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3월 마지막 날이니 내일부터는 봄을 만끽할 수 있는 4월이다. 벌써 산비탈 목련과 벚나무에는 안달 난 꽃봉오리들이 맺혀 있고, 길가 초록색 들풀도 제법 보이는 요즘이다. 서양에서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4월이라는 생각이다.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인지 5월이면 이미 더위를 느끼게 된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꽃은 만발하고 신록이 돋아나는 4월이야말로 계절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로 눈을 돌리면 정말 봄이 왔나 싶을 정도로 안타깝고 어지럽다. 아니, 봄은 아직 멀고 한겨울인 듯하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마가(MAGA)로 상징되는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 정치와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계 흐름을 주도하기는 고사하고 쫓아가기도 버거워 아직도 미로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를 이끌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부담을 주고 발목을 잡는 셈이다. 우리말에 '봄눈 녹듯이'라는 말이 있다. 봄이 되면 한겨울 꽁꽁 얼어붙어 있던 눈이 어느 틈에 부드러워지고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갈등과 혐오와 분노도 녹아 버린 봄눈과 함께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계절이 바뀌는데 우리 마음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과거 대항해시대에 배를 움직이는 주동력은 바람이었다. 거기에 사람의 힘이 더해지는 노가 보조동력이었다. 증기기관도 산업혁명 이후에야 사용되기 시작했으니 그 이전에는 자연의 바람과 우리 인간의 근육이 힘의 원천이었다. 1912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가 당시 세계 최첨단이자 최고로 큰 선박이었지만 석탄 원료인 증기기관을 사용했으니 석유가 원료인 내연기관을 사용한 것도 이제 한 세기를 넘어서고 있을 뿐이다. 당시 돛과 노를 달고 망망대해를 항해한다는 것은 대단하고 엄청난 모험이었다. 현재의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갖춘 대형선박으로도 대양을 항해하는 게 녹록지 않음을 보면 상상을 초월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태풍이라도 만나면 우선 배를 보존하고 선원과 여객의 목숨을 건지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돛을 내리고 화물이 쏠리지 않도록 고정하고 모든 선원은 제자리에서 만약을 대비했다. 배가 좌초되는 최악의 경우엔 빵과 물처럼 먹을 것마저도 버리는 불가피한 최후의 선택까지 감수했다. 목숨을 구해 고향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선 생존이 먼저였다. 이런 상황이 되면 선장은 모든 선원들에게 "All hands on deck"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마 "가용한 모든 인력과 자원은 갑판으로 집결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모으고 없던 힘도 짜내야만 최악의 '난항(rough sea)'을 극복하고 다시 고향으로 가는 항로를 '순항(fairway)'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배가 좌초되는 침몰 위기의 화급한 상황에서도 서로 선장이 되겠다고 앞뒤 안 가리고 치고받는 이전투구가 배 안에서 벌어진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결국 모두가 패배자요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침몰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선박은 망망대해 역대급 폭풍우 속에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지경이다. 거기에 선장까지 제 역할을 할 수 없는데 서로 선장을 하려 나서고 선원들은 내편 네편 갈라져 으르렁대니 참으로 난항 중 난항이 따로 없다. 그렇다고 밀려오는 태풍에 우리 운명을 그대로 맡길 수야 없지 않은가. 그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인 수많은 감정과 사연은 잠시 뒤로하고 이제 5천만을 태운 대한민국호라는 엄청난 배가 제 항로를 순항하도록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격랑과 폭풍우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후 공과와 시시비비를 가려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우선 살아남는 생존이 중요하기에 작은 손길 하나라도 아쉽고 소중한 때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내려놓고 힘을 모으자. "All hands on deck."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
2025-03-30 18:41:50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거의 모든 용도의 목재로 이용돼 왔으며, 땅 이름에도 흔하게 사용돼 오고 있다. 가히 소나무의 나라라 할 만하다. 소나무 지명은 일송, 이송, 삼송, 사송(沙松), 오송, 청송, 반송, 송정, 송도, 송천, 송악 등 전국지명유래집에 의하면 대략 450개에 이른다. 소나무는 한반도 전역에서 자란다. 애국가에서처럼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국가를 지키고 있다. 대나무와 함께 지조의 상징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진경산수에도 소나무가 많이 등장한다. 2000년대 초반 한반도 남쪽에서부터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이 소나무를 고사시키면서 북으로 뻗친 바 있다. 길이 1㎜에 불과한 이 벌레들은 소나무 목질 부분의 수맥에 자리를 잡아 물 흐름에 의한 영양분의 전달을 막아 감염시켜 1년 정도 지나면 소나무가 고사한다. 당시 경남과 경북의 남부 일원에 번지자 강원까지도 긴장하고 방어에 만전을 기했다. 