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김민석과 박승주가 오는 11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18일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에 따르면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인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아름다운 언어와 리듬이 특징인 베토벤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를 선보인다. 아울러 유려한 선율과 따듯한 정서가 돋보이는 토스티 가곡, 마음을 울리는 한국 가곡과 이태리 칸초네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반주는 최고의 오페라 코치이자 성악 전문 반주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정호정이 맡는다. 테너 김민석은 힘 있는 미성과 깨끗한 고음으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를 아우르는 성악가다. 지난 2020년 JTBC '팬텀싱어 3'에 출연해 '레떼아모르'팀 멤버로 2년간 활동했고, 지난해 첫 앨범인 오페라 아리아 모음집 '아리아 다모레'를 발매했다. 또 테너 박승주는 2018년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 후 마스네 오페라 '마농'으로 메트 오페라에 데뷔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오페라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관계자는 "두 명의 리릭 테너가 서로 다른 음색으로 서정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우아하게, 조화롭게 풀어나가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8 14:06:492024년 한국 뮤지컬의 화제작은 단언코 '일 테노레'다.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대본·음악·가사·연출·연기 등 모든 부분에서 흠잡을 데 없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모든 파트가 다 훌륭했지만 작·작사의 박천휴와 작곡의 윌 애런슨 콤비의 단단한 창작이 '일 테노레'의 시작과 결말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일 테노레'는 1940년대 의대생이었지만 이탈리아에 유학을 다녀와 오페라를 전파했던 이인선이라는 실존인물로부터 모티프만 가져왔을 뿐 모든 이야기는 새로 만들어졌다. 박천휴는 고증에 갇히지 않고 과감한 창작을 통해 보편적인 주제를 구현할 수 있는 창작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이 첫번째 다른 선택이다. 일제강점기에 예술을 하는 이야기에서 독립운동과의 관계성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당대의 예술을 다뤄야 하는 현대의 창작자들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다. 작품은 조선의 일테노레(테너)인 윤이선을 주인공으로 세우면서 물리적 투쟁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하려는 이수한과 문화예술을 통해 민족성과 자주독립을 전파하려는 서진연을 등장시킨다. 즉, 일제강점기를 예술을 통해 뚫고 지나가려고 했던 세 젊은이의 이야기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 구도에서의 갈등은 결국 예술과 독립운동의 문제로 발전된다. 여기에서 작가의 두번째 다른 선택은 세 인물의 삼각관계를 클리셰한 갈등으로 풀어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수한은 서진연을 오래전부터 좋아했지만 윤이선과 서진연이 연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주인공이 능동적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면 셋 중에 가장 주인공에 가까운 인물은 서진연일 것이다. 작품은 윤이선을 흔들림 없는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1막과 2막의 시작을 윤이선의 현재로 설정해 서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서진연이 함께 살아있는 듯한 설정을 통해 결말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이것이 창작진의 세번째 다른 선택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예술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려 했던 세 젊은이의 이야기에서 예술을 전부라 여기고 평생을 바쳤던 어느 테너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윌 애런슨의 음악은 한국 최초의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드는 이 작품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요인이다. 놀라운 것은 극중 오페라인 '꿈꾸는 자들'이 기존에 있던 오페라가 아니라 이 작품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곡들이라는 점이다. 초연을 통해 2018년 첫 낭독공연을 가졌던 이 작품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두 창작자가 얼마나 꼼꼼하게 발전시켜왔는지가 느껴진다. 부디 이 명작의 역사적인 초연을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4-01-29 18:20:47[파이낸셜뉴스] 가수 김호중이 ‘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에게 신곡을 선물받는다. 28일 생각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보첼리가 오는 3월 클래식 단독쇼를 개최하는 김호중을 위해 직접 작사 및 작곡한 신곡을 선물할 예정이다. 김호중은 앞서 아시아인 최초로 보첼리 재단의 홍보대사로 발탁된 바 있다. 김호중은 이탈리아 방문 당시 보첼리의 초대로 집을 방문했고, 공연까지 제안받았다. 