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니 사춘기가 끝나면 남자 아기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거의 여자 아기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와 동시에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도 활동을 멈춘다. 이 상태로 거의 10년을 보내다가 갑자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치솟기 시작하는 시기가 온다. 바로 사춘기다. 사춘기가 언제 오는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통 9~14세에 시작하는데 더 빠르거나 느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5~6학년의 교실에 가면 보송보송한 아기 얼굴을 한 아이부터 콧수염 자국이 있는 아이까지 함께 공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래 친구들보다 사춘기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린 경우 아이가 감정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데 매우 정상적인 것이고 중학교 2~3학년쯤 되면 결국 비슷해진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사춘기의 신체변화는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털이 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발기도 시작하게 된다. 더불어 얼굴의 모양도 달라진다. 턱과 눈썹, 광대, 코 등의 골격이 커져 소년의 티를 벗고 남자의 얼굴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변화에는 성장호르몬도 함께 작용한다. 근육과 근력이 증가하고 어깨와 흉곽도 넓어진다. 목소리가 갈라지는 변성기가 찾아오고 ‘아담의 사과’이라고 불리는 목젖이 불룩 튀어나온다. 목젖이 튀어나오는 이유는 테스토스테론이 성대 주름을 두껍고 길게 만들고 후두에 연골이 자라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후두가 약간 기울면서 튀어나오게 된다. 남자의 목소리가 굵고 우렁찬 것은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여성보다 굵어진 후두 때문이다. 음모가 나기 시작한 후 2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에는 얼굴과 겨드랑이에도 털이 난다.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정액을 배출하는 몽정도 시작된다. 이것은 발기와 사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아이의 생식 기능이 완성되어가는 것을 뜻한다. 또한, 사춘기에 여드름이 폭발하는 이유는 피지샘과 테스토스테론의 관계 때문이다. 피지샘에는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모든 효소가 있다. 이로 인해 얼굴 피부에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게 만들어지게 되고, 이것이 안드로겐 수용체와 강력하게 결합하여 피지샘 세포의 양을 늘린다. 이렇게 해서 피지샘이 비대해지면 더 많은 피지를 분비하고 이것이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사춘기 여드름 폭발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여드름이 가장 심한 시기는 10대 중반인 사춘기 중기인데 이때는 성장호르몬이 전생애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다.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간에서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의 분비도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 역시 피지 분비를 증폭시킨다. 게다가 청소년기는 탄수화물과 당의 섭취가 높아 인슐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분비가 더욱 높다. 이 호르몬들은 피지 분비를 높이면서 동시에 염증 작용까지 촉진하기 때문에 여드름균이 번식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만들게 된다. 이처럼 사춘기의 여드름은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인슐린,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합작품이다. 여드름을 다스리고 싶다면 얼굴을 하루 두 차례 잘 씻고, 피지를 수시로 잘 제거하고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여드름균을 제거하는 약을 잘 발라주어야 한다. 아울러 당분 섭취를 줄이는 노력도 큰 도움이 된다. 사춘기에 남자 아이의 가슴이 여자처럼 볼록 튀어나올 수 있다. 의학용어로 유방비대증, 혹은 여유증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고 정상적 과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사춘기소년의 50~70% 정도가 여유증을 경험한다. 여유증 나타나는 이유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불균형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남자 아이의 몸에서도 소량 분비되지만 사춘기에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워낙 많아서 그 활동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이 효과를 발휘하여 가슴이 발달하게 된다. 가슴이 봉긋하게 솟거나 젖꼭지가 부풀거나 쓰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6개월~2년 안에 대부분 사라진다. 사춘기가 계속 진행되면서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계속 높은 상태로 안정이 되고 에스트로겐은 정상 범위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예외적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만약 2년이 가깝도록 가슴이 커지고 여성형 유방에 더 가까워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을 단기간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사춘기 아이가 신체적 변화를 잘 받아들이게 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부모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또래보다 성장이 느리거나 혹은 너무 빠른 아이들은 종종 놀림감이 된다. 