재선충이 침투한 소나무는 병이 심해진 뒤에야 발견되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데, 병에 걸린 소나무는 훈증 처리하거나 태웠다. 그런데 이 병에 걸린 소나무를 다른 지역에 옮겨 목재 등으로 사용할 때 그 지역의 살아있는 소나무에 재선충을 옮기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남는다. 재선충 확산을 막는 방안은 소나무를 함부로 이동시키지 말 것과 고사목, 잎마름 등 비정상으로 보이는 소나무를 발견하면 반드시 산림청 등 관공서에 신고하는 것이다. 재선충은 1905년 무역선을 따라 서방에서 일본으로 유입되고, 1988년 부산의 한 동물병원에 일본원숭이가 들어오면서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림 구조 연구보고에 따르면 약 6000년 전에는 참나무류가 번성했고 그 뒤 소나무류가 나타나 참나무속, 버드나무속, 자작나무속과 함께 살아왔고 4500년 전까지 계속 소나무류가 증가하다가 1400년 전까지 다소 감소한다. 그 이후 다시 소나무속과 참나무속이 번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추정한다. 조선 후기 어류조사서 '자산어보'를 지은 정약전(1758~1816)은 전남 신안군 유배지에서 1804년 소나무숲 보존을 위한 저술 '송정사의(松政私議)'를 남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선 산지는 국토 전체가 10이라면 6~7에 이른다. 산에는 소나무 자라기가 알맞지만 소나무가 귀하여 재목 얻기가 힘들다. 대략 3가지 요인이 있는 바, 식목을 잘 하지 않고, 자연산은 땔감으로 잘리고, 화전민이 농지를 위해 불태우기 때문이다. 왜적이 침입하면 수백척 전함이 필요한데 어디서 소나무를 구할 것인가. 백성들에게 금송(禁松)과 봉산(封山) 정책 등으로 벌채를 못하게만 할 게 아니라 마을 단위로 인접한 산에 소나무숲을 조성하도록 하고 숲이 울창해지면 마을 주민들에게 세금을 면제해주는 방법도 있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둘째형 정약전의 '송정사의'를 인용해 송림 보존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한반도는 원래 참나무류를 중심으로 낙엽활엽수림이 우세했으나 인위적 요인으로 소나무숲이 늘어났다. 경작지의 지력유지 퇴비 재료와 온돌 난방을 위한 활엽수 채취 등으로 숲의 구조를 참나무류와 소나무속이 섞인 혼효림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소나무는 지구상의 북방림인 침엽수이면서도 남방으로 그 분포를 넓힌 종이다. 남방림 활엽수로 북방으로 면적을 넓힌 자작나무와 대조된다. 농사가 중심이 된 선조들의 생계 공간적 범위는 크지 않았다. 추정하면 삼국시대에 걸쳐 통일신라시대로 내려오면서 농경지 면적이 증가하면서 활엽수림을 제거하고 경작지와 주거지 인근을 중심으로 소나무숲이 늘어난 것이다. 목재로서의 가치도 높아 국가 정책으로도 소나무를 살핀 것이다. 국가적으로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도 많았다. 여러 가지 송금(松禁) 정책으로 잘 자란 소나무숲 벌채를 막는 것이었다. 소나무숲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소나무는 햇볕을 많이 요구하는 양수(陽樹)이다. 그래서 촘촘히 자라는 소나무 아랫부분의 가지는 말라 죽고 밋밋한 모양으로 높이 자라게 된다. 소나무는 건조한 곳에서도 생육이 잘되는 양수의 특성을 보유하면서 조림기술이 없던 시기에도 화강암 같은 지역과 인간의 관심으로 마을에 인근한 지역에서 잘 자라났다. 마을 입구를 보호하는 마을숲이나 상징물로서의 노거수에도 반송(盤松) 같은 소나무가 많이 선택됐다. 한반도의 암석은 편마암, 퇴적암과 함께 화강암도 대표적인 암석이다. 특히 화강암은 깊은 땅속에서 심층풍화가 되면 침식에 약하면서 하곡이 발달하고 미립질 풍화침식물들은 하천변에 범람원을 만들어준다. 미호평야, 춘천분지, 충주분지 등 많은 예를 들 수 있다. 이러한 곳의 구릉에는 거주지가 많이 형성되고 소나무숲이 가꾸어진다. 소나뭇과에 속하는 식물은 아열대에서 아한대에 이르기까지 북반구에서 널리 분포하고, 종의 수는 100여종에 달한다. 그중에서 적송(赤松), 홍송(紅松) 혹은 육송(陸松)으로 불리는 소나무는 거의 한국과 일본에만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춘양목(春陽木)을 중심으로 한 청송과 봉화 지역, 그리고 안면도에서 질이 좋은, 즉 곧고 굵게 잘 자란 소나무들을 볼 수 있다. 해안지역에서는 '곰솔'이라고도 하는 흑송(黑松), 혹은 해송(海松)으로 불리는 소나무가 자라면서 방풍림 역할을 잘하고 있다. 해송은 바람에 적응하면서 틀어지기도 한다. 2003년에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도 경남 남해군 물건리의 어부림(漁夫林)은 방풍림 덕택에 마을을 잘 보존했다. 더하여 어부림은 물고기가 쉴 수 있는 그늘까지 만들어 어족 보호에도 기여한다. 하동 섬진강 송림도 방풍림, 방사림 기능을 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준다. 소나무숲은 생리 특성상 하층식생이 빈약해서 벌레가 적고 뱀도 잘 살지 않으며, 은신처가 없기 때문에 호랑이도 기피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소나무숲은 송이버섯을 제공했다. 이러한 점들이 촌락이나 묘소 주변에 소나무숲을 형성하게 하는 이유로 보인다. 우리 조상들의 소나무에 대한 친근감은 마을과 함께하는 편안한 경관을 형성하고 목재 공급 등의 결과로 볼 때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에 따라 소나무 군락이 점차 북상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잘 보존할 가치가 있는 나무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2025-03-10 18:29:08#OBJECT0# [파이낸셜뉴스]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극히 제한적이었던 시공사 및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기간 연장 사유가 확대된다. 태풍이나 홍수, 폭염, 한파 등 기상 상황을 비롯해 원자재 수급 불균형, 전염병 등도 일정 기준 연장 사유로 인정된다. 책임준공기간이 지나면 시공사가 즉시 100% 채무를 떠안아야 했던 관행도 사라진다. 책임준공기간 종료 후 기간별로 시공사의 채무인수금액 비율을 20~100% 차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3일 금융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책임준공기간 연장 관련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모범규준' 방향을 공개했다. 