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 템스강에 빠진 아이패드가 5년 만에 발견돼 미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증거물이 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템스강에서 찾은 아이패드로 살인 미수 용의자 남성 3명을 체포했다. 이 아이패드는 지난해 11월 런던 해양 경찰청이 2019년 7월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된 물품을 찾기 위해 강둑을 수색하던 중 발견됐다. 지난 2019년 7월11일 총격 사건의 용의자 3명은 피해자의 집에 침입했다. 피해자는 이들이 쏜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템즈강에 5년 넘게 빠져있던 이 아이패드는 해당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 사용하던 것으로 그의 전화번호와 SIM 카드가 아이패드에 연결돼 있었다. 경찰은 SIM 카드를 꺼내 아이패드의 통화 기록, 폐쇄회로(CC)TV 및 번호판 인식 기술의 정보를 활용해 용의자가 피해자의 차에 GPS 추적 장치를 설치한 것을 입증했다. 해당 사건은 용의자들이 몇 주간 피해자를 추적하고 감시한 후에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용의자의 아이패드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자신들의 혐의에 대해 부인했으나 템스강에 버려졌던 아이패드로 인해 덜미가 잡혀 결국 유죄를 선고받았다. 런던 경찰은 "5년 넘게 템즈강 진흙에 뒤덮여 있었던 아이패드가 3명의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는 데 중요한 증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27 09:48:59[파이낸셜뉴스] 영국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템스강이 배설물로 뒤덮여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템스강에서 허용치를 넘어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환경단체 리버 액션은 최근 해머스미스 브리지 주변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을 검사했다. 단체는 "검사 결과 물 100ml 당 평균 2863CFU(세균수 단위), 최고 9801CFU가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 환경청의 해수욕장 수질 기준(1000CFU 미만)의 1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해당 검사 발표 이후 조정 선수 지원 단체인 브리티시 로잉(British Rowing)과 리버 액션은 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에게 상처 부위를 완전히 가리고 강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노를 저을 때 튀는 물도 조심해야 하며, 실수로 강물을 삼킬 경우 의료진에게 진단받으라고 당부했다. 우승팀이 강물에 뛰어들며 자축하는 게 전통이지만 이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템스강은 배설물 등으로 냄새도 참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를 치른 옥스퍼드대의 레너드 젱킨스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미리 구토를 하고 왔다"라며 "강물에 '똥'만 좀 적었어도 나았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템스강이 이처럼 배설물 오염이 심각한 이유는 1989년부터 민영화된 수도 회사들이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 대량으로 방출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영국 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영국 전역의 미처리 하수 방출 기간은 모두 360만 시간으로, 이는 2022년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국은 빗물과 하수가 같은 관으로 흐르기 때문에 홍수 땐 역류를 막기 위해 하수를 일부 유출하도록 설계돼 있다. 아주 이례적인 경우만 허용돼야 하는데, 마구잡이로 허용되다 보니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01 10:41:15서울시는 지난 5월 '노들 글로벌 예술섬 국제지명설계공모'에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의 'SOUNDSCAPE(소리풍경)'를 선정했다. 토마스 헤더윅은 '영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건축가로 다양한 재료와 공예 기법을 활용해 건축은 물론, 공공 디자인, 제품 디자인, 조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런던올림픽 성화대 △런던 템스강 '가든 브리지' △뉴욕 허드슨야드의 '베슬' △실리콘밸리 구글 사옥 △뉴욕 리틀아일랜드 등이 있다. 노들섬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과 처음 연을 맺은 헤더윅은 내년에 열릴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도 총감독을 맡게 됐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토마스 헤더윅과 서면인터뷰를 나눴다. ㅡ지난 5월 서울시의 '노들 글로벌 예술섬 국제지명설계공모'에서 당선됐다. 국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인데, 무엇에 이끌려 참여하게 됐나. ▲도시 속 공공 공간으로서 노들섬의 잠재력에 매료됐다. 공감과 소통의 장소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교감하는 노들섬만의 매력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만으로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조경과 인프라, 원예, 수생 생태가 모두 혼합된 곳이지만 건축물이 아니라는 점에도 끌렸다. 여러 요소들이 공존하면서도 동시에 개별성을 띠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섬'이라는 요소 하나만으로도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노들섬은 무인도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가기 힘들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고속간선도로 사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한강대교를 건너면서도 노들섬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하다. 