한편 김호중은 오는 3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국내 최초로 KBS 70인조 교향악단과 함께 클래식 단독쇼를 개최한다. 보첼리와 세기의 합동 무대를 펼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9 11:27:09[파이낸셜뉴스] 대학로의 유명한 ‘윌&휴 콤비’가 다시 한 번 관객의 눈물을 훔쳤다. 2016년 초연돼 대학로 대표 창작뮤지컬을 넘어 미국에 역수출 된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사 박천휴·작곡 애런스 콤비가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일 테노레’ 리딩 공연 후 5년 만에 공연된 초연작이다. 앞서 두 사람은 “우리에게 가장 큰 칭찬은 관객의 눈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선 최초 오페라 테너 이야기 ‘일 테노레’는 테마곡 ‘꿈의 무게’ 프롤로그 버전이 극장에서 연주되는 순간부터 심상치 않은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과 새로운 재능에 눈 뜬 청춘들의 찬란한 이야기와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가수들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음악까지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박은태, 김지현, 신성민 등 배우들의 호연에 ‘어쩌면 해피엔딩’ 김동연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연출력 그리고 세련된 몸짓의 안무까지 더해져 초연작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이 작품은 ‘위대한 개츠비’로 브로드웨이 재입성을 노리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프로듀서가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통할수 있는 보편성과 높은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 모든 배우, 작가, 작곡가, 크리에이티브팀, 스태프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덕분에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 선샤인’이 전 세계 드라마 팬들의 마음을 훔쳤듯, 비슷한 시기를 무대로 한 이 한국적 소재의 창작뮤지컬도 미국 관객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일 테노레'는 지역적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두루 지녔다는 점에서 대단히 순수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영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한국 뮤지컬업계의 바람에 딱 부합한다. 한국 최초의 테너 윤이선은 1940년대 초반 의대생이었지만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서 그곳에서 유명한 성악가에게 오페라를 배웠다는 실존 인물 ‘이인선(1907~1960)’을 모티브로 했다.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허구의 이야기 속 윤이선은 그 당시론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미래를 열어젖힌다. 시대의 아픔이 녹아있는 조선의 역사이자 현실의 고난을 딛고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가슴 뛰는 일에 도전해온 전 세계 모든 시대의 청춘의 상징과 같다. 박은태는 구부정한 자세와 안경을 낀 차림새로 의사가 되는 것밖에 몰랐던 내성적인 의대생이자 우연히 '오페라'를 알게 되어 조선 최초의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홍광호, 박은태, 서경수)을 완성도 있게 연기한다.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 출연 중인 김지현은 항일 독립 운동을 위해 맞서는 '문학회'의 일원으로서 애국심 고취를 위해 오페라 공연에 뛰어드는 당찬 여성 서진연(김지현, 박지연, 홍지희)을 매력적으로 소화한다. 그는 우정과 사랑, 독립과 꿈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는 영민하면서도 자기희생적인 인물로 감동을 준다. 서진연과 함께 청춘을 독립에 바치는 '이수한'(전재홍, 신성민)까지 세 청춘은 어둡고 비극적인 시대 속 꿈과 사랑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무거운 시대에 진지한 이야기를 다뤘지만 요즘으로 치면 대학캠퍼스를 무대로 한 이 작품은 기대이상으로 웃음도 전한다. 1막에서 오페라에 푹빠진 윤이선이 다시 의대생의 일상으로 돌아와 시험을 보던 중 정체성 혼란에 빠지며 부르는 ‘환상 오페라’에선 웃음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나온다. 1막과 달리 2막은 진지하고 심각하다. 나라를 잃은 청춘에게 가수의 꿈은 사치와 같다. 모두가 선택의 기로에 서고, 시대의 어둠은 비극을 피할 수 없다. 찬란해서 더 슬픈 반전이 드러나는 순간, 객석 곳곳에선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노년이 된 윤이선이 열창하는 ‘꿈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음악적 요소들이 합쳐진 독특한 음악과 전형성을 벗어난 감각적인 안무, 1930년대 조선의 의상까지 눈과 귀 모두 즐겁다. 물론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이야기와 음악의 힘이 있다.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02 12:26:14팝페라테너 임형주(37·사진)가 영국왕립예술학회(RSA) 종신 석학회원에 선정됐다고 소속사 디지엔콤이 26일 밝혔다. 1754년 창립된 영국왕립예술학회는 찰스3세 국왕 산하 왕립단체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예술학회로, 종신 석학회원은 인문예술 분야 등에서 국제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들 가운데 입회를 희망하는 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주요 석학회원으로는 아담 스미스, 찰스 디킨스, 벤자민 프랭클린, 마리 퀴리, 넬슨 만델라, 스티븐 호킹, 주디 덴치 등이 있다. 