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별다른 이유도 없이 20대 승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택시기사의 딸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분당 택시기사 흉기살해 범인에 대한 신상공개 및 엄벌(사형)을 간곡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 글을 25일 오후 2시 기준 1만7000명 넘는 이들의 동의를 받았다. 피해자 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아버지와 갑작스럽고 황망한 이별을 한 후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다”며 “아버지 흔적들이 집에 남아 있는데 왜 돌아오지 못하셨는지 너무나도 비통하다”고 운을 뗐다. 작성자는 이어 “현관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만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문 앞을 나가 본다”며 “눈을 감으면 아버지가 머리에 그려지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장례를 치르는 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 경위를 접하고 있었다”라며 “장례를 마친 후 경찰서에 찾아가 그간 조사 결과를 공유 받고자 했으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향후 재판에서 내용을 들으라는 답만 받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또 작성자는 “용감한 시민 덕에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에 대해서는 ‘횡설수설’, ‘5~6년간 정신과 진료 병력’이라는 (내용의) 기사만 있을 뿐 담당 경찰관은 왜 우리가 사랑하는 아버지와 이별을 해야 했는지 납득시켜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이 23세 범인이 ‘정신병력’을 프리패스처럼 소유하며 다시는 이 도시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짚었다. 그의 요청은 ‘가해자의 신상 공개’와 ‘사형 구형 및 선고’였다. 앞서 지난 14일 20대 남성 A씨는 오후 9시50분경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인근을 달리던 택시 뒷좌석에서 택시기사 B씨를 다짜고짜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목과 가슴 등 신체부위를 약 20차례 찔려 숨졌다는 게 피해자 딸 설명이다. 경찰이 출동했을 땐 택시가 후진해 가로수를 들이받은 상태였다. A씨는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1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일면식도 없는 B씨를 살해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5-25 14:18:08[파이낸셜뉴스] 친딸을 추행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택시기사에 대해 운송사업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개인택시 기사 A씨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7조 제1항 3호 및 제24조 제4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가 문제 삼은 해당 조항은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성폭력특별법 5조 2항'을 포함한 죄를 범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운수종사자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특별법 5조 2항은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자신의 딸들을 추행해 2017년 3월 징역 3년 6월이 확정된 A씨는 확정판결 이후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가 취소되자 “해당 조항은 성폭력범죄가 택시운전과 관련된 일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택시운전자격 등 모든 여객자동운수업자격 취득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박탈하는 것으로,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재는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을 성범죄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시민들의 택시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며, 도로교통에 관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택시운전자격의 필요적 취소는 택시운전자격자로 하여금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경고하는 효과가 있고, 택시운전자격자의 자질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친족 대상 강제추행 등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택시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윤리성과 책임감을 결여하고 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고, 택시와 같이 협소하고 상황에 따라 외부와 단절될 수 있는 공간 안에서 방어능력이 취약한 사람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들에 대해 택시운전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20-05-27 15:31:41오화자씨(53·여·사진)가 생후 7개월쯤에 헤어진 딸 박수정을 찾고 있다. 추정되는 박수정씨의 나이는 33세다. 오씨는 “당시 동거인 박성용씨와는 혼인신고를 올리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딸 수정이를 ‘박수정’이라는 이름으로 호적에 올렸는지, 나이도 1977년생으로 올렸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수정씨의 아버지 박씨를 서울 사당동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만났다. 당시 단골손님이었던 박씨 셋째누나가 다리를 놓은 것. 박씨는 제대한 후 특별한 직업이 없었고 오씨 또한 미용실을 옮겨다니며 기술을 배우는 처지였기 때문에 결혼식은 차후로 미뤘었다. 오씨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 박씨의 둘째누나와 함께 살면서 딸 수정이를 출산했다. 