노들섬을 방문한 사람들은 물을 바라보기만 할 뿐, 가까이 가거나 직접 만지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간선도로를, 혹은 대교 위를 지나면서 중요한 무언가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들게 하는 그런 장소에 대한 열망을 디자인으로 실현했다. 우리는 시민들이 노들섬에서 좀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한강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ㅡ'소리풍경'은 노들섬의 어떤 잠재력을 끌어냈나. ▲'소리풍경'에는 여러 층(layer)이 존재한다. 우선, '물'을 통해 수생 식물들을 복원하고, 섬 곳곳을 연결하는 산책로를 조성해 시민들이 강 위에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또 전세계가 이미 인정한 한국의 '음악'은 '뛰는 심장(a beating heart)'이 된다. 노들섬에서는 K팝 뿐 아니라, 스트리트 댄싱, 클래식 공연, 트로트 등 다양한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들을 조성한다. 그래서 우리 프로젝트가 '소리풍경'이 됐다. ㅡ2~3년 후 '소리풍경'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노들섬에서 서울 시민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전 세계적으로 도시는 서로 비슷해 지고 있다. 비슷한 형태의 건물들, 비슷한 교통 시스템 및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이 태어날 노들섬은 평범하지 않은 곳 '서울'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됐으면 한다. 노들섬을 찾는 시민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경이로움을 느끼며, 진정으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이기를 희망한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한강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한강이 사람들의 삶으로 스며들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한강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단절된 디지털 시대에 노들섬만큼은 직접 체험하고, 만지고 느끼고, 소통하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노들섬이 한강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다루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 ㅡ노들섬이 '소리풍경'으로 완성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텐데, 어떤 마음 가짐인지. ▲비록 우리에게 넉넉한 예산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들이 진심으로 소중하게 느끼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울 시민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디자인하게 된 이 귀중한 프로젝트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열정을 다 할 것이다. ㅡ그렇다면 보통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어떤 프로젝트든 내 나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먼저 갖는다. 이 프로젝트만의 중요한 본질이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미국 뉴욕의 '리틀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원래 맨해튼 수변공간 부지에 지을 공연장을 설계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민 끝에 물 위에 떠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본질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오랜 시간 방치된 옛 부두를 재생해 기억에 남을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런던올림픽 성화대' 프로젝트 역시 스타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야 하고, 정지해 있어야 한다는 설계지침이 있었다. 그러나 본질로 돌아가 본 결과, 수억명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탄성한 놀라운 결과물을 얻었다.(런던올림픽 성화대는 참가국수를 의미하는 205개의 구리로 만든 꽃잎이 스타티움 바닥에 펼쳐져 있다가 제각각 불을 밝힌 뒤 일제히 수직으로 세워져 하나의 큰 성화가 되는 형태였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생각과 질문의 시간이, 펜과 스케치북으로 그린 멋진 스케치나 메모보다 훨씬 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ㅡ공공 프로젝트와 민간 프로젝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했는데, 각각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흥미로운 질문이다. 우리는 민간에서 발주했더라도 공공 영역에 있다면 공공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많은 민간 프로젝트는 도시 프로젝트이며, 결국은 공공 생활의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건물은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건물은 사람에게 관대하고, 사회적 구조를 육성 및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대부분의 건물은 반짝거리는 재료를 이용해 직선의 딱딱하고 비슷비슷하게, 친근하지 않은 익명의 형태로 만든다. 이런 건물들은 따뜻하고 관대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건축물이 사회적 관점에서 광범위하게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려 한다. ㅡ서울은 세계적인 대도시이지만 건축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서울의 건축을 어떻게 평가하나. 또 개선책을 제안한다면.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전통한옥에 머물렀는데, 그 때 서울에 반했다. 