소속사는 임형주가 종신 석학회원에 선정된 배경에 대해 "지난 2003년 세계 데뷔 이후 성공적인 음악 활동을 펼쳐온 점 외에도 오랜 기간 예술로서 인류화합, 세계평화증진을 위한 활발한 사회봉사 및 자선활동을 전개해온 점 등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임형주는 “한·영 수교 140주년이 되는 올해 영국왕립예술학회 종신 석학회원 가입 승인이 이뤄져 기쁘다"며 "양국의 문화예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더욱 연구하고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2-26 15:58:57"프로 무대에 선 지 20년 만에 한국에서 오페라 데뷔를 하게 돼 기쁩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꿈 같던 일이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월드 클래스' 테너 이용훈(50)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앞두고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파이낸셜뉴스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칼라프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유수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훈의 첫 국내 데뷔작이자 연극계 거장 손진책의 첫 오페라 연출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란도트' 출연은 필연… 두 차례 관객과 만나 이용훈은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딱 비는 상황에서 가족을 보려고 한국 방문 일정을 짰는데 놀랍게도 공연 시기가 맞아떨어졌다"며 "주권자(신)의 힘에 의해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페라의 '투란도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훈은 2주간 주어진 휴식 기간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 당초 내년 8월 예술의전당 오페라 '오텔로'로 국내 데뷔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공연으로 한국 데뷔를 10개월가량 앞당긴 셈이다. 국내 데뷔 자체가 늦은 점에 대해서는 "해외는 빠르면 5년 전부터 제안이 오지만 국내는 아무리 기간을 둬도 1년 혹은 한 달 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미 스케줄이 차서 일정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야 국내 공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이다. 푸치니는 3막에 등장하는 류의 죽음까지만 작곡을 한 상태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후배인 프랑코 알파노가 작품을 마무리해 푸치니 죽음 이후 2년이 지난 1926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용훈에게는 익숙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은 그조차 예상 못한 이벤트에 가깝다. 그는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등 많은 분이 힘을 써주셔서 하게 됐는데, 우연은 아닌 듯하다"며 "10월처럼 좋은 계절에 뵙고 싶었는데,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용훈은 서정적이면서 활기찬 음색을 지닌 '리리코 스핀토 테너'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0년 '돈 카를로'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래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빈 국립오페라극장, 뮌헨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스칼라극장, 파리 오페라극장 등 세계 최고 무대에 서왔다. '투란도트'와는 유독 인연이 깊다. 2021-2022시즌 호주오페라 공연과 미국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오페라 공연, 2022-2023시즌 영국 로열오페라 코벤트가든 공연, 최근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페라 공연까지 꾸준히 '투란도트'에 출연했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에서는 26일 개막일과 28일, 두 차례 출연한다. ■이제껏 없던 '투란도트'… "조건없는 희생의 숭고함 전해" '투란도트'는 용맹한 왕자 칼라프가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목숨을 건 수수께끼 대결을 벌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의 대부분이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투란도트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오페라단 버전은 이 결말을 시녀 '류'에 초점을 맞춰 새로 연출한 '레지테아터(원작의 시공간을 재해석한 공연)'로 선보인다. 손진책 연출의 상상력으로 거듭난 '투란도트'가 이용훈에게는 어떻게 해석됐을까. 