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미 페루의 리마 국제공항 내 택시 기사 중 25%가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페루 수도 리마의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 안에는 33개 운송조합·업체 소속 800여명의 택시 기사가 영업 중이다. 이들 중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거나, 현재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201명에 달한다. 이는 4명 중 1명꼴이다. 혐의로는 강간, 살인, 마약 밀매, 납치 등 강력범죄가 포함됐다. 또 도주치사상(뺑소니), 음주운전, 폭발물 및 기타 위험물 제조 등 혐의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문제는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택시 기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 조합이나 업체 관리인들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로 알려졌다. 대표자 등 28명 중 18명이 과거 사기, 강간, 가정폭력, 살인 등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적 있다. 또 최소 5명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자신들의 조합이나 업체 소속 택시 기사들이 과도한 호객을 하거나 승객에게 부당한 요금을 부과하는 등의 괴롭힘과 불법 행위를 유발하더라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던 그간의 악순환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항택시 협회 측은 일부 운전기사를 상대로 공항 내 택시 영업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일종의 ‘권리금’을 뜯어내거나, 돈 내기를 거부하는 기사를 상대로 협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코메르시오는 “공항 택시협회나 업체 측의 이런 횡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있다”며 “일련의 행태는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한회사 또는 협회라는 외관에 숨어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페루 한국 대사관은 지난 1월 배포한 안전여행 정보 홍보물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 중 현지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시내 이동 시엔 가급적 우버나 디디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게 안전성이나 편리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2 08:23:01[파이낸셜뉴스]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 지수가 28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지수보다 높은 수치다. 7일 연힙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정씨를 상대로 한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28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점은 2005년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2009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27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역대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인 유영철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 25점 등이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실종처럼 보이려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낙동강 인근 숲속에 유기했으나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정유정은 평소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로 판정되면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게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사이코패스가) 유무죄 판단, 심신미약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심성을 평가해서 사이코패스적 특징이 있는 품성이라고 나오면 징역형을 살고 나오더라도 재범을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전자감독 대상자, 보호관찰 추가 등을 위해서 활용하기 위함이다”며 형을 깎아 주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08 06:49:42[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검찰이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이기영(3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의 1심 판결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이기영은 계획적으로 피해자 2명을 살해해 강취한 돈으로 유흥을 즐기는 등 금품을 얻기 위해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인명 경시의 태도를 보였고, 통합심리분석 결과에서도 재범의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잔혹하게 살해된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이 입은 고통과 슬픔, 일반 국민이 입은 불안과 충격, 유사한 범죄 예방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기영에게는 법정최고형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4월 12일 결심공판에서 강도 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이달 19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종원)는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만일 법이 허용했다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해서 이기영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한 범죄"라며 "유가족의 고통 역시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을 재판부가 충분히 고민했음을 말씀드린다"고 판결했다. 한편, 1심 판결 이후 자신을 피해자 택시 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기영의 무기징역 판결에 대해 저희 가족은 슬픔과 더불어 분통 터지는 상황이 됐다"며 "사형제도의 부활과 집행, 혹은 대체 법안에 대해 건의하는 내용의 국민청원 접수 중이며 이기영과 같은 살인범이 사회에 더 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법 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5-24 15:07:00[파이낸셜뉴스]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이기영(32)에 대해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숨진 택시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슬픔과 더불어 분통 터지는 상황"이라며 호소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이기영 살인사건의 피해자였던 택시기사의 딸입니다'이라는 제목으로 누리꾼 A씨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A씨는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인 살인범에게 사형 아닌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가족은 슬픔과 더불어 분통 터지는 상황이 됐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수사 과정이나 재판에 있어서 누가 될까 언론에 한마디 내뱉는 것도 정말 조심스럽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왔다"라며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이대로 가만히만 있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 공간을 빌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론화하고 공감을 얻고 싶어 글을 작성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A씨는 먼저 이기영이 아버지인 척 카톡을 주고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이기영은 저희 가족과 카톡을 하는 내내 본인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사망자가 생겨 그 뒤처리를 하고 있다고 거짓말했다. 