하지만 서울의 한옥이 점차 줄어들고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런데 서울시민들이 이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느낀다. 도시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대화와 논의들이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울에는 매우 훌륭한 자연 환경이 있고, 중앙엔 거대한 강을 품고 있다. 크고 작은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공존하며 생성되는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문화는 이제 세계적으로 하나의 국제적 현상이다. 세계를 무대로 뻗어 나가고 있는 동시에 한국이라는 국가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건축적으로 봤을 때 흔히 세계화되면서 모방이 많아지고 개성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내가 보고 느낀 서울은 특별함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의미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느낀다. 서울의 예술계 또한 놀랍다. 최근 영국 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예술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으로 두 사람 모두 즉시 '서울'을 꼽았다. 서울과의 다양한 협업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나와 내 팀이 한국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느끼고 있다. ㅡ'2025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총감독으로 임명됐다. 특별한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해도 될까. ▲총감독으로 임명됐을 때 정말 기뻤다. 디자인은 도시를 보다 인간중심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비엔날레는 건축종사자들끼리 폐쇄적으로 소통하는 자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내년 비엔날레는 서울시민들이 서울의 건축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모두는 지식 없이 건물을 느끼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대중에게 봉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을 설계하고 만들 때마다 우리는 의뢰인의 욕구뿐 아니라 행인들과 건물을 둘러싼 주변도로, 거리도 배려하고 수용해야 한다. 요즘은 안타깝게도, 새로운 건물 대부분이 주변에 기쁨을 주지 못한다. 대단하고 화려한 박물관과 오페라하우스일 필요도 없다. 건축업계는 귀를 열고 더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고, 설교는 덜해야 한다. 그래서 내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11-28 17:23:31"우리나라는 이미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다.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더 이상의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이제까지 누려왔던 번영과 부흥은 더 새롭고 역동적인 가치관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고 말 것이다.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서 '미래-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본문 일부다. 책을 발간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사회의 발전을 위해선 리더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오 시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며 다양한 혁신을 시정에 반영하고 있다. 10년 만에 서울시에 재입성한 그는 이전의 경험을 십분 살려 세계 속에 달라진 서울의 위상에 걸맞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첫 서울시장 임기 때인 지난 2007년 추진한 한강 개발정책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비롯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시대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민간과 공공이 지역맞춤형 사업을 함께 계획해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인 '신속통합기획' 등 새로운 혁신에 거침이 없다. 또한 오 시장은 '서울AI허브(양재)' '디지털금융허브(여의도)' '유니콘 창업허브(성수)' '서울바이오허브(홍릉)' 등 지역별 혁신 특화단지도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여의도 금융허브는 서울이 글로벌 5대 금융도시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오 시장은 파이낸셜뉴스와 지난 18일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 경제지도의 핵심은 거점별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수준을 도약시키는 것"이라며 "첨단 하드웨어 인프라, 산업별 인재, 투자유치가 연계된 소프트웨어까지 제대로 갖춘 대표 거점을 중심축으로 혁신 산업 인프라를 촘촘히 연결한 '서울첨단산업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서울시의 역할"이라며 "혁신기술 숙성 기반·산업·인재가 모이는 거점을 조성하는 행정력이 더해져야 서울첨단산업지도가 비로소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자본과 글로벌 인재, 기업이 서울로 모여드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밀착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서울시장으로서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오 시장을 만나 '혁신'의 가치를 내세워 추진 중인 다양한 정책들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한강에서 리버버스·수상호텔·수상오피스·대관람차 등을 추진 중이다. ▲한강은 평균 강폭이 영국 런던의 템스강이나 프랑스 파리 센강의 4배 이상일 정도로 커 성장잠재력이 풍부하다. 