그 후 성남 태평동에 있는 수진초등학교 앞 1층 건물 반지하로 이사를 했다. 오씨는 이곳에서 살며 ‘폐결핵’에 걸렸다고. “동거인 박성용의 술주정과 폭력을 견디며 병을 치료하는 것은 감당이 안됐다. 7개월밖에 안된 어린 수정이에게 전염이 될까 걱정도 됐다.” 폐결핵은 6개월 정도 꾸준히 쉬면서 치료해야 고칠 수 있는 병이다. 병을 고치기 전에는 미용실 일도 할 수 없게 된 오씨는 “병이 낫고, 미용사 시험에 합격한 후 수정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집을 나왔다. 하지만 그 헤어짐이 이토록 길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수정이를 찾기 시작했다는 오씨는 예전에 살던 집에도 찾아가 봤고, 박성용씨를 찾기 위해 성남에 있는 택시회사들도 몇 군데 찾아가 봤지만 헛수고였다. “예전에 살던 집주인은 박씨의 소식을 알고 있는 눈치였어요. 제가 사정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빚을 받으러 온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화를 내며 내치더군요. 택시회사에서는 박성용이라는 이름을 입력해서 조회해 봤지만 나오지 않았어요.” 20여년간 택시운전을 했기 때문에 성남 쪽 택시운전기사들은 혹시 ‘박성용’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일부러 택시를 타고 사정을 이야기해 오던 중 드디어 소식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고.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학원차를 운전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연락처는 모른다고 하고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어요. 택시회사에서 조회가 안돼서 ‘혹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잘못된 것은 아닌가? 그럼 우리 수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었거든요.” 이렇게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혀 더욱 딸 수정이가 보고싶고 걱정스러워서 애가 탄다는 오화자씨. “수정이라는 이름은 남한산성에서 내려오는 길에 작명하는 할아버지에게 지은 이름이에요. 수정처럼 맑고 예쁘게 자라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미안한 생각과 간절히 보고싶은 마음밖에 없습니다.” /moon@fnnews.com문영진기자
2010-11-14 16:58:04[파이낸셜뉴스] 한 택시 승객이 아파트 안쪽까지 들어가달라고 요구했다가 기사에게 짜증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와 딸이 민폐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 A 씨는 "어제 오후 마트에 갔다가 7세 딸아이와 손에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많아 택시를 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집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데 저희 동이 가장 안쪽에 있다. 택시 타고 저희 동 앞까지 갔다"며 "요금은 1만2800원 나왔다. 평소 단지 안까지는 안 들어가는데 어제 짐도 많고 딸이 너무 졸리고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다길래 동 앞까지 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황당한 일은 이후에 일어났다. 동 앞에 도착해 하차할 때, 택시 기사가 "보통 아파트 단지 안까지 잘 안 들어온다"며 짜증을 낸 것이다. 이에 A 씨는 "단지 입구에서 내려 걸어가면 아이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입구 바로 앞이 큰 대로변이라 저희 동에서 다시 나오는 것도 막히지 않는다"며 "짐도 많고 졸린다는 아이 때문에 편하려고 택시 이용한 건데.."라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다른 택시 기사분들은 이렇게 생각하나. 아니면 제가 민폐를 끼친 건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택시 타는 이유", "비 오는 날 현관 앞에 내려달랬더니 기사가 투덜거리길래 이렇게 비 맞고 걸을 거면 버스 타지 왜 비싸게 택시 타겠냐고 했다", "민폐 아니다. 그 기사가 불친절 한 거다", "미터기 나온 요금 그대로 지불한 거니 정당한 요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2-27 09:53:07[파이낸셜뉴스] 내부에 거울과 고데기 등 미용 물품을 구비해 손님들이 치장할 수 있도록 한 '뷰티 택시'가 약 1년 5개월 만에 운영을 중단한다. 카카오 "일부 이용자 신고 들어와 제재" 6일 카카오모빌리티 지역본부에 따르면 뷰티 택시는 본부 측의 개선 요청에 따라 운영이 중단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시행한 일제 점검 당시 고데기 등 뷰티 택시 물품 일부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어 개선을 요청했다"라고 TJB뉴스를 통해 밝혔다. 또 "일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가맹 택시인데 '뷰티 택시'가 정해진 틀을 벗어나 이용자의 신고가 들어오는 등 제재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뷰티 택시는 카카오택시 기사 안성우씨(62)가 운영하는 차량이다. 안씨는 지난 2022년 9월께 택시 안에 거울을 놓은 것을 시작으로 고데기, 고무줄, 실핀, 꼬리빗 등 미용 물품을 갖춰놓았다. '미니 화장대'라고도 불릴 정도로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요금은 올리면서 똑같은 서비스" 죄송했다는 택시기사 안씨는 나날이 오르는 택시 요금에 비해 서비스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에 차량을 바꿔나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피규어로 차 내부를 꾸며볼 생각도 했지만 딸의 "택시에서 화장할 때 눈치 보인다"라는 말을 듣고 "손님이 화장하는 걸 도와줄 수 있는 택시가 되면 좋겠다"라며 미용 물품을 구비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전 명물'이라며 이용 후기를 올렸다. 고객들의 호평으로 안씨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서비스'와 '안전한 운전'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이달의 크루'로 뽑혀 커피차를 받기도 했다. 안씨는 "과도한 서비스라는 지적에도 손님들이 좋아하시니 계속 버텨왔다"라며 "대전 시민들께 죄스럽다.