이로 인해 활달하던 아이가 내성적이고 어두운 성격으로 바뀔 수도 있다. 아이가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감정에 공감해주고 다른 아이들과 비슷해지는 데에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주는 것이 좋다. 아버지의 사춘기 시절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도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25 16:28:24[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테스토스테론은 임신 8주부터 분비를 시작하여 12~18주에 피크를 이루고 24주까지 높은 분비량을 유지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뇌 부위는 시상하부 앞쪽의 내측시삭전핵(medial preoptic nucleus)에 있는 성적이형핵(Sexually Dimorphic Nucleus)이다. 이것은 큰 세포들이 조밀하게 타원형으로 뭉쳐져 있는 형태인데 모든 포유류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부피가 크다. 인간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이 2.2배로 크고 세포의 수도 2.1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이즈 차이는 테스토스테론의 차이로 설명된다. 동물실험에서 어린 암컷 쥐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인위적으로 주입하자 성적이형핵의 사이즈가 수컷만큼 크게 자랐다. 반대로 어린 수컷 쥐를 거세하자 성적이형핵의 사이즈가 줄어들었다. 한편 테스토스테론은 화학적 변화를 거쳐 여성호르몬으로도 전환된다. 5알파-환원효소(5α-recuctase)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하면서 또 다른 효소인 아로마타아제에 의해 에스트라디올로 전환되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여기서의 에스트로겐은 태아의 뇌를 더 남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동물실험에서 막 태어난 수컷은 암컷보다 뇌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2~3배 높게 나타난다. 이때 수컷 뇌에 에스트로겐 활동을 차단하면 뇌의 남성화가 멈춘다. 이는 뇌에서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따로 혹은 같이 작용하면서 남성의 뇌를 형성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태아기의 테스토스테론 노출은 뇌에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를 남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것을 '구조적 효과'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효과가 반드시 아이의 행동과 성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하면서 그때 그때 일시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의 화학적 활성 효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 효과는 화학적 활성 효과가 수반되어야만 힘을 발휘한다. 단, 이러한 구조적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있다. 바로 놀이성향이다. 태아기 때 양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았던 아이일수록 더 활달한 놀이를 좋아하고 자동차나 로봇, 총 같은 장난감을 선호한다. 이러한 성향은 정상적인 남아뿐만 아니라 선천성 부신과형성증(부신피질호르몬 생산에 필요한 효소를 조절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질환)으로 인해 태아기에 높은 농도의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여아들에게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고환은 정상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지만 안드로겐 수용체가 없어서 여성에 가까운 성기를 갖고 태어나는 안드로겐 내성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을 가진 소년들에게서도 유독 활동적인 놀이를 기피하고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를 선호하는 특성을 볼 수 있다. 놀이성향은 성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성정체성은 생물학적 성을 떠나 스스로 남자 혹은 여자라고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데 선천성 부신과형성증이 있는 여성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남자라고 여기는 비율이 일반 여성들보다 높다. 실제로 약 1~3%는 남자로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안드로겐 내성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거의 대부분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자라고 느낀다. 태아기 과도한 테스토스테론 노출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자폐증은 인구 1,000명 당 1~2명 발생하는데 남자가 여자보다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의 주요 증상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것인데 이 역시 남성적 성향에 가깝다. 그래서 자폐가 '극단적으로 남성화된 뇌'의 결과라는 이론이 있지만 과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테스토스테론만으로 남녀의 두뇌 차이, 행동방식의 차이, 성정체성 등을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것이다. 