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2)는 얼마전 여의도 회사인근 식당에서 회식이 끝난 뒤 후배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카드택시를 탔다. 술에 취한 후배로 인해 잠깐 실랑이가 있었지만 강남까지 간 김씨는 2만원이 조금 넘게 나온 택시비를 계산하기 위해 카드를 건넸다. 후배를 내리기 위해 정신이 없었던 김씨는 계산서에 사인만 하고 미처 요금을 확인하지 않았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5만7000원이 카드로 결제돼 있었다. 김씨는 현재 T-money와 카드사를 통해 해당 택시회사를 수소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택시요금을 계산할 때 기사 임의로 얼마든지 요금을 조작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수기입력은 결제요금의 20% 내에서 승인이 가능하다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몇%든 임의로 요금을 올려받는 게 가능하다. 더욱이 감독당국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전혀 파악이 안 된 상태라 악용될 경우 규제할 근거가 없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객편의를 위해 도입한 카드택시가 오히려 경기불황 등으로 인한 생계형 신종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임의로 요금을 조정해 택시비를 결제하는데 주로 회식이나 술자리로 인해 요금이나 명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직장인이 대상이다. 최근 경기가 힘들어진 데다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택시기사로 몰리면서 사납금도 채우기 힘들어진 환경탓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제한없이 요금 조정이 가능토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보통 카드택시는 미터기로 나온 요금이 그대로 카드결제기로 전송되기 때문에 요금이 수기로 조정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모르고 있다. 카드사들은 요금의 20% 이내에서만 수기로 요금조정이 승인된다고 해명했다. A카드사 관계자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 이용시 통행료나 콜택시를 부를 때 따로 콜비를 지급해야 되는 경우가 있어 카드택시들에 요금의 20% 내에서 추가로 요금을 수기로 입력해 승인을 받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는 20% 이상 몇%라도 가능한데, 이는 카드결제 시스템상의 문제로 감독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카드범죄의 사각지대다. 게다가 해당 택시가 등록된 가맹점도 택시회사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 등록이 엉터리인 것도 문제지만 요금을 속여서 받는 것은 범죄”라며 “감독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범죄로 경찰에 신고를 통해 방지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2009-04-12 22:16:24#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2)는 얼마전 여의도 회사인근 식당에서 회식이 끝난 뒤 후배를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카드택시를 탔다. 술에 취한 후배로 인해 잠깐 실랑이가 있었지만 강남까지 간 김씨는 2만원이 조금 넘게 나온 택시비를 계산하기 위해 카드를 건넸다. 후배를 내리기 위해 정신이 없었던 김씨는 계산서에 사인만 하고 미처 요금을 확인하지 않았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5만7000원이 카드로 결제돼 있었다. 김씨는 현재 T-money와 카드사를 통해 해당 택시회사를 수소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택시요금을 계산할 때 기사 임의로 얼마든지 요금을 조작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수기입력은 결제요금의 20% 내에서 승인이 가능하다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몇%든 임의로 요금을 올려받는 게 가능하다. 더욱이 감독당국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전혀 파악이 안 된 상태라 악용될 경우 규제할 근거가 없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객편의를 위해 도입한 카드택시가 오히려 경기불황 등으로 인한 생계형 신종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임의로 요금을 조정해 택시비를 결제하는데 주로 회식이나 술자리로 인해 요금이나 명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직장인이 대상이다. 최근 경기가 힘들어진 데다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택시기사로 몰리면서 사납금도 채우기 힘들어진 환경탓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제한없이 요금 조정이 가능토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보통 카드택시는 미터기로 나온 요금이 그대로 카드결제기로 전송되기 때문에 요금이 수기로 조정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모르고 있다. 카드사들은 요금의 20% 이내에서만 수기로 요금조정이 승인된다고 해명했다. A카드사 관계자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 이용시 통행료나 콜택시를 부를 때 따로 콜비를 지급해야 되는 경우가 있어 카드택시들에 요금의 20% 내에서 추가로 요금을 수기로 입력해 승인을 받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는 20% 이상 몇%라도 가능한데, 이는 카드결제 시스템상의 문제로 감독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카드범죄의 사각지대다. 