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보겠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6 13:27:07[파이낸셜뉴스] 택시 주행 중 차도에서 걷던 행인과 부딪힌 택시 기사가 보험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공개됐다. 5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인도가 따로 있는데 차도로 내려와 걸어온 사람, 이거 고의로 부딪히려고 한 것 아닌지 정말 의심스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자신이 택시 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1시께 인천 연수구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그의 아버지인 택시 기사 B씨는 먹자골목에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던 중 정면에서 술에 취한 듯한 한 남성이 걸어와 사이드미러를 쳤다. 그러자 남성은 B씨에게 "대인접수를 해달라, 발도 밝혔다"라며 "신발 가격이 85만원이니 보상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당시 상황이 담겨있는 블랙박스 영상에는 차로를 걷던 남성이 차량 앞에 다가가다가 방향을 틀어 다시 택시 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이 차에 근접하자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순간 차는 덜컹거렸다. A씨는 "인도가 따로 있는 곳이었고 (아버지의 택시는) 서행 중이었는데 이렇게 차량에 걸어와서 박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아프단 얘기보다 운동화 가격 얘기를 먼저 하는 것도 비상식적이고,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바로 앞 차에도 고의로 부딪히려는 것 같은 정황이 보이는데, 저희가 보상을 해줘야 되는 거냐"고 토로했다. 이어 "당시 남성은 술에 취한 말투였다"며 "신고 있던 신발은 명품 '알렉산더 맥퀸 스니커즈' 운동화로 남성은 운동화 가격이 85만3000원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폐쇄회로(CC)TV 확인 가능한지 여쭤보니 그건 경찰이 다 확인할 거라 하시더라. 지금 해야 할 일이 어떤 게 있을까"라며 호소했다. 해당 영상을 본 한 변호사는 "양쪽에 인도가 따로 있고 횡단보도도 아닌 곳"이라며 "상대는 앞차 쪽으로 가다가 블랙박스차 쪽으로 걸어온 상황인데 (수상한)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이 있을 때는 사람이 완전히 지나가거나 비켜줄 때까지 기다렸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면서 "진짜 발이 밟혔을까? 일부러 그랬을까? 의문도 든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변호사는 "경찰이 움직이는 것과 별도로 인근 건물, 상가 CCTV 영상을 직접 확보하려고 노력하시길 바란다"며 "인도가 따로 없고 중앙선이 없는 곳에서는 보행자 우선이지만 사고가 일어난 곳은 인도도, 중앙선도 있는 곳이니 경찰이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한다면 즉결심판을 신청하라"고 조언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이건 보험 사기다", "저렇게 대놓고 보험 사기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하다",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너무나도 고의성이 보이는 영상이다. 신고해서 제대로 혼내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06 08:20:44[파이낸셜뉴스] 적극적인 대처와 순간적인 기지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거책을 잡은 택시기사 A씨가 표창장과 신고 포상금을 받은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A씨는 과거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범죄자를 승객으로 태웠다가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기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은 왜 가시냐" 답 못하는 승객의 수상한 가방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 50분께 운행 콜을 잡았다. 전북 남원에서 대전으로 가는 장거리 운행 요청이었다. A씨는 들뜬 마음에 호출 앱이 지정한 출발 위치인 남원시 동충동으로 서둘러 차를 몰았다. 흔치 않은 장거리 호출에 딸뻘보다도 어린 손님 B씨와 말벗을 자처한 A씨는 반갑게 “대전 어디로 가시느냐”고 물었다. 해당 질문에 B씨가 답이 없자 A씨는 “무슨 일로 대전까지 가시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 때 A씨는 B씨 옆에 놓인 수상한 가방을 보게 됐다. A씨는 B씨와 가방을 번갈아 바라보며 “학생, 나쁜 일로 가는 거 아니죠?”라고 다시 물었다. 갑자기 문 열고 택시 내리려는 승객, 지구대로 데려가 A씨는 2년 전 과거 남원에서 순창으로 향하는 보이스피싱범을 태웠다가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경험을 떠올리며 B씨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답 없던 B씨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문을 열고 택시에서 내리려고 했다. 이에 A씨는 곧장 차 문을 잠그고 인근 지구대로 향했다. 지구대에서 나온 경찰관들은 A씨의 말을 듣고 B씨가 가지고 있던 가방을 확인했고, 그 안에는 예상대로 2000만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 '표창장' 조사 결과 승객 B씨는 광주 등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 지시를 받고 현금을 수거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 또한 현금을 건네받기 위해 조직에서 앱을 통해 호출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적극적인 대처로 범죄를 예방한 A씨에게 표창장과 신고 포상금을 수여했다. A씨는 “예전에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었다는 후회와 죄책감을 계속 갖고 있었다”며 “이번에는 수거책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하고 한편으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김철수 남원경찰서장은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에도 보이스피싱 피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의 관심으로 또 다른 범죄를 막았다”며 “A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앞으로도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현금 수거를 지시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11 10:13:51[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이른바 '부산 싼타페 사고'의 원인을 두고 차량 제조사와의 법정 다툼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는다. 