두뇌 발달은 성호르몬 이외에도 유전자 발현, 부모의 양육방식, 경험, 교육 등 많은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태아의 두뇌에 '구조적'인 변화를 주고 그것이 이후 아이의 성격과 성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남성은 중독과 반사회적 성격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높고 여성은 불안, 우울증 등의 발병률이 높은데 여기에도 뇌의 구조적 차이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인간의 초기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다면 관련 증후군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동성향, 성정체성 발달, 정신건강 등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25 15:46:24[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다. 테스토스테론을 남성호르몬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과의 관련성을 간과해온 것이다. 하지만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평생 테스토스테론을 필요로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적당히 분비되어야 성욕은 물론 생식능력이 정상을 유지한다. 적당한 근육, 골밀도, 콜라겐 생성, 적혈구 형성에도 테스토스테론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0대를 피크로 매년 1% 정도 감소하는데 비해 여성은 매년 5%씩 곤두박질친다. 폐경, 고혈압, 비만, 당뇨, 피임약 복용, 난소적출, 암치료를 위한 화학요법 등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폐경은 자궁이 노화되어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궁에서 분비되는 모든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도 그중 하나다. 테스토스테론이 곤두박질치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성욕감퇴와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 감소다. 테스토스테론 등의 안드로겐 호르몬이 질과 자궁의 생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질 조직이 활발히 재생·복구되고 성관계시 쾌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 호르몬이 필수다. 그래서 의학계는 약 50년 전부터 성욕감퇴를 겪는 여성들에게 테스토스테론 주사요법을 행해왔는데 부작용이 있을 거라는 우려와 달리 꽤 좋은 치료효과를 보여준다. 2018년 국제의학 학술지 <큐리우스>에 발표된 리뷰논문에 의하면 테스토스테론 주사요법은 총 5건의 임상 연구에서 여성들의 성욕감퇴에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단 1건의 논문에서 장기간 치료 시 유방암 발병 위험이 0.37% 상승한 것 이외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 성욕감퇴 이외에도 테스토스테론의 급격한 감소는 여성들에게 우울증, 비만, 근육감소, 탈모,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갱년기 증상과 겹치기 때문에 오진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성욕의 급격한 감퇴와 더불어 갱년기 증상을 겪으면서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남성호르몬 결핍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직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부족을 진단할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보통 50세 미만 여성은 총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혈장 1데시리터당 25나노그램 미만일 때, 50세 이상 여성은 20나노그램 미만일 때 남성호르몬이 결핍되었다고 진단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은 태아의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테스토스테론은 태아의 성기 모양만 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 뇌의 모양도 달라진다. 태아의 뇌는 임신 5주경부터 발달이 시작된다. 배아의 등쪽에 신경판이라는 납작한 조직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중추신경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신경판이 점점 길게 자라면 스스로 말려 접혀서 양끝이 붙기 시작한다. 임신 6~7주 차면 완전히 붙어서 튜브 모양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신경관이다. 신경관의 불룩하게 튀어나온 부분은 뇌로 발전하고 나머지는 길게 늘어져서 척수가 된다. 뇌는 전뇌, 중뇌, 후뇌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각각의 기능으로 분화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태아의 뇌는 빠른 속도로 신경을 만들기 시작한다. 1삼분기(임신 12주까지의 시기)가 끝날 즈음이면 수백만 뉴런이 형성되고 태아는 스스로 움직이며 이 뉴런을 시험 조종한다. 2삼분기(임신 13~26주)가 되면 대뇌, 소뇌, 뇌간이 만들어지면서 아이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진다. 팔다리를 뻗고 다리를 차고 횡경막과 가슴 근육을 움직이며 호흡을 한다. 마지막 3삼분기(임신 27~40주)에 접어들면 대뇌에 홈과 융기가 생기고 좌뇌와 우뇌로 나뉘게 된다. 특히 소뇌의 성장이 엄청나게 빨라진다. 소뇌는 운동조절을 담당하는 부위라서 태아의 움직임을 더 활발하게 만든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스트레칭과 발차기를 하는 등 산모가 깜짝 놀랄 정도로 움직임이 커진다. 뇌하수체와 시상하부도 만들어져 호르몬 분비 및 인체 조절의 기능을 갖춘다. 이 시기 태아의 뇌는 사이즈가 3배나 커지고 무게도 85그램 정도에서 310그램 정도로 커진다. 태어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25 15:30:30[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테스토스테론의 첫 역할은 성별의 결정이다. 태아의 성별은 언제, 무엇으로 결정될까? 아마도 다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의 순간, 성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난자는 모두 X염색체를 갖고 있고 정자는 X 또는 Y 중 하나를 갖고 있다. 