책임준공은 정해진 기일 안에 책임지고 준공을 마치는 약정이다. 현재 대부분의 부동산 PF 대출 약정서에는 부동산 PF 대출시 준공 시기가 지연되면 시공사가 100% 채무를 인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책임준공 연장 사유도 천재지변이나 내란,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만 인정된다. 금융사는 이같은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책임을 모두 떠안게 돼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책임준공 연장사유 및 기간 도과시 배상범위 구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가 공개한 금융권 PF 모범규준에는 구체적인 책임준공기간 연장사유와 책임준공 미이행시 시공사의 채무인수금액 비율의 기간별 차등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책임준공기간 연장사유에 △태풍, 홍수, 폭염, 한파 등 기상 변화 △원자재 수급 불균형, 전염병, 근로시간 단축 등 법령의 제·개정을 포함하기로 했다. 일정 기준 하에서 기상청 지표나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을 반영하거나 당사자간 협의에 따라 연장 가능일수를 정하는 것도 인정한다. 문화재 발굴 및 오염토 조사 등도 연장 사유로 검토하고 있다. 책임준공 미이행시 시공사의 채무인수금액 비율은 기간별로 차등화한다. 예를 들어 책임준공기간 종료일 이후 30일까지는 채무인수금액의 20%, 30~60일은 40%, 60~90일은 60%, 90일 이후는 100%를 시공사가 인수하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까지 건설업계와 금융기관 의견을 추가로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하고, 4월부터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위는 부동산 PF 부실 재발 방지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규제 차등화 및 건전성 규제체계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일정 유예 기간이 지나면 단계적으로 시행해 신규 PF 대출에 적용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5-02-13 15:04:13대형 태풍 때마다 파도가 제방을 넘는 월파 위험에 노출됐던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앞 바다에 수중 방파제를 설치하는 공사가 본격화한다. 부산시는 15일 오후 해운대구 우동 동백공원 수영부두에서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박형준 시장을 비롯해 이대석 시의회 부의장,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시의원과 구의원, 지역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착공을 축하했다.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해운대구 마린시티 월파를 방지하기 위해 마린시티 연안과 150m 떨어진 해상에 길이 500m, 높이 13m(수면 3m 노출) 수중방파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시는 마린시티 일대에 태풍 등 폭풍해일로 인한 월파로 상가·시설물 파손과 도로·아파트 침수가 지속적으로 반복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마린시티 일대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696억원을 들여 2027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수영만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은 태풍·해일 등 높은 파랑의 내습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부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1-15 18:45:16오픈AI가 챗GPT의 웹검색 기능을 무료로 풀면서 AI검색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AI 웹검색 개방의 타깃은 구글이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검색엔진 사업자 역시 간접적 영향권 안에 들어있다. 네카오의 경우 검색·쇼핑·지도 등을 연계한 데다 고정 사용자가 많아 아직은 외산AI 검색시장의 영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내 검색업체들도 AI 적용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UI는 구글, 검색은 AI가18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챗GPT 서치' 이용 대상을 무료 이용자까지 확대키로 했다. 서비스 출시 1개월 만이다. 기능도 업데이트해 기존 웹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AI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풀어 사실상 기존 검색엔진이 가진 시장을 삼키겠다는 전략이다. 사용자환경(UI)은 이미 구글과 유사하다. 빈 화면 속 검색창 아래에 '지구본 버튼'이 하나 달려있을 뿐이다. 지구본을 클릭하면 웹검색을 AI가 도와주고 최신 뉴스와 주식시세, 스포츠 등의 정보를 웹에서 끌어와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오늘의 연예 뉴스'라고 검색하면 5가지 뉴스를 뽑아 보여주고, 관련 뉴스 요약 내용과 출처를 가져온다. 업계에선 오픈AI가 검색시장을 장악한 후 쇼핑, 지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수익화 기회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챗GPT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는 2억50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5배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대가 젊어질수록 정보를 얻는 수단이 기존 전통매체에서 새로운 도구로 넘어가는 경향이 깊다"면서 "기존에 신문·방송이었던 정보습득 패턴이 유튜브 등 영상매체로 넘어갔다면 이제는 개인화도 가능한 AI검색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찻잔 속 태풍?