일상의 공간, 여가의 중심, 성장의 거점으로 서울시민은 물론 세계인의 친수공간으로 한강을 재탄생시키려고 한다. 한강 주변은 정원 같은 숲과 공원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건축물이 둘러쌀 것이고, 물 위는 크고 작은 배들이, 상공에는 도심항공교통(UAM)이 여유롭게 오갈 것이다. 다양한 축제와 글로벌 문화행사, 스포츠대회로 시민들에게 풍성한 삶의 질을 선사하는 한강이 될 것이다. 한강 수상의 활성화는 수십, 수백년이 지나며 후대까지 엄청난 가치로 한강을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 대개조'의 큰 틀 아래 권역별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 ▲서울 대개조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을 혁신적으로 재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대개조를 통해 일자리·주거·녹지·여가문화가 공존하고 활력과 감성이 넘치는 매력 도시를 실현할 것이다. 권역별 개발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도시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다. 서남권은 첨단산업과 주거·문화가 어우러진 융복합산업 집적지로, 동북권과 서북권은 상업지역을 확대한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조성해 강남권과 강북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겠다. 동남권은 △직장 △주거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보행친화도시로 변모시켜 글로벌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곳으로 바꾸겠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의 경우 국제업무지구를 통해 국제경제혁신축의 핵심으로 조성할 것이다. ―서울 혁신에 민간기업 참여는 어떻게 하나.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공의 획일화된 기준 적용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시는 공공과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민간 창의력을 바탕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민간과 공공이 지역맞춤형 사업을 함께 계획하고 있고, 정비사업의 속도도 대폭 빨라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도시공간에 구현하기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리버시티' 사업은 총사업비의 57%를 민간 부문이 차지해 재정부담 완화 효과는 물론 민간의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까지 활용할 수 있다. 한강의 잠실마리나, 수상호텔, 여의도 선착장 등도 민간 참여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모지침에 한강이 갖는 특장점, 행정적 지원을 명시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다만 개발이익의 과도한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성도 함께 검토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도심개발 과정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의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서울은 천년 고도의 수도로서 주요 국가유산의 26%가 밀집한 동시에 국가의 중추기능도 몰려있는 세계적 대도시다. 국가유산 주변지역의 평면적이고 획일적인 행위제한 및 허용기준이 인근지역을 지속적으로 노후화시켜, 오히려 국가유산의 가치를 감소시키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국가유산을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보존·개발하고 활용하면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게 될 것이다. 서울시는 국가유산과 주변지역의 조화로운 개발을 통해 역사문화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을 마련하고, 관련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종묘 인근의 세운지구처럼 높이 위주의 개발제한 방식이 국가유산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세계유산인 종묘의 가치를 존중해 그 인접구역은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 보존 개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자 한다. ―역대 정권들이 해결 못한 지상철도의 지하화를 달성할 수 있나. ▲서울에는 71.6㎞의 국가철도와 29.6㎞의 도시철도 등 총 101.2㎞의 지상철도가 있다. 산업화시대 도시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지상철도는 현재 지역 단절과 도시 쇠퇴의 원인이 돼 지하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지상철도 전체 구간을 장기적으로 지하화하고 지상구간은 녹지·문화·상업 용도로 입체 복합개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와 국토교통부의 노력으로 철도지하화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시도 지역의 주민, 자치구 등 많은 의견을 수렴해 '선제적 철도지하화 주변지역 공간구상안'을 마련해 올 하반기에 국토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제안할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과 재정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안전 확보 등 기술적인 대책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철도지하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실~여의도 출퇴근 거리를 30분으로 줄이는 '한강 리버버스' 등 각종 교통정책에 관심이 높다. ▲올해 하반기에 도입되는 '한강 리버버스'는 쾌적하고 편안한 출퇴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한강 명소와 연계로 관광 분야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교통소외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량 운영을 확대하고, 장기·혈액 긴급 이송이나 의료진 이송 등 긴급 이동을 위한 '응급닥터 UAM' 서비스 등도 강화할 것이다. 