난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태아는 여자가 되고,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남자가 된다. 그런데 이 염색체가 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어 태아의 생식기를 남성의 것으로 혹은 여성의 것으로 발달하게 하는 걸까? 바로 이 생식기 분화에 테스토스테론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태아의 생식소는 임신 초기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다가 임신 6주에 접어들 무렵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먼저 Y염색체 속의 SRY(sex-determining region Y) 유전자가 발현되어 고환을 만들기 시작한다.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는 뮐러억제물질을 분비하여 자궁, 질, 나팔관 등 여성형 생식기의 발달을 퇴행시킨다. 또 고환에는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라이디히 세포가 있어서 8주 정도면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테스토스테론 생산량은 12~18주 사이에 피크가 된다. 이 시기 남자 태아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혈액 1데시리터당 249나노그램에 이른다. 이것은 거의 성인의 수준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Y염색체가 없는 태아는 임신 7주부터 자궁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때의 자궁은 아주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생산할 수 있으나 거의 무활동상태다. 여자 태아도 이때 소량의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다. 부신에서 만들어진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인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량 만들어지기도 하고 산모의 부신, 난소, 지방에서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이 태아에게 전달된다. 여자 태아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혈액 1데시리터당 29나노그램으로 남자 태아의 10분의 1 수준이다.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이 충분히 생산되고 이에 맞는 호르몬 수용체가 충분히 존재하면 남자의 성기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여자 태아는 테스토스테론도 많지 않고 수용체도 충분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자의 성기로 발달한다. 빠르면 임신 14주 정도면 초음파로 태아의 성기 모양을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임신 18~21주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테스토스테론은 또 다른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어 전립선과 그밖의 외부 생식기 구조를 만들어낸다. 또한 출산 2개월 전에 복강에 있던 고환이 음낭 내로 내려가는 정소하강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것 역시 테스토스테론이 해낸다. 이처럼 테스토스테론은 성별을 만드는 결정적 인자다. 여성 생식기로 발달하는 데에는 별다른 호르몬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X염색체만 있으면 그대로 여성이 되고, Y염색체에 의해 테스토스테론이 다량으로 분비되면 남성으로 발전한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25 14:49:05[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2000년대 이후로 과학계와 의학계는 테스토스테론을 다른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다. 성욕과 폭력성은 이 호르몬을 들여다보는 아주 작은 관점일 뿐이다. 특히 생리학적 역할이 새삼 주목을 받았다. 최근 20여년 간의 연구를 통해 테스토스테론은 배아(수정 후 첫 8주까지) 태아의 발달, 뇌의 발달, 적혈구의 발달에도 필수 역할을 하며, 여성의 배란을 촉진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근육을 생성하여 지방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나이가 들어서도 튼튼한 뼈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테스토스테론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것도 임상을 통해 밝혀졌다. 캔자스의대 연구팀이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받은 평균연령 66세의 퇴역 군인 8만300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남성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하면 심장병 위험이 24% 낮아지고 뇌졸중 위험도 3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이 폭력성보다도 사회성과 관련이 많다는 것도 여러 논문을 통해 증명되었다. 1996년 캐나다 연구팀은 6~13세의 소년의 사교성과 폭력성의 정도를 조사한 후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했다. 그 결과 예상과 달리 사교성이 좋은 소년들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고 폭력성이 높은 소년들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젊은 남성들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주사한 후 ‘최후통첩 게임’(경제학의 심리게임. 두 명의 참가자 중 한 사람에게는 돈을 어떻게 나눌지 제안할 권리를 주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수락 혹은 거절할 권리를 준다. 수락하면 두 사람 모두 그만큼의 돈을 받지만, 거절하면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못 받는다)을 하게 한 실험에서도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테스토스테론을 주입받으면 더 과감하고 이기적인 제안을 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공정하고 관대하게 돈을 나누겠다는 사람의 수가 늘어났다. 