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냉정하게 우상혁(28·용인시청)은 금메달 후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 높이뛰기에는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도 4위였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에 그쳤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라는 워낙 대단한 점퍼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상혁에게는 거의 벽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다르다. 뭔가 프랑스 파리의 좋은 기운이 우상혁을 향해 모이고 있는 느낌이다. 일단, 우승 후보중 한 명인 장마르코 탬베리(32)가 대회 예선을 이틀 앞두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 템베리는 응급처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했다. 아마도 신장 결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예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르고 올 시즌 최고 기록 2m37을 보유한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m24, 공동 6위로 결승에 합류했다. 탬베리는 2m27은 1∼3차 시기 모두 실패했다. 개회식에서 결혼반지도 강에 빠뜨리는 등 뭔가 안풀리고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역 최고 점퍼로 꼽히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2m27을 1차 시기에서 실패한 뒤 왼쪽 종아리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2차시기에서 바를 넘기는 했으나 또 다시 종아리를 부여 잡았다.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켜야하는 점퍼에서 종아리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결승에서는 2m 27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높은 높이를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 뒤 만난 우상혁은 "바르심이 갑자기 통증을 호소해 바로 뒤에서 경기한 나도 위축됐다. 그런 상황에서 나도 2m27 1차 시기를 뛰었고 바를 건드렸다"며 "다행히 바르심의 부상이 심하지 않았고, 나도 2차 시기에서 가뿐하게 2m27을 넘었다"고 떠올렸다. 해미시 커(뉴질랜드)도 예선만 보면 해볼만한 상대로 보였다. 2m20 1, 2차 시기에 실패했으나 3차 시기에서 넘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2m24도 1차 시기에서 실패한 커는 2차 시기에서 2m24를 넘었고 2m27은 1차 시기에서 성공해 예선을 2위로 통과했다. 모든 바를 거의 한 번에 뛰어넘은 우상혁이나 바르심에 비해서 위협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저본 해리슨(미국)은 2m24를 넘지 못해 예선 탈락했다. 우상혁 조차도 놀랄 정도였다. 우상혁은 경기장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트랙에 대해서도 너무 만족해 했다. “올해 들어서 가장 좋은 점프를 했다. 나는 이곳 경기장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랑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 후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걸 오늘 예선에서 50% 보여줬다. 올 시즌 가장 좋은 점프를 했다"며 "결선에서는 더 높이 뛰겠다. 이왕이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애국가를 울리겠다”고 의욕적으로 말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우상혁에게 파리의 좋은 기운이 모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만일, 우상혁이 높이 뛰기 금메달을 따낸다면 이번에 대한민국이 따낸 모든 금메달 중에서도 가장 임팩트가 큰 금메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10 16:00:58[파이낸셜뉴스] 공교롭다. 대한민국은 오늘이 이번 올림픽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리고 8월 10일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책임지는 유력주자들이 모조리 출격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마지막 골든데이가 될 수도 있다. 현지시간으로는 오후에서 밤, 한국시간으로는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대부분의 금메달이 우수수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금메달 외에도 많은 메달이 이번 주말에 걸려있어서 스포츠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전망이다. 일단, 태권도 마지막 주자 이다빈(서울시청)이 출격한다. 태권도 여자 67㎏급 이다빈은 도쿄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위해 겨룬다. 태권도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만큼 이다빈의 이번 경기가 대한민국으로서는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현재 남아있는 모든 종목 중 가장 금메달 확률이 높은 것은 이다빈이다. 한국은 태권도에서 오랜만에 3개의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일단, 절친 사이인 근대5종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우상혁(용인시청)이 파리에서 동반 메달 획득을 노린다. 전웅태는 11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 결승을 소화한다. 전웅태는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3위에 올랐다. 한국인으로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따내며 한국 근대5종 역사를 새로 썼다.전웅태는 준결승에서 B조 2위를 해 여유롭게 결승 출전권을 확보했다. 올림픽 무대에 처음 오른 서창완(국군체육부대)도 같은 조 5위로 결승에 올라 선배 전웅태와 함께 메달 도전에 나선다. 전웅태는 펜싱 라운드에서 4위에 올라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있다. 결승전은 준결승전 성적을 모두 무시하고 펜싱 라운드 + 결승전 성적만을 반영한다. 근대5종 최종 순위가 가려지는 레이저런(육상+사격)은 11일 오전 2시 10분에 시작하는데 그보다 10분 일찍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치러진다. 전웅태와 '절친' 사이인 우상혁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2018년에 처음 만났고, 이후 종목을 초월한 우정을 쌓았다. 우상혁은 지난 7일 예선을 공동 3위(2m27)로 통과하며, 메달 획득의 기대감을 키웠다. 3년 전 도쿄에서는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던 우상혁이다. 오늘 또 다시 바르심, 템베리 등과 불꽃튀는 경쟁이 펼쳐진다. 클라이밍의 서채현 또한 오늘 출격한다. 주 종목인 리드에서 순위를 대폭 끌어 올리며 역전에 성공한 서채현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 15분 열리는 결선에서 한국 클라이밍 첫 메달에 도전한다. 서채현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이 종목 결선에 진출했으나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당시에는 콤바인 종목에 볼더링과 리드에 스피드까지 모두 들어가 있었고, 스피드가 익숙하지 않은 서채현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가 별도 메달 종목으로 분리돼 메달 가능성이 커졌다. 비보이 김홍열(Hongten·도봉구청)은 콩코르드 광장에서 예술과 스포츠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연기를 펼친다. 한국시간으로는 오늘 밤 11시다. 잘만하면 이날 4~5개의 메달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목표한대로 이뤄진다면 대한민국은 런던과 베이징을 넘은 역대 최다 금메달과 역대 최다 메달의 역사를 쓰게 된다. 오늘 새벽까지 올림픽과 함께하는 이들이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하게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참고로 오늘로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내일 역도의 박혜정과 여자 근대5종 선수단이 마지막 메달에 도전한다. 다만, 박혜정은 중국 리원원과 너무 격차가 큰 탓에 금메달이 다소 힘겹고, 근대5종 여자 선수단은 아직 결승 진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10 07:0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