게다가 해당 택시가 등록된 가맹점도 택시회사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 등록이 엉터리인 것도 문제지만 요금을 속여서 받는 것은 범죄”라며 “감독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범죄로 경찰에 신고를 통해 방지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2009-04-12 17:22:23[파이낸셜뉴스]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와 근교 도시인 사파, 닌빈, 하롱베이 등을 둘러보는 7박 8일 휴가를 다녀왔다. 올해 들어서만 태국 치앙마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이어 세 번째 해외여행이었다. 하노이로의 여행 역시 좋았고 좋은 기억도 많이 남았다. 하지만 잦은 해외여행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노이로의 여행을 반추하며 '이환주의 내돈내산'을 쓰려고 하는데 이번엔 이상하리만치 글이 나가질 않았다. 수년 전에 우연히 봤던 유튜브 영상을 다시 찾아봤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해외여행의 단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영상 속 화자는 해외 여행의 단점으로 4가지를 꼽았다. △평소의 리듬이 깨진다 △새로움에 무뎌진다 △인관관계가 단절된다 △돈을 모으기 힘들다 등이다. 모두 공감가는 내용으로 특히 두 번째가 가장 와 닿았다. 영상 속 화자 역시 자신도 들은 얘기라며 "전세계를 탐방하는 탐험가가 지구의 거의 모든 오지를 둘러본 뒤에 자살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행을 반복하면 새로운 곳을 가도 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은 기시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원데이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봐도 어딘가 비슷한 프로그램이 반복된다. 중간 중간 라텍스 베개를 파는 상점에 들리고, 기념품 가게에서 쇼핑을 강요 받고 뭐 그런 코스의 반복이다. 앞서 말한 유튜버는 여행을 못간다고 슬퍼하지 않아도 되고 해외 여행을 한다고 해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여행을 하면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여행을 함께 하는 동행이 있다면 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도 덧붙인다. 모처럼 직항인데..MS대란 웬말이냐 지난 7월 19일, 인천공항에서 밤 9시40분에 하노이로 출발하는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 7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평소에는 티켓값 절감을 위해 경유 항공편을 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직항 티켓이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발 IT 대란이 터졌다. 발권을 위해 항공사 창구로 갔더니 양의 창자처럼 대여섯 번은 굽어질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항공사 전산 시스템이 마비돼 일일이 수기로 확인하고 티켓을 발권하는 등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1시간 지연 안내가 문자 등을 통해 왔지만 이후부터는 문자도 없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발권을 위한 대기 줄에는 밤 11시 비행기 승객도, 새벽 2시 출발 승객도 섞여 있었다. 항공기 이륙 시간이 임박한 경우 제주 항공 직원들은 줄을 서 있는 승객을 일일이 확인해 프리 패스로 먼저 안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노이발 항공편 이륙 시간이 다가와 직원에게 물어보니 "더 지연될 것 같으니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는 안내만 할 뿐이었다. 두 세시간 정도 더 기다리자 드디어 내 차례였다. 내 앞으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하노이 발 비행기에 못탄 몇몇 승객들을 따로 확인해 티켓을 먼저 끊어줬다. 티켓을 끊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서둘러서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에는 이미 대부분 승객이 타고 있었고 내가 뒤에서 4~5번째 승객이었다. 마지막 승객이 탑승을 할 즈음 먼저 비행기에 타 개시던 남성분이 고함, 호통을 치며 애꿎은 항공사 직원들에게 성을 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옆자리 승객에게 물어보니 거의 2~3시간 가까이 비행기에 탑승한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비행기 지연의 답답한 점은 직원들도 언제 문제가 해결될지 몰라 제대로 안내를 할 수 없고, 승객들은 승객대로 짜증이 쌓인다는 점이다. 그나마 밤 비행기였기에 망정이지 오전, 오후 비행기의 경우 경유 비행기를 놓치거나, 일정에 차질을 빗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리를 잡고는 피곤해서 바로 잠에 빠졌다. 눈을 뜨니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었다. 하노이 공항 노숙..슬리핑 버스 타고 사파로 새벽 늦게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서 사람이 없는 공항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하노이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다음날 아침 바로 '사파'라는 도시로 이동을 하는 동선이었기 때문이다. 노트북에 영화를 몇 편 저장해 뒀지만 피곤해서 그냥 백팩을 배고 두 세시간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공항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미리 예약해둔 슬리핑 버스를 탔다. 미리 안내 받은대로 공항 외부 가장 끝쪽 기둥에서 기다리니 슬리핑 버스가 왔다. 짐을 실고 6시간 가까이 이동이 이어졌다. 사파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작은 벤으로 옮겨타고 호텔까지 이동했다. '에덴 센트럴 호텔&스파'라는 곳으로 도심지 중앙에 있어 이동하는데 편리했다. 