대화상대가 아버지가 아닐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경찰서에 도착해 사고 조회를 한 결과, 교통사고 접수가 아예 없다는 얘길 듣고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을 처음 알게 됐다"라며 "지금도 그날의 충격은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국 위치 추적 요청과 함께 아버지의 실종 신고를 하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라며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오가 돼서 제 전화로 경찰이 알려준 사실은 아버지 부고 소식이었다"라고 전했다. A씨는 "이기영은 아버지를 살해한 직후 아버지 휴대전화에 토스 앱(은행 앱)을 다운받아 본인 통장으로 잔고를 이체했다. 남의 아버지 죽여놓고 보란 듯이 '아버지상'이라고 메모해 사람 우롱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분노했다. 그는 "아버지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해 간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장례지도사님이 제게 아버지 얼굴의 훼손이 심하니 많이 충격받을 거라고 보는 것을 극구 말렸다"라며 "남동생이 유일하게 봤지만, 오랜 시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기영은 지난해 12월 20일 밤 경기 고양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를 주겠다"라며 파주 소재 아파트로 택시기사를 유인해 둔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동거하던 50대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달 19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종원)는 이기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는데, 사형제도는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 형벌이고 명백히 정당화할 수 있는 특정한 사실이 있을 때 허용돼야 한다"라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5-21 11:01:04[파이낸셜뉴스]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이기영(31)이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진술을 번복한 것을 두고 “현재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이기영이 ‘경찰에 주는 선물’이라며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진술을 번복한 것은 자신의 입을 통해서 하는 진술로 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좌우되고 있는 그런 상황을 즐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기영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에 경찰에 성의를 표시하는 목적에서 ‘땅에 묻었다’ 이런 식으로 번복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기영이 행동하고 말하는 중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허세”라고 짚었다. 이어 “한 걸음 뒤에서 보면 강도살인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여러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기가 굉장히 센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4일 사건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했다. 이기영에게는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유기, 사체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1-05 07:23:19[파이낸셜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에 대해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등 익히 알려진 연쇄살인범들 특성이 다 섞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교수는 4일 CBS라디오를 통해 “제가 볼 때 이기영은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 까지 포함해서 그 세 가지 유형이 다 짬뽕 된 그런 타입”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들보다 훨씬 더 즉흥적이고, 치밀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영이 결혼을 한 적은 있으나 오래 가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도우미 여성들을 접촉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대로 된 관계 형성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점이 기존 연쇄 살인범죄하고 또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이기영이 시신과 함께 둔기를 집안에 놔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보통 1회 살인사건의 경우에 흉기부터 없애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증거물이 가득 차 있을 흉기를 집에 여전히 보관했다는 건 쓸모가 있지 않은 이상 보관(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둔기가 집 안에 있다는 점에서 여성 혈흔의 임자를 꼭 확인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기영의 주거지에서 발견한 혈흔에서 나온 4명의 다른 여성들의 DNA를 확보, 현재까지 3명의 신원과 안전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늘 검찰로 송치가 되면 상당히 절박한 심정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요 범행 사실에 대해서 번복했다가는 본인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나중에 재판받을 수 있다”면서 “이런 생각을 이제부터는 확실하게 할 것으로 보여서 현재 말한 시신 매장 장소는 정확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영철·강호순·정남규는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연쇄살인범들이다.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20여 명의 부유층 노인과 여성들을 상대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강호순은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 서남부지역 등에서 여성 8명을 납치·살해, 자신의 장모와 전처를 방화살해한 혐의로 각각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다. 정남규는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13명을 살해, 20명에게 중상을 입혀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2009년 11월 감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1-04 19:24:45[파이낸셜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을 두고 지난 2009년 연쇄 강간·살인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강호순을 떠올렸다. 