또 불공정한 제안일 경우 거절하여 벌을 준 사람도 늘어났다. 테스토스테론이 남자를 폭력적이고 적대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더 유연하게 행동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테스토스테론에 대해 상식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 이상의 건강 호르몬이고 반사회적 호르몬이 아니라 사회적 호르몬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잉태의 순간부터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평생 필요한 생명 호르몬이기도 하다.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 호르몬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테스토스테론이 곧 남성호르몬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남성호르몬을 총칭하는 용어는 ‘안드로겐’이다. 안드로겐은 3개의 육각 벤젠고리에 오각 탄소 링이 특이한 형태로 붙어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척추동물의 성장, 발달,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스토스테론 이외에도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ehydroepiandrosterone·DHEA), 안드로스텐다이온(androstenedione), 안드로스텐다이올(androstenediol), 안드로스테론(androsterone),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 등이 있다. 그러면 이런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어떻게 조절될까? 호르몬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분비량이 너무 높아도 안되고 너무 낮아도 안된다. 테스토스테론 역시 마찬가지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컨트롤하는 인체 메커니즘은 두 가지다. 첫째는 ‘시상하부-뇌하수체-고환 축’이다. 시상하부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분비되면 이것이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뇌하수체에서 황체형성호르몬과 여포자극호르몬 등의 생식샘자극호르몬을 분비한다. 이것이 혈액을 통해 이동하여 고환에 이르면 세포 내의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남성호르몬을 분비한다. 분비된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혈액 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이 정보가 시상하부로 되먹임된다. 그러면 시상하부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의 분비를 낮춘다. 그러면 뇌하수체도 관련 호르몬들의 분비를 억제하게 되고 이로 인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낮아진다. 이러한 ‘시상하부-뇌하수체-고환 축’의 ‘네거티브피드백’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네거티브 피드백이란 출력량이 많아지면 입력량을 줄이는 조절 방식을 뜻하며 우리말로 ‘음성 되먹임’이라고 번역한다. 두 번째 메커니즘은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을 통한 조절이다.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은 주로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데 성호르몬과 결합하면 이를 비활성 상태, 즉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이 테스토스테론을 꽁꽁 묶을 수 있는 이유는 이 단백질의 특이한 구조 때문이다. 두 개의 동일한 펩타이드 사슬이 길게 꼬여 있는 구조에 소수성 분자와 결합하는 부위와 스테로이드 분자와 결합하는 영역 등이 복잡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테스토스테론이 이 단백질을 만나면 손과 발이 꽁꽁 묶여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테스토스테론뿐만 아니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에스트라디올 등의 여러 성호르몬이 이 단백질에 의해 비활성화된다. 고환에서 분비된 테스토스테론 중 약 38%는 알부민과 느슨하게 결합하고 약 60%는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과 단단하게 결합한다. 나머지 1~2%만이 결합하지 않고 자유롭게 혈액을 돌아다닌다. 알부민과 결합한 테스토스테론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테스토스테론은 성호르몬으로 기능할 수 있다. 하지만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과 결합한 테스토스테론은 성호르몬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바로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인체는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즉, 고환에서 너무 많은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내면 그만큼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의 수치를 높여서 사용할 수 있는 성호르몬을 줄이고, 반대로 고환에서 만들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이 적으면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의 수치를 낮춰서 사용할 수 있는 성호르몬을 늘리게 하는 것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4-10 14:32:35▲ 사진=세이온미디어, 중휘미디어 제공 ‘사생결단 로맨스’ 지현우가 테스토스테론을 뿜어내며 ‘이시영 파헤치기’에 돌입한다. MBC 새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극본 김남희, 허승민/연출 이창한) 측은 22일 주인아(이시영 분) 염탐에 나선 한승주(지현우 분)의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승주는 인아의 말을 엿듣기 위해 고개를 빼꼼 내밀고 귀를 쫑긋 세워 눈길을 끈다. 