아침을 먹고 꽤나 오랜 시간 굶었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을 하자 허기가 밀려왔다. 첫 끼는 '헬로 베트남'이라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목이 말라 하노이 맥주를 벌컥 들이켜고 짜조, 볶음밥, 코코넛 커리 등을 시켰다. 코코넛 커리는 한국식 즉석 카레에 후추를 추가하고 야채를 크게 썰어 넣은 맛으로 가격대비 훌륭했다. 볶음밥과 짜조 역시 평균 이상으로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는 사파 시내를 천천히 둘러봤다. 센트럴 플라자 바로 앞의 공원에서는 전통복을 입은 5~6살 짜리 여자아이들이 춤을 추며 관광객들에게 팁을 받고 있었다. 아직 철이 들기도 전의 어린아이들이 비를 맞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짠하 마음이 들었다. 7~8월이 우기라는 사실을 알고 왔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둔 우산을 쓰고 부슬비가 내리는 사파 시내를 둘러봤다. 사파 호수 인근의 한 카페에 들려 에그 커피를 주문했다. 비를 피하고 목을 축인 뒤에는 사파 나이트 마켓으로 이동했다. 중간에 한 호텔에 들려서 내일 여행을 위한 자동차와 운전자를 예약했다. 사파는 하노이처럼 택시나 그랩이 많지 않고, 요금 사기도 많아서 반나절, 하루 단위로 기사와 차를 빌려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약 6만원(120만동)을 지불하고 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차량을 빌렸다. 사파 나이트 마켓은 딱히 볼거리는 없었다. 한국의 토종닭과 다른 검은색 피부의 닭을 많이 팔고 있는게 이색적이라면 이색적이었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09 16:37:02[파이낸셜뉴스] 월급만 받아서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인 시대다. 집값은 나날이 고공행진에 외식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안 오른다. 뭐라도 좀 해야겠다 싶어 주식을 하고 있다. 주식하며 겪는 고뇌와 고통은 '이환주의 개미지옥' 칼럼으로 풀고 있다.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 싶어 시작한 주식인데 '이생두망(이번 생은 두번 망하게 생겼다)' 꼴이다. 주식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손실률이 마이너스 50%인데 급전이 필요해 주식을 처분해야만 할때 '읍참마속(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다)'의 심정이 드는 것 말이다. 전세 보증금 납입, 계약금 지급 등 급전이 필요해 주식을 처분할 경우 반드시 영업일 기준 이틀 전에 팔아야 한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면 돈은 수요일에 들어온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는데 화요일이 휴일이면 돈은 목요일에 들어온다.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판매 대금은 '예수금'으로 잡히지만 바로 인출은 할 수 없다. 시스템 상에서 판매된 내 주식은 바로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고 한국예탁결제원의 검증을 거쳐 이틀 후에 들어온다. 과거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만나 돈과 주식 실물을 교환하는 불편한 절차를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최근 토스증권을 비롯 일부 증권사들은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바로 입금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틀 뒤에 받을 돈을 바로 입금해 주는 대신 일정 수수료(이자)를 내야 한다. 물론 고객 유치 차원에서 이 수수료를 공짜로 해주는 증권사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은 '돈'이다. 개인간의 금전 거래, 기업들의 임금 체불도 마찬가지다. 만약 갚아야 하는 날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거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해당 기간에 맞춰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는데 제때 주지 못하고 두 달 밀렸다. 해당 기업은 2달 후에 2달치의 월급의 합과 2달에 대한 이자(지연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티메프'의 유독 긴 정산주기 이커머스 플랫폼은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장터다. 하지만 여기서도 고객과 판매자가 직접 만날 경우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중고나라 사기'가 대표적인 예다. 고객간 직거래를 할 경우 운동화를 샀는데 벽돌이 오고, 책을 시켰는데 헌신문지가 와도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를 사용한다. G마켓, 옥션, 네이버, 11번가 등은 에스크로 방식 정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돈을 입금하면 일정기간 돈을 보관했다가 구매확정 시에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이커머스 업체마다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판매자에게 입금해 주는 정산주기가 다르다. 플랫폼별 정산 주기를 보면 △G마켓 5~10일, △무신사 10~40일 △SSG 10~40일 △쿠팡 30~60일 등이다. 하지만 위메프 37~67일, 티몬도 40일에 달했다. 티메프 사태의 핵심 문제 중 하나가 고객이 지불한 상품 대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업이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정산주기를 길게 가져가면서 그 기간 동안 자금을 기업이 임의대로 다른 곳에 사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티메프 등 큐텐 계열 정산금이 1000억이라고 가정하고 1000억을 연이율 5%대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고 하면 약 8억3000만원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소상공인 판매자들은 제품을 판매해도 대금을 2개월 뒤에 받게되므로 추가적인 상품 매입을 위한 돈이 없다. 