… 칼 가는 네카오AI검색 시장이 개방되면서 네카오 등 국내 검색업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내년에 고도화된 AI서비스와 신규 서비스 등으로 맞붙는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중 AI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출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자사 생성형AI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바X'가 기반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지도, 쇼핑, 검색 서비스에 AI 접목 비중을 높이면서 네이버 검색 관련 지표들이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현재 준비 중인 AI 브리핑도 만족스러운 품질로 고객에게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 '카나나'를 개발 중인 카카오는 연말부터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능을 갈고닦을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만간 사내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당초 계획이었던 내년 1·4분기에 전 사용자 대상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 진행 일정은 아직 변동이 없다. 카나나 정식 출시일정 등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검색의 원천기술은 이미 오픈소스 등으로 풀린 상태라서 지금 상황에서 크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오픈AI의 다른 AI 서비스와 검색이 결합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시장에) 상당히 위협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12-18 18:02:44[파이낸셜뉴스] 태풍 영향으로 예정된 시각에 착륙하지 못한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승객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각) 대만 F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호치민을 출발해 대만 타오위안으로 향하던 중화항공 CI782편은 제 21호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세차례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후 3시15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콩레이 영향으로 거센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활주로가 마비돼 대만 남부 가오슝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이곳에서 급유를 마친 항공기는 약 1시간 지연된 오후 4시19분에야 타오위안 공항에 착륙했다. 하지만 착륙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일부 비즈니스석 승객들은 승무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한 승무원은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아 사과했다. 이 모습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승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온라인상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한 승객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항의하는 모습과 승무원이 무릎을 꿇은 채 승객들에게 무언가 설명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승객은 “CI782편에 탑승해 세 번이나 착륙에 실패하고 가오슝에서 급유하고 타이베이로 돌아가기 위해 대기 중이다. 그런데 비즈니스석 승객 중 한 명이 격노했고, 승무원이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온라인상에서는 승객 안전을 위해 결정한 항공사의 판단에 항의를 표한 승객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한 네티즌은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감사해야지 무조건 숙이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승무원이 왜 무릎을 꿇었나. 회사 정책에 따른 것이라면 다시는 중화항공을 타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03 10:11:26[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짜미의 영향으로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짜미로 인한 폭우와 홍수로 꽝빈성에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또 약 9300가구가 대피하고, 주택 3만4000채가 침수됐다. 이외에도 791㏊(헥타르·1㏊는 1만㎡) 규모 농경지와 716㏊ 규모 양식장이 피해를 입었고, 가금류가 7만마리 넘게 폐사했다. 베트남 중부에는 짜미 상륙과 한랭전선 형성으로 지난달 25∼29일 폭우가 내려 여러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이 기간 송타이 호수 강수량은 1210㎜를 기록했고, 끼엔장강 수위는 4.14m까지 상승했다. 베트남에 앞서 짜미가 강타한 필리핀에서는 약 150명이 숨졌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9월에도 슈퍼태풍 '야기'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 필리핀에서 4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베트남 사망자는 323명으로 집계됐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11-02 14:42:3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 ‘센트비(SentBe)’가 최근 태풍 ‘야기’로 피해를 입은 베트남 국민을 돕기 위해 피해 복구 지원 기부금 1500만원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센트비는 유학생, 이주 근로자 등 국내 체류 중인 베트남인 다수가 본국으로 송금할 때 센트비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어려움에 처한 베트남 국민을 돕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부금 조성에 나섰다.