기가 길이 150m, 넓이 60m에 달했습니다. 1492년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할 당시 탔던 배의 길이가 30m 정도였고, 1800년대 세계 최강이던 영국 해군의 배가 2000톤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큰 배였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항공모함 수십 척과 구축함 등이 인도양 앞바다를 휩쓸고 다닌겁니다. 가히 명나라 제국은 진정한 바다의 주인이었습니다. 당시 인도양은 세상의 모든 부와 물산과 기술이 집약돼 있던 중국과 인도가 있는 말 그대로 '세상의 중심'이었습니다. 유럽이 1400년대 말 대양으로 나온 것도 바로 명나라가 지배하는 인도양으로 향하는 뱃길을 찾아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인도양을 호령하던 압도적인 제국 명나라는 돌연 1433년 이런 헤게모니를 다 버리고 내륙으로 들어가 다시는 바다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헤게모니가 서양으로 넘어가며 세계사의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대양을 나와 아시아에 도착한 유럽 세력들은 주인없는 인도양 바다를 서서히 유린하며 제국주의의 꽃을 피웁니다. ■바다의 무법자 해적선, 그 안에는 민주주의 꽃이 근대 바다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습니다. 해적입니다. 바다에서 다른 선박을 공격해 재물을 탈취하는 무법자들이지만 해적은 18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나라가 돈 받고 면허를 내주며 관리하던 합법적인 군사조직이었습니다. 해양 경쟁이 시작되던 당시 어느 나라도 영토는 통제했지만 영해까지는 국가 권력이 닿을 수 없었습니다. 민간조직인 해적이 다른 나라 선박을 공격해 약탈을 해오니 정부는 수익금의 일부를 챙길 수 있는데다 상대국의 군사적, 경제적 힘을 약화시킬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해적들도 사익을 추구하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즉, 국가가 직접 권력을 휘두르면 해군이 되고, 사적인 집단이 폭력을 휘두르면 해적이었던 것입니다. 앞서 1588년 당시 스페인 아르마다를 패퇴시킨 영국 해군 지휘관이 그 유명한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였습니다. 드레이크는 당시 세계 최강의 해상국가이던 에스파냐 선박과 항구를 공격해 이름을 날린 해적입니다. 1579년에는 아메리카에서 금은보화를 싣고 오던 에스파냐 상선을 약탈하고 선장에게 약탈명세서까지 써줬던 대담한 인물입니다. 당시 영국은 백년전쟁에서 패한 후 변방의 작은 섬나라로 살던 시기입니다. 훗날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드레이크에게 기사 작위를 내리고 스페인이 영국을 쳐들어오자 그를 해군 사령관으로 임명해 스페인 아르마다 함대를 막아냅니다. 영국을 '신사의 나라'가 아니라 '해적의 나라'라 비아냥 대는 말이 여기서 나온듯 합니다. 해적들은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무법자였지만 그 내부에서는 어느 집단보다 민주주의를 중시하고 잘 지키는 조직이었습니다. 배와 관련해 어떤 현안이 발생하면 모든 승무원이 표결을 통해 처리했습니다. 또 약탈을 통해 재물이 생기면 n분의 1로 나눴습니다. 또 전투 중 부상을 당하면 절대 버리지 않고 끝까지 치료를 해주고 배당도 똑같이 했습니다. 만약 죽게되면 그 부인에게 배당을 했습니다. 일반 배의 선원들은 해적선에 약탈을 당하게 되면 너도나도 해적이 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해적선은 인원이 많아 노동 강도가 훨씬 덜했고 민주주의와 평등주의가 지켜지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식회사, 보험의 시작도 배였다 대항해 시대 길이 30m의 작은 배에 의지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누빈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모험이었습니다. 대양의 거친 파도에 맞서 막막한 두려움을 안고 거친 바다로 전진한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였을 겁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배 안에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테니스 코트 크기보다도 작은 좁은 공간에 수개월 동안 갇혀있다보니 괴혈병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괴혈병은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해 비타민C가 부족하면 생기는 병입니다. 배가 출발할 때는 깨끗한 식수와 여러 식자재를 가지고 나가지만 불과 몇주가 지나지 못해 다 떨어져 선원들은 그 이후엔 염장고기, 말린 생선을 먹었습니다. 신선한 야채를 먹지 못하니 대개 4주 정도가 지나면 입천장이 헐고 붓기 시작해 피가 나고 이가 빠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혈변을 보며 고열과 심한 갈증에 시달리다 갑자기 죽게 됩니다. 