그러면 이들은 이들 플랫폼과 연계된 은행에서 '선정산 대출'을 받게 된다. 판매자들이 받는 선정산 대출의 이자는 약 6%로 알려졌다. 지난해 선정산 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3개 은행이 판매자에게 지불한 대출금만 1조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판매자들은 약 738억원의 내지 않아도 되는 이자를 낸 것이다. 판매자들은 자금을 늦게 정산 받아 잃게 된 기대수익(기회비용)과 다음 판매 상품 매입을 위해 불필요한 대출을 일으켜 잃게 된 손해 '이중고'를 겪은 셈이다. 판매자들은 이 같은 '플랫폼'을 통하지 않으면 제품 판매가 어려운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입점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일부 기업이 악용한 것이다. 특히 티메프가 꽤씸한 이유는 에스크로를 도입하지도 않고, 서로 다른 법인의 재무와 통장을 경영진 마음대로 일원화해 의도적으로 횡령을 했다는 의혹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혁신'을 빙자한 기업들의 배신 2016년 아마존은 세상에 없던 무인 편의점을 공개했다. 직원이 아무도 없는 매장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라는 거였다. '아마존 고'라는 이 기술은 하나의 혁신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당연히 매장에 있는 CCTV나 특정 센서 등으로 소비자의 시각 정보 등을 분석해 결제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인건비가 싼 인도의 원격 근무자 1000명 이상이 일일이 상품 라벨을 보고 분류해야 하는 '수동 시스템'이라는 거였다. 1000건의 상품 중 약 700건이 사람이 검토해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했다. 처음 배달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 혁신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배달플랫폼의 실상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중간에서 사람이 가게에 배달 주문을 대신 넣어주는 시스템에 불과했다. 사진만 찍으면 명함을 자동으로 저장해 주는 서비스도 오류가 많아 사람이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기자가 입사했던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거하게 술을 먹고 집에 갈 때는 직접 전화를 해서 콜택시를 부르거나, 대리 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터치 몇 번으로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소비자도, 택시 기사도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을 장악하고 택시기사들은 높은 수수료를, 소비자들도 여러가지 명목의 서비스 비용으로 요금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배달 플랫폼 역시 3~4개 업체의 과점 체제가 형성돼자 수수료가 빠르게 올라갔다. 감독 당국 역할론 기업들의 이윤추구 행위는 막을 수 없다. 합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감독하는 일을 하는 곳이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같은 기관이다. 티메프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은 전자상거래를 ‘본업’으로 하며 대금 정산을 ‘부수’ 업무로 해온 기업에 금융업 수준의 빡빡한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티몬·위메프 업무협약 체결 및 사후관리 경과'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2년 6월 티메프와 경영지도비율 준수를 위한 분기별 경영개선계획 협약을 체결했다. 감독당국 역시 티몬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방증이다. 금감원은 경영지도 개선 협약이 말 그대로 협약일 뿐이어서, 강제력 있는 감독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음달이 되면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는 판매자와 소비자, PG사, 신용카드사 등을 넘어 티메프의 직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월급 정산 및 퇴직금 지급 등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사와 수사 등을 통해 티메프로 들어갔을 소비자들의 제품 대금에 대한 추적과 티메프의 자금 이동 상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31 17:01:26[파이낸셜뉴스] 택시 기사에게 요금을 더 송금했다고 속여 현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낸 중학생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6단독 장재용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징역 장기 10개월, 단기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6월23일 택시 기사들에게 실제 요금보다 더 많은 돈을 송금한 척 속여 현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3차례에 걸쳐 83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군은 1원을 계좌 이체하고 입금자 이름에 '입금 110,000' 등이라고 적은 뒤 이를 보여주며 차액을 환불해달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같은 해 8월17일 오전 6시께 경기 안성에서 남양주까지 약 150㎞를 