반면 인아는 승주가 자신을 염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로 동료 최재승(신원호 분)과 이진경(배슬기 분)을 향해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아는 염탐을 끝낸 승주가 옥상에서 자신을 향해 버럭 소리 지르자 그제서야 움츠리며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이에 ‘사생결단 로맨스’ 제작진은 “여태 인아가 승주를 쫓아다녔다면 이번엔 반대로 승주가 인아를 쫓아다닌다. 이에 인아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는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기대를 높였다. 호르몬에 미친 ‘호르몬 집착녀’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가 호르몬에 다친 ‘승부욕의 화신’ 신경외과 의사 한승주를 연구대상으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 ‘사생결단 로맨스’는 ‘검법남녀’ 후속으로 오는 23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hostory_star@fnnews.com fn스타 이호연 기자
2018-07-22 13:54:38나노엔텍이 남성호르몬 수치를 현장에서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현장진단기기 프렌드(FREND) Testosterone(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FDA 허가를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고환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남성에게는 성기능 강화, 체모의 성장, 근육 발달, 변성 등의 이차성징 발달을 자극하며, 성기능을 조절하고 근육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남성호르몬의 저하는 골대사, 성기능, 심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남성들에 비해 심혈관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이에 남성호르몬 검사는 남성에게는 성기능 저하, 남성갱년기 치료, 불임, 또는 조숙증이나 사춘기 지연을 설명하는 데에 도움을 주며, 여성에게는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갖는 남성화, 불임에 대한 설명과,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표지자로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남성호르몬 수치가 전립선암의 진행 정도와 관련이 있고 수술 치료를 하거나 호르몬 치료를 하고 난 후 남성호르몬 수치 감소 여부가 전립선암의 병의 진행이나 재발을 판단하는 유용한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에 전립선암 치료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의 측정이 수반된다. 남성호르몬 검사는 만성질환이 많은 선진국에서 검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높은 보험수가(36달러)를 토대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2.6% 성장했다. 나노엔텍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남상호르몬과 PSA(전립선특이항원)을 함께 검사하는 경우가 많기 떄문에, 현재 미국에서 판매중인 프렌드 PSA Plus와의 동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FDA허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는 만큼 유럽 등 기타 선진시장으로의 진출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현장진단기기인 프렌드가 지난 2월 갑상선질환 진단기인 '프렌드 FreeT4'의 미국 출시를 계기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프렌드 Testosterone'의 미국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나노엔텍은 글로벌 진단시장의 메이저인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번에 허가 받은 남성호르몬 진단키트를 포함해 5개 제품의 미국 FDA 허가를 획득했으며. 추가로 비타민D 진단키트, 저농도 전립선 진단키트, 줄기세포 자동계수기 등의 FDA 허가를 진행하는 등 고성능 현장진단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2016-10-17 18:43:01남성 갱년기 자가진단 남성들의 갱년기 질환이 늘어남에 따라 남성 갱년기 자가진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년 남성 10명 가운데 3명은 치료가 필요한 갱년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남성과학회는 40대 이상 남자 2천 명을 조사한 결과 28.4%가 갱년기 환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성 갱년기는 고환 기능이 떨어지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면서 나타난다. 여성은 폐경이 오면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 스스로 알 수 있지만 남성은 40세 이후 해마다 테스토스테론이 약 1.6%씩 감소하면서 갱년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평상시 스스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증상을 내버려두면 비만과 당뇨, 심혈관 질환,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남성 갱년기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분 변화, 수면장애, 근육량과 근력 감소, 내장지방 증가, 성 기능 장애 등이 있다. 성욕이 감소하고 발기 횟수가 줄거나 강직도가 떨어지며 자는 동안 생리적으로 유발되는 발기 횟수도 감소한다. 남성 갱년기 자가진단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성욕이 줄었습니까? 2. 무기력합니까? 3. 근력과 지구력이 감소했습니까? 4. 키가 다소 줄었습니까? 5. 삶에 의욕과 재미가 없습니까? 6. 슬프거나 짜증이 많이 납니까? 7. 발기력이 감소했습니까? 8.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지칩니까? 9. 저녁 식사 후 졸음이 잦습니까? 10. 업무능력이 감소했습니까? 이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해 보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news@fnnews.com