이후 영국의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실어 선원에게 주기적으로 먹이면서 괴혈병의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그 이전까지 선원들에게 괴혈병은 수시로 마주하는 폭풍우와 거센 파도보다도 무서웠습니다. 먼 바다로 나가는 선원들이 온갖 위험에 시달렸지만 이를 뒤에서 후원하는 투자자들도 매우 큰 위험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유럽에서 출발한 배는 대서양으로 나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가 있는 인도양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너무도 길고 위험한 항로여서 배가 한 번 출항해 돌아오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물론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면 수익률이 적어도 400%가 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서양으로 떠난 배 중 절반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큰 돈을 들여 무역 선단을 꾸려 바다로 보냈는데 풍랑을 만나 배가 좌초되거나, 돌아오는 길에 해적에 약탈을 당하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투자금을 다 날리게 되는 일 이었습니다. 이런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주식회사입니다. 출항에 앞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예치금 증서를 나눠준 후 나중에 배당을 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게 최초의 주식회사 동인도 회사입니다. 이어 해상무역의 손실 위험을 다수에게 분산시키는 보험이 등장합니다. ■와인에서도 대항해 시대의 강단이 느껴져 크리스토퍼 콜롬부스(Christopher Columbus),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와 함께 대항해 시대를 이끌었던 주인공의 얼굴이 새겨진 라벨의 와인을 꺼내듭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인 카스텔로 디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Castello di Verrazzano Chianti Classico)입니다. 갑옷을 입고 있는 근엄한 얼굴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베라짜노 성의 주인이자 위대한 탐험가인 '지오반니 다 베라짜노(Giovanni da Verrazzano)'로 지금의 뉴욕과 북미대륙 동해안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선 이름이지만 미국 뉴욕에서는 평가가 완전히 다릅니다. 1964년 뉴욕 브루클린과 스테이튼 섬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만들어졌는데 시민들은 그의 업적을 기려 '베라짜노 대교'로 이름 지을 정도로 베라짜노에 대해 각별히 생각합니다. 매년 개최되는 뉴욕마라톤이 여기서 출발합니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95%, 까나이올로(Canaiolo) 5%를 섞어 만드는 베라짜노는 잔에 따라보면 산지오베제 와인의 전형적인 루비빛을 띠며, 감칠맛 나는 붉은 계열의 과실향이 아주 좋습니다. 입에 넣어보면 산미가 아주 좋으며 타닌이 적절하게 무게를 잡아줍니다.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등 국제품종을 블렌딩하는 보들보들한 와인과는 확실히 결이 다릅니다. 와인을 열자마자 입안에 조금 머금어도, 오랜 시간 디캔팅을 거쳐 마셔도 누그러지지 않는 독특한 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구부러지지만 무너지지 않는 등산모자 속 얇은 철사같은 그런 강단이랄까요. 혹시 주변에 새로운 도전에 맞서 새 출발을 하는 지인이 있나요. 대항해 시대의 숨결이 담긴 와인을 선물해 응원하면 어떨지요. kwkim@fnnews.com
2023-02-05 21:19:47[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는 라벨에 멋진 범선이 그려진 와인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프랑스 보르도 생 줄리앙 지역의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 '샤또 베이슈빌(Chateau Beychevelle)'과 그라브 뻬삭-레오냥 지역의 그랑크뤼 클라세 와인 '샤또 말라르틱 라그라비에르(Chateau Malartic Lagraviere)'입니다. 베이슈빌은 1600년대 초 프랑스의 유명한 해군 제독이자 공작 지위를 가진 에페르논(Epernon)이 소유했던 와이너리의 와인으로 당시 배들은 그의 영지 옆을 지날때 배의 돛을 절반 정도 내려 존경과 충성심을 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어로 '돛을 내리다'라는 뜻의 '바수 부아(Baisse Voile)'에서 와인의 이름 베이슈빌이 왔습니다. 말라르틱 라그라비에르 라벨에도 노란색 바탕에 멋진 범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1700년대 영국 해군을 상대로 연승을 했던 마우레스 드 말라르틱 백작의 범선입니다. 말라르틱 백작은 캐나다와 모리셔스 제도의 식민 총독을 지낸 프랑스의 저명인사였습니다. 