두 사람 모두 주변 이웃들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그 실체는 극악무도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수정 교수는 채널A 뉴스 TOP10에 출연해 평소 이웃에 좋은 인상을 남긴 이기영과 관련해 "강호순도 굉장히 이중적이었다"라며 "남들에게 보여주는 얼굴과 피해자와 둘이 있을 때 살해 과정에서의 잔인함과 두 개의 얼굴이었다"라고 말했다. 강호순은 2000년대 후반 경기 서남부지역 등에서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하고, 자신의 장모와 전처를 방화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인물이다. 이 교수는 이기영과 교통사고가 난 뒤 함께 집에 따라갔다가 살해당한 택시기사에 대해서도 "(이기영이) 전혀 경계심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친절하게 대화를 나눠 (택시기사가) 집까지 따라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유인할 만큼 친절하기도 하고 사회적이기도 한 모습이 있는 사람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SBS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당시 이기영은 택시기사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 내릴 때까지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이기영을 두고 "상당히 이중적 자아구조를 갖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기영은 평소 자신이 살해한 동거 여성의 개를 산책시키는 등 이웃에 좋은 인상을 심겨줬다고 한다. 3일 이웅혁 교수는 YTN 뉴스라이더에서 "(이기영이) '지인에게 보이는 (친절한) 나', '범행 목적을 위해 제3는 무조건 도구에 불과했던 나'. 이 둘은 반드시 분리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상당수의 연쇄 살인범이 피해자의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지만, 자신의 가족에 대해선 아끼려는 이중적 자아구조를 나타냈다며, 이런 범죄자의 특성이 이기영에게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1-04 08:31:45[파이낸셜뉴스] OCN 드라마틱 시네마 ‘번외수사’ 차태현과 이선빈이 충격에 빠졌다. “진범은 따로 있다”라고 확신한 순간, 또 다시 연쇄살인이 시작됐다. 이날 방송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2.2%, 최고 2.6%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지난 5월 30일 방송된 OCN 드라마틱 시네마 ‘번외수사’ 3회에서 진강호(차태현)와 강무영(이선빈)은 7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버터플라이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했다. 사건은 덤프트럭이 재소자 호송 버스를 들이받은 교통사고부터 시작됐다. 혼란을 틈타 7년 전 버터플라이 연쇄살인마로 검거된 장민기(지찬)와 조직폭력배 2인자 강수(손병욱)가 탈주에 성공했는데, 바로 다음 날, 원룸 욕조에 유기된 사체가 발견됐다. 피해자의 목에는 버터플라이 연쇄살인마의 시그니처인 나비 모양 표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장민기가 탈주하자마자 사람을 죽였다”라는 소식이 세간을 뒤흔들었고, 경찰은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를 꾸려 사건 해결에 나섰다. 이 가운데, 강호는 장민기에게 공범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피해자의 원룸 복도 CCTV에 찍힌 범인의 손목엔 커다란 화상 흉터가 있었는데, 킥스(KICS: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저장된 장민기의 양 손목은 깨끗했기 때문이다. 함께 탈주한 ‘장민기와 강수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던 무영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덤프트럭 기사가 강수의 고향 후배”이며, “탈주범 두 명의 사건 담당 검사와 형사가 동일인”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담당 형사 서인재(임철형)는 현재 강호가 소속된 경찰서의 강력팀장으로, 장민기 검거를 위한 특수본을 이끌고 있었다. 무영은 그를 만나기 위해 특수본을 찾아갔지만 강호의 철통보안에 막혔다. 대신 강호의 점퍼 주머니에 몰래 넣은 도청기를 통해 ‘공범’의 존재, 그리고 강호가 장민기의 면회 기록을 보러 교도소에 간다는 걸 알게 됐다. 막무가내로 동행에 나선 무영과 함께 강호는 교도소 민원실에서 장민기의 면회 기록부와 우편물 리스트를 확인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이름을 발견했다. 탁원(지승현)이 주기적으로 장민기 면회를 신청했지만 접견을 거부당했고, 그럼에도 몇 년 전에 사망한 장민기 어머니의 이름으로 한 달 전까지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여기서 탁원의 과거가 드러났다. 미국에서 자란 탁원은 낯선 한국땅을 밟자마자 집 이중 계약 사기를 당했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민기와 어머니가 그를 가족처럼 돌봐줬다. 그런데 당시 경찰청 범죄분석관이었던 탁원이 버터플라이 연쇄살인마의 직업이 택시기사일 수 있다고 프로파일링했고, 택시기사 장민기가 검거됐다. 마지막 피해자가 장민기의 택시를 탔다. 처음부터 장민기의 무죄를 믿었던 탁원은 첫 번째 피해자가 발견된 약수터에서 강호와 무영을 만나, “장민기는 버터플라이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범행 동기와 범인의 살해 방식, 사체 유기 방식 등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민기가 감옥에 있는 동안 살인이 계속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무영의 의문엔 “분명 어딘가에서 사건은 계속 벌어졌을 것”이라며 ‘암수범죄(실제로 발생하였으나 인지되지 않은 사건)’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놀랍게도 탁원의 분석은 정확했다. 장민기가 수감 중이던 2013년 12월, 버터플라이 연쇄살인과 흡사한 ‘리어카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각각 국과수 연구원과 장례지도사 이반석(정상훈)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강호와 무영은 리어카 사건 피해자의 발목에서 나비 모양을 발견했다. 버터플라이 연쇄살인마는 장민기가 아니며, 진범이 따로 있다는 명확한 증거였다. 그러나 이들이 “진짜 범인을 잡자”라고 공표한 순간, 탈주범 강수가 버터플라이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안방극장에 폭발적인 긴장감을 선사한 순간이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0-05-31 11:19:41영화 '재심' 실화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진정성이다. 묵묵히 때로는 화려하게 표현되더라도 사건의 진실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순간, 실화는 신화가 된다. 국내 영화계에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 흥행 불패를 이어간 것도 그 때문이리라. 16일 개봉하는 영화 '재심'이 담고 있는 메시지도 진실이다. '재심'은 2000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 일명 약촌오거리 사건을 다뤘다. 당시 10대 청소년이 한 순간의 분노를 이기지 못해 택시기사를 무려 12번이나 찔러 사망케 한 사건은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이 사건이 16년만에 경찰의 강압수사와 증거 조작 등으로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임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충격을 줬다. 