2015-02-11 09:52:03만약 성욕 저하, 발기능력 감소, 만성피로, 우울증, 의욕 소실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중년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지만 보통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신간 ‘남성 활력을 위한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에 대한 올바른 진단법과 치료법을 설명한다. 또 그동안 알려진 호르몬 치료의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올바른 지침을 안내한다. 최근 프로야구 등 일부 프로스포츠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불법 스테로이드의 사용과 정상적인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과의 차이점도 자세히 알려준다. 남성 호르몬 관련 성의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버드 의대 모겐탈러 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호르몬 치료의 위험성보다 테스토스테론 감소 치료가 더 큰 장점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자는 특히 환자를 치료하지 않는 것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하지만 호르몬 감소 증상이나 징후가 있고, 호르몬 감소라는 확증된 검사 결과가 있는 경우에만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대한 임상 경험을 비롯하여 △테스토스테론의 정의와 역할 △증상 제대로 알기 △검사법 △치료의 이점 △각 치료법의 장단점 △테스테스토론과 전립선암 △위험성, 부작용, 의학적 관찰 △전립선암 병력환자의 치료법 △테스토스테론의 미래 등으로 이뤄졌다. 이 책을 번역한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환자들에게 얘기하듯이 차근차근하면서도 속시원하게 설명하고 있다”며 “갱년기 남성들에게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희망을 주는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2009-06-08 15:23:09[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성장호르몬은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거나 불규칙한 생활방식, 운동부족, 과식, 비만, 지나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조금 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조금 부족한 것과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이라는 진단을 받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조금 부족한 것은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하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은 분비 시스템에 병리학적 이상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 과다’로 진단을 받는 것도 병리적학적 이상이다. 이러한 경우는 적극적인 의료의 개입이 필요하다. 성장호르몬 결핍과 과다는 생애의 어느 시기에 어떤 이유로 발생했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단순히 키와 몸집이 작은 것이 증상의 전부일 수도 있지만, 생김새가 정상에서 벗어나거나, 비만이 심하거나, 뼈가 유난히 약하고 정신지체가 있을 수도 있다. 빨리 발견하여 치료를 받아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그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 두는 것이 좋겠다. 먼저, 신생아에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나타날 수 있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 성장호르몬에 노출된다. 보통 임신 10주 정도부터 서서히 증가해서 12~24주에 최고 수준에 노출된다. 이때 노출되는 성장호르몬은 전생애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양수 1㎖당 최대 100나노그램에 이른다. 이후 급하게 하락해서 출산이 가까워지면 거의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성장호르몬 수치가 임신 중기와 후기에 급변하는 이유는 중기에 분비된 성장호르몬이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분비를 촉진하고 그것이 시상하부에 네거티브 되먹임되어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이때의 성장호르몬은 태아의 성장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태아기에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성장호르몬이 아니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기 때문이다. 대신 태아기 성장호르몬은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하여 태아의 뇌를 저혈당으로부터 보호하고 지방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이론이 있다. 그래서 태아기에 성장호르몬이 부족했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저혈당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신생아의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도 성장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황달은 혈액 내에 빌리루빈이라는 담즙 색소의 농도가 증가해서 피부나 점막이 노랗게 보이는 증상이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담즙산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고 쓸개모세관의 구조에 기형이 일어나 간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신생아 황달은 워낙 흔한 증상이라서 생후 1~2주 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이상 지속된다면 간세포 손상이나 성장호르몬을 포함한 대사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음경이 매우 작은 마이크로페니스도 성장호르몬 결핍을 의미할 수 있다. 