당시 식민도시였던 캐나다의 말라틱(Malartic)시는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도시입니다. 베이슈빌과 말라르틱 라그라베이르는 제국주의 시대 프랑스의 국력을 상징하던 귀족들이 소유했던 유명 와이너리였지만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 이후 일반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비운의 와이너리이기도 합니다. 사실 프랑스 시민혁명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사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 근대 세계사를 바꾸다 근대 이후 바다의 주인을 떠올리면 누구나 영국의 '로열 네이비(Royal Navy)'를 먼저 꼽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시민혁명 이전에는 프랑스 해군이 영국 해군 못지 않게 강했습니다. 프랑스 해군은 1690년 영국 앞바다 비치헤드(Beachy Head)에서 영국 해군에게 궤멸적인 패배를 안겼으며, 1700년대 후반에는 미국 독립전쟁을 도와 체서피크(Chesapeake) 해전에서 영국 해군을 대파합니다. 영국은 이 패전으로 미국을 놓아주게 됩니다. 그러나 프랑스 해군은 나폴레옹 황제 시대인 1805년 트라팔가(Trafalgar) 해전에서 영국의 명장 넬슨이 이끄는 영국 해군에게 전멸을 당하게 됩니다. 거의 '학살을 당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의 뼈저린 패전이었습니다. 이 단 한번의 패전으로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나폴레옹 시대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영국 해군을 쉽게 물리쳤던 프랑스 해군에게 불과 십여 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1789년 프랑스는 시민혁명이 일어나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정부가 들어섭니다. 이들 혁명세력은 귀족을 악마처럼 여겨 닥치는대로 단두대에 올렸습니다. 어느 나라나 왕정시대 군대를 이끄는 사령관과 장교들은 귀족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조리 처형당하거나 지위를 잃게 되자 프랑스 해군의 전투력이 급락했던 것이었습니다. 트라팔가 해전은 프랑스 해군과 영국 해군이 맞붙은 게 아니라 프랑스 해군이 전투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다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학살당한 전투였습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대양으로 나오며 시작된 '대항해 시대'에 바다를 지배한다는 것은 바로 '세계의 주인'을 의미했습니다. 1492년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삼고 바다를 지배했던 시기에는 '아르마다(Armada)'가 있었습니다. 펠리페 2세가 편성한 무적의 해군 아르마다는 이름만으로도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1588년 자만에 넘친 모습으로 영국을 침범한 아르마다는 영국의 화공과 갑작스런 태풍에 생각지도 못한 참패를 당하고 주요 식민지이던 네덜란드마저 독립을 허용하게 되면서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스페인이 사라진 이후 1600년대 초 대양 해권을 쥔 나라는 네덜란드였습니다. 인도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향신료 무역과 해양 물류를 휩쓸며 바다를 경제적으로 장악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항해조례'를 만들어 네덜란드에 전쟁을 걸고 결국 1600년대 후반 네덜란드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립니다. 네덜란드가 운영하던 북아메리카 대륙 등 모든 식민지와 대양의 헤게모니를 차지한 영국은 이 때부터 제국주의 틀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유럽대륙에는 프랑스가 있었습니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강력한 영국의 경쟁자로 등장해 제국주의 패권을 놓고 1688년부터 100년 넘게 전쟁을 벌이지만 프랑스는 갑작스런 시민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주저앉고 맙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죠. ■유럽 이전엔 명나라가 바다의 주인이었다 그러나 유럽이 대항해시대를 열며 바다를 지배한 것 같지만 앞서 바다를 호령한 '바다의 왕자'는 명나라 였습니다. 명나라는 3대 황제 영락제가 1405년부터 1433년까지 28년 동안 '정화 함대'를 띄워 인도양과 남아프리카 지역까지 샅샅이 훑고 다닙니다. 8000톤급 초대형 선박 60여 척과 소선 100여 척을 거느린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였습니다. 함대의 중심이 되는 기함은 '서양보선', '서양취보선' 등으로 불렸는데 그 크기가 길이 150m, 넓이 60m에 달했습니다. 