영화는 약촌오거리 사건을 상상력을 더해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법이라는 것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쎄시봉' '동주'에 이어 '재심'의 현우로 스크린에 선 배우 강하늘은 실화 영화만 3번째다. "시나리오를 읽고 매력이 있으면 선택한다. 그런 선택이 모인 것이지 실화라고 우선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그만큼 실화의 진정성을 살려내는 배우도 드물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하늘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약촌오거리 사건'에 전부터 관심이 컸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긍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실제 사건이 연기에는 함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실화지만 상상력이 더해진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거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가면 실제 사건과 엉킬 것 같아서 시나리오에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가 연기한 현우는 밝은 소년이었지만 억울한 10년의 수감 생활 이후 세상을 경멸하는 단절된 인물이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애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보이는 것은 싫었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착한 애가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면 1차원적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데 저런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법한 사람이 쓰는 누명이 더 현실감이 있을 듯했다"고 했다. 그래서 장발에 브릿지도 넣고, 문신도 팔과 가슴 여러 곳에 했다. 다방에서 일하며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마치 시골 동네의 '양아치'다운 불량스런 면도 부각시켰다. 맡은 역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기 때문일까.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20대 배우지만 그의 이름에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명칭이 따라붙는다. 2007년 SBS 드라마 '최강! 울엄마'와 KBS 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으로 10대에 연기 생활을 시작한 뒤 '평양성'(2010년), '너는 펫'(2001년), '순수의 시대', '스물'(이상 2014년), '좋아해줘', '쎄시봉'(이상 2015년), 지난해 '동주'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인기 드라마 '미생' '상속자들'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등까지 포함하면 필모그래피가 화려하다. 그런 그에게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 뭐냐고 묻자 단번에 '동주'라고 답했다. 그는 "같은 실화 영화지만 '재심'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를 연기했다. 실존 모델을 참고는 했지만 영화 속 현우가 그 분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가는 부분이 가능하다. 그런데 '동주'는 윤동주 시인 그 자체를 영화 안에서 표현해야 했다.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선배들의 말을 알겠다. 한 고비를 넘어서 쉬울 줄 알았는데 또 어렵고 어렵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모범 청년'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그는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가졌다. 가식도 적절히 섞였으리라 싶었지만 직접 만나본 그는 확실히 긍정적 인간형이었다. 강하늘은 "긍정적인 편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순간, 그것이 부정적이 된다고 생각한다. 촬영 현장이든 어디든 제 주변이 웃으면서 즐거웠으면 좋겠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거니까, 그게 제 에너지고 살아가는 방법이다"라며 크게 웃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7-02-13 19:51:45'공조'와 '더 킹'이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월 새로운 한국영화 기대작이 줄줄이 가세하며 극장가를 한층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더 킹'과 '공조'의 양강 구도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던질 영화는 '웰컴 투 동막골'을 연출한 박광현 감독의 신작 '조작된 도시'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조작된 도시'는 단 3분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쳐가는 범죄액션영화다.가상세계인 게임과 결합된 신선한 발상과 색다른 감각으로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액션을 선보인다. 한순간에 살인범으로 몰리며 모든 것을 잃게 된 평범한 백수 권유 역을 맡은 배우 지창욱은 고난도 와이어 액션과 격투신, 자동차 추격 장면까지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연기를 펼쳤다.대인기피증을 보이는 초보 해커 여울 역의 심은경은 거친 헤어스타일과 스모키 화장으로 강렬하게 변신했고, '응답하라 1988'의 안재홍은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으로 어리숙하지만 권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반격에 합류하는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워너브러더스가 지난해 '밀정'에 이어 두번째로 제작한 한국영화 '싱글라이더'(22일 개봉)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이주영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배우 이병헌이 오랜만에 감성연기에 도전한다.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강재훈 역을 맡은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번지점프를 하다' 때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감성에 여운이 남고 마음이 아렸다"고 동참 이유를 밝혔다.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재훈의 아내 수진 역은 공효진이, '부산행'으로 영화 신고식을 치른 안소희는 호주로 공부하러 간 워홀러로 분한다. 이 감독은 "거창한 것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 포기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호주 로케이션으로 촬영됐으며, 이국적인 공간 속에서 한 남자의 시선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스크린에 재현한 '재심'(감독 김태윤)은 정우와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16일 개봉을 앞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재심'은 최근 스크린 흥행코드로 떠오른 남·남 배우들 간의 브로맨스를 앞세워 관객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특이하게도 정우, 강하늘 두 주연배우는 실화 소재 영화만 이번이 세번째다.'쎄시봉'의 오근태, '히말라야'의 박무택 역할에 이어 '재심'에서 돈 없고 빽 없는 변호사 준영 역할을 맡은 정우는 인간적이면서도 집요하게 진실을 찾아가는 캐릭터의 성격을 제대로 살렸다. 역시 '쎄시봉'에 출연한 후 '동주'에서 시인 윤동주 역할을 선보인 강하늘은 누명을 쓴 현우 역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7-02-02 19:2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