최근 출시한 '서울동행맵'에 시각약자를 위한 음성안내서비스 등 기능을 고도화해 교통약자 이동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교통혼잡이 심각한 지역의 교통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 등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시 교통정책은 시민들의 민생, 생활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전국 생활권의 판도를 바꿀 만큼 영향이 크다. 경험과 노하우를 충분히 갖춘 서울시는 교통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김포 골드라인과 강남 출퇴근길 불편이 많았다. ▲서울시는 '수도권 시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시정 철학을 갖고 수도권 교통 현안에 적극 대응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은 개화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시간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를 1개월 만에 조기 개통해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수도권 광역버스 운행대수를 2019년 2956대 수준에서 현재 일일 3217대로 증차했다. 혼잡도 방지를 위해 명동·강남·신논현 정류장 분산 및 노선 조정을 하고 있다. 출퇴근이 고단한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선보인 '서울동행버스'는 약 10개월을 맞는 현재 10개까지 노선을 확대해 호응을 얻고 있다. 승객들의 요청으로 최근 전 노선 퇴근길까지 운행을 시작했다. 도로 용량 등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한강 리버버스'는 전원 좌석제,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을 갖춘 채 총 7개 선착장에서 운항한다. 한강 리버버스는 새로운 출퇴근 문화를 정립시키고 한강 수상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혁신을 이끄는 사례로 성장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30년 만에 행정체계를 개편 중이다. 메가시티는 어떻게 추진되나. ▲메가시티 논의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권역별로 대한민국의 생활권을 혁신시키는 담론이 될 것이다. 수도권 메가시티는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생활권으로의 메가시티가 돼야 할 것이다. 부울경, 광주권, 남해권 등은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권역별 메가시티를 논의해야 한다. 물론 행정권과 생활권을 통합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시는 작년 11월 김포시를 시작으로 구리시와 각각 '도시별 공동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동의'와 '공감대 형성'이다. 메가시티가 주는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심층분석을 선행한 뒤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6-19 19:06:26[파이낸셜뉴스] 악어와 맨주먹으로 맞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를 구해낸 영국 여성이 왕실에서 수여하는 의인상을 받는다.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버크셔 샌드허스트에 사는 여성 조지아 로리(31)가 의로운 일을 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영예인 '국왕의 용맹 메달'(King's Gallantry Medal)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쌍둥이인 조지아와 멜리사는 지난 2021년 6월 유명 휴양지인 멕시코 푸에르토 에스콘디도 인근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악어가 나타났고 조지아와 다른 관광객들은 재빨리 헤엄쳐 뭍으로 향했지만 악어가 조지아의 쌍둥이 자매 멜리사를 낚아채 물속으로 끌고 갔다. 조지아는 다시 물로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채 물 위로 떠 오른 멜리사를 끌어오려 했지만 이내 악어가 돌아와 멜리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조지아는 멜리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도록 붙잡은 채 다른 손으로는 악어의 코 부분을 수차례 내리쳤다. 악어가 물러가는 듯하자 조지아는 멜리사를 끌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려 했으나 악어는 또다시 돌아와 멜리사를 잡아 물었고 조지아는 거듭 악어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조지아도 손을 물려 다쳤으나 멜리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데 전력을 다했다. 멜리사는 복부와 팔다리에 중상을 입고 패혈증에까지 빠졌지만 다행히 치료를 거쳐 회복했다. 조지아는 수상 소식에 "영광이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놀라운 것은 멜리사의 용기"라며 "내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줬다. 멜리사 없이는 해내지 못했을 일"이라며 공을 자매에게 돌렸다. 이들 자매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극복을 돕는 자선단체인 PTSD UK를 위한 모금 활동으로 오는 8월 템스강에서 13㎞를 헤엄치는 템스 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5-15 11:40:48한강은 총길이 494㎞에 최대 강폭 1.2㎞에 달한다. 순우리말로 '큰 강'으로 풀이되는 한강은 작은 바다라고 느껴질 만큼 세계적으로도 폭이 넓다. 영국 런던 템스강, 프랑스 파리 센강, 독일 베를린 슈프레강, 러시아 모스크바강들의 강폭은 50~200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여름철 레저용 배들을 제외하곤 한강은 거의 텅 비어 있다. 