1492년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할 당시 탔던 배의 길이가 30m 정도였고, 1800년대 세계 최강이던 영국 해군의 배가 2000톤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큰 배였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항공모함 수십 척과 구축함 등이 인도양 앞바다를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충격일겁니다. 가히 명나라 제국은 진정한 바다의 주인이었습니다. 당시 인도양은 세상의 모든 부와 물산과 기술이 집약돼 있던 중국과 인도가 있는 말 그대로 '세상의 중심'이었습니다. 유럽이 1400년대 말 대양으로 나온 것도 바로 명나라가 지배하는 인도양으로 향하는 뱃길을 찾아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인도양을 호령하던 압도적인 제국 명나라는 돌연 1433년 이런 헤게모니를 다 버리고 내륙으로 들어가 다시는 바다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헤게모니가 서양으로 넘어가며 세계사의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대양을 나와 아시아에 도착한 유럽 세력들은 주인없는 인도양 바다를 서서히 유린하며 제국주의의 꽃을 피웁니다. ■바다의 무법자 해적선, 그 안에는 민주주의 꽃이.. 근대 바다를 얘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습니다. 해적입니다. 바다에서 다른 선박을 공격해 재물을 탈취하는 무법자들이지만 해적은 18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나라가 돈 받고 면허를 내주며 관리하던 합법적인 군사조직이었습니다. 해양 경쟁이 시작되던 당시 어느 나라도 영토는 통제했지만 영해까지는 국가 권력이 닿을 수 없었습니다. 민간조직인 해적이 다른 나라 선박을 공격해 약탈을 해오니 정부는 수익금의 일부를 챙길 수 있는데다 상대국의 군사적, 경제적 힘을 약화시킬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해적들도 사익을 추구하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이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즉, 국가가 직접 권력을 휘두르면 해군이 되고, 사적인 집단이 폭력을 휘두르면 해적이었던 것입니다. 앞서 1588년 당시 스페인 아르마다를 패퇴시킨 영국 해군 지휘관이 그 유명한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였습니다. 드레이크는 당시 세계 최강의 해상국가이던 에스파냐 선박과 항구를 공격해 이름을 날린 해적입니다. 1579년에는 아메리카에서 금은보화를 싣고 오던 에스파냐 상선을 약탈하고 선장에게 약탈명세서까지 써줬을 정도로 대담한 인물입니다. 당시 영국은 백년전쟁에서 패한 후 변방의 작은 섬나라로 살던 시기입니다. 훗날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드레이크에게 기사 작위를 내리고 스페인이 영국을 쳐들어오자 그를 해군 사령관으로 임명해 스페인 아르마다 함대를 막아냅니다. 영국을 '신사의 나라'가 아니라 '해적의 나라'라 비아냥 대는 말이 여기서 나온듯 합니다. 해적들은 바다에서는 정말 무서운 무법자였지만 그 내부에서는 어느 집단보다 민주주의를 중시하고 잘 지키는 조직이었습니다. 배 안에서 어떤 현안이 발생하면 늘 모든 승무원이 표결을 통해 처리했습니다. 또 약탈을 통해 재물이 생기면 n분의 1로 나눴습니다. 다만 선장과 조타수만 2배로 가져갔습니다. 또 전투 중 부상을 당하면 절대 버리지 않고 끝까지 치료를 해주고 배당도 똑같이 했습니다. 만약 죽게되면 그 부인에게 배당을 했습니다. 일반 배의 선원들은 해적선에 약탈을 당하게 되면 너도나도 해적이 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해적선은 인원이 많아 노동 강도가 훨씬 덜했고 민주주의와 평등주의가 지켜지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식회사, 보험의 시작도 배였다 대항해 시대 길이 30m의 작은 배에 의지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누빈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모험이었습니다. 대양의 거친 파도에 맞서 막막한 두려움을 안고 거친 바다로 전진한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였을 겁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배 안에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테니스 코트 크기보다도 작은 좁은 공간에 수 개월 동안 갇혀있다 보니 괴혈병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괴혈병은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해 비타민C가 부족하면 생기는 병입니다. 배가 출발할 때는 깨끗한 식수와 여러 식자재를 가지고 나가지만 불과 몇 주가 지나면 모두 동나고 선원들은 그 이후엔 염장고기, 말린 생선을 먹었습니다. 신선한 야채를 먹지 못하니 대개 4주 정도가 지나면 입천장이 헐고 붓기 시작해 피가 나고 이가 빠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혈변을 보며 고열과 심한 갈증에 시달리다 갑자기 죽게 됩니다. 나중에 영국의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실어 선원에게 주기적으로 먹이면서 괴혈병의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그 이전까지 선원들에게 괴혈병은 수시로 마주하는 폭풍우와 거센 파도보다도 무서웠습니다. 