신생아의 음경은 살짝 잡아당겨서 쟀을 때 3.5㎝ 안팎이다. 마이크로페니스의 경우는 1.8㎝ 미만이다. 생후 2개월이 지나도 음경 길이에 변화가 없다면 의사와 상담하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보통 이것은 태아기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한 저생식샘자극호르몬성 생식샘기능저하증 때문인 경우가 많지만 성장호르몬 부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상하부의 기능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호르몬도 함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면적인 호르몬 검사가 필요하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도 있다. 유아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본격적으로 키가 크기 시작하는 아동기부터 유난히 발육이 더디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결핍증이라고 진단을 내리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키 성장 속도가 보통의 소년소녀보다 약 절반 정도 느리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 즉, 지금 당장의 키가 작은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 년 간의 성장추이에서 평균보다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혹은 ‘소아청소년의 표준성장도표’에서 3백분위수(최저 3%) 이하에 해당한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해당한다. ‘소아청소년의 표준성장도표’는 질병관리청이 대한소아과학회와 함께 소아청소년의 건강 및 성장 상태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개발한 것으로 10년 주기로 업데이트된다. 가장 최근 발표된 것은 2017년이다. 신장, 체중, 체질량지수의 백분위수 그래프를 제공한다. 자주 들여다보며 아이의 성장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해보아야 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맞다면 키가 작은 것뿐만 아니라 골연령도 나이보다 몇 년 어리다. 심한 경우 근육도 잘 형성되지 않아서 걷고 뛰고 서있는 등의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지방, 뼈, 근육, 수분의 비율을 나타내는 체성분 지표에서도 지방에 비해 근육이 적게 나온다. 그대로 방치하면 나이가 들수록 통통해지고 사춘기도 몇 년씩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분비량이 적다는 것이 밝혀져야 한다. 키가 3백분위수 이하에 해당해도 호르몬 분비가 정상이라면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되고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 있다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성장호르몬 수치를 검사하는 방법은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는지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은 혈액검사로 혈중 성장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성인 남성은 혈액 1㎖당 0.4~10나노그램 혹은 혈액 1ℓ당 18~44피코몰이고 성인 여성은 1~14나노그램 혹은 44~616피코몰이다. 아동과 청소년은 이보다 훨씬 높은 10~50나노그램 혹은 440~2200피코몰을 정상범위로 본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때나 채혈을 해서 혈중 농도를 확인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정확하지 않다. 성장호르몬은 마치 맥박처럼 리듬을 타면서 불쑥 분비되었다가 떨어지는 ‘펄스(pulsatile) 박동식 분비를 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채혈을 했느냐에 따라 낮게 나올 수도 있고 높게 나올 수도 있다. 성장호르몬 수치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수치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혈중 농도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결핍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좀 더 복잡한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이 검사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키가 3백분위수 미만에 해당하고 골연령이 나이보다 1년 이상 어리고, 성장속도가 연간 4㎝ 미만으로 계속 감소하는 등 성장호르몬결핍을 의심해볼 만한 요건에 해당할 때만 받을 수 있다. 검사방법은 3일 동안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약물을 투여하여 성장호르몬분비가 얼마나 유도되는지 살핀다. 입원이 필요하고 여러 번의 채혈을 해야 한다. 약물은 모두 알파-아드레날린수용체로 시상하부를 자극해서 성장호르몬방출호르몬을 분비하는 원리다. L-도파, 클로니딘, 글루카곤, 아르기닌, 인슐린 중에서 2가지 이상이 사용된다. 한 약물 당 5회 이상, 총 10번 이상 채혈해야 하고 모든 검사에서 성장호르몬이 혈액 1㎖당 10나노그램 이하로 나와야 성장호르몬결핍증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별도로 MRI를 촬영하여 뇌하수체에 종양이 없다는 것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성장호르몬결핍증’으로 진단을 받아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결핍증 진단을 받으면 남아는 165㎝까지, 여아는 153㎝까지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7-08 1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