유족들은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지목하며 현대자동차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족 측은 이날 대법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였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기각한 원심 판결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지난 2016년 8월 정오께 부산 남구 감만동의 한 주유소 앞에서 물놀이를 가려던 일가족 5명이 탄 싼타페가 갓길에 주차된 컨테이너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했던 운전자를 제외한 아내와 딸 그리고 어린 손자 2명 등 4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운전자인 A씨에 따르면 당시 감만동 부근을 지나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냈고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급가속됐다. 질주하던 차량은 결국 길가에 주차되어 있던 트레일러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당시 공개된 블랙박스에는 사고 발생 직전 "차량이 왜 이러냐"는 A씨의 다급한 목소리를 비롯해 A씨의 아내와 딸이 당시 갓 100일을 넘긴 손자를 지칭하는 듯 "아기, 아기", "아기 어떡해"라는 울음 섞인 목소리가 섞여 참혹했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유족 측은 '급발진 사고'를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제조상 결함이 존재하거나, (급발진) 등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것이 1, 2심 판단이다. 상고이유서를 보면 유족 측은 '급발진 사고'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은 하급심 판단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민사소송에서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는 '사실의 가능성이 50.1%임'을 입증하면 충분함에도, 2심은 '통상인의 일상생활에 있어 진실하다고 믿고 의심치 않는 정도의 개연성'을 이유로 더 높은 수준의 70% 정도 입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는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사)혐의로 입건돼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설사 가속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했더라도 시내 도로 주행 중에 급가속에 이를 정도로 가속페달을 힘껏 밟거나, 제동장치를 착각했더라도 14초 동안 계속해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런데 민사소송에서 더 높은 수준의 증명을 요구한 것은 법원의 잘못된 판단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심과 2심이 '급발진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근거가 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책임도 제기했다. 유족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상고이유서에서 "자동차는 급발진이 끝나고 나면 멀쩡한 상태로 돌아가는데, 이는 휴대폰을 재부팅하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며 "국과수는 리셋된 후의 상태를 보고 먹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유족 측은 스스로 급발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했지만, 1, 2심은 이를 배척했다. 엔진 등의 결함으로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어도 브레이크 페달을 제대로 밟으면 자동차는 일정 거리 내에 반드시 멈추게 돼 있다며, 택시 기사와 택배업 등 장기간 운전업에 종사했던 A씨가 브레이크 페달을 확실히 밟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1, 2심 판단이다. 또 사고 당시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해 밟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가 빈번해지는데 소비자에게 사고 원인인 차량 결합 입증 책임을 묻는것이 정당한가도 상고심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 변호사는 "급발진 재현의 어려움, 관련 증거의 제조사측 편재 및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문서제출 명령 이행 거부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급발진 사고의 원인인 차량 결함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천편일률적으로 급발진의 원인이 되는 차량 결함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급발진 사고 차량 운전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는 법원 판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크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하 변호사는 이 사건을 지난 2018년 호남고속도로에서 일어난 BMW 급발진 사건과 함께 심리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증명의 정도와 결함의 추정을 위한 요건에 대한 대법원이 판단 기준을 제시해 달라는 취지다. BMW 급발진 사고는 지난 2018년 5월 호남고속도로에서 차량이 갑작스런 굉음과 함께 