먼 바다로 나가는 선원들이 온갖 위험에 시달렸지만 이를 뒤에서 후원하는 투자자들도 매우 큰 위험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유럽에서 출발한 배는 대서양으로 나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가 있는 인도양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너무도 길고 위험한 항로여서 배가 한 번 출항해 돌아오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물론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면 수익률이 적어도 400%가 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서양으로 떠난 배 중 절반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큰 돈을 들여 무역 선단을 꾸려 바다로 보냈는데 풍랑을 만나 배가 좌초되거나, 돌아오는 길에 해적에 약탈을 당하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투자금을 다 날리게 되는 일 이었습니다. 이런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주식회사입니다. 출항에 앞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예치금 증서를 나눠준 후 나중에 배당을 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게 최초의 주식회사 동인도 회사입니다. 이어 해상무역의 손실 위험을 다수에게 분산시키는 보험이 등장합니다. 이렇듯 거친 대양을 떠 다니던 범선 속에는 대항해 시대 패권 전쟁과 온갖 경제사가 다 담겨 있습니다. ■와인에서도 대항해 시대의 강단이 느껴져 와인셀러에서 크리스토퍼 콜롬부스(Christopher Columbus),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와 함께 대항해 시대를 이끌었던 주인공의 얼굴이 새겨진 라벨의 와인을 꺼내듭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인 카스텔로 디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Castello di Verrazzano Chianti Classico)'입니다. 갑옷을 입고 있는 근엄한 얼굴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베라짜노 성의 주인이자 위대한 탐험가인 '지오반니 다 베라짜노(Giovanni da Verrazzano)'로 지금의 뉴욕과 북미대륙 동해안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낮선 이름이지만 미국 뉴욕에서는 평가가 완전히 다릅니다. 1964년 뉴욕 브루클린과 스테이튼 섬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만들어졌는데 시민들은 그의 업적을 기려 '베라짜노 대교'로 이름 지을 정도로 베라짜노에 대해 각별히 생각합니다. 매년 개최되는 뉴욕마라톤이 여기서 출발합니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95%, 까나이올로(Canaiolo) 5%를 섞어 만드는 베라짜노는 잔에 따라보면 산지오베제 와인의 전형적인 루비빛을 띠며, 감칠맛 나는 붉은 계열의 과실향이 아주 좋습니다. 입에 넣어보면 산미가 아주 좋으며 타닌이 적절하게 무게를 잡아줍니다.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등 국제품종을 블렌딩하는 보들보들한 와인과는 확실히 결이 다릅니다. 와인을 열자마자 입안에 조금 머금어도, 오랜 시간 디캔팅을 거쳐 마셔도 누그러지지 않는 독특한 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구부러지지만 무너지지 않는 등산모자 속 얇은 철사같은 그런 강단이랄까요. 혹시 주변에 새로운 도전에 맞서 새 출발을 하는 지인이 있나요. 대항해 시대의 숨결이 담긴 와인을 선물해 응원하면 어떨지요.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2-05 13:03:22해상 풍력발전사업이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8일 전남 여수시 어민단체가 어선 600여척을 동원해 이를 반대하는 해상시위까지 벌였다. 여수 해역에서는 현재 4.8GW 규모의 관련 사업 신청이 접수돼 이 중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가 난 7곳(2.8GW)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성될 풍력단지는 연근해 어민들이 조업하는 황금어장과 겹친다. 생업 터전을 빼앗길 판인 어민들이 들고일어난 배경이다. 이 같은 사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전남 신안에서 돛을 올린 세계 최대 풍력단지 조성 프로젝트도 올 들어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지역 어민들이 "우리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해상풍력 상생협약 파기를 선언하면서다. 지난 2019년부터 경남 통영 해상의 풍력발전소와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도 지역 어민들과 갈등을 불렀다. 