각종 물류, 교통, 관광 수단으로 활용되는 해외 강들과 비교하면 한강은 활용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강이 가장 주목받는 시기는 어쩌면 홍수 조절이 필요한 장마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강 나루들은 원래 조선 상업과 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했다. 서울 여의도, 용산과 가까운 마포나루는 지난 18세기부터 쌀과 생선·젓갈 등을 파는 시전이 밀집했다. 마포나루는 한양 남서쪽의 대표적인 포구이자 관문이었다. 서해를 따라 올라온 전국 각지의 특산물들이 이곳을 통해 도성으로 들어왔다. 소금을 판매하는 마포 염전을 비롯해 목재류 등을 취급하는 각종 점포들은 조선 최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해 염전에서 거둬온 소금을 보관하기 위한 소금창고도 마포나루 인근에 조성됐다. 소금창고는 마포구 염리동 일대에 많았다. 염리동은 '소금동네'라는 뜻이다. 별영창·만리창과 같은 대규모의 국영 창고도 마포와 용산 일대에 자리 잡았다. 별영창은 훈련도감 군인들의 급료를 보관하던 군사용 창고로, 지금의 마포구 도화동과 용산구 청암동 경계에 있었다. 용산구 도원동과 효창동 부근에 있던 만리창은 구휼미와 대동미를 보관하던 창고였다. 심지어 1866년 천주교 박해사건 뒤 병인양요를 일으킨 프랑스 함대가 한강을 따라 올라왔던 곳도 마포 부근이었다. 6·25전쟁과 개발시대를 겪으면서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고, 육로가 발달하면서 마포나루의 옛 명성은 사라져 갔다. 그 뒤로 정적만 가득했던 한강 나루들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속에서 150여년 만에 다시 요동을 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한강에 수상 호텔, 오피스, 서울항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먼저 발표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강변 개발을 핵심으로 했다면 이번 계획은 수상시설 개발에 초점을 뒀다는 평가다. 우선 오는 10월부터 마곡에서 잠실까지 리버버스를 운행한다. '교통지옥' 서울에서 1시간여가 걸리는 강북~강남 출퇴근 거리를 대폭 줄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잠실과 이촌엔 항만 역할의 마리나를 건립하고, 선박 계류장도 지금의 130개에서 1000선석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인 아라뱃길과 연계한 '서울항'도 조성한다. 홍수기 때 한강 수위가 올라가도 안전한 수상 오피스와 호텔, 세계 음식을 맛보는 수상 푸드존도 들어선다. 민간투자 3135억원, 서울시 예산 2366억원 등 총 5501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현재 연간 90만명가량인 한강 수상시설 이용자를 종합계획이 마무리되는 오는 2030년까지 1000만명가량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가 6800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9256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2년 뒤 대권 기반을 쌓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 시장의 한강 개발 프로젝트는 단 몇 년 만에 출발한 것이 아니다. 오 시장은 이미 지난 2007년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구상했다. 이후 2023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2024년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으로 사업을 이어 왔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시작될 무렵의 어린이들은 이미 청년이 됐을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 이처럼 오랜 한강프로젝트 추진 과정 속에서 시행착오와 경험도 많이 쌓았다. 오 시장이 꿈꿔왔던 '한강의 기적'이 이젠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4-05-08 18:23:23수도 서울의 젖줄인 한강에 수상오피스, 수상호텔, 수상푸드존, 수상스키장 등이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000만명이 한강을 이용하는 시대를 열기 위한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24일 서울시청에서 발표했다. 오 시장은 "런던 템스강, 뉴욕 허드슨강, 파리 센강, 도쿄 스미다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는 우리보다 훨씬 진화된 형태로 강을 이용한다"며 한강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시는 한강 수상 활성화를 통해 연간 6445억원의 생산파급 효과, 연간 2811억원의 부가가치 효과 등 연간 9256억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또 6800여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수상호텔을 서울 여의도 물빛무대 주변에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올해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강대교 북단에 있는 '직녀카페'는 올 하반기에 숙박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오는 10월 리버버스 도입에 따라 기존 수상택시는 폐지한다. 그 대신 소규모 수요 맞춤형 선박을 도입, 관광을 활성화한다. 한강야경·석양투어, 선상 식사·행사 등 다양한 관광·유람 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여가활동으로 한강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케이블 수상스키장'을 운영하고, 올 하반기부터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뚝섬 윈드서핑장 운영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한강을 성장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한강 내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계류시설을 총 1000선석으로 늘리고, 잠실에 도심형 마리나를 새로 짓는다. 여의도에 선착장을 조성해 여의도~경인아라뱃길을 활성화하고, 향후 여의도에서 승선해 한강을 따라 서해까지 갈 수 있는 서울항을 만든다. 잠실마리나는 중대형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중규모 이상의 도심형 마리나다.