급격히 속도를 낸 '급발진 의심' 사고로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 사고로 부부가 사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8-02 08:43:18[파이낸셜뉴스] 인천에서 충남 천안까지 택시로 이동한 뒤 택시요금 13만 원을 내지 않고 그대로 달아난 승객이 경찰에 검거됐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군(18)을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할머니 사고나서 급하게 간다"던 10대 택시비 먹튀 A군은 지난달 16일 인천 백운역에서부터 천안시 서북구 직산역 인근까지 100km 이상의 거리를 1시간 30분가량 동안 택시로 이동한 뒤 택시기사에게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피해 택시 기사의 자녀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희 아버지도 택시 먹튀를 당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B씨는 “아버지가 손님을 태웠는데, 할머니가 차 사고가 나서 급하게 천안 직산역에 가야 한다고 했다”며 “손님 사정이 딱하다고 아버지는 걱정하는 마음에 점심도 먹지 못한 채 서둘러 천안으로 향했다”고 했다. 그는 “(그 손님은) 택시비는 천안에서 다른 가족(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도착한 뒤 13만원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저희 아버지는 손님을 걱정하며 최대한 빨리가겠다고 톨게이트비도 직접 내고 목적지까지 1시간30분 넘게 100㎞를 운전해갔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딸 "허탈하게 돌아오는 아버지 얼굴에 가슴 찢어져" 실제로 A씨가 글과 함께 공개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 기사가 손님인 A군을 챙기는 모습이 담겼다. 택시 기사는 A군에게 ‘점심은 챙겨 먹었냐’ ‘물을 좀 마시겠냐’ 등의 말도 건넸다. 그러나 목적지에서 내린 A군은 이내 도망치고 말았다. 택시 기사는 그를 잡으러 뛰어가다 계단 쪽에서 넘어져 무릎과 팔, 손등에 부상을 당했다. B씨는 “아버지가 손님의 거짓말에 속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모습, 신고한 후 천안에서 허탈한 얼굴로 운전해 올라오는 얼굴을 보니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사람이 사람을 걱정하는 게 먼저라고 가르치며 키워주신 아버지인데 이젠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말라고 말씀드려야 하는 거냐”고 호소했다. 한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를 만나러 천안에 가야 하는데,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03 11:06:06[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신분을 속여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유치장에서 목격된 행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불안감 없이, 흔들림 없는 유치장 생활 지난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체포된 후 지난주 유치장에서 엿새(6일)를 보내는 동안 별다른 흔들림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살인 같은 중범죄 사건에서 피의자는 불안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정유정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정유정은 하루 세 번 배급되는 식사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고, 잠도 잘 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코패스 성향 엿보이지만 단정 짓긴 어려워 이러한 정유정의 행동은 앞서 범행 직후의 모습이 담긴 CCTV 장면에서도 포착된 바 있다. 당시 정유정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끌고 가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홀가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를 두고 이달 3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YTN '뉴스라이더'에서 "아무리 범죄자라도 누군가를 죽이면 '이를 어떻게 하나' 하면서 굉장히 당황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데 저 모습은 그런 공포나 당황스러운 모습이 들어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정유정에 대해 "단순한 '사이코패스'하고는 약간 다른 것 같다"라며 "'경계성 성격장애' 요인을 추정하게 만드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찰이 정유정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비정상적 특이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해 결과를 분석하고 있는 과정에서 정유정이 정상인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비정상적 특이 성향'이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엿보이지만 사이코패스로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래 여성 살해 후 캐리어로 시신 유기한 사건 한편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경 과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중학생 딸을 과외해달라"라며 요구한 뒤, 부산 금정구 소재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캐리어에 담아 낙동강 인근 풀숲에 버린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기사가 정유정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껴 신고하면서 사건은 드러났다. 정유정은 범행 하루 뒤인 같은 달 27일 오전 6시경 긴급체포됐다. 이후 부산경찰청은 1일 신상 공개위원회를 열고 살인·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한 뒤, 2일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06 08:3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