이용훈은 "지금까지 투란도트 무대에 110~120회 정도 섰는데 한두 작품을 빼곤 모두 이야기를 비트는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는 "최근 드레스덴 공연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K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차용한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관객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말하며 새로운 연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귀국해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하지만 그는 "다른 훌륭한 출연진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실제로 많이 협력해주고 있다"며 "저도 너무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저의 첫 무대를 함께해주실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투란도트'를 "시녀 '류'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표현한 손 연출은 "목숨을 건 사랑은 19세기 초까지 이어진 낭만주의 시대의 신화"라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희생한 '류'의 사랑만이 집권자의 광적 집착과 트라우마에 휩싸인 죽음의 도시를 인간적 감정이 살아 숨쉬는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테너 이용훈과 신상근·박지응이 칼라프 역을 나눠 맡고, 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김라희, '투란토트'의 주요 인물이자 칼라프의 시녀인 류는 소프라노 서선영·박소영이 각각 연기한다. 티무르 역은 양희준·최공석, 핑은 박정민·전태현, 팡은 김성진·김재일, 퐁은 전병호·최원진, 지휘는 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정인혁이 맡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23 18:22:59“프로 무대에 선 지 20년 만에 한국에서 오페라 데뷔를 하게 돼 기쁩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꿈 같던 일이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월드 클래스’ 테너 이용훈(50)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앞두고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파이낸셜뉴스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칼라프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유수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훈의 첫 국내 데뷔작이자 연극계 거장 손진책의 첫 오페라 연출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란도트' 출연은 필연···두 차례 관객과 만나 이용훈은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딱 비는 상황에서 가족을 보려고 한국 방문 일정을 짰는데 놀랍게도 공연 시기가 맞아떨어졌다”며 “주권자(신)의 힘에 의해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페라의 ‘투란도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훈은 2주간 주어진 휴식 기간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다. 당초 내년 8월 예술의전당 오페라 ‘오텔로’로 국내 데뷔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공연으로 한국 데뷔를 10개월가량 앞당긴 셈이다. 국내 데뷔 자체가 늦은 점에 대해서는 “해외는 빠르면 5년 전부터 제안이 오지만 국내는 아무리 기간을 둬도 1년 혹은 한 달 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미 스케줄이 차서 일정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야 국내 공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미완성 유작이다. 푸치니는 3막에 등장하는 류의 죽음까지만 작곡을 한 상태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후배인 프랑코 알파노가 작품을 마무리해 푸치니 죽음 이후 2년이 지난 1926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용훈에게는 익숙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은 그조차 예상 못한 이벤트에 가깝다. 그는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 등 많은 분이 힘을 써주셔서 하게 됐는데, 우연은 아닌 듯하다"며 "10월처럼 좋은 계절에 뵙고 싶었는데,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용훈은 서정적이면서 활기찬 음색을 지닌 '리리코 스핀토 테너'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0년 '돈 카를로'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래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빈 국립오페라극장, 뮌헨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스칼라극장, 파리 오페라극장 등 세계 최고 무대에 서왔다. '투란도트'와는 유독 인연이 깊다. 2021-2022시즌 호주오페라 공연과 미국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오페라 공연, 2022-2023시즌 영국 로열오페라 코벤트가든 공연, 최근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페라 공연까지 꾸준히 '투란도트'에 출연했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에서는 26일 개막일과 28일, 두 차례 출연한다. 이제껏 없던 ‘투란도트’···“조건없는 희생의 숭고함 전해” ‘투란도트’는 용맹한 왕자 칼라프가 얼음같이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와 목숨을 건 수수께끼 대결을 벌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의 대부분이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투란도트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오페라단 버전은 이 결말을 시녀 ‘류’에 초점을 맞춰 새로 연출한 ‘레지테아터(원작의 시공간을 재해석한 공연)’로 선보인다. 손진책 연출의 상상력으로 거듭난 ‘투란도트’가 이용훈에게는 어떻게 해석됐을까. 