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연계해 다양한 관광수요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촌한강공원에는 부유식 수영장, 옥상전망대, 수상산책길 등 시민 레저·휴식공간을 포함한 복합 마리나시설 한강아트피어를 건립하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 타당성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여의도에는 대형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조성해 여의도~아라뱃길 유람선을 활성화한다. 선착장은 마포대교 남단에 올 10월까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여객터널인 서울항도 여의도에 조성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04-24 19:04:14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기후동행카드'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로 거론됐다. 오 시장이 한달 6만5000원으로 서울지역 버스와 지하철, 자전거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선언하고 경기도와 인천의 동참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및 인천과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국감 지적이 나왔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경기도, 인천시와 완벽한 형태로 조율해서 시범사업을 시행하려면 1년 내 추진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시행을 하고 시범사업 기간을 알토란처럼 활용하는 게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기후동행카드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가 출시할 예정인 'K패스'를 염두에 두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시민 위주로 만들어져 경기도에 거주하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에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버스의 경우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경기도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다른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다른 광역버스는 서울 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이날 국감에선 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한강을 오가는 출퇴근용 수상버스인 '리버버스'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내년 9월 운영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 도입이 성급한 정책이란 지적이 국감장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오 시장은 한강 리버버스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위원의 한강 리버버스 관련 질의에 대해 오 시장은 "한강은 적어도 교통 측면에서는 죽어 있고, 죽어 있는 한강이 정상은 아니다"라면서 "런던의 템스강 등 세계 주요 강들은 수상교통이 매우 발전했지만 서울은 적막강산이기 때문에 임기 중에 수상교통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내년 6월까지 한강 리버버스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인데, 운영을 9월부터 한다면 너무 성급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사업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연구를 해서 확률 높을 때 하는 것과 의지를 가지고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시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며 한강 리버버스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사정을 설명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최재성 기자
2023-10-16 18:13:52한강의 옛 모습을 아시는가? 겸재 정선이 1741년에 그린 진경산수화 '압구정'을 보면 잠실 쪽에서 바라본 한강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강 건너편은 두모포로 오늘의 옥수동이다. 두모포 뒤편으로 남산이 보인다. 권신 한명회가 노후를 보내려고 지은 '갈매기와 사귀는 정자'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1동 어림이다. 겸재는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에 예술사진 뺨치는 한강 그림 수십 점을 남겼다.한강은 불과 반세기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곳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섬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갈대가 지천인 자연하천은 사라졌다. 조선시대 한강의 이름은 경강이었다. 삼전도(송파)에서 양화진(합정)까지를 경강이라고 불렀다. 남산 기슭 한강진 나루터 일대를 지칭하던 한수가 한강의 어원이다. 시인 T S 엘리엇은 "역사란 언제나 동떨어진 원인에서 기묘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옛사람들은 한강을 하나의 강이 아니라 동호, 서호, 남호, 행호로 나뉜 4개의 호수라고 미화했다. 동호는 동호대교 아래이고, 서호 혹은 서강은 마포 지역이다. 용산강으로도 불린 남호는 동작진과 노량진 구간이다. 행호는 행주대교 일대를 말한다. 한강은 시인 묵객들의 문화공간이자 풍류의 장이었다. 19세기 초만 해도 매년 1만척을 헤아리는 황포 돛배가 사람과 물자를 싣고 오가던 물류의 강이었다. 광적인 인구의 서울 집중과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 한강철책이 설치되면서 한강 잔혹사를 초래했다. 세월이 흘러 한강은 진짜 호수가 됐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타는 1967년 제1차 한강개발과 1982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었다. 한강은 잠실대교 아래 잠실보와 김포대교 아래 신곡보라는 2개의 수중댐에 갇힌 거대한 어항이 됐다. 수심 2.5m의 인공호수는 텅 비었다. 