최근 인천 앞바다 풍력사업도 옹진군 어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는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진흥계획이 주민 수용성의 벽에 부딪힌 결과다. 정밀한 환경영향평가 없이 이를 추진하면서다. 여수 해상풍력사업의 경우 발전기와 송배전선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어민들 목소리는 듣지 않고 일반 지역민의 동의서만 받고 진행했단다. 그렇다고 지역에 풍력발전기 공장이 들어서는 것도 아니다. 새 일자리도 별반 생기지 않아 생계가 막막해진 어민들의 박탈감만 키운 꼴이다. 이처럼 일이 꼬인 근본 원인은 분명하다. 문재인정부가 탈원전 도그마에 사로잡혀 경제성과 환경성을 과학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태양광·풍력 확대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따르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입지조건은 조사 대상인 세계 42개국 중 꼴찌였다. 말하자면 좁은 국토에 토지 과소비가 최대 단점인 태양광을 많이 세우는 건 애초 무리수란 뜻이다. 차기 정부는 태양광·풍력 난개발로 인한 농어민의 원성에 담긴 함의를 직시하기 바란다.
2022-02-10 18:41:30"천지인(天地人)이 합력(合力)해 선(善)을 이룬다." 성경은 성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렇듯 성공의 조건이란 뛰어난 리더의 시공에 대한 선견지명, 그리고 훌륭한 조력자다. 적당한 순풍이 불어올 때 적시의 장소에서 든든한 동료와 함께 감아두었던 돛을 풀어 올리는 옛 뱃사람들의 지혜와도 같다. 세계 유수의 와이너리 중에 '성공의 조건'을 충족시키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와인이 있다. '7개의 땅'을 뜻하는 끌로 드 로스 씨에떼는 미셀 롤랑이라는 뛰어난 리더가 미래 와인 생산지로, 아르헨티나의 잠재된 가능성을 알아보고 1998년 샤또라피트를 포함한 6곳의 보르도샤또 오너들을 직접 설득한 후 그들을 대표해 미셀 롤랑의 이름을 걸고 탄생시킨 아르헨티나 아이콘 와인이다. 세계적인 와인 메이커 미셀 롤랑은 1988년 자신에게 양조 컨설팅을 의뢰한 아르헨티나 와이너리들을 방문하면서 이 매혹적인 나라가 훌륭한 와인 생산지로서의 잠재된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안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잠자는 거인'인 아르헨티나에서 유럽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꿈을 가지고 포므롤 지역 와인양조학자인 장 미셀에게 아르헨티나를 '팜파스 낙원(Pampa Eldorado)'으로 부르며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설득했고, 이내 또 다른 보르도샤또의 오너가 미셀 롤랑의 뜻을 함께 했다. 미셀 롤랑은 1999년 처음 묘목을 심고 뽀므롤경작법에 따라 정성을 쏟은 결과 드디어 2002년 4월 9일 첫 수확의 기쁨을 안았으며, 11개월의 숙성 기간을 지나 2003년 3월 미셀 롤랑과 그의 6명의 조력자가 함께 만든 첫번째 끌로 드 로스 씨에떼가 탄생됐다. 세계의 평론가들은 '보르도 최고의 별들이 만나 아르헨티나에서 또 다른 별을 탄생시켰다'고 극찬했다. 영국의 디캔터 매거진은 '미래의 아이콘 와인 톱10'으로 끌로 드로스씨에떼를 선정해 '새로운 별의 탄생'을 함께 축하했다. 끌로 드 로스 씨에떼의 레이블에는 7인의 도멘을 상징하는 7개의 포인트을 지닌 '칠각성'과 함께 하단에 미셀 롤랑의 이름이 부각돼 있다. 이 칠각성은 최고가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는 결과물로써 '성공'의 의미도 함께 포함하며, 현존하는 최고의 양조학자 미셀 롤랑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엘도라도에서 찾은 황금'과 같은 와인을 생산해 낸 자부심도 함께 담겨있다. 끌로 드 로스 씨에떼는 말벡(Malbec) 60%, 멜롯(Merlot) 15%, 시라(Syrah) 10%, 까베르네소비뇽(Cabernet Sauvignon) 15%라는 독특한 블랜딩 비율은 아르헨티나의 태양처럼 작열하는 자두, 블루베리와 야생 딸기 등 과일의 인상을 따라 불쑥 솟아 오르는 초컬릿향이 매혹적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그랑 크뤼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있는 와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석근 기자
2017-02-19 19:15:43【 대전=김원준기자】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는 지난해 12월 개통한 동해남부선 부전∼일광 복선전철 14개 철도역사(驛舍)에 이용자 중심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철도와 환승이 가능한 센텀역과 기장역 승강장에는 대합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철도로 바로 환승할 수 있는 승.하차 처리 단말기를 설치했으며 264m 길이의 벡스코역 환승통로에는 무빙워크 4대를 설치,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부전∼일광 구간 모든 역사에는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 이용객들이 역사 내부.