이용훈은 “지금까지 투란도트 무대에 110~120회 정도 섰는데 한두 작품을 빼곤 모두 이야기를 비트는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는 “최근 드레스덴 공연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K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차용한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관객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말하며 새로운 연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귀국해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하지만 그는 "다른 훌륭한 출연진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실제로 많이 협력해주고 있다"며 "저도 너무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저의 첫 무대를 함께해주실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투란도트'를 "시녀 ‘류'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표현한 손 연출은 “목숨을 건 사랑은 19세기 초까지 이어진 낭만주의 시대의 신화”라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희생한 ‘류’의 사랑만이 집권자의 광적 집착과 트라우마에 휩싸인 죽음의 도시를 인간적 감정이 살아 숨쉬는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테너 이용훈과 신상근·박지응이 칼라프 역을 나눠 맡고, 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김라희, '투란토트'의 주요 인물이자 칼라프의 시녀인 류는 소프라노 서선영·박소영이 각각 연기한다. 티무르 역은 양희준·최공석, 핑은 박정민·전태현, 팡은 김성진·김재일, 퐁은 전병호·최원진, 지휘는 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정인혁이 맡는다. 또 무대는 이태섭, 의상은 김환, 안무는 김성훈이 참여해 극의 배경을 원작의 고대 중국이 아닌 시간과 장소가 불분명한 지하세계로 그릴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23 08:07:34“프로로 무대에 선 지 20년쯤 됐는데 드디어 한국에서 오페라 데뷔를 하게 돼 기쁩니다. 기적처럼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50)이 오는 26일 개막하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파이낸셜뉴스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훈의 국내 오페라 무대 데뷔작이자 연극계 거장 손진책의 첫 오페라 연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칼라프’ 역을 맡은 이용훈은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꿈같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스케줄이 딱 비는 상황에서 가족을 보려고 한국 방문 일정을 짰는데 놀랍게도 (공연 시기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용훈은 지난 2010년 '돈 카를로'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이래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 등 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공연했다. 서정적이면서 활기찬 음색을 지닌 '리리코 스핀토 테너'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데뷔가 늦은 점에 대해 이용훈은 “해외는 빠르면 5년 전부터 제안이 오지만 국내는 아무리 기간을 둬도 1년 혹은 한 달 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이미 스케줄이 차서 일정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야 국내 공연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당초 내년 8월 예술의전당 오페라 ‘오텔로’로 국내 데뷔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공연으로 한국 데뷔를 조금 더 앞당겼다. '투란도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로, 대부분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투란도트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버전은 이 결말을 시종 캐릭터 ‘류’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연출로 그려낸다. 이용훈은 “지금까지 투란도트 무대에 110~120회 정도 섰는데 한두 작품을 빼고는 모두 전통적인 오페라였다”며 “유럽에선 정통 오페라를 기대하는 관객의 마음이 크기 때문에 이야기를 비트는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 그는 “최근 드레스덴 공연이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설정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말하며 새 연출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이 한데 모였다. 칼라프 역은 이용훈을 비롯해 경희대 음대 교수인 테너 신상근, 한국오페라예술원 교수인 테너 박지응이, 투란도트 역은 유럽 주요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가 번갈아 맡는다. '투란토트'의 주요 인물이자 칼라프의 시녀인 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활동하는 서선영과 뉴욕 메트오페라에서 활동하는 소프라노 박소영이 맡는다. 또 티무르 역에는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무대에 올랐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양희준 교수와 최공석이, 핑에는 박정민·전태현, 팡에는 김성진·김재일, 퐁에는 전병호·최원진이 캐스팅됐다. 