무면허로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동종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처벌받아 유예 기간에 재차 이 사건 범행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완전한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하면서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고인의 어머니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해 다시는 피고인이 재범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피고인과 가족 간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29 07:29:29[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찰들을 조롱한 영상으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허성환 부장검사)는 남아공 국적의 남성 A씨를 사기죄, 업무방해, 모욕 등 혐의로 전날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2일 무전취식 등 혐의로 현행범체포된 후 지구대에서 경찰관을 조롱하고 수갑 찬 모습 등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두 차례에 걸쳐 9만6000원 상당의 술과 음식을 먹은 뒤 돈을 내지 않은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에도 택시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조사를 받고 석방된 바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씨는 택시기사와 요금 문제 등으로 시비 하던 중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 택시 번호판 등을 촬영하면서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하는 등으로 택시기사의 업무를 방해했다. 이후에도 A씨는 2차례 난동을 부려 현행범 체포됐다. 택시 업무를 방해한 지 이틀 뒤인 같은 달 18일 A씨는 지구대에서 술에 취해 경찰관의 귀가 요청에도 불응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그곳에 있던 빗자루 1개를 부러뜨린 혐의로 현행범체포됐다. 이어 같은달 29일에도 시비가 붙어 소란을 피우다가 '싸움을 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여권을 제시하라고 요구하자 A씨가 이에 불응하면서 욕설 해 재차 현행범체포됐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틱톡'에 파출소 경찰에게 반복적으로 "니예니예니예' 등으로 소리를 내며 조롱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A씨는 당시 영상에서 자신이 탔던 택시가 계속 빙빙 돌아서 파출소에 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필요한 조치를 했고 파출소에서 나가달라고 설명하자 A씨가 이같이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공무원을 조롱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법질서를 무시했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3-15 10:08:27[파이낸셜뉴스] 남미 페루의 리마 국제공항 내 택시 기사 중 25%가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페루 수도 리마의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 안에는 33개 운송조합·업체 소속 800여명의 택시 기사가 영업 중이다. 이들 중 각종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거나, 현재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201명에 달한다. 이는 4명 중 1명꼴이다. 혐의로는 강간, 살인, 마약 밀매, 납치 등 강력범죄가 포함됐다. 또 도주치사상(뺑소니), 음주운전, 폭발물 및 기타 위험물 제조 등 혐의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문제는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택시 기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 조합이나 업체 관리인들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로 알려졌다. 대표자 등 28명 중 18명이 과거 사기, 강간, 가정폭력, 살인 등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적 있다. 또 최소 5명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자신들의 조합이나 업체 소속 택시 기사들이 과도한 호객을 하거나 승객에게 부당한 요금을 부과하는 등의 괴롭힘과 불법 행위를 유발하더라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던 그간의 악순환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항택시 협회 측은 일부 운전기사를 상대로 공항 내 택시 영업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일종의 ‘권리금’을 뜯어내거나, 돈 내기를 거부하는 기사를 상대로 협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코메르시오는 “공항 택시협회나 업체 측의 이런 횡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있다”며 “일련의 행태는 합법성을 부여하는 유한회사 또는 협회라는 외관에 숨어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페루 한국 대사관은 지난 1월 배포한 안전여행 정보 홍보물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 중 현지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며 “시내 이동 시엔 가급적 우버나 디디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게 안전성이나 편리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2 08:23:01[파이낸셜뉴스]택시기사를 속여 택시비 수십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송혜영 부장판사) 14일 오후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지난 3월 22일까지 약 1년간 총 36명의 택시 기사를 속여 55만원 상당의 택시비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범행은 택시비를 계좌이체 하겠다고 한 뒤 휴대전화 화면 속 '입금자명'에 원래의 택시요금을 적어 보여주고, 실제로는 1원이나 100원 등 소액만 송금하는 수법이었다. 