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센트비 서비스 이용 고객이 한국에서 베트남 통화(VND)로 송금 시 센트비가 소정의 금액을 기부한 데 이어, 센트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이 더해졌다. 기부금은 지난달 28일 센트비 류은경 개인간거래(C2C) 사업 부문 이사, 응우엔 당 비엔(Nguyen Dang Vien) 센트비 김해 CS센터장이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방문해 부 호(Vu Ho) 주한 베트남 대사와 응우엔 딘 중(Nguyen Dinh Dung) 참사관을 만나 위로의 뜻과 함께 전달했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태풍 ‘야기’로 인해 베트남 북부 지역에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하며 주택과 농경지가 파손됐다. 피해 규모는 81조5000억 동(약 4조40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사망자 및 실종자도 300명을 넘어섰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베트남 현지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센트비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과 센트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았다”며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돼 베트남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10-02 10:17:00[파이낸셜뉴스] 제18호 태풍 '끄라톤(KRATHON)'이 동중국해로 진로를 틀었다. 늦더위를 불렀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리를 잡은 탓이다. 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끄라톤은 타이완 타이베이 남남서쪽 약 520㎞ 부근에서 북서진 중이다. 끄라톤의 중심기압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930헥토파스칼(h㎩)로, 최대풍속은 시속 180㎞, 강풍반경은 370㎞까지 강해졌다. 강도는 '매우 강'으로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는 위력이다. 태풍은 2일 타이완 내륙을 상륙하거나 스치면서 진행방향을 북동쪽으로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북위 25도선을 전후로 이동경로가 북쪽으로 치우치면서 동중국해를 지날 것으로 예보됐다. 앞선 예보에서 대한해협 인근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진행 경로가 다소 중국 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태풍의 길’을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영향을 미친 걸로 파악됐다. 늦더위를 불렀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태풍 진로를 이동시켰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수치예보모델(GFS)은 끄라톤이 타이완에서 에너지를 쏟은 뒤 위력을 잃고 서쪽에서 다가오는 비구름에 흡수되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기상청은 1~2일께 끄라톤의 '태풍 비상 구역' 내 진로와 한반도 영향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가능성을 내놓을 예정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01 10:54:49제18호 태풍 '끄라톤'이 본격 북상함에 따라 오는 3일부터 국내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부는 해안가·저지대 등의 피해 가능성을 예상하고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9월30일 제18호 태풍 '끄라톤(KRATHON)' 북상에 대비해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관계기관 대처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10월2일 타이완 타이베이 부근을 최대풍속 49㎧, 강풍반경 380㎞ 규모로 지나갈 전망이다. 우리나라에는 10월3일부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와 남부지방, 강원영동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 영향 시기와 10월3~6일 이어지는 대조기가 겹치면서 해안가·저지대 등의 침수, 강풍·풍랑·너울과 강수에 따른 피해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의에서는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을 고려해 기관별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계기관에 다음 사항을 중점 추진하도록 강조했다. 과거 태풍 ‘차바’,‘콩레이’,'미탁’ 등에 피해를 입은 지역을 비롯해 9월 호우 피해지역, 해안가, 지하차도 등 취약지역·시설은 사전에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즉시 보완한다. 강풍과 풍랑, 너울에 대비해 항만·어항, 선박과 타워크레인 등 시설물 안전관리와 가로수 전도, 정전 등에 대한 대비도 사전에 진행한다.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태풍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전 위험요인을 철저히 점검하고, 태풍 내습 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30 1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