지휘는 독일과 한국에서 다수의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정인혁이 맡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0-19 19:29:14"나의 사랑이 피로 물드니 나의 왕관 또한 피투성이가 되었다." 대영제국의 기초를 확립한 퀸 엘리자베스(재위1558~1603)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공식적으론 그렇다. 그러나 그녀에겐 숨겨 놓은 젊은 연인이 있었다. 여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로베르토 데브뢰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치정 드라마를 극화한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6~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도니제티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다. 16세기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베르토 데브뢰'는 작곡가 도니제티의 이른바 '여왕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이번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이번 작품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테너 김효종(41)은 "이번 작품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역사적 지식을 갖고 오페라를 관람하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면서 "여왕과 로베르토 데브뢰, 그의 정적이자 연적인 노팅험 공작, 그가 여왕 몰래 사랑했던 여인이자 노팅험 공작의 부인인 사라 등 4명의 인물이 펼치는 처절한 대서사극이 흥미진진하다"고 소개했다. 테너 김효종은 아직 국내 관객들에겐 낯선 편이지만 독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와 뤼벡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김효종은 주로 유럽 무대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콩쿠르를 비롯해 독일 뮌헨 보칼 게니알 콩쿠르, 코부르크 알렉산더 지라디 콩쿠르 등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독일 뤼벡국립극장과 브레멘시립극장에서 전속 가수로 활동했다. 그는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마술피리', '라 보엠', '돈 지오반니',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세비야의 이발사' 같은 오페라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그러다가 국내에 처음 얼굴을 알린 것이 지난 2019년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이다. 리릭 테너로 시적이고 섬세하지만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지닌 김효종은 '세비야의 이발사', '윌리엄 텔', '알제리의 여인' 등 로시니 오페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 '로시니 스페셜리스트'로 통한다.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은 "투명한 고음과 탄탄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김효종은 로시니 외에도 벨리니, 도니제티 등에 최적화된 목소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세계 초연된 박영희의 창작오페라 '길 위의 천국'을 제외하면 이번 작품은 그의 두 번째 국내 오페라 무대가 되는 셈이다. 지난 2015년부터 '여왕 3부작'을 무대화하고 있는 라벨라오페라단으로부터 몇 차례 러브콜을 받았지만 번번이 스케줄이 맞지 않아 합류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손을 맞잡게 됐다. "뉴욕 메트오페라나 빈 오페라하우스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 못한다는 도니제티의 작품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라벨라오페라단의 도전정신에 매료돼 시간을 만들었다"며 그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효종은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는 7월 14~15일 아트센터인천에서 열리는 콘서트 오페라 '돈 지오반니' 무대에 오르는데 이어 9월 21~24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5-17 15:28:43팝페라테너 임형주(37)가 세계무대 데뷔 20주년 및 국내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 '리빙 히스토리(Living History)'를 내달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친다. 오는 9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치는 단독 콘서트에 앞서 열리는 대형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 임형주는 자신이 창단하고 오랜 기간 음악감독으로 몸담아오고 있는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유명 코러스그룹인 ‘뉴 위즈덤 하모니’와 함께 자신의 대표 히트곡을 들려준다. 세월호 추모곡으로도 불려졌던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비롯해 드라마 '쾌걸춘향' 삽입곡 ‘행복하길 바래', ‘하월가’ 등이다. 열세살 때인 1998년 '위스퍼스 오브 호프(Whispers of Hope)'로 국내 데뷔한 뒤 2003년 '샐리 가든(Salley Garden)'으로 세계 무대에 섰던 임형주는 지난 2021년부터 CPBC(가톨릭 평화방송) FM라디오 '임형주의 너에게 주는 노래' 메인 DJ로도 활동하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4-18 09:3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