택시기사들이 보통 입금 알람만 듣거나 송금액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심지어 김씨는 지난해 10월께 해당 범행으로 경찰에 소환된 이후에도, 체포 직전인 지난 3월까지 같은 범행을 수차례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죄질이 매우 좋지 않으며, 대부분의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김씨의 어머니가 대부분의 피해자를 위해서 피해액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배상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09-14 17:32:27[파이낸셜뉴스] 화장실이 급하다며 택시비를 내지 않고 사라져 이른바 '택시비 먹튀'를 한 20대 여성 승객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7일 보배드림 인스타그램에는 “신종 택시비 먹튀 수법 당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을 제보한 택시기사 A 씨에 따르면 그는 전날(6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출근시간대에 20대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을 태웠다고 한다. 택시 기사에 따르면 남녀 일행 4명이 함께 있었고, 그중 여성 두 명이 타며 30분 넘게 걸리는 진해 용원동으로 가자고 요구했다. 그렇게 운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 신호 대기중에 한 여성이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며 잠깐 내려달라고 기사에게 요구했다. A 씨는 승객의 말을 믿고 요청에 응해줬다. 그러자 다른 한 명도 “나도 같이 가자”며 함께 내렸다. A 씨는 약 20분을 서서 기다려 줬지만 여성들은 그길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미터기에 6000원 찍힌 요금을 포기하고 차를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편의점서 교통카드 충전 '먹튀' 하기도 '택시 요금 먹튀' 사연이 전해진 가운데 앞서는 소위 '교통카드 충전 먹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8월 30일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구속한 A씨(58)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수도권 일대 편의점 215곳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한 뒤 결제하지 않고 달아나 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편의점 종업원으로부터 충전이 완료된 카드를 건네받으면 현금을 뽑아오겠다거나 잠깐 기다려달라며 핑계를 대고 도망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교통카드에 충전된 금액을 다시 현금화시켜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검거 후 교통카드를 압수해 충전 내역을 확인한 끝에 200건이 넘는 여죄를 추가로 밝혀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08 14:13:36[파이낸셜뉴스] 휴가 나온 군인에게 미터기 요금보다 3배 비싼 금액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부대로 다시 유턴해 당직사령에게 병사를 험담한 택시기사의 행동이 비난을 사고 있다. 8800원 나왔는데 "기름값도 안나와, 3만원 줘"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가 나온 군인을 부대로 돌려보낸 택시기사'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강원도 인제군 한 부대의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이날 개인콜택시를 이용하면서 겪었던 사연을 풀어냈다. 당시 A씨는 해당 택시를 탄 후 8800원치 거리를 이동했다고 한다. 이때 기사는 "이 정도 거리면 돈도 안 된다. 기름값도 안 나온다"라며 3만원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택시기사에게 "이건 좀 아니지 않냐. 불법 아니냐"라고 따졌고, 기사는 A씨의 이름을 한 노트에 적은 뒤 "너희 당직사령이랑 포대장한테 보고해야겠다. 교육 좀 받아야겠다"라며 쏘아붙였다. 거부하자 부대로 되돌아가 한바탕 난리 A씨는 해당 택시기사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을 태운 채 부대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당직사령을 불러내 한바탕 난리를 쳤다는 것. A씨는 "(택시기사는) 군대 시스템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군인 신분을 이용해 한 두 번 사기 친 솜씨가 아닌 것 같다"라며 "다른 사람은 피해 안 보시길 바란다"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듯", "불매가 답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운수종사자(택시기사)가 부당한 운임 또는 요금을 받을 경우 △1차 위반 시 과태료 20만원 및 경고 △2차 위반 시 과태료 40만원 및 택시운전자격 정지 30일(병과) △3차 위반 시 과태료 60만원 및 택시운전자격 취소(병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운송사업자의 경우 △1차 위반 시 사업일부정지 60일 △2차 위반 시 감차 명령 △3차 위반 시 사업 면허 취소 등 처분을 받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13 06:4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