석도, 무동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백마도는 한강변을 메워 택지를 조성하는 골재로 쓰였다. 잠실도와 뚝섬, 서래섬, 여의도, 난지도는 이름만 섬일 뿐 육지가 됐다. 크고 작은 섬들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습지도 더불어 자취를 감췄다. 여름에는 강수욕장으로, 겨울엔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으로 변신했던 한강은 이제 없다. 60㎞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에 갇힌 강폭 900m의 드넓은 강물은 마치 비행기 활주로를 닮았다. 모두 3차례의 한강개발로 말미암아 한강의 풍광과 쓰임새가 달라졌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 최고 2㎞에 이르던 강폭은 아파트와 도로로 둔갑했다. 물줄기가 끊기고, 섬이 사라진 한강은 아예 다른 강이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 있고'라는 1991년에 나온 유행가의 가사는 실현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 다니는 한강은 한바탕 꿈이었다.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한강 복원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2011년 박원순 시장의 수중보 철거 선거공약도 무위로 돌아갔다. 목하 오 시장이 내년 9월 운항을 목표로 한강 수상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이름을 바꾼 듯하다. 영국 런던 템스강의 리버버스가 그 모델이다. 그러나 출퇴근용 리버버스는 6년 전 서울시가 추진했다가 타당성 조사 결과 낙제점을 받아 폐기된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또 신곡수중보는 여전히 한강 서해 쪽 수계를 차단하고 있다. 수중보가 있는 한강은 반쪽짜리다. 한강변 접근성도 나아진 게 없다. 올림픽대교와 강변북로 그리고 강변 아파트숲과 둔치가 사람들의 통행을 막고 있다. 현재도 운행 중인 수상택시와 유람선이 파리를 날리는 까닭이다. 관광용 유람선도 장사가 안 되는데 출퇴근용 수상버스가 유지될지 의문이다. '눈에 보이는' 수상버스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한강의 자연성 회복이 백배 천배 더 화급하다. 한강의 옛 모습이 그립지 아니한가. 노주석 논설고문 joo@fnnews.com
2023-09-27 16:34:07[파이낸셜뉴스 하남=노진균 기자] 'K-스타월드' 구축을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현재 경기 하남시장을 비롯한 하남시 해외투자유치조사단이 유의미한 성과를 안고 이달 3일 귀국했다. UAE 두바이 및 영국 런던의 출장중 만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하남시와의 협력을 약속함에 따라 K-스타월드의 구체적인 규모와 공간구성이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6일 하남시에 따르면 이번 출장은 하남 K-스타월드에 구축 예정인 영화스튜디오·K-팝 공연장·테마파크·호텔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의 운영 사례 벤치마킹과 협력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진행됐다. 먼저 이들은 첫 행선지인 UAE 두바이에서 공연장 시설인 코카콜라 아레나와 호텔·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 IMG 월드 오브 어드벤처를 방문했다. IMG 월드 오브 어드벤처의 경영진은 “아시아 지역에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라며 1대1 소통창구 개설과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제안할 만큼 적극적인 협업 의사를 밝혔다. 두 번째 행선지인 영국 런던에서는 세계적 영화촬영시설인 파인우드 스튜디오와 최첨단 AI 기술이 적용된 아바(ABBA) 아레나를 방문했다.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지난 1936년 설립된 후 007시리즈, 인어공주 등 200여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하고 21개 스튜디오와 2만4000평 규모의 옥외 촬영장소는 물론 180여개의 관련 중소기업이 함께 입점해 있는 글로벌 최대기업이다. 이번 미팅에서 앤드류 엠 스미스(Andrew M Smith) 기업담당이사와 제임스 라이더(James Rider) 상무이사는 "파인우드 스튜디오의 주 고객사인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또한 한국 진출방안을 희망하고 있다"며 "하남시 협력 제안에 대해 환영하며 향후 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최첨단 AI 디지털 기술이 활용된 '아바 아레나' 공연장을 방문해 운영사인 '아바 보야지(ABBA Voyage)'의 기술책임자 등을 만나 테크니컬 투어와 함께 협의를 진행했다. ‘아바 아레나’는 팝 그룹 아바의 컴백 기념 투어를 위해 조성된 공연장으로, 모션 캡처 등 최첨단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아바의 70~80년대 전성기 시절 모습을 재현해 98.5%에 이르는 예매율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투자유치단은 ▲설계 콘셉트 및 건설 기간·비용 ▲운영·유지·관리 성공 노하우 등에 대해 살펴봤다. 이 시장은 “하남시가 K팝 공연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모션 캡처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아바 아레나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닉 레빗 기술책임자는 "향후 아시아·미국·호주 지역 등에 사업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K-스타월드 사업 구상에 대해 상위 직급자에게 협의 방안을 별도 보고하는 등 2주가량의 자체 검토 후 상호협의 방안을 논의해 나가자"고 약속했다. 이밖에 투자유치단은 인공섬에 우리 기업 쌍용건설 등이 건설한 멀티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 '스카이 가든'과 템스강 주변 환경 등을 돌아보며, K-스타월드 내 한강 조망시설 계획에 대한 유사사례 지역도 점검했다. 이현재 시장은 "세계 최고의 영상문화시설 방문을 통해 K-스타월드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는 등 하남을 알리는 기회가 됐고, 또한 이들 기업과의 협력 창구 개설은 향후 K-스타월드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3-06-06 00:06:50