외부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게 했고 대합실에는 수유실을 만들어 여성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계단 가장자리에는 자전거 경사로를 설치한 것은 물론, 화장실 안에는 기저귀 교환대를 두어 영.유아 동반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약시(弱視)를 배려해 계단 첫 단과 마지막 단에 시각 장애인 계단 인식 표지를 설치하는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배려도 했다. 지역적인 특색을 형상화해 전체적인 역사의 모습을 디자인하고 친환경적 요소를 반영했다. 바닷가를 인접해 통과하는 노선인 점을 감안, 갈매기(거제해맞이역)와 파도(거제역),일출(교대역.안락역), 돌고래(동래역), 배의 돛(신해운대역) 등을 형상화해 역사의 모습을 디자인했다. 역사 주차장에는 조명을 밝히기 위한 태양광 집진 설비를 설치해 친환경 자가발전이 가능토록 했다. kwj5797@fnnews.com
2017-01-15 17:09:28【대전=김원준기자】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는 지난해 12월 개통한 동해남부선 부전∼일광 복선전철 14개 철도역사(驛舍)에 이용자 중심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철도와 환승이 가능한 센텀역과 기장역 승강장에는 대합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철도로 바로 환승할 수 있는 승·하차 처리 단말기를 설치했으며 264m 길이의 벡스코역 환승통로에는 무빙워크 4대를 설치,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부전∼일광 구간 모든 역사에는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 이용객들이 역사 내부·외부를 편리하게 오갈 수 있게 했고 대합실에는 수유실을 만들어 여성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계단 가장자리에는 자전거 경사로를 설치한 것은 물론, 화장실 안에는 기저귀 교환대를 두어 영·유아 동반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약시(弱視)를 배려해 계단 첫 단과 마지막 단에 시각 장애인 계단 인식 표지를 설치하는 등 교통약자들을 위한 배려도 했다. 지역적인 특색을 형상화해 전체적인 역사의 모습을 디자인하고 친환경적 요소를 반영했다. 바닷가를 인접해 통과하는 노선인 점을 감안, 갈매기(거제해맞이역)와 파도(거제역),일출(교대역·안락역), 돌고래(동래역), 배의 돛(신해운대역) 등을 형상화해 역사의 모습을 디자인했다. 역사 주차장에는 조명을 밝히기 위한 태양광 집진 설비를 설치해 친환경 자가발전이 가능토록 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17-01-13 13:49:45제 6회 서울등축제가 '서울빛초롱축제'로 변신, 금요일인 7일 청계천의 밤을 밝힌다. 이번 축제는 23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오색등 600여 점이 전시된다.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을 서울등축제가 '서울빛초롱축제'로 변신, 금요일인 7일 밤 청계천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6회째인 이번 축제는 오는 23일까지 오색등 600여 점이 환히 밝힌다. 점등 시간은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다. 전시 구간은 청계광장부터 수표교까지 1.2㎞로, 안내판을 읽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걸으면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 청계광장에서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창덕궁 인정전이다. 인정전은 조선시대 왕들이 정사를 가장 오래 돌봤던 궁으로 작품은 길이 6.5m의 거대한 크기에 등 내부에 용상까지 재현했다. 첫 번째 테마인 '서울의 빛나는 세계유산' 코너(청계광장∼광교)에선 인정전을 비롯해 조선왕조 의궤, 종묘제례악, 동의보감과 허준, 김장 문화, 매 사냥 등 문화유산들을 표현한 등이 음악 등 다양한 요소와 함께 전시된다. 돛이 움직이고 용이 연기를 내뿜는 거북선과 그 앞에서 난중일기를 쓰는 이순신 장군도 재현됐다. 광교부터 장통교까지 두 번째 테마 구간에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외국 도시들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일본, 대만, 필리핀, 중국 성도와 난징이 태양신조, 황금가면, 자유의 여신상, 조개껍데기 트리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장통교부터 삼일교까지 구간에선 화장품 공병을 이용한 아모레퍼시픽의 트리 같은 기업체 작품과 라바, 뽀로로, 로보카폴리, 또봇 같은 캐릭터 작품을 볼 수 있다. 삼일교부터 수표교까지 구간에선 국내 유명 라이트아트 작가들의 참신한 현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광통교 부근 8m 높이의 소망 트리에는 시민과 외국인의 소망이 걸리며 근처 전광판에 내용이 소개된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4-11-07 10:5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